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에서 평이 좋고 서점에서 김연수 작가님 추천 멘트 보고 구매한 📚. 제목은 다소 그랬지만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언제나 구매속도가 읽는 속도보다 빨라서 아껴두었다가(방치?) 오늘 읽기 시작~! 절반 정도 읽었는데 지금까지는 정말 재미있다. ★★★★★
(알라딘 서재가 있다는걸 오늘에서야 알았다ㅡㅡ 스마트폰으로만 해서... 북플이 있다는 것도 3개월...)

그후로 우리는 그날에 대해 한 번도 애기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에 대해, 우리가 공유했다 상실한 꿈에 대해, 일어났거나 일어나지 않은 그 모든 일에 대해 한번도 애기하지 않은 것처럼. - P16

모든 것을 지어내지 말아야 할 것 같다고, 그러면 그 무엇도 믿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 P18

넌 언제쯤이면 세상 모든 것을 표현할 말들이 제각기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까? - P23

마침내 그가 두마디 말을 겨우 내뱉었다.

나랑 가자. 아래쪽 거리에서 아이들이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나랑 가자. 그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녀의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렀다.

세번을 그는 청했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 없어. 그녀가 말했다. 제발. 그녀가 말했다.

그래서 그는 평생 가장 힘들었던 일을 했다. 모자를 집어들고 그곳에서 걸어나온 것이다.

(이 문장들이 뒤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근간이 되는 것 같다) - P26

안나카레니나의 녹음테이프 상자를 바라봤다. 그렇긴 하지만 하루이틀 후, 내가 할일을 하고 있는데 위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무 엇비슷하고" 하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목소리가 들려 하마터면 뒤로 넘어갈 뻔 했다.

(안나 카레니나를 다시 읽고싶어졌다.) - P41

내가 어땠냐고 묻자 엄마는 오랑우탄과 이야기를 해도 그보다는 훨씬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표현 너무 좋다....) - P74

삶은 아름다워. 그가 썼다.
여원한 농담이기도 하고. 내가 거기에 갈겨썼다.

나는 울었을 수도 있다. 무슨 차이가 있나. - P122

넌 어떤데? 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또 가장 슬프니?

물론 그렇지

왜?

그 무엇도 나를 더 행복하게, 더 슬프게 하지는 못하니까, 너 말고는...

(과거를 회상하는 이 부분이 인상깊었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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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다시 읽기 5번째 작품 끝. 오랜만에 다시 읽어도 재미있고, 예전에 밑줄 친 문장을 다시 보니 즐거웠다.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현재를 방황하는 인물들... 결국 과거를 극복한 사람은 현실로 돌아오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사라진다는 이야기. 하루키 장편 중에 가장 현실적이고(우물에 들어가고 지하로 들어가고 양사나이 그런거 없이ㅋ) 우울한 작품(유머코드가 적다)이라 생각한다.

(제목을 바꿀 수 있는지 몰랐다ㅎ)

어떤 종류의 일들은 되돌릴 수 없어. 한 번 앞으로 나가고 나면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로 돌아갈 수 없지. 만약 그때 뭔가 조금이라도 뒤틀렸다면 그건 뒤틀린 채로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마는 거야. - P230

"이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줄 알았어"
"그렇지만 아마도 한동안 오지 못할 거라 메모를 남겨두었잖아"
"한동안 이라는 건 말이지, 기다리는 입장에 있는 사람에겐 길이를 헤아릴 수 없는 말이야"
"그리고 아마도 라는 건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말이야"
- P259

중간은 없어. 왜냐하면 거기에는 중간적인 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야.

중간적인 것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는 중간도 존재하지 않지.

개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는 개집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갑자기 우울한 분위기 반전 ㅎ) - P261

국경의 남쪽에는 아마도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양의 서쪽에는 아마도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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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염˝은 정염(사랑), 우울하고 비극적인 사랑에 관한 20편의 수록된 모빠상의 단편집이다. 너무 재미있는 단편집.

˝두 친구˝ 단편집을 읽고 바로 구매했는데 딱 2편 겹쳐서 수록되어있다.(머리채와 고해성사(고백))

톨스토이가 말한 것처럼 모빠상이 사물을 보는 방식과 생각은 다른 작가들과 확실히 차별되는 것 같다. 정염때문에 결국 누군가는 비참해지는 그림들.
내일은 좀 밝고 희망찬 책을 읽어야겠다 ㅋ

˝인간의 생각은 무슨짓이든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대가 나를 버렸어, 내가 한 말의 뜻을 잘 알면서, 그대가 나에게 명령한 것은 나의 죽음이야. 나의 시신이 그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발견되는 것을 원치 않아. 그러니 지난해에, 내가 그대룬 사랑한다고 말한 바로 그 자리에 와서 공중을 쳐다봐. - P158

잠시 당신 곁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영영 사라집니다. 그 사람은 죽은 것입니다. 죽음이라는 그 말을 진정 이해하십니까? 다시는, 다시는, 다시는, 그 어느 곳에도, 그 사람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 P174

누구든, 어떤 사실이닌 날짜나 물건은 기억하되, 매우 가벼웠기 때문에 신속히 날아가버린 어떤 감동을, 두 해 후에도 기억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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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자주 빠지는 사람들 중에는 술꾼과 같은 이들도 있습니다. 마셔본 자가 마시듯, 사랑해 본 사람이 사랑하는 법입니다. 그것은 오직 각자의 기질 문제입니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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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3-05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모빠상 단편집 매일 한 편씩 읽고 있는데, 이 문장이 너무 낯익어서 보니 어제 읽은 <의자 고치는 여인>이네요~~^^

새파랑 2021-03-05 23:05   좋아요 0 | URL
저는 팽귄 북 표지가 맘에 들어서 ㅎ 좋은 단편은 하루에 다 읽으면 아깝더라고요ㅜㅜ 매일 한편 좋은 방법 같습니다^^ 멈추기가 쉽지 않겠지만~!
 

돌이킬 수 없는 지난 날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멋진 문장이 많이 나온다. 이런게 하루키적인 감성?이기도 하고. 그래서 읽고 있으면 손을 놓을 수 없다.

Pretend you‘re happy when you‘re blue, It isn‘t very hard to do.
(Pretend 를 다시 찾아 들어 봐야겠다. 이 책에는 안나왔지만 A summer place도)


그녀에게는 주위 사람들에게 가벼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 요컨데 ‘아 이 아이에게는 쓸데없는 애기를 할 수 없다‘ 와 같은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는 뜻이다. - P16

세상에는 돌이킬 수 있는 일과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돌이킨 수 없는 일이잖아. 이만큼 와벼렸으니 이제와서 뒤로 되돌아 갈 수 없잖아. 그렇지?

(이 책의 핵심을 관통하는 문장이라 생각한다.) - P25

서로 손을 잡고 있었던건 기껏해야 10초 정도에 불과했지만 내게는 그것이 30분 정도로 느껴졌다.

(손을 잡는다는 것의 의미) - P27

그리고 나는 오랜동안 그녀에게 내 마음속의 특별한 부분을 열어두었던 것 같다. 나는 그녀를 위하여 그부분만을 남겨두었다. 시마모토와 만나는 일은 이제 두번 다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에 출간된 "여자없는 남자들" 단편집에서도 이와 비슷한 문장, 아주 멋진 문장이 나온다. 단편 제목은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 - P30

"왠지 요즘, 이따금씩 껍데기가 없는 달팽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도 겁나"
"왠지 이따금씩 물갈퀴가 없는 개구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 P45

장소가 바뀐 것만으로 시간이나 감정의 흐름이 완전히 변해 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 P60

나는 그걸 제대로설명할 수 없고, 또 설명하고 싶지도 않아. 그러니 더이상 묻지 말아줘. 너도 네 눈으로 직접보면 알 수 있을거야. 실제로 보지 않은 사람에게 그것을 설명하기란 불가능 해. - P126

모두 점점 사라져간다고 나는 생각했다. 어떤 것은 끊어져 버린 듯 순식간에 사라지고, 어떤것은 시간을 두고 희미하게 사라져간다. 그리고 남는 것은 사막뿐이다. - P128

"난 그 옛날의 너를 아주 좋아해서 지금의 너를 만나 실망하고 싶지 않았어" - P143

그녀는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어떤 유의 말은 언제까지고 그 사람의 마음속에 깊이 남는 법이다. - P158

아무리 노력해도 다시는 원상회복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그건 그때 그 장소에만 존재하는 시간이었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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