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어느새 십이월, 한해 마지막 달에 닿았습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일이기는 하지만, 마지막 달을 맞는 사람도 있고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듯합니다. 저는 이번에도 맞이하는군요. 새해 첫달은 어떨지. 아직 마음 놓기 어렵지요. 2023년 며칠 더 남았으니 말이에요. 십이월이 가면 나이만 한살 더 먹을 뿐이지만, 그렇게 사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겠지요. 그렇다고 믿고 싶습니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십이월이 오면 마지막 날까지 잘 지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십이월 넘기고 새해 첫달을 맞이하고 그때 안 좋아질지도 모를 일이지만. 사람은 한치 앞도 모르죠. 이번엔 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늘 비슷한 것 같아도 일상은 늘 조금씩 바뀌겠습니다. 바뀌었다는 건 아주 많이 달라졌을 때 알아채겠지요. 그렇게 안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날마다 뭔가를 갈고 닦는 사람은 다를 듯합니다. 하루하루 잘 쌓아가야 할 텐데, 그러지도 못하네요.


 한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죠. 아주 싫은 일을 해야 한다면 한해 무척 길 듯합니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나도 다르지 않겠네요. 그저 별 일 없는 하루하루가 좋지요. 이 말 처음 하는 게 아니군요. 사실 요새는 더 안 좋기도 합니다. 잠 자는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 십이월이 간다고 해서 좋을 것도 없어요. 새해가 오면 기분은 조금 달라질지, 그것도 모르겠습니다. 별로일 것 같아요. 해가 바뀐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으니. 그래도 살아가겠습니다.


 이번에는 토끼였는데, 다음해 2024년은 육십갑자에서 마흔한번째인 갑진년(甲辰年) 파란 용띠 해군요. 띠를 나타내는 열두 가지 동물에서 용은 상상의 동물이군요. 토끼는 약해 보이는데, 용은 힘이 세 보이네요. 실제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용이 진짜 있는 건 아니지만. 동양과 서양은 용을 다르게 그리기도 한 듯해요. 서양은 공룡 같고, 동양은 몸이 길죠. 만화에 용을 공룡처럼 그린 걸 보고 저게 용이야 하기도 했네요. 일본 만화였는데 그랬군요. 배경은 일본이 아니어서 그런 거겠습니다. 손오공이 나오는 <드래곤볼>에서 본 용은 크고 길었어요.






 새해가 오면 희망찬 느낌이 들기도 할 텐데, 2024년도 그럴지. 마음은 조금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 2023년 다 가지 않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군요. 2023년에도 이런저런 일 많았네요. 여름은 아주 덥고 길고 비도 많이 왔습니다. 그런 더위 때문인지 무서운 일이 일어나기도 했군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중요하겠지만, 남도 귀하게 생각하면 좋겠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남을 해치려고 하지 않을 텐데. 자신만 힘들고 자신만 중요하다 생각해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심리 같은 거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아니 그 반대일까요.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면 남도 소중하게 여길지. 어쨌든 자신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도움은 주지 못해도 피해는 주지 않으려고 하면 좋겠습니다.


 남을 돕는 것도 그렇게 쉬운 건 아닐 거예요. 그런 걸 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기에 세상이 아주 망하지 않는 거겠습니다. 예전에 기부하는 사람이 줄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그런 말을 했을 때보다 줄어들었을지. 작게라도 마음으로 남을 도와도 괜찮겠습니다. 저도 그런 것밖에 못해요. 얼마 안 되는 게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멀리 있는 사람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돕기도 해야죠.


 늘 말하지만 건강이 가장 중요합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을지도 모릅니다. 한해 남은 날 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고 다음 새해 즐겁게 맞이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고 많이 짓기도 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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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2-07 0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연말과 새해 인사 엄청 빠릅니다 ㅎㅎ
내년엔 용띠해이군요~~
그럼 저도 미리 희선님께 인사 드릴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선 2023-12-07 05:49   좋아요 2 | URL
어쩌다 보니 십이월이 오면 하는 거네요 지난해보다 좀 빠르기는 했는데, 지난해가 더 늦었어요 아직 십이월 남았군요 새해 인사는 좀 빠를지도... 페넬로페 님 남은 십이월 즐겁게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3-12-07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12월이네요 ㅜㅜ 시간이 너무 빠른거 같습니다 ㅜㅜ 건강 잘 챙기시고 내년도 올해처럼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희선 2023-12-09 01:17   좋아요 2 | URL
한해 마지막 달이네요 정말 시간 빨리 갑니다 십이월보다 십일월이 더 빨리 가는 것 같지만, 지나고 나면 십이월도 빨리 갔다 여기겠습니다


희선
 




나무가 작을 땐

세상이 무서웠어요

폭풍우 치는 밤엔 더

이튿날 비가 그치면

나무는 물을 듬뿍 마셨어요


나무는 조금씩 오랜 시간 자랐어요

이제 나무는 세상이 덜 무서웠어요

여전히 폭풍우 치는 밤은 두려웠지만,

그런 날도 있는 거지, 하고 나무는 생각했어요


나무는 비와 바람과 햇볕을 좋아하고

나무를 찾아오는 새와 동물도 반겼어요

나무는 늘 그곳에 있는 게 조금 우울했지만,

기다리는 즐거움을 누렸어요


그 나무 한번 만나러 가 보세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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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내가 좋아하는 명언은?



 세상엔 좋은 말이 많을 텐데, 그런 거 자주 보지는 않는 것 같다. 많이 알려진 거나 조금 아는 정도다. 좋은 말을 많이 기억하면 좋을 텐데, 그러지도 못하는구나.


 정확한 건 모르겠고 공자가 했다는 말이 괜찮다. ‘천천히 가도 멈추지 않으면 된다’ 써두기는 했는데 그게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사는 게 그렇지 않을까 싶다. 천천히 가다 가끔 멈추기도 할 텐데, 그런 시간이 있다 해도 괜찮다. 난 늘 멈춰 있던가.


20231127








207 겨울 하면 생각나는 장면은?




 겨울 하면 눈이 펑펑 쏟아지는 장면이지. 그런 거 본 지 오래된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지난해에 눈 올 때 잠깐 걸었던가. 한번밖에 없었구나. 한번도 없지 않아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눈이 올 때 밖에 나가 보기도 해야 할 텐데, 이번 겨울엔 그래야겠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도 실제 눈이 오면 나가기 귀찮다고 여길지도. 사진기라도 있으면 사진을 찍으러 나갈 텐데. 고장 난 거 고치기 어려울 듯하다. 그것보다 어디에서 고쳐야 하는지 모른다. 사진이 아니고 마음에 담으면 될 텐데.











 예전에 눈 많이 왔을 때 커다란 눈사람 봤다. 누군가 만들어둔 거였다. 그런 거 만드는 사람도 있다니. 난 커다란 건 못 만들어 보고 그저 작은 눈덩이 두개를 붙이고 눈사람이다 했다.


20231128








208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향기는?




 그런 거 없어요. 좋아하는 냄새 여러 가지인 듯한데, 가장이라 말할 만한 건 없네요. 그저 커피 냄새. 꽃냄새도 좋기는 한데, 어떤 꽃이라고 해야 할지. 이것도 분명하지 않네요.


 뭔가 가장 좋아하는 게 있는 건 좋은 걸지. 그런 거 없으면 어떤가 싶기도 합니다. 그때그때 좋네 해도 괜찮겠습니다. 갓 구은 빵냄새도 좋네요. 그런 냄새 많이 맡은 건 아니지만.


20231129








209 날마다 해도 좋은 일 있어?




​ 날마다 해도 좋은 건 책 읽기지. 늘 해도 질리지 않는 거군. 책은 한권이 아니고 한권을 보면 다른 걸 봐서 그럴지도 모르겠어.


 하나 더 있다면 걷기. 걷기뿐 아니라 뭘 쓰는 것도 괜찮아. 날마다 해도 괜찮은 거. 잠자기. 이건 누구나 하는 건가. 잠은 사람한테 중요한 거여서 누구나 어느 정도는 자야 하는군. 라디오 방송을 들었더니 어떤 사람은 네 시간만 자도 괜찮다고 했어. 난 네 시간 자면 나중에 더 자야 해. 요새 그러는군. 세 시간 정도 자고 나중에 세 시간인가 네 시간인가 자. 이 정도도 적어. 다 합쳐서 여덟 시간은 자야 하는데.


 쓰기도 괜찮아. 이건 좀 하기 전에는 어떻게 하나 하는데, 하고 나면 괜찮아. 그런 기분 때문에 쓰는 거겠어. 잘 못 써도 쓰기. 편지만 써도 좋을 텐데, 그건 자주 못하다니, 내가 게을러서 그렇지.


20231130








210 어릴 때 무서워했던 것은?




 어릴 때 일 자주 물어보는군. 그때 일을 잘 기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기억하는 게 별로 없어. 그것보다 별로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은 걸지도. 지금도 이런 저런 일 잊어버리려 해도 잘 안 되는데. 안 좋은 일.


 내가 어릴 때 무서워했던 건 지금도 무서워할지도 모를 텐데. 난 뭘 무서워했을까. 귀신 같은 거. 그런 거 조금 무서워하기는 했어. 귀신 같은 거 실제 본 적 없는데. 아주 없는 건 아닌 것도 같아. 그게 귀신이었는지 내 마음이 허해서 헛것을 본 건지. 이상한 걸 보고 꽤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어.


 사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지. 이제는 그렇게 생각해. 예전보다 세상이 더 무서워진 느낌이 들어. 살기 좋은 세상이 되면 좋을 텐데, 그런 건 쉽게 이뤄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지금까지 싸운 사람이 있어서 지금과 같은 세상이 있는 거지만.


20231201






 늦었다. 십이월이 와선지 요새 기분이 좀 별로다. 꼭 십이월이어서 그런 건 아니다. 그래도 이렇게 쓰는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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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7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7 0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너한테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지

슬픈 이야기보다

즐거운 이야기가 많으면 좋겠어


슬프고 힘든 일이 있다 해도

그 시간을 잘 버티고 넘기기를 바라

그것 또한 좋은 이야기가 될 거야


네가 마지막까지

네 이야기를 써 나갔으면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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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2-05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삶이 즐거운 일로만 가득찰 수는 없으니 나쁜 일이 생기더라도 꿋꿋이 맞서 나가고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이면 좋겠습니다. 다 지나가리라, 하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희선 2023-12-06 01:28   좋아요 0 | URL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그것만 생각할 때가 많겠습니다 그런 때를 잘 넘기면 좋을 텐데, 쉽지 않은 일이네요 시간은 언제나 흐르네요 뭐든 시간이 희미하게 해주기는 하겠습니다


희선
 




지구는 조금씩 앞으로 가고,

하루에 한번 돌아


지구가 한번 돌면

지구엔 낮과 밤이 나타나

참 신기하군

지구는 자신이 돌아야 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그건 본능이었겠어


지구는 한해 동안

해와 가까워지기도 하고

해와 멀어지기도 해


지구가 해 둘레를 도는 동안

지구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나타나

이것도 무척 신기해


아마 지구는 삶이 끝날 때까지

해 둘레를 돌고 돌겠지


“지구야 늘 고마워”

“해도 고맙고, 달도 고마워”

“지구와 멀거나 가까이 있는 별도 고마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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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1-29 2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구, 해와 달을 생각하면 신기한 세상이에요.
티브이를 통해 지구를 촬영한 걸 봤는데 그것도 참 신기하더군요.
누가 정했기에 지구는 돌고 자연은 일정한 법칙에 따라 꽃을 피우고 하는 걸까요.
인간은 아는 게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희선 2023-11-30 02:51   좋아요 1 | URL
자신이 할 일을 알아서 하는 자연, 더 넓게 보는 우주가 그러네요 딱 맞는 거리에 있으니 지구와 해는... 거리가 달랐다면 지금과 같지 않았겠습니다 아니 그때는 다른 곳에 생명체가 살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우주 어딘가에 다른 생명체가 있을지... 사람은 그걸 알고 싶어하기도 하네요 그걸 알 날이 올지...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