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웨이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감독, 마틴 쉰 외 출연 / 영화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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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십오 년 전 쯤, 알게 된 ˝순례자의 길˝은 나와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그렇게 멀리 단지 걸으러 갈 시간과 경제적 능력도 없어서였는데, 《더 웨이》를 보고 나니 더 늙기 전에 가보고 싶어졌다.

영화는, 순례자의 길을 걷는 첫 날 폭풍우 피해로 사망한 아들의 유해를 데려오기 위한 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부인이 사망한 뒤로 소원해진, 언제나 자신의 소망과 반대의 삶을 살았던 아들을 아버지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의 죽음조차도. 하지만 이 마지막 아들의 행로를 이해하고자 아버지는 그 같은 길을 걸어보고자 한다.

마틴 쉰의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감정 절제 연기와 그 길을 함께 걷는 이들의 감정들이 얽혀, 영화는 별 이야기도 없이 그저 그 아름다운 길을 걷는 모습만 보여주는데도 충분히 의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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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5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5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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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레이코라는 작가 이름을 아이들 사이에 유명하게 한 작품이 바로 이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시리즈이다. 그런데 난 다른 시리즈를 돌고 돌아 이제서야 전천당을 접하게 되었다. 너무너무 유명해서 이 시리즈를 안 읽는 초등생이 없다는데도 내가 그렇게 이 작품을 피해왔던 이유는, 저 보라색의 기모노와 어떻게 봐도 일본색이 짙은 저 표지 때문이었다. 벌써부터 일본색이 짙은 작품을 읽힐 필요가 있나~ 하는 거였는데, 다른 시리즈로 먼저 읽어보니

어째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너무나 많은 시리즈를 어떻게 그렇게 매번 다른 소재와 전개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된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시리즈는 전천당이라는 과자 가게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파는 과자가 각양각색 다른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이야기이다. 15권의 이야기는 그 전천당 가게를 위협하는 이들의 등장이 주를 이룬다. 역시나 전편에서처럼 다양한 이들의 고민이 소개되고 그 고민에 따라 딱 맞는 과자를 처방한다. 하지만 이 과자가 때로는 부작용을 나타내기도 하고, 자신의 소원을 잘 이루기도 하는데 그 차이가 바로 진짜와 가짜 전천당 과자이다.


전천당 과자에는 교훈이 있다. 자기 것 외의 욕심을 내게 되면 더 큰 일이 생긴다. 주의사항이 있지만 그 주의사항을 자세히 읽지 않고 주의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화가 돌아오는 것이다. 교훈이 아주 분명하다. 자신의 것을 되찾고 싶었지만 되찾은 후에 다른 친구의 것을 탐한다거나 친구의 비밀을 지켜주고 싶었지만 정말 잘못된 일에는 그 비밀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정말 인간 군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신기하다. 초등 도서인데 깊이가 있으면서도 과하지 않다. 적절한 교훈이 따르고 무엇보다 감동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 사이에 초인기있는 책인가보다. 이제 앞으로 펼쳐질 16권에서 이 전천당의 주인이 자신의 과자 가게를 위협하는 악당들을 어떻게 혼내줄지 기대된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이상한과자가게 #전천당 #길벗스쿨 #초등도서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 #재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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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 축 당첨! 여름휴가 팡 그래픽노블
필립 베히터 지음, 김영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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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그래픽 노블"이 이렇게 익숙해졌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뭔가 어색하기만 했던 이 그래픽 노블이 이젠 뭔가 가슴을 촉촉히 적시는 아주 특별한 분야로 자리잡았다. 소설을 굳이 그림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그림책도 글 없는 그림책을 가장 싫어하는 나였으니!) 여러 편 읽다 보니 과연 그래픽 노블이 아니라면 이 장면들을 어떻게 일일이 표현했을까 싶은 장면들이 있다.


사실 <토니 축 당첨! 여름휴가>에는 전작이 있다. <토니 티끌 모아 축구화>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은 이미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했다고 한다. 후편을 먼저 접해 읽다 보니 전작도 꼭 읽어보고 싶어진다. 그만큼 아이의 마음과 상황, 전체 분위기가 아주 잘 전해지는 그래픽노블이다.




토니는 여름 휴가를 기다리고 있지만 어느 날, 어마어마한 소식을 듣는다. 일에도 문제가 생기고 사용하는 컴퓨터에도 문제가 생겨 이번 여름 휴가는 갈 수 없다고 전하는 엄마의 소식이었다. 토니는 어떻게든 휴가를 가고 싶었고 자주 들르는 잡화점에서 잡지 응모를 통해 경품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여러 군데에 응모한다. 토니는 원하는 대로 즐겁고 행복한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을까?




엄마와 토니는 처음 남들이 꿈꾸는 여행을 떠나지만 곧 정말 즐거운 휴가는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꾸려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후 여기에서 저기로, 저기에서 여기로 이어지는 이들의 휴가는 편안함과 진정한 쉼, 행복함으로 이어진다.


채색이 짙지 않다. 한 톤이 다운된 듯한 채색은, 이야기가 바뀔 때마다 초록 계열이나 주황 계열, 노랑, 청록 계열로 바뀌고 이 채색에 따라 분위기도 바뀐다. 무엇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한지를 아는 이들의 휴가를 따라가는 독자는 함께 여행하는 듯한, 편안하면서 즐거운 휴가를 즐기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진정으로 나도 이런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우리 딸은 움직이는 거 싫다며 텐트에서 꼼짝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또한 그녀가 즐기는 진정한 행복일 것이니~ ㅎㅎ 뭐든지 나서서 해보려고 하는 토니의 태도가 읽는 이로하여름 흐뭇하게 하는 것 같다. 마지막 문장, "다시 집에 오니 너무너무 좋았다!"라는 문장 또한 공감 백배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토니 #여름휴가 #그래픽노블 #볼로냐라가치상수상 #초등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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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초성퀴즈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6
박빛나 지음, 현상길 감수 / 유앤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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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때에는 부모가 읽어주는 책도, 평소 부모가 쏟아내는 어휘 수도 모두 아이에게 폭포처럼 쏟아져 모두 흡수되지만 초등학생이 되면 거기서 그치면 안된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어휘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읽는 책의 수준도 높여주어야 하고 한자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해 준다. 내 경우 아이와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자주 끝말 잇기나 반대말 말하기, 거꾸로 말하기 등의 게임을 자주 했다. 아이들은 재미있게 익히면 잊지 않는다. 때문에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초성 퀴즈>의 출간은 정말 반갑다.


빵빵한 시리즈는 언제나 그렇지만, 이 책에도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스토리"가 있다. 어른들이 볼 땐 만화에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들은 그런 아무것도 아닌 것에 낄낄대며 궁금해서 끝까지 보게 되는 힘을 갖는 것이다.




본 퀴즈에 들어가면 페이지의 색마다 힌트가 되는 분류가 있고(동물, 음식, 전통문화, 국기나 과학기술, 세계의 도시 등 정말 다양하다), 큰 초성을 보며 먼저 단어를 떠올려볼 수 있다. 그 아래에는 각 캐릭터들의 대화를 통해 초성의 힌트를 제공한다. 중요한 건 이 포인트인 것 같다. 캐릭터들의 대화를 읽으며 어떤 이미지를 떠올려본다는 것! 책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지만 문자를 이미지로 떠올리는 작업은 무척 중요하다. 그러면 훨씬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작업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처음엔 동물이나 음식처럼 쉬운 어휘로 시작하지만 한국의 역사나 과학 기술, 상식 등의 어휘로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책 뒤편으로 가면 연관 단어를 나열하고 공통점을 찾아 초성 어휘를 찾도록 하기도 하거나 끝말잇기 등 다양한 퀴즈 방식으로 초성힌트를 준다. 원래 아이들은 퀴즈라면 그저~ 좋아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퀴즈 형식으로 더욱 재미를 배가시킨다.


"빵빵한" 시리즈의 가장 좋은 점은 갖고 다니면서 아무때나 보고 싶은 곳을 펼쳐 보고 싶은 곳만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아이는 자주 책을 펼쳐들고 자주 읽는다. 또 가족들에게 하나하나 돌아다니며 문제를 내기도 하고.ㅋㅋ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바로알고바로쓰는 #빵빵한어린이 #우리아이빵빵시리즈 #초성퀴즈 #어휘력 #초등도서 #초등어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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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 여자다 동화 쫌 읽는 어린이
혼다 큐사쿠 지음, 이치이 미카 그림, 강물결 옮김 / 풀빛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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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책을 읽고는 내게 달려와 얼른 같은 작가의 시리즈 책이 있는지 찾아보란다. 최근 읽었던 책 중 최고로 재미있는 책이라면서. 이런 책은 자주 있지 않다. 평소엔 별로라거나 그냥 그렇다거나 좀 재미있었다거나. 시리즈로 다~ 사달라! 하는 책은 정말 아이에게 띠용~하고 전류가 흐른 책이다. 아이는 <그래, 나 남자다>나 <그래, 나 어른이다> 혹은 <그래, 나 아이다> 같은 시리즈가 있지 않냐면서 그런 시리즈가 있으면 꼭~ 사달라고 한다. ㅋㅋㅋ 하지만 동시에 나는 조금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아마 아직은 없을 거라고 대답했다. 왜냐면 분명 이 책은 차별에 대한 책일 테고 그렇다면 가장 먼저 씌어진 책일 테니까.


그림체에서부터 제목의 글씨체 같은 것들이 무척 일본스러운데 그런 것들이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다. 그보다는 소제목을 읽으며 내용을 추측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든가 각 내용의 전개 등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 "그래,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나는 오늘 2교시까지는 남자였다. 하지만 3교시부터 여자가 됐다."...3p


겉표지를 넘기면 두꺼운 글씨로 이 문장이 덜렁! 씌여져 있다. 그리고 본 이야기에 들어가면 그 이유가 밝혀진다. 평소 분홍색을 좋아하던 스바루는 미술 시간에 마음대로 하늘을 그려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사막의 하늘을 떠올리고는 분홍색 하늘을 칠한다. 그런데 같은 반 친구 스즈키가 자꾸 이상하다며 딴지를 건다. 분홍색은 여자나 좋아하는 색이라면서. 스바루는 그 놀림을 참다 못해 "그래, 나 여자다. 불만 있어?"라고 답해버린다. 그 이후 점점 소동에 휘말려 누나들의 블라우스와 치마까지 입고 학교에 오게 된 스바루. 스바루와 반 친구들은 이 소동을 통해 무엇을 배우게 될까?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이 무척 참신하고 좋았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본다는 건, 언제나 생각뿐이지 정말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바루는 정말 여자아이가 되어봄으로써 여자 아이들의 고충이나 마음 같은 것들을 깨닫게 되고 그것이 스바루 본인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 전체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정말 좋았다.


우리집 둘째가 어린이집에 가서 곰 세마리 동요를 배워왔을 때, 2절로 직접 개사해서 노래를 불러주시던 선생님은 아이의 질문을 받았다. 아빠 곰은 신문 보고, 엄마 곰은 설거지를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집은 엄마가 신문을 보고 아빠가 설거지를 한다고. 왜 노래는 다르냐고. 집에 와서도 왜 노래 가사가 그러냐고 몇 번을 물었는지 모른다. 때문에 선생님과 면담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가정에서 성 역할에 상관없이 생활하고 보여주어도 아이들은 밖에서 여러 반응이나 말, 행동 등을 통해 어느새 성 역할에 익숙해진다. 그렇지 않다고, 그보다는 자신이 진정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위해 행동하는지를 깨닫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래, 나 여자다>는 보여주고 있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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