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광, 렌조 미키히코 반전 트릭 미스터리

 

 






 


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모모 펴냄





범인의 정체에 놀라지 않았다면 전액 환불해드립니다? 이 승부욕 자극하는 카피는 뭐지? 환불이벤트가 진행 중인 도서라 기한이 촉박하진 않을까 싶어 냉큼 펴들었다. 내가 밝혀주겠... 이런 자만은 일단 접어두고! 나는 그래도 범인의 정체를 짐작이라도 해내진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아, 환불이벤트는 여기서 확인하시라!



 

 

 

그날 나는 시한폭탄의 스위치를 눌렀다...

 

 







 

어쩌면 그 장치가 고장이 나서 아무 도움도 안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그 스위치를 눌렀다. 그것이 진실이다. 나는 그때 정말로 나오코를 죽이고 싶었다...

한 가족이 있다. 아니 두 가족이다. 아니, 역시 한 가족이라고 해야 할까? 평범해 보였지만 평범하지 않은, 속으로 곪을 대로 곪은 가정. 아니, 곪은 것을 미처 몰랐거나 모른 척했거나 모르고 싶었거나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척하면 지금까지처럼 평범하고 평온한 생활이 이어진다는 듯이... 정말 그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사토코의 시어머니가 죽고 난 후 시아버지 게이조는 치매에 걸렸다. 가정주부인 사토코는 남편 류스케를 대신해 시아버지를 수발든다. 어쩌면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일 수 있지만 사실 모든 게 차곡차곡 곪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여태 곪았던 것은 어느 날 팡 터져버렸다. 사토코가 자신의 딸 가요를 데리고 치과에 다녀 온 사이 사토코의 여동생 유키코의 딸인 네 살짜리 나오코는 그 집 화단에서 시체가 되어 있었다. 아이가 사망했을 시각에 유키코는 젊은 대학생 히라타와 불륜을 즐기고 있었다. 유키코의 남편 다케히코는 커피숍에 있다가 나오코가 없어졌다는 처형의 전화를 받는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 집이 평범하고 평온했던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모두가 그런 척했을 뿐이다. 석고의 싸구려 가면에 금이 갔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의 죽음을 둘러싼 이 '사건'에서 딱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용의자에서 벗어날 만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한 사람은 당연히 나오코와 함께 있던 치매 노인. 범인이 특정되나 싶던 순간, 나오코의 사망 추정 시각에 사토코의 집에서 젊은 남성이 뛰쳐 나왔다는 목격자가 셋 나온다. 게다가 가장 강력한 용의자인 게이조는 젊은 남자가 나오코를 정원의 종려나무 밑에 파묻었다고 내뱉는다. 젊은 남성이라... 이제 다케히코, 류스케, 하라토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 그들 모두가 용의자를 자처한다. 아내의 끊이지 않는 불륜 때문에 자살을 시도했던 다케히코는 아내의 불륜을 처형에게 폭로한다. 지혜로우며 다정한 아내이자 엄마 역할에 효부 노릇까지 하던 사토코는 일상이 지긋지긋했다고 고백한다. 처제의 몸을 탐하던 류스케는 그럼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사랑한 사람은 사토코뿐이었다고 말한다. 싫증을 잘 내고 불륜을 저지르는 데 거리낌이 없던 유키코는 언니의 것을 탐하고 빼앗고자 했으며 나오코가 때로 없었으면 싶었다고 인정한다. 오히려 이 노인네만 정상이고, 미친 건 우리 쪽이다. 나를 포함해 죽음을 잔혹하고 슬픈 것으로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오히려 미친 것이다... 그런가? 정말 그들 모두 용의자, 아니 범인일까? 그들 모두가 한 아이를 죽인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군. 누군가 고백한다.

 



 

우리는 각자 서로 다른 이유에서
그날 죄 없는 나오코를 죽였다.

 

 



내 몸의 치부가 곪아 터진 듯한 그 상처를 감추기 위해 항상 힘들어하는 척했습니다. 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은 거의 완벽하게 성공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고백'이 이어질 때마다 쏟아지는 반전. 모든 고백은 오로지 그들 자신만의 진실이자 그들 자신만을 위한 것이었다. 이로써 독자는 범인을 추정하는 데 번번이 함정에 빠지고 만다. 나 역시 뚝심 있게 한 사람을 지목하고 나아갔으나 마지막 반전은 정말이지...! 누군가에게는 선이 누군가에게는 악이니, 무엇이 선이고 또 무엇이 악인가. 긴장을 잉태한 밤은 마지막 정적을 집 주위에 둘러치고 있었다.

 

 






 

 

처음 들어본 이름 렌조 미키히코. 우리나라에 제법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사카 고타로가 "백광"을 두고 “충격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더할 나위 없는 렌조 미키히코표 미스터리의 걸작”이라고 극찬했다는데, 딱 그렇다! 한 명, 한 명 고백할 때마다 범인이 바뀌고 사건이 뒤집히는 믿기 힘든 반전 미스터리. 과연 진실을 말하는 이는 누구이고 거짓을 말하는 이는 누구일까? 나오코 살인사건의 진짜 범인은 바로~! 자, 속을 준비 되었는가? 도전할 준비 되었는가? <범인의 정체에 놀라지 않았다면 100퍼센트 환불해드립니다>에 도전하시라!

 

 

 


출판사 지원도서*
#백광 #소설백광 #렌조미키히코 #모모출판사 #책추천 #베스트셀러 #소설 #소설추천 
#반전미스터리 #트릭미스터리 #반전트릭 #추리미스터리 #환불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가 들려주는 뼈에 새겨진 이야기
수 블랙 지음, 조진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뼈에 새겨진 이야기,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수 블랙 지음, 조진경 옮김, 세종서적 펴냄







뼈, 라고 하니 가장 먼저 해골이 떠오른다. 한때 해골 무늬가 액세서리나 가방이며 스카프 등에 디자인되어 유행했다. 유명 디자이너 데미언 허스트가 백금을 주조해 만든 두개골에 다이아몬드를 촘촘히 박아 만든 작품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이 두개골의 원형이 진짜 유골이었음을 알고 나니 몸서리가 쳐졌다. 유골의 매매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따지고 말고 하기 전에, 해골 이미지가 사용된 역사가 매우 유구하건 말건 간에 나는 그 디자인에 엄청 거부감을 느꼈더랬다. 오죽하면 연예인들 몸을 장식한 해골 문양에 그 연예인이 싫어지기도 했을 정도였다.






묻는 사람에게 기꺼이 이야기를 해주는 뼈가 있는가 하면,

능숙한 과학자들이 끈기 있게 달래서

진실을 털어놓으라고 할 때까지 경계하며 지키는 뼈도 있다.






죽은 사람의 머리뼈를 일컫는 해골은 범위를 넓게 보자면 죽은 사람의 살이 썩고 남은 앙상한 뼈 모두를 가리킨다. 특히 두개골은 우리의 양심과 지성, 인간성, 자아가 저장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기에 시신을 발굴하려는 법의학자들은 일단 두개골을 찾고 싶어 한다. 이 두개골을 비롯한 우리 몸의 모든 뼈는 우리와 함께 성장하면서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는 대로 적응하고 변화한단다. 인체 거의 모든 부위의 뼈에 한 사람의 경험, 습관 및 활동이 반영된다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삶의 흔적, 기억들은 골격 안에 음악처럼 간직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법의학자들은 의료 영상을 통해 죽음을 추적하면서 뼈에 기록된 그 사람의 경험을 찾아내고, 그 사람의 사연을 알아내고, 죽은 자에게 이름을 되찾아준다.




법의인류학 분야에서는 신체 또는 신체의 일부와 마주했을 때 해결해야 하는 네 가지 문제가 있다. 유골이 인간의 것인가, 법의학적 관련성이 있는가, 이 사람은 누구인가, 사망의 방식과 원인을 뒷받침할 수 있는가다. 돼지의 갈비뼈는 인간의 갈비뼈와 아주 비슷하며 말의 꼬리뼈는 사람의 손가락뼈와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 또한 어린이의 골격 일부는 종종 동물의 뼈로 오인되기도 한다. 이로써 확증 편향을 피해 유골이 인간의 것인지 여부를 가리는 문제는 법의학적 분석의 첫 관문이다. 이후 죽은 지 얼마나 되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혹은 시간의 경과와 상관없는 법의학적 관련성을 밝히기 위해 C14, 즉 탄소의 방사성동위원소 수치 측정 등의 조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제 유골이 최근에 사망한 인간의 것으로 확인되었다면 뼈에서 가능성 있는 신원을 알아낼 실마리를 찾아내야 한다. 뼈에서 개인의 생물학적 프로필을 만드는 것이다. 이제 사망 방식과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신체의 여러 부분을 읽어 그 답을 찾아내는 데 몰두한다. 이때 모든 것은 항상 과학적으로 엄격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가설을 세우고 연구하며 시험하고 재심해야 한다. 발견한 결과의 통계적 확률에 정통해야 함은 물론이요 그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며 전문 증거에 대해 과학적 이해와 해석을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이 모든 게 법의학 세계로 가는 과정이다.





대부분의 뼈가 인체 밖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뼈의 주인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






사건이 벌어진 현장을 조사한 법의힉자들이 일련의 사건에 대해 시간적 순서에 따른 과학적 입증을 함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미지 상태인 채로 남게 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사건이 TV드라마나 영화처럼 명확하게 해렬되는 것은 아닌 게 현실인 셈이다. 법의학자이며 해부학자인 저자 수 블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작업인지를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에서 말하고 있다. 어린이 뼈대 교과서를 집필하기도 했던 수 블랙은 뼈에 관한 해부학적 지식으로 범죄수사를 돕는 과정을 상세히 적고 있다. 두개골을 통해 나이, 성별, 인종을 알아내고 디지털몽타주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복원해내고, 주로 시신 절단 사건과 관련된 척추뼈를 살피고 죽은 자가 어떤 무기로 살해당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갈비뼈를 더듬는다.





영국 범죄소설 작가 협회 논픽션 부문 수상!


수 블랙은 유골을 다루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필사적으로 알고 싶어 하는 가족들이 마지막 인사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소신을 밝힌다. 법의학자, 그중에서도 법의인류학자들은 죽은 자의 뼈에 새겨진 살아온 기억과 상처를 읽어낸다. 마치 짧은 멜로디만 듣고 곡명을 알아내는 퀴즐 풀듯 아주 작은 뼈 조각만으로도 죽은 자의 신원과 사인을 밝혀야 한다. 이 과정은 그야말로 논리적 추론이 따르고 명쾌한 과학적 설명이 함께한다. 조각이 났든 거의 타버린 채 흔적만 남아 있든, 뼈는 우리에게 삶이라는 노래를 들려준다. 


최근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다룬 책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드라마화되었다. 유성호 저자는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에서 죽음을 가까이할 때 역설적으로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파일러의 시선으로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것과 법의학자로서 바라본 죽음, 그리고 법의인류학자의 관점으로 뼈에 담긴 이야기를 추적하는 것은 모두 죽은 자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고 그의 이름을 찾아주는 작업이라 하겠다. 실제 벌어진 살인사건을 유골을 중심으로 추리하듯 풀어갔던 저자 수 블랙의 경험이 숙연하고도 명쾌하게 서술된 범죄학 교양서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내 뼈를 모두 모아 삶아서 지방을 모두 제거한 뒤, 다시 연결하여 교수용 해골로 만들어서 설계부터 참여했던 해부실에 걸리고 싶다. 그렇게 죽어서도 계속 가르치고 싶다. 아주 평범한 내 유해를 통해 나는 말없는 훌륭한 교사가 될 것이다.

이 얼마나 지독한 각오인가. 신념으로 똘똘 뭉친 법의학자의 놀라운 의지가 아닐 수 없다. 이 법의학자의 통찰이나 활약상이 궁금하다면, 법의학자가 하는 일이 알고 싶다면, 법의인류학자가 들려주는 뼈에 새겨진 이야기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를 펼쳐보자!





출판사 지원도서*

#나는매일죽은자의이름을묻는다 #수블랙 #세종서적 #법의학 #법의인류학 #범죄수사 #두개골 #범죄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펄프픽션
조예은 외 지음 / 고블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장르문학 작가들의 21세기식 펄프픽션











펄프픽션

조예은,류연웅,홍지운,이경희,최영희 지음 | 고블 펴냄




와우, 와우~ 어쩜 이렇게 기발하냐! 한국 장르소설의 미래는 정말 희망적이다! 이 장르가 그다지 인기가 없다는 마이너라는 표현에 잠깐 발끈^^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LA의 암흑가를 배경으로 몇 개의 코믹한 에피소드를 연결시켜 만든 영화 <펄프픽션>이 떠오른다. 암흑가의 두목, 그의 부하, 그의 정부, 부하의 동료, 한물 간 권투선수, 강도들... 포인트는 반전과 경고. 그 영화처럼 고블의 "펄프픽션"은 장르문학 작가들의 손 끝에서 반전으로 잘 버무려진다.





오늘은 꼭 어제 같고 어제는 내일 같았으며

내일도 결국 오늘 같을 것이다.








조예은의 <햄버거를 먹지 마세요>에서는 비밀스런 재료로 만든 햄버거와 얽힌 학원괴담이 펼쳐진다. 탈출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감금된 것이었다는 기막힌 현실 속에서 또 하나의 기막히고 어처구니없는 사실과 마주한 재수생 루루와 알바생 재이.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는 게 과연 이토록 무시당하고 고통스러워해야 할 일인가를 짚어보게 만든다.




김신전이 만든 사망떡볶이를 먹은 뱀파이어가 뱀fire로 진화해 한국의 경제를 일으키는 참에 원조 뱀파이어 거주국 영국에서 뱀fire 반환을 위해 공작을 벌인다. 위기의 순간,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하늘에서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모습을 보던 김신전은 곧 아아, 아버지가 하나님 아버지까지 데려오셨음을 알고 극적인 순간에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데... 그제야 김신전은 어떤 욕심들이 모였다가는 결국 세계가 지옥으로 변모하고 만다는 것을 깨닫는다. 류연웅의 <떡볶이 세계화 본부>에서는 각자가 맡은 일은 각자에게 일 더하기 일처럼 일도 아닌 일이 국회의사당을 파괴하는 괴력으로 발휘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홍지운의 <정직한 살인자>에서는 <금도끼와 은도끼> 동화가 에스에프 이야기로 등장한다. 마장동 도끼로 불리던 조폭 남편 자식이 죽어라고 염병을 하기에 독을 먹여서 죽여 버린 아내가 시체를 유기하려던 참에 짜잔~ 하고 나타난 행성 크루통 출신의 외계인 카렐. 외계인은 아내에게 '이 도끼가 네 도끼냐?' 아니 '선생님께서 떨어뜨린 시체는 이 금으로 된 시체입니까, 아니면 이 은으로 된 시체입니까?'라는 질문을 쏟아낸다. 그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 죽음뿐이라는데, 아내는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해야 한담? 조직폭력배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변비 같은 일이지 않습니까? 뭬야?




요즘 들어 사람들이랑 다툼이 잦다거나, 딱히 이유도 없이 기분이 좋았다 우울했다 마구 널을 뛴다거나,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당최 돈이 모이질 않는다거나... (평생 그래왔는데요) 이는 모두 태극이 과하게 모여 생긴 현상이었다. 해동 육룡이 나르샤... 태극은 잘만 활용하면 세상에 큰 변혁을 가져올 좋은 기운이지만, 이렇게 무분별하게 한 곳에 집중되면 지극히 위험하나니! 광화문에서 서울역을 지나 용산역까지 1호선을 따라 거대한 용 한 마리가... 지더라도 끝없이 패배를 쌓아가는 투쟁의 과정 속에 삶이 있다. 우리는 모두 어떤 상처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셈이다. <서울 도시철도 수호자들>, 이경희




포승줄에 묶인 청소로복의 자가 변론... 하아... 주인의 모호한 명령어가 초래한 사건이 일어났다. 인공지능이 자발적으로 주인을 살해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반절의 여론이었으므로 이 일은 윤리적 고민에 쟁점을 불러일으켰고 인공지능 사업의 미래는 심판대에 올랐다. 무조건 무성적이고 귀여운 아기 깡통 로봇으로 태어난 알옛이지만 점차 많은 기능이 추가되었고 급기야 일개 청소로봇이 스스로를 시민이라 규정하기에 이르는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많은 생각을 소화시키는 중이었어요. <시민 R>, 최영희








햄버거의 비밀과 관련한 학원괴담, K푸드 떡볶이를 먹고 진화하는 뱀파이어, 조폭 남편과 조선족 출신 아내 사이의 사연이 담긴 느와르에 에스에프적 요소인 외계인과 유에프오, 지독한 민원인이었는가 싶었더니 사실은 오컬트적 능력을 가진 무협담 같은 노인들 이야기, 인공 지능이 지식을 가지게 된 후 스스로 묻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로봇의 살인에 이르기까지 한국 장르소설 작가 5인의 시선으로 "펄프픽션"이 재탄생했다. 재미는 기본, 언어 유희도 맘에 들어 술술 읽어내린 "펄프픽션". '고블'이라는 브랜드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건만, 탄탄한 기획에 작가진 역시 잘 구성되었다. 광산을 탐험하여 황금을 캐는 고블린처럼 독자에게 멋지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전해주겠다는 고블, 다음은 뭘 전해주려나^^






출판사 지원도서*

#펄프픽션 #조예은 #류연웅 #홍지운 #이경희 #최영희 #고블

#장르문학 #학원괴담 #느와르 #오컬트 #로봇살인 #판타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낭만적 은둔의 역사 -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낭만적 은둔의 역사












낭만적 은둔의 역사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 공경희 옮김, 더퀘스트 펴냄




혼자 마시는 차, 혼자 하는 사색, 혼자 읽는 책... 이렇듯 혼자 있는 시간을 몹시 갈망하는 1인으로서 지나칠 수 없는 제목의 책이 아닌가! 낭만적 은둔이라니, 제목에서 이미 점수 따고 들어간다.



요즘 글로벌 사회에서 '은둔'이라는 말이 별로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이기에 이 제목이 더 끌렸을까?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히키코모리만 봐도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 안에만 틀어박힌 채 살아가는 병적인 성향이 강한 은둔형 외톨이를 뜻하니 말이다. 예전 우리 문화로 보자면 방콕족이니만큼 은둔이라는 말은 핵가족화, 이웃이나 친척들과의 단절, 학력지상주의에 따른 압박감, 청년실업 등에 의한 심리적 부담감,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 등으로 연결된다. 즉, 집단에서 밀려난 망명자인 셈이다.



스위스 철학자 요한 게오르그 치머만은 신과의 소통에만 치중한 나머지 세상을 거부하는, 수도원과 수녀원에 만연한 은둔, 즉 종교적 평온과 고요한 은둔을 인간성의 왜곡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말입니다, 은둔이 정말 이렇게 안 좋기만 한 걸까?




가장 건강한 고독은 

자기 회복과 자유롭고자 하는 경향이다.




저자 데이비드 빈센트는 1791년 출간된, 치머만의 "고독에 관하여"라는 책을 파고든다. 사색적으로 보이고 싶은 18세기 당대 젊은이들이 품에 껴안고 다녔다는 저 책에 나도 관심이 쏠린다.



원래 혼자라는 것은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있다가 없는 순간의 경험을 뜻했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 속에서 묻어나는 허무함이라기보다는 집단에서 잠시 벗어나 혼자의 여유, 혼자의 사색을 즐기는 개념이었던 것이다. 이 여가는 건강을 챙기는 수단이기도 했던 산책으로 직결되었고 더 나아가 여행으로 이어졌다. 그만큼 혼자라는 의미는 무척이나 아름다웠음이다. 오죽했으면 '혼자 걷기는 세상 체험에 좋은 도구'로 합리화되기도 했을까.



혼자에서 비롯된 걷기며 여행에서 끝나면 너무나 단순한 은둔의 역사일 터. 고독을 경험하는 수단들은 역사만큼이나 다양하다. 바느질을 하고 편지를 쓰고 카드 게임을 하고 낚시를 즐기고 독서를 하고 원예 생활을 펼치고 기도를 드리고... 그런데 이토록 많고 많은 은둔의 방식이 마음에 콕 박히진 않는다. 성별에 따라 어쩌면 허용되지 않은 자유에 대한 욕구 충족 수단이었을 수 있다는 씁쓸함을 느껴서였다.









​| 외로움의 양은 측정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작가 사라 메이틀랜드는 "외로움에 대한 논의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고독의 긍정적 기능이 가려져 버렸다"고 말했다. 정말 그런가? 사실 아름다운 고독이었는데 혼자 있어 불안해하는 외로움으로 치부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어느 정도 수긍하려는데 치머만은 혼자인 상태와 함께 있는 상태를 오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교육받은 남성들만 창의적인 고독과 피해를 주는 고독을 무사히 넘나든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고독을 통한 성장은 역시나 남자들만 가능하다는 말이 되겠군. 사회적 혹은 문화적 굴레란 이리도 무서운 것이다.



앉아서 시냇물 거품을 바라보다 궁금해서 한 시간을 허비해도 좋다는 시인 존 클레어의 넋두리 같은 고백에 고개를 끄덕인다. '어떤 면으로 고독은 단순희 휴식의 문제이자 관계와 삶의 변화를 모처럼 생각할 기회'라는 말에 공감을 표한다. 집단에서 벗어나는 것은 꾸준히 매력적이다. 산책하는 마음부터 항해에 나서는 용기까지, 광적인 수집부터 여가와 여행의 역사까지, 400년에 걸쳐 사람들의 혼자 있는 시간을 다룬 희한한 책. '시간여행자를 위한 안내서'라고 당당히 소개한 데이비드 빈센트의 인문교양서 "낭만적 은둔의 역사"를 통해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방법, 기꺼이 음미해보았다.






출판사 지원도서*

#낭만적은둔의역사 #데이비드빈센트 #더퀘스트 #은둔 #고독 #몽상 #시간여행자 #인문교양 #혼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통증 때려잡는 스트레칭
최재석 지음 / 센시오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병원 가지 않고 통증 때려잡는 스트레칭

 

 

 

 

 


통증 때려잡는 스트레칭
PT재석(최재석) 지음, 센시오 펴냄

 

 

 

 

 

목, 어깨, 허리, 손목, 무릎. 안 아프신 찾습니다~! 안 아프신 분 과연 있을까요? 전 다 아파요. 안 아픈 곳이 없지 말입니다. 마사지를 받아도 시원한 줄 모르겠고 스트레칭을 해보려고 해도 이 뻣뻣한 몸뚱이는 동작도 제대로 못 쫓아가니 무슨 효과가 있겠냐... 싶고 그렇습니다. 사실 마사지를 받으러 가면 선생님들이 다 깜짝 놀랍니다. 이것이 정녕 사람의 딱딱함이냐, 이런 느낌이죠! 결국 마사지를 팔꿈치로 하다가 발로 밟기까지 하십니다. 밟히는 모욕(?)까지 감수하면서 기꺼이 몸을 맡기지만 그래도 안 풀리는 글꽃송이. 이 와중에 통증 때려잡는 스트레칭이라며 호언장담한 물리치료사 PT재석의 책을 만났으니, 눈이 번쩍! 그럼 따라가 봐야겠지 말입니다.

 

 

 

 

 

스트레칭은 이미 짧아진 근육을 다시 정상적인 길이로 늘이고,
관절의 움직임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

 

 

 

 

우리 몸 구석구석은 왜 아플까요? 일단 일상생활 속 잘못된 습관 때문이죠. 저도 알아요. 평소 제 자세가 무우척 불량하다는 것을요. 몸을 열심히 반듯하게 해두고 일을 시작하지만 일하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 다시 자세를 바로잡아 보지만 그새 제자리. 이건 먹고살자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놔두면 저처럼 굳은 근육, 굳은 몸, 통증에 시달리는 몸이 되고 맙니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스트레칭, 통증의 원인을 잡는 스트레칭입니다.

 

 

 

 

 

 


오랜만에 산책을 했더니 발목 윗부분부터 정강이 앞 근육 통증이 생겼다면 어디를 스트레칭해야 할까요? 아픈 부분을 풀어줘야 한다고요? 아니더라고요. 놀랍게도 아프지 않은 반대쪽 종아리 근육 스트레칭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아야 하는데 뒤쪽의 종아리 근육이 짧아져 있어서 뒤꿈치보다 발끝이 먼저 땅에 닿기 때문에 근육통이 생겼다는 거죠. 이것을 반대 근육 스트레칭이라고 한대요.

 

그럼 몸을 앞으로 숙였을 때 허리 통증이 생겼다면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상체를 숙이려면 몸의 뒷부분이 전체적으로 늘어나야 하는데 엉덩이 근육과 다리 뒤쪽 근육이 짧아져 제대로 늘어나지 않아서 허리 근육이 과도하게 늘어나 통증이 생기는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허리 자체에 스트레칭을 하는 게 아니라 엉덩이 근육이나 다리 뒤쪽 근육을 스트레칭해야 통증을 잡을 수 있다는 거죠. 와우. 결국 우리 몸은 이렇게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보완적이라는 말씀!


 

 

 

 

 


지그시 동작을 유지하는 정적 스트레칭 &

부드럽고 반복적인 움직임을 만드는 동적 스트레칭
두 가지 스트레칭은 상호보완적이므로 병행하는 게 좋고 반드시 정적 스트레칭을 먼저 시행한 뒤 동적 스트레칭을 시행해야 몸에 무리가 되지 않는다고 해요. 정적 스트레칭은 오랫동안 굳어버린 근육의 길이를 차근차근 늘이는 과정이고, 동적 스트레칭은 목표로 한 근육을 수축 및 이완하고, 그 근육과 반대되는 길항근까지 수축과 이완으로 자극하는 과정인데요. 두 가지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이 정상 길이로 늘어나면 이제부턴 제대로 된 사용법을 몸으로 익혀야 합니다.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하면 안 되니까요^^


 

 

 

 

 


10년차 물리치료사인 PT재석 최재석 저자는 40만 구독자를 보유 중인 유튜브 채널 '물리치료사 PT재석' 운영자이기도 한데요, 통증 때려잡는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고 해요. 물리치료사로 근무하던 중 재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근육의 정상적인 사용임을 깨달은 그는 개인별 맞춤형 운동을 고안하고 따라 하길 권했다고 하죠.


저는 이놈의 통증과 물만 먹어도 찌는(^^) 살 때문에 얼마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는데요, 처음 따라 하자니 정신도 없고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는 참이에요. 마침 딱 시기적절하게 만난 책 "통증 때려잡는 스트레칭". 통증 없이 통증을 뿌리 뽑는 스트레칭 프로그램 한번 쭈욱 살펴봤으니 이제 실행만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PT재석 저자가 제시한 스트레칭 황금률 '순서'에 따라 진행하는 게 제일 중요 포인트겠죠. 마사지로 굳은 근육을 푸는 것부터 시작해서, 짧아진 근육을 시원하게 늘이는 단순한 스트레칭을 거쳐, 복합적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활용 순서를 익히는 것! 통증 해결은 이제 시간 문제, 아~ 어떡해요. 막 몸을 움직이고 싶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목, 어깨, 허리, 무릎, 손목 등 5대 통증을 중심으로 부위별 통증 발생 이유, 통증 해결 과정, 통증 재발 방지법, 통증을 잡기 위한 스트레칭법 등을 세세히 다룬 초간단스트레칭 트레이닝 안내서. 스트레칭 방법을 책 속 QR 코드를 통해 동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꾸준히 스트레칭하고 잡힌 근육을 잘 유지해 통증 없는 몸, 안 아픈 몸, 건강한 몸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

 

 

 

출판사 지원도서*
#통증때려잡는스트레칭 #PT재석 #최재석 #센시오
#10분스트레칭 #초간단스트레칭 #홈트레이닝 #근력운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