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와 마사 - 세상에서 가장 친한 두 친구 이야기 1 그림책은 내 친구 4
제임스 마셜 지음, 윤여림 옮김 / 논장 / 2003년 12월
구판절판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특별한 우정을 나누는 두 친구의 이야기, 조지와 마사.


(이 사진만 엄마표 홈스쿨링 사진이다.)

사실은 이 책을 읽기전에 진경혜님 저 엄마표 홈스쿨링 읽기 훈련 편에 소개 되었던 <조지와 마사>와 그 독후활동 편을 봤던 터라, 읽기 전부터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책 속의 책에 대한 관심이랄까? 진경혜님이 천재적으로 길러낸 두 남매가 어려서 0~4세때 정말 열심히 보여준 책이라 하였다. 열심히 읽어주고 독후활동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이들에게 하는 질문 내용과 독후활동, 퀴즈게임등을 소개하는 내용을 싣고 있었다.




그림은 소박하였지만, 그 안에 담긴 두 하마의 우정은 정말 따스하다.

총 5권의 짤막한 단편으로 그림과 같이 구성되어 있는데, 그 첫번째 이야기가 완두콩 수프이다.

조지는 완두콩 수프를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지만, 완두콩 수프 만들기를 좋아하는 친구 마사 덕에 매일 먹는 신세가 되었다. 게다가 어느 날인가는 열그릇이나 먹고 도저히 더는 못 먹겠어서 식탁 아래 신발에 몰래 쏟아부었다. 마사가 상처를 입을까봐 먹은 시늉을 한 것이다. 하지만, 마사는 부엌에서 다 보았고..

"완두콩 수프 신발을 신고 집에 갈 수 있겠어?"

라고 묻자 조지는 어쩔줄몰라한다.

"완두콩 수프가 싫다고 말하지 그랬어?"

"네가 속상해할까봐."

"바로, 친구에겐 언제나 진실만을 말해야지. 사실은 나도 완두콩 수프를 좋아하지 않아. 만들기만 좋아하지."

라며 앞으로는 완두콩 수프를 먹지 않아도 된다며, 맛있는 초컬릿 과자를 내민다.



그저 동화속 캐릭터인데도 그들의 서로를 생각하는 우정이 따스한 마음으로 전해져 온다.


두번째 이야기는 하늘을 나는 기구이다.

조지가 기구에 타고 있는데 아무리 해도 기구가 뜨질 않는다.

마사는 "바구니가 너무 무거운게 아닐까?"

하자 조지는 동감하며 자기가 나오면 바구니가 가벼워질거라 하고 나온다. 그러자 바구니가 날아가버리고 마사는 말한다.

"잘 됐어. 난 네가 나랑 여기 있는게 더 좋아."



하늘을 처음으로 나는 특별한 하마보다 여기 내 곁에 있는 친구의 존재가 더 소중하다는 것. 마사는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세번째 이야기는 조지가 목욕하는 마사를 몰래 들여다 보는 에피소드였고, . 네번째 이야기는 거울이야기였다.



다섯번째 이야기인 이빨에서는 조지가 스케이트를 타다가 앞니가 부러져 우스꽝스러운 자기 모습에 펑펑 울자..마사가 달래준다. 그리고 치과에서 선생님이 멋진 황금니를 심어주고, 마사가 기뻐 칭찬해준다.

"이래서 친구가 좋아. 친구에게 언제나 희망을 주면서 기운을 북돋워주거든."

마사는 조지의 말에 덧붙인다.

"게다가 친구는 진실만을 말하지."




이제 만 21개월인 우리 아들에게는 처음 사귄 친구가 한명 있다.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지도 않고, 문화센터나 기타 활동들을 안하고 있는 터라 따로 친구를 사귀게 해줄 기회가 없었는데, 우리 아이보다 6개월 빠른 딸을 둔 친구가 집근처로 이사를 오게 되어 아기들을 자주 만나게 해주니 서로가 서로를 찾는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유모차를 나란히 끌고 가는데 둘이 서로 옆으로 마주 보며 방글방글 웃는 모습도 정말 귀여웠고, 내려 놓으면 둘이서 손을 붙잡고 아장아장 걸어가기도 한다.



건포도를 서로 먹여주기도 하고, 친구가 갖고 싶은게 있으면 나눠주기도 한다. 물론 더 빨리 태어난 친구 딸은 그게 더 익숙한데 아직 어린 우리 아기는 좋아하는 친구에게 어떻게 감정 표현을 하는지 아기라 많이 서툰 감이 있다. 친구와 우정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이 많은 것이다. 이 책 속의 조지와 마사처럼 사이좋은 친구, 서로를 배려하고 위해주는 친구로 자라나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소중한 친구들과의 우정을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이 책을 아이에게 자주 읽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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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슬픔 - 엉뚱발랄 과부 소피의 팍팍한 세상 건너기
롤리 윈스턴 지음, 송정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남편을 젊은 나이에 잃고서 어떻게 좋은 슬픔으로 승화를 시킬 수가 있을까? 하지만, 작가의 특유의 위트로 엉뚱 발랄 과부 소피가 탄생을 하였고, 그녀의 모습에서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브리짓을 만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딱 표지 속 소피의 모습이 브리짓의 모습과 같았다. 실연의 상처에도 꾸역꾸역 이겨내고, 멋지게 사랑받는 브리짓의 모습이 소피에게서 나타나기를 희망하였다. 그래서, 이 책이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책이 되길 바랬다.

 

내 몸에 배신당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 책임자는 누구야? 39p

사랑하는 에단과의 사이에 아이를 갖고 싶어했으나 끝내 갖지 못했고, 결국 그는 호지킨 병으로 3년 만에 소피를 젊은 미망인으로 만들어버렸다. 에단의 어머니는 맨손으로 거미를 탁 쳐서 잡는 일등급 미망인이었다. 그녀는 잭 다니엘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주류 맞다.) 같은 미망인이었고 말이다.  

 

오랜 기다림끝에 얻은 사랑이 짧은 시간만에 추억과 상처만을 남긴채 떠나가버리자 그녀는 모든 것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더이상 몸매 관리를 하지도 않았고, 아니 직장에 나가는 일도 잊어버렸다. 실리콘 밸리의 바쁜 그녀의 직장에서는 파자마와 슬리퍼 차림에 머리도 며칠 됐는지 모르게 새집 지은채 나타난 그녀(이게 표지 모습일까?)를 보고 3개월 무급 휴가, 말이 좋아 휴가지 말 그대로 그녀를 짤라 버렸다. 그가 죽고 난 이후에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는 일상에 그녀는 처절한 배신감을 느꼈다.

 

슬픔은 이미 시작되었다.

슬픔은 뜨거운 목을 감싸고 있던 부어오른 팔과 귀로 느껴지는

시큼한 숨과 함께 내가 일어나기만을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자, 칫솔 들어

슬픔이 내게 말했다.

91p

 

에단이 떠났다.

그럼 찾아야죠

난 그렇게 생각했다.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인데..

93p

 

누군가를 만지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최근에 나를 만진건 치과 의사가 내 얼굴을 붙잡고 턱과 뺨을 붙잡은 것 뿐. 볼일로 들른 우체부 아저씨를 껴안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일찍 돌아가신 엄마가 이럴때 정말 원망스럽기만 한 소피. 엄마만 살아계셨더라도.. 내가 아플때 아스피린 두알과 먹을거리를 챙겨들고와 같이 드라마를 보던 엄마만 살아계셨더라도..

 

슬픔이 더이상 넘쳐오르기 힘들 무렵..그녀는 에단을 떠올리게 하는 부부의 공동공간인 집을 팔고, 친구 루스의  아이를 봐줄겸 루스에게 떠났다. 

그 곳에서 구직을 하다보니 자리가 없어 처음으로 웨이트리스 일을 하게 되었고, 어쩌다가 너무 멋진 배우 드루와 데이트를 하게 되고 다시 설레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도 아이를 돌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단체에 연락해 크리스털이라는 어려운 가정의 아이와 일주일에 한번 만남을 갖게 되었다. 슬픔을 치유하는 모임 (사랑하는 이를 죽음으로 잃은 사람들) 에 나가 마음을 바로잡고, 웨이트리스에서 샐러드걸로..다시 제빵사, 제빵장으로 진급한 그녀는 오히려 예전의 직업보다 제빵 자영업이 더 재능에 맞음을 깨닫는다. 그녀가 서서히 수면위로 행복하게 올라오는 이야기를 보고 싶었으나, 세상일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다. 완벽주의자였던 에단의 어머니 마리온이 치매에 걸림을 알게 되었고.. 대학때부터 친구가 알려줬던 '날 떠난 남자 떨쳐버리기 목록'은 다시 쓰고 싶지 않은 것이었으나 그녀를 유혹한 드루에게 다시 적용되는 일이었다.

 

사랑하는 에단의 죽음 이후에 너무나 슬퍼 집안의 그릇을 모조리 던져 깨트려버리고, 신랑 상사의 파티에 초청되어 갔음에도 그 집의 비상약통에서 신경안정제 자낙스를 찾는등 젊은 미망인으로써는 견디기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로, 새로운 사랑으로 멋지게 도약하려하는데..일이 꼬이는 것 같다.

 

우리의 사랑스러운 그녀 소피.

그녀는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544p의 두꺼운 소설이었음에도 잘 시간을 잊은채 나는 독서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이보다 더 힘들 수 있을까 싶은..사랑하는 이의 죽음, 그리고 실직, 모든 일들이 최악의 상황인데도 그녀는 조금씩 다시 떠오른다. 자신의 힘으로~ 당당히 일어서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멋지다.

 

힘든 미망인의 슬픈 사연만은 아니었다. 적어도 이 책에는 유쾌함이 섞여 있다. 그리고, 희망이라는 단어가 녹아 있다.

롤리 윈스턴의 첫번째 소설인 이 작품이 출간 즉시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일이.. 16개국으로 번역되어 팔리고, 유니버셜 영화사에 영화 판권까지 팔렸다는 일이....책을 다 읽고 나니 그럴 수 밖에 없을거란 믿음까지 들었다.

 

 

힘들고 슬픈 일이 있는가? 소피를 만나보자.

그리고, 그녀와 함께 자신있게 일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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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8 제너시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7
버나드 베켓 지음, 김현우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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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생소한 수식어들. 예전에 미처 만나지 못한 뉴질랜드 작가의 문학이었고, 인지과학, 분자생물학, 진화론, 플라톤 철학이 모두 한권에 담아낸 말 그대로 철학과 과학이 완벽하게 조화된 그런 소설이라는 것. 그리고 정말 깜짝 놀랄 반전이 있다는것까지.. 이 책 2058 제너시스에 붙은 수많은 수식어들이었다. 그리고, 나를 붙들어매는 표지의 흩날리는 금발(?) 머리와 몽환적인 느낌의 미래..

 

과연 2058년 이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과학의 진보와 발달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많은 문명의 이기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미래 과학 문명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예측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영화나 소설등을 통해서 봐도, 혹은 실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유추해봐도 인간의 무한한 욕심을 반영하다보면 결국은 우리 스스로의 목줄을 조이는 그런 단계에까지 이르는 결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부터도 환경오염에 의한 지구 멸망의 가속화 등 조금씩 삐걱거리는 증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3차 세계 대전 이후의 대 재앙.. 그 이후의 지구 모습에 대하여서는 지금의 인구가 아닌 정말 극 소수의 사람들만이 살아남아서 새로운 인류 문화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측하는 의견들이 많아 보인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4교시의 수업(?)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지 몰라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내 그 독특한 질의 응답 방식의 수업 내용에 몰입하게 된다. 학술원이라는 최고 두뇌 집단에 들어가기 위한 면접 고사가 바로 4교시의 수업으로 진행되고, 그 면접대상자인 아낙스의 서술과 묘사를 통해 우리는 미래의 모습을 엿 볼수가 있는 것이다.

 

아낙스는 아담 포드라는 영웅적인 인물에 대하여 공부를 하였고, 이야기를 펼쳐나가기 시작한다. 최고의 두뇌 집단 답게 면접관들의 질문은 집요하였고, 공화국의 이념에 반하는 의견일지라도 아낙스는 자신의 주장과 소견을 고집하여 발표한다. 면접관과 아낙스 간의 팽팽한 신경전과 수준높은 대화는 우리를 몰입하게 만들고, 그 속에서 같이 생각하게 만들어낸다. 그리고 작가가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게 무엇인지..아담은 왜 중요한 인물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어 갔다.

 

아담 포드. 그가 태어난 해가 바로 2058년이다.

플라톤이라는 인물이 지금의 뉴질랜드에 스스로의 재산을 온통 털어넣고, 주민들을 설득하여 21세기 최고의 방벽을 쌓는다. 그리고, 2030년 경에 전 세계에 대 재앙인 역병이 돌아 온 인류가 거의 몰살을 당했어도 뉴질랜드의 주민들만은 안전하였다. 플라톤은 그 이후에도 다른 이주민들의 이주를 막고, 공화국의 규율을 정비하여 사람들의 목숨을 지켜내었다. 대신에 그는 자신의 소신대로 강령을 만들어 인류의 유전자를 연구하여 태어나서 1년이 되자마자 4개 계급으로 분류하고 맞지 않은 이는 제거한 후에 엄격하게 키워나가기 시작한다. 결혼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공동체 생활을 통해 사람들은 생활하게 되었다.

 

아담은 최상위 계층인 철학자 계급으로 태어났으나 유전자 표지 중 두개가 행동의 예측 불가능성을 암시하여 제거가 권장되었다. ( 이 부분은 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화를 연상케 하였다.) 2059년 두번째 대역병의 공포가 휩쓸고 돌아 아담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유난히 연애에 관심을 보여 여학생의 가방에 숨어들어갔다가 결국 계급 강등을 당해 그 다음 단계인 군인, 그 중에서도 방벽을 지키는 보초병이 되었다.

 

보초병으로서의 그의 주된 역할이 피난민들을 사살하는 것이었는데, 자신 또래의 어린 여자를 죽이지 못하고 오히려 동료 병사를 죽여 재판에 회부되었다. 하지만, 권력층의 바램과 달리 사람들은 아담을 영웅시했고, 그를 함부로 처단하지 못하게 되자 인류의 노동력을 대신하라고 만들어준 안드로이드의 교육용 인간으로 (안드로이드가 이전에 어린이들을 공격해 살해한 이력이 있어서 위험하였기에 똑똑하면서도 목숨을 걸고 교육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다.) 아담을 투입하게 된다.

 

아담은 그렇게 아트라는 안드로이드와 만나 지능적인 대화를 하게 되었다. 물론 기계를 멸시하는 아담과 달리 집요하게 지능적인 질문을 이끌어내고, 존재에 대한 고찰, 그리고 인류와 로봇의 차이에 대한 질문을 당당하게 던지는 아트의 대범성에 나 또한 놀라고 말았다.

 

 


 

인간들의 문제는 뭐냐 하면 지구에서 생명이라는 것이 단 한번 창조된 줄 안다는 겁니다. 하지만 양식이 있는 외부 관찰자라면 그 일이 네 번 넘게 있었다는 것을 알겁니다. 게다가 나쁜 소식은 아쉽게도 당신네 인간들이 '자아'라고 생각하는 것은 겨우 두번째 단계 창조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물론 네번째 단계입니다. 당신들 인간보다 두 단계나 진보한 생명체란 뜻입니다.

123p

 



 


 

나는 기계가 아니야. 기계가 어떻게 아침의 풀잎 냄새와 아이의 울음 소리를 알겠어? 나는 내 피부에 쏟아지는 따뜻한 햇살의 느낌이고, 나를 덮치는 차가운 파도의 감각이야. 나는 절대 가 본 적 없지만 눈을 감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장소이고, 다른 이의 숨결과 그녀의 머리카락 색이야.

너는 인간의 수명이 짧다고 비웃었지만, 바로 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삶에 생명을 주는 거야. 나는 사유에 대해 생각하는 사상가지. ..세상이 네 버튼을 누르고 네 회로를 훑고 지나갈 수 있겠지. 하지만 세상이 나를 훑고 지나갈 수는 없어. 세상은 내 안에 머무르는 거야. 내가 세상 안에 있고, 세상도 내 안에 있는 거라고. 그 어떤 기계도 나를 만들어낼 수는 없어. 내가 바로 의미야.

132.133p

 



 

아낙스는 3교시까지 짧은 쉬는 시간의 숨돌리는 여유를 제외하고는 정말 바쁘게..그동안 공부한 것들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4교시 마지막 수업에서 정말 충격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아낙스가 사라졌다 믿은 정보들이 사실은 공개되지 않은 정보였다는 것, 아트와 아담 간의 숨겨진 대화들로 인해 아낙스는 충격에 빠지게 된다.

아낙스를 경악케 하고, 나 또한 숨막히게 만드는 그 반전은 무엇이란 말인가.

 

기대할 수 밖에 없었던 책이고..

그 기대감이 나를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나라면, 혹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인간과 로봇의 차이에 대해서..

인간이 로봇보다 우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에 대해서 당연한 논리를 펼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진실들은 다르게 흘러 갈 수 있다.

로봇은 우리와 다르다. 그들은 감정이 없다, 스스로 생각하는 관념이 없다.. 등등이 뒤집어진다면..?

연산이 아니라, 정말 생각이라면..

영화 아이로봇에서의 로봇들을 보며 미래의 로봇들과의 공존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두려웠었다.

2058 제너시스의 작가 버나드 베켓은..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우리에게 다시 던져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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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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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는 나는?>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에 이어 세번째로 만난 기욤 뮈소의 책 <그 후에>
그의 책을 읽다보면 세상에 둘도 없을 사랑이 나오고 삶과 죽음이 연계되어 환상적으로 조화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사실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도 하지만, 비슷한듯 하면서도 매 권 전혀 다른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 후에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하면서도 이번에는 또 어떤 반전으로 나를 놀래켜줄지 기대하고 있었다.
최고의 반전소설이라는 표지 문구를 읽어보며 말이다.
 
기욤 뮈소의 책이 특징적인 것이 처음부터 차근차근 사건이 진행되지 않는다. 시간을 혹은 공간을 넘나들며 여러 사건이 펼쳐지고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때로 우리 귀에 익숙한 음악들이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있다. 그로 인해 이 소설이 더욱 영화라는 느낌으로 실감나게 다가오는 듯 하다. 정말 영화 대본을 본 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헐리웃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눈앞에 영상이 펼쳐지는 느낌이 드니 말이다.
 
1972년 어린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네이선은 목숨을 걸고 호수에 뛰어들었다가 의식을 잃었다.
바로 그 다음에 12월 9일 현재의 맨해튼으로 돌아온다. 네이선은 성인이 되어 (그가 살아났음을 알 수 있다.) 그때 목숨을 구한 말로리와 이혼한.. 성공한 변호사의 모습으로 소개가 된다. 그러나 여전히 사랑하는 아내 말로리와 딸 보니가 옆에 없음에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그런 약한 모습을 지닌 변호사였다. 업계에서 손꼽히는 레인메이커가 된 네이선. 하지만, 아들 션의 영아돌연사로 인한 사망으로 아내와의 골은 깊어지고, 사랑하지만 둘은 점점 상처를 견뎌내지 못한채 서로를 밀어내고 멀어져버렸다.
 
뛰어난 외과의로 성공한 가렛 굿리치라는 사람이 나타나 네이선을 혼란케 한다.
그는 죽음을 예견하는 무서운(?)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평범한 의사였고..
네이선은 그로 인해 혼란스러워하지만, 굿리치와 같이 있으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고, 그를 믿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굿리치는 "메신저"였다. 죽음을 예견하는..
 
굿리치의 불쑥불쑥 수시로 등장하는 일들로 인해 자신의 죽음을 예상한 네이선은 두렵기만 하다.
사랑하는 말로리와도 다시 회복하고 싶었고, 사랑하는 보니를 두고 떠나는 것만큼 미어지는 일은 없었다.
 

딸을 보자 네이선은 가슴이 미어졌다. 앞날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죽어서도 아빠가 늘 곁에서 지켜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291p
 
가난한 가정부의 아들이었던 네이선은 인정받고 싶었다.
뛰어난 가문을 배경으로 갖고 있고, 변호사로도 성공한 말로리의 아버지 제프리와 그의 아내가 말로리와 네이선의 교제를 싫어하고, 네이선을 멸시했기 때문에..더욱 이를 갈고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유난히 다른 기욤뮈소의 소설들과 달리 연인의 사랑보다 가족의 사랑에 더 스포트라이트를 맞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아기엄마인 나는 책을 읽으며 생후 3개월에 생을 마감한 션이 불쌍해 견딜 수가 없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보니가 불쌍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혼자가 된 어린 아기 조쉬의 슬픔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어린 아이인 벤을 치고 달아난 뺑소니 사고도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고 말이다.
유난히.. 이 책에는 죽음이 많이 나온다. 그 후에..라는 것이 바로 사후 세계를 예견하는 그런 내용인 듯 하였다. 사랑 그 이후가 아닌 삶.. 그 후를 말하는..
 
'죽음의 시간은 사람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게 아니니까, 또한 최종 결정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왈가왈부할 수 없소.'
네이선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형사를 바라보았다. 그를 위로하려는 듯 형사가 좀 전에 한 말을 되풀이했다.
"이런 불상사가 벌어질 줄 몰랐잖습니까?"
169p
 
죽음을 준비해야하는 네이선의 불안함, 그리고 죽음을 알려줘야 하는 굿리치 박사의 비극이랄 수 있는 운명..
정말 이 세상에 메신저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기욤 뮈소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무한하다.
 
끝으로 영화 같은 이 소설이 정말 영화화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번역되어 출간된지 얼마 안된 신간이지만, 일찌감치 프랑스에서 나온 책인지라 2008년에 존 말코비치와 에반젤린 릴리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다. 헐리웃 스타일을 상상했는데, 번역 작가의 설명에 의하면 유럽영화의 분위기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한다. 국내에서도 영화 수입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스크린에서 만나 볼 수도 있을거라 기대해본다.
 
그리고 더욱 기쁜 소식은 4월 초에 <종이여자> 라는 신간이 프랑스에서 나왔다고 하니.. 한 베스트 셀러작가와 소설 속 여주인공의 사랑이 펼쳐지는 그 새롭고 환상적인 사랑을 또 한번 기대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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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 - 꼭 걸어봐야 할 대한민국 아름다운 길 50
신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품절


다이어트를 하려고 운동을 계획했을때 다른 어떤 운동보다도 하기 쉽고, 그러면서도 건강에 가장 유익하고 효과적인 것이 바로 걷기 임을 알았다. 그리고, 다행히도 운동은 싫어해도 걷는 것은 즐길 수 있었기에 열심히 걷기를 실행했던 때가 있었다. 정말 미련할 정도로 걸었을때에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할때였는데, 살을 뺀답시고 퇴근 길을 집까지 걸어서 가기도 한것이다. 바로 강남구 청담역에서부터 송파구 오금동 자취집까지 걸어갔던 것이다. 버스로도 막히면 한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를 (물론 버스는 뱅뱅 도니까..) 나는 그 버스 코스를 걸어서 갔다. 몇시간이 걸렸던가..거의 두 세시간 이상은 기본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는 다리도 너무 아파오고..다리 감각까지 상실할 지경이었다.



그런 걷기는 자주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끔 몸이 그렇게 걷고 나면 웬지 살에 대한 죄의식을 덜어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걷는 것에 숙달이 되어 친구들과 만나 올림픽 공원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페에 앉아서 달콤한 커피와 케익에 취해 엉덩이가 퍼져 나가는 것도 잊고 지내는 것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의 차이가 어떠한 것을 논하기도 하였다. 나중에 결혼하면 이렇게 살고 싶다. 다른 부부들처럼 밤마다 공기좋은 공원을 산책하고 건강을 챙기고 부부애도 과시하고 싶다. 그때 친구와 내린 결론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후에 만난 신랑은 연애할때는 자기도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결혼하고 나서 같이 그렇게 밤마다 걷자고 이야기를 하였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니 퇴근 후 천근만근인 몸을 이끌고 도저히 산책을 못 가겠다 하여 대개는 그냥 집에서 쉬는 일이 허다했다. 가끔 하는 산책도 집근처 마트까지 걸어가는 일이었던 지라 야식거리를 사들고 집에 와서 같이 먹고 나면 오히려 살은 더 찌는 듯 했다. 그래도 밤에 그렇게라도 잠깐 같이 걷고 나면 얼마나 개운하던지..


그런 걷는 기분을 새롭게 업그레이드 해줄 책을 만났다. 바로 여행책의 정석을 소개하는 랜덤하우스에서 새롭게 내놓은 국내 여행책자 [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 이다.

이왕에 걸을 거,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즐기며 걷는다면 다리도 덜 아프고 눈도 마음도 얼마나 즐거워지겠는가? 걷는 여행에 대해서 요즘에 제주 올레길 걷기가 워낙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서 관련한 여행 서적들을 세권 정도 읽어보았는데, 그때마다 든 생각이 제주도의 빼어난 풍광이야 익히 잘 알고 있는 바지만, 우리나라에 걸을만한 명소가 제주도 뿐이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육지에도 걷기 좋은 멋진 곳들이 많을진대 왜 그런 책들은 읽어보지 못했을까? 아쉽고 아쉬웠다. 그런 생각이 들때 새로 나온 이 책을 만나니 더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제주도는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곳이므로 쉽게 떠나기는 어려우니 말이다.



가까이 여행가고 싶을때 혹은 새로운 국내 여행지로 여행가고 싶을때, 그 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좀더 차근차근 곱씹으며 즐기고 싶을때 걸을만한 아름다운 명소를 소개받을 수 있는 책.

꼭 걸어봐야 할 대한 민국 아름다운 길 50곳을 수록한 이 책을 말이다. 제주 올레는 물론 서울에서부터의 걷기 여행지가 상세히 수록되어 있고, 여행지 스토리까지 곁들여져 있어 읽는 재미가 더해지는 책이었다.


요즘도 매일같이 산책을 하시고, 나보다 더 여행을 좋아하시지만, 마음껏 다녀보시지 못했던 아버지께서 먼저 이 책을 읽으셨는데 접어놓으신 부분이 있어 소개하고자한다. 바로 가까운 서울의 걷기 명소였다. 서울 도성 성곽을 일주하는 코스로 남대문에서 시작해서 남산, 광희문, 동대문, 혜화문 (이 근처에서 점심) ,숙정문, 백악산을 지나 인왕산, 선바위, 홍난파의 집, 경교장까지 거치고 다시 남대문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장장 19km, 9~10시간이 걸리는 코스였다. 행복과 비애를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꽃피는 봄날, 연둣빛으로 푸르러 가는 나뭇잎들과 빗방울처럼 떨어져 내리는 꽃잎을 맞으며 걸었던 성곽 길이 꿈속인듯 아련하다. 23p

굽이굽이 길마다의 설명과 역사가 어린 곳이면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다뤄진다. 걷기만으로 끝나지 않고, 저자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까지 생각하며 걸을 수 있는 코스들인 것이다. 여행 책이 이야기책, 역사책으로 재탄생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누군가 나에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걷기 좋은 길을 물으면 주저 없이 대답하는 곳이 몇 곳이 있다. 그 중 한 곳이 충북 괴산에 있는 외선유동과 화양동 계곡이다. 138p ..파곶이 나온다. 깊숙한 골짝에서 흘러내린 큰 시냇물이 밤낮으로 돌로 된 골짜기와 돌벼랑 밑으로 쏟아져 내리면서 천번 만번 돌고 도는 모양은 다 기록할 수가 없다. 사람들은 금강산 만폭동과 비교하여 웅장함에서는 조금 모자라지만 기이하고 묘한 것은 오히려 낫다고 한다. 금강산을 제외하고 이만한 수석이 없을 것이니, 당연히 삼남지방에서는 제일이라 할 것이다. 141p


누구라도 다녀온 사람들이 생기 가득한 얼굴로 오래도록 이야기하게 되는 곳이 바로 남해섬의 미조포구와 남해금산 자락의 상주 해수욕장 일대이다. 오늘의 도보 답사는 남해군 미조면 송정리에서 <구운몽>을 지은 김만중의 유배지였던 노도까지다. ..남해 금산 보리암에서 기도를 드리면 한가지 소원을 꼭 들어준다고 한다. 406p



누구나 사계절 행복한 여행자가 되도록 가슴 설레는 그 길을 소개해주는 '우리땅 걷기 ' 대표 신정일님.

저자가 소개해주는 대한민국 걷기 여행법은 특별하고도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여행법인 것 같았다.

집이 대전이라 근처 충청도부터 둘러보고, 그리고 차로 나아갈 수 있는 곳들로 서서히 하나씩 걷기 명소들을 늘려서 섭렵해나가고 싶다.



이땅 아름다운 도보여행지 50곳을 모두 다 걸을 수 있는 그날까지..

걷고 또 걷는 아름다운 여행을 계속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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