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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걸음 One Love
김명미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여행을 통해서 자신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며 새로운 힘을 얻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 사람들의 책을 통해서나 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주는 소리에 기회만 된다면 언제가 한번 그들이 떠난 곳으로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며 나 나름대로 계획도 세우고 희망을 품어 보기도 한다.
'천사의 걸음 one love'는 기존의 여행에세이하고는 차별화가 있다. 여행지에서 보고 느낀 것을 책으로 펴낸 것은 에세에 속한다고 하지만 여행지보다 여행지의 사람들에 대해서 촛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 김명미씨는 2006년 12월에 베낭 한개와 카메라 메고 태국의 작은 섬으로 계획하지 않은 여행을 떠났다. 자신의 하던 일을 하는 가운데서도 섬 사람들이 서로를 위하고 아끼며 서로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하는 그들의 삶을 체험하였는데 이것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이였는지 깨닫게 되고 시간이 흐른 후 2011년 2월에 두 달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호주에 있는 브리즈번, 바리런 베이, 남빈을 가서 느리게 사는 삶을 사는 그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책의 내용을 읽기 전에 먼저 눈에 들어오는 사진들..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나체로 지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었고 사진도 한두번 본 적이 있지만 대강 스쳐 지나갔는데 잘못 보면 난민이나 가난한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그들 나름대로 생각을 가지고 모여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태국의 레인보우 게더링에서 장발의 남녀가 나체로 뽀뽀를 하고 있는 모습이나, 나체의 어린소녀와 그녀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이 걸어가는 모습, 젊은 여인의 바느질하는 모습, 공터에 빙 둘러 앉아 식사하는 모습, 해변에서 놀거나 운동하는 모습 등.. 바쁜 일상 속에 묻혀 살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볼 새도 없이 바삐 지내는 우리들의 모습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으며 저렇게 지내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저자가 태국의 레인보우 게더링에 참여한 이후 가지게 된 공동체 생활이나 히피, 자연환경 등에 관심이 많아져서 찾게 된 호주...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온 일본인, 아들에게 많은 경험을 해 주고 싶은 캠핑족 가족, 신나는 노래를 연주하는 거리공연 사람들, 환경에 관심 있는 자연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벌이는 퍼포먼스, 환경 단체에서 일하는 여성과 편안하고 환하게 웃는 모습의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이 보였던 어린이들의 모습은 잔잔한 파문을 일게한다.
다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마음만이라도 여유롭게 살고 싶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삼년 전에 청산도에 간 적이 있다. 청산도는 서편제와 한효주가 나온 봄의 왈츠를 찍은 곳으로 유명한데 그곳에 있는 슬로우길을 걸으며 여행이 주는 여유로움과 나 자신에 대한 생각, 앞으로의 생활 등에 대해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여행에서 돌아오고나니 금새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가 같은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책을 보면서 느리게 사는게 어떤 삶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모두는 각자 인생의 주인공이다. 연출도 극본도 주인공도 다 나 혼자서 하는 일인극인데 어떤 생각으로 어떠한 삶을 살아야하는지 지금보다 더 나의 삶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늦었다고 포기했던 것들에 대한 햇불도 다시 지피우고 좀 더 열정을 가지고 생활하고 싶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