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두 얼굴 - 세계화 시대의 양극화를 넘어서는 길
로버트 A. 아이작 지음, 강정민 옮김 / 이른아침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얼마 전 ‘올리브 나무와 렛서스’를 쓴 프리더먼의 저서 ‘세계는 평평하다’를 읽었다. 그는 세계가 인터넷과 빠른 교통수단등을 통해 연결되어 세계를 연결하는 문턱이 매우 낮아졌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지적이었다. 그는 현명했고, 세계는 그의 주장대로 더 가까워졌다.


그가 세계는 평평하다고 주장한 것은 중의적인 뜻이 있어 보인다. 그가 말하는 평평한 세계란 그렇게 밀접하기도 하지만, 기회가 빈국이나 부국 모두에게 똑같이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화가 모든 국가와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한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세계화가 인도의 엘리트들에게 미국으로 오는 수고를 하지 않고, 자신의 나라에서 자신의 음식을 먹고, 자신의 가족들과 지내면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반대로 세계화는 미국의 많은 기업들에게 더 낮은 비용으로 꼭 같은 일을 해내어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 될 기회를 준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것은 기회이다. 세계화는 빈국과 부국 모두에게 준비된 사람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그래서 세계화는 평평한 세상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평평한 세상은 부국과 빈국이 평등하게 기회를 보장받을 뿐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이데올로기성을 갖고 있었다.


세계화의 얼굴이라는 이 책은 바로 그 책을 읽으면서 내 가슴을 답답하게 짓누르던 그 느낌을 시원하게 뚫어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 문화의 기초 (양장)
이현송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미국 문화의 기초


미국은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출신 국적과 인종이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나라를 이룬 독특한 나라이다. 그래서 미국을 거대한 용광로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한 복잡한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 미국인이라는 단일한 소속감을 느끼게 만드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미국이 자유의 나라이고, 미국에서는 누구나 꿈을 이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환상이었다.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그 꿈은 많은 사람들을 미국으로 불러 모았고, 미국이라는 용광로 속에 기꺼이 자신을 던져넣어 용해되게 만들었던 힘이었다.


얼마나 멋진가. 누구나 노력만 하면 신분의 제약 없이 꿈을 이룰 기회를 가질 수 있다니! 미국은 바로 멋진 신세계였던 것이다. 메스컴에서는 늘 환상적인 꿈을 이룬 사람들의 사례가 소개되곤 하였다. 자신의 옆에 있던 사람들이 어느날 성공한 사람의 자리에 않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던 것이 미국이었다. 그것이 바로 미국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미국사회에선 그런 멋진 신분상승의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고급교육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막혀있고, 오늘날의 지식집약적 사회에서는 교육의 도움이 없이는 신분상승을 이루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는 가난은 게으름의 산물이 아니라, 물려받은 가난에 가난한 것이 되었다. 이제 미국에는 계급이라는 것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계급이 없는 사회.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라는 꿈이 이제 퇴색하고 있다. 미국은 이제 인종간의 문제가 주된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인종이 아니라 계급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계층상승을 이루기 어려울만큼 빈부격차가 커지고, 그 빈부격차가 장벽을 만든다면 미국의 사회에 또 다른 계급적 현상의 생긴 것이고, 그것은 바로 아메리칸 드림의 상실을 의미한다. 그것은 미국의 정체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코메티 - 영혼을 빚어낸 손길 현대 예술의 거장
제임스 로드 지음, 신길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목이 길어서 슬픈사람 

 

자코메티의 이름은 먼 기억속에서 아련히 떠오르는 안개처럼 희미하다. 예전 학창시절에 열심히 외웠던 이름이기는 한 것 같다. 발음하기도 쉽지 않은 그 이름이 내 입가를 맴도는 것을 보면. 그러나 그가 무엇을 한 사람인지, 어떤 사람인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찍은 사진을 들žˆ다 보니 금새 “아! 이 사람...” 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비록 그의 이름은 아득한 망각 속으로 잊어버렸지만 그의 작품은 지금도 내 생활 속에서도 자주 마주치기고 있는 친숙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도 길거리 여기저기에서 팔리고 있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식품 중의 하나가 바로 그의 조각의 복제품들이기 때문이다. 유난히 가늘고 긴 팔과 다리를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한 조각들. 그것이 바로 그의 특징적인 작품들이다. 왜 한국사람들은 유난히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일까.


긴 팔과 다리, 역시 길다란 목을 가진 사람들. 어떤 시인의 글처럼 목이 길어서 슬프게 보이는 것일까. 그의 작품은 왠지 모르게 슬퍼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신비로워 보이기도 한다. 그런 그의 작품의 특성들이 한국 사람들의 감성에 잘 들어맞기 때문일까.


이 책은 바로 그 작품들의 창조자인 자코메티의 인생여정을 다루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그의 삶을 평면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연대기적으로 그가 어떠어떠한 길을 걸어서 어떤 난관들을 극복하고 결국은 위대한 사람이 되었는지를 평면적으로 살피는 책은 아니다.


그가 살아온 삶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 그가 그의 작품세계를 만들어 가는데 영향을 미치고, 그의 정신세계에 영향을 미친 당시 유럽의 문화적 상황들이 이 책에 잘 드러난다. 자코메티라는 거인을 중심으로 하되, 그를 둘러싼 배경에 더 많은 강조를 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세기 초반 유렵의 문화적 분위기를 잘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롱테일 경제학
크리스 앤더슨 지음, 이노무브그룹 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롱테일의 재발견

한동안 마케팅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사실 나는 마케팅과 별 관계가 없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지만, 이것저것 책을 읽고 이분야 저분야를 기웃거리는 것이 나의 유일한 취미이다 보니, 그당시에 새로운 관심이 집중되던 마케팅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권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었다.

당시는 CRM(consumer relation marketing)이 각광을 받고 있었다. 지금 CRM은 e-CRM으로 변형되어 우리의 생활 여기저기에 깊숙히 들어와 있다. 이젠 더 이상 CRM 이란 용어 자체가 사용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한 개념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간 귀족 마케팅 같은 아류들이 성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시 CRM 관련 서적들을 읽으면서 내 마음 속에는 한가지 의문이 일어났었다. CRM 이란 결국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려주는 소수의 고객에게 더욱 집중해서 마케팅 활동을 벌이자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이미 알려진 고객들 외에 신규고객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문제였다. 그리고 지금은 충성고객도 고부가가치 고객도 아니지만 잠재적으로 충성고객이나 고부가가치 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언젠가는 그들이 중요한 고객이 될 수는 있다는 것을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사람들을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수익보다 초과한다면 효율성에서 뒤떨어지기 때문에 충성고객이나 고수익고객에게 마케팅 자원을 집중해서 배분하는 것이리라고 짐작을 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이 우선의 수익구조를 개선시킬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이 관점에서 보면 역시 잠재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란 생각을 떨칠수는 없었다.

나의 전공이 아니니 깊은 내용을 알수는 없지만, 나는 아마추어 수준에서는 그 문제를 가지고 상당히 진지하게 고민을 했었고, 그런 문제를 다루는 책은 없는지 살펴보기도 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의 관심도 다른 분야로 옮겨가서 한동안 그런 분야의 독서를 하지 않고 지내왔었다. 무릇 독서의 즐거움이란 새로운 이론들이 나타나고 변화와 격동기에 있을때 재미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나는 롱테일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내가 궁금해하던 그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내가 그 당시에 궁금해하던 부가가치가 낮지만 많은 수의 사람들, 그리고 언젠가는 잠재적인 고수익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서 막대한 이익을 내는 사례들이 등장한 것이다!

나의 오래된 기대를 충족시킨 '롱테일 경제학'을 통해 소개된 사례들은 내가 긍금해하던 의문을 풀어주었다. 롱테일에 해당하는 고객들이 가진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관리하는데 들어가던 막대한 비용때문에 카케팅 자원을 투자할수 없었지만 새로운 기술의 발달이 그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요즘 미국에서 엄청난 주식 가격의 상승을 자랑하고 있는 구글이 가장 대표적인 롱테일 경제학의 사례로 꼽힌단다. 구글은 자신의 검색서비스를 통해 맞춤형 광고를 함으로써 적은 비용의 광고비로 많은 고객(롱테일)을 광고주로 받아들일수가 있었다.

그들 광고주들은 맞춤형 광고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타깃에 맞는 사람들에게만 광고를 노출시킬수가 있었고, 따라서 큰 광고효과를 볼수가 있었다. 반면에 구글은 그들을 위해 작은 배너를 마련해 놓았을뿐이다.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적은 광고비의 다수의 광고주들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올릴수가 있게된 것이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경제학 불변의 법칙이다. 때로는 수요와 공급사이에 간극이 존재할 수도 있다. 투자가 지연되거나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이번의 경우도 결국은 경제학의 법칙이 옳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잠재적인 고객인 롱테일 부분에 대해 적은 비용으로 마케팅을 펼칠수 있는 기술의 발달이 기존의 마케팅에서 소외되던 고객들에게 폭팔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6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새로운 사회현상 그 시사점을 잘 파악해야 하는 <롱테일 경제학>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7-24 16:35 
    롱테일 경제학크리스 앤더슨 지음, 이노무브그룹 외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2007년 6월 9일 읽은 책이다. 우선 책을 공짜로 읽게 해주신 랜덤하우스코리아의 이현일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오래 전에 읽었음에도 리뷰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정리할 내용이 많다기 보다는 나온 내용들에 대한 내 견해를 적을 것이 꽤나 된다는 것 때문이다. 그러나 리뷰는 조금 가볍게 터치하는 정도 수준에서 머물려고 한다.<The Goal>이나..
 
 
 
인류의 미래사 - 21세기 파국과 인간의 전진
W. 워런 와거 지음, 이순호 옮김 / 교양인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인류의 미래사


미래에 인류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공상과학 영화에서 자주 다루는 주제이지만, 구체적인 미래의 모습을 그린 책을 만나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책이나 영화에서 만나는 모습은 단지 단편적인 기술의 발전에 관한 이야기나 미래에 관한 이미지나 개념일 뿐, 실제적으로 미래의 한 사회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린 작품을 만나기는 어렵다.


인류가 미래에 구축할지도 모를 한 사회에 관한 구체적인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현실과의 연계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오늘날의 사회의 모습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현대사회와 연결되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잘 살펴야만 구체적이고 그럴듯한 미래사회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펼쳐 보일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상당히 두텁다. 그 두터운 책에 미래사회의 역사를 가득히 싫었다. 당연히 허구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서로 다를 것이다.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조금씩은 자신이 그리는 미래의 사회에 대한 희미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내용이 그런 이미지와 얼마나 부합되는가에 따라 호감을 가지는 사람과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이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이 펼쳐가는 미래의 모습을 아무 선입견없이 ?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저 미래에 대해 쓰여진 가공의 이야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풍부한 인문사회적 지식이 구체적인 한 사회의 모습을 상당히 진지하게 그리는데 성공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도 몇군데 논리적인 비약이나 상상력이 부족한 곳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만한 정도로 구체적인 미래의 모습을 그린 책을 내가 접한 것은 사실 이 책이 처음이다. 그래서 미래를 꿈꾸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두툼한 외양과는 달리 내용은 말랑말랑한 책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