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 세상의 아이들이 투명하게 알려준 것들
오소희 지음, 김효은 그림 / 북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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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였다. 한창 정채봉, 안도현님의 글들에 심취돼있을 무렵 '어른들을 위한 동화' 시리즈에 빠져있었더랬다. 어쩌면 가장 찬란했을지도 모를 그 시기에 염세주의에 빠져 살았다. 일주일에 5일 이상을 회사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셔도 정작 위로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서 찾았던 것 같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읽으며 위로 그 이상의 것을 마음에 담는다.

오소희작가가 세계여행을 다니며 만났던 아이들, 길에서 살며 하루하루를 근근히 버텨내는 와중에 자신을 찾아가는 라오스의 아농과 통, 르완다의 내전을 피해 우간다로 피신 온 바바라와 그를 거둬준 던, 시리아의 가난한 집 아이 누르와 폭탄사고로 엄마를 잃고 큰 돈을 써서 아빠와 이라크에서 넘어온 달랄, 아마존의 뚜미, 필리핀 작은 섬의 타이손에게서 삶을 배운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이들 중 누구랄것도 없이 정신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부족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매일 아침 새 희망을 마주한다. 한없이 긍정적인 이 꼬마 철학자들에게서 인생을 배운다. 하루하루 지쳐가는 마음을 다잡아 나또한 더 나은 내일을 꿈꾼다.

십여 년 만의 개정판이라니 이제는 어른이 됐을 저 아이들이 굳건하게 살아있길, 그래서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길 기도해본다.

#살아갈용기에대하여 #오소희 #김효은 #북하우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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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듣고 싶은 말
이정원 지음, 김태은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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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이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면서도 가장 못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느려도 괜찮아. 하나하나 천천히 제대로 하렴."
"맘껏 놀고, 졸릴 때 자렴."
"예쁜 꿈 꿀수 있게 엄마가 자기 전에 책 읽어 줄께."

누구한테 배워서가 아니라 그렇게 키우고 싶었다. 실제로 아이가 어렸을 때 시도도 여러 번 해봤다. 그런데 내 마음과 현실은 많이 달랐다.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아이의 느린 성정은 담임 선생님의 성정에 따라서 크게 문제가 되기도 했다. 밖에서 아이를 기다리던 다른 반 친구를 불러들여 '도움'이라는 명목으로 아이의 알림장을 대신 쓰게 했으며, 학부모 상담시에는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내고 작은 키까지 들먹이며 큰 병원에 가서 제대로 검사를 받아볼 것을 종용했다.

애가 잠을 못 자 학교생활이 평탄치 않나 싶어 취침시간만 되면 아이를 닥달했다. 취침 전 머리맡 독서는 오히려 아이의 잠을 더 깨는 결과를 초래하니 중단하고 말았다. 숙제하며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해주는 아이에게 제발 입 좀 쉬고 집중해서 빨리 숙제나 하라며 핀잔을 줬다. 세상이 그러니, 1년동안 함께 할 담임 선생님의 스타일이 그러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며 아이를 다그쳤다.

가진 건 별로 없지만, 남한테 폐 끼치는건 죽어도 싫었다. 어릴적부터 내 부모에게 그렇게 배우고 자랐다. 내 삶을 돌아보면 당연히 남들에게 실수하는 날도, 도움 받는 날도, 본의 아니게 폐 끼친 날도 있었다. 혼자 사는 세상도 아니고, 나 자신이 완벽하지도 않기에. 그런 실수투성인인 내가 아이에게는 완벽함 아니 그 이상을 요구했던 것 같다. 겨우 8살, 9살 된 아이에게 상대방에 따라 스스로를 바꾸며 살라 한 것이다. 담임 선생님이 원하는 사람이 되라니. 내내 남들처럼 공부를 잘 하라는 것도 아니고, 뭔가 대단한 걸 요구하는 게 아니다. 그저 평범하길 바랐을 뿐이라며 나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했던 것 같다.

아이가 어느덧 6학년이 되고 뒤를 돌아보니 좋은 날도 많았지만, 역시 후회의 날들이 많이 기억난다. 나 역시 엄마가 처음인데다 정답이 정해져있는 게 아니라 많은 날을 갈팡질팡하며 보냈던 것 같다. 요즘은 같은 학교 저학년 엄마들은 물론이거니와 남편 회사 선배네 부부까지 찾아와서 아이의 초등생활에 대해 조언을 구할정도로 느긋한 학부모가 됐지만, 아이에게 하는 언어습관만큼은 여전히 쉽게 고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아이가 듣고 싶은 말. 사실은 엄마도 하고 싶었던 말! 하지만, 쉽지 않은 말!
💖 칭찬의 말. 👍격려의 말. 👌배려의 말.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 🤟희망의 말. 💓사랑의 말. 💛💜💚

방법은 하나다. 늘 '내가 듣고 싶은 말'처럼 나를 일깨워줄 수 있는 책을 곁에 두고 자주 읽고, 자주 되뇌이고 습관으로 만들기. 자고 일어나면 어제 먹은 음식도 까마득히 잊어버리는데 하물며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언어 습관을 고치는 건 더더욱 쉽지 않으리라. 그래도 고쳐봐야지. 노력해야지. 못된 말한마디로 내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엄마는 되지 말아야지. 오늘로 새로운 새해 다짐이 하나 더 추가됐다.

아이가 듣고 싶은 말, 나도 해 주고 싶었던 그 말들을 더 자주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내가듣고싶은말 #이정원 #김태은 #뜨인돌어린이 #뜨인돌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그림책스타그램 #초등맘스타그램 #초등스타그램 #그림책스타그램 #아이들은부모의모습을보고배운다 #코로나때매하루종일나만봐 #둘째야제발엄마말좀따라하지마라 #네입에서엄마의못된말이나올때마다무섭다 #좋은말 #예쁜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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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공주
이승은 지음, Ji Young Lee 그림 / 동화작업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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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아주 먼 옛날 바닷속에는 소금을 만드는 소금공주가 살고 있었어요."

소금을 만드는 일은 꽤 오랜시간과 정성이 드는 일이다. 손으로 직접 맷돌을 돌려 소금을 만드는데 무려 만 년, 바다에 섞는데 만 년, 바다에 뿌리는데 만 년, 무려 삼만 년의 세월이 걸렸다.

사람들을 위해 긴 시간을 인내하며 소금을 만든 소금공주는 오랜만에 예쁜 치마를 차려입고 세상 밖으로 나갔지만, 돌아오는 건 못생겼다는 비난과 무시 뿐.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소금공주는 맷돌 갈기를 그만두고 만다.

싱거워지기 시작한 바닷물이 서서히 생기를 잃고 죽어가자 사람들은 다시한번 비난의 화살을 소금공주에게 돌린다. 결국 상처받아 나달나달해진 소금공주는 거품으로 부서져 나가기 시작한다.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적인 비난과 왕따문제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만 있었던 것 아닌가보다. 스스로를 희생해 사람들의 생명줄과도 같은 소금을 만들어줬더니 감사는 커녕 무시와 비난으로 일관하는 사람들. 심지어 소금공주가 소금 만드는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죽어가는 바다에 대한 책임마저도 소금공주에게 돌리는 이들의 인면수심에 화가 난다.

그래도 다행히 소금공주에게는 은혜를 알고 소금공주를 멀리서 지켜봐온 소금요정들이 있었다. 사랑때문에 으스러지기도, 활짝 피어나기도 하는 소금공주를 보면서 나도 혹시 사람그룹에 속해있는건 아닌지 반성의 시간을 가져본다. 누군가에게,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좀 더 다정한 마음으로 다가가야겠다.

이 책을 읽고나니 더 착한사람으로 살고싶어진다. 주변도 좀 돌아봐야겠다
혹시나 나때문에 상처받고 있는 이는 없는지.

#소금공주 #이승은 #이지영 #동화작업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착하게살자 #소금없인못살아 #동화나라같은동화작업실 #초등책추천 #유아책추천 #내면수업 #마음단련 #입조심 #넌정말소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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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폼은 자유로워
온담 지음 / 이야기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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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보육부터 교육까지 온전히 집에서 책임지는 상황에 처하고 보니, 아이들을 그냥 놀리자니 불안하고 뭐라도 가르쳐보자니 서로가 서로를 버거워하는 실정이다. 겨우 문제집 한 권 간신히 풀리고 있는데, 그마저도 하기 싫어 아이가 몸부림 치는 모습을 볼때마다 '공부 그게 뭐라고?!!'하는 현타도 온다. 평소에도 아이들 공부에 크게 열 올리지 않는 편이지만, 훗날 본인들이 원하는 꿈을 그릴 때 기초학업능력이 발목을 잡아서는 안되니 최소한만 시키자 주의인지라, 더더욱 서로에게 목 매여 있는 지금의 상황이 심난할 따름이다.

그런데, '폼폼은 자유로워'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 안면근육에서 느껴지는 표정의 변화를 읽고 잠시잠깐 당황스러웠다. '얼마나 답답할까'에서 시작해서 '정말 행복하겠구나'까지. 나도 모르게 폼폼이의 부모를 원망하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종래에는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더불어 우리 아이들은 지금 행복할까? 진짜 원하는 걸 하고 있을까? 엄마의 지지와 받침이 오히려 아이들을 떠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수많은 물음표로 시작된 '현자 타임'에서 좀 헤매기까지 했다.

사실 하루 중 두어 시간을 제외하면 TV부터 시작해서 인형 옷 만들기, 3D펜으로 각종 소품 만들기 등 온갖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기에 결국엔 '나만큼 자유를 주는 엄마가 어디있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며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 것이라고 믿어본다.

한 권의 짦은 그림책 한 권이 하루종일 내 마음을 들었다놨다 한 날이다!!!

#폼폼은자유로워 #온담 #이야기나무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맘스타그램 #초등맘스타그램 #예비중등맘스타그램 #나도엄마가처음이라 #자유를꿈꾸는엄마라 #자유방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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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운영해 봐요 - 어린이를 위한 첫 비즈니스 수업 사업가를 꿈꾼다면?
유스티나 베레지니츠카 지음, 이자벨라 두직 그림, 김영화 옮김 / 그린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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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긴 하지만 요즘 어린이책은 참 잘 나오는 것 같다. 예쁘고 재밌고 유익하기까지. 어디 하나 버릴것이 없다.

그린북출판사의 신간 '사업가를 꿈꾼다면?_카페를 운영해 봐요' 책을 받아보고 나도 모르게 혼자 몽상에 빠져버렸다. 사실 나른한 오후만 되면 조마막한 손으로 나를 위해 커피를 타주는 둘째를 위해 신청한 책이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웬만한 어른은 명함도 못 내밀만한 디테일한 준비와 조언들이 쏟아져나왔다.

자금 마련 방법, 고객에 따른 가게 위치 정하기 등의 기본적인 것부터 카페 이름 짓기, 로고 만들기, 필요한 직원 뽑기, 메뉴 개발하기 등의 세세한 부분까지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한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하기, 기업을 둘러싼 환경 이해하기, 수입과 지출 계산하기, 가격을 정하고 가게를 홍보하는 다양한 방법 등 진짜 카페 하나를 세우는 필요한 거의 모든 준비와 필요에 대해 다루고 있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기업인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일과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워라벨의 중요성까지 짚어준다.
실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분의 인터뷰까지 싫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까지 배울 수 있다.

아이들 책이라고 대충 가볍게 넘기지 않는다. 실제 사업의 1도 모르는 나같은 어른이 읽어가며 따라해도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하면서도 쉽게 쓰여졌다.

매 장마다 미션처럼 직접 자신의 카페 이름을 지어보고 위치를 선정하고 메뉴를 개발해서 적거나 그려볼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돼 있어 집에서 아이들과 모의 사업준비를 하며 독후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초등진로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조만간 이 책과 함께 나온 동물병원 이야기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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