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uick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무더운 여름철에 제격인 아주 시원스런 영화가 개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목도 아주 짧게 '퀵'(Quick)이다. 그래서 그런지 제목과 홍보 포스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모터사이클의 스피드를 무기로 삼는 본격 액션 영화다. 그런데 이게 헐리웃에서 봄직한 대규모 물량 공세를 퍼부은 블록버스터로 변모해 주목을 끈다. 바로 천만 관객을 이끌어낸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 제작진이 100억을 쏟아부어 만들어낸 거. 그러면서 영화는 제목 '퀵'에서 연상되는 단어, 즉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퀵서비스맨'이라는 한국적 소재를 끌어다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관객들과 그 배달 임무에 동참하게 만든다. 평양에서 서울까지 3시간 만에 주파했다는 '풍산개'의 아우라를 누르듯, 청담에서 상암까지 18분에 밟는다는 전설의 퀵서비스맨을 그리며, 그가 일반 물건이 아닌 폭탄을 배달한다는 설정하에 전개되는 아주 영화스런 액션 무비 '퀵', 먼저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도심 한복판, 사상 초유의 쾌속질주가 시작된다!

스피드 마니아인 퀵서비스맨 기수(이민기), 생방송 시간에 쫓겨 퀵서비스를 이용하는 아이돌 아롬(강예원)을 태우고 가던 중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 너머 의문의 목소리는 헬멧에 폭탄이 장착 되어 있다는 경고와 함께 30분 내 폭탄 배달 미션을 완수하라는데.. 결국 자의반 타의반 폭탄을 배달하게 된 기수, 하지만 그 헬멧을 벗을 수도 질주를 멈출 수도 없는 상황에 몰리며 그들은 위기에 빠진다. 과연 이들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짧은 시놉에서 보듯이, 이 영화의 줄거리는 아주 간단해서 좋다. 별거 없다. 이미 많이 홍보된대로, 스피드를 즐기는 모터사이클 매니아 아니, 과거에 폭주족의 전설로 통하는 한 젊은 남자에게 닥친 위험천만한 레이스가 펼쳐지는 본격 액션 무비다. 즉 퀵서비스로 소위 밥 벌어 먹고 사는 그에게 닥친 뜬금없는 '폭탄배달' 업무, 같이 동승한 아이돌 스타 아롬, 과거에 여친인 그녀와 동승하게 되면서 이 위험천만한 임무를 하게 된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자신의 헬멧에 폭탄이 장착되고, 블루투스 이어폰 너머로 해당 물건을 30분 안에 배달하지 않으면 헬멧은 자동으로 폭발한다는 미션이 주어진다.

바로 헬멧을 벗어도 안 되고, 제시간 안에 물건을 배달 못해도 폭탄은 터지게 된다. 이에 두 주인공 남녀는 어느 미친놈의 장난질이라 생각하는데, 시범으로 터지는 그 현장을 목격하고는 똥줄이 타 그 비싼 BMW 오토바이를 타고 도심을 질주한다. 그런데 물건를 갖다 줌과 동시에 그 지역이 가열하게 폭파되고 도심은 아수라장이 된다. 하지만 한두 곳이 아니다. 그가 가는 곳마다 도심이 폭파되니 경찰도 이런 상황을 지켜볼 수는 없을 터. 바로 CCTV 감식으로 퀵서비스맨 기수를 지명수배 때리고 그를 잡기에 혈안이 된다. 과거 폭주족의 피가 들끊는 교통 경찰이자 기수의 친구 명식(김인권)도 동참하며, 김인권식 스타일의 개그를 몸소 보여주며 이 레이스를 때론 웃기게 만든다.

그런데 범인은 물론 기수가 아니었다. 그를 사주한 이어폰 너머의 그놈 목소리인 건 당연한데, 그렇다면 그는 왜 이렇게 도심 곳곳을 폭파시키는 것일까? 어디 외국에서나 봄직한 폭탄테러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사이코패스의 묻지마 테러일까.. 아니면 원한 관계에 기인한 응징일까.. 아니면 돈을 노리고 한 짓일까.. 그 범인은 형사로 나온 고창석의 우왕좌왕하는 브리핑 중에 언급이 된다. 어쨌든 두 남녀는 할 수 없이 폭탄을 3~4번 배달하며 도심을 위기에 빠뜨리고, 급기야 열차테러까지 감행되는 순간까지 몰리며 정체절명의 위기가 다가오는데.. 과연 이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또 마지막 그 테러를 막을 수 있을지, 마지막까지 그 끈을 놓치 않는다.


(나, 이 헬멧 벗으면 죽을텐데.. 괜찮을까.. 이젠 오빠가 쓰면 안 될까.. 그래 그럼.. ㅎ)

이렇게 영화는 '퀵'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며 모터사이클의 질주본능을 그대로 보여주는 액션 무비다. 사람 대 사람의 그런 싸움기술이 아닌, 도심을 폭파시키고 차량이 전복돼고, 오토바이가 질주하며 건물을 넘나드는 등, 그런 액션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것은 어떤 CG의 활용보다는 아날로그식으로 직접 재현해 눈길을 끈다. 명동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차량과 오토바이의 추격씬은 마치 성룡 영화의 '폴리스 스토리'를 보듯 활극을 선보이며, 고속도로에서 LPG가스통이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대형 교통 사고의 현장은 '매트릭스'나 '미션 임파서블'의 그런 장면에 견줄만큼 스펙타클하게 잘 뽑아냈다. 우리도 이젠 그렇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그외 오토바이가 건물 사이를 날거나 터널벽을 타는 등 무언가 '아크로바틱'한 매력을 선보이기도 해, 이 영화는 비주얼로써 충만되게 보여준다.


(시사회에서 헬멧 쓴 김인권의 모습, 영화에서도 웃긴다.)

모터사이클 액션 블록버스터 '퀵', 순수 오락영화로 볼만하다.

여기에다가 이런 액션에 더해서, 코믹이 쉴새없이 나온다. 그런데 이게 계속 터지기 보다는 극 중에서 교통 경찰로 나오는 김인권의 개그가 만발하며 웃음과 실소를 오간다. 그의 그런 모습은 전작 '해운대'에서 츄리닝 차림에 보여준 그것과 거의 흡사할 정도다. 추격하다 짬뽕 국물을 뒤집어 씌거나 운좋게 폭파된 차량을 피하는 등, 그만의 역할이 그대로 묻어난다. 여기에 남자 주인공인 기수의 부산 사투리의 생생하고 리얼한 대사들이 눈에 띈다. 즉 영화적 대사로 여주인공 아롬과 주고 받는 게 아니라, 일상의 단어들로 전개되는 대사의 흐름은 마치 촌극을 보는 듯 하지만 현실감은 있다. 특히 그가 이어폰 너머의 그 테러범과 대화를 보면 그러한데, 물론 그건 아롬 역으로 나와 헬멧을 쓰며 엄청 고생했을 강예원도 마찬가지다.


(폭탄이 터지기 전에.. 오빠!! 어서 달려~~~~)

그래서 이 영화는 둘의 청춘남녀 과거 사랑 이야기가 담겨져 있기도 하다. 그래도 누가 뭐래도, 이 영화는 모터사이클을 소재로 한 액션 블록버스터다. 이것은 이미 홍보된대로 해운대 제작진의 노하우와 대규모 물량공세로 펼쳐낸 '때리고 부수고 터지는' 액션 쾌감을 선보인 것으로, 영화 엔딩 크레딧에서 직접 그런 고강도 액션에 참여한 스턴트맨들의 노고를 치하하듯 보여주니 그 강도는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노고에도 불구하고 완전 정극스런 느낌은 안 든다. 마치 100억짜리 B급스런 정서가 묻어나면서 조금은 촌극같이 한바탕 소동극의 양상을 띄는 게 다분해 보인다. 즉 진중함 보다는 가벼움, 그렇다고 마냥 가볍진 않고 그럴때마다 도심을 폭파시키고 모터사이클의 질주를 보여주며 그 가벼움을 임팩트하게 날려버린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그런 가벼우면서도 유쾌한 시퀀스를 선보이며 마무리를 짓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영화 '퀵'은 전형적인 팝콘무비의 순수 오락영화로 손색이 없다. 다만 스토리 전개가 조금은 작위적인 느낌이 들지만, 그런 것을 빼고 이들이 한바탕 도심에서 벌이는 소동극을 즐기기엔 충분하다. 진짜 '퀵서비스'의 정신이 무엇인지, 그 속에서 펼쳐지는 도심 테러와 모터사이클의 액션을 즐기면 그만이다. 헐리웃의 '스피드'나 프랑스산 질주영화 '택시' 시리즈 와는 무언가 색다른 한국적인 느낌의 액션무비 '퀵', 이게 해외에 진출하면 어떤 반응일지 참 궁금해진다. 특히 폭주족이었던 그들에게 이 영화는 꽤 흥미로운 무비가 될 듯 싶다. 오빠 달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5355&mid=154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양 고전의 진수이자 공자의 논어나 맹자와는 다르게 조금은 대중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사마천의 '사기', 그리고 중국고전 팩션소설의 최고봉 '삼국지', 이들이 같이 만나며 우리에게 동양 고전의 보고(寶庫)를 전하고 있다. 그런데 나관중의 '삼국연의'야 많이들 접하면서 익숙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사기(史記)가 무어라 묻는다면, 사기야말로 인류 최초의 3천년 통사를 담아낸 서양의 헤르도토스의 '역사'와 견줄만한 동양고전의 진수가 아니겠는가.. 한무제 시절 사마천이 궁형의 치욕을 감내하면서 탄생시킨 필생의 역사서 '사기', 사실 그 사기의 종류도 '본기', '표기', '세가' 등이 있는데, 강호는 세세하게 들어가진 못하고 예전에 사기와 관련된 역사소설과 가장 유명한 '사기열전'을 접한 수준 밖에 안 된다.

그리고 이번에 이렇게 컬렉했다. 사기와 삼국지의 엑기스? 이야기만을 모아놓은 인생의 처세술과 관련된 지침서 '왼손에는 사기, 오른손에는 삼국지를 들어라'를.. 사실 책은 2009년에 22,000원 값으로 나왔는데, 그때 살려다 못하고 이번에 알라딘 적립금 만료일에 맞춰서 반값도서로 뜬 것을 보고 11,000원에 질렀다. 역시 책 지름도 타이밍이라는.. ㅎ

아무튼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 내용의 책일까? 그 소개를 보면 이렇다.




   
  중국의 고전 및 전통문화연구 분야의 대표적인 저술가 밍더가 130권 52만자 분량의 중국 최고의 지혜서이자 인간학의 보고 <사기>와,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베스트셀러 <삼국지>에서 보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성공과 처세의 지혜,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담은 이야기들을 골라 엮은 책이다.

의리, 탐욕, 관용, 인욕, 심세, 처세, 응변 등 개인과 사회에 필요한 지혜의 기본적인 덕목들이자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성공적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처세의 노하우를 담고 있다. 역사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헤쳐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올바른 선택의 길을 제시하며, 통찰과 깨달음, 성공의 필수전략을 전한다.

상편 '사기'편과 하편 '삼국지'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편 '사기'는 황제·제후에서부터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여러 인간 군상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편 '삼국지' 역시 역사 속에 집약된 탁월한 처세술과 치밀한 전략의 기술을 소설적 구성으로 보여줌으로써 세상을 사는 지혜와 인생의 진수까지 함께 전해준다.
 
   

이와 같이 보더라도 중국의 저명한 고전 연구가가 쓴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중국 전문 칼럼니스트가 번역하고 사마천 사기 집대성에 올인하고 있는 '김영수' 작가가 감수를 맡아서 더욱 눈길을 끈다. 어쨌든 이 책은 사기와 삼국지의 엑기스만을 모아서 풀어낸 강의서다. 그런데 그게 고리타분하게 설을 풀어내는 게 아니라, 각 이야기의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우리네 인생의 성공과 처세에 대한 보고서적 성격을 지닌다. 그것은 이 책 목차의 제목에서만 봐도 알 수 있다. 마치 강호가 예전에 컬렉한 '김영사'에서 나왔던 '지전(知典)의 춘추전국시대편과 비슷한 느낌이다.

상편_ 왼손에는 『사기』

제1장 의리(義理)
몸과 마음을 바르게 세워 천하 구제를 자신의 임무로 삼다 / 약법삼장(約法三章)으로 일생의 위대한 업적을 이뤄내다 / 바른 몸과 마음으로 집안과 나라를 다스리다 / 의로움으로 감동시키고 이치로 설복시켜라 / 의를 먼저 내세우면 난쟁이도 거인이 된다 / 불의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한다

제2장 탐욕(貪慾)
작은 이익을 탐하다가 나라의 멸망을 초래하다 / 득실(得失)의 변증법 / 색(色)을 탐하면 반드시 망한다 69 / 작은 이익을 탐하면 화를 자초한다 / 부귀가 인생의 화근이 되게 하지 말라 /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면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제3장 관용(寬容)
작은 일에 구애받지 않아야 인재를 제대로 볼 수 있다 / 포용은 아량 있게 처세는 뛰어나게 / 물러날 때를 알고 남을 위해 공덕을 쌓다 / 상대를 후덕하게 대하면 그에 상응한 보답이 돌아온다 / 남의 실수를 용서하면 자신의 생명을 보전할 수 있다

제4장 인욕(忍辱)
순간의 치욕을 참아 후세에 아름다운 얘기를 남기다 / 남의 다리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견딘 끝에 출세하다 / 상황에 따른 성실한 처세로 성공을 거머쥐다 / 불만은 겉으로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 물러나는 것이 진격하는 것이다 / 복수를 갚는 대업을 위해 치욕을 참다

제5장 심세(審勢)
뚝심 있는 행동도 때에 따라서는 유보할 수 있어야 한다 / 적을 많이 만들지 않는 원교근공(遠交近攻) 전략 / 원칙에 얽매이는 진부한 생각은 능력이 아니다 / 남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의심을 피하는 길이다 / 다른 사람을 자신의 생각대로 이끌다 / 옛 원칙을 지켜 무위의 정치를 이룩하다

제6장 처세(處世)
기묘한 통합전략으로 제후와 백성들의 지지를 얻어내다 /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전략으로 삼다 / 용맹을 뽐내는 만용은 진정한 역량이 아니다 / 강요하기보다 스스로 인정하게 하라 / 생떼 같은 장난의 예술 / 실(實)로 허(虛)를 공격하면 최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제7장 응변(應變)
성공적 처세를 하려면 임기응변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 민첩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는다 / 형세를 정확히 꿰뚫지 못하면 죽음을 면치 못한다 / 임기응변의 요체는 마음을 공략하는 데 있다 / 필요할 때는 가장 귀중한 물건이라도 내놓는다 / 벽에 부딪친 뒤에는 즉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제8장 겸양(謙讓)
낮은 어조로 말하면 인심을 얻을 수 있다 / 너무 심하게 떠벌이면 자신이 목표가 될 수 있다 / 자만해 우쭐거리는 것은 재앙의 조짐이다 / 성공한 날이 물러날 때다 / 어수룩하게 보여야 신임을 얻는다 / 겸손하고 예의 있는 행동이 기회를 만들어준다 / 극단적으로 엇갈린 두 사람의 운명


하편_ 오른손에는 『삼국지』

제9장 계획(計劃)
형세를 분석하고 큰일을 도모하다 / 나를 알고 남을 아는 것이 승리의 답안지 321 / 사실에 근거해 모략을 짜고 실제 역량에 맞게 행동하라 / 모략의 도는 형식에 구애되지 않는다 336 / 중요한 순간에 지모를 쓰지 않으면 반드시 망한다 343 / 변화에 대응해야 패업을 도모할 수 있다 349

제10장 차력(借力)
종규를 불러 귀신을 때려잡고 이름을 빌려 패업을 완성하다 / 편지 한 통으로 남의 힘을 빌려 포위를 풀다 / 남의 힘을 빌려 이득을 얻고 혼란의 와중에도 승리를 챙긴다 368 / 남의 손을 빌려 나의 걱정을 해소한다 / 화살을 만드느니 차라리 빌리는 게 낫다 379 / 선조의 이름을 팔아 몸값을 올리고 명분에 의지해 성공하다

제11장 기승(奇勝)
질곡을 돌파해 새로움을 창조하다 / 정면에서 대적하기 어려우면 측면을 두들기라 / 성을 공격하는 것은 하책이고 마음을 공략하는 것은 상책이다 / 급소를 잡아 주유를 세 번이나 기절시키다 / 교묘하게 자원을 활용하고 실정에 맞게 대책을 세우다/ 어려운 일은 한없이 미루라

제12장 용인(用人)
천하의 인재를 받아들여 일세의 위업을 이루다 / 조운의 자존심을 자극해 잠재력을 폭발시키다 / 부드러운 것에는 부드러움으로 강한 것에는 강함으로 / 인심을 얻어 인정으로 사람을 움직인다 / 상은 타당하게 격려는 이치에 맞게 / 큰 도량을 갖고 덕으로 복종시키다

제13장 적응(適應)
일을 원만하게 처리해 몸을 보존하다 / 일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스스로 화를 부른다 / 다른 사람을 예로 대하면 마지막에 진심어린 보답을 얻는다 / 진퇴양난의 상황에 몰리면 절충해서 행동하라 / 일을 경망스럽게 처리하면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 덕행(德行)의 기본은 믿음이다

제14장 원견(遠見)
눈을 크게 떠 멀리 내다보고 허명(虛名)을 바라지 말라 / 칠종칠금으로 대국(大局)을 꾀하다 / 전체 국면을 읽는 원대한 전력을 품으라 / 남에게 이익이 돼야 나한테도 이익이 된다 /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고 마차를 버려 장군을 살리다 / 일순간의 고통을 참으면 일생이 편안하다

제15장 허실(虛實)
허실을 잘 가리지 못하도록 성을 비워 적을 물리치다 / 허장성세 성동격서 / 진실을 감추고 거짓을 보이라 / 주유가 죽음을 위장해 적을 유인하다 / 거침 속에 섬세함을 숨긴 장비의 사기

제16장 진퇴(進退)
형세를 잘 판단해 물러날 때는 물러나야 한다 / 상대의 예봉을 피해 한 걸음 물러나 제압한다 / 그치는 것을 아는 자가 지혜롭고 제때 물러나는 자가 현명하다 / 물러남으로써 나아가고 잡기 위해 놓아준다 / 나아가려면 물러남을, 성공하려면 실패를 생각해야 한다 / 나라를 세우려면 먼저 신하를 자칭하라

제17장 신의(信義)
신의와 예의를 지키기 위해 천 리를 단기로 달려가다 /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다 / 사보다는 공을 앞세우고 같음을 구하되 다름을 인정한다 /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으면 처세에 실패한다 / 충정을 먼저 내세우고 용맹으로 길을 개척




'왼손에는 사기, 오른손에는 삼국지를' 읽어보자, 동양 고전의 엑기스다.  

이렇게 목차만 봐도 배부를 정도로 아주 요긴한 에피소드와 정보들로 가득차 있다. 사실 강호가 제일 좋아하는 중국고전 중 하나인 열국지, 바로 사자성어의 보고인 그 춘추전국시대 이야기만 파도 끝이 없는 거지만, 여기서 소개하는 '사기'의 이야기만 접해도 마치 열국지 다이제스트판을 보는 듯해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물론 대중적 인기의 역사소설 삼국지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위의 추천사를 보듯이 감히 권하고 싶은 책이 아닐 수 없다. 책이 6000여 페이지에 달해서 좀 두꺼워 보이지만, 종이 질이 갱지 스타일인지 그렇게 무겁지는 않다.

아무튼 작금의 현대사회에서 고전이 주는 매력은 여러 말을 안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것이 정공법으로 파고 들어가 배우든, 아니면 이렇게 엑기스만을 모아놓고 바쁜 현대인들에게 인생의 처세를 알려주든, 사기와 삼국지를 동시에 만난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의 값어치는 충분한 셈이다. 특히 사마천의 사기를 이렇게 요약식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사기도 여러 종류의 책이 있지만서도, 어쨌든 두 권의 유명한 중국고전 사기 삼국지, 이들의 묘한 앙상블을 통해서 우리네 인생과 인간학의 보고를 만나고 배워보자. 정독이 아니라도, 중간마다 틈틈히 읽어도 좋을 듯 싶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7월 3주

 

눅눅하고 지루했던 장마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때, 극장가도 시원하게 볼만한 영화들도 포진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려낸 심도있고 다소 루즈한 드라마류 보다는 주로 액션이나 스릴러 등으로 포팅된 감각적이고 비주얼한 영화들이 대거 개봉을 앞두고 있는 거. 물론 외국 영화로는 '트랜스포머3''해리포터 죽음의 성물2' 등이 그 중심을 잡으며 많은 관객몰이를 하고 있지만, 우리 한국영화도 여기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며 이목을 끌고 있다. 더군다나 학생들 방학 시즌과 겹친 성수기에 맞춰서 12세 전체 관람가가 가능한 영화들로 온 가족이 볼만한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 장르도 전쟁물부터 해서 액션과 스릴러, 그리고 SF 판타지 액션에 역사물의 활극까지 종류도 나름 다양하다.

그래서 이들 장르별 4편의 영화를 간단히 소개해 본다.
주요 정보는 물론 강호식 감상 포인트와 함께 올 여름 여기 4편의 영화를 만나보자. ~

 

 

 

 

 

 

 



감독 : 장훈
배우 : 신하균, 고수, 김옥빈, 류승수, 고창석 등..
장르 : 전쟁, 드라마
개봉일 : 7월 20일

줄거리
: 1951년, 우리가 알고 있던 전쟁은 끝났다 이제 모든 전선은 ‘고지전’으로 돌입한다!

1953년 2월, 휴전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교착전이 한창인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전사한 중대장의 시신에서 아군의 총알이 발견된다. 상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적과의 내통과 관련되어 있음을 의심하고 방첩대 중위 ‘강은표’(신하균)에게 동부전선으로 가 조사하라는 임무를 내린다. 애록고지로 향한 은표는 그 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을 만나게 된다. 유약한 학생이었던 ‘수혁’은 2년 사이에 이등병에서 중위로 특진해 악어중대의 실질적 리더가 되어 있고, 그가 함께하는 악어중대는 명성과 달리 춥다고 북한 군복을 덧입는 모습을 보이고 갓 스무살이 된 어린 청년이 대위로 부대를 이끄는 등 뭔가 미심쩍다. 살아 돌아온 친구, 의심스러운 악어중대. 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은표는 오직 병사들의 목숨으로만 지켜낼 수 있는 최후의 격전지 애록고지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데…

감상 포인트 : 이 영화는 우리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으면서도, 이제는 웬지 서서히 잊혀져가는 느낌의 상처투성이 과거사 중 하나인 6.25 전쟁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보통의 전쟁물처럼 그 한복판의 가열한 전쟁에서 벌어지는 사투 대신에 이 영화는 6.25 전쟁의 끝물을 다루고 있다. 단 7일이면 끝난다는 그들의 남침 전쟁이 해를 넘기며 거듭되고 수많은 사상자를 낸 한복판이 아닌, 바로 휴전협정으로 하루가 다르게 고지 탈환으로 남북한의 영토가 그 접점에서 바뀌는, 1953년을 배경으로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거대하고 스펙타클하면서 직관적인 전쟁물 보다는 그 전투에서 살아 남고자 버티는 바로 '전장'에 관한 영화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 두 남자 주인공의 엇갈린 운명과 재회가 이루어지고, 최후의 격전지 애록고지에 얽힌 실체를 밝히며 감동의 휴먼 전쟁물로 승화시키다는 게 감상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고수와 신하균이라는 두 배우의 이미지가 다소 언발러스한 느낌이지만 무언가 녹아드는 느낌은 충만돼 보인다. 거기에 유일한 홍일점 김옥빈까지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고지전', 휴전협정 와중에 사투를 벌이게 된 그 동부전선 고지의 전장터를 이 영화를 통해서 만나보자.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4315&mid=15424



 

 

 

 

 

 

 


감독 : 조범구
배우 :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 고창석, 윤제문 등..
장르 : 액션, 스릴러
개봉일 : 7월 20일

줄거리
: 폭탄을 배달하게 된 퀵서비스맨
헬멧을 벗어도, 질주를 멈춰도 폭탄은 터진다! 도심 한복판, 사상 초유의 쾌속질주가 시작된다!

스피드 마니아인 퀵서비스맨 기수! 생방송 시간에 쫓겨 퀵서비스를 이용하는 아이돌 아롬을 태우고 가던 중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 너머 의문의 목소리는 헬멧에 폭탄이 장착 되어 있다는 경고와 함께 30분 내 폭탄 배달 미션을 완수하라는데…… 

감상 포인트 : 이 영화는 한국영화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모터사이클 액션을 다룬 블록버스터다. 사실 네 바퀴가 달린 자동차의 추격전은 많이 봤어도, 두 바퀴 달린 오토바이를 소재로 한 건 처음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영화는 자동차 보다 더한 스피디한 액션을 선보이며 눈길을 끈다. 마치 내용은 영화 '스피드'처럼 제한된 시간과 속도 안에 미션을 달성하지 못하면 폭파된다는 설정을 따와서, 여기서는 헬멧에 폭탄이 장착되어 있다는 설정과 주어진 시간 안에 물건을 배달 못하면 폭발한다는 미션을 던진다. 이게 바로 스릴러적 요소로 다가온다.

그래서 여기서 퀵서비스맨이 타는 모터사이클이 굉음을 울리며 도시를 질주한다. 그러면서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도시의 테러로 번진다는 게 주안점이다. 영화는 해운대 제작진이 만들고 그 젊은 출연진 그대로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이 나와 호흡을 맞추며 아주 트렌디하면서도 한바탕 도심 소동극을 벌이는데, 과연 이들을 위협하는 존재는 누구며 도시 테레를 막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 팝콘무비의 전형으로 그 무한질주의 쾌감이 어떨지 기대가 된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5355&mid=15479



 

 

 

 

 

 

 


감독 : 김지훈
배우 : 하지원, 안성기, 오지호, 박철민, 이한위, 송새벽, 차예련...
장르 : SF, 액션, 모험
개봉일 : 8월 4일

줄거리
: 한반도 남단 7광구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 호’ 에서 벌어지는 심해 괴생명체와 대원들간의 사투를 그린 영화

감상 포인트 : 개봉 전부터 많은 홍보와 관련 프로그램에서 워낙 많이 나오다보니, 이젠 영화를 실제 본 착각이 들 정도다. 한국영화 최초로 3D로 포팅돼 나오면서 제대로 이목을 끌고 있는데, 예의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 괴물이 한강 밑에서 서식하며 사람들을 해쳤다면 여기서는 저기 바다 속 깊은 심해에서 벌어지는 괴생명체와의 사투다. 한국이 석유산유국으로 발돋움하게 됐다는 설정하에 오늘도 내일도 석유를 채취하며 망망대해에 떠 있는 제7광구 공사현장, 그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대원들에게 닥친 알 수 없는 괴생명체와의 대결이 펼쳐지는데, 마치 우리에게 익숙한 '에이리언'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도 한국형으로 포팅돼 우리의 기술력의 3D로 즐길 수 있다니 나름 기대가 된다. 과연 그 괴생명체와의 사투에서 누가 살고 죽을지, 여전사 이미지가 강한 여주인공 하지원의 활약을 주목해보자.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48246&mid=15237


 

 

 

 

 

 

 



감독 : 김한민
배우 : 박해일, 류승룡, 문채인, 김무열, 박기웅..
장르 : 역사, 액션, 전쟁
개봉일 : 8월 11일

줄거리
: 50만 포로가 끌려간 병자호란, 치열했던 전쟁의 한 복판에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위대한 신궁이 있었다.

역적의 자손이자 조선 최고의 신궁 남이. 유일한 피붙이인 누이 자인의 행복만을 바라며 살아간다.어렵사리 맞이한 자인의 혼인날, 가장 행복한 순간에 청나라 정예부대(니루)의 습격으로 자인과 신랑 서군이 포로로 잡혀가고 만다. 남이는 아버지가 남겨준 활에 의지해 청군의 심장부로 거침없이 전진한다. 귀신과도 같은 솜씨로 청나라 정예부대(니루)를 하나 둘씩 처치하는 남이, 한 발 한 발 청군의 본거지로 접근해간다. 남이의 신묘한 활솜씨를 알아챈 청의 명장 쥬신타는 왕자 도르곤과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남이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날아오는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곡사를 사용하는 남이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육량시를 사용하는 쥬신타,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사상 최대 활의 전쟁을 시작한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3084&mid=15633

감상 포인트 : 오랜만에 만나보는 역사극이다. 사실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 '왕의 남자'나 최근의 '평양성' 같은 사극은 다소 대중적이면서 코믹한 분위기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 사극은 꽤 진중한 매력이 풍긴다. 코믹이 아닌 조선시대 실제 역사에서 벌어졌던 병자호란을 다루며 그 속에서 픽션을 가미해 우리나라 활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제목의 의미처럼 활이 최고의 무기로 활약하던 그 시절의 최종병기 '활'에 대해서 그려낸 것인데, 각종 활의 종류는 물론이요 그 활의 공격성을 제대로 보여주며 당시 청나라 정예부대와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할 수 있다. 박해일이 조선의 신궁 남이로, 그의 누이 동생으로 문채원이, 그리고 청나라 명장 쥬신타 역에 류승룡이 만주족 변발로 제대로 변모해 포스를 보여준다. 과연 시대극으로써 우리 역사에서 임팩트 했다던 '활'을 제대로 보여줄지 기대해 본다.

이렇게 올여름 한 가운데서 만나보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총 4편을 꼽을 수가 있다. 전쟁물이지만 전쟁이 끝나는 시점에서 벌어지는 동부전선 전장터의 가열한 사투를 그린 '고지전'과 도시 테레를 목적으로 벌어지는 무한질주의 쾌감을 선보이는 본격 모터사이클 액션 블록버스터 '퀵', 그리고 이어지는 8월에는 한국 최초로 3D로 포팅돼 해양 SF액션 영화로 괴생명체와의 사투를 그린 '7광구'와 우리 역사에서 꽤 임팩트했던 활의 역사와 그 포스를 담아낸 역사 활극 '최종병기 활'까지, 모두 볼만한 영화들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감각적이고 비주얼한 매력으로 다가온 올 여름, 여기 4편의 한국영화를 통해서 한 여름의 무더위를 날려보자. 물론 강호도 다 달릴 예정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 -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II
영화
평점 :
현재상영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때, 그 중심에 선 한 편의 판타지 블록버스터가 있다. 사실 알면서도 볼 수밖에 없었던 아니, 이제 모든 것이 끝나버린다니 그 아쉬움 때문이라도 어떻게든 봐야 했던 '해리포터'의 마지막 시리즈.. 무슨 의무감이 발동이 된 건지, 진정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그 문구처럼 해리포터는 정말 끝나고 말았다. 10대와 20대에 이 영화를 접한 이들은 이젠 모두 건장한 성년으로 자랐고, 30대는 이미 장년에 들어섰다. 역시 꼬마였던 해리포터 또한 다 큰 성인이 돼어 이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렇기에 이 해리포터 시리즈는 '금세기 최고의 판타지'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그 묵직한 세월의 무게감 만큼이나 2001년 1편을 시작으로 8편까지 이어져오며 우리들의 판타지한 상상극장을 책임져왔다. 그리고 이제는 모두 끝났다. 그런데 이렇게 끝난 마당에 강호는 애석하게도 이 시리즈를 제대로 접하지는 못했다.

그 관람의 역사는 이렇다. 1편 '마법사의 돌'이나 2편 '비밀의 방'까지 귀엽고 풋풋한 아이들의 매력 때문이라도 보게 되었고, 3편 '아즈카반의 죄수'는 건너뛰고 4편 '불의 잔' 까지는 챙겨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내용은 거의 가물가물한 수준이다. 이후 5편의 '불사조 기사단'과 6편의 '혼혈왕자'는 본 기억이 아예 없다. 여기에다 작년 말에 나왔던 7편 '죽음의 성물' 1부도 못 보왔고, 하지만 이번엔 죽음의 성물 2부 마지막을 보게 됐다. 이렇게 이 시리즈는 매니아틱하게 다 챙겨보질 못해서, '솔까말'로 이 시리즈의 전체적 플롯이나 이야기의 전개 과정, 디테일한 캐릭터간의 관계 설정 등을 잘 모른다. 그냥 잊고 지냈던 해리포터가 어느 날 '갑툭튀'해서 '이젠 끝나니 날 보러 와 주삼..' 하는 주문에 나도 모르게 보게 된 거라, 이전의 내용은 스킵모드다. 그냥 마법사 해리가 그의 친구들과 적을 물리치는 정도로만 알고 있는 수준이랄까.. ㅎ

그래서 이 영화는 내용 위주의 리뷰를 쓰기에는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다.
그냥 공식 시놉시스를 통해서 마지막 줄거리를 대신하고, 그를 떠나보내는 소회감을 밝힐 뿐이다. ~

모든 것을 끝낼 최후의 전투! 판타지의 아름다운 역사가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다!

덤블도어 교장이 남긴 ‘죽음의 성물’의 단서를 쫓던 해리 포터는 볼드모트가 그토록 찾아 다닌 절대적인 힘을 가진 지팡이의 비밀을 통해 드디어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다. 볼드모트의 영혼이 담긴 다섯 번째 ‘호크룩스’를 찾기 위해 마법학교 호그와트로 돌아온 해리와 친구들은 그들을 잡으려는 보안마법에 걸려 위기를 맞지만 덤블도어의 동생인 에버포스의 도움으로 벗어난다. 그리고 그에게서 덤블도어와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에 관한 놀라운 과거에 대해 알게 된다. 한편, 볼드모트는 해리에 의해 호크룩스들이 파괴되었음을 느끼고 호그와트로 향한다. 해리를 주축으로 한 불사조 기사단과 죽음을 먹는 자들 간의 마법전투가 벌어지고 여기에 거대거미 아크로맨투라와 거인족 등 마법 생물들이 볼드모트 편으로 가세하면서 호그와트는 거대한 전쟁터로 변한다. 전쟁의 틈에서 해리는 덤블도어를 죽인 스네이프의 엄청난 비밀과 볼드모트를 죽일 마지막 호크룩스에 대한 단서를 알게 되는데...


(절대악 '볼드모트'를 물리쳐야 할 해리포터, 어금니 꽉 깨물어라.. 해리.. ㅎ)

위의 공식 시놉시스를 보듯이, 각종 캐릭터 이름이 나름 난무?하다. 솔직히 잊고 산지 너무 오래돼서 강호에게 기억나는 건 해리포터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그들의 마법학교 호그와트 수준인데.. 여기서 나오는 인물들이 적인지 동지인지 모를 캐릭터들 때문에 다소 공부?가 필요한 듯 싶다. 하지만 낯이 익는 분이 보인다. 흡사 신해철을 닮은 듯한 헤어스타일로 포스가 묻어나는 '스네이프' 역의 인상착의는 낯설지가 않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서 그의 과거?를 알게 된 게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그래도 확실한 건 바로 절대신 같은 파워를 지닌 악당 '볼드모트' 이 캐릭터만은 확실하게 보이고 인식이 된다. 대머리에 창백한 강시처럼 코가 주저 앉아 그로테스크한 페이스의 소유자, 그가 바로 이 죽음의 성물 편에서 물리쳐야 할 절대악이다. 그렇기에 자세한 내막을 차치하더라도, 그와 맞서는 해리포터와 그의 친구들을 활약을 지켜보는 게 이번 시리즈의 주요 감상 포인트라 할 수 있다.
 
1부에서는 그가 작은 꼬챙이 아니 지팡이를 얻어서 절대 힘을 소유하면서 끝났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어진 2부에서는 여기 마법학교 호그와트가 위기에 처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가 이곳을 접수하려 하면서 호그와트는 전쟁터로 돌변하고, 그들과 맞서 싸우는 씬은 마치 '반지의 제왕'의 그런 전투씬 시퀀스를 보듯 스펙타클하게 연출이 됐다. 용도 나오고, 거인도 나오면서 한꺼번에 불꽃 공격도 하는 등, 비주얼한 판타지의 정점을 찍는다. 시리즈 최초이자 마지막에서 3D로 포팅한 효과가 제대로 난 셈이다.

하지만 '내 안의 그가 있다'는 설정인지 몰라도, 해리가 죽어야 그도 죽는다는 '살신성인'의 자세는 여타 판타지가 주인공에게 부여하는 클리셰적 요소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해리는 죽었을까.. 정말로 자신을 희생해서 절대악 '볼드모트'를 물리쳤을까.. 이것이 해피 혹은 새드 엔딩이냐의 갈림길에서 나름의 비장미와 함께 해리는 그렇게 시리즈의 방점을 찍으며 대미를 장식한다. 죽느냐 사느냐는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예의상 남긴다. ~


(89년생 다니엘 래드클리프, 88년생 루퍼트 그린트, 90년생 엠마 왓슨.. 정말 수고했다..)

해리포터의 그 마지막을 떠나 보내며, "굿바리 해리포터 앤드 포에버!!" 

이렇게 영화는 정말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판타지 장르답게 이어져온 과거 시리즈에 대한 향수는 물론, 이 마지막 자체로도 악을 물리치는 활약상과 그들의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볼거리를 충만되게 대미를 장식한 것이다. 장장 1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7번의 시리즈를 통해 이 금세기 최고의 판타지는 그렇게 갈무리 되었으니, 이 영화의 팬이든 아니든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던 모르던 간에, 이 마지막편만 봐도 그 느낌은 충분히 전달된다. 아주 오래된 친한 벗을 간만에 보더라도 낯설지 않은 것처럼..

하지만 이미 이 영화의 수많은 팬들이 이들의 마지막 모습에 소위 '울컥'했다는 후담처럼, 10년의 여정은 갈마들듯 부지불식간에 찾아와 지금 해리포터는 이 영화를 통해서 작별을 고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팬들은 더욱더 아쉬워 하고 있는 거.. 21세기가 낳은 최장수 판타지 시리즈로 각광을 받으며 친구와 연인은 물론 온 가족이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그 판타지한 세계를 그려낸 '해리포터', 이제는 정말 그들에게 고별을 할 때다. 그래도 그들이 떠나가도 남는 건 있다. 바로 해리포터가 그려낸 가열한 판타지 마법의 세계는 영영 잊지 못할 추억으로 오롯이 새겨졌음이다.

굿바이 해리포터 앤드 포에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여기 '거짓말'을 소재로 풀어쓴 추리소설이 한 권 있다. 사실 추리소설의 장르야 워낙 다양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래도 주가 되는 것은 어떤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재미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면서 그 살인사건의 목격자든 용의자든 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진실과 거짓 사이를 오가며 자신을 옥죄는 진범으로 다가오기도 하는데, 그렇다. 이번에 나온 아니 나온지는 좀 됐지만, 일본 추리소설계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창조한 '가가형사' 시리즈 6권의 마지막 편이자 유일한 단편집인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라는 추리소설이 닥 그런 케이스다. 제목에서 얼핏 느낌이 오듯이, 여기 다섯 편의 이야기들은 '거짓말' 이 불러온 파국, 즉 용의자로 몰리면서 진술했던 증언들이 자신에게 유리함과 불리함의 모호한 단계에서, 가가형사의 유도 심문의 덫에 빠져든 그 현장을 담고 있다. 이것이 이른바 '알리바이'와 밀접한 관계 형성 속에서 그 추리를 풀어나가는 재미를 선사하며, 여기 단편집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에 간단히 이 내용을 소개해 본다.




먼저 첫 번째 사건은 표제작으로 어느 발레리나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다. 마치 '블랙스완'을 연상시키듯 예술혼을 담아내는 발레리나의 춤사위, 전도유망한 어느 젊은 여자 무용수가 자살을 하면서 이들 주변의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그중 발레단 사무국장으로 있었던, 과거 발레 공연의 유명세로 스타덤에 올랐던 중년의 한 여자가 지목이 되고, 그 여자가 알리바이로 풀어낸 증언들이 하나 둘 그녀를 진범으로 몰고 가는데, 자신의 치부를 안 것에 대한 단죄 보다는 사회적 명성 뒤에 감춰진 근원적 거짓말이 불러온 파국에 그녀 스스로를 옥죄고 만다. 발레 연습은 아무 곳에서나 하는 게 아님을 보게 된다.

게이고 추리월드에서 '거짓말'을 다룬 살해사건들, 사회적이고 재밌다.

두 번째 이야기 '차가운 작열'은 나름 의미가 깊다. 젊은 부인과 어린 아기의 그로테스크한 죽음, 그리고 이를 목격하고 신고했던 남편, 하지만 그 남편의 거짓 증언을 통해서 스스로 죄를 시인하게 된다. 아이의 사체를 그렇게 전문적으로 보관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실제 일본에서 파친코 도박에 빠져서 아이를 자동차 안에서 방치하에 사망에 이르게 한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세 번째 이야기 '제2지망'은 요즈음 젊은 세대를 반영하듯, 몰인정과 몰가치로 내몰린 신세대를 대변하듯 그들의 어그러진 욕망을 다룬 이야기다. 어머니의 따스한 보호와 열과 성을 다하여 쏟아낸 교육 아래 기계체조 선수로 키워진 딸, 이 두 모녀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데, 어느 날 어머니한테 남자가 생기고 그 남자가 그 집에서 죽게 된다. 과연 범인은 어머니일까 딸일까? 어머니의 알리바이가 완벽한 듯 보이지만 진실을 빙자한 거짓 진실이 결국 그 딸에게 화살이 돌아가고 만다. 어른을 그렇게 목졸라 죽이다니 기계체조 선수기에 가능할 거다.

네 번째 이야기 '어그러진 계산'은 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 중 하나로, 이른바 불륜에 관한 욕망적 이야기다. 여기 결혼 전에는 몰랐는데 현실은 시궁창으로 변해 남편의 강압적인 폭거 앞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한 여자가 있다. 연약한 여인이기에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데, 어느 날 집 수리차 온 건축기사와 눈이 맞아 바람이 난다.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불처럼 타오르더니 여자는 자기의 남편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도와주고 살해계획을 세운 그 남자, 하지만 둘이서 그 남자를 죽이고 행복하게 살려는 계산은 어그러지고 마는데, 그 여자의 증언을 통해서는 사고 당한 두 남자가 엇갈리지게 나오지만, 그 속에는 또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래도 그녀에게 이젠 두 남자가 모두 없을 뿐이다.

다섯 번째 이야기 '친구의 조언'은 여기 주인공 '가가 형사'의 개인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지만 알고 지내던 친구가 어느 날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졸음 운전을 해 차가 전복돼 거의 중상을 입은 것인데, 이를 알게 된 가가가 병문안 차 왔지만, 그 친구에게 이것저것 캐물으며 그를 이렇게 만든 범인으로 부인을 지목한다. 절대 넌 졸음 운전을 하는 넘이 아니라면서.. 하지만 친구는 그의 심문에 아랑곳하지 않고 부인의 범행을 부인하려 드는데, 하지만 결정적 단서로 인해 그도 인정하게 되고, 부인 마저도 스스로 남편 곁을 떠나게 된다. 결국 그녀 켵으로.. ~



이렇게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 다섯 편은 꽤 사회적인 문제 의식이 강하다. 표제작이기도 한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는 발레니라를 통해서 본 사회적 명성의 허상을 다루고 있고, '차가운 작열'은 붕괴된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조금은 몽환적으로 말하고 있다. 여기에 '제2지망'은 엄마의 욕망으로 자란 한 소녀의 무감성의 그로테스크한 행태를 보게 되고, '어그러진 계산'은 이른바 불륜남녀가 저지른 파국이 어떻게 어긋나게 결과를 보여주는지 꽤 영화적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마지막에서는 남편을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일 만큼 그 부인의 사정이 대단할 정도로, 성 정체성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 이야기에는 표제작의 그 제목처럼 모두 '거짓말'이 들어가 있다. 보통 추리소설의 느낌처럼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바로 목격자의 시선으로 때로는 용의자 신분으로 몰리면서 그들이 쏟아내는 거짓말들이 스스로를 옥죄고, 또 가가 형사만의 치밀한 계산하에 던지는 심문들이 진실을 유도하게끔 만들며 결국 그들을 진범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에 여기 단편들은 장편은 아니지만 꽤 몰입감 좋게 솔리드한 느낌이 강하다. 그와 함께 펼쳐지는 용의자의 세세한 심리 묘사까지, 추리소설적인 재미는 충만되게 보여준다.

사실 요즈음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미스 리플리'를 보더라도 거짓과 위선으로 점철된 한 여자의 욕망적인 이야기처럼, 거짓은 언젠가는 들통이 나고 그 강도에 따라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여기 추리소설에도 이런 파국을 담고 있다. 때론 인간은 누구나 살면서 자의든 타의든 또는 선의든 거짓말을 한다지만, 여기처럼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리면서 펼쳐내는 거짓말들은 치명적인 모순을 안게 되며 결국 진범으로 밝혀지게 된다는 거. 물론 가가형사의 치밀한 심문이 주를 이루었지만, 바로 여기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한 편의 미스터리 추리월드는 그런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역시 여러 말이 필요없이, 살인사건 비밀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의 그 현장을 만나보자.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