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러 라이브 : 초회 한정판 (2disc+240p 콘티북+엽서(6EA))
김병우 감독, 이경영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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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러 라이브의 구조는 흥미롭다. 작위적인 부분들이 간혹 눈에 들어오지만(왜 대 테러정부기관과 국장이라는 사람이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거지? 한통속일텐데, 그리고 경찰서장의 단순한 악당캐릭의 현실감제로) 그나마 숨바꼭질처럼 억지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급박하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가는 것이 장점이었고 손에 땀을 쥐쥐는 않지만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는 미리 계산된 영상포인트들은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저 놓고 찍고 컷트감에 맞춰 짜집기한 영상이다.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루즈해지고 포인트가 없어졌다. 찰나의 순간에서 느껴지는 감흥이 이 영화는 그다지 없는 것. 너무 엄격하게 말해버렸지만 문제는 그부분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쿨하다. 마지막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지금 현재의 한국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진자들을 위한 세상. 없는 사람들은 그들의 희생양도 아니다. 들러리도 아니다. 인간이 아닐뿐이다. 그런 뉘앙스들이 묻어난다. 그리고 썩어 빠진 아나운서의 변화 그 역시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누군가를 위해 손을 내밀고 그 순간 나락으로 둘다 떨어져 버리는 구조. 쿨하다. 카타르시스와 애잔함의 절묘한 조화! 올해 최고의 신인감독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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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왕 - 아웃케이스 없음
연상호 감독, 김혜나 외 목소리 / 아트서비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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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비관적인 세계관은 처음 보았다.
사실 현실적인 학교의 디테일들은 공감간다.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하는 어린애적인 행동이랄지. 스스로 규율을 만들어 권력구조를 취하는 학생들. 일진 얘기들의 변형. 그리고 어렸을 때 경험해본 이야기들이 아닌가! 그러나 이야기가 너무 극단으로 흘러간다. 두렵고 무서운 세상에 대한 현실이 너무 극단이다. 자살... 욕지거리... 생활고... 어느정도 닮아 있는 구석이 있지만 너무하다. 우리 인생이 그런 식인가? 하지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은 압권이다. 계속 빠져들게 만든다. 악한에서 괴물로 가는 논리는 논리는 없지만 공감은 간다. 자살까지는 좀 오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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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고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김용화 감독, 성동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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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고는 차라리 볼거리보다는 드라마에 집중해야하지 않았을까?


영화속에서 고릴라가 뛰어다니는 모습은 가히 압권이다. 하지만 주인공과 고릴라 사이의 관계가 착취와 복종의 관계처럼 비춰지는 것 같다. 링링이를 위해 아무것도 희생하지 않으려는 주인공의 이기적인 모습이 차라리 기존의 것들과는 차별화된 결과를 낳지만 그렇다고 해서 엔딩이 특별하지는 않다. 단지 도구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는 것.


그리고 중반부까지 고릴라의 적응기보다는 활약 위주로 가다보니 뒷부분의 이야기들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그에 따라 라이벌이 등장 하나 별다른 대결보다는 이미 질 것 같은 상황에서 오는 조마조마한 모습에 그쳐버린다. 결국 열혈야구보다는 야구를 빗대어 고릴라와 사람 사이의 우정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에 비해 드라마가 탄탄치 못하다. 거대 예산이 들어간 만큼 이야기의 빈틈-링링이가 혼자 출전하여 난장판을 부리는 것-에서 오는 진행 과정의 억지가 하나 둘 늘어나 영화는 감정으로 정면승부를 하기보다는 편법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 그나마 국가대표에서의 드라마는 사라진 것 아닌가? 금박으로 점점 거대해지는 김용화감독작품이라는 명패가 부끄러울 정도다. 소재와 흥행배우 부족을 탓하기 이전에 이야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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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 (일반판)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나탈리 포트만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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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개인의 무너짐에 대한 영화를 주로 만들었다. 파이에서는 한명의 수학자, 레퀴엠에서는 약쟁이들, 더 레슬러에서는 늙어버린 레슬러의 비참한 인생살이를 보여준다. 이 내용들은 어떤 상황이 그를 몰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강박증과 굳어버린 형질에서 시작해 불행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구조다.

 

 블랙스완에서도 그런 주인공을 창조해냈다. '백조의 호수'에서 자신의 어두움을 들추는 흑조를 표현해야하는 니나(나탈리 포트만)는 자신의 어두운 면을 발견한다. 순결함을 강조하는 어머니 밑에서 억압당하는 모습이 외형적인 자학으로 들어나고 흑조의 내면을 연기하기 위한 시달림이 어두운 내면을 깨운다. 그녀속에서도 유혹과 욕망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몸동작과 굳어있는 그녀의 표정은 불안정한 한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릴리의 모습을 증오하고 거부하지만 영화속 릴리는 그녀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중적인 그녀의 모습은 공연을 하면서 결말을 맺는다. 한 명의 예술가로 혼을 불태우는 그녀는 자신의 억눌렸던 자아를 분출하고 죽임으로써 그녀의 욕망의 궁극에 달한다. 하지만 그녀 자신은 헤어나오기 힘든 상처로 죽어가는 상태다. 마치 성공과는 다른 어떤 궁극으로 향하고 싶은 욕망이 새로운 그녀를 탄생시키는 동시에 몰락시킨다.

 

 인간의 궁극적 욕망에 대해 다루려 했던 주제의식을 통해 불안정한 우리들이 다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남겨준다. 인간의 내면속에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모습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내안에 있는 것들이 날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것 역시 나 자신이다. 어떤 것이 진실인지 알지 못한 체 나를 옭아매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이 영화를 긍정할 수 밖에 없다.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이 공존하는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한 좋은 작품이다. 그리고 한 배우의 아름다움과 파극을 발레를 통해 그려낼 수 있다는 작가의 재능 역시 부러울 따름이다. 흑조와 백조, 양립하는 이미지의 통합을 이루고 싶은 감독의 욕망을 나타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완벽하고 싶은 인간의 병적인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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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 죽음의 바이러스
김성수 감독, 장혁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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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에 억지에 억지에 억지에 억지로 플롯이 구성되다보니 감정이 힘을 안 받는다. 한두번의 인위성을 허용하면서부터 영화가 망가진다. 극으로 가기위해 사건을 벌이기 위해 상황을 만들다보니 이야기가 확실히 극적이기는 한데 중간중간 감정의 흐름을 까먹는다. 딸을 살리기위해 딸과 헤어질수밖에 없는 상황 만들기, 장혁과 엮일 상황 만들기, 총 쏠 상황 만들기, 폭탄 떨어뜨릴 상황 만들기, 폭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만들기, 악한 국회의원들을 통한 분당시민 조지기... 계속적으로 상황을 만들다보니 영화는 현실감 제로에 난잡해졌다. 몽싸이는 왜 죽는지... 계속 그런 상황만들기에 그치니 진짜 공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악재에 악재다. 이 영화는 결국 돈을 분당에 쏟아 부은 셈이 되어버렸다. 영화가 가야할 길은 관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현실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래야만 영화에 몰입할 수 있지 않는가? 기본을 잃어버렸기에 영화는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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