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전 - The Front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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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쟁영화의 새로운 이정표자 신기원적 전장물, 우린 아직도 휴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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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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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무더운 여름에 읽기 좋은 추리소설 한 편이 있다. 나름 미스터리한 게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바로 일본 추리소설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으로 '예지몽'이라는 본격 미스터리 소설이다. 사실 그가 만들어낸 추리 소설이야 수십 종에 달하고, 무슨 무슨 시리즈해서 많이 나왔다. 가가형사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물론, 중단편집에 이르기까지 게이고의 작품은 무언가 퀼리티가 있는 추리소설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예지몽'이라는 소설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부제론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2탄'이자, 제목의 의미처럼 어떤 예지력과 관련된 이 책에는 총 5편의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하지만 그 미스터리는 어떤 초자연적인 오컬트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과연 어떤 사건들이 있는지 간단히 살펴본다.



먼저, 첫 번째 이야기 '꿈에서 본 소녀'는 어느 한 청년이 여고생 레이미 침실에 몰래 침입하며 시작된다. 그런데 그 현장을 들키면서 도망치다 뺑소니까지 저질러 결국엔 잡히게 되는데.. 그는 진술에서 그 소녀가 자신을 초대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 소녀는 17년 전 자신이 꿈 속에서 보았던 여인과 같다며 '연인'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소녀는 환생한 것일까.. 과거와 현재가 크로스 돼 이들 가족사를 추적하면서 그 신비스런 꿈의 이야기는 진실에 가까워진다. 그것은 바로 레이미의 엄마와 관련된 것인데, 혹시 불륜?! 과연 '레이미' 소녀는 과거에도 존재했던 것일까..

두 번째 이야기 '영을 보다'는 연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이야기다. 치정은 아니지만, 한 남자가 술집 여자를 사귀고 그 여자가 죽게 된다. 왜 죽었고, 누가 죽였을까..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날 밤, 죽은 여자의 혼령이 나타나 그 남자 집에 잠깐 모습을 비추기도 하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사건을 추리하면서 이들 사이의 내막은 바로 뺑소니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나오는데, 그렇다면 그녀가 뺑소니 사건의 주범이었을까.. 그래서 죽인 거다?!

세 번째 이야기 '떠드는 영혼'은 꽤 재미난 구석이 있는 이야기다. 어디 헐리웃 공포영화의 장르 중에서 나오는 '하우스 호러'물처럼 무언가 괴기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느 한 여자의 남편이 실종돼 보이질 않는다. 그런데 그 실종된 시각에 이웃집 아줌마가 죽는다. 그리고 그 집에 살게된 그녀의 조카 부부와 이상한 두 부부, 이렇게 네 명이서 그 집에 칩거하며 나오질 않는다. 밤 8시에만 잠깐 나오고, 그 틈을 타 주인공 형사와 그의 친구 유가와는 그 집에서 이상한 현상을 보게 된다. 일명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목도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이 남자의 실종은 여기서 발견된다?! 더군다나 독일말로 '폴퍼가이스트'는 '시끄러운 영'이란 뜻인데, 그럼 그 집에는 영적이 힘이 작용했던 것일까..



네 번째 이야기 '그녀의 알리바이'는 앞선 세 개의 이야기들과 다르게 어떤 오컬트적 분위기는 아니고 일반 추리소설에 가깝다. 제목 '알리바이'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뜻은 법적으로 범행당시 범행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음을 증명하기 위해 피고인이 제출하는 '현장부재증명'을 말한다. 즉 '알리바이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범행과는 상관이 없다는 주장인 것인데, 여기 한 주부의 완벽한 알리바이가 더 의심스럽게 만들며 보험금을 노리고 자살한 남편의 처지를 더욱 씁쓸하게 만든다. 그렇게 알면서도 눈 감아 주는 상황이 여자들, 참 무섭다. 뭐, 현실에서도 직접 범행을 저지를 정도니..

'히가시노 게이고' 미스터리 오컬트 추리단편 '예지몽', 추리는 '과학'이다.

다섯 번째 이야기 '예지몽'은 바로 표제작으로 이 단편집의 마지막 편이다. 바로 앞선 4편의 이야기들을 모두 섞어놓은 듯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추리 소설이다. 한 여자가 유부남을 무척 사랑하며 모든 걸 바쳤다. 그런데 이 남자는 그녀를 사랑하면서도 부인과는 이혼을 하지 않는다. 이게 못마땅한 그 여자는 자살을 기도한다. 그런데 이게 진짜로 자살하는게 아니라, 그 남자에게 겁만 줄려고 하는 시도였다. 서로 마주보고 사는 아파트 였기에 이런 쇼는 가능했던 거. 그런데 그녀가 정말로 자살 위장 시도를 하다가 죽고 말았다. 어떻게 보면 어의없는 죽음이 아닐 수 없는데, 그렇다면 그녀는 어떻게 죽은 것일까.. 더군다나 그녀가 죽기 전 맞은편에 있던 아파트의 한 소녀가 그녀의 죽음을 보았다며 예지몽을 말한다. 그럼 그녀는 먼저 죽은 것일까..

이렇게 다섯 편의 이야기는 그 제목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있다. '꿈에서 본 소녀', '영을 보다', '떠드는 영혼', '그녀의 알리바이', '예지몽'까지 모두 무언가 초자연적이고 비과학적인 오컬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꿈속에서 본 듯한 현실에서 오는 기시감과 데자뷰는 물론이요, 집에 귀신이 쓰인 듯 감도는 불길한 현상들, 그리고 꿈 속에서 본 사람의 죽음의 암시까지, 모두 다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런 오컬트적 분위기로 끝내지 않는다. 탐정 갈릴레오의 캐릭터 색깔처럼 주인공 '유가와'는 이야기 속에서 물리학 교수를 맡고 있는데, 그가 모든 사건의 뒤에는 과학이 숨겨져 있음을 설명하고 증명해 보인다.

즉 신비스럽게 무언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지만, 따지고 들어가는 추리 속에서 잘 구성된 트릭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피해자나 가해자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고로 위장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는 과학적인 설명이 분명 붙는다는 거다. 제목을 '예지몽'이라 지으며 다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서 오컬트와 미스터리의 절묘한 크로스오버를 시켰지만, 결국엔 다 납득할만한 사건의 과정과 트릭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것은 바로 본인 스스로 전자공학을 전공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을 발산한 소재감으로 또 다른 추리적 미스터리 소설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단순히 추리에만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적확한 '과학'을 얘기한다는 거, 쉽지는 않을 터다.

바로 '예지몽'은 그 꿈에 대한 반격의 추리인 것이다. 물론 현실은 더욱 이해불가의 세계지만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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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8월 1주

 

무더위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정점의 8월에 본격적으로 시원스런 영화들이 대거 포진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그냥 드라마가 아닌 이야기에 색깔을 덧칠한 파격적인 볼거리로 본격 무장한 영화들, 바로 'SF 액션 공포 스릴러' 같은 장르가 바로 그것이다. 이미 7월에 그런 추세로 그려내고 있는 우리 영화 '퀵''고지전'이 나름 상승세를 타고 있고, 외화로는 최초의 슈퍼 히어로 탄생을 그린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가 호불호가 갈리며 중심에 있다. 그리고 바톤을 이어 8월에 나온 한국 영화들이 있으니, 그중 4편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장르도 SF 액션 블록버스터는 물론 공포 스릴러에 액션 사극까지, 나름 다양하다. 이에 여기 4편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


 

 

 

 

 

 

 



감독 : 김지훈
출연 : 하지원, 안성기, 오지호, 박철민, 이한위, 송새벽, 차예련...
장르 : SF, 액션, 모험
개봉일 : 8월 4일

줄거리
: 한반도 남단 7광구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 호’ 에서 벌어지는 심해 괴생명체와 대원들간의 사투를 그린 영화

감상 포인트 : '아 기다리고 고 기다리던' 영화 '7광구'가 드디어 4일에 개봉한다. 올 봄부터 홍보를 비롯해 소스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은 한국형 최초 3D 블록버스터 '7광구', 이미 몇 주간 영화 관련 프로그램에서 많이 나오다보니, 이젠 영화를 실제 본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예의 봉준호 감독의 '괴물'처럼 다가온다. 그 괴물이 한강 밑에서 서식하며 사람들을 해쳤다면 여기서는 저기 바다 속 깊은 심해에서 벌어지는 괴생명체와의 사투다. 한국이 석유산유국으로 발돋움하게 됐다는 설정하에 오늘도 내일도 석유를 채취하며 망망대해에 떠 있는 제7광구 공사현장, 그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대원들에게 닥친 알 수 없는 괴생명체와의 대결이 펼쳐지는데, 마치 우리에게 익숙한 SF공포물 '에이리언'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미 이 영화를 먼저 접한 이들의 평가에 의하면, 그렇게 홍보처럼 임팩트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는 것 같다. 3D 효과를 차치하더라도, 배우들의 모습이 블루스크린 앞에서 안 보이는 적을 두고 혼자서 연기하듯 괴성만 지른 티가 난다는 거. 특히 여주인공 하지원에 대해서 변화가 없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안 좋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이 영화는 무엇보다 비주얼을 우선시한 SF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본다면, 분명 볼거리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괴물이 얼마나 임팩트하게 나오냐인데, 그래서 나름 기대가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과연 그 괴생명체와의 사투에서 누가 살고 죽을지, 하지원의 활약도 주목해보자.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48246&mid=15237



 

 

 

 

 

 

 


감독 : 고석진
출연 : 한은정, 효민, 이형석
장르 : 공포 스릴러
개봉일 : 8월 4일

줄거리
: 제가 그런 게 아니에요...이 집에 또 다른 아이가 있어요! 

간절함이 부른 잔혹한 주술… 그로부터 99일 후… 독 안에 봉인된 소년의 원혼이 눈을 뜬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던 가희(황지현)는 무당의 힘을 빌어 미아가 된 아이를 독 안에 가둬 봉인하고, 이 후, 빈(이형석)을 낳은 가희는 잔혹한 죽음을 맞이한다. 조카를 돌보기 위해 남편 장환(박성민), 동생 유린(효민)과 함께 빈의 집으로 이사 오게 된 서니(한은정). 하루 아침에 고아가 된 조카를 불쌍히 여기던 서니는 가끔씩 이상 행동을 보이는 빈에게 조금씩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고, 이 집에 들어온 이후 계속되는 악몽에 점점 지쳐간다. 서니는 불길한 기운을 내뿜는 이 집과 점점 난폭해져 가는 빈의 행동에 뭔가 관련이 있음을 직감하는데….

감상 포인트 : 일견 이 영화는 꽤 일본스럽다는 느낌을 단박에 받는다. 포스터 자체도 아이를 표출한 게, 마치 '주온'의 그 소년을 보는 듯 하다. 내용은 아이를 갖지 못한 한 여자가 다른 아이를 독 안에 가두고 죽인 후에 얻은 아이라는 설정, 그 죽은 사이의 원혼이 떠도며 이 가족을 무섭게 괴롭힌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어찌보면 흔한 설정이기도 한 것이, 여기는 무속신앙의 주술 같은 초자연의 오컬트적 현상이 깔려있다. 바로 그것이 근원적인 공포로 다가와 죽은 아이의 원귀를 제대로 표출하며 호러를 선사한다는 것이다. 소위 '깜놀'에만 그치지 않고, 이야기적 공포로 전개가 된다면 나름 기대가 되는 '기생령'이다. 외견상 구미호적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한은정이 출연해 이목을 끄는 가운데, 과연 그 죽은 아이의 원혼은 무엇이었을까?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1784&mid=15615



 

 

 

 

 

 

 


감독 : 안상훈
출연 : 김하늘, 유승호, 조희봉
장르 : 스릴러
개봉일 : 8월 11일

줄거리
: 하나의 사건! 두명의 목격자! 엇갈린 진술!
진실을 향한 그들의 치열한 사투가 시작된다!!

연속적인 여대생 실종사건과 뺑소니 사고. 두 사건의 피해자가 동일인물로 밝혀지고 경찰은 목격자를 찾아 나서지만 수사는 점점 난항을 겪는다.

목격자 1. 시각장애인 ‘수아(김하늘)’ 사건의 첫 목격자로 등장한 사람은 다름아닌 시각장애인 ‘수아’. 촉망 받는 경찰대생이었던 그녀는 당시 사건의 정황들을 세밀히 묘사하며 수사의 방향을 잡아준다.
목격자 2.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 한 ‘기섭(유승호)’ 수아를 중심으로 수사가 진행되던 중, 사건의 또다른 목격자가 등장한다. 바로 수아와 달리 사건의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한 기섭. 수아와는 상반된 진술을 펼쳐 수사는 점점 다른 국면에 처하게 되는데… 

감상 포인트 : 이 블라인드는 소재가 나름 독특한 스릴러다. 보통의 범죄가 일어나고 그 범인을 잡거나 쫓는 스릴러의 구도, 그런데 여기서는 그 쫓는 것보다,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범인 잡기에 나선다. 그런데 그 목격자가 앞을 못 보는 맹인이라면 어떨까.. 그렇다. 이 영화는 제목의 의미처럼 시각장애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릴러다. 사건 현장에 있었지만 범인을 못 보는 그녀, 하지만 그녀의 사건 정황은 꽤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며 범인 검거에 나선다. 하지만 이를 목격한 또 다른 사람의 진술, 그는 똑똑히 두 눈으로 목격했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둘의 진술이 엇갈리며 수사는 미궁에 빠진다는 스릴러물이다.

그런데 이 플롯을 보니 마치 일본 추리소설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교통 경찰의 밤>에 나왔던 한 단편집이 생각이 난다. 거기서도 목격자로 나선 시각장애인 여자가 정확히 진술하며 범인 잡기에 도움을 주었지만, 그건 그 여자의 또 다른 위증이었다는 거.. 그렇다면 여기서도 그럴까.. 아무튼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하늘'이 시각장애인 역으로 호연을 펼치며 스릴러에 도전했고, 국민 남동생 '유승호'가 기존의 착한 이미지를 벗고 불량스런 청년으로 나와 둘이 호흡을 맞추었다니, 그림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된다. 진중한 스릴러 보다는 분명 이야기 속에서 나름 반전이 있지 않을까 싶다. 과연 사건 목격자로 정확한 진술은 무엇인지, 스릴러 '블라인드'를 만나보자.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9557&mid=15363


 

 

 

 

 

 

 



감독 : 김한민
출연 : 박해일, 류승룡, 문채인, 김무열, 박기웅..
장르 : 역사, 액션, 전쟁
개봉일 : 8월 11일

줄거리
: 50만 포로가 끌려간 병자호란, 치열했던 전쟁의 한 복판에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위대한 신궁이 있었다.

역적의 자손이자 조선 최고의 신궁 남이. 유일한 피붙이인 누이 자인의 행복만을 바라며 살아간다.어렵사리 맞이한 자인의 혼인날, 가장 행복한 순간에 청나라 정예부대(니루)의 습격으로 자인과 신랑 서군이 포로로 잡혀가고 만다. 남이는 아버지가 남겨준 활에 의지해 청군의 심장부로 거침없이 전진한다. 귀신과도 같은 솜씨로 청나라 정예부대(니루)를 하나 둘씩 처치하는 남이, 한 발 한 발 청군의 본거지로 접근해간다. 남이의 신묘한 활솜씨를 알아챈 청의 명장 쥬신타는 왕자 도르곤과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남이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날아오는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곡사를 사용하는 남이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육량시를 사용하는 쥬신타,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사상 최대 활의 전쟁을 시작한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3084&mid=15633

감상 포인트 : 오랜만에 만나보는 역사극이다. 이미 시사회를 통해서도 나름 호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최종병기 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기존에 유명한 사극 영화라면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 '왕의 남자'나 최근의 '평양성' 같은 걸 꼽을 수 있는데, 그것들은 꽤 대중적이면서 코믹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최종병기 활'이라는 역사 활극은 꽤 진중한 매력이 풍긴다. 코믹이 아닌 조선시대 실제 역사에서 벌어졌던 병자호란을 다루며 그 속에서 픽션을 가미해 우리나라 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 같다.

제목의 의미처럼 활이 최고의 무기로 활약하던 그 시절의 최종병기 '활'에 대해서 그려낸 것인데, 각종 활의 종류는 물론이요 그 활의 공격성을 제대로 보여주며 당시 청나라 정예부대와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다. 박해일이 조선의 신궁 남이로, 그의 누이 동생으로 신예 문채원이, 그리고 청나라 명장 쥬신타 역에 류승룡이 만주족 변발로 제대로 변모해 포스를 보여준다. 과연 시대극으로써 우리 역사에서 임팩트 했다던 '활'을 제대로 보여줄지 기대해 본다. 역사 퓨전을 떠나 스크린으로 얼마나 활의 기동과 활동성을 담아낼지 주목하자.

이렇게 올 여름 한 가운데 무더위로 접어든 8월의 이때, 한국영화 4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국형 액션 블록버스터 최초로 3D로 포팅된 해양 SF 액션 무비 '7광구'는 물론, 아이를 죽이고 얻은 아이에 휩싸인 원혼의 공포스런 이야기 '기생령', 또한 사건현장의 목격자로 나선 시각장애인의 진술과 다른 이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벌어지는 스릴러물 '블라인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역사에서 꽤 임팩트했던 활의 모습과 그 포스를 담아낸 역사 활극 '최종병기 활'까지, 모두 볼만한 영화들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 전에 '퀵'이나 '고지전'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이 4편의 영화들은 각각 다른 장르로 포팅돼 더욱 주목을 끄는 게 아닌가 싶다. 역시 여름에는 'SF 액션 공포 스릴러 활극' 등이 제격이다. 당장 '7광구'부터 만나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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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어벤져 - 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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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슈퍼 히어로물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런데 도대체 이 슈퍼 히어로물의 끝은 있는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마블코믹스'로 대표되는 그들이 양산해 낸 히어로 캐릭터만 해도 넘쳐날 지경, 여기에다 이 슈퍼 히어로들이 내년에는 '어벤져스'에 떼거지로 나와 히어로물 팬들을 마음껏 기대케 하고 있다니, 정말 판타지 히어로물의 궁극을 보는 듯 하다. 알다시피 기존의 슈퍼맨과 배트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같이 익숙한 히어로물에서 올해 나온 것만 해도, 천둥의 신이라 불리는 막가파 해머맨 '토르'나 초록돌이 의지의 쫄쫄이맨 '그린랜턴', 그리고 이번에는 '캡틴 아메리카'라 불리며 미국의 구국영웅으로 떠오른 퍼스트 어벤져 '스티브 로저스'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슈퍼 히어로는 그렇게 슈퍼스럽지 않다. 기존처럼 초울트라는커녕, 슈퍼도 아닌 게 참 인간적인 히어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는 초능력도 없고 하늘을 날지도 못한다. 다만 공간 점프력이 좋고 방패 하나 들고 싸움 좀 하는 '슈퍼솔저' 정도다. 그렇다고 총을 맞아도 안 죽는 건 아니다. 그도 피할 건 피해야 산다. 어쨌든 그래도 그는 미국 아니 세계를 구한 최초의 영웅이었으니, 영화 '퍼스트 어벤져'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위 그림의 공식 시놉시스를 보듯이, 영화의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보통의 히어로물처럼 구도나 전개 과정이 거의 흡사하다. 어느 날 깨어보니 '내가 히어로가 되었어요' 모드로 변모해 악당을 물리치고 지구의 평화와 안녕을 구한다는 이야기, 여기서도 그런 케이스다. 다만 '퍼스트 어벤져'의 경우는 주인공이 히어로가 되는 과정에 구국의 일념이 깔려있다. 그것은 시대적 배경과도 맞물리게 되는데, 때는 바야흐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나치의 히틀러에 맞서는 각국들이 연합하던 시절, 항상 중심은 미국이다. 그 시절 자원 입대를 종용하는 징병 포스터나 장면들을 통해서 분위기를 재밌게 전하고, 여기 약골체질에 깡마른 청년 '로저스'가 입대를 자처한다. 아버지를 따라 자기도 나라를 구하겠다고 나선 것인데, 그런 자세는 좋으나 군에서 그를 받아들이질 않는다. 

그래도 어떻게든 군에 들어가고 싶다면 들어갈 구멍은 있는 법이다. 그를 유심히 지켜본 어느 할배 과학자가 그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해 몸은 약하지만 선한 마음의 기운이 더욱 육체적으로 강해질 수 있음을 간파, 자신이 만든 '슈퍼 솔저' 프로그램에 그를 간택하기에 이른다. 그러니 로저스 입장에서도 이게 웬떡이냐며 당장 응하게 되고, 그는 어느 캡슐 안에 들어가더니 아래처럼 변해서 나온다. 근육질의 짐승남으로.. ㅎ


 
(약골 '스티브 로저스'가 '슈퍼 솔저' 프로젝트 캡슐에 들어가더니.. 이렇게 근육남으로 돌변..)

 

(성조기를 휘감은 군복을 입은 그는 진정 '갭틴 아메리카'다. 나름 따르라.. 제군들이여!!)

이때부터 '스티브 로저스'는 약골이 아닌 강골의 멋진 사나이로 변모해 그 부대에서 인기짱이 된다. 대신에 곧바로 실전에 투입되지 않고, 무슨 우리의 문선대처럼 자원 입대 홍보에 이용당하는 쇼를 하며 지낸다. 그로써도 갑갑한 게 모종의 일을 찾는다. 그러다가 예전의 말라깽이 시절, 자신을 도와준 군인 친구가 어딘가에 잡혀있다는 소식에 그곳에 침투해 적을 섬멸하고 친구를 구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이로써 그는 군으로부터 훈장을 받고 '캡틴 아메리카'로 불리며 발돋움한다. 그렇다면 이 캡틴의 아니 미국의 적은 누구였을까.. 그는 바로 히틀러의 수하에서 야망을 꿈꾼자, 전세계를 혼자서 접수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요한 슈미트'(휴고 위빙)로 과거 어떤 영적인 힘을 믿는 오컬트적 면모를 드러내더니, 그 할배 과학자를 겁박해 파란 빛의 큐브를 모아 초능력자로 변신한다.



(매트릭스의 그분 '휴고 위빙'이 '레드'한 해골 마스크로 돌변한 악당의 모습..)

이렇게 독일 나치보다 더 무서운 포스로 얼굴을 벗겨내고 '레드 스컬'로 변신해 전세계 정복에 나선 인물이 바로 그다. 그런데 그 모습을 계속 보고 있자니 마치 짐캐리의 그 초록 '마스크'를 보는 듯 하다. 물론 레드 스컬이 더 무섭게 쏘아 붙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는 캡틴 아메리카의 맞수다. 그가 모은 군대도 다 무슨 이상한 방독면을 쓴 군인들로, 이미 이들의 대결은 정상적인 군부대의 싸움이 아닌 판타지스런 대결로 귀결되며 영화 중반 이후 군부대 액션을 마음껏 선보인다. 

그것은 성조기를 온 몸에 휘감은 듯한 방한복?을 입고, 눈을 뚫은 두건을 쓴 채 별이 그려진 '슈퍼쉴드'를 들고 나선 갭틴 로저스가 선두에 나서며, 최대의 난적이자 거대한 '히드라' 조직을 앞세운 '레드 스컬'과 한판 대결을 펼쳐 보인다. 후반부는 이렇게 그들의 대결을 만화스럽게 그리며 나름 귀결을 시키는데, 그렇다면 로저스는 그 레드 마스크를 무찌르며 미쿡을 구했을까.. 아니 전세계를 구하며 정말 '캡틴 아메리카'로 등극했을까.. 이 모든 건, 시공간을 초월하는 또 다른 그림으로 그를 중심에 서게 한다. 바로 '어벤져스'의 전조를 알리듯이 말이다. 



('크리스 에반스' 진정 '캡틴 아메리카'로 나선다. 난 인간적이야..)

슈퍼 보다는 인간적인 히어로물 '퍼스트 어번져', 차기작 '어벤져스' 기대된다. 

이렇게 영화는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물의 이야기 구조나 전개를 따르고 있다. 뭐.. 다른 히어로물과 다를 게 없다. 다만 이번에 이 히어로물은 앞에서 언급하다시피 그렇게 임팩트하지 않다. 손에서 파란 장풍이 나오는 것도 그렇다고 하늘을 날으는 것도 없이, 점프력 하나 좋은 거 말고는 파워풀한 주먹과 발차기로 그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나서는 몸빵 액션만을 선보인다. 그리고 이름은 거룩하게도 '캡틴 아메리카', 한마디로 미국의 대장을 자처하며 세계를 구한 영웅으로 치환시킨다. 그런데 이 영웅은 이미 70년 전에 소스가 나온 최초의 영웅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러니 그들의 애정이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그 제목 '캡틴 아메리카'를 그대로 쓸려다가 다른 나라에 반감?을 일으킬지 몰라서 부제인 '퍼스트 어벤져'로 메인에 올렸다는 후담까지..

어쨌든 '캡틴 아메리카'의 영웅담은 이렇게 마무리 아니, 어떻게 보면 마무리가 아닐 수 있다. 이것은 한 편의 예고편에 지나지 않는 전조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공언하고 홍보한대로 내년에 마블코믹스의 대표적 히어로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토르', 헐크' 등이 무더기로 나오는 '어벤져스'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 히어로를 지휘할 캡틴이 바로 여기 '퍼스트 어벤져'라니, 이것은 그 영화를 위한 포석 깔기이자 2시간 가까운 지리한 예고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영화는 기존의 슈퍼 히어물과는 다르게 약골에서 강골로 태어난 슈퍼솔저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이건 어떤 초능력으로 점철된 히어로가 아닌 고민하고 연민에 빠지는 등, 아주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 히어로물로 그려냈다. 그것이 미국을 구한 구국이든 전세계를 구한거든, 그건 히어로의 기본적 책무이니 차치하더라도, '어벤져스'의 캡틴으로써 나설 그가 기대되는 이유다. 영화는 원작의 그것처럼 만화적이고 초중반까지 드라마적으로 흐르다가, 중반 이후 액션도 스펙타클한 것보다는 평이하게 흘렀지만, 이야기적 구성의 재미는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다소 노골적인 제목에서 풍기는 그것과 함께, 그보다 뛰어난 능력의 히어로들을 이끌 캡틴의 활약상이 기대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바로 마블의 차기작 '어벤져스'가 끌리는 이유다. ~


캡틴의 티저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6348&mid=1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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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전 - The Front Lin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무더운 여름을 날려버릴 스펙타클한 영화 장르를 꼽는다면 'SF 액션 스릴러'가 단연코 생각난다. 그런데 그 액션이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을 다룬 영화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바로 사람의 목숨이 한두 명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해선 수없이 죽여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그 자체를 꺼려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영화라서 가능한 것이라 하지만 보통의 전쟁물들은 허구 보다는 실제 역사성을 띄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즉 전쟁이라는 장르 자체가 근원적으로 다가오는 깔끄장한 기운을 주는 동시에, 그 전쟁으로 인해 상흔을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면 영화는 꽤 비장해지고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개봉한 한국 전쟁영화 '고지전'은 이른바 책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보기 전부터 또 전쟁영화라서 다소 고리타분하고 너무 메시지적이지 않을까.. 또 무더운 여름에 걸맞은 팝콘무비식 오락영화가 아니라서, 괜히 센치해져 우울해지지 않을까하는 다소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영화는 단독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 모든 것을 타파하고 남을 정도로 꽤 신선하게 한국 전쟁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보듯, 기존의 전쟁영화와는 궤를 달리한 느낌을 단박에 받게 된다. 즉 전쟁영화 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보여준 방식과는 다르게, 아니 기존의 것을 답습하면서도 무언가 리얼리티를 살리고, 내가 살고자 발버둥치는 그 이면에 휴먼을 담아내며, 그곳 전장터에서 쓰러져간 우리시대 전우들의 날것 그대로 모습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 '고지전'은 새롭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일까?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1951년, 우리가 알고 있던 전쟁은 끝났다 이제 모든 전선은 ‘고지전’으로 돌입한다!

1953년 2월, 휴전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교착전이 한창인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전사한 중대장의 시신에서 아군의 총알이 발견된다. 상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적과의 내통과 관련되어 있음을 의심하고 방첩대 중위 ‘강은표’(신하균)에게 동부전선으로 가 조사하라는 임무를 내린다. 애록고지로 향한 은표는 그 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을 만나게 된다. 유약한 학생이었던 ‘수혁’은 2년 사이에 이등병에서 중위로 특진해 악어중대의 실질적 리더가 되어 있고, 그가 함께하는 악어중대는 명성과 달리 춥다고 북한 군복을 덧입는 모습을 보이고 갓 스무살이 된 어린 청년이 대위로 부대를 이끄는 등 뭔가 미심쩍다. 살아 돌아온 친구, 의심스러운 악어중대. 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은표는 오직 병사들의 목숨으로만 지켜낼 수 있는 최후의 격전지 애록고지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데…



(최전방 동부전선 악어중대에 찾아온 강 중위와 그 부대의 리더 김 중위, "니가 지옥을 알아..")

영화의 시작은 보통의 전쟁물이 보여주는 가열한 전투씬으로 달리지는 않는다. 한국 전쟁이 발발했음에도 어느 시가의 모습은 그냥 평상시 모습 그대로다. 때는 바야흐로 전쟁이 일어나고 2년 여가 지난 1953년 2월, 한창 전쟁이 벌어지는 게 아니라 이미 대규모적 전쟁은 끝난지 오래, 이들에게 남은 건 바로 전방의 고지 탈환에 목숨을 건 그 사투만이 있을 뿐이다. 북한과 유엔군의 휴전협상이 하루 이틀이 멀다하고 난항을 계속 거듭하는 가운데, 그 최전방 동부전선에서는 지도상의 1cm를 더 차지 위해서 버티는 군인들만이 존재한다. 그것은 저쪽의 인민군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군의 악어중대에 방첩대 강은표(신하균) 중위가 그곳을 찾아간다.

애록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중대장의 죽음이 미심쩍다는 것과 그 중대 내에서 인민군 편지가 발견돼 적과 내통하는 이가 있을 거라는 보고에 악어중대에 찾아온 거. 그리고 그곳에서 은표는 과거 전쟁 초반에 죽은 줄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을 만나게 된다. 당시 이등병 계급이었는데 지금은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인지 중위로 껑충 뛴 그의 모습을 보고, 반갑기도 하지만 무언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방첩대 본연의 임무처럼 중대장이 정말 전사한건지 아니면 항명에 의한 사고사인지, 또 적과 내통하는 소위 빨갱이는 없는지 찾는 게 그의 임무. 하지만 악어중대는 그런 강 중위와는 별개로 이들이 그래 왔던 것처럼, 오늘도 저 애록고지 탈환을 위해서 불철주야 뛸 뿐이다. 한 번은 아군이 접수하고 또 한 번은 인민군이 점령하는 등, 수없이 주인이 바뀌면서 죽어나간 군인들만 많을 뿐이다. 그 시체가 산을 뒤엎을 정도로 말이다.


(애록고지 탈환 전투는 자주 벌어지며 주인이 매번 바뀌지만, 군인들의 시체만이 쌓일 뿐이다.)

그러면서 이번에 애록고지를 점령한 악어중대는 그 곳에서 적과 내통을 했을 거라는 의심의 박스를 강 중위에게 보여주며 내통에 대한 실체를 밝힌다. 실체는 정말 내통이 아니라, 저기 어디 '공동경비구역JSA'처럼 인민군과 국군이 서로들 모여서 아니, 만난 건 아니고 서로가 필요한 물품과 편지 그리고 술 같은 걸 그곳에 담아 서로가 고지를 탈환했을 때, 보게 되는 일종의 보물찾기 게임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서로가 적이지만 전쟁 전후로 월북과 월남이 크로스돼 찢겨진 가족들의 사연을 보여주며 이들의 애환을 담아낸 장치인 셈이다. 그러니 이건 내통이 아니라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일종의 인간애에 대한 판타지라 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어느 한 여자의 엇갈린 운명?도 있었지만서도.. 어쨌든 그 애록고지는 그렇게 하루가 멀다하고 전투의 연속이다.


(인민군 최정예 일명 '2초' 저격수 '차태경' 역의 김옥빈 처자.. 나름 어울려 보이더라는..)

하지만 이런 각개 전투가 벌어지는 사이, 악어중대를 위협하는 골칫거리 중 하나인 인민군 저격수 '2초'를 잡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 하지만 이등병으로 입대해 고참들의 사랑을 듬뿍받은 남성식(이다윗) 이병이 '2초' 저격수에게 처참히 스파이닝 되는 등, 그 저격수는 베일에 쌓여있다. 하지만 그 인물은 이미 전단지 홍보에도 나왔듯이 바로 컴퓨터를 만지는데 일가견을 갖고 있다는 김옥빈으로, 그녀는 680m 밖에서 적을 쏘아 맞추는 인민군 최정예 사격수 '차태경'으로 나와 제대로 호연?을 펼쳤다. 거의 말이 없는 표정으로 일관하며 총신을 가다듬는 폼이 나름 제대로다. 물론 이외에 영화 초반 '이 전쟁 7일이면 끝난다'고 드립치며 '이 전쟁이 왜 일어났으며 왜 하는지 아느며' 물었던 인민군 중대장 역의 류승룡도 나름 포스있게 나와 극의 무게감을 잡는다.

어쨌든 그 애록고지를 두고 악어중대가 점령하는가 싶었는데, 역시 중공군이 나서면 답이 안 나온다. 인해전술은 여기서도 먹히니, 막대한 피해를 보고서야 악어중대는 물러나 다시 고지를 뺏기게 된다. 이런 지리한 공방전이 계속 되며 서로들 지쳐가는 사이, 드디어 계절이 바뀌고 한 여름이 찾아왔다. 이들의 수색전과 탐색전이 계속 되는 가운데, 드디어 라디오 너머로 7월 어느 날 휴전협정에 싸인이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 거. 다들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고 기뻐하며 이젠 집으로 돌아갈거라 기대를 하는데.. 하지만 그 휴전협정 부칙에 의거하여 12시간 동안 더 싸워서 고지를 탈환하라는 임무가 부여되며 이들은 그 마지막 전투를 치르게 된다. 정말 이젠 살아서 돌아갈려는 찰나 이렇게 전투를 다시 치르게 됐으니, 이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이것은 바로 고지전 최후의 장면으로 방점을 찍게 된다.


('고지전'의 두 남자 주인공 '고수' '신하균', 극에 제대로 녹아들 게 열연을 펼쳤다.)

이렇게 영화는 고지를 탈환하는 군인들의 전투를 담아낸 전쟁물이다. 그런데 그 전쟁이 가열하고 스펙타클하게 전개가 되는 것 보다는, 즉 어떤 대규모적 물량공세는 둘째치고 총알이 빗발치는 모습으로 고지 탈환 과정이 나름 리얼하게 펼쳐진다. 그 빨간 불빛이 철모를 수없이 관통하듯. 그렇게 동부전선 최전방에서는 애록고지 탈환에 목숨을 건다. 정작 그들은 책상머리 지도에서 1cm 영토라도 더 얻겠다며 협상하지만, 여기 생사를 넘나드는 그곳에서는 이런 사투로 인해 많은 이들이 죽게 된다. 그렇다. 영화는 전쟁의 한복판이 아닌, 그 전쟁의 끝물에 벌어졌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6.25 전쟁의 끝을 다룬 것이다.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 산을 시체로 덮을 정도로 죽어나갔는지 에둘러 말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과연 승자와 패자는 누구였던가? 하는 물음과 함께...

승자와 패자도 없는 6.25 마지막 전투 '고지전', 한국 전쟁영화의 '신기원'

그래서 영화는 종국에 가서는 비장함마저 띈다. 절대 웃으면서 볼 수 없는 상황, 엔딩 크레딧에서 출연 배우들 역할의 면면을 흑백 처리한 화면으로 나름 숙연하게 만드는데, 그것은 아마도 장훈 감독 스스로 이 전쟁에 바친 '장송곡'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물론 영화 전반적으로 악어중대 부대원 중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 류승수고창석의 알토란 같은 연기들이 있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지만, 그건 어찌보면 전쟁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일 것이다. 그외 두 주인공 고수 신하균이 전쟁에 지치고 미쳐가는 열연은 물론, 신임 젊은 중대장 역을 맡은 이제훈의 전쟁 트라우마를 지닌 신들린 연기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남성식 이병을 통해서는 목숨을 건 전쟁에 대한 공포까지, 이들 캐릭터는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그래서 영화는 이런 캐릭터를 통해서 전쟁이 남기는 '상흔'이라는 다소 클리셰적 주제의식에도 많이 다가선다. 그러면서 그 전쟁의 상흔은 바로 고지 탈환으로 사투를 벌이는 군인들의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그런데 그 방식이 기존의 전쟁물에서 본 듯한 장면들로 오버랩된다. '웰컴 투 동막골'의 유머적 분위기의 느낌과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적과 만나 우애를? 다지는 상황, 그리고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리얼한 전투씬과 형제애 같은 우정까지, 여기 '고지전'은 이런 영화들의 장점들을 취합한 듯한 인상이 짙다. 그래도 영화는 그 전장터에서 누구나 살고자 죽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군인들의 임무를 생생히 담아냈다. 하지만 그 임무란 게, 6.25 역사가 기억하지 못하는 또 그 전쟁이 어떻게 끝났는지 모를 우리시대에게 이렇게 보여주며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마지막 전투를 기억해 달라면서..

아무튼 오랜만에 한국 전쟁영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만한 '신기원'적 영화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특히나 영화 전문 기자들의 평가들도 가히 좋은 것을 보면, 이 영화 '고지전'은 분명 기존의 전쟁물과는 다르게 진일보한 측면이 많다. 한국 전쟁영화 장르의 새로운 패러다임까지 불릴 정도로, '고지전'은 그 제목처럼 '고지'를 점령한 듯 싶다. 한국전쟁의 마지막 날, 기록되지 않은 그들의 마지막 전투를 담아낸 '고지전'.. 괜찮은 전쟁영화 이전에 꽤 와닿게 그린 전장물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분명 볼만했고 되새겨봄 직한 영화다. 그래서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듯 싶은데, 우리시대 그 전쟁을 겪은 7~80대 어르신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4315&mid=1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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