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걷기여행 - On Foot Guides 걷기여행 시리즈
제인 에깅턴.닉 오도넬 지음, 정현진 옮김 / 터치아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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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하면 떠오르는 풍경이 헐리웃 영화의 첫 시작화면으로 등장하는 웅장한 앵글로 잡히는 자유의 여신상을 비롯한 멋진 마천루들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연상케 하는 미국의 멋진 모습으로 바로 뉴욕의 그 모습이 잡히곤 한다. 어느 영화라고 딱 꼬집어 기억나지도 않을 정도로 많은 영화에서 그런 장면을 보아온 듯 하다. 바로 맨하탄 섬으로 대표되는 뉴욕의 모습일 것이다. 뉴욕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맨해튼 말고도, 브루클린, 퀸스, 브롱크스, 스태튼 섬 등의 5개 자치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읽었던 책에서의 중심 배경이 브롱크스였던 지라, 낯익은 지명이 나와 잠시 반가웠다.

 

5년전쯤에 10년짜리 미국 비자를 발급받아놨었다. 직장 선배들이 퇴사하기전에 미국 비자를 받는 김에, 나도 따라 받았던 것이다. 언제 미국에 가게 될지는 몰라도 여행을 하더라도 비자 받기가 까다로운 곳이라며, 직장 다닐때 받아둬야 그나마 수월하고, 한번 거부당하면 다시 발급받기 힘들다해서, 덩달아 받으면서도 사실 절차도 까다롭고, 짜증도 났다. 내 돈내고 여행하겠다는데 뭐가 그리 까다로운 곳이 다 있나 싶었다. 그래도 웬지 받아둬야 할 것 같아 휴가까지 하루 내가며 면접을 봐가며 발급받은 비자가 있는데..아직 유효기간이 남았다고는 하나 여태 한번도 사용해 본적이 없었다. 당시 미국 파견 근무 중이던 대학 동기도 3년의 파견을 마치고 귀국을 하였고, 신랑 학위를 위해 미국에 살았던 선배도 벌써 두 아이를 미국에서 낳고 한국으로 돌아온 상태이다. 친구들 만나러 나가겠다는 핑계도 더이상 통하지 않을 정도라 하겠다.

 

멀기도 멀고, 한번 나가겠다는 마음 먹기가 어려운 미국.. 그래도 기회가 닿는다면 미국에서도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바로 뉴욕이었다. 한번 가보기도 힘든 그곳의 관광 여행도 아닌 걷기 여행이라니 마치 현지민같은 삶을 누리다 올 수 있는 여행책 같아서 읽기 전부터 몹시 설렜다. 관광객으로서의 여행도 멋지지만, 짧고 굵게 훑다 오는 여행도 좋겠지만, 그저 하루 이틀쯤은 짬을 내어 되도록 현지인들처럼 편안하게 혹은 속속들이 살펴보고 오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었던 터라 내 구미에 딱 맞는 책이었던 것이다.

 

책에 나온 지도가 무척 정밀해서 놀라웠는데, 특별 주문제작한 것으로 약 450미터 상공의 헬리콥터에서 45도 카메라 각도로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한다. 최대한 상세한 건물사진을 뽑기 위해 약간 구름낀 날씨에서 촬영하고 확대사진을 바탕으로 전문 일러스트레이터 팀이 펜과 잉크로 그린 후 디지털화하고 걷기 코스별로 채색과 텍스트 작업을 거쳐 만든 정교한 지도라 하였다. 11p

 

처음 가보는 초보자들도 정말 이 책 한권 있으면 무난하게 걷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상세한 지도책이 될거라는 믿음이 생겼다.정교하지도 않은 평면 지도로 헷갈릴 필요도 없이 두세시간 안에 완성될 수 있는 걷기 코스들을 참고하여 무난하면서도 수월한 걷기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제작되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정성이 아닌가 싶었다.

 

자세한 걷기 코스를 소개하면서 더불어 주변 명소들과 맛집들의 소개가 어우러져 있어 독특한 여행 책이 된 것 같다. 여행 에세이, 여행 정보 서적들을 읽어왔지만, 제주도 올레걷기 책 이후로 뉴욕을 걷는 다는 책은 또 처음인지라 새롭게 느껴졌다. 제주도의 한적함과 아름다운 비경과 달리 자연의 아름다움 보다는 인간이 창조해낸 도시 건축물과 멋드러진 공원등을 살펴볼 수 있는 뉴욕 도심 걷기. 뉴욕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힘들 여행 일정을 어느 누구나 느껴볼 수 있게 꼼꼼하게 소개해주고 있는 책이었다.

 

얼바인에 살고 있던 친구가 파견 당시에 짬이 나면 비행기를 타고가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보고 왔다는 정말 꿈같은 이야기를 들었기때문에 브로드웨이 쪽으로도 걸어보고 싶었다. 지금은 문을 닫은 파라마운트 극장 근처의 존의 피자 가게는 맨해튼에서 가장 맛있다고 정평이 난 벽돌오븐에서 구워낸 피자를 자랑하는 곳이라 하니 꼭 한번 들러보고 싶었다. 또 아이와 함께 보면 최고라는 센트럴파크의 자연사 박물관과 지구와 우주 로즈 센터도 아들을 위해 고려해보고 싶은 코스였다. 뉴욕 최고의 건축물로 칭송받는 센트럴파크의 진가를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어퍼 이스트 사이드인 뮤지엄마일을 둘러보며 각종 미술관과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남녀노소, 외국인 모두 좋아하는 코스라고 하니 머나먼 뉴욕에까지 가서도 꼭 가보고 싶은 길이었고, 마천루의 대표길이라 할 수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일대는 걸으면서 관람하기에는 목이 다 아플 지경일것 같았다. 하지만, 뉴욕에 가서 소호나 5번가를 걸으며 쇼핑 등에 빠져 있기 보다 목이 아프더라도 엄청나게 높디 높은 건물을 실감하며 (실감이라는 표현은 영화 속에서 익숙한 곳?들을 직접 본다는 그런 의미의 실감이다.)걸어보고도 싶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백화점과 뉴욕에서 가장 위대한 도서관 중 하나도 둘러볼 수 있는 코스라니 빼놓기 아쉬워지는 코스였다. 사실 어딜 가든 맛집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나로서는.. 미식가의 길이 가장 눈에 들어왔지만, 뉴욕까지 가서 리틀 이탈리아와 차이나 타운을 둘러보기란 아쉬움이 클테니 다른 곳보다 아무래도 우선순위에선 밀려둬야 할 것 같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뉴욕의 곳곳에 빠져들게 되는 책, 자세히 나와 있어서 마치 내가 정말 그 거리를 걸으며 뉴요커들과 잠깐 바쁜 짬을 같이 나눈 착각이 들게 하는 책, 뉴욕 걷기 여행으로 저자와 함께 뉴욕을 활보하고 돌아온 그런 느낌이다. 책장을 덮고나니 한국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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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행복 키우기 -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10단계 양육법 자녀 양육 시리즈 2
크리스틴 카터 지음, 이나경 옮김 / 물푸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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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푸레에서 나온 [양육 쇼크]를 감명깊게 읽었던 터라, 그 후속작이자, 아이들의 행복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비책이 있다는 이 책은 반드시 읽어보고픈 책 중의 하나였다. 내 아이에게 부와 명예와 건강 등 세상에서 주고 싶은 모든 것을 다 안겨주고 싶은게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꼽고 싶은 것은 바로 아이가 느낄 행복이었다. 대한민국 어린이의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최 하위라는 통계를 보며 가슴이 아프기도 했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던 나였는데,  그저 연습이란게 있는 지도 몰랐을 행복이라는 것도 훈련과 학습에 의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이란 걸 알고나니 아이를 위해 천천히 오랫동안 노력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여러 양육서와 심리학에 관련된 서적들을 읽으며, 실천하기 어려운 혹은 실천할만한 방법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은 그런 책들에 아쉬움을 많이 갖고 있었다. 이 책을 쓴 저자 크리스틴 카터는 실제 만 여섯살과 여덟살인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으로 사회 심리학자이며, 양육 전문가로 uc버클리 대학의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과학센터'의 소장을 맡고 있다. 그녀가 다양한 책에서 읽은, 혹은 그녀가 아이들을 키우며 경험에 의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저술하였는데, 책에서는 열 단계의 방법을 통해 아이들의 행복 키우기를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녀가 강조하는 것은 그 열가지를 모두 시행하지 못했다고 자책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어느 몇가지만 제대로 뒷받침이 되어도 아이들의 행복 키우기에는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것이라 한다. 임신했을때부터 아이가 어른이 되어 독립하기 전까지 그 행복키우기 방법은 여전히 진행형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이기에 20년 동안 부모는 아이들의 행복 키우기에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아이의 행복 키우기를 읽기 전에 먼저 나는 아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진 엄마였다.

초보 엄마라 모르는 것도 많았고, 이 핑계 저핑계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도 제대로 많이 못 놀아주고, 가르쳐주지 못한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문제는 미안한 마음이 드는데도 어떻게 개선할지조차 몰라 또 매번 비슷한 시간이 지나간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아이는 내가 자기랑 놀아주기를 바라고 엄마 책을 읽기를 바라지 않는데, 그래서 되도록 아이가 잠든 밤중이나 새벽에 책을 혼자 읽곤 했는데, 그 시간조차 미안해지기도 하였다. 아이가 자는 시간에도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놀이방법들을 연구해야 하는게 아닐까? 아이에게 올인하는 다른 억척 엄마, 알파맘들처럼 해야하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나 자신의 취미와 재미를 위해 내가 좋아하는 소설이나 여행 서적들을 읽으며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게 매번 미안한 마음으로 귀결되곤 했다.

 

책에서 말하는 첫 단계는 엄마의 산소 마스크부터 착용하라는 것이다.

바로 엄마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나같은 이기적인 엄마에게는 위로가 되어주는 말이었지만, 사실 엄마가 우울하거나 육아에 지쳐 힘든 마음이 들면, 아이에게도 그 마음이 전염된다고 하였다. 아는 사람 중에도 엄마가 NEUROSIS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들 모두 같은 증세로 힘들어한다고 하였다. 항상 보고 따르는 가장 기본적인 모방의 대상인 부모의 모습이 바로 아이가 추구하는 모습이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모습인 것이다. 육아 자체를 즐기고 행복해 하면 다행이겠지만, 엄마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자유 시간도 당연히 필요하다는 게 아이의 행복 키우기의 가장 첫 단추였다.

 

또한 아이가 주위 사람들, 친구나 또 주변 어른들과의 좋은 대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해주었다. 아이의 행복 뿐 아니라 어른들도 지나치기 쉬운 행복 업그레이드 방법들을 읽는 기분이었다. 사실 절친한 친구 한사람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고, 대인 관계를 잘해내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기분이 드는 초석임을 잘 알고 있지만, 막상 그렇게 인기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아끼는 이타적인 마음을 가짐으로써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기본 자세부터 다잡고, 또 아이에게도 가르칠 수 있도록 나와 있었다.

 

그 다음에 나온 성장 마인드 세트의 기본은 바로 내 아이의 결과물에 치중하지 말고, 이기지 않아도 좋으니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라는 것이었다. 아이가 최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혹은 정말 아이의 천재성을 발견해서 마구 칭찬을 해주다가도 정작 아이가 노력의 한계에 부딪혀 실망하고 좌절하게 되는 부분까지를 고려하지 못한다면 아이는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가 없는 것이다. 부모로서는 하기 힘든 말이겠지만 "네가 이기든 지든 엄마는 상관없단다"106p라는 말을 해줌으로써 아이 스스로 흥미를 갖고 노력하는 것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 요점이었다. 쉽게 이길 수 있는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고 스스로를 끌어올리려는 아이들은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행복을 느낀다. 107p

 

이외에도 감사와 용서, 낙관주의를 키워주라는 것, 정서기능을 키워주자는 것, 행복습관, 자기 절제를 가르치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을 가르치자는 것 , 또한 행복을 위한 환경을 마련해주고, 끝인 10단계는 바로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 식사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작가가 말하는 가족이 모두 함께 하는 저녁식사시간동안 앞서 말한 9단계의 모든 일들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이다.

 

내 아이에게 진정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감사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아는 아이가 되도록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이 모든 것이 바로 부모의 노력에 의해서도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에 깨달은 바가 컸다. 어쩌면 하나하나 훑어보면 평범해보이는 이 모든 것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성숙한 인격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가 크기 전에 읽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육아서 한 권을 더 소장하게 된 그런 기쁨이랄까?  옆에 두고 찬찬히 다시 보고, 또 보고픈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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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두뇌를 살리는 똑똑한 편식
이혜영 지음 / 푸른육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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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려서부터 치즈를 밥에 얹어먹고, 청어통조림을 먹으며 자란 저자는 어른이 되어서도 소시지 반찬 하나면 밥 한그릇 뚝딱하는 식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런 그녀가 스무살이 되어 어느 날 갑자기 온몸에 심하게 두드러기가 일기 시작하더니 그 두드러기는 음식을 제한해야 하는 것이어서, 마음껏 먹지 못하는 식습관을 유지하는게 힘들어 오히려 보란듯이 더 먹어대고, 약으로 치료를 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자 나중에는 너무너무 악화되어서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까지 되었다.

 

그런 그녀의 고충을..나도 딱 일주일간.. 아니 최종 낫기까지는 한달간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서울서 혼자 자취하던 어느 날, 요즘처럼 더운 여름날이었는데, 모기에 물린 듯, 온몸이 미친듯이 가렵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려운 부분을 긁고 긁고 또 긁다가 거의 날밤을 새웠고, 온몸이 다 부어올라 무시무시할 지경이 되었다. 정말 난 모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심각한 두드러기였다. 전날 먹은 음식에 특이한 것도 없었고, 병원에 가서 알러젠 테스트를 해봤는데도 아무 이상이 없이 정상으로 나왔다. 물론 알러젠 테스트라는게 제한적인 것이라 모든 알러젠을 알아내기는 힘든 일이기는 했어도.. 어쨌거나 항 알레르기 약을 받아와 지속적으로 먹는 것으로만 해결을 봤다. 적어도 덜 가렵긴 했으니까..

멀쩡했던 피부가, 손톱으로 긁거나 뭘로 긁으면 빨갛게 선이 그어지고, 금새 사라지지 않은채 조금 있다가 지워지기도 했다. 말 그대로 피부에 글씨가 써지기 시작한 것이다. 빨간 색 자국으로 글씨가 한동안 남아 있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피부 묘기증이라고 누가 올린 글을 봤는데.. 난감하기만 했다.

 

알레르기 체질이었던 친구가 자기도 고등학생때 잠깐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을 해줬다. 앞으로 내 피부가 이렇게 영영 고정이 되는 것인지 너무 불안했고..알레르기 체질로 바뀐 거라면, 나중에 아기를 낳아도 아토피로 고생하게 될까봐 머릿속이 하얘져버렸다.

실제로 저자는 몇년을 심하게 고생하고, 약을 먹어도 치유되지 않았던 증상들이 극도의 편식과 제한적인 식습관으로 바로 잡을 수 있었다. 나는 다행히 두드러기는 일주일만에 잡히고, 피부에 글씨 써지는 증상은 한달만에 사라졌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그런 두드러기가 재발하지 않고 있다. 아기를 임신했을때도 처음에는 식습관을 제한하고 많이 조심했으나 워낙 어려서부터 인스턴트와 육류, 면 음식 등을 좋아했던 터라 갑자기 끊기는 커녕 입덧 할때 땡기는 음식이 오히려 그런 음식들이었다. 아가를 생각해 제한해야 했음에도 어쩔 수 없이 먹었는데, 다행으로 아기는 21개월인 지금까지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아 조심하며 지내고 있다.

 

큰 고생 후에 얻은 경험적 지식이었기에 작가의 고군분투는 정말 어마어마했다. 평범한 주부였음에도 아기를 위해 엄청나게 다독을 하고, 철저한 음식 제한으로 임신했을때부터 아기가 태어난 이후로 지금까지 쭈욱 제한된 편식 식습관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내 눈에는 철저하게 다이어트 식습관으로 보이는 그녀의 제철 야채, 과일 위주의 식단은 아이의 두뇌 향상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두뇌 식품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사례 뿐 아니라 영국의 친햄파크 초등학교의 예를 들어 유기농 제철 식품으로 구성된 식단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소박한듯 하지만, 인스턴트로 넘쳐나는 요즘 세상에서는 오히려 지키기 어려운 옛날의 우리나라 서민 식단 같은 밥상을 고수하고 있다. 현미로 밥을 짓고, 고기와 우유, 인스턴트는 일절 올리지 않은 채, 김치와 된장, 그리고 제철 나물과 과일로만 밥상을 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 어린 딸도 이젠 김치 없이는 밥을 먹지 않게 되었고, 수시로 간식으로 먹는 견과류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으로만 고집하고 있다.

 


 

"소미야, 우리가 집에서 먹는 호두와 땅콩은 어디에 들어 있지?"

"냉장고에"

"왜 냉장고에 있을까?"

"상하지 말라고,"

"그래, 땅콩과 호두는 기름이 많아 밖에 두면 상해서 이상한 냄새가 나.

저기에 있는 견과류는 모두 수입한 것인 데다 언제 들어왔는지도 알 수가 없어.

저것 먹고 배탈나면 큰일인데."

알기 쉽게 설명했더니 아이는 더 이상 사달라고 조르지 않았다.

78p

 



 

쉬워보이는 듯 하지만, 따라하기 힘든 그녀의 방법. 저자는 실제로 28개월까지 모유 수유를 결심했으나 24개월에 저절로 말라 그만 두게 되었을때 서운한 마음에 아이 머리맡에서 울었다고 한다.  

나 또한 그녀처럼 24개월까지 모유수유를 할 계획을 세우고, 만 21개월인 지금까지도 모유 수유를 계속 하고 있다. 어른들은 그만 좀 떼고, 밥 좀 잘 먹게 하라고 하시지만, 아이에게 두돌까지 먹일 수만 있다면 먹이는게 좋다는 미국 FDA권장 기준도 지키고, 사실 아직 수유하는게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아 아이가 원하는 대로 먹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내 식습관이 인스턴트를 즐기는 타입이라 양질의 모유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다만, 아기가 우유나 두유를 좋아하지 않아 외출시 모유를 먹이기 힘든 상황 (할아버지나 이모 등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과 산책을 나가거나 했을때 목이 마르면..) 에서 보리차를 먹이면 좋겠지만, 비타민이나 다른 영양 보충에 좋지 않을까 싶어서.. 사실 엄마 좀 편해보려고..아이 전용으로 나온 유기농 제품이라는 쥬스나 과즙 등을 마트에서 사다가 먹였다. 실제로 단 맛이 강해서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거의 하루에 한팩(혹은 병)이나 두 팩 정도를 뚝딱 해치운다. 그리고, 과자도 이전에는 무농약 쌀에 유기농 채소로만 만들어진 설탕도 안 들어간 쌀과자를 사다가 먹였는데, 돌 이후 간이 된 음식맛에 익숙해지더니 덤덤한 쌀과자느 잘 찾지 않는다. 그래서 아기용으로 나온 와코도 과자를 사주며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어른들이 주신 새우깡을 먹어보더니 아들이 활짝 웃으며 앉은 자리에서 6~7개를 내리 먹어버렸다.

 

가려서 먹인다는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어떤 책에서는 바나나도 먹이지 말라고 되어 있고, 엄마들이 무척 많이 보는 소아과 선생님이 쓴 이유식 책에서는 모유를 먹는 아가들은 특히 쇠고기를 빠짐없이 먹이는 것이 아기 성장과 철분 섭취에도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이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쇠고기는 커녕 우유도 좋지 않고, 되도록 제철 야채와 현미 등으로 된 밥으로 먹이라고 되어 있다. 짜다고 먹이지 말라는 된장과 김치도 아이에게는 유익하다고 이야기 한다.

 

많은 책들이 나와 있어서 엄마들이 보고 취사선택해서 우리 아이에게 맞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사실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내가 하고 있는 인스턴트 아기 쥬스 사먹이는 것은 잘못된 습관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 말대로 생수나 보리차, 혹은 우리차로 끓인 물로 대체를 해야겠고, 고기는 다른 책에 나온 것처럼 많이 먹이기 위해 억지로 노력할 필요는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고기를 많이 먹을 수록 혈액이 산성화되어 피곤함을 잘 느끼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고기 속의 인과 황 같은 산성 미네랄은 뼈와 치아에서 칼슘을 빼앗아간다. 120p 게다가 요즘의 소와 돼지는 광우병 등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고, 항생제와 농약 사료에 길들여져서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식단에 오른다고 한다. 우리 아기에게 먹일 것이기에 한우 1등급의 양질의 고기라면서 마블링이 많이 들어간 살치살, 안창살 등을 찾았었는데 그게 아기를 위한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굳이 고기를 먹여야 한다면 작가의 말대로 무농약 인증을 받은 소와 돼지 고기를 구하는게 나을 것 같다. 친환경매장에서 파는 한우는 non-GMO 유기농 사료에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을사용하지 않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넓은 공간에서 사육하고, 광우병 전수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121P 하니 말이다.

 

이외에도 예사로 생각했던 소금, 생선 등에 대해서도 작가의 명쾌하고 단호한 견해가 돋보였다.

차례를 보면, 하나하나가 마치 요약글이듯 그녀의 진심이 담긴 설명들로 글이 빼곡하게 담겨져 있다.

원문에는 그녀의 견해와 그녀가 읽은 무수한 책들로 뒷받침된 이론들이 빼곡하게 실려 있고 말이다.

건강에 대한 학문을 전공으로 했던 나였지만, 평범한 주부의 건강에 대한 이토록 해박한 지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뭐뭐 먹으면 안된다.. 뭐뭐를 먹으면 좋다..라는 글에만 편중되어 정작 어떻게 뭘 사다가 먹어야 할지 모르는 주부들을 위해 실제 마트나 생협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비교해서 가격까지 분석해주기도 하고, 그녀의 밥상을 틈틈이 공개하여 어떻게 건강식단을 차리면 좋을지 알려주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먹이면 좋을 친환경 건강 간식도 레시피와 함께 친절히 곁들여져 있었다.

 



아기 이유식을 며칠분씩 만들어 전자렌지로 돌려먹곤 했던 나를 당황케 했던 대목이 있어 소개하고 글을 마무리지으려 한다.

전자레인지로 가열한 것이 생명력이 약하다는 그녀의 주장은 전자레인지로 데워 식힌 물과 끓여서 식힌 정수기 물, 끓여서 식힌 수돗물로 키운 고구마 재배 실험으로 입증이 되었다. 다른 두 고구마에 비해 잎의 숫자가 현저하게 작고, 크기 또한 작았던 것이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듯이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을 넣으면 환경호르몬과 전자파만 나오는게 아니라, 한국소비자보호원의 해외 소비자 정보에 따르면, 전자 레인지에서 조리한 육류와 유제품, 과일과 채소에서 발암 물질이 만들어지고, 전자레인지로 만든 음식을 장기간 먹으면 두뇌 자기 파장을 약화시켜 두뇌의 기능을 퇴화시키거나 자기 파장이 끊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영양소가 파괴되는 것은 물론이다. 오랫동안 섭취할 경우 면역계통에 문제가 생기며, 기억력 감퇴, 집중력 감소, 정서불안, 이해력 감소와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247-248P 

 

아기에게 먹여야 할것, 먹이지 말아야할것을 분명히 구분해 주고, 또 어떻게 무엇을 먹이면 좋을지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고마운 책. 오랜만에 단순히 한번 읽고 덮을 책이 아닌 엄마가 보고보고 반성하고 참고해야할 친환경 육아 교과서 같은 책을 만나 보람된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게으르고 나태했던 내 자신이 반성되었다. 우리 아기가 먹는 건데 조금더 신경쓰고, 조금더 건강한 식단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행인 것은 아기가 아직은 식습관이 정립되지 않았는데도 된장과 백김치 등의 천연 식품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아빠의 식습관 영향을 받고, 또 친정에서 외할머니가 자주 그런 건강한 밥상을 차려주셔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의식적으로 고기를 먹이고, 유기농 과일 쥬스를 먹이려 노력했는데 조금더 노력해야할 부분은 그게 아니라 아기가 제철 과일과 친해지도록 하고, 조금씩 우리땅에서 나온 견과류를 먹여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것이다.

 

방대한 자료와 본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씌여진 꼼꼼한 책으로 나의 의식을 깨워준 저자분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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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우연히, 아프리카 - 프랑스 연인과 함께 떠난 2,000시간의 사랑 여행기
정여진 글, 니콜라 주아나르 사진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프랑스 남자 연인과의 2000시간의 아프리카 여행.

외국인 연인과 평생 한번 꿈꿀까 말까한 머나먼 곳 아프리카라는 환상이 어우러져, 이 책에 대한 나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리고, 책을 펼쳐 읽어내려가면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글을 쓴 그녀와 사진을 찍은 그의 만남은 한편의 영화 그 자체였다.

글만 죽도록 좋아해, 글쟁이로 살던 어린 날의 그녀가 어느날 잘못 배송된 책인 랭보에 대한 전기집을 읽고, 랭보에게 푹 빠져들어 살게 되었다. 그리고, 불문학과로 진학해 랭보가 살았던 아프리카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 안에서 미치도록 빠져들었던 랭보를 떠나보내려는 시도를 하지만, 쉽지가 않았고, 그러던 어느 날, 외국 펜팔 사이트에 올려놨던 곳에서 놀라운 쪽지를 받게 된다. 아무 내용도 없는 그 쪽지의 프로필은.. 그녀가 랭보의 환생이라 믿었던 바로 그 끄적임의 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랭보의 환생처럼 느껴지는 프랑스 남자 니콜라 주아나르

니콜라와 여진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일년에 한번씩 만남을 가지면서 매일밤 새벽 서너시경부터 (한국 시각 기준) 하루 8시간 가량을 매일 채팅을 하며 둘만의 사랑은 4년이상 키워져 나갔다. 프랑스로 오가고, 인도에서 석달을 같이 보내고..그리고 그와 같이 아프리카로 떠난다. <그와 우연히 아프리카>는 이렇게 시작된 책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농민 교육에 종사하던 니콜라의 바램,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희망을 발견하고픈 여진.. 둘의 사랑은 아프리카 종단 여행에서 더욱 아름답게 빛이 난다. 소울 메이트 같은 그런 천생의 인연을 지구 반대편에서 만나는 경우는 흔치가 않다.

 


 

나란히 하늘을 바라보는 그와 나 사이의 거리에 무심히 달이 하나 걸려 있는 듯 했다.

나는 그의 손을 꼭 움켜쥐고 가볍게 떨어지는 달의 그림자를 받아냈다. 그 순간, 세상에 우리 둘 뿐인듯 귀 옆을 스쳐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마저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이 넓고 이국적인 광장에서 우리 두 사람만 존재한다는 상상에 마음이 설레었다.

60 p

 



 

그들의 여행은 그저 다녀오고 마는 그런 여행이 아니었다.

결혼이라는 풍습으로 귀결될지 아닐지 알 수는 없지만, 굳이 틀에 매이지 않더라도, 열렬히 사랑하고, 늙어서까지도 곁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랑을 하고 있기에.. 아프리카에서 희망의 보금자리를 찾으려 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그녀와 열대 농업을 전공한 그는 아프리카의 여러 회사에 원서를 내고, 무수한 노력 끝에 결국 가나에 니콜라스가 취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둘의 여행의 종착지가 우선은(?) 가나가 되었다.

여행이란 끝이 나지 않는 것이기에..

볼것이 많다는 남미는 늙은 이후에 가보기로 미뤄두고, 또다시 그들은 여행 계획에 설레인다.

아프리카 종단여행을 하며, 지구가 작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들.

말라리아에 걸려 지독히 앓아도 보고, 깡마른 아프리카 청년의 구구절절한 사연에 가슴이 아파 어려운 처지에도 돈을 보태주었다가, 사기임을 알게 되기도 한다. 레오에 뽈이라는 동갑내기 대자를 두고, 용돈을 쪼개어 학비를 지원했던 니콜라의 선량한 마음을 생각하면 그들의 선행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쌀밥에 땅콩기름을 섞은 것을 만찬인양  맛있게 비워내기도 하고, 냄새나는 양말 한켤레로 생수를 시원하게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였다. 멀게만 느껴지는 아프리카를.. 그들은 몸소 체험하고, 부딪혀 파라다이스로 만들어내었다. 그들만의 보금자리, 그들만의 파라다이스로..

 

 머나먼 그 곳.

내 생애 단한번 가볼 수나 있을까 싶은..아득히 머나먼 땅 아프리카.

고생을 싫어하고, 시간도 없어 어쩌면 나나 신랑과는 인연이 아예 없을 것 같은 그 땅 아프리카

그 안에서 평생의 반려자와 행복한 삶을 시작한 여진양이 존경스럽게 느껴지기까지했다.

사랑이 이토록 순수하면서도 정열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 고맙기까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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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다이어리 1 - 운명적 만남 뱀파이어 다이어리 1
L.J. 스미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북에이드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평범한 여학생이 초절정 꽃미남들에게 둘러싸여 공주님이 되는 소설이 아니다. 소설 속 여주인공 엘레나 길버트는 이미 로버트 리 고등학교의 최고 퀸이자 모든 남학생이 바라는 매력덩어리 금발 미녀였다. 사실 아무 것도 볼 것 없는 평범한 여학생이 미남이고 부자인 남주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일반 여성들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것일뿐, 스토리상에도 많은 비약이 따랐다. 사실은 여주인공도 지나치게 예쁘고 아름다워야 우리도 볼 맛이 나지 않겠는가. 그리고 실상 드라마나 영화속에서도 보면, 평범한 여주인공들 역시 예쁘긴 하였다. 안예쁘다고 말만 하였지.

 

미드에서 유명하다는 뱀파이어 다이어리를 책으로 만났을때, 처음에는 조연일 것 같은 학교의 퀸이 여주인공이라고 해서, 거리감이 들었으나, 이내 그녀의 천진난만한 성격 속으로 빠져들었다. 어려서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어린 동생과 고모에게 맡겨진 그녀, 학교에서는 다행히 밝고 강인하게 잘 생활하는 멋진 소녀였던 것이다. 게다가 차지하고 싶은 남학생이 생기면 승부욕이 발동을 해서 본인은 심각하겠다고 하겠지만, 내 눈엔 귀엽게만 보이는 그런 행동들을 거침없이 한다.

 

마치 가면을 쓴듯한 커다란 선글라스를 끼고,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나타난 전학생 스테판.

날씬하고 잘생긴 그의 외모에 모든 여학생의 마음이 동하고, 당연히 승부사 엘레나도 그 전 학교의 킹카였던 매트와 헤어지고, 스테판을 꼬실 궁리를 하게 된다. 처음으로 스테판이 그녀의 마음을 거절하자, (보통은 남자들이 이런 역할을 하였지. 꽃보다 남자에서도 구혜선이 자꾸 튕기니 관심이 가지 않았던가.) 엘레나의 마음은 더욱 단단히 스테판에게 고정이 된다. 그래서 그가 동성애자라고 소문을 내고, 있지도 않은 자신의 연인이 있는 것처럼 헛소문을 퍼뜨린다. 절친한 친구들이자 거의 부모님과 가까울 정도로 그녀를 지켜주는 친구들 메레디스와 보니. 그들이 엘레나의 계획을 도왔다.

 

엘레나를 외면하고, 무시하는 줄 알았던 스테판은..사실 엘레나를 보고 숨이 막힐듯 놀랐다.

그가 목숨을 걸고 사랑했던 여인 캐서린, 바로 그녀의 환생한듯한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었다. 의도적으로 멀어지려고 해도 그녀는 자꾸 다가오고, 스테판은 자꾸만 그녀를 갈구하게 되었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두 주인공, 그 아름답고 운명적인 만남.

엘레나의 이름이 나라를 기울게 한 경국지색 헬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예비 고모부의 불안한 말이 암시해주듯. 그 아름다움은 이 소설의 중요한 동기이자, 형제의 치명적인 애정극을 예견하는 복선이 되었다.

 

어둠을 벗어나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었던 스테판(제목에서 알 수 있듯, 스테판은 평범한 남학생이 아니었다. )이 숨어 들었던 작은 마을에는 그의 운명적 여인 엘레나가 있는 곳이었고, 그 둘의 사랑을 방해할 삼각관계의 주인공일지 아니면 적이 될지 모를 형 데미언의 등장이 둘의 사랑이 순탄치 않음을 암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스테판이 전학오면서 일어나는 마을의 불길한 징조들과 여러 사건들, 노숙자 습격사건, 비키 습격사건, 그리고 최종적으로 태너 선생님의 사망 사건까지..

그리하여 스테판은 그 모든 일의 배후로 지목이 되고 모두의 눈 앞에서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였다.

 

등장인물들의 갈등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억지로 꼬인 오해와 비난 구조가 나타나지 않고, 우선은 빠르게 진행되는 스토리가 너무나 좋았다. 스테판이 자신의 최대 비밀과 고민을 숨기지 않고 그녀에게 모두 알려줬다는 사실이 정말 기뻤던 것이다. 들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라곤 해도,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면 또 꼬이고 꼬이는 구조가 되었겠지. 어쨌거나 이 소설은 정말 속 시원히 이야기를 진행시켜서 우리를 기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아름답게 진행되길 바라는 사랑에는 벌써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녀를 차지하려는 형의 등장으로부터 어떻게 그녀가 자유로워 질 수 있을까?

사랑을 지키려는 엘레나의 마음이 어떻게 보전이 될 수 있을까?

2부에서 1부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다가올 그들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를 설레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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