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힘들지


많은 사람이 달려가면

같이 달려야 할 것 같지

그러지 않아도 돼


달리기 힘들면 걸어가

걸어가면 늦는다고

좀 늦으면 어때


늦게 가면 아무것도 없을까

그러면 또 어때

걷기가 즐거우면 되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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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고양이와

어린 나무는 친구였지


어린 고양이가

어린 나무를 찾아왔어


시간이 흐르고 고양이는 자라고,

나무는 여전히 어렸어


고양이가 나이를 먹자

나무는 자라고 꽃을 피웠어


늙은 고양이는

나무 밑에서 잠들고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어


나무는 고양이가 편안하게 잠들도록

나뭇잎으로 덮어줬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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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조금씩 쌓아요

가끔 무너질 때도 있겠지요

그럴 땐 그냥 받아들이고

다시 시작해요


무언가를 쌓는다 해도

무너질 날 있을 거예요

한번 크게 울거나 웃어요


사는 건 그런 거지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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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본 적 없어요

별똥별이 쏟아지는 모습,

멋지겠습니다


세상을 떠나는 별똥별은

마지막 빛을 내는군요


별똥별이 쏟아지는 밤은

아름답지만

슬프기도 하네요


잘 가세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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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최근 자주 가는 나만의 핫플레이스가 있어?




 시작부터 없는 게 나오다니. 어딘가 잘 가는 곳 없어요. 어디에 갈야 할지. 카페 같은 곳. 그런 곳은 거의 안 가 봤습니다. 손에 꼽을 정도로 가 봤던가. 한번도 안 간 건 아니군요. 저는 밖에서 뭔가 잘 못해요. 밖에서 뭘 먹는 것도 책도 못 보고 글도 못 쓰고. 다 집에서 해야 합니다. 집이 편하죠.


 많은 사람은 거의 집보다 다른 곳을 더 좋아할지도 모를 텐데. 그렇게 괜찮지 않은 집일지라도 집에서 하는 게 좋네요. 집에 있어도 편하지 않기는 합니다. 편하지 않아서 다른 걸 하는 거겠지요. 집을 편하게 여기면서도 긴장하기도 하는군요.


 늘 가는 곳, 있는 곳은 제 방이네요. 버릴 건 버려야 할 텐데.


20231120








202 소심한 복수를 해본 적은?




 말하기 어려운 거구나. 잘 모르겠다. 아무것도 안 하는 거. 그게 복수가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렇구나 난 아무것도 안 했던 것 같다.


 누군가한테 복수하려면 잘 살아야 한다던데, 그거 쉽지 않다. 그건 복수라기보다 애써야 하는 거 아닌가. 다른 사람은 그게 복수인지도 모를 거 아닌가. 몰라도 될지도 모르겠다.


20231121








203 어린 시절, 나를 설레게 했던 건 뭐야?




 십일월이 얼마 남지 않아선지 십이월이면 오는 성탄절이다 하고 싶어. 성탄절에 뭐가 있었냐 하면 아무 일도 없었어. 그래도 그냥 성탄절이 오는 게 설렜지. 눈이 오면 좋겠다 여기기도 했는데, 왜 성탄절엔 눈이 오기를 바란 건지 모르겠어.


 이번 성탄절엔 눈이 올까. 눈이 오는 것도 설렜군. 이번엔 첫눈 좀 빨리 왔어. 많이 온 건 아니고 오래 본 것도 아니지만, 눈 조금 봤어. 새벽에. 새벽에 눈 내리고 쌓이는 거 보면 참 설렜는데.


 편지가 오는 것도 설렜어. 아니 내가 처음 편지를 쓸 때 설렜나.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잘 가면 좋겠다 하면서 편지를 썼어.


20231122








204 내가 친구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이 물음을 봤을 때 바로 떠오른 건 없는데였어요. 다른 사람한테 듣고 싶은 말, 바란다고 들을 수 있을까요. 지금 생각해 보니 친구한테 뭔가 듣고 싶은 말 없었던 것 같아요. 늘.


 무슨 말 듣고 싶어해야 할지. 자기 이야기를 해준다거나 뭔가 걱정거리가 있다고 하는 거. 그것도 말하고 싶은 사람한테 하겠지요. 그거군요. 누군가한테 말하고 싶은데 할 사람이 없을 때 하면 좋겠다 같은 거. 그런 말 들은 적은 없어요. 친구가 없기도 하지만, 거의 만나지 않으니. 그런 말은 만나서 하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죠. 제가 아니어도 누군가 그런 거 말할 사람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군요.


20231123








205 20년 후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보자




 열해 뒤도 아니고 스무해 뒤라니. 그때 난 어떨지. 여전히 살아 있을까. 이런 걸 먼저 생각하다니. 별 일 없으면 살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그때도 우울하게 지낼 것 같다. 아니 지금부터라도 그러지 않으려고 하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스무해 뒤 나는 지금보다 덜 우울하게 지내면 좋겠어. 우울한 것보다 좋은 걸 더 생각하고 살아. 그때도 책을 보기를 바라. 글도 쓰면 더 좋겠어. 건강하게 지내.


20231124






 별거 아니고 꼭 올려야 하는 건 아니지만, 죽 썼으니 올리는 거 괜찮겠지요. 자꾸 잊어버리기도 하네요. 이건 십이월까지 할지 일월까지 할지. 십이월까지만 하면 좋겠다 싶기도 하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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