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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짜툰 5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ㅣ 뽀짜툰 5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1월
평점 :
이 책 《뽀짜툰》도 어느새 다섯권째다. 처음 본 게 8권이고 9권을 보고 앞으로 가다니. 앞으로 두권 보면 다 보는구나. 내가 뽀또 짜구 쪼코 포비와 함께 살지는 않아도 넷을 보고 시간이 흐르는 걸 느끼다니. 채유리는 함께 살아서 더 애틋했겠다. 이번 5권에서 채유리는 고양이와 부산으로 옮기고 아홉해가 됐다. 시간이 그렇게나 흘렀구나. 포비는 부산에서 만났지만. 채유리가 고양이와 살고 싶다 생각하자 뽀또와 짜구를 만났다. 딱 둘만 있어도 괜찮지만, 쪼꼬를 만나고 또 포비를 만났다. 그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 아닐까. 고양이를 만나는 사람은 자꾸 만나는 것 같기도 하다. 더 늘리는 사람도 있고 잠시 보호하고 입양 보내는 사람도 있겠지. 잠시라도 고양이와 함께 살면 정이 들겠다.
채유리는 엄마 아빠와 함께 산다. 서울로 일하러 가고 혼자 살아서 고양이와 살게 됐다. 엄마 아빠는 집안에 고양이(동물)를 두는 걸 싫어했다. 시간이 흐르고는 좀 나아졌다. 처음엔 고양이가 채유리 방과 베란다에서만 지냈는데, 뽀또 짜구 쪼꼬 포비는 조금씩 자리를 넓혀갔다. 여전히 채유리 엄마 아빠 방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포비는 그 문이 조금 열려 있으면 들어가기도 했다.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있으면 호기심이 생길까. 고양이 넷이 집안 여기저기 다닌다 해도 채유리는 아홉해나 살아서 그 집을 비좁게 느꼈다. 침대가 작아서 고양이 넷과 편하게 못 잤다고 할까. 채유리는 이사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채유리 바람은 마당 있는 집이지만, 그건 어려워서 좀 더 넓은 곳으로 가기로 한다. 엄마 아빠도 그러자고 했다. 다른 사람이 이사하는 거 보면 좀 부럽다. 난 오랫동안 한 곳에 살아서. 남을 부러워하면 뭐 하나 이사 못하는데.
이사하기로 하니 채유리 아빠가 부동산에 다녀오고 채유리와 엄마는 그 집을 보러 가고 바로 그 집으로 정했다. 산과 바다가 보이는 넓은 집이었다. 산도 보이고 바다도 조금 보인다니, 그런 집 좋을 것 같다. 집에 있는 가구가 낡아서 사기로 하고 채유리는 엄마 아빠와 함께 가구를 보러 갔다. 아빠는 원목소파를 보더니 아주 좋아하고 여러 가지를 다 원목으로 맞췄다. 이사하기 힘은 들어도 하기로 하면 설레겠다. 채유리는 자기 방에 들일 큰 침대를 사야겠다 하고 찾아봤지만,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우연히 간 가구 가게에서 딱 마음에 드는 걸 찾았다. 그런 거 신기하지 않나. 자신이 뭔가 찾으면 딱 맞는 게 나타나는 거. 그동안은 관심 없어서 안 봐서 몰랐던 걸지도 모르겠다. 넓은 곳으로 이사하면 사람뿐 아니라 고양이도 좋아하겠지.
고양이가 넓은 곳 좋아하는지 어떤지는 나도 잘 모른다. 고양이는 살던 곳이 바뀌면 겁을 먹는다고 들은 적 있는데, 뽀또 짜구 쪼꼬는 새로운 집에 바로 적응했는데 포비는 며칠 걸렸다. 포비도 시간이 흐르고 새 집에 적응해서 다행이구나. 뽀또 짜구 쪼꼬는 나이가 들었지만, 포비는 가장 어렸다. 넷에서 뽀또가 가장 힘이 셌는데, 포비가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포비는 심심하면 뽀또 짜구 쪼꼬를 조금 괴롭혔다.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겠지. 같이 놀았으면 했던 걸지도. 넷에서는 가장 어리니 힘이 남아 돌 거 아닌가. 쪼꼬가 어떤 방에 들어갔다 못 나온 걸 안 포비는 그 방 앞에서 울었다. 쪼꼬를 구해달라고. 포비 기특하구나.
교회에서 만난 사람이 채유리한테 누군가 버린 새끼 고양이 이야기를 했다. 채유리는 그 말을 흘려듣지 못하고 고양이를 보러 갔다가 집으로 데리고 온다. 바로 데리고 온 건 아니고 구청에 맡겼다가 새끼 고양이를 잊지 못하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 엄마가 조금 화냈지만 새끼를 보고는 괜찮아졌다. 아빠도. 채유리는 뽀또와 짜구처럼 두 마리가 함께 살기를 바랐는데, 하나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잘 돌봐도 새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 두 마리여서 채유리는 엄마한테 일당을 줄 테니 고양이 분유 먹이는 걸 함께 하자고 했는데, 엄마는 고양이한테 분유를 먹여선지 하나 남은 고양이를 입양 보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했다. 엄마도 고양이한테 정이 들었구나. 엄마가 포비를 예뻐하기는 했는데, 이제 포비보다 새끼 고양이를 더 귀엽게 여겼다. 그 고양이 이름은 봉구가 되었다. 봉구는 8권과 9권에 나온다.
동물 한마리를 돌보고 사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채유리는 다섯과 살게 되다니. 뽀또 짜구 쪼꼬 포비 그리고 다섯째 봉구 보는 재미가 있겠다. 봉구가 캣초딩일 때는 뽀또 짜구 쪼꼬 포비와 집안 식구를 다 물고 다녔다. 사람으로 치면 중2병일까, 미운 몇살일까. 봉구도 자랐다. 봉구는 뽀또 짜구 쪼꼬 포비보다 겁이 많았다. 큰 일은 없었는데 낯선 사람이 집에 오면 겁을 냈다. 사람이 잘 때 나타나서 어떤지 알아봤다. 봉구는 조심성 많은 성격인가 보다. 봉구는 채유리 무릎뿐 아니라 채유리 아빠 무릎에도 앉았다. 채유리 아빠도 봉구를 아주 작을 때 봐서 봉구를 좋아하는 것 같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