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과거 소비에트 연방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유지를 위해서 그들은 '경쟁구도'에 크게 의지했다. 저 멀리 미국과 서방세계와 경쟁을 하고, 그들의 (정치 사회적)구조를 비판하며,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그러한 구조가 붕괴하고 또 실질적으로 여러 국가가 분열 독립한 이후에는 한 독재자가 주장하는 초강대국의 '지위'와 그를 위한 '연대'의 슬로건 아래 옛 영광을 쟁취하기 위한 무모한 길을 걸어들어가는 중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 드러난 '역사성'에 비추어 보면 최근 러시아의 모습은 '국가가 나아가야 할 길' 줄여서 국가가 지닌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것으로도 보일 수 있다 생각이 된다. 과거 러시아가 추구한 길은 크게 '서구화' 로 정의된다. 서양의 국가와 경쟁할 수 있는 경제력과 기술. 무력을 갖추고, 결과적으로 유럽의 수 많은 열강에 영향력을 미칠수 있는 전제국가로 성장한 이후, 볼셰비키혁명의 발현과 공산당의 등장으로 만들어진 '독재자의 통치'아래 결과적으로 러시아식의 규칙은 실패하고 또 와해 되어버렸다. 허나 현대사회로 이어지는 가운데 푸틴은 다시 '러시아를 위한 질서'를 계승했고, 또 그 영향력은 그 해당국가와 이웃뿐만이 아닌 전세계에 있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느 사이에 (오랜) 국제질서에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온 러시아, 그리고 그러한 영향력에 발맞추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신강대국의 등장... 이에 대한민국의 독자들이 이 책을 접하는데는 그러한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해결책을 발견하기 위하여 다시끔 '역사'를 돌아보는 시도로서의 그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은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