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소년 - YB의 워프트 투어 이야기
윤도현 사진, 윤도현.이현주 글 / 시드페이퍼 / 2010년 6월
절판


대학에 처음 입학해서, 친구들과 함께 가서 처음으로 보았던 뮤지컬 하드락카페.

남자 주연으로 나왔던 윤도현님을 맨 앞 자리에서 (당시 우리 용돈으로는 거금을 주고 앞좌석을 끊었다. vip석이었던가..) 보았던 그때의 감동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같이 본 언니는 정말 거의 넋을 잃을 정도로 윤도현님에게 푹 빠졌던 그때였다. 그 이후로 YB를 알게 되고, 더욱 유명해져가는 락그룹의 리더로 그를 새로이 기억하게 되었다.


미국의 대형 록 페스티벌인 반스 워프트 투어는 2개월간 총 46회에 걸쳐 펼쳐지는 공연으로 미국과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진행되는데, 2009년의 그 워프트 투어에 우리의 YB가 한국인 최초로 총 7회의 공연을 하게 되었고, 이 책은 바로 그 워프트 투어의 땀흘리는 노력과 흥분을 느끼게 해주는 글과 사진으로 가득차 있다.




사진은 꿈을 찍는 소년 윤도현님이, 글은 방송작가 경력만 17년차인 꿈을 쓰는 소녀 이현주님이 찍고 쓴 책이다. 김태훈님의 표현에 의하면 '윤도현의 사진은 리드미컬하게 멜로디를 만들고, 이현주의 영민한 글은 가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진과 글로 만들어진 한장의 록 앨범이다.'


평소에 락보다는 발라드를 즐겨 들었던 터라, 락밴드의 열기와 반스 워프트 투어의 엄청난 인기에 대해 미처 알지 못했다. 공연이 모두 한 스테이지에서 하는게 아니라 밴드의 인지도와 유명세가 높은 팀이 서는 '반스 메인 스테이지' 부터 YB가 공연한 무대, 기아 케빈 세이즈 스테이지까지 총 7개의 무대가 있다 한다. 기아 케빈 세이즈 스테이지는 한국의 기아 그룹이 후원하는 무대로써, 미래의 세계 록스타를 키워내는 인큐베이터 격인 무대라 하여 새롭게 느껴졌다. 세계 무대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구나..


윤도현이 꿈에 그리는 반스 메인 스테이지


사실 친구의 남자친구가 카투사에 있을 적에 축제 같은데에 같이 초대를 받아 가본 적이 있었는데, 허술한 천막 하나를 쳐 놓고 관람객들은 거기에 있고, 땡볕에서 공연하는 유명한 한국인 가수(혹은 앞으로 유명해질 가수들)들을 보며 놀란 적이 있었다. 정작 미군이나 미군 가족들은 그들의 공연에 큰 관심도 없어보였고, 먹거나 마시는 일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우리 YB가 미국에서 느낀 기분이 바로 그런 거였을까? 나도 그 축제에서 자괴감 같은게 들었었는데, 사실 우리나라 가수를 잘 모르는 미군들 (오래 있던 사람들이 아니면 더 그랬을..) 에게는 다른 나라 가수들이 그다지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가 보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공연은 더욱 고독하고 힘든 법..


YB도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공연을 하다보니, 멤버와 스탭들이 직접 자기 공연 홍보를 하러다니고, 포스터를 붙이며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또한 2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제대로 다 보여주지도 못했는데 귀한 시간이 끝나버리기도 한다. 공연 전후 그룹에 대해 파악을 하는 것도 중요했다. 그들이 열기로 이끌어주고, 지탱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무대 반스 메인 스테이지에 죽기 전에 한번 꼭 오르겠다는 꿈을 꾼 윤도현.

그리고, 그 첫발을 2009년에 내디딘 것이다. 첫날은 호응도가 아주 적었지만, 그 다음날은 제법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고, 8/20일에 숫기없는 멤버들이 거리 홍보에 나선후 한 공연은 정말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낸 공연이 되었다.




텅빈 그곳에서 YB도 연주를 시작했다. 두세 곡쯤 흐르자 사람들이 조금씩 모여든다. 그들이 YB의 노래에 비로소 귀 기울이기 시작했을때,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끝이 났다.

무대에서 내려오니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땀이 눈에 들어가서일까. 해냈다는 후련함과 아쉽다는 미련이 뜨겁게 얼굴 위로 흐른다. 하지만, 우리에겐 더 잘 할 수 있는 '내일'이 있지 않은가.

123P











잠시 잊고 있었던

고치 속에 웅크리고 있던 YB의 '꿈'이

어느새 나비가 되어 공연장 위를 훨훨 나는 것을.

우리는 분명 보았다.

143P







YB또한 소속사 김영준 대표가 자신의 보험을 3개나 해약하는 등 노후를 담보로 건 아주 사적인 투자가 아니었다면, 감히 이번 워프트 투어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며 더더욱 단 1분 1초도 아깝지 않은 공연을 하자. 132P



사비를 털어 YB의 세계 무대 도약을 돕고, 자신도 스탭 버스를 직접 운전하고 다니는 고생을 마다않은 김영준대표의 소탈함에도 놀라게 되었다.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공연하고 돌아온 YB. 이제 첫 발을 내딛은 그들이 있으니 반스 워프트 투어의 메인 스테이지에서 그들을 볼 날이 멀지 않기를 손꼽아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들의 소탈하지만 피땀어린 여행 기록과 행보를 보며, [평균 나이 마흔이 대수인가.. 미국 경찰도 그들이 학생이라는데 속아넘어가는 판에..(이건 농담이고..)] 그들이 꿈꾸는 소년이라는데 정말로 동감을 한다. 세계 무대를 향해 멋진 꿈을 펼쳐가는 그들, 꿈꾸는 소년이 있어 나 또한 들썩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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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0-08-0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어린이 인체박사의 신나는 몸속 여행 -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몸속을 거쳐 자연으로 돌아오기까지 명진 어린이책 14
구드룬 슈리 지음, 조국현 옮김, 이형진 그림 / 명진출판사 / 2010년 6월
품절



여러분은 이 책을 읽고, 똥을 누고 변기 물을 내리기 전에 변기 속을 한 번 쳐다보고는

똥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밖으로 나오기까지 수고했어." 라고 말이예요.



우리가 무심코 삼킨 작은 체리씨의 몸속, 몸 밖 여행 이야기는 나아가 자연은 인간의 종속물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소중한 가르침을 준답니다.



6.7 page 영남대학교 생명공학부 박용하교수님의 추천의 글 중에서..








밥 먹은 후 바로 이 책을 보면서, 아이들의 공부를 위해 친절하게 똥까지 설명해주고, 하수관 여행까지 거쳐주는 설명에 약간 비위가 상할 뻔도 했지만, 워낙 강한 비위를 가진 터라 사실 꾹 참고 견딜 수 있었다. 다만, 독서 시간을 좀 선택을 잘 못 했다는 생각은 들었다. (아, 그만큼 솔직한 책이라는 이야기이다~)



음식이 소화되고, 분해되는 과정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꼼꼼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사실 누차 배웠음에도 자꾸만 잊어버리고, 아, 갑자기 설사를 하거나, 배탈이 나면, 방금 전에 먹은 음식 때문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입안에 들어간 음식이 몸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체리씨는 몸 속에서 긴 여행을 했어요. 3초만에 식도를 통과했지만 위에서는 4시간 넘게 머물렀어요. 이어서 소장에서 5시간 동안 밀려다녔고, 대장을 통과하는 데에는 8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약 7시간이 지나자 직장에 있는 찌꺼기들은 이제 되직한 갈색 덩어리가 되었어요. 체리씨는 그 속에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34page








체리왕자로 자처하는 체리씨의 눈으로 보기에 몸 속 요소요소의 소화효소와 기관들의 작용은 마치 살상 무기마냥 무시무시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기준으로 보기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요소들이고 말이다. 궁금한 우리 몸속의 소화과정을 여행하는 체리씨의 입장에 서서 역지사지로 함께 모험을 즐기는 여정은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체험이 될 것이다. 되도록 아이들 용어로 쉽게 풀이되어 있는 것도 아이들 눈높이를 충분히 반영한 결과이다.




바나나와 초컬릿을 너무 많이 먹으면 변비에 걸리기 쉽고, 상한 음식이나 차가운 음식, 기름기가 많은 음식물들은 대장에서 수분을 흡수하지 못해 설사를 하게 된다는 점도 알려준다. 똥으로 배출되기를 기다리면서 체리씨가 똥똥똥똥똥똥똥~~응가응가 하고 혼잣말을 하며 피식 웃기도 하는 장면에서는 아이들도 신이 나 좋아할 것이다. 아이들은 똥 이야기나 방귀 등의 이야기를 하면 왜이리 재미있어 하는 것일까? 어른이 되어 갈수록 마치 금기어인양 서로 말 조심하고 예의를 차리는 것들이 어렸을 적에는 그저 재미로 하는 순수한 이야기였던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체리씨가 똥과함께 몸 밖으로 나온 이후에는 하수도관을 통해 정화 시설로 가서, 또다른 여행을 시작한다. 정화시설과 그 과정에 대해서도 생각보다 무척 자세하게 묘사가 되어 있어서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들의 욕구를 해결해주는데 무척 도움이 될 책 같았다. 오히려 몸속 장속이 더 좋았어! 하고 외치는 체리씨! 그 여행의 종착지가 어디가 될지..아이들은 궁금해하며 마지막장을 향해 페이지를 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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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모 윌렘스의 인지발달 그림책 3
모 윌렘스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살림어린이 / 2010년 7월
절판


모 월렘스 님의 또다른 책, 아기양아 이제 잘 시간이야 (http://melaney.blog.me/50092118990)를 너무나 재미있게 아기와 읽었던 터라, 새로 만나는 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또한 무척 기대되는 책이었답니다. 역시나 아기가 처음부터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합니다. 그림의 선이 분명하고, 마치 만화처럼 캐릭터가 강해서, 아기 눈에도 쏙쏙 잘 들어오나 봅니다. 아기 그림책은 아이의 관심을 잘 이끌고, 내용을 충분히 잘 전달해주는게 가장 목적성이 큰 것 같아요. 많은 아이 그림책들을 읽다보면, 마치 아이 책인데도 예술작품을 표방하듯, 다양한 독창적인 시도가 새로운 책들도 있었지만, 아이는 생각보다 그런 책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거든요.



예전 책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겉표지와 속표지의 제목은 그대로지만, 그림은 점차점차 달라집니다. 표지의 그림을 통일하거나 생략해서, 아이들이 표지에 관심을 덜 갖게 하는 다른 책들과의 차별화된 전략이 아닌가 싶었어요. 계속 그림이 달라지고, 조금씩 상황이 달라지니까.. 속표지도 놓치지 않고, 그림을 짚어 보고 넘기게 됩니다.


야옹이의 친구 강아지가 오븐에서 과자를 꺼내려던 차에 후다닥 달려온 야옹이의 질문을 받습니다.

"강아지야 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그러면, 우리 아기들 자신있게 멍멍~ 이라 외칠 수도 있고 (아무래도 강아지의 멍멍은 쉽게 배우는 말인 것 같아요. 우리 아기 아직 강아지라고는 못해도.. 정말 오래전부터 멍멍~ 은 말했거든요.) 용기를 갖고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아기들이 보편적으로 대부분 좋아하는 동물인 강아지와 야옹이, 그들의 등장이 아이들을 반겨줍니다.



뼈다귀 과자를 꺼내든 강아지는 마치 노래하듯이, 멍멍! 멍멍! 을 외쳐봅니다.


홍차를 우리던 (ㅎㅎ 붉은 티백이라 홍차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병아리에게도 야옹이가 질문을 하지요.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던 젖소에게도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그 우렁찬 대답에 깜짝 놀라지요.



맨 마지막에 야옹이가 질문하러 간 친구는 누구일까요?


바로바로~!! 짜자잔!! 토끼군이랍니다.

아, 토끼! 맞다. 토끼는 어떤 소리를 낼까요? 작가는 우리도 못 내리는 대답에 어떻게 답을 내려 줄까요? 갑자기 엄마인 저도 다음 페이지가 몹시 궁금해집니다.



기대하는 야옹이, 그리고 토끼 귀가 번쩍! 표정 보이시나요? 아주 인상적인 표정이지요!

토끼의 대답에 모두 모여 화답을 해줍니다. 그 화답이 궁금하신 분들은.. 너무나 친근한 동화책, 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간단하게 동물들의 소리를 전해주는 듯 하면서도 친구의 마음까지 헤아려주는 동물 친구들이 너무나 이해심 깊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그런 동화책이랍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엄마 마음까지 찡해지는 것 같았어요.

예쁘고 귀여운 우리 아가들이 재미난 그림책으로 친구들과의 우정에 대해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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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비밀의 방 - 월화수목금토일 서울 카페 다이어리
이영지 지음 / 나무수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생일날 나를 위한 선물을 사고

월급을 받은 다음날에는 질 좋은 구두를 한 켤레 사는 것처럼

일주일을 무사히 보낸 씩씩한 나에게는 주말의 맛있는 식사를 대접한다.

그것만으로도 다음 일주일을 보낼 힘이 생기니까..

299p

 

브런치란? 비싼 음식을 유행때문에 어쩔수없이 즐긴단 편견을 갖고 있던 저자가 이제는 열렬한 브런치 애호가가 되어 주말마다 즐기는 브런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 글귀이다.

생일날 나를 위한 선물을 산 적도, 월급날마다 구두를 산 적도 없었지만, 어쩐지 일주일을 치열하게 산 나를 위해 맛있는 브런치를 대접한다는 그 말은 책을 읽는 내내 가슴에 깊이 와 닿았다.

 

직장상사를 흉보거나 남자친구의 선물만을 바라는 여자친구들과의 소모적인 브런치도 싫다고 하였다. 전통적인 브런치 메뉴를 맛있고 푸짐하게 만드는 곳, 함께 먹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대화가 통화는 즐거운 사람들일 것을.. 즐거운 브런치의 필수 요건으로 꼽았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게는 소중한 벗들이었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식사를 해야 할때가 있었다. 예전 직장을 다닐때 항상 투덜대던 어떤 직원 하나가 다이어트를 하겠다면서. 맛있는 음식을 입에 넣었다가 모조리 뱉어내어 휴지로 둥글게 말아 옆에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것을 보고 같이 먹던 사람들이 모두 비위가 상한 적이 있었다. 비싼 음식을 회식 비용으로 먹으면서 마구 주문하고, 입에 넣었다가 빼내는 처사를 보니 왜 따라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의 경험 이후로는 맛있는 식사를 할때 정말 속 툭 터 놓고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식사야 말로 필수 조건이라는 작가의 말에 강력하게 동의를 하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온 비밀의 방들은..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와인 전문 기고가이기때문에 늘어지는 집에서보다, 밖의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글이 오히려 더 잘 써진다 하였다. ) 방문한 수많은 카페들 중에서 찾아갈 수록 기분이 나고, 음식도 맛 좋은 그런 맛집 카페들을 찾아 쏙쏙 소개해주는 그런 책들이다. 내가 흔히 가봤던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아닌, 정말 소수 정예의 그런 카페. 뭐든 직접 만들고, 좋은 재료로 정성껏 대접하는 깊은 마음이 느껴지는 그런 곳 말이다.

 

내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때에도 브런치가 한참 유행하던 때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제법 비싼 가격에 쉽게 가게 되는 곳은 아니었지만. 딱 한번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찾아간 브런치 카페는..사실 카페는 아니고, 코엑스에 있는 호텔에서 하는 브런치 부페였다. 이왕에 비싸게 주고 먹는거, 부페로 양껏 먹겠다는 계산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호텔이라 분위기가 좋기도 하였지만, 이 책에 나오는 다른 카페들을 보니, 제대로 된 브런치 카페의 브런치 플레이트 한 접시를 소중하게 대접받는 것도 부페에서 수북히 쌓아 먹는것보다 멋진 경험이 될 수 있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압구정 메니땡스의 매콤한 칠리새우 떡볶이를 즐기고 싶었다. 여심을 사로잡는 텐바이텐에서 차린 카페 일공일공의 여행 컨셉 디자인은 여행을 즐기는 나를 더욱 설레게하는 분위기가 되리라. 그 중 플레이 모빌 인형을 끼워주는 토이밀 핫도그는 아이가 아니더라도 어른들도 정말 즐겨 찾는 인기 메뉴라 한다.

 

북까페라 함은 그저 책이 장식된 그런 카페로만 알고 있었는데 (내가 가본 어설픈 북까페들이 그러했다. 읽을만한 책들이 아닌 그냥 장식용 책들..) 이 책에 소개된 북까페들은 정말 테이블마다 스탠드가 놓여있고, 신간, 베스트 셀러 등 사람들이 찾는 그런 책들로 가득히 꽂혀있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멋진 카페들이다. 책도 읽고, 배고프면 맛있는 간식도 먹을 수 있는 쉼터 같은 곳. 요즘처럼 책을 좋아할때는 p532같은 북까페에 들러 p532플레이트 하나 시켜 놓고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았다.

 

그런가하면 포이동의 동네북이란 카페는 상냥한 여주인이 정성스레 준비한 맛있는 세트 메뉴를 무척이나 착한 가격에 맛볼수있는 곳이었다. 소시지와 토스트, 샐러드와 커피가 모두 3500원, 토스트와 커피 세트는 2500원, 서울보다 물가가 싼 지방의 저렴한 커피 체인에서도 그만한 가격의 카페는 찾기 힘들 정도이고, 재료의 질이 떨어지거나 하는데, 동네북은 샐러드는 유기농 채소만 사용하고, 좋은 먹거리만 사용하고 있다 한다.

 

전체적으로 브런치 카페들이 많았는데, 일요일의 브런치 카페코너에서는 특별히 그녀가 엄선한 카페들이 추천되었다. 그중 플라잉팬 화이트가 인상적이었는데 푸짐한 호주식 브런치를 소개하는 곳으로, 그 어떤 브런치카페보다 푸짐하고 맛있으니, 가장 무난하면서도 맛있는 곳을 찾는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라 하였다. 315p

 

직장이 서울 도곡동, 그 다음엔 청담동에 있었던 지라 가로수길이나 압구정 등에 갈일이 많았음에도 나는 꼭 가던 곳만 다니고, 주로 가던 곳들은 프랜차이즈 카페들이나 브런치가 되지 않는 카페들이어서..지금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이 많은 카페 중에 가 본 곳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말이다. 부암동, 서래마을은 가보지도 못했던 지라..책을 읽으며 나중에라도 꼭 한번 찾아가고픈 마음이 들었다.

 

월화수목금토일 테마별로 다양한 카페를 소개하며, 인기 메뉴와 카페의 분위기등을 간단히 소개해주고 있는 이 책. 정말 분위기 있는 카페에 가보고 싶다던 동생이 생각나 읽기 시작한 이 책을..친정에 와 읽으니 동생이 중간에 뺏어가서 먼저 보기 시작하였다. "언니, 그 책 참 좋더라." 라는 말까지 덧붙이며 돌려주어서 마저 읽을 수 있었다. 방학이니 이제 심심할때 서울에 올라가서 한번쯤 일부러 들러서 다녀와도 좋을 그런 카페인 것 같아서.. 내가 가보지 못했던 곳들이더라도 멋지게 살고싶은 싱글인 여동생에게는 다녀오라고 추천해주고 싶었다. 사실 나도 가보고 싶은 곳들이었지만 아가 데리고 서울에 가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고 오기가 힘들다는걸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동생에게 권해주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브런치 메뉴들이 만원 이상의 가격이었지만, 웬만한 레스토랑의 스파게티가 그 정도 가격이 되는 걸 생각해보면 분위기 좋은 곳에서 프랜차이즈 맛이 아닌 주인장의 정성이 가득 담긴 홈메이드 같은 그 식사를 그 정도 가격에 즐긴다고 생각해보면 한껏 들뜨는 기분으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냥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실천해보지 못했던 삶을 저자는 실천하고 있었다. 마냥 부러웠던 앤리씨라는 이름의 블로거, 바로 이 책의 저자였다.

능동적인 공원 놀이를 위해 예쁜 피크닉 매트를 구입하고, 바구니에 카페의 맛있는 샌드위치를 담은 후 책, 잡지 등과 함께 들고 나가 공원에서 제대로 된 피크닉을 즐기고 올줄 아는 그녀.

금요일 저녁에는 작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예약해, 좋은 님들과 맛있는 식사 한끼를 즐길 줄 아는 그녀

주말 오전에는 일주일동안 힘들었던 자신을 위해 맛있는 브런치를 대접할 줄 아는 그녀.

 

술도, 화려한 밤문화도 싫지만, 인생을 즐긴다면 그녀처럼 즐기고 싶었다.

열심히 살고, 인생을 즐길줄 아는 그녀가 부러운 것은 비단 나 하나뿐은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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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잡학 박물관
이문정 지음 / 삼양미디어 / 2010년 6월
절판


초등학교 6학년때였는지 중학교 1학년때였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남학생으로부터 선물받은 책 중에 "우리가 모르는 모든 것들이 이 책 속에 있었다."라는 아주 긴 제목의 잡학 상식 책이 있었다. 사실 제목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는다. 비슷한 표현이었던 것 같은데.. 표지는 살색에 평범한 표지였지만, 제목만큼은 눈길을 확 끌었다. 그리고, 뭐든 안다고 나서기 좋아하는 그 남학생의 취향에 딱 부합하는 책이란 생각에 받고도 한참 속으로 웃었던 생각이 난다. 그런 책은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내용에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친구들과 대화하는 중에도 써먹을 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사실 그 내용들을 다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어서 편지에 인용할때 쓴다던지..간단한거 기억해서 말한다던지 했지만 말이다. ) 그 책 뿐만 아니라, 당시에 매일 구독해서 보던 신문에서도 해외토픽 란을 유심히 읽어보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해외토픽 이야기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누구나 귀를 열고 듣는 재미난 기사거리였기 때문이다.


이 책 잡학 박물관의 처음에 등장하는 세계 최고~ 라는 파트는 예전의 해외 토픽을 연상케 한다. 세계 최고라는 것은 언제나 가장 궁금한 일이자, 재미난 소재가 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폭포 하면 나이아가라를 흔히 떠올리는데, 높이만으로 따지자면 베네수엘라의 엔젤 폭포, 스페인어로는 앙헬 폭포가 최고라 한다. 979m로 건기에 수량이 부족할때는 처음에 떨어진 물이 중간에 다 흩어지면서 바닥에 도달하지 못할 때도 많다고 하니, 가히 높긴 높은 모양이다. 22p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 자그마치 한반도의 6배에 달하는 쓰레기 더미가 하나의 섬을 이루어 하와이 북동부 해상에 떠다니고 있다고 한다. 90% 이상이 플라스틱 폐기물로 이뤄졌고, 1997년에 이르러서야 찰스 무어라는 사람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섬이다. 도대체 그 쓰레기를 어떻게 누가 처리를 하겠느냐가 관건이겠다만은..



워낙 토픽을 좋아하던 나였던 지라, 세계에서 가장 @@한에 시선이 고정되어 한참을 집중해서 보았다. 요즘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포크레인을 떠올리며 세계에서 가장 큰 괴물 트럭 파트를 유심히 보았더니, 1위를 가리기 힘든 캐터필라 797B와 Liebherr T282B가 있는데, 캐터필라 같은 경우는 높이 7.6m, 길기 14.5m 로 한번에 들어가는 기름값만 천만원이 넘는다 한다. 36p


2장의 잘못된 역사, 인물 상식에서는 오호..그리고 키가 작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영웅의 대명사인 나폴레옹.. 그가 사실은 단신이 아니었다는 놀라운 이야기도 새로이 알았다. 당시의 평균 키인 169cm였다. 나폴레옹 사망 직후 당시 부검의가 나폴레옹의 키를 5피트 2인치로 발표했는데, 이를 환산하면 158cm에 해당한다. 영미 피트와 옛 프랑스 피트와는 길이에 차이가 있어서, 옛 프랑스 피트로 잰 5피트 2인치는 영미식으로 환산하면 5피트 6인치 (169cm)에 해당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72p

3장 재미난 스포츠 상식, 4장 첨단, 우주, 생활과학 상식, 5장에서는 재미있는 생활 수학 상식 등이 있었는데 5장에서 내가 기억하고픈 토막 글이 있었는데, 바로 개의 나이를 인간의 나이로 환산하는 방법이 나와 있었다. 개의 수명은 보통 12~15년 정도로 보고 있다. 개의 나이를 인간의 나이로 환산하는 방법중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21+4(개의 나이-1) 이다. 개의 나이가 7살이라면 21+(4x6)=45 살. 235p

즉 우리 시댁에 살고 있는 진우의 나이는 바로 45살. 아, 중장년층이었구나. 그것도 모르고 신랑은 진우를 동생 취급을 하였으니..-.-;;


이밖에도 꼭 알아야할 경제 상식의 경우에는 미처 관심을 갖지 못한 새로운 경제 용어들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받을 수 있는 그런 파트여서 상식을 보다 넓히는데 효율적인 도움을 받기 좋았다. 그리고, 상식사전의 마지막장인 7장에서는 건강 다이어트에 대한 상식을 총 망라하여 다루고 있었다. 미처 우리가 제대로 짚지 못했던 그런 부분들을 콕콕 집어 주니, 카더라 통신에서 벗어나 좀 정확한 정보를 접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인생을 살다보니, 실제로 잡학 상식을 많이 알고 있으면 서먹한 자리나 심심한 상황을 모면할때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말하면 썰렁해지는 그런 유머로 분위기를 경직시키기 보다 재미난 상식 몇가지로 대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 보면 어떨까? 이 책을 쓴 저자 이문정님도 실제로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말한 얄팍한 상식 하나로 친구들의 놀라움을 받으며, 그 자리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모임이나 작은 사회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을 줄수 있도록 이 책을 내었다고 하니, 읽는 내 마음과 딱 부합하였다. 나도 말하기를 좋아하는 터라 모임에서 재미난 이야기로 관심을 끄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 한권이면 한동안 이야기 소재감이 떨어지지 않을듯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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