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R.I.P.D.: 알.아이.피.디.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 케빈 베이컨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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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한 설정을 효과적으로 커버한다.
일단 영화는 황당하다. 예전 원작 자체에서 오는 올드한 느낌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건의 전개과정도 단순하다. 그래서 러닝타임이 상당히 짧다.
이 영화에서 포인트를 둔 것은 버디무비쪽이다.
두 사람이 팀웤을 맞춰가는 구조에서 오는 재미가 상당하다.
악당들과 싸우는 것보다 그들이 싸우는 것이 더 많을 정도로.
그리고 겉모습이 섹시한 언니와 중국인 노인이라는 설정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카우보이와 현재의 특수경찰의 조합이란.
결국 그들이 합심해 악당을 잡을 때의 쾌감은 둘이 가까워지는 깔아놓은 구조에서 거둔 수확인 듯하다. 그런 것들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상당히 한심한 영화가 되었을 듯. 거대한 사건을 어찌해결해야할지 두근거리는 것도 아니고 악당도 그저 단순하게 무너지니까. 결국 이 영화는 캐릭터가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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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니와 알렉산더 (1disc)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 / 엔터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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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보통 나이가 들면 들수록 주인공들 역시 완숙한 인생을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을 택하기 마련이다. 그 감독의 인생의 깊이가 묻어나야하기 때문에 그렇다. 얼마전 보았던 <산딸기>가 초기작이라고 친다면(그는 10년전부터 연출을 했지만) 그 영화속에서는 늙은 주인공이 삶을 돌아보는 것에서 시작하는 완숙한 노장의 영화처럼 느껴진다. 이 영화는 반대로 아이의 눈을 통해 인간을 바라본다. 어찌보면 그의 영화는 주인공의 삶을 파헤치기보다 주인공이 삶을 관찰하는 식의 구성을 취하기 때문에 주요인물의 설정이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아 보였다. 아이의 눈을 통해 펼쳐지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는 삶에 대한 다층적인 모습들을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싶었다. 또 하나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의 테마 역시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극장을 운영하는 가족의 이야기인 만큼, 무대 위에 희곡을 올린다는 것에 대한 의미가 마치 감독이 생각하는 영화의 의미처럼 느껴졌다.<이 작은 세계는 우리가 큰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큰 세계를 반영해왔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곳에 오는 사람들에게 세상사의 고단함을 잠깐이나마 잊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이나마 우리의 극장은 질서가 있고 일상이 숨쉬며, 관심과 사랑이 있는 작은 방입니다.>
작은 세계의 역할이 이 시대의 영화가 필요한 이유처럼 감독의 영화론이 내적 독백이 반영되었다고 느껴진다. 또, 인생을 연기에 비유하는 부분들도 나오는데, 삶의 본질을 연기에 빚대어 공감가게 표현한다. 그런 대사의 훌륭함들 뿐만이 아니라, 가족사 전체를 다루면서 죽음, 운명, 구원, 사랑의 의미들을 종합해 놓은 영화였다. 잉마르 베르히만이 공식적인 은퇴작으로 내놓은 영화다웠다.

 

또, 형이상학적인 문제들을 예전 영화들처럼 딱딱하게 접근하기보다는 미스테리와 스릴러, 드라마의 형식을 적절히 조합해 내어 관객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후반부 알렉산더의 아버지가 죽고 나서 진행되는 장면들은 플롯의 긴장감 속에 작가의 생각을 적절하게 녹여낸 탄탄함이 느껴졌다. 사실 영화가 긴만큼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다시 보면서 천천히 생각해보고 싶은 영화였다. 잊지 못할 오프닝의 주제곡처럼 전반적으로 따뜻한 분위기의 영화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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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3 - 아웃케이스 없음
셰인 블랙 감독, 벤 킹슬리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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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번 아이언맨은 색다르다.
단순한 영웅물이 아니라 괴짜 인간의 고군분투기다.
그가 싸우는 것은 먼저 불안과 두려움(이것은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그의 캐릭터상 언제나 장난기 넘치고 쾌활한 스타일이니까)이다. 그리고 영화가 끝났을 때 악당을 물리치는 것보다 그가 사로잡힌 스스로의 두려움을 이겨낸다.
아이언맨 수트를 벗어버리고 악당과 싸우는 아이언맨의 아이러니한 모습은 이제는 그가 수트라는 방패막을 벗어 버리고 스스로 두려움과 대면해 승리하는 것 이상의 쾌감이 있다.
그래서 이번 아이언맨은 차라리 버디물 또는 어른아이의 성장드라마의 형식을 띤다.

플롯은 재미있다. 악당의 정체를 하나하나 밝혀가며 그 정체를 비틀어 버리는 구조와 영화의 끝에 이르면 헐크에게 정신과상담을 받는 아이언맨의 회상이라는 액자식 구조는 위트가 넘친다.
그리고 이 플롯을 따라가면 아이언맨은 한명의 인간임을 그리고 악당 역시 하나의 인간임을 보여준다.
그들은 영화안에서 격렬하고 불꽃 튀기게 싸우지만 전형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 이야기 내면 속에 깔려 있는 기반 역시 좋다.

 
아랍인들에 의한 미국테러는 무차별식의 공포감을 안겨주지만 그것은 어떻게 보면 조작된 공포감에 가깝다.
미국이 그들에게 무엇을 했는지는 그리지 않지만 아랍단체들은 무차별적으로 미국에 테러를 가한다.
잔인하고 사람같지 않은 형태로... 그 뒤를 캐보면 그것을 조작하는 미국이라는 또다른 모습이 보인다.
악당 자체도 세상의 권력을 쥐고 흔드려는 또다른 서양인일뿐이다.
중반까지는 어떤 전형적인 미국의 아랍인에 대한 반감식구조를 보이지만 어느순간 그 이야기를 비틀어버린다.
그래서 재미있다. 그래서 의미있기도 하고...

 

화려한 시각적인 볼거리는 중간을 뛰어넘는 스토리 진행상 허점(바로바로 다음 플롯의 터닝포인트에 이르기 위해 아무설명없이 중간이야기 생략)도 있고 캐릭터의 일관성(여자친구가 죽었는데도 위트있는 말을 내뱉는 그의 성격?)도 간혹 부족하지만 그 모든 결점을 커버한다. 그리고 전작인 어벤저스의 거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묶어 놓아 또다른 거대 세계를 재미있게 제시한다.

 

다음 편은 어떨까? 어떤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기대가 되는 시리즈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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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치 제로
풍덕륜 감독, 안젤라베이비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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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시도다. 마치 와일드와일드웨스트를 보았을 때와 비슷한 감흥.
하지만 플롯 중간중간이 비어있어서 한번 탄흐름을 쭉 몰고 가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액션인데!...
마치 1인 대전게임을 하는 것처럼 한명을 꺽고 기다리고 한명을 꺽고 기다리고
요즘은 그런 식의 구성보다는 하나하나가 쌓이고

나중에 큰 악당을 물리치기까지 정신없이 몰아치는 영화들이 먹히지 않는가!
그러나 게임에서나 보았을 법한 마을설명과 선택 뭐 기타등등의 디자인과
SF환타지와 중국무협과의 조화가 흥미롭다.
그리고 1900년경의 중국 역사와 SF의 조합이라니 신선할 따름이다.
웃기지는 않지만 대단한 도전. 그리고 무술 고수들의 대단한 액션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마치 이연걸을 처음 만났을 때의 기분!
그리고 안젤라베이비라는 배우의 발견!
장쯔이만 무술 잘하는 줄 알았다 해!
아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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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SE + 워낭소리 미니북
이충렬 감독, 이삼순 외 출연 / 해리슨 앤 컴퍼니(H&Co.)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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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는 시네마베리떼의 전형이다. 연출자가 직접 이야기를 인도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그 의도가 드러나는 형식의 힘 있는 다큐멘터리 형식. 그리고 내용도 별반 많지 않다. 인터뷰도 적고 텍스트의 분량도 얼마 안된다. 단지 이 영화의 시간의 힘이 대단하다. 40년간 반려로 지낸 시간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불평불만, 때리기, 죽도록 일시키기 등등 소가 당했던 고초가 어찌 사랑으로 보일 수 있을까? 우리나라만의 정서일수도 있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 함께함 그리고 말이 아닌 마음으로 겉이 아닌 속으로 나타내는 애정이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으면 드러난다. 그리고 담담하게 죽음으로 가는 시간을 담아내고 단 한방울의 눈물을 잡아내며 소와 인간의 이별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그리고 이 영화의 코드 중 한 축은 충성이라는 것이다. 배신과 배반이 넘치는 이 시대 사랑을 줬음에도 받지 못하는 이 시대, 충성스럽게 노인의 곁을 지켜온 소에 대한 감동이 우리네 정서로 잘 풀려간다. 전체적으로 장면 연결이 의미있고 좋지만 FTA라는 정치적인 요소가 들어난 장면들은 좀 흠이 아닌가 싶다. 굳이 그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면... 이 드라마와 그다지 상관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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