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홈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6
진저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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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지, 따지고 보면 내 잘못이 아냐. 누가 알았겠어. 하필 그때 그게 폭발할 줄. 세상에 종말이 올 줄! 54" 

'빅 홈'의 소개글을 보고 세상의 모든 인프피들을 위한 책이 아닐까 하는 운명을 느꼈다. 전에 '만약에 오늘 아침 전쟁이 나면 네 집 앞에 제일 먼저 뛰어 가서 나는 너랑 같이 도망갈래'* 하는 가사의 노래를 들었을 때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운석이 떨어지면, 빙하가 녹아버리면, 삶이 얼마 안남았다면 하는 만약을 노래가는 가사를 들으며 만약에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곤 했는데, 원전 폭발 이후 보호소 안에서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라니! 게다가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야하는 주인공, 비밀스러운 탈출까지 어떻게 '빅 홈'에 안 빠져들 수가 있을까. 

요즘 여기저기서 전쟁이 났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탓에 '빅 홈'을 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었다. 어느 누군가의 변덕으로 세상에 갑자기 핵폭발이 연쇄적으로 번져나갈지도 모르는 일이지 않는가. 지나친 비약같지만 사실 지구촌을 표방하는 평화의 시대에 성장한 세대로써 지금의 배타적이고 삭막한 국제정세가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같은 별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모두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적으로 살아가길 바라고 노력하는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고보니 세상이 갑자기 달라진 것만 같은 요즘이다. 

" 이해하려 애쓸수록 더 혼란스러워졌다. 자고 일어나 보니 지도 없이 낯선 땅에 던져진 느낌이랄까. 다만, 몇 가지는 분명했다. 당연한 듯 반복되던 일상이 잘못 떨어뜨린 유리잔처럼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는 것. 부서진 조각을 아무리 이어 붙인들 원래 모양으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것도. 17" 

전쟁이 끝나고 나면 금방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여기지만 그것은 전쟁과 한발자국 떨어진 사람들,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전쟁이 훑고 지나간 흔적이 남은, 그리고 그 안에서 사라져버린 사람들에게는 '원래의 일상으로의 회복'이란 것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상실이다. 어느 도시의 초등학교에 폭격이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고 전쟁은 결국 그 이해관계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리는 것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실감했다. 

부서진 조각은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지 않겠지만, '빅 홈'의 아이들은 제 모양을 조금씩 잃었을지 언정 강하고 선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 안에서의 인물들은 어떻게 해서든 더 나은 상황으로 나아가겠다는 희망을 품고 있어서 좋았다. 심지어 다른 이들을 이용하고 위협하는 비뚤어진 인물인 필광이 마저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으로 가득차 있음이 보였다. 아끼는 것을 꽁꽁 붙들고 다니고, 하고 싶은 것, 바라는 것을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안타까운 만큼 애틋해서 읽는 내내 그래도 조금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길 응원하게 된다. 

사실 영화를 볼 때 흔히 하는 말로 cj감성 같은 연출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 이 장면에서 울어! 하고 판을 깔아놓는 것 같은 신파 요소가 들어가고 하는 그런 것들. '빅 홈'에서 기대한 것도 신파같이 눈물 빼는 내용이 아니라 세상의 종말과 숨겨진 음모, 이에 저항하는 아이들의 용기와 모험 같은 아포칼립스 모험 동화였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많은 눈물을 쏟아낼 줄은 몰랐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아닌데 어느 순간 그렇구나, 싶어지니 읽는 내내 보이는 모든게 안타깝고 슬펐다. 그런데 막상 헤이보다 나의 슬픔이 더 오래가다니. 신파는 싫지만 슬픔은 또 저항없이 받아들이게 되어서 그 먹먹함도 좋았다. 

핸드폰에 좋은 기능들이 많이 생긴 뒤로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는데, '빅홈'을 읽고 문득 돈이나 카드 대신 소중한 사람들의 사진을 넣은 지갑을 꼭 가지고 다녀야 되겠단 생각을 했다. 지갑에 있던 유일한 가족사진을 바라보는 헤이를 보고, 어쩌면 이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세상에서 수많은 기능이, 그보다 더 많은 사진이 담긴 핸드폰보다 확실한 것을 언제고 가지고 있어야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싹텄다. 그리고 항상 소중한 사람들에게 아쉽지 않게 잘해야 한다는 당연하고 분명하지만 자주 잊어버리게 되는 일상의 진리도 다시금 되새겼다. 

넷플릭스 대신으로 성인들에게 '혼모노'가 추천되었다면, 청소년들에게는 '빅 홈'이 권해져야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둘 다 읽어보았는데 어른 입장에서도 '빅 홈'을 더 짜르르하게 읽어냈다. 이런 재난물에서는 극한 상황이나 죽음이 빈번한 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봤었는데 '빅 홈' 안의 너무 많은 상실은 어쩐지 조금씩 안타깝고 투명한 우울을 담고 있어 마음을 건드린다. 매번 만약을 상상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난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넷플릭스 만큼이나 재밌는 책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족 사진을 지갑이나 다이어리에 넣어둔 사람이라면, 마음 속에 우울과 희망이 뒤섞인 초록을 남길 '빅 홈'을 읽어보자. 



* 전쟁이 나면 - 장범준 (2024 싱글/EP)
** 2026년 2월 28일 이란 미나브 여자 초등학교 폭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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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붙게 해 주세요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5
이로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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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에 "20년 전 죽은 전교 1등이 나타났다"는 문장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공부 잘하고 싶어서, 전교 1등 하고 싶은 학생의 욕망이 금단의 비술까지 손대게 만들었다는 내용이겠구나 예상했다. 더 나아가 20년 전 전교 1등이면 지금이랑은 교과과정이 다를텐데, 20년 전이면 출제 경향도 다르고 무엇보다, 무엇보다 기억이 안날텐데! 하고 슬퍼졌다. 요즘은 요오드 아니고 아이오딘이라며 나트륨이 소듐이고, 아밀라아제는 아밀레이스, 부탄은 뷰테인이라며 그럼 부탄가스는 뷰테인가스야? 스티로폼도 스타이로폼이고 연필은 한 다스 아니고 한 타라며... 그래도 전교 1등 괜찮겠니? 이런 슬픈 생각을 품고 책을 펼쳤다. 

그런데 '귀신 붙게 해 주세요'를 앞에 두고 어리둥절해졌다. 이런 내용이었다니. 그래, 전교 1등이 필요하긴 한데 공부는 잘 모르겠고 전교 1등이랑 사랑 얘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책을 읽는 나도, 전교 1등 귀신이라도 강령해 낸 윤나도. '기순고'라는 촌스러운 이름의 학교를 앞에두고 정말 요즘 이런 학교가 있나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배경은 아닌 것 같아 의심이 들었다. 야간자율학습이나 두발, 용모 검사 같은 것들은 아무리 교칙이라고 해도 요즘 세상에 학생 인권 같은 문제가 얼마나 예민할 건데 대놓고 앞에서 창피를 주면서 강제할 수 있단 말이지? 20년 전의 학교와 요즘 학교의 모습을 섞어놓은 게 아닐까. 아이들 마음을 읽어주느라 훈육은 커녕 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기사들만 접했던터라 더욱 그랬다.

이 아리송함은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단어인 '이반'을 보았을 때 더욱 커졌다. 기순고의 20년 전에도 그랬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에도 그런 단어를 본 적 있다. 한번 소문이 돈 대상을 향해 드러내놓고 배척하고 비웃기도 하던 분위기가 있으면서 동시에 별스럽지 않게 어울리고 신경쓰지 않던 분위기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그런 단어는 본지 오래되고 그냥 성소수자나 게이, 레즈비언 같은 단어들만 남은 줄 알았다. 지나가는 학생을 붙잡고 요즘도 이런 말을 쓰나요, 요즘도 학교에서 단속을 하나요, 물어볼 수 없어 조금 찜찜하던 차에 현실감있는 단어의 폭력적인 등장으로 할말을 잃었다. "기순고꼴페미박제계정 75" 이런 단어가 존재하고 사용된다는 것이 현실인데 다른 것들에서 위화감을 느낀다는 게 말이 되나. 

전교 1등 귀신과 교칙, 이반 이런 단어들이 왜 연결되는가는 '윤나'를 중심으로 퍼져간다. 윤나는 친구가 가장 좋고, 미용을 배우고 싶은 꿈이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다만 윤나의 가장 친한 친구 재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현서라는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어 서로 멀어져버리고, 교풍이 자유로웠던 학교가 갑자기 '정상화(14)'를 선언하면서 학생들의 외양과 사상을 통제하려 들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강제적으로 시행되는 야간 자율 학습에서 빠지려면 모의고사 1등급을 맞아야 한다는 조건이 생겨 미용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윤나는 일주일을 투자해 공부 대신 강령술을 마스터 하기로 마음먹는다. 윤쪽아, 윤쪽아. 차라리 그 의지와 실행력으로 공부를 하지 그랬니, 싶지만 윤나는 성공한다. 예체능이라 그런가 재능있어, 너. 

" "최신 문제도 풀 수 있어요? 20년 동안 출제 경향이 많이 바뀌었을 텐데."
"네가 간절하다고 불러 놓고 나 테스트하겠다는 거니?" 
"아니, 확인할 건 확인하고 넘어가야 하니까." 
"기가 찬다 진짜. 요즘 애들은 하여튼. 문제 수준이 어떤데?" 59" 

윤나가 불러낸 20년 전 전교 1등 귀신 순지의 성능은 확실했다. 하지만 귀신은 귀신인 법, 순지이용권에는 미처 확인하지 못한 부작용이 존재했는데 순지가 윤나의 친구를 빼앗아간 현서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쯤되면 현서의 매력은 마성이라 해도 좋을만해진다. 친구 재이 때문에 현서를 미워했던 윤나는 순지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현서와 가까워지는데, 마성의 여고생답게 현서를 알면 알수록 미워하던 마음은 사라지고 어느새 윤나는 현서와 친구가 되어간다. 그리고 점점 광기로 치달아가는 학교 '정상화'의 물결 속에서 윤나, 재이, 현서, 순지는 흐름을 거스르는 반기를 들며 20년 전 학교에서 벌어진 전교 1등 학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기대보다 흡입력 있는 전개에 단숨에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는데 촘촘한 관계의 얽힘에 집중하다가, 순지의 과거와 관련된 부분에서 주경이 등장하며 그동안 자꾸만 뒷장으로 인도하던 긴장과 재미의 균형이 살짝 힘을 잃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을 싫어하는 주경이 왜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을 하는지, 과거 전달자가 아닌 주경 그 자신으로서 기다리고 있던 순간이 무엇이었는지 조금 더 듣고 싶었다. 게다가 이렇게 쉽게 순지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어준다니, 거짓말하지 말라거나 장난치지 말라거나 화를 낼 법도 한데 빨리 전개를 하기 위해서 신뢰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이 생략된 느낌이 들었다. 또 쌓아놓은 위기에 비해 결말이 너무나 설키게 봉합되어 끝나버린 듯해 전체적으로 뒷심이 약하다는 감상이 남아 조금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충분히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사실 요즘 청소년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보다는 마치 저자가 스스로의 과거에 남겨두었던 상처를 꺼내 지금 다시 들여다보고 치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여전히 세상은 다름을 오염과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마음은 소독하면 정상화되는 것일까, 왜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같은 고민이 남아있을까. 그런 투명한 시선앞에서 전교 1등이나 귀신 같은 키워드들은 어느새 소멸되어 버리고, 단단한 알맹이만 남아 고민이 많은 누군가의 마음에 소중히 심어 휩쓸려 쓰러지거나 좌절하지 않고 자라나도록 지지해주고 싶다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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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중심 잡는 아이들의 비밀, 자기결정력
김효원.김현웅 지음 / 심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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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평가와 경쟁, 훈육이 아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위축시킬까봐 교육 과정에서 배제해나가는 추세라고 한다. 너무나 달라진 교육 현장에 대해 가끔 뉴스를 볼 때면 놀라움을 숨기지 못하는 옛 세대들이 있을 것이다. 사고 등의 문제가 생길까봐 이제는 학교에서 소풍도 가지 않는다는 변화가 며칠 전에도 뉴스에 나왔다. 그런데 어른의 의도는 분명 좋았는데 그 의도가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건 아니어서 경쟁과 성취의 즐거움을, 배움과 반성의 과정을 경험하지 못하고 성장한 아이들은 도전과 좌절 앞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멈추는 일이 왕왕 발생한다고 한다. 처음 경험한 벽 앞에서 극복의 경험 없이 지나치게 낙심하고 포기해버린다는 것이다. 한 아이라는 세계를, 우주를 키워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하고, 어떻게 해야할까? 요즘은 이렇다, 요즘 아이들은 이렇다고 하기 전에 어른과 사회구성원으로서 어떤 생각과 자세를 준비해야할지 '스스로 중심 잡는 아이들의 비밀, 자기결정력'을 통해 파악해보고 싶었다. 

차례를 눈으로 살펴보았을때 가장 궁금했던 내용이 4장 진짜 똑똑함과 가짜 똑똑함 중에 '엄마가 만들어준 똑똑함 130' 이었다. 어린시절에 비추어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하거나, 반장이 되거나 하는 뛰어남은 본인의 능력보다 어떤 뒷받침을 받느냐로 티가 나는 경우가 많았음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그 효과가 초6 선우의 예시 뿐 아니라, 고2 학생의 예로 나오고 있었다. 타인이 만들어준 지도대로 길을 찾아가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지만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와 부합하는가, 스스로의 길을 갈 수 있는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가는 다른 문제의 이야기다. 남들이 다하는 것, 하라고 하는 것을 어영부영 따라가는 것도 벅찼는데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는 항상 깜깜한 문제였던 것이 생각났다. 모범적이거나 우등생으로 꼽히지 않더라도 하고싶은 것이 있었던 친구들이 얼마나 빛나보였던지, 그것이 남들과 다른 길이더라도 개의치않아 하는 모습이 얼마나 즐거워보였던지 모른다. 그게 중심/목표를 가진다는 것이었구나 싶다. 

요즘은 지식을 쌓는 교육 뿐 아니라 인격과 품성을 위한 윤리와 도덕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느끼는데, 특히 호주의 16세 미만 SNS 금지법에 대해 크게 공감하고 있다. 책에서도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공감 능력과 도덕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168)' 같은 단락에서 이 점을 짚어주고 있어 관심있게 읽었다. 우리도 호주처럼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마주하는 혐오와 도덕적 해이가 그저 재미라는 말로 뭉그러진 채 아이들에게 노출되는 현실을 제대로 짚고, 다소 극단적일지라도 분리하고 교육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 점은 '개인의 윤리성은 사회 전체의 윤리성을 넘어설 수 없다(170)'는 말처럼 성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좀 더 강력한 처벌과 규제, 인식 개선이 필요함을 느끼게 했다. 결국 사회와 어른의 모습을 거울 삼아 배우고 있었던 것이니, 요즘 애들은 하고 탓하기 전에 제대로 된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었구나 반성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자꾸만 생각이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으로 옮겨갔다. 우리 삶에서 '관계'속에 생겨나는 문제의 대부분은 상대방을 통제하고픈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언젠가 한국식 연애 방식이 다른 나라에 비해 통제성이 강하다는 비판을 본 적이 있다. 하루에 연락을 몇번이나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그 시작이었는데 한국만큼 연락을 자주, 많이 하고 또 그 빈도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나라는 없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번씩 잘 잤는지, 밥은 먹었는지, 지금은 뭘 하는지 물어보고 답을 듣는 평범한 일이, 아무리 바빠도 잠시 짬을 내서 상대방에게 연락은 한 번 해줄 수 있지 않냐는 말이 과한 집착과 통제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내심 놀랐다. 이것이 사랑과 관심의 표현이 아니라 상대방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욕구라고? 그런데 이 '통제'는 연인 뿐 아니라 가족간에서도 동일하게 보였다. 

'스스로 중심 잡는 아이들의 비밀, 자기결정력'을 읽을 때도 먼저 등장하는 것이 "과잉보호와 과잉통제(25)"에 대한 언급이었다. 아이가 원하는 태도를 보이도록 만들고 싶다는 부모의 보호와 통제가 아이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혼란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한편으로는 내심 그래도 미성년 시기에는 어느 정도 통금이 필요한 것은 맞지 않나 통제에 동의하고 있는 자신이 있다. 어른의 시선으로 본다는 한계 때문일까. 같은 통제는 반대로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부모를 향해 그 영향을 끼친다. 부모님이 건강검진을 꼬박꼬박 받고, 운동도 하시고, 자잘한 것을 아끼거나 하는 오래된 습관같은 것을 바꾸시길 바라며 잔소리를 한다. 키오스크 같은 것의 사용법도 배웠으면 하고, 제사나 명절 음식 같은 것도 그만하고, 요즘은 책 잡히기 쉬운 옛세대 특유의 오지랖도 웬만하면 참으시라 하고 싶다. 내가 바라는대로 하면 더 편하고 좋을테니 바꿨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것도 사실은 상대방에 대한 통제가 아니었나. 

교육서를 앞에 두고 너무 멀리 다른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이렇게 통제 받았던 청소년이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는 것이다. 이 통제가 이렇게 우리 삶과 관계 속의 전반적이고 고질적인 특성이자 문제라면, 이러한 경향을 해소해줄 수 있는 방법은 책에서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청소년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니 교육 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을 때 관계맺기에 있어 통제적 경향이 두드러진다 생각된다면 함께 고민해보며 읽어도 좋겠다. 아이들이 자기만의 생태계를 가지고 성장해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먼저 좋은 본보기가 되는 기준을 세워야하고, 그 기준을 강요나 압박이 아닌 방식으로 제시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이 고민을 하는 어른에게 든든한 받침이 되어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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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행성 조사반, 북극곰의 파업을 막아라 - 기후 붕괴 현장에서 마주친 인간과 비인간동물들
남종영 지음, 불키드 그림 / 한겨레출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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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하다고 생각하는 자신과 함께 유치한데 왜 재밌지 의아함이 따라붙었다. 첫 시작부터 당당히 밝힌 장르가 뭐였더라, 'SF논픽션'이었다. 강경한 어조로 강조하길래 그게 그렇게 특별하기라도 하나 싶었는데, 유치한데 결국은 그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어가게 되는 것을 보니 그의 선택이 맞았다. 전달 방식을 달리하면 달리 걸려드는 독자가 생기게 마련이었다. 처음엔 파닭이니 하는 말들도 너무 사변적이고 이런 형식의 글에서는 큰 매력이 안 느껴진다고 세모눈을 하고 봤는데, 이상하게 자꾸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 궁금해졌다. 머리말부터 '어른들을 위한'이란 것이 붙어서 수상했는데, 이런 걸 다 예상해서 쳐 둔 그물이었을까. 속는 걸 알면서도 재밌게 속아넘어가는 기분이다. 거기에 환경에 대한 깨달음까지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으니 안 넘어갈 이유도 없다. 방학 기간을 통해 책을 읽히고 싶다면 '엉망진창 행성 조사반, 북극곰의 파업을 막아라'를 선택해서 함께 읽어보자. 

어린시절에 자연 다큐를 보면 보통은 세상에 이런 방식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있다는 소개의 내용이었다. 이들이 혹독한 환경과 엄중한 섭리 아래에서 치열하게 살아내는 모습을 보곤 했는데, 요즘은 대부분 이들이 이렇게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다는 내용의 다큐가 많았다. 그만큼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일까. 책에서 북극곰들의 사냥 방식이 바뀌었다고 한 다큐멘터리(74)를 언급해 떠올랐는데, 몇 해 전 '북극의 눈물'을 보다 북극곰이 위태롭게 헤엄치며 사냥하려는 장면에서 더는 보고있기 괴로워 그만 보고 싶었다. 인간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아니까 시청을 그만두고 죄책감과 동정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들었는데, 그런 체험들은 일상에서의 불편으로 조금씩 남겨졌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은 그런 직접적인 고통은 적었다. 전달 방식이 부드러운 것은 좋지만 그 부드러움이 충격에서 오는 각인과 변화를 둔화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이 책에서도 실제적인 충격을 전달해주었던 것은 한 사진이었다. 투발루의 마을이 물에 잠겨 어린 아이를 데리고 물을 헤치며 걸어가는 뒷모습이 담긴 사진(154)은 여행지로 유명한 물의 도시들이 가라앉고 있다는 소식보다 강렬한 충격과 위기를 전달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를 신경쓰이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오직 단 하나의 바나나 품종(165)만을 먹고 있고, 그 품종이 취약해지게 되면 지금까지 알던 단 하나의 바나나 맛과 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 "이러다간 우리 사과를 못 먹는 거 아닙니까?" 99" 하는 질문에서 내심 깜짝 놀랐다. 머리 속에서 하던 생각이 그대로 적혀있었다. 그게 이 상황에서 날 법한 생각이던가, 고작 내 입에 과일이 하나 들어가고 말고의 문제로 이 상황을 바꿔버려도 되나. 저 멀리 있는 사람의 생활 기반이 모두 무너져내린다는데도, 제 입에 들어갈 것이 신경쓰이다니 사람이 이렇게 이기적이고 어리석어서 자꾸만 이러다 진짜 큰일이 난다고 반복해서 위기를 경고하고 있는 것이리라. 

"거북이 콧구멍에서 빨대 빼는 유튜브 영상은 그만 보시고, 빨대를 종이로 바꾸든지 재활용하든지. 108" 엊그제 읽었던 일본 작가의 책에서 종이 빨대에 대한 불평을 보고는 종이 빨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공통인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 떠올랐다. 종이 빨대가 내 죄책감을 덜어주는 수단 중 하나여서 음료에 녹아 뭉개지거나 말거나 종이 빨대를 좋아했던 어둠의 종이 빨대단이라 이 부분에서 격한 공감을 했다. 대형 커피 체인이 다시 종이 빨대에서 플라스틱 빨대로 바꾼다는 발표를 한 뒤로 어딘지 마음이 답답했는데 다시 종이 빨대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물범이 사라지면 북극곰도 없다. (216)'는 사실을 물범들도 아는데 기후 위기가 곧 인류의 위기라는 것을 사람들이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다. 

'엉망진창 행성 조사반, 북극곰의 파업을 막아라'는 가르침을 강제하거나 행동을 강요하는 내용은 아니다. 읽으면서 이야기가 이렇게 변화구를 때려도 되는가 싶은 부분도 있었다. '치킨해방전선'과 연대해서 같이 행동하기까지 했으면서 떨어지자 마자 치킨버거를 먹는 홈스와 왓슨의 모습에서 의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소고기를 먹는 일'이 끼치는 영향을 시종 언급하는 것을 보니 슈퍼 저탄소 소를 이용한 그린 워싱(250)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되나 싶다. 지구 곳곳을 누비며 세상의 문제를 파악하며 다니지만 홈스와 왓슨이 그저 관찰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점점 마음에 걸렸다. 뭔가를 더 해야하는 것 아닌가, 이것 참 문제군요. 사실은 이랬군요. 하며 알려주고는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버리는 일이 반복되자 이야기 안에서라도 도움을 주길, 어느 문제 하나라도 해결해주길 바라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정작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편함을 그대로 두고 누가 해결했으면, 괜찮다고 넘길 수 있도록 부채감을 덜어주길 바란 것이 씁쓸했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재미있지 않는 내용을 담은 묘한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어른에게도 필요한 책이니,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생활 속에서 변화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독후활동까지 해본다면 좋겠다.
... 그런데 30대 6의 경기가 기후변화의 참사(117)이라면 6한 놈들은 어디 빙기에서 야구하나? 6한 놈들의 위기고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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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는 없어 꿈꾸는돌 45
김지현 지음 / 돌베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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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를 진심으로 치열하게 하는 사람들은 티가 날 수밖에 없나 봐." 153"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어른이 되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 청소년기도 특히 그렇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도 자신이 서야할 곳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자각이 시작되면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어지는 한편,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세계의 불확실성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을 품게 된다. 유자 또는 전교1등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지안, 학업중단숙려제 기간을 보내는 수영, 이름 대신 전학생이라 불리며 늘 혼자있는 해민, 어느 날 거제에 내려온 외지인 혜현을 통해 이들이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며 자리를 찾기 위해 쌓아올리는 시간을 조금씩 엿보게된다. 이들이 서로를 알아보도록 묶어주는 요소는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헤매고 있다는 공통점에 있다고 여겨지는데, 재밌게도 이들은 각자의 관계를 맺으며 가까운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을 나누기도 하고, 전혀 접점이 없었다가 어느새 가까워지기도 한다. 

" 여름 휴가철이 지나고 나면 지역 유기 동물 센터엔 새로운 아이들이 등장했다. 처음엔 누가 여행까지 와서 키우던 동물을 버리고 갈까, 길을 잃고 실종된 거겠지, 짐작했는데 아이들을 찾아가는 보호자가 없는 것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31" 

어느날 강아지를 데리고 동네에 등장한 혜현이 혹시 키우던 동물을 버리고 가는 사람일까봐 수영은 혜현에게 접근한다. 덩달아 혜현과 인사를 나누게 된 지안에게 혜현은 2013년 교지를 찾아봐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고, 지안은 편집부원인 해민에게 말을 걸게 된다. 이 자연스러운 연결을 통해 혜현이 찾고자하는 2013년의 교지에 담겨 있는 것이 뭘까, 아직은 어린 지안이 발작과도 같은 공황증세를 앓게 된 이유가 뭘까 혹시 내가 모르는 숨겨진 비밀이나 사건이라도 있을까 싶어 책을 읽다가 잠깐 검색창을 열어 2013년의 거제 사건 사고를 찾아보기도 했다. 천천히 풀려나가는 이야기는 검색창 같은 것에서 나오는 사건같은 것은 아니었다. 

" 그렇게 이름이 바뀌어도 그 사람의 가장 진실한 부분은 어딘가에 각인처럼 남는다. 남들이 하는 말이 아닌, 오랜 시간 꾸준한 애정을 쏟으며 지켜 온 것들에 담겨 그 사람을 설명해 주는 진짜 '본질'이 된다. 그렇다면 나의 본질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163" 

처음 지안이 별명을 신경 쓸 때, 수영이 개명에 대해 이야기할 때, 중학교 때 전학 온 해민이 고등학교에서도 여전히 전학생이라고 불릴 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호칭이, 사실은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하나의 의미를 담고 있었구나 깨닫게 된다. 유자빵을 파는 가게집 딸인 유지안의 별명이 유자가 되는 자연스러움, 전교 1등이라는 별명을 자신을 드러내는 장점으로 여겼던 만큼 잃을까봐, 잃었을 때 받게 되는 압박같은 것들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전학생이라는 별명이 주는 거리감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해민 역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해 뿌리내릴 곳을 찾고 싶어하는 허허로움이 느껴졌다. '유자는 없어'는 내가 어떻게 불리는지가 그 자체로 하나의 의미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이름을 바꾼다는것, 바꾼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통해 어떻게 불리더라도 잃지 않을 고유한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 역시 중요함을 생각하게 해준다. 

나는 주로 볼 것 없고 사람들은 오래된 심심한 동네에서 오래도록 지내왔다. 가끔 여름철 바다로 놀러가면 그 지역은 피서지니까 한껏 여름의 즐거움과 비일상의 자유를 만끽하는 가벼운 차림의 사람들을 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문득 여기서 사는 사람은 내 집 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수영복만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로 흥에 취해 돌아다니는 모습을 일상에서 마주할 때마다 어떤 생각이 들까 궁금해지곤 했다. '유자는 없어'에서는 여행자가 아닌 그 곳에 사는 사람의 시선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 특별했다. 경험해왔던 것의 반대편에 선 시선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 새롭고, 한편으로는 한 동네에서 오래 지낸 사람의 시선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 그날 나는 고래섬을 바라보던 김해민의 모습이 내심 거슬렸다. 유명한 관광지나 해수욕장도 아닌 그냥 동네 바닷가인데 저렇게까지 구경할 필요가 있나,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날 내가 느낀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특별할 것도 없는 바다를 보며 저렇게 감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더 이상의 궁금증이나 기대가 일어나지 않는 이 도시에서 의미 있고 반짝이는 것들을 찾아내는 그 눈이 부러웠다. 111" 

지안의 시선은 지역의 유명 맛집을 찾아가는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방문자를 맞이하는 사람의 입장이기도 하고, 대도시의 수많은 학생 중 한명이 아니라 작은 동네의 전교생의 얼굴을 다 기억할 수 있는 학교의 학생 입장이기도 했다. 지안이 사는 거제는 떠나온 사람들이 찾는 도시라 외지인들이 찾아와 익숙한 동네의 면면을 새롭게 감상하는 모습이 종종 나오는데, 내가 자란 동네는 딱히 볼 것도 이름난 것도 없어 굳이 찾아와 새로움에 눈을 빛낼만한 것이 없다. 다만 오직 그곳에서 나고 자란 나만이 제가 쌓아올린 추억에 잠겨 사라져가는 것들을 덧새기듯 바라볼 뿐이다. 어쩌면 지안이 더 나이를 먹고 너무 멀고 온갖 좋은 것들이 가득한 서울이 고향만큼이나 익숙해지고나면 나와 같은 눈으로 무감했던 동네의 곳곳을 애틋히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이전에 바라본 적 없던 눈으로 보는 경험, 늘 들어왔던 부름에 문득 낯섦을 느끼게 되는 경험을 '유자는 없어'를 통해 접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익숙함과 새로움을 오가는 동안 지금의 나는 어디에 서 있는지, 과거 어떤 곳에 발을 딛으며 지나왔는지 그게 무엇이 되어 나를 만들고 있는지 천천히 생각해보았다. 나에게 어떤 이름을 붙여줄 수 있을까, 무엇이 나의 본질이 되어줄까. 가능한 가장 좋은 패를 고를 수 있다면 좋을텐데, 때로 나쁜 카드(92)를 집더라도 그 순간에 멈추지 않는 사람이어야지. 내가 뽑은 카드 한 장이 아니라 다음 카드를 뽑기 위해 묵묵히 나아가는 과정이 나를 만들어줄 것이라 믿으며 어른이 되어야지 다짐한다. 자신의 자리를 찾는 사람, 나아갈 길을 찾는 사람에게 '유자는 없어'를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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