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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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이 책에 대한 평이 어떤지는 상관없다.

그녀의 전작 <7년의 밤>을 너무나 좋아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쉽기도 하지만 그 아쉬움을 확실하게 달래주는 작가의 필력은 요즘 유행어오 '살아있네'다.

예술영화를 만들어오던 감독이 한편의 영화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다음 작품으로 헐리우드판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버린 느낌(??!!)이지만 화면 곳곳에서 예전 전작들의 냄새가 난다고 할까.

 

<28>을 읽는 내내 몇편의 영화가 생각이 났다. 대니 보일 감독의 '28일후', '연가시' 등이 생각났다.

너무나 능력있고 재능있는 감독이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돈에 바꾸어 점점 그 빛을 잃어가는 감독도 보았다. 작가 '정유정'은 그 빛을 잃는 작가가 아니었음하는 작음 바람이 있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내 심장을 쏴라> 그리고 <7년의 밤>까지 작가의 작품을 모두 읽었다.

그리고 작가만의 독특한 개성과 흡입력 있는 문장과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라 거의 책을 펼친날 다 읽었었다. 하지만 이번 <28>은 스토리의 초반 전개부터 계속 '이런 내용이 아니었음..'하는 마음이 더 많았다. 화양이라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28일간의 이야기.

 

하지만 의외였다. 얼마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어 많은 농가가 파산했던 전염병의 일종인 '구제역' 사태를 보는 듯했다. 구제역은 발굽이 두갈래로 갈라진 동물에게만 일어난다지만 작가의 상상력으로 개와 인간에게 함께 발병한다는 설정이다. 병에 걸린 사람과 개는 눈이 빨개진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인간과 동물의 살아남기가 흥미진진하게 벌어진다.

 

 

스토리는 생각과는 다르지만 작가의 필력을 언급해보면, 전작들도 그랬지만 속도감 있으면서 흡입력은 강한 편이다. 특히 <7년의 밤>은 두꺼운 두께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책을 놓을수가 없어 밤새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정도로 빠져서 나올 수 없게 만들었다.

 

<28>역시 크게 작가의 필력에서 벗어나지 않는 문장들의 조합이지만 낯선 개의 시점과 번갈아가는 주인공들의 시점이 뒤섞여 있어 스토리의 전개가 혼란스럽기도 했다. 그 혼란스러움에서 조금 익숙해지고 나니 주인공들의 회상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보였다.

 

갖가지 상처와 비밀이 있는 사람들과 개. 그들의 시각으로 보는 인간 사회는 무자비하고 폭력적이다.

특히 화양에서 개와 함께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빨간 눈이 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다.

흔한 말로 사람의 탈을 쓴 악마였다. 병든 그들에겐 양심도, 도덕적 가치 판단도 아무것도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았다. 


 

 

소설의 뒷부분은 깊은 밤에 읽었다. 화양의 사람들이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잔혹함으로 무장해 다른 사람들을 짓밟는 묘사엔 책을 덮어버렸다. 꼭 바이러스의 간염이 아니더라도 가끔 인간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무덤덤함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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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불짜리 가슴 - 콤플렉스에서 시작한 1인 회사 연 매출 12억이 되기까지
박영글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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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엔 '백만불짜리 가슴'이라고 해서 큰 포부와 희망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고 보니 정말 그 '가슴'이었다. 사람의 인체 한 부분으로 목과 허리 사이에 존재하는 그 신체부위 말이다. 그것도 여자의 '가슴'.

 

저자는 남들보다 유난히 큰 가슴을 가졌다. 그것이 콤플렉스였다.

한국인의 작은 체형에 외국인의 큰 가슴을 가지고 있으니 자신만의 생각으로 무척이나 부끄럽고, 쉽게 속옷을 살 수도 없다. 그런 여자들을 위한 속옷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

 

 

 

연 매출 12억 되는 쇼핑몰, 누군가 사업체를 매각하라는 제의까지 받을 정도로 잘 키운 회사.

그런 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일반 무역 회사에 다녔던 저자. 하지만 몇 번의 면접에서 떨어지고 겨우 합격한 무역회사였지만 처음이자 마지막 회사가 되고 만다. 무역회사인 만큼 외국과의 교역이 많은데 큰 이익을 보게 되었지만 회사에서는 그 공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 둔다.  

 

그 뒤, 퇴직금으로 무역회사를 직접 차리지만 그게 쉽게 될리는 없었다.

두번의 사업 실패에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저자 자신의 신체의 약점인 '큰 가슴'을 위한 속옷 쇼핑몰 사업을 하기로 한다.  




 

빅 사이즈 속옷 쇼핑몰을 만들었지만 처음부터 번창하고 주문이 밀려들지 않았다.

참고 견디고 꾸준히 업데이트를 한 결과 3주만에 첫주문이 들어온다. 그때의 고객 이름까지도 기억할만큼 저자에겐 감동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쇼핑몰은 날로 규모가 늘었다. 하지만 저자는 실패의 경험을 몇번이나 했기에 지금 잡은 이 성공을 오랫동안 누리기 위해 노력을 했다.

직원들과 교감을 위한 노력, 제품을 더 잘 만들기 위한 노력, 고객을 위한 노력 등등 말이다.

 



 

요즘 경제가 세계적으로 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올줄을 모른다. 그래서 1인 창업을 선택하는 사람들 역시 많다. 그렇지만 그들의 대부분이 실패하게 된다. 실패의 요인은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성공의 요인들도 있다는 말이다. 성공을 하려면 실패의 요인만 피하면 된다.

 

1인 회사 쇼핑몰을 만들려면 우선 세분화된 쇼핑몰을 오픈하면 자금이 많지 않아도 사업을 할 수 있다한다. 허점이 보이는 틈새를 찾고 그 틈새에서 만난 손님들과 맺은 인연을 평생 이어간다는 생각을 해야 쇼핑몰이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주의해야 할 점은 절대로 사업장과 집은 분리해야 한다. 부족한 자금력 때문에 재택근무를 많이 선택하지만 금방 사업이 흐지부지해진다. 공사의 분리를 강추한다.

불경기와 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1인 회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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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펀드 - 땅, 농부, 이야기에 투자하는 발칙한 펀드
권산 지음 / 반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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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어떤 책일까 궁금해 살짝 몇장을 넘겨 보았다.

그런데 한장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진격의 대평댁(할머니)'의 사진이었다.

감자밭으로 씩씩하게 걸어오고 있는 대평댁 사진을 보고 대평댁(할머니)의 매력에 빠졌다.

'호랑이 똥구녕을 씹어불겄네!'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는데 요즘 말로 '음성지원'까지 되는 듯했다.

책의 내용도 보기 전에 사진 한장에 빵~하고 터져버린 것이다.

와~어떻게 이렇게 표지를 잘 만들었나.

 

 

 

원래 '투자'나 '펀드' 같은 재테크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지 '원금 보장'이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어렵고 힘들게 번 돈, 그 원금을 손해본다는 것은 피같은 돈이기에 정말 그런 위험을 안고까지 투자를 해 큰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도 '펀드'에 투자를 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런 맨땅에 하는 '펀드'라면 관심이 생긴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어디쯤 되는 지리산 한 자락에 '맨땅에 펀드'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도시 사람들이 시골에 오는 '귀농(또는 귀촌)'이라는 것에 환상을 가진 듯하다.

농촌에 가서 텃밭 가꾸고 텃밭에서 나온 농작물로 반찬을 해서 먹는 그런 환상 말이다.

농촌도 나름 사람 사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 사람들과는 다르겠지만 스트레스도 있고 고충도 있다. 그런데 그런 생각에서인지 어떤지 지리산자락에 귀농을 해 사는 도시 사람들이 만든 작은 모임(?)이 있다. 그들은 '땅과 사람에 투자하라'는 문구로 투자자를 모집한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100명 투자자가 고집되고 일인당 30만원의 투자금을 받아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공통 텃밭은 구입하고 감나무밭을 임대하고 작물을 심기 전에 심을 수 있는 땅으로 만든다.

그리고 첫번째 작물인 씨감자를 심는다.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고 귀농한지 몇년 안되는 그들이 이런 어마어마한 1년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던 데에는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든든하고 항시 대기중인 '펀드 매니저'들이 다수 보유(?)하고 있기에 '맨땅에 펀드'는 시작할 수 있었다. 펀드 매니저들은 30~40년 이상의 경험자들로 그들이 없었다면 1년 농사는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이 안간다.

 

 

펀드의 성격상 모든 농작물은 유기농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농사를 지어보면 안다.

벌레도 쉽게 생기고 농약을 쓰자니 많은 양도 아니고 팔 것도 아니라 그냥 두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수확량이 적어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양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한해 동안 열심히 일한 것이니 500원짜리 작은 감자부터 시장에 나가서 팔아도 될만큼 토실한 감자까지 수확을 한다.

 

농사 초보자들이 직접 지은 감자 농사. 크기는 보잘것 없지만 그 정성도 보잘것 없을까.

땀흘려 지은 농사를 직접 수확해 투자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나눠준다.

잠자 파종을 시작으로 봄엔 고구마, 땅콩, 토란 등을 심어 수확한다. 그리고 추자자들에게 산지직송으로 택배 배달을 한다.



 

작은 수확이지만 수확의 기쁨을 알게 되었지만 곧 여름 태풍이 닥친다.

여름 태풍은 누구의 감나무, 누구의 벼를 구분하지 않고 농작물에 손해를 입힌다.

태풍이 지난 후 여름 매실을 따고 매실 효소를 만든다.

 

'맨땅에 펀드'는 수확한 농작물을 그대로 배송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작물을 이용한 반찬이나 다른 건강 식품을 만들어 보내기도 한다. 이런 배당금이라면 건강과 만족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펀드가 아닐까 싶다.

 



가을엔 감밭에 도둑이 들어 누군가 많은 양의 감을 곱게, 깨끗하게 따가는 일도 발생한다.

그런 노력을 무참히 짓밟은 도둑(?)을 보며 흔하게 일어나는 농작물 도둑들이 생각났다.

1년을 고대하고 기다리며 땀흘려 키운 작물을 아무런 수고도 없이 가져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농민들을 두번 울리는 일이다. 매년 폭락하는 농작물의 가격 하락과 함께 말이다.

 

겨울엔 배추를 키워 김장까지 담근다.100명의 투자자들에게 모두 보낼 김치는 엄청난 양으로 며칠을 벌여야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겐 무작정 달려와 주는 펀드 투자자들이 있었고 그들의 노력으로 김장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1년 농사가 마무리 되었고 '맨땅에 펀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한다.

1회에 의한 '펀드'가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투자자들을 모집해서 펀드의 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하니 두고 봐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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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코스투라 1 - 그림자 여인 시라 샘터 외국소설선 9
마리아 두에냐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샘터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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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을 소재로 한 소설 중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바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이다. 어릴 적, 흑백 영화로 본 이 영화가 너무 인상에 남았다.

그때는 아무래도 글을 겨우 읽을 수 있을때인 것 같다. 어린 때였지만 그 영화가 너무나 재미있었다.

나중에 고등학생 때 다시 소설로 접하게 된 스페인 내전은 영화에서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수많은 장면들이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의 내용보다는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이 내 눈에 예뻐 보여 영화를 봤었던 것 같다. 아직도 여리면서 순수한 짧은 머리카락의 마리아가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있다.

 

 

 

이번엔 스페인 내전의 또 다른 여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이다. <라 코스투라>는 스페인인으로 '바느질'을 뜻하는 말이다. 주인공 시라의 직업이 옷 디자이너이다.

물론 당시엔 그냥 '재봉사'였겠지만 말이다. 

 

시라는 이제 막 소녀티를 벗은 젊은 여자 아가씨다. 엄마와 단둘이 가난한 삶을 살아오던 시라는 모든 것을 엄마의 결정에 맡겨서 살아왔다. 그리고 장래를 약속한 약혼자와의 결혼을 앞두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아버지를 만난다. 그 뒤로 세상이 변하기 시작한다.

아버지 곤잘로를 만나고, 때마침 만난 한 남자 라미로. 곧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시라는 약혼자와 결혼 할 수 없다며 라미로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 얼마 뒤 시라는 라미로가 편지 한장을 두고 연기처럼 사라져버린다. 엄마의 말을 거스른 작은 변화도 혼란스러운 시라에게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 라미로는 그냥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시라가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가지고 가 버린것이다.

배신에 배신을 당한 기분의 시라는 실의에 빠진다. 큰 사기를 당하지 않아도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면 누구라도 앞이 캄캄하다고 느낄 것이다. 나라면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사실 닥치지 않은 일을 상상하기 조차 싫을 정도로 시라의 상황은 막막했다.

 

 

 

시라는 자신에게 닥친 절망을 기회로, 희망으로 바꾼 사람이다.

자신의 고향도 아니었지만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 고급 의상실을 열어 상류층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의 인생이 달라지는데.......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뱃속의 아이마저 유산하면서 온갖 일을 겪게 되는 시라.

소녀에서 여자로, 또 강한 여성으로 거듭나면서 시라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간다.

시라는 축복 받은 자신의 재능으로 꿈을 찾게 된다. 그리고 인생도 찾게 된다.

내전과 세계 전쟁 속에서 시라가 어떻게 살아남는지 그 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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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알수집가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장수미 옮김 / 단숨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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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읽지 마라!! 책표지도 쳐다보지 마라!!!

 

여름밤 오싹하게 만들어주는 <눈알수집가>.

하지만 난 이 두가지 (나의) 경고를 무시하고 읽어버렸다. 그리고 밤새 공포에 떨어야했다.

보통 사람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잔인한 범죄의 사이코패스.

일어나면 안되는 범죄인 어린이 유괴범죄. 가장 잔인한 범죄가 사이코패스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

 

저항할 힘없고 작은 아이들을 유괴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잔인한데 살해까지 하다니.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책을 읽어나가야했다. 허구의 스토리지만 꼭 범인이 경찰의 손에 잡혀 최후를 맞기를 바랐다. 대리만족이라고 할까.

글이라도 범인은 꼭 잡혀 벌을 받는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사람을 죽인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기자 알렉산더 초르바흐, 접촉한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는 맹인 물리치료사 알리나와 범인인 눈알수집가가 이 스토리를 끌어가고 있다.

도시에서는 같은 범인에 의한 사건이 일어난다. 아이가 유괴되고 부모가 살해되고.....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면서 도시는 혼란속에 있다.

범인을 당장에라도 잡고 싶지만 단서가 없다. 오직 살해한 사람의 왼쪽 눈을 가져간다는 것 외에는.

 

눈알 수집가를 쫒던 초르바흐는 자신이 범인을 보았다는 제보를 받고 제보자인 물리치료사 알리나를 만난다. 하지만 그녀는 맹인이다. 겨우 빛의 형태만 느낄 수 있는 그녀가 범인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놀랐지만 알리나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다. 다른 사람을 만지면 그 사람의 과거가 보인다는 것이다.

초르바흐는 그런 알리나는 의심하지만 아무런 단서가 없던 그에겐 알리나가 유일한 희망이었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범인을 주인공들과 함께 잡는 것이다. 아니면 내가 먼저 범인을 찾든지.

그렇기 때문에 소설의 줄거리는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

독일 추리소설이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다. 한땐 일본의 추리소설에 빠져 밤새 읽곤 했다.

그런데 그것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비슷한 패턴에, 비슷한 트릭이 등장해 멀리하게 되었다.

범인을 잡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거나 중간엔 밋밋해도 마지막 5줄에 반전이 있다면 그것은 인상이 깊게 남고 재밌는 추리소설이라 한다.

 

식상해진 일본 추리소설에서 구해준 것이 바로 독일 추리소설이다.

유럽의 낯선 추리소설은 의외로 재밌고 구성도 탄탄하고 가끔은 액션 영화를 보듯 속도감도 느껴진다.

게다가 <눈알수집가>는 약간 괴기스럽게 신체 일부를 '수집'하는 사이코패스를 등장시키고, 범인이 정해놓은 시간 내에 사건을 풀어야 한다는 긴박감까지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꼭 폭탄의 타이머처럼 한장 한장을 넘길때마다 째깍째깍 초침이 돌아가는 소리까지 들린다.

 

 

 

소설은 누구 한명의 시점에서 사건을 조사하거나 바라보지 않는다.

나오는 인물들 모두가 주인공이고 관찰자이다. 끝까지 누가 범인인지 단서도 없다.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을 번갈아가며 모든 등장 인물을 범인으로 의심하게 만든다.

모든 사람이 과거의 어느 시간에 한 무의식이거나 의식적인 행동 속에서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 모두가 용의자적인 성향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누가 범인일까? 누가 아이들을 납치하고 잔인하게 살해할까? 왜 범인은 그렇게 해야만했나?

 





 

<눈알수집가>는 첫장엔 '맺음말'이 마지막 439페이지에는 '첫장, 시작'이 있다.

특이한 구조의 책이지만 추리소설의 금기는 역시 마지막장을 보는 것이다.

구조는 거꾸로 되어 있지만 첫페이지, 맺음말부터 읽기를 권한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서 거꾸로 한번 더 읽어보면 새로운 재미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추리소설을 두번 읽는 일만큼 재미없는 것도 없지만 밝혀진 범인의 흔적을 찾아

역으로 읽어보면 그때 '왜 이사람이 이렇게 말했나?'하는 의문이 풀리면서

범인을 찾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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