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5
우타노 쇼고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은 제목부터 외우기(?) 힘들었다.

이런 책이 있다하는 정보도 없이 그냥 집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절망노트'의 여운이 남아 있어서인지

다른 작가의 책같은 느낌이었다. 차분하고 무슨 이야기가 앞으로 벌어질지 궁금하게 만들고.

우타노 쇼고의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반전을 많이 주는 편인데 이번 책도 반전을 기대하라는 옮긴이의 말을 중간쯤에 봐버렸다. 마지막 5장이..........반전이라는데 읽어버렸다..ㅠ

난 정말 추리소설 팬으로써 자격미달이다. 마지막장이 끝날때까지 절대로 저자의 글이나 옮긴이의 글을 먼저 읽으면 안되는데 왜 그랬나 싶다...(반성중;;)

 

 

히라타는 그렇게 앨범 한 페이지를 장식하듯 얘기를 끝내버린 일이 몹시 후회했다.

토라지든 말든 궤변을 늘어놓든 말든, 말을 안하고 눈을 안 마주치더라도 물러서지 않았어야 했다.

목숨과 바로 직결되니 밖에서는 헤드폰을 끼지 말라고, 단호하게.

부모로서 최고의 책무는 무엇인가.

내 자식의 목숨을 지키는 일이다.

히라타는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p.130)

 

히라타 마코토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하지만 어느날 자전거로 귀가하던 17살 딸이 뺑소니차 사고로 죽게 된다. 그 일로 아내와도 사이가 멀어지고 회사도 그만둔 채 대형 슈퍼마켓 보안 경비를 하며 살고 있다. 어느날, 슈퍼에서 물건을 훔치다 발각된 스에나가 마스미와 만나게 된다. 물건 훔친것은 반성하는 기미가 보여 책임을 묻지 않고 보내주지만 일은 그 뒤에서부터다.

 

히라타와 마스미는 자꾸 만나게 되고 마스미가 동거남의 폭력으로 팔이 부러진 것을 알게 되고 헤어지라고 충고해 주지만 며칠 뒤 히라타가 마스미를 협박하고 매춘을 강요했다는 메일이 히라타의 상관에게 보내진다. 그 뒤에도 마스미의 동거남인 유타는 말썽을 일으키며 히라타를 협박한다.

 

그러다 딸같은 마스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딸의 사고와 가정의 파괴. 

 

"예쁘지? 손목시계도 흠집 하나 없는데 사람은 어째서 그렇게 약한 걸까. 뭐 사고 얘긴 됐고. 그렇게 어린 나이에 떠난 게 억울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그 뒤로 꽤 시간이 흘렀지만, 벌써 칠년인가, 아이가 도저히 잊히질 않아. 2004년 1월 대학입시 뉴스를 보면 살아 있다면 우리 아이도 오늘 이렇게 답안지를 썼을 텐데 하는 생각에 눈두덩이 뜨거워졌어." (p.79)

 

"오른손에는 장갑을 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왼손은 맨손이었습니다."

"휴대전화 때문에 벌었겠죠."

"그랬겠죠. 왼손 장갑은 찾았더니 코트 주머니에 있었습니다. 사고를 당하고 도움을 요철할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꺼냈다면, 장갑을 벗어 굳이 주머니에 넣었을까요? 긴급상황이라면. 벗어서 그자리에 버리지 않을까요? 주머니에 있었다는 것은 벗은 뒤 주머니에 넣을 여유가 있었다는 겁니다. 즉 따님이 장갑을 벗은 것은 사고 전으로, 차에 부딪히기 전부터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겠죠." (p.125)

 

히라타와 마스미는 순수한 우정처럼 보인다. 딸과 같은 나이의 마스미가 딸 하루카같이 느껴져 바로 살 수 있게 도와주려하지만 마스미는 유타와 헤어질 용기가 나지 않는다.

갈 곳도, 직업도 없는 무일푼이라는 말에 히라타가 큰 돈을 빌려주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마스미를 걱정하던 히라타가 마스미를 자신의 집에서 머리를 구타한 뒤, 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다. 히라타는 현행범으로 체포되지만 왜?? 딸같이 생각한 마스미를 죽였을까?

 

반전을 기대하며 읽어도 좋을 듯.

 

인간사란 애초에 모순으로 차 있다. 히라타 마코토와 스에나가 마스미에 한하지 않고, 모든 사람의 인생이 마찬가지다. (p.2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혁명의 조건 -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신봉승 지음 / 선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혁명의 조건' 이건 무슨 논픽션이란 말인가.

하지만 제목만 보고는 모른다. 이건 소설이다. 역사 소설.

역사소설가 신봉승의 새소설이다. 이번엔 조선의 태조 이성계를 주인공으로 했다.

그의 위화도 회군이 '혁명'인가, '역모, 반역'인가?

 

이 소설을 읽을 쯤에 우연하게도 '삼국지'를 다시 읽고 있었다.

1권에 적혀 말 중에는 '조선의 혁명'과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이 있을것 같아 적어본다.

 

 

즉 동양형의 혁명은 결국 자기가 쓰러뜨린 왕조와 비슷한 새 왕조를 여는 것으로 끝나 버리고, 그나마도 어리석은 후계자와 그를 둘러싼 권력 장치의 무능 및 부패로 세월이 갈수록 혁명이란 말에는 어울리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자신이 몸을 일으킬 때보다는 나은 세상을 꿈꾸고, 또 실제로도 어느 정도 그 꿈을 실현한 점에 있어서는 그들 역시도 혁명가들이다.

혁명이란 말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따라붙는 민중을 끌어대 봐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동양의 어떤 태조(太祖)가 민중의 지지 없이 새왕조를 열 수 있었을 것인가.

(이문열 평역의 삼국지 1편 도원에 피는 의 中 p.65~66) 

 

혁명인지 역모인지의 판단은 역사가 하는 것이고 아직 개인적으로 판단을 내리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신봉승의 소설에서는 (물론 픽션이니까 작가의 상상력이 반영되었긴 하지만) 위화도 회군에 대한 이성계의 수없는 고민과 고민을 반복하고 망설임, 죄책감도 엿볼 수 있다.

아마 인간적인 혁명가, 부패하고 썩은 고인물 같은 나라 고려를 살리려는 애국자로 보려는 듯하다.

위화도 회군은 단순히 권력을 쥐고 싶어 벌인 행동이 아니라 수없이 고민하고 번뇌하며 인륜보다는 더 큰 나라의 안위와 백성을 걱정하고 마음으로 신중하게 계획된 일이라고 하는 것 같다.

 

회군만이 살길이다. 그러나 그 회군이 평생의 은인과도 같은 최영 장군을 처단해야 하는 일이라면 이성계로서는 고통이 아닐 수 없다. 동북면(지금의 함경도) 출신인 시골무사 이성계가 고려 조정의 신진세력을 아우를 정도의 위치에 이르게 된 것은 최영 장군의 지지와 보장이 따르지 않고서는 불가능란 일이다. (p.17)

 

그동안 고려국은 전예에 따라 모두 일곱 사람이나 되는 몽고 여인을 왕비로 섬겨야 했고, 그렇게 몽고 여인과 결혼한 임금의 이름에는 하나같이 충열왕(忠烈王), 충선왕(忠宣王), 충숙왕(忠肅王) 등과 같은 '충'자를 썼다. 공민왕에 이르기까지 무려 백여 년 동안 원나라로부터 정치적으로 유례없는 간섭을 받아 고려국의 자주성은 훼손당했고, 원나라의 부마국으로 전락하면서 왕통까지 혼혈화 되지를 않았던가. (p.21)

 

 

이런 큰 일에는 꼭 주위의 사람들이 이래라저래라라고 하는 경우들이 많다.

이성계 역시 거사를 도우려는 사람들 중에는 찬성과 반대가 있다.

그 중 이성계의 두 아들 첫째 방우와 다섯째 방원은 심한 의견차를 나타낸다.

 

"형님, 지난번에 아버님 하시는 일을 도와드리겠다고 약조를 하지를 않으셨습니까!"

방우의 대답에는 가시와도 같은 노기가 실려 있다.

"역모 아닌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설 수 있어!"

"역모라니요! 누가 역모라도 꾀하자고 말씀 여쭙기라도 했사옵니까!"

방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방우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 듯 소리치고 나선다.

"회군이 역모가 아니고 뭐야? 최 시중을 치는 것은 곧 주상을 능멸하는 일이 아니더냐! '목자득국'은 또 뭐구! 그 목자득국을 위해 회군한다면 역모가 분명하질 않더냐!" (p.151)

 

방우의 항변은 그칠 줄 모른다.

"아버님께서 어찌 최 시중 대감을 처단할 수가 있사옵니까.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평소에 은혜를 베풀어 준 어른에게 등을 돌려서는 아니 될 일이 아니옵니까!" (p.166)

 

이렇게 방우는 회군에 반대했고 반면 방원은 적극적으로 회군을 찬성했다.

방우에 대한 것은 잘 모르겠으니 예전에 역사를 배울 때 방원은 기질이 장수로 무술이 뛰어나 전쟁에서 큰 활약으로 이성계의 애정을 받았다고 얼~핏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기질 때문에 아마 형제와 동료들을 단칼에 제거하고 자신이 왕의 자리에 오르지 않았을까 싶다.

 

많은 아들들 중 특히 방우와 방원이 소설에는 많이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두 사람의 의견이 상반되기 때문에 극적인 효과를 노린것 같다. 방우는 심적으로 약하고 의(義)와 예(禮) 등을 중시하는 선비 스타일이라면 방원은 무(武)와 권력을 우선시하는 무사 스타일이다. 

아들들이 대립할 때에도 이성계는 우유부단함으로 결단력이 없다.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잘라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하물며 나라를 세우겠다고 회군을 했으면 끝까지 그 마음 변하지 않고 밀고 나가야 장수지요.

 

 

 

천리(天理)로세.

정도전은 중얼거리면서 걷는다. 성리학에서는 하늘의 뜻을 천리하고 한다. 자연의 섭리도 하늘의 뜻이니, 천리일 수 밖에 없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것을 사람의 힘으로 어찌 막을 수가 있으리. (p.268)

 

이번 소설에서는 기존에 알고 있던 조선건국의 개국공신(?)들이 악하게 나오지 않는다.

다들 선한 사람들처럼 나오는데...그 많은 살육과 잔인함은 어디에 있는지...

(이 모든 것이 나의 편견이고 착각인가...그동안 읽었던 조선에 관한 책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방원의 시선은 허공으로 옮겨가 못 박히듯 멎는다.

정치란 백성들을 구호한다는 명제로 흘러가는 것이지만, 어떤 경우에든 사정(私情)이나 사욕(私慾)이 작용하게 마련이다. 단순한 사욕이 사욕(邪慾)으로 변할 때는 정변이 일어나게 되고, 또 그런 일은 유혈참극을 수반하는 것이 역사의 흐름이다. (p.335)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작가의 말을 읽었다.

'고려말 부패의 원천인 전제의 개혁을 완결하면서 새 오아조를 창업하여 왕위에 오르는 과정을 되도록 픽션을 배재하고 사실에 근거하여 집필되었다. 따라서 소설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은 실제의 인물이며, 그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음모, 배신 등의 이합집산까지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이 소설이 픽션보다 논픽션에 가깝다면 알고 있던 이성계의 이미지와 조금은 다른 듯하다.

물론 확인해 볼 방법이 없을 정도로 오래전 역사가 되어 어떠한 사실도 증명할 수 없지만 기존의 틀을 조금은 깨는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 그래서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래.전민진 지음 / 남해의봄날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게된 사연이 있다.

도서관에서 누군가 내게 책을 찾아 달라고 했다. 

아무리 찾아도 책이 보이지 않았다. 신간 코너에도 없고 서가에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나 난감했다. 분명 입고가 된 책인데 어디에 잘못 꽂아둔 것인가...

몇십분을 찾다 그만두고 연락처를 놓고 가면 찾아서 연락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찾았다. 역시나.....누가!!!!! 잘못 둔 건가!!!!!

 

누군가 애타게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책은 괜히 옆에서 보면 호기심이 생긴다.

읽고 싶다는....책욕심이 많다는.....ㅎㅎ

그래서 나도 읽었다. 이 긴 제목의 책을.

 

"주위 친구들로부터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회사를 선택하기 전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먼저 정하는 게 맞는 것 아닐까? 스스로가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여기는 게 뭔지 생각해 보면 지금의 고민들을 조금 덜 수 있지 않을까요?" (p. 102)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즐겁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큰 회사도 아니고, 전도유망한 회사도 아니고, 적게는 2명 많게는 40여명의 회사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역시 박봉이다. 하지만 다들 행복해보이고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희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같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연봉이 얼마고 어느 대기업의 명함이 아니라 자신만의 일을 하는 즐거움을 알 수 있는 곳에서 일을 했으면 취업률이 낮지만은 않을 것 같다.

 

어디에서 얼마를 받고 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먼저 정해라"를 생각해 보는건 어떨까. 

 

 

 
 

 

이 책엔 다양한 직업군이 나온다.

인디밴드의 공연 기획자, 소규모 출판사, 안경 디자이너, 가구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유제품 기획관리자, 동네서점 사장님, 문화콘테츠 마케터, 사회적 기업 매니저 등 평소에 주위에서 보기 힘든 직업군들이라 흥미도 있지만 그 사람들이 그 일을 선택하게 된 동기들이 더욱 흥미를 끈다.

 

큰 기업에 가는 것,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직업을 갖는 것을 정답이라고 얘기하는 사회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 그리고 나름의 방법을 찾아 스스로 즐겁게 살기 위한 길을 가는 사람들.(중략)

이제 막 어른이 되어 사회에 나와 일하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작은 공감이라도 할 수 있다면 성공이라 생각한다. (p. 6)

 

친구들은 가끔 묻는다. 작은 회사에서 바쁘게 일하면서 많이 고되지 않느냐고.

나는 답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느끼는 자유와 뿌듯함을 아느냐고. 그리고 '자유로운 구성원 속에서 새로운 시각을 얻기도 하고 일하는 것으로부터 얻는 참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하고 속으로 되묻는다. 비록 남들 시선에는 그저 작은 공간, 일하는 자유 속에서, 우리는 아티스트들이 자립할 수 있는 생태로의 변화를 꿈꾸며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 (p. 25)

 

이 말을 한 사람은 '붕가붕가 레코드'의 팀장인 김설화씨이다. 입사 3년차의 당찬 아가씨인것 같다.

20대 중반부터 이 일을 시작했고, 한창 꾸미고 남들 시선을 의식할 나이에 어른스럽게 이런 사회적 경험을 쌓고 있다. 몇년 지나 그녀의 경력이 더 쌓이면 아마도 어마어마하게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것 같다. 받는 월급마다 명품으로 휘감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멋진 사람이 될것이 확실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2 - 성공을 현실로 만드는 책읽기 프로젝트 천재가 된 홍대리
이지성 지음 / 다산라이프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고 했던가.

이건 1편보다 나은 2편인것 같다. 워낙 심하게 1편에 실망해서 그런가 그나마 2편이 좀 나은듯 했다.

그래도 역시 '네임벨류(Name Value)'를 떨어뜨린 것은 어떻게 피해갈 수 없는 것 같다.

너무나 안타깝다. '꿈꾸는 다락방'을 읽고 꿈을 꾸었고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 꿈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는데.....안타깝다. 이 두 책은 책을 잘 권하지 않지만 독서를 시작하려는 초보자들에게 추천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책이었는데...그런 저자라 무척이나 기대한다 매번.

 

그리고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이 책을 읽고 본격적으로 인문서에 관심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개인적으로 영향을 받은 책인데 아쉽다.

저자의 능력은 무한한것 같은데 아직 이 책과 비슷한 능력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 1'은 너무나 실망해서 더욱 안타까웠다.

독서에 관한 책 몇권만 읽고 '홍대리...를 읽는다면 실망할 것이다. 여러권의 책 내용은 짜집기해서 유명한 저자의 이름만 써놓은 듯한, 방학이 다 끝나가는 무렵에 급하게 친구의 숙제를 그대로 베낀듯한....인상을 떨치지 어려웠다.

 

  

 

 

1편 덕분인지 2편은 책의 내용을 기대하지도 않았고 사전 정보도 없이 그냥 저자의 이름을 보고 읽었다. 그래도 아직은 '꿈꾸는...'과 '리딩으로..'가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기에 저자의 이름으로 읽었다.

이번엔 1편 보다는 나았다. 누군가의 독서방법을 인용한 것이 아니라 이지성의 머리에서 나온 듯했다.

물론 독서와 크게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제목은 '독서 천재가 된..'이지만.

 

2편은 1년 365권의 독서를 훌륭하게 끝내난 뒤 주인공 홍대리는 독서를 하기 전의 생활로 돌아와 버린다. 그래서 힘들게 끝낸 독서가 무의미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작가 지호에게 찾아가 독서 생활을 다시 하려고 한다. 하지만 독서에 관련된 스토리보다 직장 생활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에서 성공으로 가는 길을 찾는데......

약간 홍대리의 기획의도도 변질....된.........듯한 느낌도 받았다. (홍대리 시리즈 거의 다 읽어봤지만;;)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인데 성공을 하기 위한 책 읽기에 5권의 책도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많은 책을 추천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권의 책을 백번 읽고 쓰는 '백독백습'의 방법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몇권만 추천해 줄 수 밖에.

 

 

 
 

 

"독서는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과는 달라요. 어느 시점에선 다독도 중요하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독서를 통해 생각을 변화시키고, 행동을 바꾸고, 자신이 품었던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거예요." (p.71)

 

남의 이야기로 읽고 말 것인가, 인생을 바꿀 지침을 찾아낼 것인가. 생각 없이 읽을 때와 행동을 결정하며서 읽는 독서는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중요한 것을 잊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것만 같았다.(p.78)

 

"마인드를 복사하세요."

마인드를 복사하라니? 마음을 실체화하는 기계라도 있다면 모를까 손에 잡히는 책도 아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사진도 아닌데 어떻게 마인드를 복사한단 말인가.

"책을 읽다보면 그들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제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자세하게 밝힌 부분이 나오죠?"

"네. 꼭 있죠."

"첫째, 그 부분에 밑줄을 치세요. 둘째, 소리 내어 읽으세요. 셋째, 노트에 쓰세요. 넷째, 암송하게요. 마지막으로 간절하고 절실하게 실천하세요." (p.170~171)

 

이런 고급정보를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개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많은 독서경험으로 독자들에게 알짜정보를 많이 주고 있다.

그런 값진 정보를 책으로 만든 것은 좋지만 인기많은 '시리즈'에 넣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이런 시리즈 아니더라도 저자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빛나는 책이 될 수 있었을것 같은데 안타깝다.

다음엔 저자의 '단독'이름으로 된 책을 만나고 싶다~

 

때로는 책 속 인물의 사상과 자신의 생각이 다르기도 했다. 그럴수록 더욱 치열하게 고민했다.

무조건 감동받아 순응하거나 동조하기보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맥락을 찾았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을 수정할 줄 알게 되었다. 생각을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러나 배움은 성장이었다. 성장통이 없을 리 없었다.

한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삶과 연결시켰다. 현실과 동떨어진 성공독서는 무의미한 것이었다.

독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책장을 들춰보는 행위가 아니었다.

인생이라는 거친 밤바다를 비추는 등대였다. (p.2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국적 요리
루시드 폴 (Lucid Fall) 지음 / 나무나무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읽은 루시드폴의 두번째 책.

우연이었다. 이 책을 읽은 것도, 선택한 것도.

첫번째 책,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은 루시드 폴 혼자만의 책이 아니다.

시인 마종기님과 함께 나눈 편지들을 묶어 놓은 '아주 사적인....'이 먼저였다.

그떄 처음 마종기 시인을 알았고 시집까지 샀었다. (이때부터 시를 읽고 싶었나 봄^^;;)

 

나이와 직업, 생활 공간(마종기 시인은 미국에 살고 있음)도 다른 두 사람이 편지를 주고 받으며 교감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그땐 그냥 가수와 시인의 만남 쯤으로 생각했다.

그때 루시드 폴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책에서 읽고 알게 되었다.

사실 음악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이번엔 루시드 폴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소설집을 내었다.

총 8편의 단편들을 모아 만든 책이 '무국적 요리'이다.

단편집을 체질상(?)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리뷰고 뭐고 그냥 넘어가려 했다.

그런데 단 "하나"의 단어 때문에 오늘 리뷰까지 올린다.

 

몰랐었지만 '아주 사적인...'에서 루시드폴은 자신의 외갓집이 경상도라는 것을 밝혔다.

그곳이 바로 나와 무관하지 않은 곳이여서 많은 단편들속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지명 때문에

지금 이런저런 이야기를 구구절절히 하며 (말도 안되는;;;) 리뷰를 올린다.

 

"봉래탕"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는 사람만 웃을수 있어요~) 

 

저자가 일부러 이 이름을 적었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번 물어보고 싶기도 하지만ㅎㅎ)

이 지명이 너무나 정겨워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단편 '탕'과 '싫어'에 나오는 목욕탕 이름이다. 이 이름 정말 내가 말하는 그 이름인지 궁금궁금~

 

 

 

     

 

(왼쪽부터) 이적의 지문 사냥꾼, 타블로의 '당신의 조각들', 구혜선의 '탱고', 차인표의 '잘가요 언덕'

가수나 배우들이 낸 소설집과 소설. 이 중 '잘가요 언덕'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문이 좌르르르륵 열리고 아빠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수야(-↘_).

밥 빨리 묵고(_-↘-↘), 아빠하고(--↘_) 엄마하고(--↘_) 온천가까(_↗-↘)?

 

'온. 천. 가.까?' (p. 193)

 

6번째 단편 '싫어!'에 나오는 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사투리의 억양을 나타낸 것인데 신기하면서 웃기고 재미있었다. 이 억양은 '싫어!'의 이야기에 계속 나오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재미나는 부분이다. 

(사투리의 억양을 아는 사람들은 감이 올텐데~~모르는 사람들은 안타깝다 이해못할테니~ㅎㅎ)

 

중간중간 사투리가 많이 나와 읽는 내내 재미있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좀 어둡고 침체되어 있고.....

약간 어렵게도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단편은 나완 안 맞다는걸 또!!! 느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