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ristmas Cat: A Christmas Holiday Book for Kids (Paperback)
Efner Tudor Holmes / Harpercollins Childrens Books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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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단순하다. 영어책이긴 하지만 유아동 도서고 또한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 이야기이니까.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니 요런 책을 한번쯤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배송 받고는 살짝 놀란 것도 사실이다. 생각보다 책이 엄청 얇았다. (^^)
그러나 책은 그 부피에 그 내용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작고 얇은 책이지만, 그 속은 너무나도 예쁜 이야기와 예쁜 삽화로 가득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이 이사를 가면서 버려진 작은 회색 고양이는 크리스마스 이브 혹독하고 매서운 추위의 숲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겨울 숲은 작은 생명에겐 너무나도 위험한 곳이다. 추위, 식량 부족, 그리고 작은 동물을 노리는 포식자까지. 그런 숲에서 작은 고양이는 몸을 숨기고 있다.

한편 숲 저편에 있는 작은 오두막에선 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이다. 꼬마 네이트와 제이슨 그리고 그의 부모로 구성된 네가족은 크리스마스 장식 쿠키를 만들고,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요람을 만드느라 한창이다.

그런 와중에 동생인 제이슨은 이런 혹독한 날씨에 산타 클로스가 정말 와줄까를 걱정하고 있다.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과 산타클로스가 혹시 안올까 걱정하는 제이슨의 모습은 너무나도 귀여웠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숲속의 작은 동물들을 위한 선물이었다. 네이트와 제이슨의 아빠는 썰매에 동물들에게 나눠줄 식량을 가득 싣고 숲으로 향하는데, 그 모습이 완전히 산타 클로스의 모습이었다. 게다가 방울까지 딸랑딸랑 울리면서.



숲속 동물들이 썰매에 다가갔을때 작은 회색 고양이도 그곁으로 간다. 그리고, 아빠에게 발견된 회색 고양이는 그들의 집으로 가게 된다.
크리스마스에 이 작은 회색 고양이에게 따뜻한 가족이 생긴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처럼.



이 동화는 크리스마스에 정말로 잘 어울리는 이야기이다.
크리스마스하면 떠오르는 빨간색 표지속에 몸을 웅크리고 잠든 회색 줄무늬 고양이.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기적.

이러한 따뜻한 이야기가 타샤 튜더의 그림과 만나 더욱더 풍성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책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읽어 줘도 좋을 책이지만, 어른인 내가 봐도 너무나도 따뜻하고 감동적인 동화책이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모든 생명들에게 골고루 나눠지길 기원하며...

 본문이 끝난 후, 네이트와 제이슨이 만들었던 진저브레드 동물 쿠키 재료와 만드는 법, 쿠키를 장식해줄 화이트 프로스팅 재료와 만드는 법이 나와 있으니, 이것을 직접 만들어 트리를 장식해 볼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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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 Burton's 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 (Paperback)
팀 버튼 지음 / Hyperion Books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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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그 제작 기간만 3년, 정말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은 작품이다.
그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기반으로 하여 만화로 제작한 것이 이 책인데, 이것은 영어판이지만, 원래는 일본 코단샤(강담사)에서 펴낸 것을 다시 미국에서 수입 디즈니에서 영어판으로 제작했다.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이 책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게 제책되어 있다. 보통의 일본 만화처럼.
또한 재미있는 것은 책 뒷표지 윗쪽을 보면 영어로 manga라고 적혀있는 것이다. 망가는 일본어로 만화를 뜻한다.

이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 최대한 간략하게 언급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할로윈 마을에 사는 할로운 호박의 제왕 잭 스켈링톤은 늘 똑같은 할로윈 분위기가 싫어 고민하다가 크리스마스 타운으로 우연히 들어가게 된다. 그곳의 즐거운 분위기에 도취된 잭은 할로윈 마을에서 크리스마스를 준비할 계획을 세우고 산타 클로스를 납치 감금한다.

뼈다귀 순록들과 선물로 가득찬 관을 썰매에 싣고 선물을 나눠주러 가는 잭. 그러나 그 선물은 어린이들에게 공포를 유발하고 결국 잭의 썰매는 공격을 받아 땅으로 떨어진다. 무사히 살아난 잭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며 산타를 풀어줘 다시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이 세상에 선물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리고 여기에 헝겊 인형 샐리와의 로맨스도 가미되어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할로윈 마을의 주민들의 다양한 모습은 왠지 음침해 보이긴 하지만, 귀여운 면도 다분하다. 특히 잭의 강아지 제로는 하늘을 날아다니고, 안개낀 크리스마스에 루돌프를 대신에 코에 전구를 부착하고 썰매의 앞에서 날아가는데, 그 모습이 정말 앙증맞다.

내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제일 좋아했던 장면은 역시 뼈다귀 순록들이 끄는 썰매였다. 하늘을 날아가는 뼈다귀와 산타 클로스의 선물 보따리 대신 선물을 넣은 관이 날아가는 모습은 솔직히 말해 환상이었다.

흑백 만화라 여러가지 색감이 주는 묘미는 없지만, 애니메이션이 아닌 만화으로 그려져 있는 잭과 할로윈 마을, 그리고 샌디 클로스(원래는 산타 클로스지만, 할로윈 마을 주민들과 잭은 그를 샌디 클로스로 부른다)의 모습은 너무나도 재미있게 표현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백미은 역시 잭의 표정의 다양성이다. 애니로도 잘 표현이 되었지만, 역시 만화로 그리다 보니 잭의 표정이 더욱더 풍부하고 다양해진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고로 난 또다시 잭의 매력속으로 풍덩하고 다이브했다고 할까?

만화로 만들어져 나같은 영어 초보자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점 또한 이 책의 큰 장점중의 하나이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한글 자막이라 영어듣기는 좀 무리이지만, 글로 쓰여진 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의 표현도 참 재미있는 부분의 하나이다. 영어로 옮겨진 것도 있지만, 일본어 그대로 쓰여진 표현도 다양해, 한층 더 큰 재미를 준다.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생각나는 크리스마스의 악몽.
역시 이 책은 크리스마스에 읽기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즐거운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지 출처 : 책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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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의 괴담 이토 준지 스페셜 호러 2
이토 준지 지음 / 시공사(만화)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미미의 괴담은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가 쓴 '신 미미'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만화이다.
표지부터 뭔가 오싹함을 느끼게 한다. 여자의 텅빈 눈, 그리고 여자를 감싸고 있는 정체불명의 손들과 얼굴들...
제목조차 피가 뚝뚝 떨어지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미미의 괴담은 총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책 앞뒤 표지에 두편의 짧은 공포 만화가 실려 있다. 처음엔 책을 펼쳤을때 앞장에 무슨 그림이 그려져 있어 자세히 살펴보니 이것도 만화?? 왠지 횡재한 기분까지 들었다.
게다가 검정색 종이에 은색으로 그려진 그림은 일상에서의 비일상적 공포를 확실히 느끼게 해주었다고나 할까?

이 책은 미미라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전개되는 연작 만화라고 볼 수 있다. 미미와 그녀의 남자친구,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 관련된 여러가지 비일상적인 공포가 등장한다.

특히 난 이웃집 여자를 보면서 기겁을 할 정도로 놀랐다. 특히 창문 너머로 들여다 보는 여자의 눈과 마주친 미미를 상상하니 내가 오히려 더 공포에 질리게 되었다.

풀소리와 해안은 무섭기도 하지만 안타깝고 슬픈 느낌이 강했다. 숲에서 목매달아 죽은 여자의 사연은 아마도 내가 상상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 죽은지 오래되었는데도 아무도 발견해주지 않았던 여자. 그리고....

해안의 경우에는 익사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해변을 소재로 그린 만화다. 밤중에 아이들을 구하러 가는 남자. 그리고 그 남자 역시 익사체로 발견된다. 해안에 숨겨진 비밀을 소재로 안타까운 이야기를 그린 만화이다. 그러나 진짜 궁금했던건 그 해변의 비밀을 이야기해주던 아르바이트 여학생이다. 그녀는 과연 누구였을까.

묘지의 얼굴 같은 경우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자신을 바라보는 비석이라니...
어휴... 솔직히 말해서 난 집값이 아무리 싸도 공동묘지 근처에 있는 집에는 절대로 안살고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올랐다... 앞으로 묘지를 지날때 마다 비석을 의식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 공포 만화의 공포가 일상으로 옮겨오는 그런 느낌이다.

둘이서만도 무섭지만 슬픈 이야기였다. 분신 자살을 한 엄마의 유령이 매일밤 아이를 찾아오는데, 얼마나 아이를 그리면 그 지경이 되서도 아이를 찾아 오는 걸까. 모성이란 건 그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단편집에서 내가 제일 인상에 남은 게 이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붉은 원은 사랑에서 비롯된 한 여자의 질투심이 가져온 무서운 생각을 그린 만화이다. 미미와 그 남자 친구의 로맨스도 살짝 가미되어 있으나, 그것보다는 사랑때문에 누군가를 해치려는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는 게 좋을 것같다. 사랑은 기쁨도 가져오지만 슬픔과 아픔도 함께 동반하는 정반대의 속성을 동시에 지닌 것이니 말이다.

총 6편에 앞뒷 표지의 두편을 포함해 미미의 공포 여행이 이어지는 미미의 괴담.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와 공포가 묘하게 결합된 이 만화책의 후속편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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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목소리 이토 준지 스페셜 호러 1
이토 준지 지음 / 시공사(만화)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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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토 준지의 공포만화를 참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예전 토모에 시리즈와 소용돌이 시리즈를 읽으며 공포물의 재미를 만끽했건만, 언젠가부터 공포물이 아닌 다른 장르의 만화를 즐기다 보니 자연스레 나와 멀어진건 사실이다.

독특한 소재와 그림, 그리고 묘한 스토리는 이토 준지 만화의 특징이다. 물론 잔인한 면도 빼놓을 수가 없지만.

어둠의 목소리에는 총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거식증에 걸린 여자와 그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이야기를 담은 피를 마시는 어둠, 사람을 웃게 하다가 결국 죽음으로 몰아넣는 개그 콤비 이야기 골든 타임의 유령, 오래전 일어난 댐 붕괴 사고로 인한 홍수의 환상이 계속되는 굉음, 이상 야릇하고 공포스러운 유령의 집을 그린 도깨비집의 비밀, 고깃집을 운영하는 가족의 끔찍한 비밀이 담긴 글리세리드, 죄책감이 속박으로 표현되는 속박인, 그리고 진심으로 용서해 줄 때까지 계속 찾아오겠다는 사형수의 생령이 등장하는 사형수의 벨소리까지.

어딘가에서 일어날 법한 그런 일상적인 일들과 그 속에서 발생하는 비일상적 공포, 그리고 사람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어두운 단면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나타나는 공포까지, 이토 준지가 만들어 내는 공포는 과학과 문명만으로는 설명하기 유령에서부터 사람이 만들어내는 어둠과 공포스러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표출된다.  

굉음과 속박인의 경우 후회와 죄책감을 소재로한 공포물인데, 오싹한 공포는 아니지만, 이런 일은 있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것이 나타나는 방식은 이 만화에서 드러나는 것과는 다를지라도 말이다.

피를 마시는 어둠은 공포물의 고전적 소재인 흡혈이란 것과 관련이 되어 있다. 그것이 거식증에 걸린 여자와 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와 맞물려 새로운 공포의 세계의 문을 연다. 오싹하기도 하지만 왠지 안타까운 느낌이 많이 드는 단편이었다.

도깨비집의 비밀 같은 경우는 우리가 여름에 흔히 만날 수 있는 유령의 집이란 걸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것은 더 끔찍하다. 자신의 가족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사악한 인간은 오히려 악귀에 가깝다. 게다가 더 끔찍한 것도 기다리고 있다. (그건 직접 확인하시길..)

글리세리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읽었던 작품이다. 징그럽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하고.. 하여간 이런 저런 생각이 든 작품이었다.

일곱편 모두 독특한 소재로 묘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지금은 비록 공포물이 어울리지 않을 추운 계절일지도 모르나, 공포물은 오히려 긴긴 겨울밤의 어둠속에서 읽어야 제맛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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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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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군들 준비되었나.
그럼 이제부터 망상 폭주 기관차에 불을 댕겨라~~~
그리고 소리 높여 망상적 청춘을 구가하라~~~

이 책에 대한 감상을 말하라면 한마디로, 최고로 재미있고, 즐겁고, 유쾌하고, 신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만 표현하자니 이 책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읽는 야심한 새벽 시간, 난 미친듯이 웃고, 자지러지게 웃고, 뒤집어지도록 웃었다. 

이 책은 모리미 도미히코가 두번째로 펴낸 소설이다. 그의 데뷔작인 태양의 탑,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달려라 메로스, 유정천 가족, 그리고 여우 이야기까지 우리나라에서 번역 발간된 그의 소설을 모조리 섭렵한 난 그의 두번째 소설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조금 늦게 읽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이렇듯 웃음 폭탄과 망상 작렬을 안겨주는데, 그 서운함은 뒤로 미루리라. 

하여간 그 책들에 나오는 등장 인물들과 함께 난 기꺼이 망상 폭주 기관차에, 한번은 가짜 헤이잔 전철(유정천 가족)에 몸을 싣고 달리고 또 달리고 또 달렸다. 그러나 여전히 망상 폭주 기관차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더 힘차게 달린다. 마치 끊임없이 연료가 공급되는 꿈의 기차처럼 말이다. 실제로 이런 기차가 있다면 나는 절대로 내리지 않으리라.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는 굉장히 독특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 80일간의 다다미 넉 장 반 일주편에서 그 비밀이 밝혀지지만, 난 처음부터 밝히겠노라.

처음에 1화를 다 읽고 나니, 왠지 한편이 완결된 느낌이 들었다.
혹시, 4편의 연작 소설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그러나 궁금증을 꾸우우우욱 누르고 다시 2화를 읽었다. '어라라? 근데 왜 이게 1화의 도입부랑 똑같지???' 라는 생각에 '혹시 내가 잘못 편집된 책을 샀나?' 하는 근심걱정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그러나, 그것은 역시 페이크였다.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해 줄...

자... 제군들..
궁금하지 않은가? 왜 도입부의 이야기가 4화까지 반복되는지.
내가 제군들을 어여삐 여겨 그 비밀을 살짝 이야기해주겠노라.
귀를 열고 경청하라.

혹시 제군들은 슬라이딩 도어즈(Sliding Doors, 1998)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는가.
한 여인네가 전철을 타느냐 타지 못하느냐에서 갈리는 운명에 관한 영화말이다.
그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주인공이 대학 1학년 파릇파릇한 시기에 네 개의 동아리, 즉 영화 동아리 계, 제자 구함, 소프트볼 동아리 '포그니', 그리고 비밀기관 복묘반점(福猫飯店)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가 관건이다.

총 네 개의 선택지 중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주인공의 대학 생활의 양상이 조금씩 바뀐다. 아니지, 많이 바뀐다. 
오호라... 그렇게 생각하면 무슨 컴퓨터 게임을 하는 느낌이다. 
어느 루트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개 방식이 바뀌는 그런 게임말이다.
이런 경우에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에 가깝지만.
그러나, 어느 루트를 선택하더라도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떡하니 붙는 게 있으니, 그건 바로 남의 불행을 반찬 삼아 밥 세공기를 뚝딱하고 비울수 있는 주인공의 타기할 벗 오즈가 바로 그 인물이다.  

그렇다고 해서 매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역할을 조금씩 바뀌어 새로운 인물로 재탄생해서 나온다. 그런 것이 또한 이 책이 주는 큰 즐거움의 하나이다.

그리고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 고양이 라면의 정체라던가, 암중전골이 무엇인지, 찰떡곰맨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또한 카모 강변에서 갑자기 등장한 무뇽무뇽한 나방떼가 어디서 출현한 것인지, 그리고 주인공의 호기를 상징하는 콜로세움이 어떤 모습으로 각 이야기에서 등장하는지, 그런 것도 주의 깊게 살펴 읽으면 이 책을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다른 책에서도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장소들을 만날 수 있다. 조금만 귀띔해주자면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에 등장하는 히구치, 하누키씨도 비중있는 인물로 등장하며, <유정천 가족>에 나온 시모가모 너구리 일족이 사는 다다스 숲과 그 신사도 등장한다. 나머지는 제군들이 직접 발굴할 기쁨을 선사하겠노라..

우리의 주인공이 사랑의 훼방꾼에서, 자학적 대리대리전쟁의 대리인에서, 달콤한(그러나 알고 보면 오즈에게 속고, 혼자 망상하던)  생활인에서, 80일간 다다미 넉장반 일주를 한 로빈슨 크루소에서 탈출하여 그가 꿈꾸는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로 도달할 수 있었는지, 아닌지는 제군들이 직접 읽고 알아내길...

그러나, 제군들이 그 결말에 이르기전 작가의 청산유수같은 달변에 헤실헤실, 무뇽무뇽한 상태가 되어도 내 알 바 아니니, 그 점은 각오하고 이 책을 펼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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