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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읽기 끝. 읽는 내내 다자이 오사무가 느끼는 감정을 같이 느꼈다.


그러는 사이 사람들 가운데 수영에 자신 있는 남자 셋이 경쟁하듯 큰 강에 뛰어들어, 제각기 자신의 수영볍을 뽐내며 두부 가게 막내를 찾기 시작했다. 세 사람 다 자신의 수영 자세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 탓에 아이를 찾는 일에 소홀해졌고, 결국 찾아낸 것은 바로 시체였다.

(아이러니...) - P283

남에게 거짓말을 하고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오로지 자신의 범죄를 이 세상에서 지우고 또 자신의 마음에서 지우려 애쓰며 성장함에 따라 마침내 거짓말 덩어리가 되었다.

(거짓말 덩어리가 되었다.) - P283

사물의 이름이란 그게 어울리는 이름이라면 굳이 묻지 않더라도 절로 알게 되는 법이다. 나는 내 피부로 들었다. 멍하니 물상을 응시하고 있노라면, 그 물상의 언어가 내 피부를 간지럽힌다. 예를 들면, 엉겅퀴, 나쁜 이름은 아무런 반응도 없다. 여러 번 들어도,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던 이름도 있다. 예를 들면 , 사람.

(사람이라니...이래서 나는 다자이 오사무의 이런 문장이 좋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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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7-22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자이 오사무보다 다자이 오사무의 따님인 쓰시마 유코가 쓴 <불의 산>이 백 배는 더 좋습니다만.
문체가 모르는 아줌마하고 갑자기 죽어버린 아빠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새파랑 2021-07-22 11:26   좋아요 1 | URL
아하 그런 책이 있었군요. 백배까지 좋다고 하니 찾아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새파랑 2021-07-22 11:28   좋아요 1 | URL
근데 절판이군요 ㅜㅜ 피는 못속이나 봅니다. 딸인데 더 좋다고 하니~!!
 

246페이지 까지 읽고 밑줄 긋기 사작. 어제 약간 우울한 일이 있었는데, <만년>을 읽으니까 급 우울해졌다. 전반적으로 쓸쓸함이 느껴지는 단편집 인 것 같다. 남은 시간 완독을 도전해 보자

오타도 2개 발견~!










<잎>
"소설을 시시하다고는 생각지 않아. 내겐 그저 좀 미적지근할 뿐이야. 단 한줄의 진실을 말하려고 100페이지의 분위기를 꾸미거든."

"정말이지 말은 짧을수록 좋아. 그것만으로도 믿음을 줄 수 있다면."

(단 한줄, 짧은 문장도 어떤 것은 울림을 준다.) - P9

"너는 얼굴이 못생겼으니 애교라도 잘 부려야지. 너는 몸이 허약하니 마음이라도 착해야지. 너는 거짓말을 잘하니 행실이라도 올발라야지."

(나인가?? ㅋㅋ) - P16

안락한 생활을 할 때는 절망의 시를 짓고, 납작 꺽인 생활을 할 때는 삶의 기쁨을 써 나간다. - P23

만족스런 일을 끝내고
한 잔의 차를 마신다.
차 거품에
아름다운 내 얼굴이
수도 없이
비치네

어떻게든, 되겠지.

(오늘 나의 심정과 딱맞아서 공감이 되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 P24

<추억>
나는 미요와 둘이서 딴 포도 한 바구니를 무릎 위에 올린 채, 낙엽이 그득 깔린 시골길을 의미 깊게 바라보았다. 나는 만족했다. 그만한 추억이라도 미요에게 심어 준 것은 나로선 힘껏 애쓴 일이라고 생각했다. 미요는 이제 내 것이 되었어, 하고 안심했다.

(사소한 추억 하나라도) - P70

<출발>
누구든 그럴테지만 배웅하는 사람에게 출발 전 삼 분 만큼 버거운 건 없다. 할 말은 죄다 해 버렸고, 그저 허무하게 얼굴을 마주 보고 있을 뿐이다. 하물며 지금 이 경우, 나는 그 해야 할 말조차 무엇 하나 떠올리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어차피 떠나보내야 할 사람에게 할말이란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 P88

<어릿광대의 꽃>
전날 밤 다모토가우라에서 동반 자살이있었다. 함께 몸을 던졌는데 남자는 귀항 어선에 구조되어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여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요조는 소노가 죽은 것을 알고 있었다. 어선으로 흔들흔들 실려 갈 때 이미 알았다.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인 느낌이 드는 단편) - P119

무릇, 한 인간의 자살에는 본인이 의식하지 못한 뭔가 객관적인 큰 원인이 감춰져 있는 법이라더군 - P127

청년들은 언제나 진정으로 논의하지 않는다. 서로 상대의 신경을 건드리지 말아야지 하고 최대한 조심하면서, 자신의 신경도 소중히 감싼다. 허튼 경멸을 당하고 싶지 않다. 게다가 한번 상처 입으면, 상대를 죽일까 내가 죽을까, 기어이 이런 생각까지 골똘히 한다. 그래서 다투는 걸 싫어한다. 그들은 적당히 얼버무리는 말을 많이 알고 있다. 아니라는 한마디 말조차, 열 가지쯤은 너끈히 가려 써 보이리라. 논의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타협의 눈동자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웃으며 악수하고는, 속으로 서로에게 함께 이렇게 중얼거린다. 멍청한 녀석!

(실제로도 그런 것 같다. 멍청한 녀석~!) - P128

늘 절망 곁에서 상처 입기 쉬운 어릿광대의 꽃을 바람도 못 쐰 채 만들고 있는 이 서글픔을 네가 이해해 준다면!

(네가 이해해 준다면...) - P149

<원숭이 얼굴을 한 젊은이>
"제가 당신께 편지를 쓰는 것, 더 이상 무얼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요?" - P184

<역행>
나는 프랑스어를 모른다. 어떤 문제가 나오건, 플로베르는 철부지다, 라고 쓸 작정이었다. - P201

화가 났다(-> 났나) 보다 생각했다.

(오타인거 같다~)

- P222

내 몸에 스며들어 나 자신(-> 자신이) 이상할 만치 풀 적어 버린 탓이기도 하고,

(두번째 오타 발견~!) - P245

<그는 옛날의 그가 아니다>
"소설이란 시시한 겁니다. 아무리 좋은 걸 써 본들, 백 년도 전에 더 훌륭한 작품이 어딘가에 떡하니 완성되어 있거든요. 좀 더 새로운, 좀 더 내일의 작품이 백년 전에 이미 완성되고 말았어요. 기껏해야 흉내 낼 뿐이에요."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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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1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만년이 새파랑님 손에 (๑✧◡✧๑)

새파랑 2021-07-21 17:48   좋아요 1 | URL
헤헤~ 이따 완전 읽어야 겠어요. 완전 기분 좋아요😉

scott 2021-07-22 0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오타 두개 발견!

새파랑님 서재방에
스노우맨 놓고 가여 ㅎㅎ

⛄굿!나잇!

새파랑 2021-07-22 08:45   좋아요 1 | URL
어제 다 못읽고 자서 오늘 아침에 완독했어요~!! 스콧님 때문에 춥네요 😉
 

총 4편 수록작중 <쁘로하르친 씨>, <아홉 통의 편지로 된 소설>, <뻬쩨르부르그 연대그> 3편 읽기 끝. 이제 <여주인> 한편 남았는데, 이게 가장 기대가 된다. 왜 상상력이 부족하면 고난이 왔을 때 극복하기 힘든지 보여준다.






그는 눈을 감았다. 그때, 그의 바짝 마른 입술에 그녀의 뜨겁고 긴 입맞춤이 쏟아졌고, 그는 자신의 심장을 도려내는 것 같은 아픔에 휩싸였다. 그는 힘없이 신음소리를 내고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 P166

만약 그가 고통을 겪게 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다름아니라 그에게 상상력이 없기 때문일 뿐이라고 결론을 내리기까지 했다.

(뒤의 결말을 예견하는 문장..상상력이 풍부해도 문제이지만, 없는건 더 큰 문제이다.) - P11

마르끄 이바노비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단호한 어조로 이제 일어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더 이상 누워 있을 필요가 없지 않느냐, 밤낮으로 그놈의 화재니 누이니 주정뱅이니 자물쇠니 가방이니 하는 말은 그만 집어치워라, 그런 말로 사람을 모욕하는 일 따위는 정말 우둔한 짓이고 예의가 아니다... - P35

언쟁은 마침내 초조감을 불러일으키고, 초조감은 고함소리를 불러일으키고, 고함소리는 눈물까지 자아내게 했다. 마르끄 이바노비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개거품을 물고, 지금껏 이렇게도 꽉만힌 사람은 처음보았다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 P40

만약, 그 사람이 그 때문에 그랬다면...다른 모든 사람들도 힘들다는 것을 그 사람이 알았더라면, 머리가 돌지도 않았을 테고 그럭저럭 저런 못난 짓은 하지 않고 지냈을 텐데...

(상상력이 부족한 인간의 비참한 결말..)

- P47

세묜 이바노비치만이 냉정하고 고요하게 자신의 침대위에 누워 있었고, 자신이 파산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짐작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았다.

(결국 죽은 후에도 그는 불행했다.) - P58

이 세상에는 겉으로 화려한 외모와 친절을 가장하고, 마음 깊숙한 곳에는 독을 감추고 가까운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서, 그리고 간악한 사기 행위를 하기 위해서 자신의 지혜를 이용하고, 또한 증거를 남기는 편지나 서류를 두려워하여 편지는 쓰지 않으면서, 자신의 글재주를 가까운 사람이나 조국을 위해서 사용하기 보다는 이런저런 사업을 획책하기 위해, 협약을 맺을 상대방의 이성을 현혹하고 마비시키기 위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네. 나에 대한 자네의 배신 행위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분명히 알 수 있네. - P74

"독일인에게는 멋진 것이지만, 러시아 인에게는 죽음이다" - P127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르디노프는 자신의 열망에 푹 빠져, 아예 그런 신선한 공기 따위는 원하지도 않았다. 그는 젊었고 그 이상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었다 열망은 외적인 삶에 있어서 그를 완전히 어린애로 만들어 버린 것은 물론, 다른 선한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자신의 자리를 찾아 어떤 경계를 지을 필요가 있을 때가 오더라도, 자신의 무능함 때문에, 그 사람들을 피해 도망가 버리고 말았다.

(혼자서만 살아가는 사람의 비극적인 경우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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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20 2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도선생님 마니아1위가 머지 않았네요ㅋㅋㅋ(이것때문에 읽으시는건 당연히 아니겠지만^^;)멋짐 뚝뚝👍

새파랑 2021-06-20 21:01   좋아요 2 | URL
미미님의 프루스트와 츠바이크 사랑에 비하면 저야 뭐 😀
미미님도 도선생님 전집 읽기에 끌어들이고 싶네요 ^^

미미 2021-06-20 21:03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만큼은 못읽겠지만 몇 가지 끝나는대로 좋다고 하신 백야포함 몇 권 읽어보려구요ㅋㅋ🤭

2021-06-20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20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06-21 1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땡투 날리고 싶은 새파랑님에 우드 독서대! 새파랑님 낼 도끼선생 리뷰 쓰신다에 한표! ✋ 미미님 말씀처럼 도끼 선생 1마니아 1위는 새파랑님 자리 ㅎㅎ 미미님 도끼 선생전집 합류 찬성 한표!🤚

새파랑 2021-06-21 11:09   좋아요 2 | URL
제 마음속 도끼 선생님 마니아 1위는 스콧님 입니다~ 😆😄
오늘 책 다 읽고 리뷰 쓰고 싶었는데 회식이 있을거 같아요 ㅡㅡ

미미님 곧 프루스트 끝내고 곧 합류하실듯 합니다 ^^

미미 2021-06-21 20:24   좋아요 2 | URL
두 분 참!ㅋㅋㅋㅋ😆🤭 네넵 알겠습니다!

scott 2021-06-21 20:25   좋아요 2 | URL
ʕ ᵔᴥᵔ ʔ

페크pek0501 2021-06-21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상상력이 부족하면 타인을 이해하기도 어렵죠.

새파랑 2021-06-21 13:42   좋아요 2 | URL
그러고 보면 상상력은 나와 타인에 대한 배려와도 연관이 있는거 같아요🤔
 

이 책을 읽으니 마음이 차분해 진다.






왜 하필 그 순간 뜬금없이 제부쉬킨의 신발이 떠올랐을까요? 시엄레야프에 오지 않겠냐는 당신의 메일을 받은 것은 바로 그즈음 입니다.

(소설을 통한 기억이란..) - P54

같은 장소를 보고도 우리의 마음을 당긴 것이 이렇게 다른데, 우리가 그 이후 함께한 날들 동안 전혀 다른 감정들을 느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라요.

(서로 같은 풍경을 바라봐도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 P56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자리가 있고, 각자의 역할이 있어. 거기에 만족하고 살면 그곳이 천국이야. 불만족하는 순간 증오가 생기고 폭력이 생기지.

(만족하는 사람만이 불만이 없을 수 밖에 없다.) - P65

나와 무호의 삶이 교차할 수 있는 순간은 너무 짧고, 우리는 이제 몇 년 시간이 흐르지 않아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며, 더이상 우리의 인생은 겹쳐지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내가 너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생각도.

(왜 그렇게 보내는지 이해가 안된다. 그냥 그렇게 단절하는게 무슨 이유인지..) - P98

그녀늘 다른 세계로 데려다 줄 그 무언가. 음악교사와 교환하던 편지들, 윤심덕과 김우진, 슈만과 클라라 같은 연인들의 이야기였다.

(슈만과 클라라가 반가웠다 ㅎㅎ) - P194

늙는다는게 몸과 마음이 같은 속도로 퇴화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이제 알았다. 퇴화하는 것은 육체뿐이라는 사실을.

(마음은 결코 퇴화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감을 상실할뿐.) - P198

우리는 안고 있어도 왜 이렇게 고독한 것일까?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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