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읽은 책. 우선 많고 많은 책 중에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러시아적인 느낌으로 그린 작품이라면 흥미로울 것 같았다.

책의 소개 내용을 보니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비슷한 수준으로 니콜라이 레스코프를 언급하고 있어서인지 더 재미있을 것 같고.

게다가 동명의 영화는 히치콕의 폭풍의 언덕을 상상하게 한다니(영화는 보지 않았지만...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그 음울한 분위기...) 당장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읽고 나서 느낀점은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 급은 아닌듯 하지만, 상당히 특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러시아 여성의 실제 모습을 그린 작품이라 하는데, 완전 러시아적인 느낌이 들었다. 완전 자기주관이 강하고, 쎈 이미지? (과연 실제와 얼마나 유사한지는 모르겠지만)

책은 러시아 맥베스 부인, 쌈닭 두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이 내용을 완전히 포괄한다. 저것보다 더 좋은 제목을 붙힐 수 없을듯 하다.

˝러시아 맥베스 부인˝은 주인공인 카테리나 리보브나가 경제적인 이유로 나이많은 부유한 상인의 집에 시집을 와서 무료하고 권태로운 생활을 하다가, 세르게이라는 망나니(?)와 사랑에 빠진 후 이 사랑을 지키기 위한 악행을 풀어내는 작품이다. 읽다보니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이 떠오르긴 했는데, 보바리 부인과는 다르게 약간 개연성이 없이 느껴졌고, 저렇게 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르게이라는 인물이 그렇게 매력있게 그려지지 않아서 인지도. 다만 마지막 결말은 좋았다.(스포일거 같아서 설명 생략~)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다. 욕망에 눈을 뜬 그녀의 심리변화가 아주 잘 그려진다. 매우 섬득하게~!

˝쌈닭˝은 주인공인 돔나 플라토노브나의 험난한 일생을 그린 작품으로, 여성 상인으로 살아가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와 만담하는 형식으로 그려낸다. 그녀는 인생을 사는동안 쌈닭처럼 주변사람들과 싸우면서 단순히 살아간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은 냉담하게, 계산적으로 생각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치부한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그녀도 결국 사랑에 빠진, 단순하지 않은 인생을 경험하게 된다. 다만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간단하게 묘사되어 있어 공감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요즘 러시아 작품을 자주 읽는데, 작품마다 묘사되는 러시아인의 특성들이 다 다양하고 매력이 넘친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러시아는 정말 열정의 나라다.(보드카 때문인가?) 한번쯤 읽어 볼 만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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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3-22 10: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대한 호기심부터 쭉 저랑 감상이 똑같아요ㅋㅋㅋ‘쌈닭‘은 형식이 참 독특한듯! 초반 적응 안되다가 그녀 나름의 막말?에 많이 웃고, 그렇게 독한 사람도 사랑 앞에서는 그리 나약해 지다니 통쾌하기도 안쓰럽기도 했어요.ㅋ😆

새파랑 2021-03-22 11:18   좋아요 2 | URL
이 책 고를때 미미님의 리뷰(음식관련된 표현? ㅋ) 가 결정적이었어요^^ 완전 공감~!

미미 2021-03-22 11:20   좋아요 2 | URL
아 정말 그때 너무 놀랐어요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3-22 23:55   좋아요 2 | URL
북플에서 긍정영행 뿜뿜 주시는 미미님~👍👍

coolcat329 2021-03-22 11: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러시아 귀족 부인들만 보다가 억척 러시아 촌부들 너무 재미나죠?ㅋ
돔나 플라토노브나! 웃겨요~~

새파랑 2021-03-22 15:44   좋아요 3 | URL
아, 생각해보니 러시아 고전에는 항상 나오는 사교계 이야기가 없었네요 ㅋ 그래서 색다른게 느껴졌나봅니다~!(안나도 없고, 나타샤도 없고~!)

페넬로페 2021-03-22 14: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러시아는 어쩜 그리 작가도 많고 음악가, 심지어 발레까지 잘 하는지 엄청 부러워요^^
셰익스피어의 멕베스와 비교하며 읽으면 더 흥미로울것 같아요**

새파랑 2021-03-22 15:49   좋아요 5 | URL
역시 땅이 넓고 좀 추워야 사람이 열정적인 기질로 바뀌나 봅니다(제 생각~) 셰익스피어 맥베스는 4대비극 책으로 읽어봤는데 너무 오래되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어요.(그러면 읽을 책이 너무 많아지는데....)

붕붕툐툐 2021-03-22 23: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주말에 저 책을 후딱 읽으셨다는 말이죠? 정말 대단하십니다👍

새파랑 2021-03-23 00:09   좋아요 3 | URL
저 완전 느리게 책읽는데 ㅜㅜ (갑자기 앞부분 다시 읽고 ㅋ) 저 책은 생각보다 페이지가 얼마 안됩니다ㅋ 그래도 칭찬해주서 감사합니다 툐토님^^

scott 2021-03-23 1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 맥베스 부인 추천 사알 짝 ^ㅎ^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과 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 중 고민하다가 이책을 먼저 읽기로 선택하고 읽기 시작~!


강건하고 용감한 영혼, 정확한 분별력과 단단한 힘을 가진 젊은이라면 세상 어디에선들, 어떤 사람 속에선들 좋은 평판을 얻고 세상을 호령하지 못하겠는가? - P21

모든 것을 소유하려하거든 무에서 뭔가를 취하려 하지 말지어다.
모든 것이 되려거든 무에서 뭔가가 되려 하지 말지어다. - P38

사랑이라는 것이 가끔은 살을 비비는 동물적 행위일 뿐만 아니라 인생의 어떤 꿈이나 약속 따위를 이루기 위한 고통스러운 시도일 수도 있음을 직감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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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맥베스 부인, 쌈닭 읽는 중. 러시아 여인이 옆에 있는 기분이 든다.




내가 단순하니까, 모두들 나를 좋아하는 거야. 그리고 내 이 단순하고 선량한 성격 때문에 이 세상에서 수많은, 온갖 불행을 다 경험했지. 많은 모욕을 당했어. 온갖 중상모략도 참아야 했고, 또 심지어는 매토 맞았다네. 그렇지만 결국에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됐지.

(이 세상을 알게 되는 방법..) - P113

정작 죄를 범할 때는 남편에게 물어보지도 않더니, 자기가 행한 더러운 짓에 관해서 침묵하는 것은 죄가 된다고 두려워 하다니. 젊으신 마님,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맞는 말이다. 불필요한 말은 할 필요 없겠지... - P148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 P148

슬픔 때문에 빨개져서 예쁜 건 바다에 사는 게밖에 없어요. 어떤것으로도 당신을 도와줄 수가 없어요.

(멋진 문장이다^^) - P157

나는 돔나 플라토노브나가 이 일을 사업삼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그녀는 페테르스부르크식으로 여자가 궁핍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타락하는 것 외에 어쩔 도리가 없다고, 그것이 거스를 수 없는 법이라고 간주했던 것이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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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판 폭풍의 언덕이면, 카테리나 리보브나는 러시아판 히스클리프? ㅋ

긴 밧줄에 묶인 묵직한 갈고리가 날아오르더니 물속으로 떨어졌다. 소네트카가 다시 사라졌다. 2초 후, 어느새 파도에 실려 배로부터 멀리 떠내려간 그녀가 손을 쳐들었다. 그러나 바로 그때 다른 파도 속엣니 카테리나 리보브나가 허리까지 물 위로 솟아오르더니, 마치 강한 꼬치고기가 지느러미 연한 잉어를 덮치듯이 소네트가릌 덮쳤다. 그리고 두 사람은 더는 보이지 않았다.

(연적에 대한 질투심이 이정도는 되어야지 ㅎㅎ)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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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3-22 1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스클리프 맞네요ㅋㅋㅋ영화 주인공 이 표지의 저 배우인데요. 캐스팅이 탁월하고 대체로 잘 살려냈지만 이 마지막 장면을 구현하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어요ㅋㅋ 촬영이 힘들거란건 알지만 영화보며 기대했거든요.🥲

새파랑 2021-03-22 17:55   좋아요 1 | URL
영화도 보셨군요~! 한번 보고 싶습네요~전 마지막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
(해피엔딩 안좋아함 ㅋ)
 

녹색광선 4번째 읽은 작품, 슈테판 츠바이크의 1번째 읽은 작품.  츠바이크라는 작가 이름은 많이 들어 봤는데, 이제야 읽었다는게 아쉬울 만큼 정말 좋았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 마자 몰입되어 단숨에 읽었다. (금요일 퇴근 후 읽기 시작해서 2시간 걸려 읽었다...) 읽고 나서의 충격이란..잠시 정신을 놓게 되었다 ㅋ

이 책은 주인공인 나와 교수, 교수의 부인 세명의 이야기를 1인칭인 시점인 나를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나는 베를린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아버지의 결정에 따라 시골의 한적한 곳으로 대학을 옮기게 되고, 그곳에서 교수의 강의를 듣게 된다.

교수의 강의에 매료된 나는 교수를 존경하게 되고, 교수와 같은 건물에 거처를 잡아 그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교수의 마음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교수가 가끔씩 나에게 따뜻한 말이나 행동을 보일때는 행복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나에게 무똑똑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나는 ‘감정의 혼란‘을 느끼게 된다.

왜 그는 그를 존경하는 나에게 그렇게 냉정하게 대하는 걸까?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걸까? 나는 교수의 알수없는 마음에 크게 슬퍼하고,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 밀어내는 그의 태도에 대해 잔인함을 느낀다.

「무의식증에 나를 뜨겁게 만들어 놓고 느닷없이 얼음을 쏟아 붓는 사람, 자신의 격정으로 스스로를 자극하더니 갑자기 반어적인 언어의 채찍을 움켜쥐는 사람, 이렇게 번갯불처럼 번쩍이고, 뜨거움에서 차가움으로 돌변하는 그 사람에게서 나는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겪었는지 모릅니다.」
(90페이지)

「그의 생활속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근원과 마음에 이르는 길을 알지 못한 채 미궁에 갇힌 것처럼 제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던지..」(91페이지)

하지만 후반으로 가면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나에게 감정의 혼란을 준 교수의 태도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된다. (이것 스포 방지를 위해 설명 생략..) 그리고 나는 이때의 경험을 훗날에 이렇게 책으로 펴낸다. 여기까지가 대략 줄거리..

이 책을 읽는동안 주인공의 감정의 혼란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이런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정말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읽어서 인지 후반부의 내용 전개는 다소 충격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교수의 입장에서 느낀 감정의 혼란도 생각해 보게 되었고, 왜 교수가 그렇게 행동했는지 공감이 되었다.

모든 행도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우리는 단지 이유도 모른 채 상대방의 행동에 의해 감정의 혼란을 겪게 되는 거고.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존경은 같은 마음이라 생각한다. 이성이든, 동성이든 간에 인정받기 위한 행동과 노력은 차이가 없으니까. 그리고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의 감정의 혼란도 다르지 않으니까.

(교수가 행한건 사랑이었고, 내가 행한건 존경이었다. 내 생각...)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 2번은 읽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감정의 혼란을 고스란히 느낄 것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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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3-21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2시간만에 독파하셨다니 대단하셔요. 이 책 참 재밌죠? 소설을 읽다보니 이해못 할 인간이 없는거 같아요. 글 잘 읽었습니다 😊

새파랑 2021-03-21 09:18   좋아요 1 | URL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완전 제 취향 ㅋ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레삭매냐 2021-03-21 0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사두기만 하고
째려 보고 있네요. 것두 가끔
보일 적마다.

속히 읽어야겠습니다.

새파랑 2021-03-21 09:22   좋아요 0 | URL
이책은 글이 빽빽하지 않아서 금방 읽혀요^^

얄라알라 2021-03-21 0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서가에 모셔두고 ˝째려 보는, 가끔 보일 적마다˝ 저야말로 그게 뭔지 확 알겠네요. 레삭매냐님 ^^

새파랑 2021-03-21 09:26   좋아요 1 | URL
저도 저런 책들 있는데(특히 읽고싶은데 벽돌이어서 시작하기 꺼려지는 책~) 어떤 기분인지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