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닿지 않는 아이
권하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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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카트의 떨떨거리는 소리에 박자를 맞춰, 나는 속으로 하나둘셋을 세어가며 한 발이 지면에 닿기도 전에 다른 발을 떼어 놓는다. 발이 닿지 않는 아이. 그것이 언젠가 내가 생각했던 나 자신의 유일한 정체성이다. 집에서도, 시설에서도, 학교에서도, 거리에서도,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나는 늘 발이 닿지 않아 둥실거리며 이리 저리  떠돈다.이러다간 언젠가 저기 먼 깜장 하늘 우주 구석까지 둥실거리며 헤매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아, 우주는 무지하게 춥다던데, 젠장. (p23)
권하은 작가는 인터넷 서점의 연재소설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 소설 역시 청소년 소설이었기에, 청소년들의 심리를 참 잘 이해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 보기도 했다.
 
 '발이 닿지 않는 아이'는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성장 소설이다. '나'라는 1인칭 시각으로 자신의 일상과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가 참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이 세상에서 오로지 혼자 동떨어진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소년.
아버지는 전과자로 감옥을 드나들다가 지금은 강간미수범에 살인미수범으로 감옥에 있고, 어머니는 몇 번의 가출을 거듭하다가 집을 나갔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홀로 사는 18살 소년.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지갑을 훔치기도 하고, 선생님에게 인간이하의 모욕을 견디기도 하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혼자 살아간다. 고물을 줍기도 하고, 편의점의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며. 어려서는 친척집에 맡겨지기도 하고, 시설에 있기도 하면서 못 먹고, 얻어 맞으며 자랐기에 다른 아이들처럼 크지도 못하고, 외소한 외모에 하는 일은 굼뜨기만 하다.
오죽하면 자신의 주변 인물들이 '군중1', '군중2'로 여겨질까.
소년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다른 사람들은 소년에게 관심을 가져 주지도 않는 그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런 소년에게 다가오는 학급 동료인 '군중1'과 '군중2'.
'군중1'은 공부 잘하는 모범생. '군중2'는 부유한 가정의 소녀.
아무도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는 소년에게 왜 그들은 다가왔을까.
그것은 부족한 것 없어 보이는 그들에게도 소년 못지 않은 아픔이 있기때문이다.
세 사람이 꾸며 나가는 이야기는 밋밋하고 무미건조한 이야기처럼 다가오지만, 그들의 이야기에는 서로 같은 아픔이 있기에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느껴지는 것이다.
마음이 아파도 누군가에게 아프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끼니를 거르기를 밥먹듯이 해도 배고프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엄마를 만나러 가기는 가지만,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도 알지도 못하고, 구태여 찾으려는 마음도 그리 많지 않은.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땅을 밟고 다니지만, 소년의 발은 땅에 닿지 않아서 허공에 둥둥 떠 다니는 것과 같다.
소년은 절대 발이 닿지 않아서 둥실거리며 떠도는 것과 같은.
아니, 두 발이 땅에 완전히 닿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어딘가 외롭고 아픈 그런 소년인 것이다.
너무도 암담하고 힘겨운 삶이고, 자칫하면 탈선의 길로 떨어져서 영영 올라오지 못할 것 같은 일상들이 계속되지만, 그래도, 그 길의 끝까지는 가지를 않고 되돌아오곤 한다. 소년은 자신의 일상도 힘겨운데, 고물을 줍는 할머니의 네 살배기 손자를 거두어 집으로 향하는 모습은 눈물겹도록 고맙고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진심이라는 게, 항상 느껴지는 게 아니다. 그런 식으로 어느 순간 불쑥 만져지는 거라는 걸 알게 됐지. (p150)
지극한 행복의 크기를 서로 비교하지 않는 것처럼, 다 같이 불행하고 가슴이 아픈 부분은 그 크기를 비교하지 않는다. 그러기엔 행복이나 불행은 너무 절실한 감정이다. (p195)


이 소설을 읽는내내 지금 우리 주변에서 그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소년과 같은 청소년들이 있다는 것이 마음 아프게 느껴졌다. 
좀더 큰 마음으로 세상의 가려진 곳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도 함께 들었다.
'발이 닿지 않는 아이'인 소년이 세상을 향해 환하게 웃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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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엉터리 딸기잼
프란츠 홀러 지음,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그림, 김경연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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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을 위한 창작동화를 읽을 적에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거인의 엉터리  딸기잼'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쓰여 졌기에 새롭고 흥미롭게 느껴지는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저자인 '프란츠 홀러'는 우리나라의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서 책머리에 인사말을 덧붙였다.

한국에도 사냥꾼이 '마법 상자'를 가져올 수 있는 숲이 있고, '멍청한 눈사태'가 어떤 녀석인지 알 수 있을 만큼 한라산과 지리산이 높은 산이기를 바랍니다. 또한 한국에도 서로 아옹다옹하는 사람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왜 '적대적인 나사'들이 존재하는지 이해할 테니까요. (...) 스위스에는 그 모든 것이 있습니다. (...) 이 모든 것은 스위스에 사는 한 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것들이라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작가는 자신이 쓴 이야기들이 자기 머리에서 한국 독자들의 머릿속으로 여행하는 데 성공하기를 매우 바랍니다. (한국의 어린 독자들에게, 저자의 글 중에서)
그렇다. '거인의 엉터리 딸기잼'에 나오는 88 편의 이야기는 스위스의 아동문학가인 '프란츠 홀러'의 머릿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 세상밖으로 나온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이야기들이 머나먼 곳(요즘은 그리 먼 곳이 아니지만, 어린이들에겐 먼 곳이겠지요)의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어떤 형식에 치우지지 않고 자유롭게 쓰여졌다. 어떤 이야기는 단 5줄로 끝맺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몇 페이지에 이르기도 한다. 그런데, 모든 이야기들이 일상 속의 이야기인듯하나, 상상 속의 이야기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에는 '프란츠 홀러'가 어린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거인이 난쟁이의 부탁으로 딸기잼을 만든다고 야단법석을 떨기도 하고, 아몬드 돼지 케이크가 창문앞에서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돼지들을 지켜보면서 그 돼지들처럼 죽지 않고 오래오래 케이크로 남아 있을 줄 착각을 하기도 한다.
스파게티 병 포장의 그림 속 여인이 소녀에게 말을 건네고, 소녀는 그 여인을 따라 여행을 하기도 한다. 순수한 마음의 어린이들만이 들을 수 있는 말이고, 그 여인과의 여행인 것이다.
 
  '오,후고!'에서 후고는 언제나 사고뭉치 취급을 받으면서 어떤 일이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되면 바로 후고때문이라고 지적을 받는다. '오, 후고!' 하면서.
그런데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니 후고는 그 전쟁이 자신의 탓으로 생각된다. 부모가 이혼을 하게 되자, '부디 전쟁이 나서 아버지가 전쟁터에 나갔으면' 하는 생각을 했기에. 그래서 대통령에게 이 전쟁은 자신의 탓이니 전쟁을 그만 두기를 바라는 편지를 쓴다. 이에 대한 반응이 어떨까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후고의 조언으로 전쟁터에 폭탄대신 바나나를 쓰고, 총알대신 초콜릿을 쓰고, 적의 아이들에게 낙하산에 매달아서 기니피그를 내려보내니.....
이렇듯, '거인의 엉터리 딸기잼'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기발한 상상력에서 나오게 되는 이야기들이고, 어린이들만이 생각할 수 있는 발상들인 것이다.
순수한 마음을 가져야만 이런 이야기들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저자는 어린이들의 마음과 함께 하고 있으며, 이런 맑은 이야기들을 읽는 아이들은 행복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어린이들의 마음은 아름다워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자의 나라에 동물의 왕과 싸우기를 원하는 코끼리가 있었단다. 그 나라의 왕이 된다는 것은 거대한 코끼리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누가 그 나라의 왕이 되겠는가? 그런데 아주 작은 생쥐가 코끼리를 물리치고 동물의 왕이 되었다면, '왕이누구'에서 그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지는데~~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들어 줄 수 있다는 '마법 상자' 그러나, 이 마법상자는 원하는 것을 말하면, 정작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오, 그건 제가 너무 무거워요" 고작 이런 말이나 하니, 그러나, 가장  필요할  때에 아주 좋은 소금 한 상자를 가득 담아 내니, 젊은이는 공주를 얻고, 왕국을 얻고~~

이렇게 이야기 속에 재미와 함께 지혜로움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형식이 없다. 독자들은 어떤 이야기를 읽다가  이야기의 결말이 다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 중의 '대장장이와 빵장수'는 일곱 가지 다른 결말을 지닌 이야기이다. 정말 색다르지 않은가?
어른들은 때때로 이해력이 없어. 인생에. 특히 밤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른다.  (p252)
동물 잡지 속에서 악어가 튀어나온다면~~ 남자의 뱃 속에서 어떤 아이가 살고 있다면~~ 시럽 병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주변의 사물들 속에, 그리고 일상 속에, 기발한 이야기의 소재들은 무궁무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소재들은 '프란츠 홀러'에 의해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변한다. 그 이야기들 속에는 환상의 나라가~~ 풍자의 세계가~~ 지혜가 담겨 있는 것이다. 
 
 

'프란츠 홀더'의 머릿속 이야기가 우리의 어린이들 머릿 속으로 즐거운 여행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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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작은 거짓말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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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일까?' '결혼이란 무엇일까?'
'작은 거짓말이란?'
이 소설의 제목인 '달콤한 작은 거짓말'은 정말 '달콤한 거짓말일까?'
'작은 거짓말'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상황에 따라서 해도 되는 거짓말일까?
이런 많은 질문들을 책을 향해 던져본다. 그러나, 그런 질문들보다 더 큰 질문이자 대답은 '신뢰를 잃어버린 사랑과 결혼은 이미 사랑과 결혼의 의미를 상실해 버린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이 책의 저자인 '에쿠니 가오리'가 누구던가.
일본의 3대 여류작가라고 하는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이다. 그녀들의 작품은 장편소설이라고 하더라도 그리 긴 내용의 작품들은 아니다. 그리고, 어려운 주제보다는 일상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남녀간의 사랑을 주로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남겨주는 그런 글들이다.


특히, '에쿠니 가오리'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청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녀는 '냉정과 열정사이(Rosso)'. '호텔 선인장',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좌안','도쿄타워' 등이 있다. 근간으로는 '빨간 장화'가 있지만, 그 소설은 아직 읽지 않았는데, 이 소설이 결혼 10년차 부부의 결혼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달콤한 작은 거짓말'은 앞의 작품에 이은 결혼에 대한 연작 소설집이라고 한다.


결혼3년차 부부인 '루리코'와 '사토시'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면, 루리코는 테디 베어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전시회를 열기도 하는 테디 베어 작가이다. 그리고 남편인 '사토시'는 회사원이다. 그들은 비행기안에서 만나서 결혼을 한 연상커플. 처음에는 연하였던 '사토시'가 더 적극적이었지만, 결혼 3년이 지난 지금은 벌써 심심하고 무덤덤한 부부이다.
남편이 퇴근을 하면, 아내는 자신의 하루 생활을 모두 이야기해준다. 남편은 무심히 들어 넘기고, 그들은 사회성이 결여되었는지, 친구도 별로 없는...  그래서 남편은 칼퇴근을 하는... 그리고 저녁 식사후에는 각자의 방으로 간다. 아내는 테디 베어를 만들고, 남편은 자신의 방의 문을 걸어 잠그고 음악을 들으면서 게임에 몰두한다. 아내가 마련한 차 한 잔을 마시는 것조차 아내는 남편에게 핸드폰으로 연락을 한다. 같은 집에서. 부부생활도 2년동안 하지 않은 부부이다.
이들에게 찾아온 새로운 연애. 아내인 루리코는 자신이 팔지 않는 테디 베어인 '나나'를 사기를 원하는 '하루오'를 자신의 전시회에서 만나면서. 남편은 대학시절의 스키부 후배였던 '미우라 시호'를 동문회에서.
그리고, 아내와 남편은 서로 외도를 계속하게 된다. 처음엔 가벼운 만남이었지만, 갈수록 자신들의 상대방보다는 더 강하게 이끌리는 매력에 끌리게 되고, 깊은 관계까지.
왜 거짓말을 못하는지 알아? 사람은 지키고 싶은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 혹은 지키려는 사람에게.”
아내 '루리코'는 외도후에 일상으로 되돌아 오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결혼 생활을 지키기 위한 이유로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난 '루리코'의 맹랑한 자기 변호의 말에 동의할 수가 없다. 그들의 사랑은 진실한 사랑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결혼 역시 진정한 결혼의 의미를 갖추지는 못했다고 본다. 그들의 사랑과 결혼이 진실이라면, 그들의 지금과 같은 결혼 생활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자신들의 마음을 활짝 열지 못한 상태에서 결혼을 한 것이고, 그들이 사랑한다고 생각한 것은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루리코'는 남편을 사랑하고 싶지만 '하리오'와의 연인사이가 되었고, 그의 외도는 결혼 생활의 윤활유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남편의 바람은 인정할 수 없는. 타인은 모르는 것이 부부의 이야기라고 하지 않는가?
서로가 상대방 모르게 갖고 있는 비밀, 그것이 '달콤한 작은 거짓말'같지만, 후폭풍은 엄청난 위력을 가진 거짓말인 것이다.
루리코와 사이토. 이 부부는 가정과 외도.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한 것은 아닐까. 그들 부부간에 사랑은 존재하기나 한 것일까.
이 부부에게 있어서 가정은 남편과 아내의 거짓과 거짓사이에 짧은 휴식을 가지는 곳의 역할 밖에는 하지를 못한다.
이 세상의 수많은 부부들에게 물어보라. 그들의 답은 '둘이 있어도 외롭지만, 그래도 둘이 있고 싶은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고, 부부라고 말할 것이다.
특히, '루리코'는 자신이 외도를 하기 전부터, 그리고 남편의 외도를 알기 전부터, 남편이 바람을 핀다면 찔러 죽이겠다고 했다.
이런 루리코의 생각이 결국에는 엄청난 사건을 일으키리라는 것을 암시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여기에 감초역할을 하는 사토시의 여동생. 이들 부부의 모든 것을 짐작하고 알고 있는 듯한 암시만을 줄 뿐 결정적인 말은 하지 않는다.
솔라닌 보다는 바꽃.....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결혼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직'이 아닐까 한다. 여기에 아무리 작은 거짓말이라도, 달콤한 거짓말이라도 끼어 든다면 그 결말은 파탄에 이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에쿠니 가오리의 전작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이 '사람은 누구나 고독하다'라는 전제가 소설 속에 깔려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고독은 우리 모두가 삶을 살아가면서 가지고 있는 요인일 것이다. '달콤한 작은 거짓말'에서는 그 고독이 너무도 강하여, 이와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소설의 앞 부분과 뒷 부분의 광기어린 루리코의 행동에 독자들은 아연실색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결혼한 부부들은 서로간에 신뢰를 가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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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하루 만에 잊어라
야나이 다다시 지음, 정선우 옮김 / 김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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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에 출간된 책으로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이야기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가와시마 고타로'인데, 이 사람은 유니클로에 대한 책을 3권을 집필했는데 그중의 한 권이었다. 그는 유니클로 매장 책임자로 있었기에 그가 본 유니클로에 대한 평가는 '평범한 속에 특별함', '단기간의 대박', '불황을 이겨낸 의지'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 의류사업을 하게 된 배경에서부터 시작하여, 유니클로의 성장배경, 성공 스토리, 위기를 극복한 경영혁신, 글로벌 넘버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현재와 미래 전략, 야나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성공은 하루 만에 잊어라'는 유니클로의 회장인 야나이 다다시가 직접 저술한 책이기에 두 권의 책이 다루는 내용은 같을지 모르겠으나, 유니클의 성공 신화에 대한 어떤 시각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가와시마 고타로는

야나이 회장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하면 좌절하고 말지만 야나이 회장은 실패에서도 더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이다.
그의 최고의 목표는 글로벌 넘버원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야나이 다다시의 유니클로 이야기 중에서)


그러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가와시마 고타로와 같은 생각이면서도 지금의 위치에 머물지 않고, 다시 말하면, 어떤 제품의 매출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고 해도, 그리고, 유니클로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거기에서 멈추는 안정지향 성장에 안주해서는 안되는 것을 상당히 강하게 강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성공의 비결이나 공식같은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눈 앞의 신기루에 속아 과거의 작은 성공에 집착하는 한 진정한 성공도 이룰 수 없다. 더 큰 성공을 위해 계속 도전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성공은 계속되기 힘들다.(p6)

그렇기에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성공의 방정식은 없으며, 유니클로 역시 다만 현장주의를 철저히 닦고 착실한 작업을 우선시 하였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자신이 유니클로를 경영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던 사례들을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유니클로의 구조 개혁을 위해 흙투성이가 되어 악전고투한 기록이라고 저자 자신이 이야기한다.
그의 목표는 유니클로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다. 세계 제일의 유니클로, 패스트 리테일링 실현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중국 진출을 했으나, 처음에 중국인의 소득계층을 감안하여 상품의 가격을 낮추어야 겠다는 생각에 소재를 바꾸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이 나오게 되고, 그것이 중국 진출의 실패 원인이 된다. 그러나 일본에서 수출하는 관세까지 감안하여 일본보다 조금 가격이 비싸지더라도 일본의 상품과 같이 태그까지 그대로 사용하자 성공을 이루게 된다. 이것이 제품 판매에 있어서 생각과 실제가 같을 수 없다는 실증이 되기도 한다.
그외에 영국 진출로 2001년 9궐 런던 시내에 매장을 개설하지만 2003년에는 16개 매장 전체가 폐쇄되기도 하는 실패.
그리고, 2002년 FR Food 설립으로 신선한 야채와 과일 공급까지 꿈꾸지만 실패를 하게 되는 이야기. 공산품과 농산품의 생산과 판매는 서로 별개임을 일깨워준 씁쓸한 경험.
우리나라에도 유니클로 매장은 여기 저기 많이 있다. 우리의 인식은 유니클로 하면 중저가 상품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넓은 매장안을 창고형으로 만들어 놓은 그런 매장을....
그런데,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2004년에 전국의 신문을 통해 "유니클로는 저가 정책을 그만 두겠습니다!"라는 발표를 했다고 한다. 이 발표에 주목할 점은 이제는 제품의 질을 더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에 가격을 생각하겠다는 말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 좋은 상품이니까 사 주십시요!"라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란다.
그리고, 창고형 매장도 차츰 새로운 형태로 바뀌어 간다고 한다. 이제는 단품 판매보다는 마네킹에 옷을 입혀서 상품의 조합을 보여줌으로써 코디네이팅을 활용한 판매전략으로의 전환이다.
유니클로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05년 9월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중저가의 인식이 확산되어서 그런 제품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를 않는다.
며칠전 우연히 명동의 유니클로 매장을 찾은 적이 있는데, 그곳에는 일본, 중국의 관광객이 우리나라 사람 못지 않게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 벌의 의류를 집어들고 계산하는 모습들이었다.
유니클로의 전략은 2009년의 990엔 청바지 판매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다른 생각으로 앞서가고 기업의 이미지를 바꾸어 가는 것이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굳은 신념
" 도전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 위험을  감내한 사람만 성공한다."

이런 이야기는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성공에 안주하지 말라는 일깨움일 것이다.
 
실패했을 때, 어떻게 실패했는지, 성공하면 어떠한 원인 때문에 성공했는지 생각하면서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실패를 반복하게 되고, 성공은 그 자리에 멈추고 있다. (p265)

마지막으로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회사는 고객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을 맺는다.

확실히, 성공한 인물은 그에게서 본받을 만한 점이 반드시 있는 것이다.
그가 이야기했듯이 성공은 방정식이 없기에 그대로 따라할 수 없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의 멈추지 않는 도전과 시련을 극복하는 정신은 본받을 만한 것이다.
소매업이나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나, 종사하는 사람들은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경영철학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실패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도 실패에 집착하지 않고 실패에서 새로움을 배운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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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어른이 읽는 동화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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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의 글은 시처럼 짧은 글들이지만, 그 글 속에는 함축된 의미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아름답고 깨끗하다.
내가 읽었던 정호승의 어른이 읽는 동화집이었던 '항아리', '연인' 처럼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맑은 글들이다. 그래서 그 누구에게나 추천해 주고 싶은 글들이기도 하다.

 
시인은 '의자'의 작가의 말을 통해서
우리의 삶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 우리는 사랑때문에 불행해지며 사랑때문에 행복해집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랑'. 그 '사랑을 이해하기 위하여 쓴 글들이 '의자'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고, 그 이야기들은 동화의 형식을 빌려서 쓰여졌다.
또한, 정호승 시인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참 아름답고, 지혜로우며, 밝고 맑은 마음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그러기에 그의 눈에 비친 모든 동식물과 사물을 그에게 한 편으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황량하기만 한 빈 들판의 소나무를 보면서 들판이 얼마나 소나무를 사랑하는 것인지를 알고, 절간에 울리는 풍경소리를 들으면서 풍경속의 물고기가 얼마나 자만심에 빠져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며, 옥구슬 목걸이를 바라보면서 옥구슬이 그를 꿰매고 있는 실을 우습게 본다면 아름다운 목걸이가 아닌 한낱 구슬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 속에서는 자연의 동식물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며, 우리들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물인 종이배, 의자, 바윗 덩어리, 조약돌 등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숲 속의 나뒹굴어져 있는 바윗덩어리는 자신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존재인 줄 알고 있지만, 스님의 눈에는 절의 대웅전 주춧돌로 적격임을 알고 그 자리에 앉혀 놓게 되는....
시냇물 위에 떠 있는 아이가 버린 종이배는 마음씨 착한 소녀를 만나게 되고, 종이배의 꿈인 바다로 갈 수 있는 훈련을 받아서 파도가 몰아치는 망망대해에서도 고요히 흘러 갈 수 있게 되고...
소 발자국에 고인 웅덩이에 빠진 송사리는 덧없는 인간의 존재를 가리킬 때 쓰이는 '우제어'라는 말의 기원임을 알게 해 주고, 송사리는 자신의 소임이 무엇인지 알고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진다는....
 
 
아마도 '비목어'와 '기파조'의 이야기는 서로 대비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외눈이 물고기 비목어는 한쪽에만 눈이 있어서 헤엄을 제대로 칠 줄을 모른다고 한다. 비목어가 헤엄을 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짝을 만나야 하는데, 비목어 두 마리가 나란히 함께 있어야만 헤엄을 칠 수 있게 된단다. 서로 한 쌍이 되어 서로의 다른 쪽 눈이 될 수 있기에.... 여기에서 나온 말이 '비목동행(比目同行)'이다.
"한 쌍의 눈처럼 같이 다닌다." 이렇게 언제나 함께해야 한단다. 함께 하기에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비목어.
그런데, 기파조 라는 새는 머리가 둘 달린 새잉다. 왼쪽 머리와 오른쪽 머리는 서로 한 몸에 붙어 있다. 그런데, 사이좋게 지내다가 왼쪽 머리가 오른쪽 머리 모르게 오미자를 먹어 치우는 일이 거듭되자, 그것이 미워서 왼쪽 머리는 찔레 열매를 발견하고는 그것에 독이 들어 있음을 알고도 오른쪽 머리에게 오미자라고 속여서 먹게 하게 되고, 결국엔 오른쪽 머리가 죽게되니, 왼쪽머리까지. 그건 기파조의 죽음이 된다는 이야기. 함께 하지만, 서로를 사랑하지 못한 기파조의 죽음.
'의자'의 이야기들은 동화나라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들은 제각각 다른 감동을 주는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그 감동은 깨달음을 갖게 해준다.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갖고 싶을 때는 정호승의 글을 읽어 본다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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