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인(수정^^)>의 젊은 시절 버젼. 불가능을 꿈꾸고 있다고 누가 말렸더라면.






결국 생각이란 언제나 좋은 생각이다. 무언가를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설령 일이 틀어져서, 예를 들면 비실비실한 말때문에 옆길로 빠져 버린다 해도 아무튼 무언가를 하게 만든다. 결국 그런 류의 생각이란 설령 도중에 비참하게 좌초되고 만다 해도 언제나 좋은 생각이다. 적어도 조급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생각을 곧바로 나쁜 생각이라고 치부해 버렸으면 절대 조급해지지 않았다. - P12

쉬잔과 조제프는 부모가 식민지에 도착한 뒤 첫 두 해 동안에 태어났다. 쉬잔이 태어난 뒤 어머니는 교육공무원일을 그만두고 프랑스어 개인 교습만 했다.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가 원주민 학교의 교장이 된 뒤에는 자식들을 키우면서 넉넉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 몇 년 동안이 어머니의 삶에서 이론의 여지 없이 가장 좋았던 행복한 시절이었다. 적어도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그랬다. 어머니는 마치 꿈에 그리는 어느 먼 땅을, 어느 섬을 회상하듯 말했다. 늙어가면서 횟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어쩌다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면 변함없이 열정적이었다. 매번 지난 시절의 완벽함에 또 다른 완벽함이 더해졌고, 남편에게는 새로운 장점이, 당시 생활의 편안함에는 또 다른 면, 즉 호사스러움이 더해졌다. 조제프와 쉬잔은 어머니의 말에 의심을 품게 되었다. - P22

남편이 사망했고, 전직 교사이고, 아이 둘을 부양한다는 조건 덕분에 어머니에게는 우선권이 주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땅을 불하받기까지 이 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 P23

첫해에 어머니는 불하지의 절반에 작물을 심었다. 첫 수확을 거두면 방갈로를 짓느라 들인 돈을 거의 메울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7월의 바닷물이 평야로 밀려왔고, 수확을 앞둔 작물들이 그 물에 잠겨버렸다. 어머니는 바닷물이 그해만 특별히 세게 들이닥친 거라 믿었고, 그래서 평야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음 해에 다시 시작했다. 바닷물도 다시 밀려왔다. 어머니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가 불하받은 땅은 경작 불가능한 땅이었다. 매해 바닷물에 침수되는 땅이었다. 물론 바닷물이 매해 같은 높이로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직접 덮치는 땅에 스며들어 죽이든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물은 작물을 전부 말려 죽이기에 충분했다. - P23

이 땅에서 무언가를 자라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어요…………. - P26

방갈로를 내세워 유예 기간을 얻어 낸 데 고무된 어머니는 캄토지국의 관리들에게 새 계획을 알렸다. 하지에 인접한 땅을 일구며 근근이 살아가는 평야의 농부들과 함께 바닷물을 막는 방조 제방을 쌓겠다는 계획이었다. 어머니는 모두에게 유익한 제방이 될 거라고, 태평양 쪽으로, 그리고 냇물 쪽도 7월의 바닷물이 닿는 경계까지 제방을 쌓겠다고 했다 - P27

갑작스러운 광적인 희망으로 마침내 오랜 마비 상태에서 깨어난 평야의 농부 수백 명이 온힘을 쏟아부어 제방을 쌓았는데, 그 제방이 태평양 파도의 단순하고 가차 없는 공격으로 단 하룻밤 사이에, 마치 카드로쌓은 성처럼 그대로 무너져 버린 광경을 어느 누가 비탄과 분노 없이 떠올릴 수 있겠는가? 또 어느 누가 도대체 그런 어처구니없는 희망이 왜 생겨났는지 밝히기보다는 그냥 모든 것을, 그 평야를 지배해 온 비참한 가난부터 어머니의 발작까지 모든 것을 운명적인 그날 밤의 사건 하나로 설명하고 싶은, 천재지변이라는 간략한, 하지만 매력적인 설명으로 만족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겠는가? - P28

어머니는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었다. 어머니는 늙었고, 너무 많은 불행을 겪었고, 웃을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지금처럼 웃음이 터지면 그 웃음은 어머니를 휘어잡아 위험할 정도로 흔들어 댔다. 어머니가 웃어도 그 웃음의 힘이 어머니에게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보고 있기 거북하고 어머니가 제정신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 P52

"물에 침 한 번 뱉는 것만큼 아무 표가 안 나요. 어떤 것도, 아무리 세심하게 배려한 것도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죠. 당신이 어떤 유형의 남자를 좋아하는지 알겠지만………." - P78

조 씨와의 결혼은 그들이 평야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이 결혼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방조제방의 실패와 다름없는 또 한 번의 실패였다. 어머니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조제프가 결론을 맺었다. "절대 안 될거예요. 안 되는 편이 쉬잔한테도 낫고요." - P126

쉬잔 역시 이결혼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았다. 조씨에게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그동안 조 씨는 그들이 결혼했을 때 쉬잔이 갖게 될 돈과 자동차에 대해 수없이 이야기했다. 이제 그런 대화는 소용없었다. 나머지도 마찬가지였다. 조 씨가 조르는 짧은 여행과 그의 다이아몬드도 소용없었다. - P127

"어머니의 불행은, 결국, 뿌리칠 수 없는 마법 같은 거야." 카르멘이 다시 말했다. "마법을 잊어버리듯이 어머니의 불행을 잊어야 해. 그러려면 어머니가 죽든지 아니면 네가 남자를 만나야 해." - P205


댓글(8)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09-11 1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2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09-11 1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추석 잘 보내셨나요.
연휴가 빨리 지나가고 있어요.
즐거운 연휴 보내시고, 좋은 주말 되세요.^^

새파랑 2022-09-12 09:08   좋아요 2 | URL
명절내내 모임이 있어서 정신없이 시간이가네요. 마지막 연휴 잘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scott 2022-09-12 0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독서력은
태평양을 막고
알라딘 광활점 우주지점을 정복 할 수 있는!^^

새파랑 2022-09-12 09:09   좋아요 2 | URL
어제도 잠깐 시간이 나서 우주점에 갔습니다 ㅋ 하지만 독서력은 제로입니다 ^^

희선 2022-09-12 0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명절 연휴에 책 보고 싶은 만큼 보셨는지... 남은 날도 책 보시면서 편안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새파랑 2022-09-12 09:45   좋아요 1 | URL
명절에도 그렇게 책은 못읽었네요 ㅜㅜ 명절 마지막날 잘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아 2권도 함께 구매했어야 했다 ㅜㅜ


그는 그 모든 것이, 자신이 숨 쉬는 공기 자체가 역겹고 비루하게 느껴졌다. 그는 생각했다. 루스가 사는 집의 품위 있고 고요한 분위기와 얼마나 다른가. 그곳의 분위기는 아주 정신적이었고, 여기는 아주 물질적, 천박하게 물질적이었다. - P62

루스에게는 이 상황이 흐릿했다. 그녀는 가슴으로 느끼는 경험을 한 적이 없었다. 이런 일에 있어 그녀의 경험이란 것은 전부 책들, 일상의 사실들이 예쁘장하게 바뀐 허구의 영역에서 얻은 것이었다. 그녀는 이 거친 선원이 제 가슴 속으로 조금씩 파고들면서 언젠가는 폭발하여 자신을 불길에 휘말리게 할 어떤 힘을 단단히 채워 넣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녀는 진짜 사랑의 불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했다. - P100

사랑을 순전히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어서, 희미하게 어른대는 불꽃 같은 것, 떨어지는 이슬방울이나 고요한 수면에 이는 잔물결처럼 가만한 것, 여름밤처럼 부드럽고 서늘한 것이 사랑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사랑이란 꽃향기와 엷은 빛이 가득한 천상의 고요 속에서 사랑하는 이를 온화하게 섬기는, 차분한 애정에 가까웠다.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격렬한 사랑, 그 혹독한 열기와 황량한 잿더미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의 잠재력도, 세상의 잠재력도 몰랐다. 그녀에게 삶의 심연은 환상의 바다에 있을 뿐이었다. - P101

그는 남자였다. 왜 그가, 그녀가 사랑을 느끼는 그 남자가 될 수 없단 말인가? "그렇게 되는 건 나한테 달렸어." 그는 열렬히 중얼거리곤 했다. "내가 그 남자가 될 거야. 내가 나를 그 남자로 만들 거야. 내가 끝내주게 해낼 거야." - P141

너는 누구야, 마틴 에덴?

그런데도 너는 건방지게 책을 펴고, 고전 음악을 듣고, 근사한 그림을 감상하는 법을 배우고, 고상한 영어를 구사하고, 네가 속한 계급의 사람들은 아무도 하지 않는 생각을 하고, 노역자들과 리지코놀리로부터 자신을 억지로 떼어 내어 한 창백한 여인을, 너로부터 백만 마일은 떨어져 별들 속에 사는 여인을 사랑하지! 너는 누구지? - P147

"넌 글을 쓰고 싶었고 쓰려 했지만, 네 안에는 쓸거리가 없었어. 너한테 뭐가 있어? 얼마간의 유치한 생각들, 몇몇 설익은 감정, 소화하지 못한 수많은 아름다움, 크고 시커먼 무지, 사랑으로 터지려는 심장, 사랑만큼 크고도 무지만큼이나 쓸모없는 야망. 그러고도 글을 쓰겠다고! 그래, 이제야 넌 쓸거리가 생기기 시작한 거야.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싶었다지만, 아름다움의 본성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뭘 할 수 있었겠어?" - P153

"넌 삶의 본질적인 특성을 전혀 모르면서 삶에 대해 쓰고 싶어했어. 세상이 네게는 난해한 수수께끼나 다름없고, 네가 쓸 수 있는거라고 해 봤자 존재의 체계에 관해 네가 모르는 것뿐일 텐데도, 세상과 존재의 체계에 대해 쓰고 싶어 했어. 하지만 힘내, 마틴, 넌 이제 쓸 거야. 약간, 아주 약간은 알게 됐고,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바른길로 들어섰으니까. 언젠가는 운이 좋다면, 너는 알아야 할 모든걸 거의 다 알게 될 거야. 그러면 넌 글을 쓰는 거야." - P153

"죽은 사람들은 죽은 채로 가만있으면 좋겠어. 나와 내 안의 아름다움이 왜 죽은 사람들한테 지배당해야 해? 아름다움은 살아있는 것이고 영원한 거야. 언어는 왔다가 가는 것이고, 언어는 죽은자들의 먼지일 뿐이야." - P162

그는 자기가 루스를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존재하지조차 않았는데, 그의 혹사당한 영혼이 그녀를 기억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었다. 다만 밤에 침대로 기어들어 갈 때, 또는 아침에 기어 나와 식사를 하러 갈 때, 스쳐 가는 기억 속에 그녀가 얼핏 모습을 드러낼 뿐이었다. - P203

"우리 어린 딸이 여자가 됐어요." 한 시간 뒤 모스 부인은 자랑스럽게 남편에게 말했다.

"그 말은.…." 그는 아내를 한참 쳐다보고 말했다. "그 애가 사랑에 빠졌다는 뜻인가?"

"아뇨, 그 애가 사랑받는다는 거예요." 미소와 함께 답변이 돌아왔다.

"실험은 성공했어요. 그 애가 마침내 깨어났거든요."

"그럼 그를 제거해야겠군." 모스 씨는 활달하지만 사무적인 어조로 말했다. - P227

"언제부터 나를 사랑했나요?" 그녀는 속삭였다.

"처음부터, 당신을 처음으로 본 바로 그 순간부터, 그때 나는 당신에 대한 사랑으로 미쳐 버렸고, 그 후로 점점 더 미쳐갔어요. 지금 나는 최고로 미쳐서, 거의 정신이상이에요. 너무 좋아서 머리가 돌아버렸어요."

"내가 여자라서 기뻐요, 마틴, 내 사랑.. 길게 한숨을 쉬고 나서 그녀는 말했다. - P240

수표와 풀 먹인 셔츠와 원고로 이루어진 은하수 한가운데서 그는 도끼를 되찾았다. 그리고 조를 죽이러 내려가려 했다. 그러나 그는 내려오지 않았다. 그 대신 새벽 2시에, 얇은 칸막이를 통해 그의 신음 소리를 들은 마리아가 그의 방으로 들어와 그의 몸에는 뜨끈한 다리미를 쑤시는 그의 눈에는 물수건을 대 주었다. - P289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09-12 0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은 잘 만들었지만

마틴 에덴은
딱 한 권으로 출간 해도 되능데
가격이 사악!^^

새파랑 2022-09-12 09:47   좋아요 3 | URL
한권으로 출간했더라면 손목이 아팠을거 같이요 ㅋ 그래도 양장이어서 괜찮은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22-09-13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난리 났어요. 저는 먼저 집에서 영화로 보려고 골라 놨어요.

새파랑 2022-09-13 13:52   좋아요 0 | URL
아 난리가 났군요 ㅋ 어제 서점가서 2권을 사려고 보니 없더라구요 ㅋ 인터넷으로만 판매하는거 같아요~! 영화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