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로 모른다는 것은 장차 알게 될 수도 있다는 거죠. 산과 골짜기는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지만 사람은 가능하니까요. - P26

그저 구경하는 것 외에는 삶에 대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이 독특한 친구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보았다. 그의 이런 태도를 거만한 것이라 해야 할지 겸손한다고 해야 할지는 알 수 없다. 일을 하고 발전을 이루어가는 사람은 당연히 여러 가지면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는 하지만, 결코 그토록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손을 가질 수 없었고 그토록 가볍고 날렵하게 걸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 P31

매일매일을 일요일처럼 살았다.

(아 부럽다..) - P31

무엇이 진리인지, 인생이 본래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는 각자가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것이지 결코 어떤 책에서 배울 수 있는게 아니다. - P36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즐거움 뿐만 아니라 슬픔이나 두려움도 항상 함께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 P68

어떤 아름다운 것이 그 모습대로 영원히 지속된다면 그것도 기쁜일이지. 하지만 이것은 언제든지 볼수 있는 것이지 꼭 오늘 볼 필요는 없다네.

반대로 연약해서 오래 머물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난 그것을 바라보게 되지. 그러면서 난 기쁨만 느끼는 게 아니라 동정심도 함께 느낀다네.

(너무 와닿는 말이었다.) - P68

부드럽고 매혹적인 형형색색의 불꽃이 어둠 속으로 높이 솟아올랐다가 금세 그 속에 잠겨 사라져버리는 모습은, 마치 아름다우면 아름다울 수록 안타깝게 그리고 더 빠르게 사그라져 버려야만 하는 모든 인간적 쾌락을 상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P70

고독은 쓰라린 것이었다. 그 첫번째 날만 그랬던 게 아니다. 그동안 많이 희미해지긴 했지만, 그 날 이후 고독이 나를 완전히 떠난 적은 없었다. - P90

이직도 여전히 여행중이지. 나이가 들면 사람은 익숙한 일을 계속하는 법이니까.

(나도 여행중인 걸까? 여행을 하고 싶은 걸까?) - P95

난 약속을 가지고 자신을 구속하는 일도 하지 않았네. 전혀 하지 않았지. 난 내게 맞는 삶을 살아왔네. 그래서 자유와 아름다움을 맛보았지만 그러면서도 난 언제나 혼자였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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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ㅡ중편을 읽으면서도 도대체 어떤 결말이 나올지 궁금해 함. 정말 흥미진진하다. 백치보다 더 재미있다.

내용은 농노제 폐지 후 러시아의 급진 자유주의 사상과 선동, 이에 따른 다양한(약간 비정상적인?) 인물들의 본성과 복잡한 사연과 숨겨진 여러 이야기들의 전개 라고 간단히 말할수 있겠지만...

그런데 아직도 이야기가 계속 진행중이어서 ㅋ 예측할 수가 없다.

400페이지에 자간은 완전 좁아서 읽는데 몇일 걸릴 줄 알았는데, 다행이 이틀 걸렸다. 빨리 읽는데 강박관념이 있는건 아니지만, 책 볼 시간은 없고, 읽고 싶은 책은 쌓여있고 ㅜㅜ

악령ㅡ하편을 지금 읽기 시작하면 잠을 못잘거 같아서 이건 다음에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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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3-03 2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화이팅!!

비로그인 2022-03-29 2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지요!
저도 그냥 빠져듭니다!
도끼형님의 작품을 누가 어렵다고만 했습니깟! 재미는 보장하죠!

새파랑 2022-03-29 22:2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는거 같아요 ㅎㅎ 제가 도선생님 덕분에 전작읽기에 푹 빠졌습니다 ^^ 저도 올해 안에 악령을 다시한번 읽으려고 합니다~!

비로그인 2022-03-29 2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전하면 주로 고대 역사기록물들과 철학서들을 읽었는데 고전소설이 이토록 재미있는지 몰랐습니다. 저 역시 올해는 도끼형님의 전작들을 섭렵하는(!) 목표를 세우고 정진중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에서 도끼형님이 뚜르게네프를 까기위해(!) 까르마지노프라는 허세작렬의 캐릭터를 창조했다는 것을 알고는 도리어 뚜르게네프, 특히 그의 대표작 「아버지와 아들」을 읽고 싶었지 뭡니까! ㅋ

새파랑 2022-03-29 22:40   좋아요 0 | URL
저는 90퍼센트 소설파여서 😅 저도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을 사놓기만 하고 아직 못읽었어요 ㅋ 꼭 전작을 하시길 응원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미성년>이 읽기 힘들었어요 ㅋ

비로그인 2022-03-29 2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방금 여관방에서 권총자살을 한 투숙객이 발견되어 경찰이 기다리고 있다고 누군가가 갑자기 알려주었다. 그러자 곧 자살자를 보러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정말 모든 일이 지루해 졌으니, 재미있기만 하다면 그런 오락을 사양할 필요는 없겠지요"

(뭔가 오싹한 대목이다.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비정상적인 사람들) - P197

우리 모두는 탐욕스러울 정도의 호기심을 자지고 (자살한 사람을) 들여다 보았다. 대체로 이웃의 불행에는 항상 제삼자의 시선을 즐겁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는 법이다. 그 제삼자가 누구든 간에 말이다.

(어이없는 상황에서도 인간의 악한 심리를 묘사하는 문장, 놀라웠다.) - P199

그런데 정말로, 정말로 그런 사소한 인상들 때문에 모든것을 단절해야겠습니까? 정말로 그 긴 세월동안 우리 둘 사이에 남은 것이라고는 더이상 아무것도 없단 말입니까?

(25년 (미친) 우정의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ㅋ) - P216

그러나 시적 감흥의 과잉 때문인지, 처녀 시절의 길고 슬픈 불운 때문인지, 운명의 변화와 더불어 갑자기 자기 자신을 너무도 특별하게 선택된 사람으로, 거의 "머리 위에서 불의 혀가 활활 타오르는" 성유를 바른 사람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타오르는 혀에는 불행이 내포되어 있었다.

(율리아 미하일로브나의 끝도 궁금해진다.) - P225

플라톤, 루소, 푸리에, 알루미늄 기둥, 이런 것은 전부 참새에게나 쓸모 있을 뿐 인간 사회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재미있다 ㅎ) - P316

내 말에 반대하지 말고, 내가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해주게. 제발 부탁이네, 왜냐하면 사람이 불행에 빠져있는데 옆에서 백명이나 되는 친구들이 그에게 바보짓을 했다고 지적하면 정말 참을 수 없거든. - P356

러시아 민중은 예로부터 대화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건 오직 자신들의 만족을 위해서 "장군과 직접"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역시 러시아 ㅋ 무슨 말인지 공감이 된다) -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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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 중편이 와서 드디어 읽기 시작. 몇일간의 텀을 두고 중편을 읽어서 이름 적응에 힘들었는데, 와~ 이건 뒤에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지 정말 기대된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는 중. 여전히 비정상인것 같은 사람들의 향연 속에 빠져들고 있다.

진실이 보다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서는 필히 그것에 거짓을 섞어야만 하지. 사람들은 항상 그렇게 행동해 왔네. - P20

다시말해 치욕적인 일, 그것도 아주 추악한 일을 저질렀는데...우습게도 사람들이 천년동안 그것을 기억하면서 침을 뱉는다고 한다면.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네.

"관자놀이에 한 방이면 더이상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무슨 상관이며, 그들이 천년동안 침을 뱉건 말건 무슨 상관이냐는 거지. - P52

자네가 결혼한 것은 수난에 대한 욕망, 양심의 가책에 대한 욕망, 도덕적 쾌락 때문이었네. 여기엔 신경증적인 발작이 있었던 거야. 상식에 대한 도전이 너무 매혹적인 거라고!

(주인공 스따브로긴에 대한 표현이 확 와닿았다.) - P82

그날 이후 첫날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그 다음 날은 굶었고, 세번째 날 역시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요. 저 많은 강물로 배를 채웠더니만, 배 속에서 금붕어라도 기르게 생겼어요.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에 자주 나오는 이러한 재미있는 표현이 너무 좋다. 혼자 웃었다 ) - P90

인간의 생애 후반은 보통 전반기에 쌓아 온 습관에 의해서만 구성된다고 하더니, 그것이 사실인 것 같네.

(훅 치고 들어와서 놀랬다.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이제 후반의 시작인데 ㅜㅜ) - P98

마음은 그냥 마음으로 두고, 그런 바보 같은 행동을 해서는 안 되었던 거야. 만약 자네에게 생각이 있다면, 속으로 간직하는게 좋아. 요즈음 영리한 사람들은 떠들어 대지 않고 침묵을 지키거든.

(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 P106

"저는 잠시 현관 입구에 나가 있겠습니다. 우연히라도 엿듣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좋은 생각이군. 현관 입구에 서 있게. 우산도 가져가고"

"제게 그럴만한 가치가 있습니까?"

"누구나 우산을 쓸만한 가치는 있지"

"단번에 인권의 미니멈을 정의내리시는군요"

(또 한번 웃었다. ㅋ)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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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단편선은 비오는 날 읽기에 딱 알맞은 📚(오늘 ☔가 와서 그런 건 아니고)

몇년전에 읽었을 때는 그냥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은데, 다시 읽으니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많이 느꼈다. 인간의 부정적 심리에 대한 통찰력과 인간의 죽음에 대한 담담한 표현(의학도 출신?)이 특히 인상깊었다.

이래서 좋은 책은 반복해서 읽어야 하나 보다.

다 좋았지만 베짱이, 미녀, 주교가 특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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