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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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책을 접할 때마다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생기곤 한다. 전혀 관심 없는 분야를 선택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읽기 어려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동물들의 행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설명한 책이라 나 또한 배울 것이 많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선택했지만 35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를 보니 다시 두려워졌다.


하지만 막상 페이지를 넘겨 읽기 시작하니 모두 기우였다. 작가 케이틀린 오코넬은 30년 이상 코끼리를 연구한 코끼리 연구자라고 하는데 그가 쓴 책이 많은 것처럼 작가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야기를 잘 풀어가는 작가이다. 때문에 작은 글씨가 촘촘한 350여 페이지의 책이지만 아주 빠른 시간에 술술 넘기며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말 흥미로웠다.


작가는 코끼리를 연구하면서 만나게 된 코끼리와 다양한 동물들의 행동을 통해 동물들의 "의례"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들 사이에 어떻게 의사전달을 하고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는지를 설명하며 현대에 관계가 소홀해진 인간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책을 읽다 보면 얼마나 동물들과 인간이 비슷한지를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기적인 인간들에 비해 함께 해야 공존할 수 있는 동물들은 그 누구보다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가 하면 유대감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기도 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인간성"은 어디 있을까. 인간성을 공감이나 배려, 이타심에 두면 안 될 것 같다. 침팬지나 오랑우탄을 인간처럼 키우고 수화를 가르쳤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도 이 책을 통해 보여준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훨씬 우위를 차지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그 존재가 무엇이든 우린 감사하게 배워야 하지 않을까. 그 어느 때보다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코끼리도장례식장에간다 #현대지성 #동물의례 #관계와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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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한국사 - 우리 지갑 속 인문학 이야기
은동진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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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핸드폰 하나만 들고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신용카드가 일반화되고 핸드폰 안에도 다양한 pay로 결제가 가능하게 되면서 지갑을 챙길 일이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니 도대체 돈이 어디로 술술 나가는지 모르게 되어버렸다. 열심히 앱으로 가계부를 정리해도 현금을 직접 들고다니면서 관리하는 것만 못했다. 그래서 요즘은 다시 지갑 속에 현금을 챙겨 다니는 일이 잦다. 우리가 매일 쓰는 지폐와 동전 속 다양한 그림은 언제나 우리의 호기심 대상이다. 일반적으로는 100원짜리와 500원 동전의 그림, 지폐 속 인물들에 집중되지만 지폐 안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화폐 한국사>는 바로 우리가 평소 궁금해하고 익숙하지만 잘 모르는 "화폐" 속 이야기를 다룬다. 잘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겠지만 대부분 우리는 이름 정도만 알고 있으니 그 안에 담긴 비하인드 이야기나 우리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는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해 줄 것이다.





책은 크게 "동전 속 한국사"와 "지폐 속 한국사"로 나뉜다. 가장 작은 일 원에서부터 오백 원까지, 천 원에서부터 오만 원까지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내가 어릴 때 보았던 5원과 1원 등을 오랫만에 지면을 통해 보니 정말 반가웠다. 그저 기억 속에 깊숙이 있다가 사진을 보니 문득 떠올랐다. 맞아~ 1원에는 무궁화 그림이 새겨져 있었지, 하고. 무궁화가 우리나라 꽃이 된 유래에서부터 지폐 속 어디 어디에 새겨졌다가 사라졌는지 지금은 어떻게 남겨져 있는지 상세하게 알려준다. 개인적으론 오십 원의 "벼"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어느 프로그램에 문제로 나왔는데 보리라고 했다가 곤혹을 치른 이야기,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이 벼의 수확을 늘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을 통해 자연스레 근현대사가 눈에 들어온다.


또한 만 원권의 "혼천의"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사실 얼마 전에 만 원권의 혼천의가 혼천의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자세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경회루나 자격루 등의 도안 소재들이 바뀐 이야기,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잡은 천상분야열차지도나 보현산 천문대 등의 이야기를 통해 평소 자폐를 잘 들여다 보지 않았구나 반성도 하게 됐다.


언젠간 이 지폐를 사용하지 않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유물과 유적, 인물들로 구성된 지폐는 그야말로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지폐를 쓸 때 소중히 써야 한다고 배웠다. 가끔 너무 더럽거나 찢어진 화폐를 만나면 기분이 좋지 않다. 우리가 우리나라의 소중한 화폐를 아껴야 할 것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화폐한국사 #지갑인문학 #bs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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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세상과 만나다
이강엽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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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을 제일 처음 접하게 되는 때는 중,고등학교에 들어가서가 아니다. 이제 제법 말길도 잘 알아듣고 자기 표현도 할 줄 아는 나이인 3,4살이 아닐까 싶다. 부모도, 아이도 그당시에 가장 자연스레 많이 접하게 되는 전래동화 이야기다. 전래동화를 통해 우리 옛 문화와 권선징악을 담은 도덕적 교훈, 기승전결을 통한 이야기 구조를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그리고 그때 읽은 그 엄청나게 짧게 편집된 이야기로 아마 평생 나 그 이야기 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교과서에서 접하게 되는 중, 고등학교에서의 고전문학은 그야말로 학습이기에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달달 외우고 곧 잊어버리므로 진정한 고전문학을 만났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조금만 흥미를 갖고 들여다 보면(나중에 학습의 위치를 떠나 바라보니 그렇게 되더라) 우리 고전 문학이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 시기를 지나며 유치하거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치부되던 이야기가 사실 그 속에 무엇을 담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깊은 감흥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고전문학을 알기 위해선 우리 옛 문화를 담은 역사를 공부해야 할 수밖에 없다.


<고전문학, 세상과 만나다>는 우리 고전을 시대별로가 아닌 "주제별"로 엮은 책이다. 하나의 주제를 담은 키워드에 따라 다시 작품과 갈래, 작가, 시대별로 다양하게 살펴보고 있다. 각각의 주제는 "꽃, 가난, 선악, 변신, 사랑, 자연, 죽음, 하늘, 복, 호랑이"로 우리 고전문학 속에 담긴 가장 흔하며 중요한 주제들이다. 이 구성이 무척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읽어 보니 고전문학에 이제 막 흥미가 생긴 사람이 읽기엔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주제에 대한 작품들이 언급되다 보니 조금 산만하게도 느껴졌다. 사실 고전소설 몇 편을 통해 재미를 알아가던 나로선 그 외의 작품들이 나오면 문외한이니 많이 벅찼다고 해야겠다. 그러니 이 책은 나같은 초급자가 아닌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즐겨오던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언젠가 조금 더 많은 작품들로 나를 채운 뒤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개념으로 책을 읽어봐야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고전문학,세상과만나다 #고전문학 #지식의날개 #주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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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노조를 공격했지만, 나는 노동운동가가 아니기 때문에 침묵했습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주의자들을 공격했지만,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침묵했습니다. 그다음에 그들이 유태인들을 공격했지만, 나는 유태인이 아니기 때문에 침묵했습니다. 그 다음에 그들이 나를 공격했을때, 나를 위해 말해 줄 사람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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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 - 실패를 넘어 자주적 독립 국가를 꿈꾼 민중의 역사
김이경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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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근대사"이다. 우리와 가까운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렇기에 너무나 많은 사건에 혼란스럽고 그 세세한 사건들을 외우기 급급하다. 하지만 어떤 역사건 사건이 일어나는 데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고 이 원인이 된 앞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그 사건은 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차근차근 들여다봐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근대사만을 집중적으로 바라보는 책은 반갑다. 그저 한 줄이나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면 제대로 이해되기 이전에 다음 사건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근대사만을 다루고 있으니 좀더 자세하게 확실히 짚고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가장 먼저 있었다.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는 외세가 조선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접근하던 시기부터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봉건제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세계에선 제국주의의 폐해로 식민지 찬탈 경쟁이 시작되어 아시아로 조금씩 침량하던 때, 바로 그때부터 일제 강점기 이전까지를 다룬다. 그 과정을 그저 객관적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 그보단 이런 힘의 대결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애쓴 민초들의 입장을 바라본다. 때문에 이 책은 패배주의를 벗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백성이 얼마나 끈질기게 저항했는지를 밝힌다.




역사책에 사진 자료와 지도는 언제나 반갑다. 간혹 이해되지 않는 곳이 있어도 이 사진 자료들과 지도로 이해를 쉽게 돕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는 그동안 잘 보지 못했던 사진 자료들이 많아 반가웠다. 자료와 더불어 그동안 궁금했어도 귀찮거나 시간이 없어 자세히 알아보지 못했던 사실들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어 좋았다.


역사 공부는 아무리 많이 해도 부족하지 않은 것 같다. 조금씩 새로 밝혀지는 부분도 있고 새로운 발견으로 인해 바뀌는 부분도 많다. 때문에 역사는 항상 업그레이드 해줘야 하는 것 같다. 근대사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한국근대사 #초록비책공방 #민중의역사 #새로운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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