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광주 영은미술관을 다녀왔다
하천과 도로를 끼고 작은 아파트단지와 마주보고 있다. 잔디밭과 함께 있어 예술의전당처럼 지역주민의 산책코스. 참여형 프로그램이 관건
1층 거대한 전시장과 높은 벽에 큰 작품이 걸려있어 미술이 자연경관같은 아우라가 느껴진다. 다른 미술관과 달리 2층 전시실이 테라스를 통해 1층으로 틔여있어서 한층 더 넓은 공간감이 느껴진다





작품에서 다섯 가지 이상의 스트로크가 보인다. 부벽준같은 색면에 다시 날선 붓질을 더해서 다층적 레이어를 선보인다. 구석에 설치한 조형이 재밌다. 삼각형의 1차원 선분이 유지한 채 2차원 평면을 건너뛰고 3차원 입체를 표현한다. 기하학적이다. 수학과 예술의 짝꿍이다. 아트앤테크놀로지는 멀리 있지 않다. 다양한 너비와 색과 폭을 지닌 간단한 선분을 모서리에 늘어놔도 기하학적 조형성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캔버스 테두리만 표현하고 평면은 지워서 내용은 없애고 형식만 부각시킨 작품도 재밌다. 테두리 박스 안에 다양한 물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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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평 지평면에 있는 이재효 갤러리에 다녀왔다.

1전시실의 돌 커튼 사이를 걸어다니는 체험이 재밌다. 

설치작품은 원초적 재료인 돌을 엮어 커튼처럼 매달아 공간을 유동적으로 분절하며 레일 조명 아래 강한 명암대비를 통해 관람자의 감각적 몰입을 유도한다. 무거운 고체가 공중에 떠 있게해 중력에 대한 인식의 전복을 시도하고 단단한 물성과 부유하는 비물성 사이의 긴장을 창출한다. 언뜻 바느질한 민예품처럼 보이는 돌병풍의 파도를 타고 걷는 관객은 장소성과 비장소성의 시적긴장을 느끼며 새로운 의미의 장소에서 길을 잃고 다시 찾는 방랑자가 된다.
배열된 돌은 고정된 벽이 아닌 중력을 해체하는 가변적 경계이며 틈 사이로 닫혀있되 열려있다.
자연에서 채취된 돌들이 인공적 구조에서 재배열, 재맥락화됨으로써 익숙한 재료에 낯섦이 부여된다. 돌을 원래 채취한 산그루터기가 아닌 산능선의 전시장에 커튼처럼 배치해 단단한 물성의 단순한 재현을 넘어 이머시브 체험의 필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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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엄미술관에 다녀왔다


학예사가 다 백남준센터로 교육나갔다고 75세의 관장님이 직접 도슨트해주셨다. 이 현판의 한자를 전문가에게 문의했는데 오래 답장이 없다고 하셨다. 


문제의 한자는 왼쪽에서 2번째. 나는 말씀 언 변, 관장님은 물 수 변이라 보았다.


전자의 경우 語(말씀 어), 說(말씀 설), 謹(삼갈 근) 정도밖에 안되는데 그 밑의 대각선이 잘 들어맞지 않고

관장님 의견대로 물 수 변이라면 언뜻 淵 (깊을 연) 潔 (깨끗할 결) 潛 (잠길 잠)源 (근원 원)이 생각나는데 뜻이 어긋나고 그나마 涵 (젖을 함, 포함의 함)이 상단의 삐침 2개도, 그 밑의 대각선도 설명이 되고 뜻도 들어 맞지만 에워싸는 부수가 설명이 안된다


돌아와서 초서사전 보고 찾아냈다. 뒤따를 종이다. 조금걸을 척彳 두인 변이 한 획이 가능한가? 가능했다. 하이라이트 참조. 게다가 논어 선진편 레퍼런스도 있다.


오종선진

희룡선생 근백 연도인


근백은 옛 편지 간투사 삼가 올림이란 뜻


예이! 후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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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미술관에 다녀왔다


수원 앞 행리단길의 바이브는 심상치 않다. 대학생 커플, 영 패피, 퇴근한 디자이너, 백인 투어리스트, 국제 커플, 반려견 산책자, 아티스트가 모두 함께 정조의 못 다 이룬 수도 이전의 꿈 앞에서 걸어다니고 있다. 정조의 세종시, 행궁 앞 잔디밭과 큰 광장을 두고 뒤로 뻗어 있는 골목에 프랜차이즈 하나 없이 갖가지 힙한 음식점과 까페가 적벽돌의 주택가와 함께 줄지어 있다. 초창기 홍대의 느낌이다. 프로 혼술러 홍탕이 좋아할 법한 빈티지 바도 보인다. 타르틴에 진심인 포피코가 좋아할만한 수제 베이커리에서 향기와 앰비언스가 흘러나온다. 흥흥킁킁 두둠칫두둥 뭉게뭉게 예에에에 후청각을 사정없이 때린다. 시각을 자극하는 미술관 이후의 또 다른 후청각을 자극하는 미술관이다. 나는 가끔 청담 한류스타의 거리, 백화점 1층, 아울렛 프레시푸드, 스낵코너를 보면서 이런 풍경도 시각을 충분히 자극한다는 점에서 전시장의 주말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미술과 상품이 경합구도에 있다는 말이다. 


수원시립 갔다 온 사람들이 올린 사진은 대부분 입구 DIY 지하철 모델(DDP 톰삭스가 생각난다)과 상업팝아트 설치작품 위주의 1, 2전시실 사진일 거다. 이유가 있다. 3전시실의 퀴어, 노인의 성 영상은 인스타그래머블하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노인의 사랑과 성생활이 없는 것은 아니다. 쉬쉬하고 있을 뿐.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마지막 부분도 엄마의 딴남자(합의하 상호불륜?)에 대해 에둘러 언급만했는데도 2008년에 대중의 거부감이 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명필름 지원, 소준문 감독의 저예산 영화 <빛나는 순간>에서 고두심 배우는 40살 어린 경훈(지현우 분)과 설레는 사랑을 느끼고 키스를 하는데, 이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노년여성의 사랑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다룬 것이다. 하지만 3전시실의 이 영상은 순애보다는 훨씬 나아갔기 때문에 포스팅되고 널리 바이럴될 가능성은 없을 거다.


그나마 그 옆의 자본주의적 예술을 비판하며 돈대신 그림으로 값을 받는 커피집 설치예술은  인스타 포스팅으로 오케이다.노동테마는 군사주의 정권때는 타부였으나 민주주의 흐름이 진행되면서 주류의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대부분 국공립미술관 전시에서 보면 심리, AI, 노동, 여성, 퀴어 같은 동시대 예술의 담론을 터치하고 있다. 이번 수원시립은 외국의 이름을 빌렸다.


신기한 포인트. 남다현 작가의 영어이름은 남다훈dahoon으로 되어있다. 김가람의 분더캄머 프린팅의 이쁜 여자는 목이 이상한 각도로 꺾여있다. 클레어 퐁텐의 예술권위를 비판하는 작품은 광고판 하나 밖에 없다. 안드레아 프레이저의 89, 91년 영상이 재밌는데 아무도 앉아서 도합 1시간 보지 않는다. <뮤지엄 하이라이트:갤러리 토크>(1989)와 <웰컴 투 워즈워스: 뮤지엄 투어>(1991)


미드웨스턴 억양의 수준 높은 영어를 하다가 갑자기 톤다운되기도 하고, 대니얼의 가족 초상화를 다 읊으며 나열하기도 하며 만담같은 재미도 주고, 청산유수같이 말하다가 자기 가족 이야기가 나오거나 근처 지역치안이나 상관없는 작품을 소개하는 등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할머니들 이야기 듣는 것 같아 재미있다. 갤러리토크나 도슨트투어라고 하면 정형화된 루트에 정해진 대본에 따라 말을 하기 마련인데 그렇게 안하는데서 흥미와 웃음이 유발된다는 뜻. 톤다운에 대해서는 이런 뜻이다. 발리우드 영화에서 후궁이 지체높은 왕족처럼 힌디어를 하다가 넘어지려는 순간 당황해서 갑자기 사투리가 튀어나와 취집(?)으로 가려져있던 하층 출생신분이 드러나고 관객은 이 부분에서 깔깔대며 웃는다. 아마 지금 종영되었나, 개그콘서트에서 잠깐 봉숭아학당 리부팅시킬 때 김지민 개그맨이 졸부 여자 캐릭터 싼티나를 분하면서 디질뻔했네!, 아니 고인이 될뻔 했네 하면서 말을 수정한다. 동일한 표현이지만 사회계층적에서 다르게 표현하는 말들. 이런 언뜻 드러나는 부분을 꼬집으며 웃음의 소재로 삼았다. 이런 부분이 안드레아스 프레이저의 두 영상에서 읽힌다.


김지민 싼티나: https://www.youtube.com/watch?v=vJOO2UCCRYE


미드웨스턴 억양은 지금은 미국할머니들 말씨인데, 마지막에 악센트를 주면서 피치가 떨어진다. 영상을 다 봤다면 제인 캐슬톤이 누군지 모를 수 없다. 로마 아이 조각상을 근육질의 남성이라고, 로마 엄마를 미국 엄마라고 약을 파는 모습을 모를리 없다. 마치 구민준 편집자가 편집한 둔색환시행을 봤다면 밤이 끝나는 곳을 모를 수가 없고, 요루 핫츠루 토코로를 읽었다면 소리 지르는 가즈에를 포함한 세 엄마에게서 유곽에서 자라난 아이가 사실 선대 황제의 자식이었다는 점을 모를 수가 없다. 무슨 말이냐. 전시든 영화든 책이든 실제로 봐야지만 아는 게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정당한 학습없이 다들 변죽만 울린다. 어이없는 일이고, 그래서는 안되는데 사회적으로 만연하다. 모르면서 아는 척한다. 모르면 모르고, 알면 아는 것인데 모르면서 아는 척한다. 훑은 것은 훑은 것이고 공부한 게 아닌데 제목이나 출판사 소개나 아랫사람이 정리한 브리핑정리 훑어놓고 다 아는 척 한다. 진국은 그것을 시간을 들여 읽고 본 사람의 글에서만 나온다. 그런 글은 스크래핑으로 잘 안 읽히고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함정.



사진은 공식사이트도 볼 수 있고 SNS에서 검색가능!

알라딘이 이미지 넣기가 하나씩 해야해서 좀 번거롭고 시간이 걸려서 일단 오늘은 무리

https://suma.suwon.go.kr/exhi/current_view.do?lang=ko&ge_idx=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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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립미술관에 다녀왔다


의외로 멀지 않다. 반포에 있는 서울경부고속버스터미널에서 1시간, 8900원이다. 이정도면 왠만한 서울 외곽지역 고양, 용인, 안산 가는 것과 똑같은 시간이다. 버스전용 차선으로 130km로 달려서 그런가보다. 경부고속 타고 천안아산까지 적토마처럼 우다다 내달린다.


생각보다 가까워 놀랐고, 생각보다 번화가에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젊은 인구가 받춰주고 유동인구와 소비인구가 꽤 되는 중소도시의 활기참이 느껴진다. 신세계 백화점 안에는 노출콘크리트와 인더스트리얼 풍의 천장 아래 서울 유명 맛집들이 입점해있고, 참깨번에 패티퀄로 유명한 다운타우너 햄버거나 눈 앞에서 츄뤽~우쮝~촵하고 자몽을 착즙해 유기농시럽과 섞어주는 아메리칸 트레일러도, 예산사과로 왕건이가 알알이 씹히는 사과파이 매장도 눈에 띈다. 중산층이 모이는 힙한 신세계를 마주보고 도로 맞은 편에는 빌딩에는 온갖 병원부터 빵집까지 간판이 다닥다닥 붙어 업체끼리 아웅다웅 어깨를 겨누며 웅성웅성거리고 있다. 대기업과 자영업이 시장을 잘 나눠가진 좋은 예시처럼 보인다. 천안터미널과 천안역의 중심부를 약간만 벗어나도 자전거, 아시아식료품점 등 베트남 간판이 꽤 보인다. 글로벌화되는 세계에서 수도의 중심부는 선진국 중심으로 국제화하고 외곽은 개도국 중심으로 국제화한다. 충청은 조선의 지명이었으니 이제 아쉽지만 충주는 버리고 청주는 아직 건재한 편이니 놔두고 천안, 세종을 묶어서 불러야할 것 같다. 천세청? 천세도? 일산에서는 특이하게 아빠와 10대 후반 딸아이가 같이 산책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 천안에서는 할머니와 10대 초중반 아이들이 같이 있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인구는 많은데 나이가 들어가는 인구이고 4-50대는 친정엄마에게 애 맡기고 돈 벌러 다른 지역에 갔는지도 모르겠다.



아라리오갤러리천안과 천안시립미술관에 들렀다. 일단 천안시립부터. 가는데 버스 405타고 35분 정도 걸린다. 시립미술관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시외곽에 위치해있다. 보는데 20분도 안 걸린다. 돌아오는 버스는 유관순사적지 종점을 찍고 귀환하기에 나를 데려다줬던 바로 그 버스가 다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타면 시간이 절약된다. 지방에서 버스는 시간당 1대 있는 경우가 많이 놓치면 노답. 캐치볼이나 릴레이 같은 감각이다. 부메랑을 던지고 그 위에 올라탔다가 중간에 내렸다가 부메랑이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다시 올라타서 원래 던진 자리로 돌아가는 셈



이번 전시는 AI에 대한 테마다. 8명의 작가 작품을 볼 수 있다. 각 작가별 특징에 대해 대충 적어보면 이렇다



노상호의 작품은 인터넷 이미지의 홍수를 편집해 네모난 화면에 살짝 어긋났는데 전체적으로 맞는 4프레임을 보여주면서 이미지의 진실성에 대해 질문하고, 어디서 본 듯한 이미지를 조합해서 불타는 눈사람 캐릭터를 다수 배치하기도 한다.



정아사란의 작품은 물결 포말을 물성으로 보여준 작품을 보여주며 부유하는 가상세계와 실제의 물질과 관계에 대해 질문한다. 정말 바다가 출렁이는면서 윤슬이 빛나는가? 아니면 작품에서 보여져서 그렇게 보이는가



김다윤은 타인과 교류, 군중 사이에서 스침을 회화로 나타내며 인터넷 시대의 소통이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김보원은 동공이 움직이지 않는 리얼타임엔진으로 만든 3D 사람과 대화를 통해 AI 가상아바타와의 소통과 감정 교류가 가능한지 질문한다





김웅현은 엑스포와 관련된 소품을 모두 불러오고 세대별로 사람별로 하나의 거대한 사회적 이벤트를 다 다르게 기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아가 00년대 이후에 태어나 93 엑스포를 경험하지 못한 10대 여아에게 VR기계로 체험시킨 영상작품도 만들었다



김현주는 LLM모델, 데이터마이닝, 코퍼스와 시각화를 활용한 작품을 보여주었고




이아영은 장지에 수묵화를 그리되 정확히 무엇을 나타내지 않는 사물을 그려 관객이 이게 뭐지? 하면서 계속 들여다보게한다




임현하은 디지털 이미지의 휘발성과 알고리즘 광고에 의해 제약당한 소비자 선택권에 의문을 제기하며 온라인광고를 자수로, 천으로 엮어 노동집약적인 거대한 손바느질 설치작품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인사이트는
1) 전시나 작가가 AI라는 테마를 완전히 소화하지 않았다. 디지털, 온라인, 상품소비, 군중 속의 고독, 디지털 아바타, 사이버세계의 교류는 10-20년 전의 이슈다. 말이나 기술 일부만 AI로 치환한듯하고, 정말 AI에 대한 특별한 인사이트는 없었다

2) 아이디어가 작품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왜 그 지점을 비판하기 위해 이런 작품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득이 없다.

3) 디지털 소외는 오프라인 대면이 시작점, 벤티지 포인트라는 전제에서 출발했고, 세대 간 시선의 차이는 기억의 부재가 한계라는 전제에서 출발했고, 광고알고리즘에 의한 선택은 제한이 수동성이라는 이분법에서 출발했고, 맞춤형 콘텐츠 착취문제는 개인화는 억압이라는 프레임에서, 디지털 자아의 인간미 부족은 눈을 통한 교감이 공감이라는 프레임에서, 가상 세계 속 정서적 교류 약화는 가상현실의 관계는 가짜라는 인식에서, 피상적 소비와 이미지 과잉은 가벼움은 의미없다는 인식에서,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인식은 디지털은 덜 진실하다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모두 다 일종의 고정관념에서 출발한 문제의식이고 그 편견은 AI가 아니라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문제의식이다. 그래서 질문과 그에 대한 해결이 고루하고 올드해보인다.

공감은 눈에만 있는가? 공감의 기준은 시대마다 바뀌고 기계와 공감하기 위해 인간이 아바타화해서 그들의 무대에서 공감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눈이 아니라 프레임, 색변화 같은 비신체적 방식으로 공감할 수는 없는가?

느린 관계만이 진짜인가? 익명기반 커뮤니티 속에 공감은 없는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소비 속 짧게 모였다가 헤치는 강렬한 연대는 반드시 잘못되었나?

가벼우면 반드시 의미없는가? 단기간 소비되었다 바이럴은 그치지만 데이터화되어서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인터넷밈도 축적되고 아카이빙되면 의미있지는 않은가? 짤 줍줍, 밈, 반복재생gif 등에 담긴 집단 무의식이나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포착하면 더 재밌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물질적 실재만 영향력있는가? 촉감이 아닌 데이터 상의 연결정도, 정서적밀도도 사회적 실재를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

소외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많았는데 대안은 없었지 않았나? 과계의 깊이다 단절과 연결의 이분법으로만 설명되는가? 연결 방식의 질적 전환은 안되는가? 오래된 인연만이 연결인가? 가까이있는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지 않은가? 인간 대 인간의 연결을 넘어 인간-비인간, 비인간-인터페이스간의 새로운 관계모델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손에 닿는 물리적 거리 대신 반응성을 정서적 연결의 새로운 척도로 삼아볼 수 있지 않을까?

사용자 선택의 자유가 제한되고 능동적 주체성이 상실된다는 비판, 필터링과 알고리즘에 의해 조종당한다는 비판은 누구나할 수 있지 않은가? 억압이 아니라 예측된 선택이라는 새로운 체계로 받아들이면 안되는가? 어차피 이전의 삶도 자본의 제약, 사회적 지위의 제약 속에 조건부 자율성 안에서 움직이지는 않았나? 최대치의 자유라는 것은 상상된 개념, 허상이 아닌가?

같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요즘 들어

1) 노동집약적 작품

- 여기에선 바느질

2) AI, 최신 테크놀로지 활용 작품

- 여기에선 리얼 타임 엔진 3D 모델 + 공간 이동 영상작품

- 여기에선 VR기기

- 여기에선 LLM, 시각화, 데이터마이닝, 머신러닝, 드론

3) 기억의 정치학

- 여기에선 할머니 회원증, 엑스포 소품 등 당시 관련 자료 모두 소환


이런 테마가 많이 눈에 띈다.



내일도 멀리 갈거다. 그래서 나는 이제 기생수나 마저 읽다가 자야겠다. 오늘은 영화를 못 봤다. 다른 날 두 편 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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