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문명
정수일 지음 / 창비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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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중 하나가 바로 이슬람이다. 이라크 전과 팔레스타인 문제 때문이다. 이란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들 모두가 이슬람이라는 공통된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론에선 항상 이슬람을 이야기 한다.


그런 이슬람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슬람은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들을 마구 죽이는 호전적인 사람들을 만들어 내는 문명인가. 이 책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이슬람은 우리가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서구식 문화와 다른 문화일 뿐이라는 것이다.


서구적인 사고방식으로 바라보기에 이슬람은 좀처럼 이해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가 서구적 사고방식으로 이슬람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슬람은 그 문명권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명백하고 간단한 것이다. 서구와 이슬람 사이에는 사고방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 때문에 이해가 어려울 뿐, 이슬람 자체가 이상한 것은 아니다.


이슬람은 종교이기에 앞서,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이기도 하다. 이슬람은 이슬람 세계에 속한 사람들이 세상을 인식하는 삶의 원리이기도 하다.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관념과 우리와 다른 세계인식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잣대로 그들을 바라보려면 항상 잡음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이슬람을 이슬람의 시각에서 바라보며 설명하는 훌륭한 저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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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을 더 젊게 사는 연령혁명 - Younger Next Year
Chris Crowley 외 지음, 홍혜걸.권상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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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면 내 삶의 남은 순간은 정확하게 그 날수만큼 줄어든다. 사람의 삶이라는 것은 태어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긴 여정이다. 때로 그 기간이 길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겐 그 기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장수를 기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바뀔 수 없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인간은 단 한사람의 예외도 없이 결국은 모두 죽고야 만다는 것이다.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우리의 몸은 노화를 향해서 끊임없이 움직여간다.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틀림없는 진실이 존재한다. 노화를 정지시킬 수는 없지만 우리가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그 노화의 속도를 느리게 할 수는 있다.  그것은 틀림없는 진실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진실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책은 우선 노화의 기전을 설명한다. 그리고 결코 피할 수 없는 노화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담고 있다. 그 내용은 운동에서부터 식생활, 스트레스 관리...등 다양하다. 그런 포괄적인 내용들을 찬찬히 읽으면서 그 가르침대로 우리의 삶을 바꾸어 간다면 노화의 속도는 아마도 훨씬 더 느려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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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평전 -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의
자크 아탈리 지음, 이효숙 옮김 / 예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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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유령이 하나 떠돌고 있다. 바로 공산주의라는 이름의 유령이다." 공산당 선언에 있다는 이 말은 이 마르크스 평전에서 여러번 인용된다. 이 구절의 뜻은 공산주의라는 이름의 사상이 유럽을 떠돌아다니며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뜻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이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세상에 유령이 하나 떠돌고 있다. 바로 마르크스주의라는 이름의 유령이다." 나는 이 말을 사회주의로 대변되는 진보에 대한 관념이 몸이라는 실체를 잃은 유령이 되어 원혼처럼 떠돌고 있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싶다.
 
그렇다. 세상은 세계화의 물결에 휩싸이고 있다. 마르크스는 세계화가 사회주의 실현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늘날 우리가 겪는 세계화는 모든 사회적 변혁의 희망을 앗아가는 아픔의 세계화이다.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고용의 조건은 나빠져가고,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빈부의 격차는 더욱 커져간다. 마치 마르크스가 활동하던 그 시대의 유럽이라는 작은 대륙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오늘날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
 
이 책은 복합적인 책이다. 두터운 페이지의 책에 매우 세세하게 관련 자료들을 빽빽하게 담아놓은 이 책에 마르크스를 평하는 저자의 나래이션이 군데군데 들어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는 이가 어떤 시각을 가지느냐에 따라 마르크스를 보는 눈이 서로 달라질 수 있는 책이다. 책 내용중에 드러나는 저자의 의견과 책의 마지막에 그의 사후에 마르크스 주의가 어떻게 바뀌어 갔는가를 나타내는 긴 장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이 책은 읽는 사람이 자유롭게 해석할 여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눈에는 마르크스는 한 사람의 허약한 지식인으로 보였다. 왜 그동안 우리나라에 이 허약한 지식인의 유약한 글이 허용이 되지 않았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의 이론은 취약한 기반들 위에서 끊임없이 수정되면서 만들어졌고, 만들어진 이론도 그다지 과격하지는 않았다. 마르크스 자신이 "나는 마르크스주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듯이, 위험한 것은 그의 추종자들이었지 결코 마르크스 자신은 아니었다. 비록 마르크스가 인터내셔널을 지휘하는 실재적인 권력자였더라도, 그가 실제로 파업과 과격행동을 선동한 적은 없었다.
 
그는 프롤레타리아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 자신은 어디까지나 귀족적인 취향을 버리지 못한 지식인이었을 뿐이다. 그는 가난을 묵묵히 참아내기보다는 가난을 싫어했고, 약간의 사치를 좋아하기도 했었다. 끊임없이 돈에 대한 갈망을 포기하지 않았었고, 그의 지적 작업을 빨리 세상에 내놓기 보다는 이론적 완벽을 추구했었다. 그는 실천가이기보다는 강박증과 자기모멸에 시달리는 지식인이었다. 그는 소외에 관해 말했지만 그의 의식과 그의 생활은 서로 소외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가 평생을 바쳐 만들었다는 그의 정교한 이론이라는 것은 풍부한 철학적인 면모가 강한 소외론과, 독창적인 이론인 노동가치설과 잉여노동설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낡은 이론으로 비쳐진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지적 산물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여러가지 사상들중 일부에 기여를 했을 뿐이고, 그의 학문적 기여가 빛을 발한 것은 그의 생의 마지막 순간의 일시적인 시기뿐이었다. 그의 이론들의 상당부분도 그의 앞의 사람들의 토대위에 세워진 것이고, 그의 이론들도 그 이후의 많은 사람들에 의해 수정된 것이다.
 
역사는 그 역사를 만드는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는 그 역사를 빛낸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일뿐이다. 그의 사상들이 그의 삶의 궤적과 역사적인 변동에 의해 끊임없이 바뀌어 왔듯이, 그의 사후에 다른 세계적 상황의 변동에 따라 그의 사상들도 변형되고 수정되어왔다. 혹 그가 아직 살아있다면 그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150년 전에 말했던 것들을 고색창연한 과거의 것이라고 생각한다네... 그 책에 적힌 것은 그 당시의 상황에서 나에게 최선의 이론이었을 뿐이라네..." 라고.
 
그는 확실히 뛰어난 두뇌를 가진 독창적인 사람이었다. 그를 괴롭히는 여러가지 아픔들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적인 모색을 끝까지 밀고나간 용기와 고집을 가진 사람임에는 틀립없다. 그는 훌륭한 연설가이자 조직가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어디까지나 그의 시대의 테두리 내에서 활동했던 사람이고, 그랬기에 그의 위대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그는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가 인간 사회의 진보의 대열에 영향을 미친 위대한 사람중 하나이지만, 그의 사상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가 말하는 공산주의란 애매모호할 뿐이고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결여되어 있는 막연한 이상향이었을 뿐이다. 오늘날 우리가 고민하는 이상적인 사회를 추구하는 모색에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그는 단지 그의 사회에서 두드러진 인물이었고 후대 사람들의 지적 모색에 많은 영감을 준 영향력 있는 사람이었을 뿐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마르크스를 처음만났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격동하던 시기의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도 많은 이해를 얻었다. 약간 투박하고 잘 읽히지 않는 문체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 두툼한 분량을 끝까지 읽어낼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리고 이런 책을 이제야 접한 나의 지적인 게으름을 책망하고 싶다. 그리고 그가 지적한 인간의 소외와, 세계화와 인간가치의 충돌이 내는 파열음에 대해 오늘날의 입장에서 어떻게 모색해야 할지를 고민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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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사기꾼 - 속고 속이는 자의 심리학
사라 버튼 지음, 채계병 옮김 / 이카루스미디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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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정말 사기꾼들이 많다. 연일 메스컴을 장식하는 그런 사람들이 없으면 세상은 한결 살기 편한 곳이 될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그런 질 나쁜 사기꾼들은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고, 또 이 세상에서 하루빨리 없어져야 마땅하다. 그런 나쁜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억울함이야 무엇으로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세상에는 종종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사기꾼들이 있다. 분명히 거짓을 말하는 것이긴 한데 그걸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도 않고, 적극적으로 피해를 끼치려고 의도하지 않은 사기꾼들이 존재하기도 하는 것이 이 세상이다. 세상살이는 복잡하고, 그래서 단순히 사기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단순한 도식으로만 세상을 볼 수가 없는 이유이다. 그래서 때로는 상황윤리라는 것이 필요하기도 한 것인가보다.


그런 사기꾼의 대표적인 경우로 들수 있는 경우가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제임스 베리 박사의 일화이다. 그는 평생을 남자로 살았고, 세상은 그가 남자인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여자라는 것이 밝혀진 것은 죽고 난 다음이었단다. 이 책에는 그 외에도 수많은 다른 사기꾼들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의사나 변호사로, 혹은 재벌로 자신을 위장하는 사람들...


이 책은 돈과 권력을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태어난 사회가 자신에게 지워주는 한계를 극복하고 또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그들의 거짓말은 바로 시대가 그들에게 지워준 편견과 억압의 반영일수도 있다. 사기꾼은 그들이 아니라, 그들에게 그런 행위를 하도록 만든 시대일수도 있다는 논리가 성립할 수도 있다!. 그들의 존재는 다른 사람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던,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편견을 반영하는 일종의 거울의 역활을 하는 것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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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 - 세상을 비추는 기부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261
예종석 지음 / 살림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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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라주



요즘 기부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평생을 가난하게 살아온 할머니가 자신이 모은 적지 않은 재산을 기부한 이야기도 있고, 큰 부자가 자식에게 재산을 남기지 않고 사회재단에 기부를 한 이야기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부문화가 바람직하게 정착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세계 1.2위의 부자들이 잇달아 엄청난 거액을 사회에 되돌려 놓았다. 그들은 자신이 죽을 때 자식들에게 유산을 남기지 않겠다는 선언도 했다고 한다.


이 책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불리는 부유하고 고상한 사람들의 도덕적 의무에 대해서 적고 있다. 원래의 뜻인 ‘높은 신분에 걸맞는 도덕적인 요구’라는 것이 오늘날의 부자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통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본다. 저자는 주로 미국의 부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으며, 미국의 기부문화의 전통을 어떻게 일구어 놓았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편법을 동원한 상속보다는 건전한 기부문화가 정착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기부가 필요 없이도 사람들의 복지가 가능한 사회적 안전망을 갖춘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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