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못 잊을 어머니 손맛 - 구활의 77가지 고향음식 이야기
구활 글.그림 / 이숲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경북 경산 하양에서 태어나 매일 신문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낸 구활님의 어머니 손맛을 그리워한 77가지 음식 이야기.
살아 계셨으면 닭이라도 한 마리 잡아 곰국에 밥을 말아 한 그릇 같이 드셨으면 좋았을텐데, 이승까지 오시기엔 길이 너무 멀다. 구활님의 글은 이 책으로 처음 만나봤지만, 어려서 듣고 자란 부모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옛 이야기 같아 재미있었고, 또 공감가는 이야기들에는 고개가 끄덕여지고, 소박하지만 맛있어 보이는 새로운 메뉴들에는 침이 꼴깍 삼켜지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어머니 손맛을 그려낸 요리 레시피가 담긴 책일까? 싶었다 물론 책 표지를 보면 그런 생각은 금방 사라지지만.. 오히려 읽다보니 부모님 어릴 적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따뜻한 감성의 책이었다. 아버지께서 먹는 이야기 좀 그만 좀 해라 할 정도로 어느 순간부터인가 맛있는 음식은 내 주된 관심사가 되어 버렸다. 나도 모르게 입밖에 내놓는 말들이 다 그런 이야기였나보다 싶은 마음에 자제를 하려 노력하긴 하지만, 맛집과 음식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워지는 건 비단 나뿐이랴.
 
오늘날의 화려하고, 기교가 넘치는 그런 요리들은 아니지만,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 어렵기에 그것밖에 못 먹었지만 그래도 어머니 사랑이 가득한 그 맛이 너무나 그리워지는 구활님의 사모곡 같은 이 에세이 집을 나는 너무나 구수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께 권해드리면 더더욱 행복해하실 그런 책이란 생각도 들었고..
 
맛있게 먹어대던 부대찌개가 사실은 미군들의 잔반들을 한데 모아 끓인 꿀꿀이죽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는 부모님께도 듣고, 여기저기서 들었어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런이야기였다. 보기만 해도 냄새가 나는 잔반을 끓여서.. 그들이 먹다 남긴 소시지 하나라도 건지는 날에는 대박 행운이라며 기뻐했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였고, 아냐, 잔반이 아닐거야. 깔끔하게 남은 음식을 돌린게 아니었을까? 하고 괜히 위안삼아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책에는 정말 솔직하게 나온다. 냄새나는 잔반이라고 묘사되지는 않아도 먹다 남긴 흔적을 끓여 내놓은게 꿀꿀이죽이었다는 사실을.. 그 음식 하나 사먹으려도 홀어머니께 책 산다 뭐 산다 거짓말 해서 용돈을 타내어 배를 채우곤 하였다는 뒷 이야기까지도 말이다.
 
아, 그리고 우유떡.
이것도 엄마께 들은 이야기여서 반가운 소재였다.
분유를 배급으로 받으면, 쪄먹어서 이도 안 들어가게 딱딱하게 먹었다 하시었다. 아니, 왜 물에 타먹으면 되지? 쪄서 먹어요?
엄마께서도 글쎄, 그때는 먹는 방법을 몰라서 그랬던가? 하면서 어렴풋이 회상하셨는데, 구활 저자님 이야기를 들으니, 물에 타 먹고 다들 설사병이 나서 (우유를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서 아마 그랬을 듯) 물에 타 먹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아까운 식재료가 처치곤란하여 누군가가 우유떡을 해먹었단 소리에 너도 나도 해먹기 시작했단다.
 
알루미늄 도시락에 우유 가루를 엷게 깔고 밥할때 함께 쪄내면 우유떡이 된다.
우유 떡은 뜨거울땐 약간 부드럽지만 식고 나면 차돌멩이로 변했다.
아무리 단단한 이빨로도 깨물어 먹지는 못했다.
쉬는 시간에 교실 벽에 붙어 해바라기를 하고 있을때 아이들이 딱딱한 우유 떡을 꺼내 갉아먹곤 했다.
24p
 
된장 소믈리에라 자처하는 저자는 전용 된장단지를 가져본적이 있다고 한다. 그 안에는 풋고추, 통마늘, 마늘홰기, 콩잎, 미역줄거리, 명태 통마리, 말린 무 .. 양은 많지 않지만 종류가 다양한 보물단지를 채워넣다 보니 된장단지가 쉬(구더기)의 천국으로 변해 여름을 제대로 난적이 없었다 한다. 또 백조기 여러 마리를 몰래 된장 독에 묻었다가 된장 단지 금지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된장 장아찌가 그렇게 다양했던가? 장아찌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구활님의 식성에 많이 공감가지는 않았지만, 보물단지로 여길 만큼 행복한 된장단지였다고 하니 어쩐지 그 마음만은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했다.
 
어릴적 입맛을 잃지 못해서 된장을 끓일때 매운 고추 외에는 두부도 못 넣게 하고 떡국에 계란도 못 풀게 한다는데 어릴 적 입맛이 평생을 간다는 그 지론에 우리 부모님은 어떠하신가 하는 생각이 다 들었다. 가끔씩 시골 밥상이라면서 두분이 너무나도 맛있게 드시는 것들은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는 반찬들이 종종 있었다. 아마 그 때 그시절에 먹던 반찬을 잊지 못해 그러셨을텐데.. 나도 어려서부터 엄마가 해주신 반찬이 가장 맛있는 것처럼 부모님도 그러셨을텐데 하는 마음이 새록새록 들었다. 
   

 


빈식 부분을 보면서 옛 이야기들을 많이 떠올리게 되었고, 채식과 육식으로 이어지는 구활님의 이야기들에는 또다른 이야기들이 숨어 있었다.
이 책을 읽기 바로 얼마전에 6시 내고향이던가?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특이한 장, 시금장. 처음 접하는 그 고장 향토 음식을 이 책 속에서 또 만나니 이 또한 반가운 일의 연속이었다. 작가가 설명해주는 그대로를 나는 티브이 영상으로 보았고, 고향이 충청도인 나와 아버지 (그 프로 애청자이시다)는 아, 저렇게 만드는 장이 다 있구나 하면서 신기해하였다. 보리껍질 중 왕겨를 한풀 벗겨낸 다음 현맥 상태를 팔분도로 깎을때 나오는 고운 가루를 반죽해서 도넛 모양을 만든 후 짚불에 굽는다. 구운 깨주먹이를 줄에 꿰어 부엌 벽에 걸어두고 서서히 숙성 시켜 여름에 절구에 찧어 가루로 만든다는 것.
 
육식 이야기편에서는 피라미에 대한 이야기만 다섯편이나 진행되어 웃음이 나기도 하였다. 육식이라고 해봤자 가난했을 시절 요즘처럼 풍족히 고기를 먹을 수 없으니 개울가에서 잡는 피라미가 주된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것. 우리는 참 입도 편하고 몸도 너무 호사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그 감사함을 잊고 살아서 문제지. 신랑 말마따나 이렇게 음식이 호사로워진것이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건데.. 나 어릴적만 해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참고 절약하고 살았던 것 같으니 정말 요즘 먹거리 하나만큼은 넉넉한 그런 시대가 되었다. 아직도 끼니를 잇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어 모두의 행복이라 말하기엔 어렵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이 풍요를 낭비로 이어지게끔 살아서는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절약한다는게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절약하고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는 것. 추운 겨울날 옛날 이야기 해달라고 조르면 가끔씩 어릴 적 추억을 풀어놓아주시던 부모님의 이야기들을 훌륭한 입담을 가진 구활님의 추억으로 전해들으니 어릴적 받던 과자 종합 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처럼 행복한 기분으로 가득해졌다.
 
 
경북 지역만의 향토음식도 만나고, 물자가 풍족한 지금과 다른 수십년전의 독특한 음식 문화도 되새기고, 무엇보다도 작가의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만날 수 있었던 책, 어머니 손맛으로 과거로의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물들의 장보기 - 동물들이 골라주는 여러가지 자연 식품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2
조반나 조볼리 글, 시모나 모라짜니 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 25개월 우리 아기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큼지막하게 표지에 나와 있는 동물들의 장보기, 동물들도 좋아하는데 마트 마실까지 좋아하는 아기의 습성까지 완전히 딱 분석해서 정말 적합한 그림책이 나왔단 생각이 들었다. 오늘만 해도 아기와 마트에 갔다가 직접 카트를 끌고, 물건을 고르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혼잡한 주말이라 다른 카트에 치여서 넘어지기라도 할까봐 아기를 달래어 안고 있느라 진땀을 뺐다.

 

직접 가도 좋아하는 마트건만, 집에서 이렇게 동물 친구들이 쇼핑하는 독특한 내용을 그림책으로 읽어주었더니 더 재미있어 한다.

물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코끼리 장면을 가장 많이 보았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반복 효과가 한참 진행될 때인지 보고 싶은 것만 더 오래오래 보려고 하고, 순차적으로 그림책을 읽어주어도 결국 자신이 원하는 페이지로 돌아가 몇번이고 읽어달라고 한다.

 

자연식품만 있다는 기린마트. 아이들이 간식으로 좋아하지만, 막상 건강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아이스크림, 과자 등은 눈을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 곳이란다.

넓다란 마트에서 동물들을 어떤 쇼핑을 할까? 아기보다도 내가 더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그림도 독특해서, 나무들의 모양이 강아지,토끼 등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색달랐다. 기린마트의 모습도 자세히 보면 기린 모습이다. 동물들의 마트라는 공간을 창조해내려면 이 정도 상상력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든든한 후원이었을까? 어쨌거나 재미난 그 곳으로 아기와 함께 장을 보러 떠난다.

 

우리가 먹을 것을 쇼핑해오듯, 각 동물들도 각자가 좋아하는 먹거리들을 쇼핑한다. 어느 동물이 무얼 먹고 사는지도 배울 수 있고, 과자가 아닌 자연식품을 선호하는 그들의 취향을 보면서 건강한 먹거리가 무엇인지를 배우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엄마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서는 주위에 흔하게 널린 아이스크림, 과자 등의 인스턴트 음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는 힘들다. 나 또한 아기에게 되도록 좋은 음식만 먹이고 싶었는데, 외식 등에서 맛을 보게 된 아이가 떼를 쓰거나 하면 결국 나도 모르게, 아니 오늘 같은 날은 내가 먼저 아이스크림을 사주기도 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내가 먹고 싶어서 아기를 사주게 되는 것.

이렇게 파렴치한 엄마가 다 있을까. 부끄러운 마음이 들게하는 동화책이었다.

 

아이들의 친근한 동물친구들은 부지런히 건강한 먹거리만을 사들고 집에 간다.

달팽이가 사간 양상추, 민들레, 허브는 생각만 해도 향긋한 느낌이 전해져온다.  

 

 

코끼리 아주머니는 식구들이 배불리 먹도록 아카시아 잎을 세 트럭이나 사간다.

물론 아이들이 아카시아 잎을 먹을 수는 없겠지만, 동물들과 똑같은 것을 모두 먹을 수는 없기에 이해하고 넘어갈 부분도 있는 것. 어쨌거나 그들이 마트에서 담아가는 품목들을 보면서 어떤 자연식품이 있나 생각해보는 시간도 되었고, (물론 아직 어린 아기에게는 모두 다 이해하기에는 힘들 부분이겠지만, 4~7세를 위한 책이라니 이 연령의 아이들에게는 좀더 긴밀히 설명해줄수 있을 것 같다.) 계산도 하기 전에 한웅큼 집어 블루베리를 입안에 털어놓는 아빠곰의 진솔한(?) 모습은 마트에서 벌어지는 이런 저런 일상사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재미난 부분이었다. 이렇게 하면 안되겠지? 그래, 마트에서는 이렇게 하자. 남들도 배려하고, 규칙이라는게 있으니까 하면서 마트 예절도 배울 수 있는 것.

 

시끄러울 개미와 참새의 실랑이에서도 마트에서 조용히 하는게 남을 배려하는 거라는것도 설명해줄 수 있고.. 
 

 


나무 늘보가 호두를 따는 장면에서 웃음이 났던 까닭은 호두가 마트 포장용으로 비닐에 담긴채 나무에 다닥다닥 열려 있었다. 그림 하나하나를 놓치지 말고 꼼꼼이 보면 재미난 부분들이 제법 있는 듯.

 

마트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들과 자연 먹거리에 대한 바른 인식을 주게 하는 그림책.

동물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마트에서 지킬 예절과 앞으로 개선했으면 하는 식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독후활동이 풍성할 그런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 김별아, 김주영, 권지예, 구효서, 하성란, 전경린 … 35인 글.그림 작가와의 동행
김주영 외 지음 / 지식파수꾼(경향미디어) / 2010년 10월
절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문학과 예술을 하는 이들이 초대하는 거제도와의 만남.부끄럽게도 나는 아직 거제도를 가보지 못했다. 거제도는 항상 내게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통영과 거제쪽 바다는 유람선을 타고 돌면 달력 그림이나 다름 없는 멋진 풍경이라고 누누히 신랑이 이야기를 해주었으나 통영까지 간다는게 참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외도와 소매물도. 너무나 예쁘다는 외도는 정말 말로만 열심히 들었고, 티브이 속에서나 만날 수 있었다. 소매물도는 직장 생활 할적에 선배들이 추천해주는 멋진 섬이었고..

결국 나는 아직 거제도를 가보지 못했다. 섬이라고는 제주도와 안면도를 가본게 고작이려나? 인천공항 영종도도 섬에 넣으라면, 공항 갈적에 들렀으니 넣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섬에대한 나의 여행은 초라하기만 하였다. 그래서일까? 보다 많은 이들이 거제를 찾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거제 문화예술회관 관장 김형석님이 스토리 텔링으로 사기쳐서 거제도를 객단가 높은 곳으로 만들자라는 취지로, (사기라는 의미가 부정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었다. 네시 호수, 줄리엣의 집 마케팅 등 스토리텔링이 만들어낸 관광 명소들은 세계적으로도 많다. 그러기에 거제도에 스토리텔링을 부여하자는 것. 거제 포로 수용소는 우리의 감추고 싶은 수치와 상처의 공간이었고, 대우 조선소는 이순신장군이 처음으로 승전을 거둔 공간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우리의 자존심과 자긍심의 공간이었다. 그야말로 수치와 영광이 거제에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스토리텔링의 보고였다. 19p 스토리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화가와 작가들을 불러모은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거제 기행 후 남긴 멋진 거제의 그림과 글들이 우리에게 책으로 엮여져 새로운 여행 에세이로 소개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 속에는 거제의 사진과 글이 있는게 아니라 한자리에 모아놓은 멋드러진 그림들과 글들이 우리 눈을 현혹시키고 즐겁게 만들어준다. 한국의 관광도시뿐이 아닌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우뚝 서기를 바라는 마음은 제주도 외 또다른 관광 명소의 탄생을 꿈꾸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모두 적용되는 일이 아닐까?

나또한 아직 가보지 못한 거제였지만, 가장 가보고 싶은 우리나라 명소 중 하나가 바로 거제이기도 하였다. 아기가 있고, 신랑이 바쁘다는 핑계로 차 타고 장시간을 내려가야 하는 거제로의 여행을 쉽게 추진하지 못했지만, 책장을 넘길 수록 멋진 그림과 글에 매료가 되어서 이미 내 마음은 거제에 닿아 있는 것 같았다. 글 또한 작가들의 글 모음이라 역시 다르다. 여러 작가가 자신만의 특색으로 글을 쓴지라 다 읽는 맛이 다르고 하나하나 놓치기 아까울 정도로 재미나기도 하였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글들은 그 중에서도 몇가지로 따로 있었지만.. 자신이 보고 느낀 거제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에세이부터, 인생에 있어 여러번 만난 거제의 느낌을 총괄적으로 드러낸 작가, 자신의 어릴적 이름에 얽혔던 슬픈 해프닝에서 시작된 거제의 이름 풀이, 그리고 이어지는 거제 기행에 대한 남다른 분석들, 청마 집안이 살고 있다는 거제의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작가들이 각각 거제의 명소들을 따로 맡아 글을 쓰기로 하였다니 그러면서도 그 명소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다르다. 밥사주고 싶은 여자, 밥 사주기 싫은 여자라는 재미난 이분법으로 시작된 이현수님의 글 같은 경우에는 지심도의 사랑이야기가 돋보였다. 문단의 한 선배가 재벌가 규수와 함께 지심도로 사랑의 도피를 했는데, 그들의 사랑을 말릴 수 없음을 안 재벌가에서 결국 승낙을 했음에도 지심도가 너무나 아름다워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단다. 지심도라.. 1박 2일에서나 보고 들었던 섬이었는데, 그런 곳이었구나. 아, 가고 싶은 거제의 명소들이 자꾸만 추가되어간다.

글에 푹 빠져 있을라치면 연이어 다음 그림이 또 내 마음을 흔들어놓는다.아, 여행 에세이를 이렇게 감칠맛 가득하게 읽을 수도 있구나. 작가들의 글재주는 정말 남다르다고 느낀 것이 그들이 다르면서 같은 재능으로 표현해내는 맛있는 음식의 묘사라던지 다채로운 거제의 묘사들은 음식까지도 사랑하는 내 여행 욕구를 완전히 채워주는 듯 하였다.열기,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그 열기 구이라는 것. 생선 구이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웬지 그 음식은 내 입맛에도 쩍쩍 달라붙을 것만 같았다. 선생은 4월 말 2박 3일간의 거제 여행을 제안함녀서 마침표처럼 한마디를 덧붙였다."해이수, 나는 몇번 가봤는데, 그 맘때의 거제 물빛이 제일 좋더라."그말을 듣자마자 나는 남의 집 담장 아래서 참을 수 없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파안대소 속에서 봄날의 일몰과 붉은 꽃봉오리와 푸른 물빛이 꼴라주되고 마블링 되어 한몸으로 뒤섞였다. 4월말이 되기까지 나는 때때로 거제를 그런 춘심과 혼몽으로 앓았다. 85p 아하.. 4월 말, 기억해 두자. 거제의 바다가 가장 아름다울 그런 날. 그리고 작가들이 여행다녀온 바로 그 시기를 말이다.

참, 이 책은 세 파트로 나뉘어져있다. 여행 에세이가 이렇게 다양하게 한 책 속에 담겨 있을 수 있다는데 놀라워하면서 또 그 내용들이 각각 새록새록 재미나게 읽힌다는 것이 비단 이 글을 여행기로만 치부하기에는 지나치게 아쉬운 점이 많았다. 글그림 예술집 정도로 하면 어울리려나? 아뭏든 거제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청마 유치환의 사랑이야기. 유부남이던 그가 시조 시인 이영도를 사랑해 20년에 걸쳐 안타까운 그리움을 노래하게 하였다니, 유치환에 대해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던 듯. 게다가 그들의 사랑이 이뤄질 수 없음은 유치환이 유부남이었고, 시조시인 이영도는 어린 딸 하나를 기르며 사는 젊은 미망인이었기 때문이란다. 그의 사후에 이영도는 그에게 받은 연시와 연서를 추려 책 한권을 내게 된다. 유치환의 특별한 시선집인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118p 이뤄질 수는 없었지만, 많은 훌륭한 작품을 낳게 한 청마의 사랑, 거제에서 만날 수 밖에 없는 멋드러진 이야기들.

부끄럽게도 화가분들의 이름은 잘 알지 못했지만, 작가분들의 경우에는 몇 작품을 최근에 읽은 기억이 있어 기억나는 이름의 작가분들이 몇분 계셨다.구효서, 하성란, 김별아, 전경린 님들..정말 유명한 글들을 많이 쓰신 작가님들의 거제기행이라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김별아님이 취중에 꿈처럼 느끼며 쓴 방사 서복의 거제 탐방기는 정말 옛날이야기를 바로 전해듣듯이, 자기 자신이 서복이 되어 생동감있게 이야기를 진행해주었다. 고려 의종의 폐왕 이야기를 다뤄 준 전경린님의 글도 인상적이었다. 사실 모두가 다 재미있던 지라 내 취향대로 몇가지를 꼽아본 것 뿐이다. 세번째 마음을 보듬는 치유의 섬 거제 편에서는 일제 시대의 한글 탄압에 대한 구효서님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조선어를 끝내 고집한 윤동주님의 이야기서부터 지심교 분교에서 우리나라 학생과 선생님들이 찍은 사진, 국어사랑 나라사랑이라는 한글의 그 사진 속에 얼마나 일본군의 탄압에 힘겨웠을 그 이야기를 구효서님은 되새겨보시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있어 기대가 되기도 하였지만, 사실 각 작가분들의 색채가 강렬해 어떤 내용이 완성될지 몰라 재미나지 않을까봐 걱정도 되었던 책이었다. 하지만, 내 우려와 달리 너무나 근사한 거제도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완성되었다.그리고 나는 꼭 아이와 신랑과 함께 거제도로 갈 것이다. 그들이 거제도로 갔듯이 나 또한 4월의 거제 바다가 아름다운 날, 거제에 가서, 아름다운 지심도도 바라보고, 맛있는 요리도 먹고 청마의 사랑의 깊이를 느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시오페아 공주 - 現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 요즘 되도록 공포물들은 피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공포물이 섞인지도 모르고 얼떨결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분명 뒷표지에 판타지, 멜로, 호러, 미스터리, 로맨스가 결합된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소설집이라는 말이 있었건만..나는 그 호러의 존재를 너무 무심하게 넘겨버린 탓이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무렵, 마침 여행을 다녀온 후 후기를 올렸더니 지인분들이 놀라워하며 리플을 달아주셨다.
이름도 생소했던 코타키나발루.. 게다가 수트라 하버 리조트와 마누칸 섬까지.. 모두 책에 나왔던 그대로인데, 그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셨다니 정말 신기한 느낌이예요. 아, 그래요? 저도 그 소설 꼭 읽어보고 싶네요.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카시오페아 공주는 처음에는 희극처럼 시작되었으나 아내의 죽음 앞에서 무너지는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자꾸만 그 장면이 리플레이 되어 머릿속에 영상처럼 
떠오르는 바람에 소름이 끼치기도 하였다.
 
약사라는 안정된 직업도 있는데 굳이 위험한 격투기 선수로 활동하는 이유가 뭡니까?
강해지기 위해서요. 나쁜 놈들을 혼내줄만큼 강해지고 싶어서요.26p
 
처음에는 이 남자 참 독특한 캐릭터구나 싶었지만, 홀아비가 되었다길래, 아내와 이혼한건지 어떻게 상처한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아이의 유치원 선생님 미쉘.
 
그녀의 분위기는 참으로 독특하였다.사실 그녀 스스로 카시오페아에서 온 외계인이라 하였고, 믿기지는 않았지만 놀랍게도 말하지 않은 마음 속 생각들을 모두 읽어내는 재주를 지니고 있는 여자였다. 예쁘면서도 아주 몽환적인 표지의 그림, 웬지 그녀가 카시오페아 공주인 것 같아서 자꾸만 표지의 여자를 떠올리면서 읽어내려갔다.
이 책의 속도감은 정말 최고이다. 재미가 있으면서도 정말 빠르게 장이 넘어간다. 심지어 너무 무섭고 끔찍한 이야기조차 페이지는 빨리 넘어간다. 그렇게 읽어버렸다.
 
"첫번째 초이스, 마음 속의 증오를 용서로 푸는 거예요. 대신 제가 떠나지 않고 곁에 있을게요."
역시, 넌 외계인이 아니었어.
"두번째는?"
"저한테 비밀을 듣는 거죠. 대신 전 오빠 곁에 머물 수 없어요." 98p
 
 원한과 증오를 가슴에 품고 사는 남자, 그리고 외계인이라 자칭하며 나타나 그와 아이와 함께 코타키나발루 수트라하버 리조트로 여행을 다녀온 여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들 사이에 묘한 분위기의 사랑이 싹트는데 곧 ufo를 타야한다는 그녀. 그와 그녀 앞에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쩐지 너무 아련한 느낌으로 하지만, 재미있게는 읽었던 카시오페아 공주 다음의 이야기들은.(.아, 이 책은 여러 편의 단편으로 이어진 단편소설집이다.)깊은 밤 읽기에는 부적절한 이야기였다. 섬집 아기의 으스스한 느낌을 마치자마자 바로 잠을 자야할 시간이라서, 악몽을 꿀까 두려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어야했다.
사실, 섬집아기라는 동요에 사실은 자장가로 불리기에는 부적합한 슬픈 내용이 바탕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기를 업고 불러주던 이 노래가 으스스한 느낌이 들어서 다른 노래를 부르려 애쓴 적이 있었다. 그 노래를 연상케하는 이야기. 그리고 무섭기 이전에 소름부터 돋는, 이른바 현대의 괴담 같은 그런 이야기랄까?
 
부유한 아내, 그리고 성공한 남편, 그들에게는 자폐증을 앓는 아이가 있다. 그리고 어느 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친구가 나타나 동거를 종용한다. 천박한 눈빛으로 아내를 훑어내리는 사내의 눈길, 아내는 그와 함께 살길 거부하지만, 나에게는 그를 밀어낼 수 없는 비밀이 있다. 그를 전과자로 만든건 나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면서 공소시효 전에 주인공의 아내를 갖게 해달라고 (상당히 저속한 표현이 나온다.)조르고, 미쳤다고 펄쩍 뛰던 남편은 결국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승락한다. 이들 사이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내가 진짜 무서운 얘기 해줄까?
돌아삐린 동네 머슴아들이
하나같이 죽기 전에 모라캤는지 아나?
얼라 귀신을 봤단기라.
자고 있는데 얼라가 올라탔다는 놈도 있고,
화장실에서 봤다는 놈도 있고
돌잡이 정도 된 얼란데
눈에 피눈물을 흘리면서 그래 울더란다.
아기 귀신 봤다는 놈들 얼마 안돼서 다 죽었다. 116p
 
사실 끔찍하고 징그럽다고 생각했는데, 아기귀신에 얽힌 사연을 듣자 너무 가슴이 아파왔다. 어쩔수 없는 나도 아기엄마였으니..
예전에 김동리의 을화를 읽을 적에도 점을 치기 위해 어린 아기를 죽여 새끼손가락에 무얼 감는다고 하였던가? 암튼 아기가 한맺혀 죽어야만 신통한 점을 칠 수 있다며 그런 잔인한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와는 다르기는 했지만 분명 너무 가슴아픈 이야기긴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레몬, 좋은사람, 중독자의 키스..
 
레몬과 중독자의 키스는 카시오페아 공주와는 약간 다르지만, 그래도 좀 따스한 느낌이 묻어나는 그런 이야기였다.
하지만, 좋은 사람.. 뉴스에 간혹 등장하는 믿기 힘든 이야기들, 그 중에서도 가장 최악일 것 같은.. 마치 일본 괴기 만화의 어느 한 구석을 들여다 본 것 같은 음습함과 끔찍함.. 처음엔 그런 내용인지 몰랐는데, 갈수록 알게 된다. 이 이야기가 얼마나 놀랍고 끔찍한 내용인지.. 너무 무서웠지만, 그만큼 잘 만든 이야기기도 하였다. 생각하기도 무서운 스토리였지만.. 말이다.
 
어릴적 유괴되어 죽은 쌍둥이 동생이 자꾸 보이는 언니. 그 언니 역시 손목에 자살 흔적을 가지고 상처를 지닌채 살아가고 있다. 부모님도 죽은 동생을 잊지 못하고 내게 더이상 휴식처가 되어주지 못했다. 그런 어느 날, 원치 않는 소개팅 자리에 나가 기분이 나쁜 남자를 소개받았다. 내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느낌을 제대로 짚어내는 그에게는 불쾌한 마음만 쌓여가는데, 내 손목의 자살 상처를 보더니 오히려 반색하며 자신 역시 상처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말에 더 기겁을 하고, 박종삼이라는 인물을 피하게 되는데..
스토커처럼 무서운 일들이 자꾸만 일어나고, 여자는 정신병원 상담을 받고, 피하기만 하던 선배 기자의 데이트 신청도 받아들인다. 계속 이어지는 악몽, 그리고 박종삼의 끈질긴 괴롭힘 등 자꾸만 그녀를 벼랑으로 몰아가는 일들이 일어난다..
 
쌍둥이의 그림, 그리고 핏빛 소개팅의 기억이라는 무서운 문장, 무엇보다도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듯한 박종삼이라는 남자의 집착. 그 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기자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전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갔던 이야기. 카시오페아 공주는 중간쯤 예상을 했었는데, 이 소설은 정말 허를 찔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범죄의 끔찍함에 치가 다 떨릴 정도였다.
 
몽환적인 사랑 이야기로 모두 다 채워져 있을 줄 알았다.
그렇다고 무서운 이야기에 실망만 했다는 것은 아니다. 언제는 무서운 이야기만 골라서 볼 정도로 재미나 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소설 속 이야기는 그저 무섭기만 한게 아니라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그런이야기였다.
아무리 귀신이 나오고, 드라큘라가 나와도 정작은 인간이 벌이는 일만큼 무서운 일은 없다는 것을...
 
못 읽었으면 후회할만한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어렸을 적에 봤던 무서운 영화도 생각나고, 미국 드라마의 어느 범죄 스릴러도 조금 생각나고.. 여러 생각이 교묘하게 교차되는 그런 느낌을 주는 소설.
이 소설을 현재 인기 라디오 방송 프로인 두시탈출 컬투쇼의 pd분이 썼다는게 또 놀라운 사실이었다. 다양한 재주를 가진 분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병식 원장의 자연치유
조병식 지음 / 왕의서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한의학도 아닌 서양의학을 공부한 사람이 대체의학에 관심을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주위 친구 하나도 약대 재학시절, 갑자기 약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휴학을 하고, 대체의학, 자연요법 등에 빠져들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다시 약국 관리약사로 근무중인 걸 보니 그 속에서 이 책의 저자분과 같은 진리를 터득하지는 못했나보다. 저자 역시 같은 동료의사들이 자신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랄하고 있네"라는 식으로 폄하하는것을 깨닫고 있다. 그만큼 의학이라는 부분이 배타적이기는 하다. 작가는 부산대 의대를 졸업하고, 말기 암 병동을 돌다가 현대의학의 한계를 깨닫고, 더이상 약을 쓸 수 없는 환자들에 대한 애달픔으로 다른 돌파구를 찾아 산으로 들어간다.
 
가정 한의학에 대한 책은 두어 권 읽어봤지만, 대체의학, 자연요법에 대한 구체적인 책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게다가 환자를 치료하다보면 어쩔수없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상인데 그것을 극복하고자 다른 방안을 찾아 노력했다는 작가의 의지가 대단해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문제는 대체의학, 자연요법이 작가처럼 서양의학 등 전문적인 지식 위에 세워진 것이기에 환자 치료에 좀더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지, 대체의학이 좋다고 해서 인터넷 등의 정보나 카더라 통신만을 믿고 환자나 보호자 스스로 자기 병을 고쳐보겠노라 노력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은 중요한 것이다. 아프기 전에 내 몸의 건강을 돌봐야하는 것인데 우리는 이 가장 중요한 것을 잃은 이후에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
나또한 가족이 잦은 입원과 병치레를 하게 되어 더욱 건강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러운 부분은 병원치료에 의존하면서도 어디에 뭐가 좋다더라 하시면서 여기저기 얻은 정보로 생약 등을 섭취해 드실때 약물과 상호작용이 어떻게 일어나지는 않을런지 검증되지 않은 요법이라 걱정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몸에 좋다고 집에 있는 식물 뿌리를 함부로 캐어먹고 약물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보아왔기에 (우리 가족의 일은 아니었지만) 건강관리와 질병 치료등은 아주 심각하고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었다. 
   

 


우선 이 책에는 책의 앞뒤 부분에 실제 환자들의 수기가 실려 있고, 중간중간의 내용에도 조자인 조병식원장님이 말하는 환자들의 실제 치료 성공담이 실려 있다. 사실 믿고 싶은 부분은 바로 이점들이었다. 이게 이렇게 좋아요 하고 말만 하기보다 실제로 난치병인 말기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고, 너무 어려 골수 이식조차 힘든 생후 10개월인 어린 아기의 백혈병 치료에 노력을 기울이는 저자의 이야기들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믿기 힘든 그런 일들이 정말 일어났다. 직장의 20cm이상을 절제해야한다는 진단이 나온 장호씨의 경우에 자연 요법을 선택한 이후에 퇴원 열흘 전 검사를 한 결과 깨끗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그중 한 예였다. 암환자들에게는 정말 꿈만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겠다. 하지만, 모든 이들에게 이 방법이 적용이 될 것인가?
 
대개, 암을 억제할 정도의 인체 항상성, 자연치유력을 만드는데는 6개월 정도 걸린다. 여섯달은 자연건강법을 열심히 실천해야하는데, 스스로 식사와 산책이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체력이 안되는 분은 자연치유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51p
 
조병식 원장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내 몸의 면역력을 높이면 고치지 못할 병은 없다인 듯 싶다.
 
호전된 모든 분들의 사례는 자연생활과 자연식, 운동, 마음이 어우러진 결과다. 284p
 
자연치유 자체가 신체가 스스로 치유한다는 자기 몸안의 자연치유력으로 치료하는 것이고, 암을 비롯한 만성질환은 관리하는 병이기 때문이다.
치유법을 보면 다 스스로 하는 것이다. 마음도 스스로 다스리는 것이고, 식이와 운동도 스스로 하는 것이다.
치유의 승패는 스스로 얼마나 신념을 가지고, 정성을 들이고, 실천하는가에 달려 있다. 285p 
   

 


조병식 원장의 자연치유법은 5가지로 자연요법, 정신요법, 해독요법, 식이요법, 면역요법으로 크게 나뉜다.
사실 직접 자연의원에 들어가 전문가의 관리를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책에 나온 방법을 자신의 생활에 접목하여 따라하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그가 말하는 난치병 극복방법들과 건강 되찾기 방법들은 사실 암환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류마티스, 자율신경실조증, 간경화, 아토피 등의 현대의학이 해결하기 힘들다 하는 난치병 모두에 해당되는 것들이었다.
 
첫 부분에 그가 말했던 불건강에 나도 사실 해당되는 듯 했다. 지금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 어느때 어떤 질환이 발병될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은 상태. 서구식  식단을 좋아하는 식이요법서부터 등산 등의 기초적인 운동을 싫어하는 내 생활 패턴은 언제고 성인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껴안고 있었다. 그래서 조병식 원장의 이 책이 더욱 와닿았는지 모른다. 아픈 사람도 낫게 하는 방법으로 아프지 않더라도 건강하지 않은 이 몸의 상태를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도록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것.
 
그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나는 이 책을 곰곰히 읽고 또 읽는다. 자연요법의 예중에 소개하고 싶은 약간의 팁을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은 부분들이 있다. 실제로 이 책에는 이 외에도 참고하면 좋을 그런 내용들이 쏠쏠하게 있었다.
 
1. 자연요법에서 강조하는 산소 치유법 중에서 산소 수면법이라는게 있는데 바로 창문을 열고 자서 저온 수면을 하는 것, 찬 공기가 폐포를 열어 주기 때문에 자면서 산소 호흡을 충분히 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단, 몸이 찬 체질이나 영양이 부족하고 기력이 저하된 사람에게는 맞지 않다. 또, 폐암환자에게도 이 방법은 맞지 않다.
 
2. 암환자들은 죽염을 먹는 것이 좋다. 음식조리용으로 나온 생활 죽염은 3번 구운 것이고, 9번 구운 것이 치료 효과가 높다.
 
사실 식이요법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었는데, 가공 식품과 육류를 유난히 좋아하는 식습관을 지니고 있어서 어느 책을 보든 고치라고 나와 있는터라 쉽게 고쳐지지 않는 내 식습관이 많이 걱정이 되었다. 이 책의 식이요법 파트에서는 완전 곡류와 채소 위주의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을 권유하고, 암세포가 좋아하는 육고기, 정제 설탕, 정제 곡류, 조미료, 참기름 등을 피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소화 잘하기 방법도 나와 있었고, 책의 끝 부분에는 암과 난치병을 이기는 제철 밥상이 계절별로 레시피와 함께 영양과 효능까지 상세한 설명으로 잘 나와 있었다. 어떻게 먹으라는 것을 자연의원식 식단으로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부모님께 보여드리면 참 좋아하실 그런 책 같았다. 나 또한 이 책만큼은 다른 책이나 다른 정보처럼 막연한 대체요법으로 불안한 마음이 드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던 지라 얼마든지 읽어보시고 참고하시라고 권해드리고픈 마음이 들었다. 연세가 있으신 부모님들의 건강도 걱정이 되고,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 또한 젊다는 나이만 믿고 허송세월로 건강을 좀먹기엔 너무나 아까운 인생이기 때문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방법을 찾아 제철 식단과 함께 자연치유법을 높이는 방법으로 내 안의 건강을 되찾기를 소망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