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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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애니로 먼저 접했다. 그리고 나서 책을 읽게 되었는데..
설정은 비슷하나, 애니의 내용이 많이 추가되었다.
즉, 책은 굉장히 간결하다.

그리고 애니에서 둘이 헤어지는 장면은 노을이 지는 강변이었는데, 책은 과학실이다.
애니쪽이 좀더 로맨틱헀을지도... 모르겠다. (笑)

나는 아직도 기억난다.

"미래에서 기다릴게. 꼭 기다릴게.."

뭐랄까. 이 대사를 보면서 가슴 한구석이 지끈..하는 느낌이었다.
아릿한 아픔이랄까...
분명 좋은 감정은 아니었다.
기대의 감정도 아니었다.
뭉근한 슬픔이었다.

책 역시 그랬다.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다시 가슴한구석이 저려왔다.
미래..
도대체 어디쯤에 있을 미래일까?
도대체 얼마나 먼 미래일까?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시간이 흐른 미래일까....

미래에서 기다릴게...
속절없는 기다림...
그러나, 반드시 널 알아볼거라는.... 한 마디.

이 책은 벌써 세번을 읽었다. 그래도 자꾸만 손이 가는 건 왜 일까..
이미 지나버린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일까..
이제 두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 그때에 대한....

역시,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읽으면 감상적이 되어 버린다.
늘...

악몽의 경우는 굉장히 참신한 느낌이었다.
특히 요시오가 밤에 보는 괴물 혹은 귀신의 정체를 알았을때는 아아. 어린아이에게는 이런게 가능한거구나.. 공포란 과연 이런것이구나.. 하는 느낌..
짧지만, 재미있는 단편이었다.

The other woeld의 경우 소재가 특이한 편이다. 그리고 분량도 굉장히 짧다.
이 세상은 하나의 세계로 이루어진게 아니라 똑같은 시간대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설정이다. 우리는 다른 세상을 꿈꾸기도 하지만, 결국 가장 좋은 건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이 시간, 이 세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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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飛上 - 태양을 향한 꿈과 열정의 도전
국가대표 스키 점프팀 지음, 박수경 정리 / 시공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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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은 대한민국 스키 점프 국가 대표 선수들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이다.
선수들의 어린 시절부터 국가 대표가 되기 까지, 그리고 국가 대표로서의 생활과 대한 민국 스키 점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꽉 차있다.
또한 선수들 각각에 대한 이야기, 영화 <국가대표>의 김용화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 역을 맡은 배우들의 인터뷰, 스키점프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들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스키점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원래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없고, 하계 올림픽이든 동계 올림픽이든 인기 종목 몇 가지만 정해 놓고 보았다.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때 스키 점프라는 것을 처음 본 기억이 있는데, 저게 뭐야~~하는 반응 정도였던 기억이 난다. 스키 경기처럼 화려한 맛도 없고, 그냥 붕 날아서 착지하는 것정도라 생각했고,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다만, 일본 선수들이 잘하는구나 하면서 시청을 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하계 스포츠 종목이든 동계 스포츠 종목이든 스포츠 강국은 아니다.
시쳇말로 가난한 나라는 가난한 스포츠에서만 두각을 나타낸다고 한다.
즉, 육상같은 종목말이다.
달리기, 마라톤 같이 몸만 있으면 되는 종목들에서 우리나라는 간간히 메달을 획득했다.

동계 스포츠는 스포츠 종목가운데에서도 돈이 많이 드는 종목들로 이루어져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4계절이 뚜렷하고 겨울은 턱없이 짧은 나라는 외부에서 하는 동계 올림픽 종목같은 경우는 연습을 하고 싶어도 연습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눈이 없는 계절에는 현지 훈련을 하러 떠나야 하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문제는 돈이다.

그렇다보니 예전에는 러시아나 북유럽, 북아메리카, 일본등 겨울이 길거나 부유한 나라들이 동계 스포츠 종목에서 메달을 휩쓴건 사실이다.

스폰서 회사의 부도, 정부 지원 없음이라는 열악한 조건, 그리고 사람들의 무관심(나도 예외는 아니다)속에서 불구하고, 우리나라 스키점프 선수들은 묵묵히 그 외길을 걸어왔다.
국가대표라는 자부심 하나로. 스키 점프에 대한 열정 하나로.
그리고 그들은 차례차례 메달을 획득하며, 세계에서 알아주는 선수들이 되었지만, 여전히 한국인들은 스키 점프 선수들에 대해 무관심했다.

사실 <국가대표>라는 영화 덕분에 우리는 스키 점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찌보면, 봅슬레이 선수들도 장비를 빌리고, 대체선수가 없는 가운데 경기에 참가해 왔던 것이나 비슷한데, 스키 점프는 그래도 영화를 통해 좀더 알려지게 되었다.
봅슬레이 선수들은 모 방송국의 도전 프로그램에서 소개가 되어 한때 입소문을 탔지만, 또 그 관심은 수그러든 듯 하다.

다시 한번 책으로 스키 점프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메달을 획득하는 종목이든, 아닌 종목이든, 인기 종목이든 비인기 종목이든 국가 대표 선수들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선수들이다. 그들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스키점프의 앞날은 암담하다고 한다. 교체 선수, 후보 선수가 없고, 후진 양성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15년동안이나 국가 대표였던 스키 점프 선수들, 하지만 그 누구도 관심갖지 않았던 종목이요, 메달을 따도 잠시동안의 웅성거림으로 끝난 이야기들..
하지만, 선수들은 지금도 피땀 흘리며, 앞을 보고 더 빨리 더 멀리 비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선수가 되기까지의 여정, 그리고 후원 회사의 부도, 연봉 360만원, 스키복이 구멍나면 손수 기워입던 선수들은 그래도 자신들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꿈을 현실로 이룬 스키 점프 선수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좌절과 고통을 겪으며, 포기해버리고 싶다는 순간들과 마주한다. 물론 열정만으로 주위 세상을 움직일 수는 없다. 더더군다나 성공하고 인정받기란 더욱 힘들다. 그러나, 가슴속에 품을 꿈을 잃고 산다면, 열정을 잃고 산다면, 뒤를 돌아보며 후회만 하게 된다면, 그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 고개를 꺾고 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이기 때문이다.

판도라의 상자에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희망이듯이 우리는 희망을 품고 살기에 미래를 바라보며 사는 것이다. 과거를 바라보고 사는 것은 이미 죽어버린 삶이기에.

우리도 우리만의 날개를 펴고 비상해보자.
그 과정은 고통스러울지라도 꿈이 있는 한, 희망이 있는 한 우리는 더 멀리 날수가 있을 것이다.

★ 대한민국 스키 점프 선수들의 안녕과 선전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스포츠 종목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기억에 남는 한마디>
보통 사람들이 50%의 가능성, 그 이상의 가능성을 가지고 도전 여부를 판단할 때 나는 0.0001%의 가능성이라도 보이면 도전을 선택한다. 모두들 무모하다고 하고 기가 막힐 정도로 어이없는 도전이라고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0.0001%의 가능성도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도전한 이상 반드시 이뤄내고 말겠다는 투지를 불태운다 (1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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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의 슬픔
테즈카 오사무 지음, 하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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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톰의 슬픔. 원제는 ガラスの地球を救え. 굳이 뜻을 해석해보자면 유리처럼 연약한 지구를 구해라.. 라는 뜻 쯤 될까요...

데즈카 오사무.. 그는 우주소년 아톰(원제 : 철완아톰/鐵腕アトム)과 블랙잭, 밀림의 왕자 레오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는 만화가입니다.
저도 어린시절 우주소년 아톰과 밀림의 왕자 레오등을 보며 자라났구요.
당시에 아톰이 다치거나, 울면 저도 울고, 레오가 다른 사자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 또 울고...
울다가 웃다가 하면서 이 만화들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데즈카 오사무가 사망한지도 벌써 20년이 됩니다. 그리고 이책은 그의 사후 1996년에 간행되었고,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판된 건 올해 초입니다.

인터넷서점에서 어떤 책을 살까하고 고민하던중 책 제목이 눈에 띄여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왜 굳이 이 책의 원제를 고수하지 않고, 아톰의 슬픔이란 제목으로 바꿨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아톰이란 이름이 우리에게 꽤나 익숙한 것이라서.. 그랬지 않았나 싶군요...
언뜻 책 표지만 보면 애니메이션 아톰에 관한 이야기같지만, 사실 내용은 다릅니다.

책내용은 데즈카 오사무의 어린 시절 이야기나 만화를 그리게 된 동기, 그리고 그가 만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어 했던 메세지등등이 주된 내용입니다. 아톰이란 만화를 통해서는 과학의 발달에 따른 폐단을 블랙잭을 통해서는 인간의 존엄과 생명에 대한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타의 만화에서는 전쟁의 폐해와 상처들도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도 자연보호와 전쟁, 과학기술의 문제점에 대한 메세지가 담긴 작품이 꽤나 많습니다.  원령공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미래소년코난등등...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건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에 지구가 얼마나 병들어 가고 있는가, 과학기술의 발달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등등의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문명의 이기가 분명 편리한 점은 많지만, 역으로 보면 오존층은 파괴되고, 북극의 빙하는 매년 얇아지고 있으며, 해수면의 높이는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정말 이런 식이라면, 지구는 불과 몇세대안에 파괴되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그런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북극곰은 30년안에 멸종할 것이라고... 지구 곳곳의 아름다운 생명체가 지금도 알게 모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눈에 띄지 않을 뿐이죠.
지금 당장 우리 세대에서는 별 문제가 없을지는 몰라도 긴 안목을 가지고 내다 본다면 지금 우리는 지구를 학대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지구는 우리 생명의 근원인데도요.

저는 이 책의 내용이 모두 맘에 들었던 건 아닙니다. 특히 전쟁이야기는 좀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중국에 대해 침략전쟁을 벌였던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공습이란든지 그런 얘기만 써놨더군요. 그래서 미국이란 나라를 무서워 했고, 일때문에 미국에 갔을때도 두려웠다.. 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우리입장에서 보면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므로 일본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였었을 겁니다. 물론 지금은 일본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지만 말이죠..뭐, 저도 일본어를 공부하고, 일본친구를 사귀고, 일본 애니, 만화, 영화, 드라마, 가수, 성우등의 광팬이라 뭐 달리 할말은 없지만 말입니다... ㅡㅡ^  즉, 아픈 역사때문에 무조건 일본이란 나라를 배척하는 입장은 아니란 겁니다.

말이 좀 샜군요.. 다시 돌아가서..
일본이 진주만공습을 하지 않았다면, 아니 애초부터 전쟁이란 걸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세상은 좀더 평화로울 수도 있지 않았나.. 뭐, 그렇다는 이야깁니다.

이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건가에 대한 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이 책이 좋다 나쁘다 역시 개개인의 문제입니다.
전 지구환경보호와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문제에 대한 시각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 책의 모든 내용에 관해서는 아닙니다. 제 주관적인 판단일 뿐이죠.

다음은 여러분 몫입니다.

책의 내용중 한 부분을 인용하는 것으로 포스팅을 끝낼까합니다.

결국 『우주소년 아톰』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과학과 인간의 소통문제였습니다.
아톰은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로봇입니다. 아톰이 인간이 되고 싶어 학교에 다니는 장면이 있는데, 수학 문제는 순식간에 풀어버리고 운동 실력도 월등히 뛰어납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아톰은 엄청난 소외감을 느끼지요. 그 소외감과 슬픔을 아톰이 혼자 빌딩 위에 걸터 앉아 있는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과학의 힘이라는 점만 부각되었습니다.
어쩌면 오늘날의 인류는 진화의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 아닐까요? 예전처럼 '하등'한 동물로 존재하는 편이 좀더 즐겁게 살고 편안히 죽을 수 있는 길일지 모릅니다. 그랬더라면, 지구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이는 일도 없었을 테지요. 인간은 잔인하고, 거짓말 잘하고, 질투심 많고, 타인을 믿지 않고, 변덕은 심하고, 사치스럽고, 동료들끼리 잔혹하게 죽이고 죽임당하는 추한 동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간이 사랑스럽습니다. 살아 있는 것 모두가 사랑스럽습니다. 우리가 이미 잘못된 길에 발을 들여놓았을지라도, 저 순진 무구한 어린이들이 있기에 나는 도저히 인류의 미래를 포기하거나 방치할 수 없습니다.

                                                                     「아톰의 슬픔」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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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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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중서부의 아이오와주, 거기에서도 작은 농촌마을 스펜서.
어느 겨울날, 그것도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겨울 날 밤.
도서관 도서반납함에 버려진 작은 새끼고양이.

그 차가운 반납함에서도 생명의 줄을 놓지 않았던 듀이는 겨우 8주된 새끼 고양이였다.
처음부터 사람을 좋아헀고, 사람의 사랑을 받을 줄 알았던 작고 여린 생명은 그렇게 도서관에서 살기 시작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는 고양이 얘기가 주로 나올 줄 알았다. 물론 구입 이유도 단순히 고양이 이야기이기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2008년에 출판되었고, 우리나라에 번역 출판된건 2009년 2월 2일.
 

어쨌거나!!!
단순히 듀이라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비키 마이런이라는 한 여성의 삶과 무너져가는 농촌 마을 스펜서가 어떻게 다시 활기를 찾게 되었나, 그리고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변화와 그러면서도 그들이 지켜가는 가치관들에 대해 두루 나와 있다. 그리고 듀이가 그 변화에 끼친 정신적 영향까지...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까짓 고양이 한마리가 뭐가 대수냐?"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주는 보답을 바라지 않는 헌신과 사랑은 굉장한 충족감을 준다.
단지 털을 쓰다듬는 것 만으로, 따뜻한 체온을 나누는 것만으로 행복해진다.

이 책의 화자 비키 마이런은 어찌보면 상당히 불행한 삶을 살아온 여성이다.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딸을 하나 두었지만, 남편의 알콜중독으로 이혼 그후 오랜 세월을 싱글맘으로 살아온다. 게다가 여성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자궁과 난소적출 수술, 그리고 결국은 유방암으로 양쪽 가슴을 다 잘라내야 하는 아픔까지.. 게다가 어머니는 백혈병으로, 큰 오빠는 자살, 작은 오빠 역시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나뿐인 딸과도 소원한 관계.....

사람이 오래 살아봐야 백년남짓,,, 그 짧은 세월동안 한 여성이 겪은 일치고는 너무도 힘들고 불행한 삶이었지만, 그녀는 듀이를 만나고 달라졌다. 듀이를 사랑하고, 듀이에게 사랑받으면서 다시 행복해진 것이다.

비록, 지금 듀이는 세상에 없지만- 19세의 나이에 위종양으로 안락사- 듀이가 남기고 간 사랑과 행복한 추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스펜서 주민들과 세계 곳곳의 사람들 역시 듀이를 추억하고 있다.

듀이는 미국내뿐만 아니라 영국, 캐나다, 일본 등지에까지 알려진 유명한 도서관 고양이이다. 현재도 미국내 열 몇 갠가의 도서관에 고양이가 있다고 한다.

사실.. 도서관과 고양이...
어찌보면 참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지도 모른다.
고양이란 녀석들은 보기엔 아름답지만, 그 털이 정말 감당이 안될 정도이므로..

우리 집에 있는 - 정확히 말하자면 부모님댁- 곤냥 마마들은 단모종임에도 불구하고 털 날림이 장난이 아니다. 고양이 방은 하루에도 몇번씩 청소기를 돌리지 않으면 안될 정도이고, 한번 안기라도 하면 옷은 금세 앙고라 털옷이 되는 판이다..

그럼에도 고양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은... 뭘까...

고양이를 키워보지 않으면 모른다. 난 개가 다섯마리 있지만, 고양이와는 아주 다르다.
개는 헌신적이고 보답을 바라지 않으며 충직하다.
그러나 고양이는 사람을 밥주는 하인 부리듯 하고, 도도하며, 자기가 원할때만 사람곁으로 온다. 
그럼에도 고양이는 매력있다. 키워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매력.

사실.. 듀이는 고양이중 별난 녀석일지도 모른다.
스스럼없이 사람에게 안기고, 사람을 사랑할 줄 알던 녀석이므로.
그래서 도서관 고양이가 된 녀석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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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의 편지
루쉰 외 지음, 리우푸친 엮음, 임지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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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의 편지는 몇 년전 구입한 책입니다. 근데 말이죠.. 왠일인지 진도가 나가지 않아 앞부분을 좀 읽다가 책꽂이에 고이고이 모셔뒀던 책이랍니다. 음... 게다가 요즘 책을 많이 읽다보니 책값이 들어가는 것도 만만치 않고,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책꽂이에 있는 책들을 다시 꺼내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루쉰의 편지는 3일정도 읽었습니다. 원래 제 성격은 책을 하루에 몰아서 보지만, 루쉰의 편지는 천천히 읽었답니다.
차례에도 보이듯 연서(戀書)라고 되어 있지만, 우리 생각하는 그런 love letter와는 사뭇 다릅니다. 요즘 사람들은 사랑한단 말을 입에 달고 살죠. 지겨울 정도로 들리는 말이 사랑한단 말이죠. 전 그런게 싫습니다. 사랑한단 말보다는 좋아한다는 말이 더 좋고, 말로 표현하기 보다는 행동해 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수천번 수백번의 사랑한다보다는 한번의 행동에 더 감동을 받죠.

루쉰의 편지도 역시 그렇습니다. 온갖 사랑에 대한 수식어로 가득한 편지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 걱정, 배려 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말보다는 오히려 그 시대 중국이 처한 사회적 문제, 정치적 문제, 교육문제로 쉬광핑과 토론하는 듯한 느낌의 편지도 많습니다. 초기의 편지들은 사제 관계에서 출발했으므로, 두사람의 사상적 교류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미 결혼한 상태였던 루쉰은 쉬광핑을 사회의 눈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조심스러운 표현을 썼습니다. 그러나 그런 속에 담겨 있는 두 사람만의 생각, 표현들이 저를 슬며시 웃음짓게 만들었습니다. 나중에는 두 사람만의 호칭을 쓰는데요, 어찌보면 참 달달합니다. 루쉰은 처음에 광핑형이라는 호칭을 쓰다가 나중에는 꼬맹이, 작은 고슴도치, 작은 연꽃등의 호칭으로 쉬광핑을 부릅니다. 근 100년에 존재했던 중국의 위대한 사상가이자 작가 루쉰이 그런 표현을 쓰다니... 역시 그도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쉰의 편지는 필히 정독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문화혁명당시의 사회적 배경 지식도 있으면 더 좋습니다. 책에 주석이 자세히 달려 있고, 엮은이인 리우푸친의 편지와 일기에 대한 해석부분이 잘 되어 있어, 읽는데 무리는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편지는 단순한 러브레터가 아니니, 그런 책으로 생각하고 읽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전, 두사람의 편지속의 사상과 마음의 교류를 보면서, 아.. 이 두사람은 정말 행복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의 정신과 사상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지이자 평생의 반려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고 행복이죠. 특히 나와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여간해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 여러분도 루쉰의 편지를 한 번 곰곰히 읽어보세요. 사랑의 수식어로 가득한 편지보다 따뜻한 마음이 담긴 편지가 더 감동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실겁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혹은 우정을 나누고 있는 친구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그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단 .....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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