어젠 말이야
별일 없었어
오늘도 다르지 않겠지
하지만 내일은 모르겠어
내일도
어제나 오늘처럼
아무 일 없는 하루면 좋겠어
잘 보면 둘레는 조금씩 바뀌겠어
그건 놓치지 않고 보면 좋겠지
좋은 걸 보면
구겨지고 접힌 마음이 펴질지도
내일은 몰라도
오늘은 즐겁게 편안하게 지내
희선
세상이 잠드는 밤이 와도
잠들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네
일을 하는 걸까
무언가 생각하는 걸까
아직 돌아오지 않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걸까
저마다 다른 까닭으로
잠 못 이루네
밤이 깊어지면 잠들지,
날이 밝고 아침이 오면 잠들지
잠이 들면
일도 생각도 기다림도 멈추네
이제 그만 자
봄밤에 부는 바람은
달콤한 꽃냄새를 싣고 와요
여름밤에 부는 바람은
진한 풀냄새를 싣고 와요
가을밤에 부는 바람은
바삭바삭 마른 나뭇잎 냄새를 싣고 와요
겨울밤에 부는 바람은
차고 매운 냄새를 싣고 와요
밤에도 바람은
잠을 안 자네요
지난 밤 꿈은
잠이 깨자마자 희미해지고
어디론가 사라져
가끔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지
꿈도 생각날 때 있지만
기억보다 뚜렷하지 않아
어떤 때는
기억인지
꿈인지
헷갈리기도 해
꿈과 기억은 조금 닮았네
처음과 마지막 사이엔
길이 있지요
그 길을 지나야
처음에서 마지막으로 가요
처음을 지나
마지막에 이르는 길을
즐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