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힘을 다해 싸웠습니다
김종대 지음 / 가디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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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인물사: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힘을 다해 싸웠습니다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힘을 다해 싸웠습니다

김종대 지음, 가디언 펴냄

 

 

5월 출범할 새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정호영을 내세웠다. 그런데 웬걸, 아빠 찬스에 법인카드 부적절 사용으로 연일 뉴스에 오르고 있다. 권력자들의 특혜가 하루이틀의 뉴스가 아닌 데다 지난 조국 사태로 가족까지 샅샅이 훑는 행태에 분노하다 지친 국민들은 어쩌면 살살하고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말도 나온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법무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에 대해서도 무언가 나오고 있다. 찔끔찔끔. 아, 무서워서 못 건드리나!

이런 정국에 늘 우리의 관심에서 떠나지 않는 분이 다시 한 번 부각된다. 임진왜란 때 삼도수군통제사로 수군을 이끌고 큰 공을 세웠던 조선의 명장,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다.

 

 

이순신은 공직을 맡고 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사리사욕을 위해 자신의 권한을 행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는 오직 나라와 백성들을 위한 봉사자의 길 위에서 평생을 살다 간 사람이다.

김종대 저자는 사람의 성품은 타고나는 면도 있지만 스스로 닦아서 만들어가는 면도 있다고 보았다.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느냐에 따라 그 생각이 쌓여 말과 행동으로 나타나고, 말과 행동이 쌓여 습관이 되며, 습관은 마침내 한 사람의 성품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순신 장군 역시 타고난 성품에 스스로 치열한 수행과 단련을 거듭해 마침내 큰 인물로 자랐다고 보았다. 하지만 유학과 문학만을 중시하던 조선에서는 결국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가 벌어졌고 나라야 어찌 되든 자파의 이익만 추구하는 붕당정치가 판을 친다.

을사사화가 발발한 해 태어난 이순신 장군은 어려서부터도 강직했고 담대한 행보를 보였다는 일화가 있다. 비록 가난했으나 문과의 경전을 공부해 인문적 소양을 쌓았으며 어릴 때부터 군사놀이에 재미를 붙였고 이에 그의 어머니가 무인의 길을 권유하였다. 부패한 조선의 사회 상황과 북의 여진, 남의 왜구가 끊임없이 침략하는 나라의 위급한 국방 상황을 두고 고민하던 이순신은 결국 무인의 길을 선택해 과감히 붓을 놓고 칼을 잡는다. 얼마나 다행인가, 이로써 훗날의 조선의 위태로운 국운이 다행히 꺼지지 않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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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강즉절(太剛則折), 너무 굳거나 뻣뻣하면 꺾어지기가 쉽다는 말이 있다. 이순신의 기개가 워낙 강직했기에 그 주위에서는 이를 아니꼽게 여겨 툭하면 시비를 걸고 넘어뜨리려 하였다. 그런 주변의 모든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은 갖은 어려움을 잘 극복해나갔다. 그러다가 결국 생애 첫 파직을 당했지만 이순신은 결코 남의 힘에 기대어 복직을 도모하지 않았음이다. 또한 제힘으로 하다가 일이 잘 안 될 때라도 남을 탓하거나 비방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23년간의 군인 생활 중 이순신은 세 차례 파직과 두 차례 백의종군을 겪지만, 좌천당하면 그저 임지에 가서 그 직무에만 전념했고, 부당하게 파면을 당했도 이를 수용했다. 상사의 오해를 굳이 찾아가 해명하려 들지 않았으며 벼슬을 받으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벼슬을 잃으면 그저 없는 대로 살 뿐이었다. 한 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으로 두고 보자면 자칫 무능한 남편일 수 있었으나, 다행히 현명한 아내의 강단 있는 내조가 이순신을 오히려 자신의 소신대로 살게 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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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좌수사로 부임한 이순신은 앞날의 재난 대비에 돌입한다. 국토를 지키고 백성을 보호해야 할 자신의 책임을 깨달은 장수로서 동향을 살펴 왜구의 침입을 예견한 것이다. 그는 전쟁 방비에 대한 결함이 보이는 곳의 색리와 지휘관을 잡아들여 엄청히 대처하고 장병들을 사열하고 전선과 각종 전투 장비들을 점검했다. 특히 왜적에게 잡혀갔다 돌아온 이들로부터 왜군의 정보를 수집하고 파악해 상세히 정리했으니, 청렴결백에 솔선수범하는 장군을 부하들은 깊이 믿고 의지했음이다.

 

 

신이 일찍 난리를 걱정하여 거북선을 만들었습니다.

일본놈이 오면 구둣발로 차버려, 라는 말로 1592년 임진왜란 발발년도를 알려주신 국사 선생님이 문득 생각난다. 활로 무장하고 있던 조선 수군은 일본의 조총에 맞서고자 신무기가 필요했고, 이에 포로 무장한 거북선이 탄생한다. 전쟁 발발 겨우 하루 전날 완성된 거북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비무환의 상징으로 우뚝 서니, 거북선이 없었으면 우리 국운이 과연 어찌되었을까, 상상도 하기 싫다.

이 시국에 조선 조정은 부패와 공론, 당쟁, 안일에 젖어 있었고 흉년까지 겹쳐 국력이 쇠진되어 있었다. 조선의 지배층은 국가의 위기를 직시하지 못한 채 중국에 대한 사대 행위에 앞을 다투고, 당파 싸움과 사리사욕에 급급해 있었으니 오호통재라! 선조는 신립의 충주전투 패배 소식을 듣자마자 명나라를 향해 도망하니, 백성들은 분노해 궁궐과 창고를 불태운다. 왜군의 진격에 극단적 사대주의와 패배주의에 젖은 선조는 도망을 계속하니, 임진왜란 발발 20일 만에 한양이 함락되고 만다. 참으로 낯뜨거운 역사가 아닐 수 없음이다.

원컨대 한 번 죽음으로써 기약하고 즉시 범의 소굴을 바로 두들겨 요망한 기운을 쓸어버리고 나라의 부끄러움을 만 분의 일이나마 씻으려 하옵거니와... 이순신의 해상 전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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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포해전, 적진포해전 후 승진한 이순신은 사천해전에서 처음으로 거북선을 배치한다. 이후 당포해전, 당항포해전, 한산도대첩, 안골포해전 등 숱한 해전을 통해 능력을 입증한 그는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되나 원균과의 갈등으로 파직되어 백의종군을 명받는다. 원균이 전사하자 다시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이순신은 진도 울돌목에서 13척의 배로 130여 척의 왜선을 격파하니 명량대첩이다.

이러한 대승과 공적에도 속 좁은 선조는 이순신의 벼슬이 이미 높다는 이유로 포상을 거부한다. 그러나 이순신은 의연했다. 선조의 처사에 아무런 대꾸도, 불평도 하지 않았으며 모든 전공을 부하 장병들에게 돌릴 뿐이었다. 왜군에 막내 아들을 잃는 슬픔을 겪은 후에도 이순신은 남은 가족과 나라와 백성을 위한 마음을 접지 않는다. 그러나 큰 별은 왜 빨리 지는가! 왜의 뇌물에 명의 배신이 진행되고... 지금 싸움이 한창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내지 마라. 큰 별은 노량 바다에 떨어지고 참혹했던 7년간의 전쟁은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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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평전 / 내게는 아직도 배가 열두 척이 있습니다 / 여해 이순신, 너라야 세상을 화평케 하리라 /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 /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힘을 다해 싸웠습니다

20여 년의 세월 동안 제목을 바꿔 독자 곁에 있던 한 권의 책이 있다. 이순신 정신의 뿌리를 사랑과 정성, 정의와 지략이라고 본 김종대 저자가 이순신 병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쓴 책. 이번에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힘을 다해 싸웠습니다"로 출간한 후 더 이상 고쳐 쓰기를 하지 않겠다고 작심한 책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재임했던 그는 이순신 양성 사업이 국가에 이해서 시행되어야 국가와 사회가 건강해진다는 신념으로 '이순신 재단 설립 및 그 유지에 관한 법률' 재정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권력자들의 내로남불이 정리되는 그날은 올까. 모든 공직자의 사표師表요 가장 성공한 지도자로 존경받는 참스승 이순신 장군의 삶과 정신이 정말 제대로 구현되는 날이 오길, 우리가 분노하지 않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출판사 지원도서*
#이순신하나가되어죽을힘을다해싸웠습니다 #김종대 #가디언
#이순신장군 #참스승 #이순신정신 #삼도수군통제사 #명량대첩


 

 

 

 

 

 

 

 

 




김종대 인물사: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힘을 다해 싸웠습니다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힘을 다해 싸웠습니다

김종대 지음, 가디언 펴냄







5월 출범할 새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정호영을 내세웠다. 그런데 웬걸, 아빠 찬스에 법인카드 부적절 사용으로 연일 뉴스에 오르고 있다. 권력자들의 특혜가 하루이틀의 뉴스가 아닌 데다 지난 조국 사태로 가족까지 샅샅이 훑는 행태에 분노하다 지친 국민들은 어쩌면 살살하고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말도 나온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법무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에 대해서도 무언가 나오고 있다. 찔끔찔끔. 아, 무서워서 못 건드리나!

이런 정국에 늘 우리의 관심에서 떠나지 않는 분이 다시 한 번 부각된다. 임진왜란 때 삼도수군통제사로 수군을 이끌고 큰 공을 세웠던 조선의 명장,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다.





이순신은 공직을 맡고 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사리사욕을 위해 자신의 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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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세계
고요한 외 지음 / &(앤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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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럽고 신비한 새로운 세계, 2의 세계



 

 


 

 

 

'1등만 좋아하는 세상'이라는 말대로라면 우리는 숫자 '1'을 엄청나게 좋아하겠다. 난 '1'보단 '3'이 좋다. 왜 좋은지 이유도 없이 좋다. 위아래로 안정감 있는 모양이라 좋은 걸까? 똑같은 숫자를 180도 회전해 붙여놓으면 '8'자가 되니 좋을까? 그럼 나는 '8'자를 좋아하는 걸까? 아닌데... 그런데 여기, 1도 아니고 3도 아니고 8도 아닌 '2'들이 모인 세계가 있다. 1도 못 되는 2, 3도 안 되는 2, 8이 되려면 4번이나 필요한 2 말이다.

 

 

 

2의 세계

고요한, 권여름, 김혜나, 류시은, 박생강, 서유미, 조수경 지음 | 앤드 펴냄

 

 

 

왜 일곱 명의 작가들을 모아 하필이면 '2'라는 숫자를 테마로 잡았을까? 너무 익숙한 1을 피하려다 2를 잡은 걸까? 3으로 가기엔 너무 벅찼던 걸까? 나는 왜 자꾸 질문을 던질까? 알고 보니 2는 1의 문을 열심히 두드려야만 만날 수 있단다. 2를 만나기란 하나하나 깨나아가야만 가능한 일인가 보다.



 

 

1의 문을 두드리면 마침내 만나게 되는

무수히 많은 '2'의 이야기

 



 

 

하긴 모노레일을 타고 멀리 갈 수는 없지. 

출발점과 종점이 같으니까. 

돌고 돌아도 그 자리니까.

 

 

 

고요한의 <모노레일 찾기> 속에서는 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는 현실이 그려진다. 전 여친을 향해 빙글빙글 돌고 있는 남자의 마음. 전 여친의 남편이 죽었어도 그의 사랑은 끝내 이루어질 수가 없다. 전 여친의 마음은 이미 궤도를 이탈했고 그가 올라탄 모노레일은 출발점과 종점이 같아 돌고 돌아도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그 역시 이탈하지 않는 한, 달리 방향을 바꿔 나아갈 수 없음이다.

 

 

특별한 게 더 좋았다.

 

 

권여름의 <시험의 미래> 속에서는 1을 향한 치열함과 통쾌함이 최종적으로 숨겨진 2의 존재에 허를 찔린다. 파이널 점독관으로 낙점된 구은열은 새로 접한 세상에서 자신이 1인 줄 알고 특별한 기분에 휩싸인다. 하지만 그가 마지막에 마주한 세상은, 구은열은 띄고 결코 띄고 1이 띄고 아니다 마침표 였다. 그는 엉겁결에 1의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을 통제하는 제2의 방이 존재함을 통렬히 깨닫는다. 세상을 진짜로 움직이는 건 사실 카운트 되지 않는 사람들이잖습니까. 이렇게 제2의 방에서 숨어 있는 자들. (중략) 숨어 있기를 자처한 자들. 곰곰이 생각하니, 정말 무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삶은 누구에게 나 링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우리는 비록 링에서 싸우듯이 살아가고 있지만, 

잠깐씩 앉아 쉬어갈 구석 자리가 필요하죠.

 

 

 

김혜나의 <코너스툴>에서는 편지체를 빙자한 고백이 펼쳐진다. 편지 속 독백이 길어질수록 감춰져 있던 진실이 드러난다. 책방 '코너스툴'을 운영하던 네 아버지에게 나는 쉬는 자리가 되어주고 싶었다, 이것은 내가 '이반'인 것과는 무관하다, 아니 어쩌면 무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진실은 이렇게 또 감춰질 듯 감춰지지 않을 듯 줄타기를 한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세계가 있어

 

 

아이돌 쇼케이스에서 만난 생면부지의 두 사람이 나누는 '덕질'과 익명성 속 2차 세계를 그린 류시은의 <2차 세계의 최애>, 퍼펙트 도플갱어를 만나 '2의 감옥'에 떨어진 2% 부족한 남자와 갑자기 사라진 그 남자를 찾으려는 여자친구가 만난 천공의 존재를 이야기하는 박생강의 <2의 감옥>, 구조조정으로 퇴사하게 된 미진이 자신과 닮은 두 사람을 통해 느끼는 감정들을 다룬 서유미의 <다음이 있다면>, 죽음과 만남을 통해 긴밀히 연결된 두 개의 시공간을 내세운 조수경의 <이야기 둘>까지 총 일곱 가지 이야기가 "2의 세계"에 담겨 있다.

 

2차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나 역시 부정하지 못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있다는 것 역시 인정한다. 어쩌면 판타지 같은 이야기가 쏟아지는 일곱 작가의 테마소설집 "2의 세계"를 통해 이쪽에서 저쪽까지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를 신비로운 삶의 단면들을 만나보자.

 

 

출판사 지원도서*

#2의세계 #고요한 #권여름 #김혜나 #류시은 #박생강 #서유미 #조수경 #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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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아지는 책
워리 라인스 지음, 최지원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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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책 나를 위한 책 우리를 위한 책, 기분 좋아지는 책



 

 


 

 

 

기분 좋아지는 책
워리 라인스 지음, 최지원 옮김, 허밍버드 펴냄

 


'앗! 어디서 본 그림인데?' 맞습니다. 워리 라인스. 대박 베스트셀러 1cm 시리즈의 김은주 저자가 셀프가드닝프로젝트를 내세운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에서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예요! 워리 라인스가 그린 뭉텅이로 보이는 동글동글 캐릭터가 편안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걱정스럽고 불안해도 오늘이 소중한 건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희망이 있으니까

 

 


사실 전 완전 낙천적인 사람이에요. 아니,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다 보니'라는 핑계를 달고 말하지면, 자꾸 뭔가가 보이고 걱정되고 두려워요. 어쩌면 원래부터 그런 성격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요. 워리 라인스도 걱정 투성이인가 봐요. 이름에 워리worry가 이미 들어가 있잖아요! 그래서 워리 라인스한테도 희망이 필요해요. 희망이랑 걱정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죠? 짜잔~

 

 

 


 

 

 

희망이가 워리 라인스한테 뭔가 잘될 거라고 말하면 걱정이가 난장판을 만들어요. 이번에 워리 라인스가 책을 쓰려는데 희망이는 아주 멋진 책이 되겠다고 말하지만 걱정이는 이래저래 자꾸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아요. 책을 쓰겠다는 생각을 당장 고쳐먹으라고 말하죠. 마치 너를 위한다는 듯이 말이에요. 마침내, '네가 만든 책을 읽고 싶어 할 사람이 정말로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냐'고까지 묻는답니다. 어쩜 좋아.  워리 라인스는 희망이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려요. 그런데 왜 희망이가 보이지 않는 거죠?

 

 


이건 당신에게 바치는 책이에요.

 

 


오, 다행히 워리 라인스는 꿋꿋해요. 걱정이에게 쉽게 흔들리지 않아요. 걱정이를 계속 짊어지고 갈 순 없다고도 말하죠. 워리 라인스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걱정이는 워리 라인스가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걸 원하지 않아요. 그래서 끊임없이 워리 라인스의 옆에 바짝 붙어서 속삭여요. 불안감에 따끔따끔한 통증을 느끼도록,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거리도록... 혹시 워리 라인스는 걱정이에게 넘어가 의심의 안개를 걷어내지 못하고 책 출간을 포기할까요?

 

 


 

 


워리 라인스는 책 출간을 제안받고 신이 나서 작업에 들어가지만 문득 불안에 사로잡힙니다. 저도 어떤 일을 시도하기 전에 엄청 고민하고 걱정에 휩싸이는데, 저만 그런 건 아니었나 봐요. 워리 라인스는 '걱정이'라는 캐릭터를 실체화하여 책에 등장시켜요. 물론 '희망이'도 등장하지만 걱정이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요. 끊임없이 불안을 조성하는 걱정이, 그런 걱정이를 애써 외면하지 않고 감정과 공감과 희망에 관해 이야기하며 다독이는 워리 라인스.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네요.

 

 


 

 


걱정이 많아서 걱정인 우리, 걱정과 불안으로 둘러싸인 일상에서 우리가 정말 가져야 할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워리 라인스의 응원 메시지. 그림 에세이 "기분 좋아지는 책"입니다.


출판사 지원도서*
#기분좋아지는책 #워리라인스 #허밍버드 #희망이 #걱정이
#감정 #공감 #그림책 #돈워리비해피 #그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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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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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브루클린, 서로를 무척 아꼈죠

 

 

 

 

 

 

 

 

 

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민지현 옮김, 미래지향 펴냄

 

 


 

 

뉴욕 브루클린의 빈민 주택단지 커즈하우스 광장 한복판에서 총성이 울린다. 교회 집사 쿠피 램킨은 술에 취한 채 38구경을 꺼내 들고는 동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마약상 딤즈를 저격한다. 스포츠코트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쿠피가 열아홉살 마약상을 저격한 이유에 대해 총격을 목격한 열여섯 명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하지만 진짜 이유는 오리무중이다. 나중에는 밝혀지겠지만. 여하튼 이 총기 사건으로 스포츠코트는 죽은 목숨이 되었고 주변의 모두에게 '미리' 그렇게 취급되었다. 그리고 숨겨진 이름들이 오르내린다. 지금 경찰이 나를 쫓고 있어. 딤즈는 당신을 쫓고! 아주 기쁘지? 한편 스포츠코트는 갑작스레 영웅 대접도 받는다. 스포츠코트, 당신이 제대로 본때를 보여줬어!

 

 



그들 모두 그럴 만한 사정은 있다.
대개 모든 일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황당하기도 하지. 정작 스포츠코트는 자신이 총으로 누군가를 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물론 그는 총을 가지고 있었고 술에 취헌 상태였으며 '2년 전 물에 빠져 죽은 아내'와 끊임없이 말다툼을 하며 살아가는 형편이었지만. 게다가 스포츠코트는 딤즈가 어렸을 적 주일학교 선생님이자 야구 코치였고 딤즈는 커즈하우스 야구팀의 스타였단 말이다. 혹시 딤즈가 장악하고 있는 구역을 빼앗으려는 경쟁자들의 음모는 아닐까? 모두 마약 때문이다. 망할 놈의 마약.

 

 

정작 총을 쏜 이는 그걸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이 황당한 사건은 급기야 이탈리아 갱단, 약초 치료사보다 더 끔찍하게 사람 잡는 폭력배들, 마약 딜러는 물론이고 사건을 목격한 흑인과 라틴계 주민들, 백인 이웃, 지역 경찰, 스포츠코트가 집사로 있는 파이브엔즈 교회의 구성원 등이 얽히고설키게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이 사람 저 사람 끈끈하게 얽혀 감동을 주는 휴먼스토리. 흔히 일반적인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서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휴먼스토리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삶이라고 하기엔 너무 먼 사람들 이야기라 휴먼스토리가 되는 건 아닌가 싶다. 각설하고, 세상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 뉴욕의 한 곳 브루클린, 그중에서도 빈민 주택단지라는 배경만으로도 나올 이야기가 엄청나겠다. 이런 기대에 맞게, 이 책을 버락 오바마는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책이라 평가하였고, 오프라 윈프리는 그해 가장 좋은 책 20권에 선정하였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줬으면 좋겠어.

 

 

 

그렇다면 순리대로 굴러가게 놔두세요.

 

 

 

 
 

'대체 무슨 일이야?'라고 외치며 사건을 파고들자니 조사할 게 너무 많다. 총격을 목격한 한 명 한 명의 이야기 속에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혹은 눌러두었던 사람들의 오해와 감사와 인정의 역사가 쏟아진다. 공동체 속에 스며 있던 사회의 제도적 차별, 인종차별, 부조리에 대한 분노, 빈곤과 무지로 인한 슬픔, 돌고 도는 속임수와 배신... 유색인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이름이 몇 개나 필요할 것 같소?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신념과 신뢰와 희망까지! 몰랐던 인생 이야기들이 둑 터지듯 펼쳐진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이 같은 운명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하긴 인생이라는 게 결국 뭐겠는가? 가족. 사람. 봄처럼 화사했다.

 

 

브루클린의 빈민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제임스 맥브라이드가 "컬러 오브 워터", "안나 성당의 기적", "아직 불리지 않은 노래", "굿 로드 버드"에 이어 선보이는 1960년대 배경의 유쾌하고 미스터리한 이웃 서사시. 사랑의 힘이라는 게 이런 것인가? 이렇게 사람을 바꿔 놓는가? 과거를 이렇게까지 명확하게 돌아보게 하는가? 뉴욕타임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타임지 선정 ‘올해의 책 10’에 선정된 아름다워라, "어메이징 브루클린"이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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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워줘 도넛문고 1
이담 지음 / 다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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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장의사의 추적 소설 잊힐 권리 #도와줘 나를 지워 줘

 

 

 

 

 

 

 

 

 

 

나를 지워줘
이담 지음, 다른 펴냄


 





2019년 2월경 텔레그램에 개설된 단체 채팅방을 통해 불법 음란물을 생성하고 거래 및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n번방 사건'이다. 25세 조주빈이 '박사' 라는 닉네임으로 텔레그램에서 개설 및 운영했던 불법 음란물 생성 및 유포 목적의 단체 채팅방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박사방' 사건이다. 2022년 현재 n번방, 박사방 일당 중 14명의 형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역시 대한민국! 남자들의 범죄는 공분만 사고 사그라들기 일쑤인 것 같다.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가 받은 형량이 겨우 2년도 되지 않아 허탈했던 기억이...! 나도 냄비근성 있구나 싶게 대선 등등의 이슈로 잊고 지내다가 다시 그 시절 기사들을 훑어본다. 그리고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의 객원기자였던 이담 저자의 청소년소설 "나를 지워줘"에서 불법 촬영물의 늪에 빠진 사람들을 매주한다. 피해자의 입장에 함께 절망하고 뻔뻔한 가해자의 의식에 격노한다.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이사하고 싶어.
아무도 못 알아보게 성형이라도 하고 싶어.

 

 

 

 

 

 



어릴 적 사고로 부모님과 쌍둥이 여동생을 잃고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열일곱살의 모리는 멋모르고 봤던 불법 촬영물과 그걸 접한 사람들의 반응에 놀랍고 분노한다. 모리는 불법 촬영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디지털장의사로 활동하지만 미성년자인 데다가 피해자의 불법촬영물을 재유포한다는 누명을 쓰기까지 한다. 모리가 디지털장의사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겨우 알바 수준을 면하지 못하는 모리가 수사대상에까지 오르다니? 결국 모리는 자신이 운영하던 '흔적지우개가 운영하는 디지털 장의' 사이트를 폐쇄하고 디지털장의사를 그만둔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반의 친구 리온이 모리를 찾아온다. 리온은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톱10에 진출한 1인이자 학교의 스타. '그런데 리온이 왜 나를?' 모리는 리온으로부터 뜻밖의 의뢰를 받는다. 인터넷에 떠도는 자신에 관한 소문과 딥페이크 영상을 지워달라는 것이었다. 모리는 디지털장의사를 그만두었다며 이를 거절하지만 마침 그가 속해 있는 8반의 남학생 단톡방에 리온의 불법 촬영물이 올라온다. 세상에! 영상이 유포되자 리온은 자살 기도를 하고, 모리는 죄책감에 휩쓸린다. 고민하던 모리는 친구를 위해 가해자를 쫓는 위험한 추적에 나서기로 결심하는데...

 


원래 남자한테 성욕은 자연스러운 거거든.

 

 

 

 

 



얼마나 자주 들었던 말인가. 남자의 성욕은 자연스러운 것이니 여자들이 조심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가르침이 여지껏 우리의 사회분위기였다. 그에 걸맞게도 남자들의 성범죄는 물방망이 솜방망이 처벌로 그치고 여자들의 각종 범죄는 2주도 넘게 사회면의 메인을 장식한다.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라고 넘기기엔 참으로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핸드폰이며 컴퓨터가 자연스러운 일상인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에게 인터넷은 그저 전원만 켜면, 버튼만 누르면 들어갈 수 있는 세상이다. 무엇이든 가능한 공간, 범죄에 접근하고 노출되는 것도 그만큼 쉽다. 잘못된 생각에 갇혀 아무렇지도 않게 범죄를 저지르고도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지닌 가해자의 뻔뻔한 자기합리화에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좌절감을 느낀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합류하고 방관하고 살인자가 된다. 가해자들의 의식을 너그럽게 이해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러다 우리 역시 제2의 가해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문득 아이의 핸드폰에서 발견한 톡방 때문에 고민하던 친구가 떠오른다. 이 톡방을 과연 모른 척해야 하는 건지, 따져봐야 하는 건지. 결론 내리기가 얼마나 어려웠던 순간인가. 디지털이 일상이 된 세상에서 벌어진 착잡한 일, 잊힐 권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청소년 소설. 이담 저자의 "나를 지워 줘"이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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