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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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스카의 할아버지, 아벨라르가 썼을지도 모르는 책! 삼대에 걸친 데 레온가의 저주(푸쿠)가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그 버전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책의 내용을 유니오르는 이렇게 표현했다. 

"실로 엄청난 뉴에이지 러브크래프트식 픽션"...(290p) !!!

그리고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을 다 읽은 나는.... 이 표현이야말로... 바로 이 책을 말하는 것 아냐?...라고 생각할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뭐냐!!! 저 이해할 수 없는 표현. 그리고 이 책!!! 말이다. 
처음엔 정말 암흑 속을 헤매는 미로 같았다. 도대체 누가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어쩌다 주워들은 듯한 나라(도미니카 공화국)와 수도(산토도밍고)에서 일어났던 일도 언젠가 읽었던 팩션의 배경이 전부였다. 그러니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 같은 것을 내가 알 리가 없다. 그뿐인가. 미국의 문화(만화, 판타지 소설, SF소설 등등... 작가는 이것들을 너더리라고 했던가..) 또한 내겐 너무나 생소한 것들 뿐이어서, 내 머리속은 뒤죽박죽 엉망이 되었다.

내 성격상 모르고 대강 넘어가며 읽을 수가 없어, 페이지의 각주와 책 뒷편의 미주를 꼼꼼히 읽다보니... 더욱 혼란 그 자체다. 스토리는 자꾸 끊기고 그러다보니 재미가 줄어든다. 아예 인터넷 앞에 앉아 공부하듯이 백과사전식으로 읽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나마 시대순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면 내가 이해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되었을까? 그것 또한 작가가 카리브해의 나라를 연상하여 의도적으로 짜맞춘 듯 효과를 낸 것이라니... 난 그저 입을 다물뿐이다. 

어쨌든 이 책은 "오스카"의 짧고 놀라운 삶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오스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기에 그의 할아버지(정말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완벽해 보이는 삶을 살고 있던...)의 삶으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가족에게 씌워진 저주의 시작도 역시 이 분, 아벨라르로부터 시작된다. 

이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 있다. 데 레온가도 아니면서 그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도미니카 공화국을 주무르며 공포정치를 펼쳤던 트루히요! 중세에 유럽국가들이 아메리카를 발견하면서부터 내려진 저주, 푸쿠를 국민들에게 가장 확실하고 정확하게 이행했던 인물이 바로 그다. 그리고 데 레온가는 바로 이 저주에서부터 벗어날 수가 없었고, 몰락했다.  트루히요의 저주는 아벨라르에서 시작하여 벨리를 거쳐 오스카와 롤라에게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어떤 절망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벨리가 그랬고, 롤라가 그랬다. 

"어떤 이들은 저주라고 말하겠지. 
난 삶이라고 말하겠다. 삶이라고."...(
251p)

오스카는.... 그야말로 진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구라도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 않을 외모와 그의 취미(너무나 오타쿠적인), 그리고 그의 취미와 똑 닮은 말투를 지닌 그가, 누구라도 도망쳤을 그 마지막 순간에 인생 최고의 용기를 내어 "사랑"에 다가섰다. 그리고 그는 결국 해냈다는 사실!!!

오스카가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지 않았던 만화책 <왓치맨>의 마지막장에는 그가 몇 번이나 동그라미 쳐놓은 글이 있다. 

"더 강력하고 따뜻한 세상" 

다른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흥미조차 보이지 않았을 현실 밖의 세계를 오스카는 사랑했다. 그가 바라는 세상은 바로 그런 세상이 아니었을까. 누군가의 독재나 강요가 없이, 누구라도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는... 정의가 살아있고, 사랑이 살아있는 그런 세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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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에세이 - 사랑이 있는 풍경
박지은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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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라디오를 듣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나의 경우... 후자다. 음악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을 틀어놓으면... 도무지 다른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난... 전천후 인간이 아닌가보다. ㅋ 그래도 한때는 하루종일 라디오를 들으면 지냈던 때가 있었다. 그 라디오라도 듣지 않으면 반복된 일을 하고 있는 내가 너무나 바보 같아서.... 여유있는 모습처럼 보이려고... 아침 10시부터 퇴근해서 집에 갈 때까지 라디오 프로그램을 모두 꾀고 있었다. 

그때 들었던 프로그램 중에는 <MBC 김기덕의 골든디스크>도 있었다. 그 중.... 일주일에 한 번 초대손님 데려다가 꽁트로 엮어 방송했던 "음악 에세이"가 아직도 기억난다. 때로는 "으아~~~ 유치해서 도저히 못듣겠다!!!" 하는 내용도 있었고, 때로는 듣다가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감동적인 사연도 있었다. 왜인지 매주... 기다려지던 그 프로그램! 내가 라디오를 멀리한 지 몇 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건재한가보다.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책이라고 다를까. 아주 오랫만에 만나는 "음악 에세이"는 그때 느낌 그대로... 때로는 유치하고, 때로는 감동으로, 때로는 따뜻한 사랑으로 뿌듯해지는 느낌 그대로이다. 제한된 시간 내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이어서 글로 엮어 놓으니 무척 짧다. 그래도 그 안에는 사랑이, 이별이 혹은 죽음이, 재회가....인생이 녹아 있다. 때문에 그 내용을 듣고 읽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가보다. 

첫 만남에서 연인이 되기까지의 밀고 당기는 상큼, 발랄한 연애담에서부터, 잃었던 사랑을 다시 찾게 되는 이야기,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안타깝게 이별하게 되는 이야기 등... 많은 만남을 통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있다. 드라마를 보는 듯, 이야기를 듣는 듯... 아주 편하게 감동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쉽게 읽혀지는 거라 생각한다. 

일주일에 한 편씩 이야기를 만드는 것...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길고 짧고를 떠나 "사랑"이라는 주제를 놓고 새로운 이야기를 제한된 시간 내에 만들어 내야 한다는 사실... 작가에게 정말 존경심이 생긴다. 이 책 읽으면서... 다시 라디오를 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짧지만... 이 이야기를 읽고 듣는 시간 동안에는 나는 꿈을 꿀 수 있고, 감동을 받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여자들에게... 역시 "사랑"은 영원한 테마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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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 Two Lap Runners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9
가와시마 마코토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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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을 보고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스톱 워치 2개로 8이라는 숫자를 만들어 "800"이라는 큰 글자가 써 있고, 청량한 푸른 하늘이 펼쳐젼 표지가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읽을 결심을 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책을 빌리러 자주 가던 그곳에, 이 책.... 무려 3권인가 4권이나 진열되어 있었다. 내게 그 권수가 "그만큼 중요한 책이니 꼭 읽으세요~"라는 말처럼 들려왔다. 하.....

솔직히 말해, 나 이 책 왜 읽었는지 모르겠다. 평소에 일본 만화와 드라마, 영화를 좋아해서 자주 보기는 하지만...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 이렇게 도덕 관념 없이 행동하는 것... 아직까지는 보지 못했다.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거라고... 요즘 아이들 다 그렇고 그렇다고 한다면... 나 정말 울고싶다. 아직은 그렇게까지 무너지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아무리 성적으로 개방된 나라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해도... 도덕적으로 너무 심하다.

<<800- two lap runners>>는 800미터 육상경기 선수 두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하는 화자도 이 두 아이가 바통을 넘기듯이 왔다갔다하며 진행된다. 조폭의 아들이며 어떤 일이든 생각나는 대로 행동하고 무척이나 본능적인 나카자와와 중산층 출신에 언제나 계산하고 계획된대로만 행동하는 모범생 히로세가 두 주인공이다. 이렇게 완전히 다른 두 아이들의 공통점은 800미터 육상 선수라는 점이다.

후반부까지 읽기 전에는 이 두 아이의 성장소설일 거라고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읽었다. 뒤로 갈수록 얽히는 이 아이들의 행태에 완전 질리고 말았지만.... 이 아이들은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정을 모두 쏟아부을 수 있는 운동을 좋아하는 선수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저지를 수 있는 일탈을 그리고 싶었던 걸까? 그래도... 꼭 이런 식으로 인생을 배우고, 열정을 쏟아야 하는걸까? 나로선 이 책 왜 일본 아이들에게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전혀 이해불가능이다. 제발 우리 아이들만은 이렇게 자라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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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수호천사가 되다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플로랑스 티나르 지음, 박선주 옮김 / 책과콩나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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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이렇게 산뜻하고 쌈빡한(?^^;) 소설이 또 있을까... 가볍지만 가볍지만도 않고, 주제가 무겁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매우 경쾌하고 밝게 풀어냈다. 

<<아빠와 함께 수호천사가 되다>라는 제목을 보고... 도대체 어떤 내용일지 참 많이도 생각했다. 제목에 어떤 비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말 어리석었다. 제목은 이 책의 내용 그대로를 담고 있다.

어느 바쁜 날 아침, 교통사고로 아빠와 나, 니나는 교통사고를 당해.... 죽는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13살의 니나는 그 특유의 적응력으로 금새 천국의 신나는 생활에 빠져든다. 그러나 즐겁기만 한 천국의 생활도 잠시, 아빠는 아프가니스탄의 아기 골바카르의 수호천사가, 니나는 살아있을 때 학교에서 가장 싫어했던 아이(잘난체가 너무 심해서) 프리실의 수호천사가 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니나는 누군가의 보호자가 되고서야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과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사랑받으며 자랐는지를 깨닫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 너무나 완벽(부와 재능, 미모까지 갖추었으므로)해 보였던 프리실이 사실은 너무나 외롭고 쓸쓸한 아이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빠와 함께 수호천사가 되다>>는 한 소녀가 성장해 나아가는 모습만을 그리고 있지는 않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란 니나는 살아있을 때부터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중동 여성의 인권이나 남아메리카에서 노예로 일하고 있는 아이들의 인권, 체첸이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는 전쟁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던 니나였다. 그랬기에 수호천사가 되어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큰 일을 해낼 수 있었다. 그 원동력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 많은 니나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따라다니다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고, 저절로 눈물(슬픔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다.^^)이 맺힌다. 이렇게 열심히도 일해주는 수호천사들이 정말 있다면 ....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뉴스에서는 좋은 소식만 전하게 될텐데... 하지만 수호천사가 도와줬다고는 해도 결국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인간 개개인의 "사랑"이다.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사랑"의 씨앗이 점점 자라나 관심을 갖고 도우려고 조금씩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 니나처럼 세계의 아픔에 관심을 갖는 청소년들이 많아진다면 아마도 우리의 미래는 이 소설만큼이나 밝고 경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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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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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TV에서 추천할 때 유명해졌던 이 책을 읽었었다. 불과 몇 해 전이지만 그때만해도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교훈적인 내용을 담은 우화정도로만 생각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올해에는 내가 좋아하는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시리즈>로 집어든다. 그때와 지금의 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느낌이 사뭇 다르다. 우선, 생각이 많아졌다는 것. 그리고 반발심이 조금은 드는 작품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읽으니 왠지 마음의 정화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톨스토이의 단편들 중 8편을 묶었다. 이 8편의 단편들은 모두 크게 같은 주제를 담고 있다. 바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하는 물음에 대한 답. 그것은 결국 "사랑"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8편의 단편을 통해 톨스토이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두 노인>, < 세 가지 물음>에서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지금"에 충실한 삶과 "사랑에서 비롯된 관용과 용서"이다. <두 노인>에서는 옐리세이를 통해 성지를 순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눈 앞의 불쌍한 자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깨우쳐준다. <세 가지 물음>에서도 매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항상 선을 행하라고 한다.

톨스토이는 여러 사회 현상들을 비판하고 있기도 하다. <두 형제와 황금>에서는 아무리 주운 황금으로 좋은 일을 베풀었다 하더라도 황금이라는 물질에 유혹되었던 점(사실 난 그것이 왜 나쁜 일인지 100% 이해되지는 않지만..)을 이야기 한다. <사람에게 많은 땅이 필요한가>에서는 땅 때문에 점점 변해가는 파홈을 통해 물질로 인해 인간이 얼마만큼 타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런가하면 <지옥의 붕괴와 부흥>에서는 현 교회와 정치, 과학, 사회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 바닥에는 역시 "사랑"이 뒷받침되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으로 서로 돕고 용서하며 베푸는 삶을 통해 구원받을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한다. 
 

"이제야말로 정말 깨달았다. 사람들이 자신에 대하여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다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 뿐, 사람은 오로지 사랑에 의해서만 살아가는 것이다. "... 54p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새삼스레 깨달은 진리라고 해도, 역시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삶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이렇게 우울한 이 사회에도 우리 몰래 다른 이를 위해 살아가는 천사들이 아주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도....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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