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 범인을 읽는 신체 코드
콜린 비번 지음, 유혜경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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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지문이 범죄수사에 사용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굳이 범죄수사드라마인 CSI를 보지 않더라도 신문이나 TV등의 뉴스를 통해서도 지문의 발견으로 범인이 체포되는 이야기들은 생활에서 늘 접할 수 있다. 지문의 활용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할 것이 아니라 그저 일상적인 일이 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지문이 처음부터 범죄수사에 활용되었던 것은 아니다. 인류의 역사가 진행되어 오는 중 언젠가부터 지문에 대한 과학적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지식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렀을 때 지문은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는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을 것이다. 뜻밖에도 그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 책은 바로 지문이 어떻게 과학적인 수사도구로 사용되게 되었는가에 관한 책이다. 지문의 활용에 대한 역사를 담은 책인 셈이다. 그러나 이 책은 딱딱한 역사적 서술방법이 아니라 부드럽게 재미있는 이야기적인 서술 방법을 택하고 있다. 범죄수사의 유용한 도구인 지문에 대한 인식의 발달과정을 마치 범죄 수사를 하는 소설을 읽는 것 같은 재미를 느끼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책은 딱딱하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유용한 지식을 전달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시대적 분위기가 달라져가고, 독서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져가는 오늘날, 좋은 내용의 책과 그 내용을 담는 좋은 형식의 책을 대하는 마음이 참으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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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 신드롬 - 1944년부터 현재까지 프랑스는 과거를 어떻게 다루어왔는가
앙리 루소 지음, 이학수 옮김 / 휴머니스트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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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 신드롬


집단적 기억이라는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개인의 기억과 마찬가지로 사회도 그 자체의 집단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는가보다. 사회도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커다란 정신적 외상을 받으면 그 사실에 대해서 잊어버리려고 하는 속성이 있는가 보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큰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그 충격적인 사실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듯이 말이다. 그 가슴 아픈 사실을 잊음으로써 괴로운 기억은 잊고, 밝고 아름다움에 대한 기억을 지닌다.


그 후 긴 시간이 지나고 그 아픔의 통증이 많이 사라지고 난 뒤, 얼마간의 여유가 생길 때에야 비로소 그 아픔의 기억을 떠올릴 수가 있을 것이다. 그 기억을 지워버려야 했을 만큼 아팠던 사실을 극복할 수 있을 때,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아름다운 것들로만 장식해야 할 만큼 취약했던 자아가 강해졌을 때에... 


이 책은 프랑스라는 국가가 겪었던 아픔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랑스는 제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의 압도적인 전력에 패망을 했었다. 그러나 용감한 프랑스인들은 독일군에 협력하는 비쉬 정부의 나약함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프랑스에 있어서 2차 세계 대전은 압도적인 무력에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정신이 레지스탕스의 혁혁한 전공으로 나타난 용기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틀린 기억이었다.


프랑스에 레지스탕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의 활약은 알려진 것보다 미미했다. 그리고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프랑스 인들이 비시정권을 중심으로 독일의 점령에 순순히 순응했다. 전쟁에서 승리한 뒤(독일이 패망한 뒤) 프랑스는 그 아픈 기억을 잊었다. 승전국이 된 프랑스는 불굴의 의지로 저항한 레지스탕스의 빛나는 투쟁만을 기억하고, 비시 정권하에서의 아픈 동조의 역사는 잊었다.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난 후, 충분히 아픔이 잊혀진 후, 이제는 다시 그 아픈 기억을 떠올려도 될 만큼의 시간이 지난 후. 잊혀졌던 역사가 복권이 되고 있다. 이젠 가감없이 그 시절을 그대로 기억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기억은 중요하다. 사실을 제대로 기억해야만 아픈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 역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식민통치와 남북간의 아픈 대결. 이제 우리도 그 아픈 기억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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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 예측 가능한 경영을 위한
감사법인 토마츠 지음, 이호영.송종길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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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문화는 하나의 산업이다. 그것도 고부가가치의 산업이다. 그래서 언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증시에 상장될 때면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경영하는, 혹은 속해 있는 회사이기도 하지만, 그런 회사들이 놀라울 정도의 수익을 올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TV화면에 등장하는 스타들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열광을 보낸다. 말초적인 감각적 자극을 좋아하는 오늘날의 세태에선 그런 문화적 스타들이 영웅의 모습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그렇게 화려한 영웅을 만들기 위해서는 뒤안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머리 싸움이 있어야 한다.

오늘날 문화는 그저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열광할 정도의 완성도가 높은 문화상품을 만들어 내려면 고도의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낸 상품들 중,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소수만이 시장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모습을 다룬 책이다. 화려한 문화콘텐츠의 이면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에서부터 자금의 조달, 제작된 컨텐츠의 유통, 판매되지 않은 컨텐츠의 회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상상하지 않았던 화려한 세계의 이면의 모습이 가득히 담겨있다.

문화 컨텐츠를 다루는 책이라 무척 흥미로우면서 오늘날의 경제가 돌아가는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잇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우리보다 항상 한발 앞서나가는 일본 문화계가 움직이는 모습을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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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케임브리지 중국사 시공 아크로 총서 2
패트리샤 버클리 에브리 지음, 이동진 외 옮김 / 시공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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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중국은 우리에게 점점 더 중요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는 중국을 잘 아는 것이 우리가 살길이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중국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중국에 대해서 잘 아는가라고 정색을 하고 물어보면 꼭 같은 대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오늘날 수많은 언론매체에서 œR아 내는 중국에 관한 이야기들은 분명히 중국에 관한 정보들이다. 그러나 그런 정보들은 매우 피상적인 것일 뿐이다. 단편적인 정보를 많이 모은다고 중국을 정확하게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한 사회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부터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역대왕조와 삼국지 수호지등에 대해, 또 중국의 유명한 인물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지만, 그러한 지식이 체계화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면 제대로 안다고 할 수가 없다.

오늘날 중국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점점 높아질 뿐 아니라, 중국은 역사적으로 우리와 매우 밀접하고 지정학적으로도 붙어 있기에 더욱 잘 알아야 한다. 그런 나의 생각이 옳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제목처럼 풍부한 사진과 그림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 담긴 그런 시각적 자료는 글로만 된 책을 읽을 때 다 이해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 같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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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교류사 연구
정수일 지음 / 사계절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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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문명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 문명은 절대로 고립되어서 존재하지 않는다. 문명간의 전면적인 교류는 없더라도 한 문명에 속한 사람과 다른 문명에 속한 사람들 사이에는 교류가 있다. 바로 그 과정을 통해 문명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전파되어 가는 것이다.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문명의 충돌이라는 명제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폭력과 테러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은 서로 다른 문명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준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문명간의 충돌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충돌이란 것 역시 문명교류의 일부분이다!


이 책은 큰 시각에서 서로 다른 문명들 간의 주고받음에 대한 분석들이 들어있다. 한국과 일본의 임진왜란이 큰 상처를 주었지만, 양자 모두에게 상당한 영향을 준 교류의 기회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는 없는 사실이다.


이 책은 중국은 우리와의 문화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설명하기도 하고, 우리의 고대부터 시작된 중국, 더 나아가 이슬람 권과의 교류의 역사는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동방의 조용한 나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활발하게 문화적 교류를 이룬 나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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