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드뷔시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북에이드 / 2010년 10월
구판절판


368페이지의 꽤 두꺼운 이 책을 정말 단숨에 읽었다. 띠지에 적힌 놀라운 반전이 신선한 충격을 준다는 소절에 책을 읽는 내내 혼자서 반전을 궁리해보았는데, 정말 보기 좋게 한대 맞은 느낌이었다. 맞히기도 하였지만, 맞히지 못하기도 하였기에..


일본의 많은 미스터리 소설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제 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이라는 이 책은 교교한 달빛이 흐르는 가운데 수풀 속에 놓인 한대의 피아노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그 표지를 드러내주었다.


끔찍한 화재로 사랑하는 할아버지와 단짝친구이자 사촌인 루시아를 잃고 본인 자신은 신체의 1/3 이상이 탄화되어버린 열여섯 소녀. 엄마와 제 3자의 피부를 이식받고, 사라져버린 얼굴은 뛰어난 성형의학의 힘으로 완벽하게 복구가 되었다. 하지만, 기도에까지는 메스가 닿지 않았기에 심각하게 후두부 손상을 입은 그녀의 목소리는 개구리의 그것 같은 끔찍한 목소리로 남게 되었다.



아무튼 축하합니다. 하루카양. 나도 유언 집행 업무를 오래해왔지만,

하루카 양 같은 어린 아가씨가 거액의 유산을 상속한 예는 처음이에요.

요컨대 6억엔의 신데렐라라고 할까요.

77p



자식인 아버지와 삼촌에게보다 더 많은 유산이 남겨진 손녀. 할아버지의 전 재산 중 절반이 손녀 하루카에게 남겨지고, 그 유산은 신탁 형태로 기증되어 하루카가 피아노를 치며 꿈을 성공시킬 때에만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얼굴 근육하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그녀는 어머니에 의해 떠밀려 화재가 나기전 입학하기로 되어 있던 음악 명문 사립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다. 피아노를 치지 않으면 재산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그녀가 재활의 일종으로(?) 피아로에 전념해야만 하는 이유였다. 온몸에 붕대를 감고, 학교에 입학하자 모든 사람들의 표적인듯 눈에 띄게 되었고, 원래의 피아노 선생에게 레슨을 받으려 하자 안 그래도 시니컬했던 피아노 강사는 그녀를 가르치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미사키라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가 그녀를 맡아 가르치기로 하고, 너무나 아름답고 강인해보이는 그 남자는 그녀에게 피아노 선생이면서 곧 삶의 희망같은 존재로 자리잡게 된다. 피아노에 있어서는 악마, 마법사 그 이상의 힘을 가진 능력으로..


고작 몇달 전까지 옴짝달싹도 못했던 여자애가 그 곡을 쳤다는 말을 들은 그날부터 얼굴빛이 달라져서는 재활 치료를 부지런히 시작하더라.

네가 연주한 곡에 날개가 돋아 같은 처지에 있는 환자의 마음에까지 날아간거다.

네 연주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나 하나뿐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195p



그녀를 수술했던 성형외과 의사가 하루카에게 마음을 열고 한 말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나 대부분의 여자들은 자살을 하고 말기에, 그녀가 열심히 레슨을 받고 예전의 솜씨를 조금씩 되찾고 있는 것은 정말로 큰 희망이 되었던 것이다. 많은 환자들에게 교훈이 되는 그녀의 모습에 주치의조차 힘을 주며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아름다운 음은 한줄기 달빛이다.

소리가 빛이 되어 마음 속에 비쳐든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으니 금새 정경이 떠오르기에 또다시 놀랐다.

드뷔시는 음과 영상의 관계를 중시했노라고 미사키 씨가 해설했는데, 정말 그랬다.

호수에 달빛이 고요히 쏟아진다. 그 휘황한 빛을 받으며 한쌍의 남녀가 조용히 왈츠를 추고 있다.

시간마저 천천히 흘러간다. 부드러운 바람과 잔물결이 달빛에 반짝이고, 폐허가 된 고성이 뚜렷이 떠오른다.

한 음이 끊어지기 전에 다음 음이 이어진다.

곡이 끝났을때, 나는 무척 후회하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곡을 지금까지 적당히 듣고 말았을까.

선율이 아름답다는 생각은 했지만, 진지하게 들으면 이토록 상상력이 환기되는 곡이었건만.

204.205p









그리고 마치 재주부리는 곰처럼 그녀를 저명한 음악 콩쿨에 내보내기로 한 학교측의 결정에 소녀는 반항할 힘 없이 승복할 수 밖에 없었다. 아직은 그녀에게는 너무나 벅찬 시도였지만, 학교는 무리하게 그녀를 이용하려 하였고, 부모님들은 그녀가 학교 대표로 선정되었음을 너무나 감사하며 기뻐했으니 거부할 수 없는 일이었다. 본선 진출곡은 드뷔시. 소설 중간 중간 음악에 대한 작가의 설명은 음악을 듣는 것 그 이상의 감동을 전해주는 듯 하였다.

청각을 시각화하다. 귀로 들리는 감동의 순간을 이토록 생생하게 담아내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감상만 하는데도 벅찬 나같은 사람은 꿈도 못 꿀 일이었을 것이다.



뛰어난 강사를 곁에 두고, 피아노 레슨을 받던 그녀에게 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으니..

바로 어머니의 의문의 죽음이었다. 누군가에 의한 살해로 보이는 죽음. 그것은 자꾸만 하루카를 노리는 일련의 사건들과도 관련이 있었다. 계단에서 미끄러지도록 테입이 떨어져있고, 목발이 한쪽만 고의적으로 조작이 되어 높이가 맞지 않게 되었던 것. 심지어 골목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고의로 밀고 달아나기도했다.



6억엔의 신데렐라. 재산을 노리고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의 목숨을 노리는 그 무서운 존재로부터 아직도 재활중인 소녀는 버겁고 두렵기만하다. 하지만, 그녀가 의지할 단 한 사람, 미사키 선생.





나도 얻을 수 없는 것을 구하고 있었다.

가족을 잇달아 잃고, 피부와 목소리를 잃고, 신체의 자유마저 빼앗겼다.

잃은 것은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재활 치료가 끝나도 팔다리의 장애는 남을 것이다.

그러기에 잃은 것 대신 새로운 뭔가를 얻고 싶었다.

내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것, 나에게만 허락된 재산을 갖고 싶었다.



그것이 피아노였다.

피아노와 하나가 되었을때 나는 목소리 이상의 목소리로 노래한다.

말 이상의 말로 이야기한다.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때는 꿈같은 이야기였던 마법이 지금은 미사키 씨가 끌어내 준 가능성 덕택에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314p









신데렐라 소녀에 대한 주위의 날이 선 시선, 그리고 집안 누군가가 재산으로 인해 그녀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끔찍한 현실, 무엇보다 가슴아픈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 프랑켄슈타인처럼 갈기갈기 조합된 그녀의 피부와 돌아오지 않는 목소리... 감당하기 힘든 그 모든 것들을 감당해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었다. 그녀는 안되면 끝까지 노력해서 이겨내라는 할아버지의 생전 말씀대로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10분을 버티지 못하는, 단 8분 동안의 연주 실력만으로 콩쿨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그녀의 개인 교습 선생인 미사키 선생조차도 그녀의 완주를 기대할 수 없었다.


정신없이 읽다보니, 어느 덧 책의 결말인 그녀의 콩쿨 장면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지금도 살짝 소름이 돋는다. 무서워서가 아니라..정말 충격을 받았기에..

미스터리란 이런 것일까? 힘겨운 희생 속에서 피어나는 감동의 성장드라마를 쓰면서도 독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장치를 살짝 해놓는..

그리고, 중간 중간 궁금했던 그것들을 해결해주는 그 깔끔함.



어영부영 말을 흐리며, 미스터리하지도 않은 글을 미스터리한 척 서둘러 마무리하지도 않는다. 정확히 콕 집어 살짝 떨리는 전율이 오는 그 결말을 전해주면서..

눈으로 읽었던, 그리고 머리로 상상했던 그 음악을 같이 듣고, 공감하라며 멋진 드뷔시의 음반까지 같이 선물해준다.

주인공 하루카와 함께 범인을 예상하며, 의외의 범인(반전이라니.)이 누굴까 골머리를 앓고 있던 내머리를 살짝 때려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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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담 편지 - 엄마와 아기의 마음을 이어주는 교감 태교법
박종두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절판


아기가 만 두돌이 넘어가니, 이제 둘째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조리원 동기인 친구 둘은 올해 벌써 둘째들을 낳았고, 서울 사는 다른 친구도 얼마전 둘째를 가졌다고 연락이 왔다. 아직은 너무 어리게 느껴지는 첫째를 바라보면서 둘째를 갖느냐 마느냐도 고민이었다가 우선은 시간의 흐름에 맡겨보기로 하였다.

그래도 관심이 가는 건 첫째 때 충분히 해주지 못한 태교에 대한 열망이었다. 둘째를 가지면, 아마도 첫째 아이 쫓아다니느라 제대로 된 태교를 못해 줄 수 있겠지만, 첫 아이 책 같이 읽어주는게 태교가 되기도 한다니 그건 다행이다. 그래도 오로지 뱃속 태아만을 위한 새로운 준비를 해주고 싶었는데, 그런 내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멋진 책 한권을 만나 읽어보게 되었다.




태담편지.

첫 아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지금의 우리 아이의 태명은 희망이었다. 처음에는 태명도 지어줄 생각을 못했다. 그냥 초음파 사진을 보고 콩알이, 그 다음에 조금 더 자라선 호두, 그 다음에 한참을 고민하다 지은 태명.. 그것도 친정 어머니께서 지어주신 태명이 희망이었다. 희망이 이전에 온 아이가 태양이라는 태명을 갖고 있었는데, 태명 때문은 아니겠지만, 태양의 혹점처럼, 아이에게 까만 점이 보인다고 하더니..다음 검사때 이미 심장이 멎어있었다. 심장박동도 무척이나 예쁜 아이였는데..



결혼 후 바로 아이가 생겨서 어리둥절하면서도 무척 기뻤던 나는 그때의 충격과 슬픔에서 벗어나는일이 너무나 힘들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 찾아온 아기 희망이.

평범한 태명이었지만, 결코 놓치기 싫은 희망의 생명줄이었기에 태명을 희망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처음에 너무 유난을 떨어서 삼신 할머니의 노여움을 샀나 싶어서..

하고 싶었던 태교도 거의 하지 않았다. 음악을 듣네, 육아 강좌를 가네, 하는 등등의 일들을 일체 하지 않고, 그저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바라고 또 바랐고, 친구들에게도 마의 3개월이 훨씬 지난 5개월이 넘어 조금씩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첫 육아 강좌도 8개월이 훌쩍 넘어서야 처음으로 갔으니..



되도록 몸을 사리고 보호하는 데만 치중했던 첫 아이의 태교.

둘째때는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쓰고 노력을 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이 책 태담편지는 현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이 자신의 환자로 온 산모들에게서 받은 실제 태담편지를 12년간이나 모아 엮어 만든책이다.

거기에 살을 붙여서 태담과 태교, 그리고 임신했을때 산모들이 궁금해하는 여러가지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엮어 1장에 실었다.

2장부터가 태담편지이고, 사이사이에 또 임신했을때 도움이 되는 쏠쏠한 정보들이 실려있었다.

예비 엄마로서의 마음가짐, 그리고 임신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미리 준비를 하면 좋을 그런 것들을 이 책 태담편지를 통해 느끼고 찾을 수 있었다. 엄마들의 여리고 예쁜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책 속 하나하나의 섬세한 그림과 글씨들은 읽는 내내 기분까지 좋게 만들어준다. 예쁘고 좋은 것, 바른 것만 보고 태교하라는 어른들의 말씀 마따나 이 책은 임신했을때 읽으면 좋을, 또 아이를 낳고도 이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아기와 나를 이어주는 탯줄을 다시 되새기게 하는 책이었다. 나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엄마의 눈물나는 이야기서부터, 아이를 가진 기쁨에 어쩔줄 몰라하는 초보 엄마 아빠들의 살가운 이야기들까지

이 세상 가장 큰 축복이라는 아기에 대한 많은 사연들이 마치 편지 속 어여쁜 꽃들처럼 가득 차 있었다. 나도 둘째 때에는 이렇게 멋진 편지를 가득 읽고, 멋진 이야기 하나를 써서 우리 아이를 위해 큰 목소리로 읽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다.

태담편지라고 할만큼 거창하지는 못했지만, 담당 산부인과 선생님의 추천으로 용기내어 갔던 태교여행에서 아이아빠와 뱃속 희망이에게 썼던 편지가 있었다.

사랑하는 아이의 건강만을 기원하며 다짐하고 또 다짐했던 눈물의 편지. 지금 무척이나 예쁘게 자라주고 있는 아이를 보며, 지금은 희미해진 임신했을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려한다. 태담편지, 이 책은 과거의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또 앞으로의 준비하는 엄마로써의 모습을 가늠케 하는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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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 할래요! 주니어랜덤 세계 걸작 그림책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전혜원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9월
절판


부모님 세대때에는 아기들 배변 훈련을 돌 지나면 바로 시작해서 기저귀를 떼었다는데, 요즘의 육아서를 보면 18개월 이후로 시작을 하고, 24개월 전후해서 떼는 일이 많은 것으로 나와 있기도 하다. 사실 우리 아들도 이제는 슬슬 기저귀 뗄 때가 되었는데, 처음에는 변기에 앉으려고도 하지 않고 화만 내고 도망다니더니, 요즘에는 그래도 앉아있는 시늉이라도 내며 즐거워하여 슬슬 시작을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기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시작을 해봐야지 하며 생각하고 있었더니 제목이 오줌싸개 할래요 라는 이 동화책이 눈에 번쩍 띄었다.

물론 조금 더 자란 아이들의 이야기긴 하겠지만, 기저귀 훈련을 하면서 밤에 이불에 쉬라도 하는 날에는 아기가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날 것이기에 이 책을 통해 그 스트레스가 완화되길 바랬던 것. 스트레스가 있어야 긴장도 되겠지만,어쨌거나 아이 스스로 심하게 자책하지는 않도록 해주고 싶었다.



책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참 많은 것 같지만, 아니 그렇다고 배웠지만 가장 피부에 와닿게 느끼는 것은 바로 아기를 키우면서였다. 아기가 책을 보고 즐거워 하고, 보고 배운 것을 따라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좋은 책을 많이 읽혀줘야겠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들게 되었던 것이다.



잠자리에 누워 이불 아래를 살짝 들춰보는 개구장이 아이.


아이의 이름은 훈이다.

훈이는 할머니 댁에서 살고 있는지, 할머니댁의 전경이 나오고, 그리고 아주 특이한 화장실이 나왔다. 아니, 이 엄청나게 큰 욕조같은 화장실은 대체 어디람?

아주 멋진 화장실에서 훈이는 오줌을 누었어요.



조르르조르르 조르르르르..

사실 오줌누는 소리만 들어도 밤에 자다가 쉬야가 마려운 경우가 흔치 않은가?

그래서 아이들 쉬야 연습 시킬때에도 쉬쉬~~ 하면서 옆에서 의성어 소리를 내곤 하는데..

정말 책 읽는 내내 조르르 쪼로록 주르륵 쭈르륵..등등의 의성어 소리의 연발에 웃음이 났다. 오줌 안 마려운 아이도 오줌을 누겠는걸? 하면서 말이다.



드디어 그 엄청나게 큰 화장실에도 오줌이 넘쳐 흘러서 오줌이 바다를 이루고, 훈이는 오줌 바다에서 첨벙첨벙 헤엄을 쳤다. 아, 차가워 오줌바다는 차갑구나.



나 또한 어려서 할머니댁에 갔다가 수박을 먹고, 푸세식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기가 무서워서 그냥 잠이 들었다가 실례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일이 기억나는 듯 했다. 그때도 꿈을 꾸는데, 분명 화장실에서 쉬야를 했었단 말이지. 아마 모든 아이들이 그럴지 모른다. 분명 자다가 깨어서 화장실에서 쉬야를 하고 누웠는데..


왜? 왜? 훈이는 오줌바다를 헤엄치고 있느냔 말이다. 얼마나 차가웠을까? 녀석..등이 아마 축축하고 기분이 무척 나빴을텐데.. 마치 내 일인것마냥, 아니 내 아기의 일인것마냥 안타까운 마음.



어쩌다 실수한게 아닌 모양으로 훈이는 매일 아침 일어날때마다 오늘도 또? 하는 마음에 슬퍼지고 말았다.


그때 물방울 모양에 이마에 "오줌"이라고 씌여있는, (꼬마 아이들이 이 글을 보고 얼마나 배꼽 잡고 웃을런지. 생각만 해도 즐겁다. 아직 어린 우리 아기는 오줌, 똥이라는 단어의 즐거움을 모르는데..) 팔이 열개 정도 달리고 다리도 여러개 달린 인도의 무슨 신이 연상되는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그러더니 자신은 오줌싸개 신이라며 훈이를 놀리듯 덩실덩실 춤을 추고 사라져버렸다.

약이 오른 훈이가 오늘 밤만은 싸지 말아야지 했는데..

그 다음날에도 또 그다음날에도..오줌싸개 신은 열심히 나타나 춤을 추고 사라졌다.



도대체 오줌싸개 신을 만나지 않을 방법은 없는 걸까?


약이 오른 훈이가 오줌싸개 신에게 물어보자 비밀의 주문을 들려준다.

신다라 몬다라 시파파

초파라 푼타라 시페페



이 세상 모든 오줌싸개 아이들아. 주문을 외우자. 그러면 그 다음날 오줌싸개 신을 만나지 않고 약도 오르지 않을테니..

아, 이런 주옥같은 주문을 이렇게 알려줘도 되는건지 참,,오줌싸개 신은 인심이 후하기도 하다.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주문을 따라외우고, 만화영화에 나오는 어려운 주문들을 따라외우면 정말 소원이 이뤄질까 싶었던 어린철부지 시절의 기억들.

이 책을 읽고 열심히 주문을 외운 많은 오줌싸개 친구들이 그 다음날에는 머리에 키 쓰고 소금 받으러 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요즘 세상에는 키 구하기도 힘들단 말야.

우리 훈이도 비법을 알았으니 오줌싸개에서 벗어나려나? 그런데 왜 제목이 오줌싸개 할래요지?



대답은 책을 끝까지 읽어본 성실한 아이들만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어려서 말똥말똥 그림책을 보고 듣기만 하는 우리 아이도, 이 책의 주문을 들려주면 재미나서 까르르 웃을런지 모르겠다.

엄마가 이상한 의성어도 우쭈쭈쭈~ 해준다거나, 이모가 요로로로롭 해주면 까르르까르르 좋아하니..그래 신다라 몬다라 시파파..엄마가 외워주마.

배변 훈련 그 까짓거, 이 책과 함께라면 용기 백배~ 열심히 해보자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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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재봉사 숲속 재봉사
최향랑 글.그림 / 창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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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그런 상상 한번쯤 해보시지 않으셨나요? 벨벳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천연의 향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붉은 장미 꽃잎이 그대로 보기에 너무나 아쉬워 곱디고운 옷을 지어입으면 좋겠다라던지...요즘같은 가을에 떨어져있는 낙엽 색깔이 노랑, 빨강 너무나 예뻐서 노랑 은행잎으로 인형 치마옷을 해입히고, 빨강 단풍잎으로 예쁜 우산을 만들어 씌우면 좋겠다라는 그런 생각말입니다. 가끔씩 아이들 미술 시간에 등장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스탬프나 종이 사이에 물감 묻혀 찍는 존재가 되곤 하던 예쁜 나뭇잎과 꽃잎들로 숲속 재봉사가 멋진 옷을 지어주기 시작했네요.



창비에서 나온 책이라고 해서 더욱 기대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하나하나 직접 지어입힌 옷이라고 해서 더욱 기대를 안고 본 그림책이었지요. 그러다가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엄마는 환호성을 지르게 됩니다. 우와..예쁘다. 이렇게 고울 수가.

사실 첫 페이지부터 웃음으로 끄덕거리게 만들었어요.


레이스 뜨는 거미 아줌마가 있구요. 옷 크기재는 자벌레도 열심히 일하구요. 가위질 하는 거위벌레 (거위벌레는 처음 들어봤네요.)도 숲속 재봉사의 멋진 조수랍니다.




달달달달

사각사각

스륵스륵

조물조물



새책에 처음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던 아들이 (지금 25개월입니다.) 재미난 의성어 소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자자, 이제 엄마와 같이 멋진 그림책 세계로 빠져들어가보자꾸나.


숲속 재봉사가 쉬지 않고 만든 옷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멋졌답니다.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는 맨 나중에 다시 나오지만요. 신발부터 모자, 옷들까지 공주님들이라면 누구나 입고 싶어하는 그렇게 멋진 최고급 꽃잎으로 만든 화려한 드레스들이 눈에 띄네요. 숲속 재봉사님은 숲속에서만 일을 하지 않았어요. 하늘, 깊은 바다.넓은 들판, 산까지..모든 동물과 곤충들을 위해 옷을 만들어주고, 모두가 꿈꿔왔던 옷을 입고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답니다.


와. 하나같이 너무나 예뻐요. 그리고 평면으로 그림으로 존재했던 동물들이 숲속 재봉사님의 옷을 입고 입체가 되어 나타난 모습은 마치 책 속의 등장인물이 책 밖에 현실로 뛰쳐나온 듯이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 차이를 알 수 있겠지요? 아직은 어렵겠지만, 생각보다 우리 아이들, 정말 똑똑하답니다. 아니,그렇더라구요. 책을 그냥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흘려듣는줄알았는데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다른 책 읽어줄때 다시 찾아오고, 그거라고 하는거 보면 우리 아이들 절대 어리다고 생각할 일이 아니었어요.




책의 맨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장에 무엇으로 만들었을까가 나옵니다. 깊은 바다 얕은 바다 조개껍데기들부터 새가 된 어린 으름열매, 시원한 여름치마 만드는 푸른색 수국 꽃잎 등등. 마치 시와 같은 재료의 이름들이 줄줄이 나오지요. 아이들도 환상적인 세계에 빠져들 수 있겠지만 엄마들까지 소녀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답니다. 독후활동도 정말 따라하기 쉬울 것 같아요. 하나하나 너무 정교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꽃잎과 나뭇잎으로 무언가를 흉내내어 만들 수 있다라는 용기는 주니깐요. 아, 너무나 고운 꽃잎들, 모란 꽃잎과 참나리 꽃잎의 아름다움에 도취되는 듯 합니다. 정말 이게 단줄 알았어요.



작가분인 최향량님에 대해 즐거이 읽다보니 바로 옆에 또 하나의 선물이 붙어 있었네요.

바로 숲속 재봉사의 옷장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재봉사님과 옷들이 놓여져 있었지요. 공주님들이 너무나 좋아할 종이인형으로 탄생되어서 말입니다.


어려서 종이인형을 너무나 좋아해서 구두 상자 가득하게 종이인형을모았던 엄마로서는 아이들의 종이인형 사랑을 백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아기는 왕자님이라 어떨지 모르겠지만, 요즘 세상에 뭐 공주, 왕자 따로 있나요. 재미있는 놀이라면 얼마든지 같이 즐기는 거지요.

마음 속 재미난 이야기,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거미처럼 솔솔 뽑아 눈에 보이는 책으로 만드는 일이 참 즐겁다는 최향랑님 덕분에 즐거운 그림책을 만났네요.

하늘색 맑은 표지의 단아함이 책장을 넘길 수록 히야~하는 감탄사로 바뀌게 됨을 ...

엄마와 아이 모두 이 책으로 따스한 감성이 자라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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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지름신 - 수능.토익.회화
트로피컬북스 편집부 지음 / 트로피컬북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학창시절에 영어는 무척 좋아하는 과목 중 하나였다. 좋아하는 과목이었기에 살아가면서 영어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있을거라는 생각은 미처 해보지 못했었다., 문제는 당시의 영어 공부가 성문 종합영어, 맨투맨 종합 영어 등의 문법과 독해 위주의 공부였던 지라 시험지를 벗어나 막상 말하고 듣기 등의 회화를 구사해야하는 실용영어에서는 한없이 약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 외국계 회사에 들어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과 특성상 전공 이외에 영어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서 (타과 대비 기준) 고등학교때까지 열심이었던 영어를 대학때는 그저 교양수업때 듣고 마는 정도로 그쳐 자발적인 공부를 하지 않아 회화에 대한 자신감은 나날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사회에 나와 대하게되는 외국인과의 대화 앞에서는 먼저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영어를 듣고 한국어로 번역해 해석한후 한국어로 생각한 것을  다시 영작을 해서 영어로 대답하려니 인풋 아웃풋까지의 시간이 너무나 오래 걸리고 말았다. 그나마도 회화를 할 필요성이나 횟수가 늘었다면 더 자극을 받고 학원이라도 다니고 공부를 했을텐데 그 기회가 사회에서는 많지는 않았고 여행지에서 느끼는 괴리감 정도로 자리잡아서 자꾸만 회화를 소홀히 하여 지금은 영어 회화를 해야하는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현재 수능이나 회화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말하기가 어려운 내게 새로운 단어암기법을 제안해주는 책이었다.

처음에 책을 펼쳐들고는 본문의 나열, 그러니까 일사분란하게 나열된 표의 집합이 마치 전화번호부처럼 느껴져서.. 갑갑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책에 대한 설명과 단어의 수준등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 책을 전부 다 공부하고 외우고 서평을 쓰는 것은 아니어서 나는 이렇게 효과를 보았다 100% 장담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었다.

 

기존에 외워오던 영단어 하나에 한글해석 여러가지인 단어장에서 벗어나 반대로 한글 해석 하나에 영어단어가 따라오는 구조랄까. 또 비슷한 영어단어들을 한번에 외울 수 있게 유사어로 분류하여 한 한글에 여러 영어를 동시에 머리에 넣도록 고안해냈다는 것이다. 한글이 바로 영어식 사고로 이어지도록  뒷받침되었다는 책.

그리고 중요한 출제 빈도의 단어들은 별표, 수능 등을 언급하고 숫자의 경우에는 1990~2009년도까지의 미국 실용어의 사용빈도를 표시한 것이라 하니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부터 우선순위로 외울 수 있는데 도움을 주었다 한다.

 

이 책에 대한 솔직한 느낌을 말하자면, 최근에 나오는 많은 문제집이나 참고서적처럼 화려한 표지, 눈에 띄는 구성 등으로 돋보이는 책은 아니었다. 오히려 고등학교때 조금은 고루하게 느껴졌던 본고사 문제집이나 학원에서 전문적으로 따로 펴낸 문제집 같은 느낌을 준달까? 색색별로 화려하게 포인트를 주어 눈에 확확 들어오는 구성이 아닌점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 외양보다는 내실을 기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쉬운 단어들서부터 간단해보이지만 모르고 넘어갔던 그런 단어들까지 283page의 본문에 나온 단어들을 재미삼아 술술 읽어내려가며 암기를 하다보면 정말 작가가 의도한 대로 나도 한글로 생각한 문장을 영어로 바로 표현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조금이라도 그렇게 바뀔 수만 있다면 정말 하루에 몇장씩이라도 이 책을 야금야금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에 전념하고 있어 당장은 직장에 다시 복귀할 생각이 아니지만, 이렇게 전업주부에만 머무를 생각이 아닌데다, 아이가 자라 영어로 엄마에게 물어보거나 할때 자신감없이 말꼬리를 흐리는 엄마가 되고 싶지도 않다. 술술 넘겨 읽어봐도 머릿속에 어느 정도 남는 듯하면서 재미있게 외워질듯한 이 책. 옆에 끼고 찬찬히 들여다보며 잊혀졌던 어휘력을 보강하는데 도움을 주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게다가 저자의 의도대로 책을 완독한 다음 내 입에서 술술 영어가 나온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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