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만 진심이었지 - 인생고민 측면돌파 해답집
유니유니(전해윤) 지음 / 봄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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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나만 진심이었지' 이 말 자주 쓴다. 인터넷에서 흔히 쓰는 장난이긴 한데 현실에서도 가끔 이 말이 튀어나올때가 있다. 그럴때 상대방이 오히려 진지하게 변명하는 경우가 있어서 어색하긴 한데, 사소한 일에 너무나 자주 나만 진심일때가 있긴 하다. 특히 먹는거에 관해서. 이를테면 친구와 만나기로 한 날 밥 먹고 후식먹고 또 맛있는 걸 먹으러 갈 생각에 예의바른 공복으로 나갔는데 친구는 그렇지 않을때. 오늘 하루 야무지게 보내려던(먹으려던) 각오에 나만 완전 진심인거다. 누가봐도 녀석 멋진 하루를 보냈나보군,하고 생각하도록 먹고 싶었는데. 집에 돌아가는 길에 떡볶이와 순대를 포장하며 아쉬운 속을 달래는 그 느낌, 그 상황, '나만 진심이었지' 그래서 책 제목을 봤을때 이 책은 웬만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자잘하고 지질한 나만 진심인 얘기들이 있겠지, 그래서 공감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강렬한 예감에 읽어보고 싶었다.

 

 처음 한두 에피소드는 뭐 이 사람 나보다 윗길인가 지나치게 몰입하네, 싶었는데 '감정이입 과하게 해서 후유증이 올 때'(22)에서 현실웃음이 나왔다. 사실 인물이 스트레스 받게 하는 행동을 하거나 상황이 작위적이라 납득이 잘 안되면 드라마를 아예 안보거나 그대로 하차해버리는 습성이 있다. 원치 않는 전개가 나올 것 같으면 아무리 옆에서 추천을 해도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어릴 땐 어른들이 드라마 보면서 악역배우에게 욕을 하면 '뭐 저렇게까지 하시지' 싶었는데 요즘 내가 분노를 삭히며 괜한 욕을 하기 싫어서 하차해버린다. 저자는 기생충에서 송강호가 잘 지낼지 걱정됐다고 했지만, 나는 내 몸에서도 지하철 타는 사람 냄새가 나고 있는 건 아닐까 몇번이고 냄새를 맡아보느라 그 장면에서는 여전히 얼굴이 굳는다.

 

 짧게짧게 진짜 여러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칭찬과 관련된 내용(55)이나 회사에서 혼자 밥 먹고 싶을 때((122)같이 이미 내가 경험하고 고민하고 지나왔던 문제들을 다룬 부분도 다시 보니 새로웠다. 예전에 나도 이런 고민을 했었는데 싶기도 하고, 요즘은 또 그때랑 다른 태도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기도 했다. 그리고 상사가 모닝콜 해달라고 할 때(115)같은 서로 끔찍할 것 같은 일이 아직도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말인가 싶은 상황도 있다. 직장 사람의 목소리로 아침을 열고 싶은 사람이 세상에 있단 말이야? 좋아하는 음악도 아침 알람으로 해놓으면 삼일만에 싫어질 마당에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인지. 입냄새나 스킨십같은 문제는 오히려 이해가 되는데 모닝콜은 서로가 짜증스러울 일이라 현실인가 아닌가 놀라울 뿐이었다.

 

 제일 웃겼던게 횡단보도 건너편에 있는 친구와 마주 보기 어색할 때(235)였다. 친한 친구와 만날 때 가끔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서게 되는데 한번도 어색하다 여긴 적 없이 손을 크게 휘저으며 니가 올래 내가 갈까 수신호를 보내기 바빴다. 단언하건데 그보다 어색한 때는 만날 때가 아니라 헤어질 때다. 만날 때는 반가움과 인사, 앞으로의 이동방향에 대한 전략적 지시의 콜라보지만 헤어질 때 전철역 맞은편에 선다는 것은 반복되는 인사 외엔 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사나누고 상대방 전철이 먼저 떠나고 나면 방금전까지 저편을 향해 파닥이며 인사하던 모습에서 정색하고 전철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로 안면몰수해야 한다는 점도 어색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있는 시간동안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내용도 짧고 심각하게 머리 쓸 일 없이 기분 전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어차피 이번 연말은 집 안에서 맛있는 음식을 잔뜩 쌓아두고 보낼텐데, 넷플릭스와 왓챠 사이에서 최소한의 양심 상 책 한 권은 읽고 2020년을 마무리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남은 보름 정도의 시간동안 책 한 권 읽기를 완전 가능하게 해줄 가볍고 재밌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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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일기 - 공포와 쾌감을 오가는 단짠단짠 마감 분투기
김민철 외 지음 / 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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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감이란 뭘까. 
 
 " 그런 나에게 누군가가 해결 방안을 말해주었다. 우울의 이유가 만약 일이라면, 그 일을 끝내면 최근에 만들어졌던 우울은 잦아들 것이라고. 그렇게, 나는 마음의 우울을 줄이기 위해서, 일이 힘들더라도 결국은 마무리했다는 기쁨으로 매듭짓기 위해서 마감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내일의 내가, 조금 뒤의 내가 할 거야'라는 농담도 점차 나에게 던지지 않게 되었다. 잠깐, 하면서 손을 내밀고 '그 일이라는 거...... 지금 하면 내일의 내가, 조금 뒤의 내가 웃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벌떡 일어나곤 한다.(172) "
 
 주변 사람들은 아마 내가 마감기한을 빠듯하게 남기고 동동거리면서 일을 끝마치는 타입이라 생각할 것이다. 맞다, 사실. 나는 내 인생의 대부분의 마감을 그렇게 치뤄냈다. 아니, 당장 지금의 내가 쉴 수 있는데 왜 벌써부터 일을 미리 쳐내야 하는거죠? 왜 일을 미리미리 해서 끝내놔야 하냔 말이에요! 일은 기한이라는게 있는데! 그리고 마지막 날이 다 되어서야 울면서 기한에 맞춰 대충 끝내버린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올려놔야 하는 실패도 성공도 아닌 개고생을 반복했다. 때론 그 짜릿함도 즐겼다. 마감에 닥쳐서 일을 하면 절박해져서 어쩐지 집중도 높아지고 능률도 최고치인 것 같은 기분과 분초를 아끼며 정신없이 일하는 스릴같은 것도 느낄 수 있다. 그 특유의 쳐내기를 해내고 나면 느낄 수 있는 기분이 또 재밌어서, 미리미리 하지 않는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긴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직 정신 못차렸다는 증거다. 
 
 하지만 나는 달라졌다. 바로 저 문장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아주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때 내가 쓰는 방법이 앞당긴 나만의 마감을 만드는 것이다. 남이 정해 준 마감말고, 내가 정한 마감을 새로 만드는 것! 내가 만든 마감은 내 일정을 고려해서 만들기 때문에 시간 배분에도 좋고, 어쩔 수 없이 그 마감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해도 이건 여유있는 일정으로 정해둔 날일뿐 진짜 마감은 따로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기한에 늦게 되는 일이 없다. 왜 이런 짓을 하는가 싶기도 하겠지만, 이건 8시에 일어나기 위해 7시 45분부터 5분단위로 알람을 맞춰놓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쉽다. 8시 알람을 듣고 한번에 일어난다면 좋겠지만 혹시 8시 알람 못듣고 9시까지 자버리는 날이 가끔은 생길수도 있잖아요. 어휴, 그럼 큰일이지. 어쨌든 나만의 마감 방법은 게으른 나의 인생을 아주 조금은 부지런하게 바꿔놓았다. 아, 바꿔놓고 있는 중이다. 다른 분야의 게으름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때문에 이 '공포와 쾌감을 오가는 단짠단짠 마감 분투기'는 필연적으로 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꼭 작가가 아니더라도 평범한 직장인, 학생들에게도 일의 마감기한은 있으니까. 민간인 사찰 기록지인가 싶을 정도로, 마감 때문에 애먹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방금 리뷰를 쓰다가 갑자기 컴퓨터가 다운되어서 그동안 쓴 글이 통째로 사라졌다가 자동임시저장 기능을 통해 일부 복구되는 경험을 했다. 마감과 제작물 날리기는 정말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보다. 마감이라는 말만 썼을 뿐인데 글이 날아가는 일이 왜 갑자기 생기죠. 어쨌든 이런 일도 마감하다보면 생긴다. 메인 문구로 " 너무 걱정은 마세요. 마감은 끝나거나 안 끝나거나 할 겁니다. 책도 팔리거나 안 팔리거나 하겠지요. 하지만 우리 인생은 언젠가 확실히 끝이 납니다. 우리 그냥 사랑을 해요. 이 우주를, 가련한 중생을, 마감 늦는 작자들을요.(66) " 이숙명 저자의 글 일부를 본 적 있는데 아마 글 날아갔을때 정신력이 한계에 부딪혔을때 쓴 글이 아닐까 싶은 꽃밭 마감 마무리멘트여서 웃겼는데, 리뷰 날아갔을 뿐인데도 약한 충격과 함께 이 글이 떠올랐다. 지금은 한문장 쓰고 임시저장을 누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수능이 끝났는데, 사실 올해의 수능이 끝났고 수능 시계는 내년을 향해 다시 돌아가고 있겠지만, 수능을 치른 학생들에게는 인생의 여러 마감 중 하나를 치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 중요하지만 또 그리 인생의 전부인 것은 아닌 마감이다. 이제 세월 지나갔다고 아무것도 이해못하면서 훈수두는 말을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 공감할거다. 성공한 사람들, 또 실패한 사람들 모아놓고 이유를 물어봤을때 그 요인으로 수능을 잘 봤습니다, 혹은 수능을 망쳤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을거다. 이제 다들 다음 마감을 위해 열심히 살아나가길. 모두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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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이야기
러셀 셔먼 지음, 김용주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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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익스피어는 장미를 찔레꽃보다 높이 평가한다. 아름다운 것은 둘 다 마찬가지지만 장미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특별한 향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 작품이 기본적인 기교와 감각의 차원을 뛰어넘어 불멸의 작품이 되는 것은, 다시 말해서 작품의 유형적 및 무형적 표현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느냐는 모호함의 정도에 달려 있다.(124) "

 

 철학도 음악도 잘 모르지만, 몰라서 읽었다. 알고 읽는다면 더 좋겠지만 모르니까 해보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나. 그러니 이 책이 초면인 사람들은 뭐 어때, 하면서 그냥 읽어보길 권한다. 음악적 소양의 깊이가 있다면 좋겠지만, 없어도 상관없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음악가의 블로그 글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전문적인 용어나 내용이 분명 들어가 있지만 그저 이 사람의 삶과 생각이 이렇구나 하는 정도로 읽을 수 있다. 게임, 가르침, 상관관계, 악보, 코다라는 다섯가지의 큰 분류로 글이 나뉘어져 있는데 그 안에서도 아주 여러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은 반쪽에서 그보다 적은 분량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읽기에 부담이 없다.

 

 " 피아니스트로 성공하려면 지능지수가 110 이하이거나 140 이상이어야 한다.(19) "

 

 위의 문장은 저자 개인의 발언이므로 독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밝혀두고 싶은 면이 느껴진다. 예술가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약간 괴짜같은 면이 보이기도 하고 이후에 풀어나가는 뒷문장들을 보면 유머러스하기도 하다. 첫번째 게임 부분에서 손가락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재밌었다. " 궁극의 매체인 손가락 끝의 신성함과 온전함은 영원히 보호되어야 한다.(77) "고 말하는 피아니스트의 관점에서 손가락을 낱낱이 해부하여 평가한다면 이럴 수 있겠구나 싶은 내용이었다. 게임이 아니라 손이라고 이름을 정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을만큼 손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악보 부분은 가장 분량도 많고 각 꼭지의 길이도 길었는데, 아무래도 다른 부분에 비해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나와 그냥 일독을 할 때 훑듯이 읽고 넘어갔다. 재독하게 된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읽어 넘긴다해도 완독에 큰 지장은 없는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마음의 부담이 줄었다.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상관관계 부분이다. 상관관계의 내용은 피아노에만 국한되지 않고 예술, 사회, 문화, 매체, 운동, 과학 등을 아울렀다. 처음 목차의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일지 가장 감이 오질 않았는데, 읽다보니 왜 이런 제목을 달아놓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다.

 

 읽으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책은 오디오 북으로 듣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들이 유려하다. 책을 듣다보면 ASMR같은 느낌을 줄 것 같고, 건반을 두들기는 듯 힘있고 명료한 낭독을 듣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은행나무에서는 오디오 북으로 제작할 생각이 없을지 궁금하다. 음악, 피아노 전공자가 읽는다면 더욱 만족스러울 책이겠지만 다른 우주의 보통의 독자도 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대부분의 책들이 그렇겠지만 문장을 음미하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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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공 2020-12-03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클래식 FM에서 이 책소개 듣고 관심있었는데요, 이렇게 리뷰까지 읽으니 더욱 읽고싶어지네요.러셀 셔먼의 연주가 들어간 오디오북도 나오면 정말 좋겠네요^^

테일 2020-12-03 22:12   좋아요 1 | URL
오! 연주가 들어간 오디오북! 더 좋은 생각이네요^^ 은행나무에서 기획해준다면 좋겠는데 말이죠...!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책소개를 들으셨군요. 어떤 내용이었을지 궁금하네요. 소개듣고 읽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섬세하고 유쾌하고 날카로운 면이 있어요.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청공 2020-12-0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일님께서 써주신 내용만큼 풍부하진 않았어요^^. 피아노연주만큼이나 침묵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줬어요. 글고요.셔먼이 인류학자인부분도 흥미로웠어요(‘출발 FM‘프로그램였는데요.솔직히 아이유치원 준비시키면서 들어서요, 책소개에 완전 집중은 못했어요 ㅠ) 셔면의 피아노곡 두개 정도 들려줬어요^^ 개인적으로 책내용 중 악보부분 궁금하네요~

테일 2020-12-03 22:58   좋아요 1 | URL
‘ ˝나는 음표는 몰라도 쉼표는 다른 피아니스트들보다 더 잘 연주한다˝고 한 아르투르 슈나벨의 말은 오직 침묵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잠재의식의 합창을 뜻한 것이다.(14)‘ 는 인용문이 있는 부분 내용 같네요. 악보 쪽에는 모차르트와 베토벤, 하이든에 대한 해석이랄까요, 외에도 이름난 작곡가들에 대한 글 비중이 많아요. 이렇게 글을 쓰는 사람이라니, 싶은 책입니다. 재독할 때는 연주를 찾아 들으면서 읽어야겠네요.
 
플랫폼을 넘어 크리에이터로 사는 법 최강의 유튜브 - 온택트시대, 콘텐츠기획부터영상촬영편집, 마케팅, 수익창출까지
박노성 외 지음 / 성안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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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속적인 말이지만, 요즘은 열에 하나는 유튜브를 하고, 유튜브를 시청조차 안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이다. 유튜브가 젊은 사람들의 문화에서 전세대의 문화로 변화하였다. 주변에서도 중장년층 뿐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유튜브를 어렵지 않게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왜 이렇게 유튜브를 많이 이용하는 것일까? 개인이 컨텐츠를 만들고 또 그것을 소비한다는 것. 이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유튜브가 열어낸 것 같다. '개인이 브랜드가 되는 디지털 세상'이라는 책의 수식을 보며 이 피할 수 없는 세상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안내서로 '최강의 유튜브'를 읽어본다.

 

 주변에도 유튜브를 하는 지인이 몇 있다. 확실히 접근성이 좋은 취미이고 혹 성공을 한다면 직업까지도 될 수 있는 분야인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이들이 유튜브로 괜찮은 수익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성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어떻게 하면 유튜브를 잘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만한 유튜브에 대한 지침서들이 많이 나왔지만, 인터넷 컨텐츠 관련 도서를 전부터 출간해온 '최강의' 시리즈를 통해 보는 내용은 좀 더 쉽고 체계적일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다.   

 

 초반은 다소 이론적인 내용이라 성미급한 독자는 8장부터 꺼내읽었다. 유튜브를 어떻게 시작하는지가 궁금했다.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170)으로 설명해놓았을까? 이 책의 설명을 따라서 초등학생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될 내용이었다. 시작하기에 어렵지 않을까 싶은 괜한 망설임이 있을 법한데 구글 계정 만드는 법부터 해서 한단계 한단계 사진 자료를 첨부하여 책만 보고 따라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을만큼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놓았다. 요즘은 중고로도 많이 판매된다고 하는데, 10장에 가면 가장 중요한 장비에 대한 조언도 나온다.

 

 젊고 재기발랄한 크리에이터들이야 이 책이 그리 필요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조금 나이대가 있는 분들이 유튜브를 도전해보고 싶다면 한 권 옆에 챙겨두고 시작하기에 좋겠다. 어떤 컨텐츠로 방송을 할 것인지 스스로 정해야 하는 핵심 내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한때는 블루오션이었겠지만, 유튜브 역시 이제는 고이고 고인 물이다. 어떻게 하면 유튜브로 성공할 수 있을까?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거나, 혹은 길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이라면 '최강의 유튜브 - 플랫폼을 넘어 크리에이터로 사는 법'을 읽어본다면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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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이기주의자
율리엔 바크하우스 지음, 박은결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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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자기만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크고 작은 목표들을 의식적으로 혹은 자신도 모르게 세우고, 실패하고, 가끔 이룬다. 오늘 해야할 일에 대해 머리 속에 기억하고 하고 있다가 그날 해치우면 그것도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룬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아주 원대하거나 이루기 어려운 것들만을 '내가 세운 목표'라고 여기고 이에 부담을 느끼거나 혹은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느날 인터넷에서 흥미로운 글을 봤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성공할 확률이 높은 사람은 어떤 유형인가에 대한 글이다. 다른 사람들과 이를 공유하고 협동하는 사람? 자신의 목표를 위해 조금은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 예상했다시피 후자라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우리가 학습해왔던 생각과 다른 관점이라 언뜻 보고도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던 내용인데, 정확한 출처가 기억나지 않아 아쉬웠던 차에 '자유로운 이기주의자'를 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기적으로 행동하기란 참 어렵다. 덧붙여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기도 어렵다. 솔직해지면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싶은 계산이 돌아간다. 하지만 미성숙함으로 그런 모습을 이해받을 수 있는 어린아이가 아니고서야 그런 본능을 내보이는 것은 없어보이는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고, 잠깐 이기심을 채운 댓가로 더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하기도 한다. 이기적 행동이 금기시되다시피 한 탓에, 누군가의 이기적 행동은 도드라지게 보이고, 잘못된 것처럼 보이고, 행위자를 도덕적으로 비난하고 싶게 만든다. 그럼 정말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이렇게 부정적이기만 한 것일까? 율리엔 바크하우스의 책은 이기주의 만능같은 아주 파격적인 내용을 선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위의 눈치를 보는 것에 얽매여 자신을 억압하지말고, 자신의 삶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라는 메세지를 세련되게 전달한다.

 

 쉬운 예로, 이제는 많이 알려진 비행기 기내 안전수칙 중 하나인 산소마스크 등의 착용 안내를 들 수 있다. 비상 상황 시 보호자가 자신의 산소마스크를 먼저 착용하고 아이와 도움이 필요한 주변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46)이다. 약자를 먼저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겠지만 남을 도울 수 있는 주체인 자신부터 챙겨야 주변을 살필 수 있고, 자신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유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남을 돕느라 자신을 소진시켜버리는 일을 우리는 너무 많이 반복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봐야 하겠다.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 내 시간을 너무 많이 써버린 적은 없었나? 가족의 병간호를 도맡아 했던 적은? 당번이 정해진 집안일이 밀린 것을 대신 처리해준 적은? 이런 것들을 좀 내려놓고 자신에 더 집중해도 괜찮다. 내 생활이 만족스러워야 더 진실된 마음과 여유로 주변을 돌볼 수 있다.

 

 솔직히 이 책을 여성들에게 더 많이 추천하고 싶다. 물론 요즘같은 세상엔 '생존을 위해' 아주 조심해서 행동해야겠지만, 여성들은 특히 컴플레인을 망설이지 않는다(60), 상대가 계약을 지킬 경우에만 나도 계약을 지킨다(68), 타인을 위해 나를 희생하지 않는다(77),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99) 같은 원칙들을 좀 더 가까이 해야 한다. 카페에 가서 음료를 살 때도 빨대나 홀더, 하다못해 티슈 한 장이 필요할 때도 '죄송하지만'을 붙여 말하곤 했다. 죄송하지 않은 일에도 너무나 많은 죄송을 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고 난 뒤로 고치려고 하는데, 이런 모습을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서 많이 발견했다. 이런 것들은 굳이 '이기적'인 행동에 들지도 않는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해당되는 면이 있다면 바꿔보다. 다만 자신을 의심해본다(92)는 항목은 읽지말고 지나치자. 자기검열은 이미 차고 넘친다.  

 

 또 하나 집중해서 읽은 부분은 '가장 좋은 친구는 자신이다(158)'이다. " 대부분 연인 관계는 언젠가 이별로 끝을 맺는다. 독일에서는 부부의 연을 맺은 커플조차도 50퍼센트 정도는 이혼한다. 가족 관계조차도 영원하다고 할 수 없다. 사람들은 언젠가 죽게 마련이고 살아 있는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갈등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마지막에는 결국 자신만이 남는다. (159) " 다소 비정하게 보이는 이 문장을 읽으며 자신의 삶과 내면을 타인에 의지하고 그를 통해 채우려고 기대하는 일을 줄이고,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준비가 필요하겠구나 싶었다. 가장 재밌는 부분은 " 목표를 소문내지 말 것(224) " 이다. 책을 읽기 전에 잠깐 보았던 자료와 비슷한 결이다. 누군가는 타인의 목표를 질투하거나 방해할 수 있다. 남들 앞에 자신의 목표를 공약하는 것도 좋은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거나 스스로를 채찍질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타인의 검열이라는 압박적 상황을 만들어내거나 경쟁자에게 약점을 드러내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들면 '다이어트 한다더니 지금 뭐 먹는거야?' 나 '살이 별로 안 빠진 것 같은데?' 나 '**은 살 안쪄' 같은 말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이기주의'나 '이기주의자'라는 말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요즘은 험한 말 섞어서 이기적이 되자는 제목을 달고 나온 책들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나쁜년/놈이 되라는 게 아니라 교양있는 성인이라면 이정도의 성숙한 이기적태도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요령이 있어야 한다는 요지로 정리된다. 이 정도는 내 것도 챙기고 살아야 정신 건강에 좋을 법한 내용을 정리해놓았다고 보자. 매운맛인줄 알았는데 보통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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