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짜툰 9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9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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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봤는지 잊어버렸는데, 《뽀짜툰》은 8권을 처음으로 봤다. 처음엔 그게 8권인지 몰랐다. 제목 밑 발자국 안에 8자는 나중에 보았다. 그걸 보고 이 책이 꽤 많이 나왔구나 했다. 채유리는 고양이 한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와 살았다. 가장 많을 때는 다섯 마리였다. 그 이야기는 앞에 있을 것 같다. 8권을 가장 먼저 봤으니, 뒤로 돌아가도 괜찮을 텐데 그러지는 않았다. 8권 보고 다음 권이 나올까 했는데 2022년 3월에 9권이 나왔다. ‘뽀짜툰’은 카카오톡 웹툰에 연재하는가 보다. 연재하고 책으로도 나와서 좋겠다. 고양이와 함께 보낸 걸 책으로 간직하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지난번 8권에는 고양이 한마리를 떠나 보낸 이야기와 또 한마리와 함께 살게 된 이야기가 있었다. 무지개 다리를 건넌 고양이는 쪼꼬였다. 암으로 죽은 것 같은데. 사람 아픈 것도 힘들지만, 함께 사는 동물이 아픈 것도 힘들겠다. 아파도 해줄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을 테니 말이다. 채유리는 고양이 여러 마리와 살고 아플 때 돌보기도 해서 이제 고양이 약 먹이기는 잘했다. 그런 게 익숙해져도. 고양이한테도 영양제를 먹이는구나. 그게 고양이한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빨도 닦아줘야 하다니. 그건 쉽지 않을 것 같다. 채유리는 고양이 셋 포비 봉구 꽁지 이빨을 닦이고 간식을 주었다. 사람도 이 닦고 바로 뭐 먹으면 안 좋은데. 자기 전에 이 닦으면 아무것도 안 먹어야지. 포비와 봉구는 이빨을 닦은 다음에 주는 간식을 먹으려고 이빨 닦기 참았다. 그런 거 귀엽기도 하구나. 꽁지는 간식이 맛없는지 이빨 닦아도 안 먹었는데, 다른 걸 주니 그건 먹었다. 고양이도 식성이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몇해 동안 고양이랑 살면 자신이 지어준 이름이 아니어도 이름 기억할 텐데, 채유리 아버지는 고양이 이름을 기억하지 않았다. 그냥 모르는 척하는 걸까. 채유리 아버지는 이름이 아닌 고양이라 했다. 남 말할 처지가 아니다. 난 알아도 이름 안 부를지도. 내가 이름 지어주면 말하려나. 모르겠다. 아마 난 아예 이름 지어주지 않을지도. 사람한테도 거의 말 안 하는데 동물한테라고 할까. 안 하겠지. 갑자기 무뚝뚝한 나를 생각하다니. 난 실제 고양이와 살기보다 그저 이렇게 책으로 보는 게 낫다. 남이 고양이나 개와 사는 이야기. 고양이 개뿐 아니라 다른 동물과 사는 사람도 있겠다. 전에도 말했는데, 동물과 함께 살면 끝까지 갔으면 한다. 함께 살지 못할 사정이 생긴다면 좋은 사람한테 보내주길.


 누군가는 개와 더 잘 살려고 시골로 이사하기도 하는데. 채유리는 이사는 못했지만, 단독주택에서 포비 봉구 꽁지와 살면 좋겠다 생각하기도 했다. 아파트에서 냄새가 난 적이 있는데, 다른 사람은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가 보다. 그건 어느 집에서 간장을 담아서 난 냄새였다. 그 냄새 때문에 포비가 토하기도 했다. 다른 집에서 공사를 하자 그때는 포비뿐 아니라 꽁지도 토했다. 봉구는 화를 냈다. 고양이는 안정된 걸 좋아하는구나. 아니 그건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도 이상한 냄새가 나면 안 좋고 공사하는 소리도 무척 안 좋다. 단독주택에서 살면 그런 일 덜하겠지. 채유리는 돈이 많이 들 만한 집을 생각했다. 돈을 벌면 그런 집으로 이사할지도. 오래전에 채유리 집은 형편이 아주 안 좋아졌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그동안 부모님이 고생했겠다. 고양이도 건강하기를 바라고 채유리 부모님도 건강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건강 하니 채유리는 자궁에 혹이 다시 생겨서 수술해야 했는데 포비 봉구 꽁지를 두고 어떻게 병원에 가나 하다 수술을 미뤘다. 몇달이 지난 밤 채유리는 배가 아팠는데 가라앉지 않았다. 병원에 가기는 쉽지 않았다. 코로나19 때문에. 지금도 그렇구나. 병원에 가니 맹장이 부었다고 했다. 한번에 두 가지 수술을 했다. 수술을 하고 채유리는 포비 봉구 꽁지가 걱정돼서 집에 있는 언니와 화상통화를 하고 고양이한테 말했는데, 고양이는 화면을 못 봤다. 소리가 들리는 것만 이상하게 여겼다. 뭐 그렇겠지. 채유리가 병원에 있다 한주 만에 돌아오니 봉구는 바로 숨고 포비는 누워있고 꽁지만이 반겼다. 본래 꽁지는 아무나 좋아한다. 고양이도 성격이 다 다르구나. 시간이 흐르고 봉구와 포비는 예전처럼 굴었다. 이런 걸 보고 부모 마음을 자식은 모른다고 해도 될까. ‘엄마가 사라졌다’는 제목 보고 나는 채유리 엄마가 어딘가에 갔나 했는데, 이 말은 포비 봉구 꽁지 처지에서 한 거였다.


 하나가 아닌 셋이어서 우당탕탕 시끄러운 날도 있지만, 포비 봉구 꽁지는 귀여웠다. 그런 애들과 사는 것도 즐겁겠지. 언젠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면 슬프겠지만. 채유리는 다른 고양이와 여러 번 헤어졌구나. 가끔 꿈에 나온단다. 좋은 꿈이기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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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비 - 금오신화 을집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9
조영주 지음 / 폴앤니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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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잘 모릅니다. 이런 말로 시작하다니. 모르는 걸 알아야겠다 하는 마음이 크면 좋을 텐데. 어떤 건 몰라서 알고 싶기도 하지만, 어떤 건 모르면 어떤가 하기도 합니다. 역사는 두번째일지도. 제가 이렇군요. 이렇게 생각해도 역사를 모르면 안 된다 생각하기도 해요. 오래전에 일어난 일에서 배우고 지금을 살고 앞으로 나아가야겠지요. 사육신이라는 말은 말만 아는군요. 어쩌면 여러 번 봤을지도 모를 텐데, 보고 잊어버렸겠지요. 왕과 그 아들도 잘 잇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름은 알지만 그게 누구 아들인지 모르기도 하는 거죠. 아는 건 조금밖에 없네요. 부끄럽군요. 조선시대 일은 기록이 많이 남아서 알려고 하면 알 수 있을 텐데. 역사소설이라도 좋아해서 그걸 많이 보면 조금 알지도 모를 텐데. 왕을 둘러싼 싸움 같은 건 별로 안 좋아하네요. 역사 드라마에는 그런 것뿐 아니라 사랑도 나오는군요. 그게 정말인지 상상인지 알기 어렵기도 하죠. 역사는 끝이 정해져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상상으로 채우겠지요. 그런 상상을 하는 사람이 역사소설을 쓰지 않을까 싶네요.


 중국 역사소설을 본 적은 없지만, 드라마로 만들어진 건 타임슬립으로 쓰기도 했더군요. 언젠가 드라마 딱 하나 봤는데, 그랬습니다. 중국에서도 자주 다루는 시대가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한국에도 그런 소설 아주 없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 해도 역사가 들어가면 끝은 정해져 있겠습니다. 시대에 따라 사람을 다르게 평가하기도 하죠. 그런 건 괜찮은 것도 있겠습니다. 지나간 일이어서 바꾸지 못하는 거지만. 역사를 보면서 그때 그 사람을 더 잘 썼다면 좋았을 텐데 하기도 하죠. 왜 왕은 그런 것도 못 알아보나 하는. 괜찮았던 왕이 오래 살지 못한 것도 아쉽게 여기네요. 왕 자리는 쉽지 않을 겁니다. 오래 산 왕이 대단하다 싶어요. 그런 사람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군요. 자기 편은 하나도 없고 다 적으로 보일지도 모를 테니, 마음이 얼마나 안 좋을까 싶습니다. 사랑도 그밖에 여러 가지 다 자기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고. 갑자기 왜 왕 이야기를 하는지. 여기에도 왕이 나오는군요. 나중에 성종이라 이름 붙이는 이혈이. 왕 이름은 왕이 죽은 다음에 붙이던가요.


 제목을 보고 하늘에서 오는 비를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여름에 비가 많이 오기도 해서. 이 소설 《비와 비》에는 실제 인물이 나오지만, 상상으로 쓴 것이기도 합니다. 김시습이 썼다는 《금오신화》가 일본에서 나올 때 갑이라는 말이 있었던가 봅니다. 이런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을지도 모르겠군요. 작가 조영주는 을집을 상상하고 썼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금오신화 을집》이라는 식으로 쓴 거더군요. 제목에 나온 ‘비와 비’는 조금 알쏭달쏭하네요. 사람 이름을 나타내지만 다른 걸 나타내는 듯도 해서. 그리고 둘 다 이름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꼭 하나로 생각해야 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뭘 생각하든 그게 틀린 건 아닐지도. 작가가 생각한 걸 맞히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쓰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하고 쓰지만, 그걸 다 알려주지 않기도 하죠. 소설을 보는 사람이 알면 좋겠지만, 몰라도 괜찮다 생각하는 게 아닐지.


 처음엔 제목에 나온 비와 비를 박씨 노비를 줄인 박비와 전라도 감영 관찰사 수양딸인 이비로 생각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이 말에서 두 사람은 신분 차이가 보이는군요. 조선 시대에는 신분을 넘기 어려웠겠지요. 마음은 있다 해도. 이 책을 다 보고 나니 둘 다 권력싸움에 휘말린 느낌이 듭니다. 아무하고도 상관없었다면 평범하게 살았을지도 모를 텐데. 이런 소설에는 출생의 비밀이 있기도 해야겠습니다. 그저 조선 시대를 사는 백성 이야기도 나쁘지 않겠지만. 가끔은 한국에 그런 소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거의 왕과 권력 싸움이 나오는 이야기잖아요. 왕과 좋아하기도 하는. 보통 사람이라고 해도 세상이나 권력과 상관없이 살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지 모르고 살겠지요. 지금도.


 이 소설에는 얼굴이 많이 닮은 사람이 나오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이비와 죽은 공혜왕후만 그런가 했는데, 더 보다보니 다른 사람도 닮았다고 나오더군요. 그런 일 있을지도 모르죠. 누군가를 닮아서 그 사람으로 알기도 했지만. 죽은 사람과 닮았다고 해서 그 사람을 좋아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래도 시간은 마음을 바꾸기도 하는군요. 죽은 사람이 아니어도. 떠나면 살지만 떠나지 않는, 아니 못하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한사람을 믿고 한사람을 생각하고. 소설을 보면서 누구 누구가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이 소설을 보면서는 그런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저만 그랬던 건지도. 다른 사람은 저와 다를 것 같네요. 그건 이비 마음이었을지. 그걸 느꼈던 걸지도.


 여러 사람에서 이비가 가장 기억에 남기도 하네요. 이비는 이런저런 일로 혼란스러웠을 텐데도 거기에 오래 빠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럴 시간은 없었군요. 이비가 어떤 답에 이르기까지 이것저것 생각했을 텐데 그런 모습은 오래 보여주지 않아요. 그건 책을 보는 사람이 생각해야 하는 거겠습니다. 맨 처음에 인상 깊게 나온 박비는 중간 넘어가서는 덜 나옵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됐을지. 그럴 수도 있겠지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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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3-27 0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내일 아침 많이 춥다고 해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3-03-27 02:24   좋아요 2 | URL
주말은 더 빨리 가는군요 한 것도 없는데... 이번 삼월엔 거의 그렇군요 삼월 마지막 주는 좀 다르면 좋을 텐데, 어떨지 저도 모르겠네요


희선

2023-03-27 1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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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8 02: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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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3-27 18: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대해 더 알고 싶지만 들어가면 들어 갈수록 복잡한 것이 또 역사라 그때부터 그냥 피하고 싶기도 해요. 한 번씩 소설의 배경으로 역사를 되짚어 가기도 해요^^

희선 2023-03-28 02:12   좋아요 2 | URL
작가가 많이 쓰는 때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를 배경으로 하기도 하죠 그런 일 없었던 때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왕은 늘 피곤했겠습니다 조금만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


희선

2023-03-29 16: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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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30 0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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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7 15: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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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7 2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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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4-08 07: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와 비의 이야기라...조금 솔깃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읽어봐야겠어요.^^
그리고 저도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셔요. 희선님^^

-책나무 드림

희선 2023-04-09 01:13   좋아요 1 | URL
비와 비 이름이기도 하고 다른 비도 있더군요 실제 박비가 있었다고도 합니다 그때 정치 때문에 죽을 뻔한... 이런 건 보면 어떤 게 진짜고 어떤 게 상상일까 하기도 하네요 그런 거 생각하지 않고 봐도 괜찮을 텐데... 책읽는나무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드립백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킨 #5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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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세게 불었는데, 그렇게 춥지는 않았겠지. 봄이 오면 바람이 더 자주 세게 부는 것 같다. 예전엔 봄에 바람이 불면 추웠는데, 어쩐지 이번엔 별로 춥지 않았을 것 같다. 밖에 나가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바람소리는 참 크게 들렸다. 집 조금 앞에 큰 건물이 들어서고 바람소리가 작아졌는데, 바람이 아주 세게 불면 들리기도 한다. 내가 바람소리를 들을 정도였다면 아주 센 바람이 불었다는 거겠지. 바람에 미세먼지 날아갔겠다.






 이번 커피 <드립백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킨 #5>를 나타내는 말은 ‘오렌지의 묵직한 산미, 피넛버터의 크리미함, 스모키한 긴 여운이 좋은 커피’다. 이런 말을 봐도 그런가, 하면서 쓸 뿐이다. 나는 잘 몰라도 잘 아는 사람이 보면 이 커피가 그런 맛이 나는가 보다 할 수도 있지 않나. 마음에 드는 걸지도 모르고.


 커피 첫모금은 달았다. 묵직하고 단맛이 났는데, 이게 끝까지 가지 않는 듯하다. 달다고 해서 아주 달다는 건 아니다. 그저 조금. 커피에 설탕을 넣지 않아도 단맛 느껴지기도 하지 않나. 오렌지의 묵직한 산미라 했는데, 산미는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난 이런 묵직한 맛이 좋구나. 산뜻한 맛도 좋기는 하지만. 어떤 커피든 괜찮던가. 잘 몰라도 그냥 마시지만.


 삼월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내가 사는 곳보다 더 남쪽은 벌써 벚꽃이 피었나 보다. 이번 봄엔 꽃이 빨리도 피는구나. 몇해 전 사월 첫날 벚꽃이 피었을 때 빨리 피었다고 여겼는데. 그해가 지난 다음해에는 좀 늦게 피었다. 그래서 조금 마음 놓았지만, 그렇다고 지구가 좋아진 건 아니었던가 보다. 꽃 피는 걸로 지구가 어떤지 생각하다니. 지구온난화가 덜하면 꽃이 좀 늦게 필 거 아닌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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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7 22: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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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8 02: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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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9 00: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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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30 00: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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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30 01: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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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30 0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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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30 0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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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30 02: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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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3-29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커피는 다 좋습니다!!!

희선 2023-03-30 01:01   좋아요 0 | URL
커피맛이 조금씩 다르다 해도 마시면 다 괜찮지요


희선
 
하늘을 접어 너에게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노나카 히라기 지음, 기우치 다쓰로 그림, 고향옥 옮김 / 우리학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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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좋은 아침 키리리는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았어요. 여러 가지 하다보니 그걸 잊었는데, 무언가 날아와 키리리 머리에 부딪쳤어요. 아, 키리리는 줄무늬다람쥐예요. 숲속에 살았어요. 키리리 머리를 치고 떨어진 건 하늘빛 종이비행기였어요. 키리리가 종이비행기를 펴 보니 거기엔 ‘저녁 무렵에 거기에 갈 거야’ 하고 적혀 있었어요. 누군가 키리리를 찾아온다는 걸 알고 키리리는 손님한테 뭘 대접할까 하고 음식을 만들었어요. 찾아오는 게 모르는 누군가인데도 키리리는 반가웠나 봅니다. 저는 누가 온다고 하면 집에 없는 척하거나 밖에 나갈지도 모르겠네요. 온다는 사람 없어서 다행입니다.


 저녁에 키리리 집에는 삼색다람쥐 미쿠가 찾아왔어요. 다른 동물 친구가 아닌 다람쥐 친구여서 다행이네요. 둘은 처음 만났는데도 반갑게 인사하고 키리리가 만든 저녁을 함께 먹었어요. 미쿠는 바로 떠나지 않고 자고 가기로 했어요. 하루 이틀 미쿠는 여러 날을 키리리와 함께 지냈어요. 미쿠는 민들레 차를 끓이고 해바라기 씨앗 가루로 팬케이크를 구웠어요. 미쿠 배낭에는 여러 가지가 들어 있었어요. 그걸 보고 키리리는 요술가방이다 했어요. 미쿠는 바람 따라 여기저기 다니지만 가방을 다 채우지 않았어요. 미쿠는 새로 배우고 잊어버린다고 했어요. 키리리는 그 말이 조금 슬프게 들렸어요. 모든 걸 기억할 수는 없겠지요. 그것도 맞는 말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기억하는 것도 얼마 안 되겠지요. 중요한 건 오래 기억해도 별거 아닌 건 쉽게 잊지요. 잊기도 중요하긴 해요.


 어느 날 미쿠는 떠나야겠다고 해요.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고. 미쿠는 한곳에 머물러 살지 않는군요.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가는 것도 괜찮기도 하겠지만. 키리리는 이런 날이 올 거다 생각했지만 미쿠가 떠난다고 해서 아쉬웠어요. 미쿠는 배낭에서 가위를 꺼내더니 나무에 올라가서 하늘을 오리고 거기에 무언가 적고는 날려 보냈어요. 하늘을 오리는 가위라니 좀 멋지네요. 미쿠는 그 가위를 키리리한테 건넸어요. 키리리가 갖고 있는 게 좋겠다면서. 미쿠는 길을 떠나요. 미쿠는 키리리를 떠나는 게 아쉽지 않았나 봅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다니. 키리리가 미쿠와 함께 떠나도 괜찮았겠지만. 어떻게 쉽게 떠나겠어요.






 미쿠가 떠나고 키리리는 미쿠를 그리워했어요. 키리리는 미쿠가 준 가위로 하늘을 오려내 편지를 썼어요. 그게 미쿠한테 갈지 어떨지 몰랐지만. 얼마 뒤 키리리는 자신이 오린 하늘을 낡은 여행 가방에 넣어두었어요. 여행 가방이 키리리가 오려낸 하늘로 가득 차자 움직였어요. 낡은 여행 가방 안에서는 많은 나비가 나오고 나비는 어디론가 날아갔어요. 가방 안에는 종이비행기 하나만 남았어요. 키리리는 그걸 펴봐요. 그건 미쿠가 쓴 편지였어요. 미쿠는 키리리한테 또 만나자는 말을 남겼어요. 그건 미쿠가 떠나기 전에 날린 거였군요. 키리리는 미쿠가 보고 싶어서 낡은 여행 가방을 들고 길을 떠나요. 키리리는 미쿠를 만날지.


 키리리가 길을 떠났을 때 미쿠도 키리리를 떠올렸어요. 둘은 친구 맞군요. 미쿠는 키리리가 어떻게 지낼까 생각했어요. 미쿠한테 키리리가 쓴 편지가 날아와요. 그렇게 받을 사람(다람쥐군요)한테 가다니. 미쿠는 배낭을 가득 채우지 않았는데, 지금은 키리리가 보낸 편지로 가방이 가득 찼어요. 미쿠는 키리리가 보낸 마음을 버리지 못했어요. 배낭은 무겁기보다 가벼웠어요. 다행이네요. 키리리 마음이 무겁지 않아서. 미쿠도 키리리가 보고 싶었어요. 둘이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맞았네요. 둘은 다시 만나요. 미쿠가 키리리한테 하늘을 오리는 가위를 줘서 둘은 다시 만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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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3-23 17: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하늘이 어쩜 저렇게 맑을 수 있나요?^^
저는 가위로 오려서 날리지 않고, 접어 호주머니나 책갈피로 갖고 싶군요.

희선 2023-03-24 01:39   좋아요 1 | URL
어제도 그렇고 그저께도 밝지 않아서 공기가 안 좋은 날만 이어진다고 생각했는데, 맑은 날도 있었습니다 하늘을 오려서 책갈피로 쓰면 좋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03-23 19: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늘을 오린다!
넘 좋은 생각인데요~^
파란 하늘도 좋지만 해 지는 노을이 있는 하늘도 좋더라고요^^

희선 2023-03-24 01:41   좋아요 1 | URL
하늘은 여러 가지 모습이 있군요 해가 질 때 하늘색도 예쁘죠 그런 모습 자주 보는 건 아니지만... 어쩌다 한번 우연히 봅니다 해가 진 조금 진한 파란 하늘도 괜찮아요


희선
 
환한 숨
조해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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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긴 시간 동안 이 책 《환한 숨》을 만났어. 단편소설 한편 한편 보고 생각해 봤다면 나았을 것 같은데 그러지는 못했어. 한편 보고 나면 또 다음을 봤어. 여기엔 단편이 열편이나 담겼어. 적지 않지. 열편을 하나로 말하기는 어려워. 저마다여도 비슷한 게 있을지도 모를 텐데. 지금을 사는 사람이라 해야 할까. 소설가 조해진 잘 모르는데, 마지막 소설 <문래>는 조해진 이야긴가 하는 생각을 했어. 소설 쓰는 사람 이야기여설지도.


 지금도 어디에선가 재개발이 일어나고 그곳에 살던 사람은 다른 곳으로 가야 하겠지. 이 재개발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70년대, 80년대일까. 어쩐지 난 한때만 재개발이 일어났다고 여겼던 걸지도 모르겠어. 재개발은 지금도 일어나잖아. 여전히 그런 소설이 보이니 말이야. 그런 거 잘 쓰는 사람은 김혜진이 아닐까 싶어. 여기에 실린 <문래>는 예전 이야기야. 부모가 지방에 살다가 서울로 오고 문래 6가라는 곳에 살게 되고, 첫째는 외가에 맡기고 둘째는 집에 혼자 두고 문을 잠그고 부모는 일하러 나갔어. 그런 일이 70년대에만 있었던 건 아니던가. 여기 나오는 ‘나’가 어릴 때 집에 혼자 있었을 때 별 일 없어서 다행이군. ‘나’는 문래를 떠난 뒤 문래를 잊었다가 미국에서 문래와 비슷한 곳에서 문래를 떠올려. ‘나’는 문래를 잊은 걸 부끄럽게 여긴 걸지도. 지금도 문래 같은 곳 있겠어.


 이 소설집에 담긴 소설을 보면서 여기 나오는 사람이 하는 일이 여러 가지다는 생각을 했어. <환한 나무 꼭대기>에서는 간병인, <흩어지는 구름>에서는 대학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하나의 숨>에서는 고등학교에서 계약직으로 일했어. 이렇게 쓰고 보니 두편은 아주 다른 일은 아니군. 하나는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하나는 고등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거네. <흩어지는 구름>에서 ‘나’는 본래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던 사람이었어. ‘나’가 사귀는 사람이 영화를 만들려 했는데 잘 안 된 것 같아. ‘하나의 숨’은 어쩐지 슬퍼. 여기 나오는 이야기는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일이야. 특성화고 아이가 실습 나갔다가 사고로 죽기도 했잖아. 그런 일 지금도 일어나겠지. ‘나’는 계약직 선생님이어서 하나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 정말 그럴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


 첫번째 소설도 조금 말해야겠군. <환한 나무 꼭대기>에서 강희는 혜원이 죽고 혜원이 관리해 달라고 한 아파트에서 살아. 혜원은 그 아파트를 언젠가 자기 아이한테 주라고 했는데. 혜원은 결혼하고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남편과 헤어지고는 만나지 못한 것 같아. 헤어진 남편은 아이와 미국으로 가. 혜원이 아들한테 전자편지를 보냈지만, 아이는 그걸 보지도 않고 답장도 보내지 않았어. 혜원과 남편은 왜 헤어졌을까. 갑자기 이런 게 알고 싶다니. 소설도 다 말하지 않기도 하는군. 강희가 산에 갔다가 돌아온 것도. 강희나 혜원이나 쓸쓸했군. 사람은 다 쓸쓸해. 혜원이 죽음을 맞을 때까지 강희가 곁에 있어서 혜원은 괜찮았을 것 같은데. 강희가 혜원이 준 아파트에서 조용히 사는 거 그렇게 나쁘지는 않겠지. 혜원 아들은 앞으로도 소식 없을 것 같아.


 다시 생각하니 소설 여러 편은 조금 다르면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오기도 하는군. <하나의 숨> <경계선 사이로> <파종하는 밤>에는 산업재해가 나오는 거. <경계선 사이로>는 신문기자 이야기군.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신문기자가 된 사람은 각서를 써야 했어. 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노조도 만들지 않고 들어가지 않겠다는. 신문기자는 제대로 글을 써야 할 것 같은데. 연진은 그런 기자가 되고 싶었을 텐데. 선배인 윤희 어머니는 청소하는 일을 했는데, 일하는 곳에서 사람을 줄여서 오래 일해야 했어. 그러다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는데, 어머니가 평소에 술을 마셨다면서 산업재해로 인정해주지 않았어. ‘하나의 숨’에서는 일터에서 하나한테 사고가 일어났을 때 일터 사람이 하나 엄마를 찾아오고 소송하지 않겠다는 서류와 위로금을 주었어. 하나 엄마는 나중에야 그걸 알았어. <파종하는 밤>에선 온도계를 만들던 남자아이가 수은 중독으로 죽은 걸 다큐멘터리로 만들려고 했는데, 그건 그저 꿈일 뿐이었을까.


 예전보다 일하는 곳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지. 여전히 산업재해는 일어나잖아. <눈 속의 사람>을 보니 언젠가 알게 된 책이 떠올랐어. 《구술사로 읽는 한국전쟁》(한국구술사학회 엮음, 휴머니스트, 2021)인데, 끝에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을 말했어. 어쩌다 보니 최길남은 정쟁 때 미군 말을 들어야 했지만, 눈 속에 있는 한 사람을 구했어. 누군가를 구하는 게 자신을 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높고 느린 용서>를 보니 미투가 생각나고 어떤 사람이 떠올랐는데. 교수인 아버지가 학생을 성추행 했다고 하면 아이는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이야기는 미투 뒤 아버지가 사라지고 남은 식구 이야기 같은 느낌이었어. 피해자 식구도 힘들지만, 가해자 식구도 힘들 거야. 효진과 경진이 살기를.


 알쏭달쏭한 <숨결보다 뜨거운>이었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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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3-19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중에 나온 단편들과 달리 한 시대를 뜨겁게 살다간 이들의 삶들이 담겨져 있네요.
요즘 가벼운 에세이들 웹소설, 숏트 영상만 읽혀지고 팔리는 시대에 이런 작품속에 담긴 인생의 밝음과 어둠 읽고 나면 마음 속에 잔향이 오래 갈 것 같습니다 ^^

희선 2023-03-22 23:29   좋아요 1 | URL
한국에서 일어났던 일이나 일어나는 일이 담겨 있기도 하네요 소설가는 그런 걸 아주 잊지 못하겠습니다 여전히 지난 날 일어난 일을 소설로 쓰고 지금 일어나는 일을 쓰기도 하네요 제가 그런 걸 잘 아는 건 아니지만...


희선

페넬로페 2023-03-19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환한 숨‘ , 좋게 읽었는데 리뷰쓰기를 놓쳤어요. 세상엔 왜그리 슬프고 안되는 사람들도 많은지요^^
세상이 공평해지면 좋겠어요**

희선 2023-03-22 23:31   좋아요 2 | URL
어두운 이야기가 있기도 하지만, 거기에서 희망을 찾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눈 속의 사람>은 더 그런 느낌이 듭니다 <하나의 숨>은 참 슬프네요 지금도 그런 일이 일어나니...


희선

2023-03-19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22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3-03-20 2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어제는 날씨가 조금 흐리고 차가운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따뜻한 날이었어요.
이번주 화수목 날씨가 기온이 많이 올라갈 것 같은데, 이제 3월도 많이 지나왔네요.
편안한 하루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3-03-22 23:37   좋아요 2 | URL
어제 오늘 많이 따듯한 것 같기도 합니다 벚꽃 아직이지만 제주에는 피었다는 말이 있기도 하더군요 지금 피면 빨리 피는 것 같은데... 삼월 열흘도 남지 않았네요 하루하루 잘 갑니다 하는 것도 없는데... 이건 늘 그렇군요 서니데이 님 봄 가끔 만나세요 밖에서 걷기...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