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로드 9 - 파멸의 매직 캐스터, Novel Engine
마루야마 쿠가네 지음, 김완 옮김, so-bin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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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에 출간한다는 게 월요일 쯤 나온다고 하기에, 문득 알라딘 들어가보니 어제 저녁에 이미 등록이 되어 있더군요.


하여 22일 오후 7시경에 주문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어라, 밤 10시에 보니 배송이 되어있네? 그때는 대체 얼마나 밤새워서 일하는 건가 하면서 내일 오후에는 들어오겠다 싶었는데,

 

...오늘(23일) 오전 8시에 택배함에 두고 갔습니다--;

 

알라딘 대체 얼마나 빡시게 일하는건가--;;;

 

감동한 건 그렇다치고 내용은... 뭐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미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들 입장에서는 필사적이지만 신의 눈으로 보면 피에로인' 지르크니프가 좀 불쌍하달까, 원래 그런 게 재미랄까. 유린계 판타지도 유린계 밀리터리도 좋아하지만 나자릭 내정 파트의 착각계 테이스트도 무척 즐거웠었기에 연재본에 비해서는 그 느낌이 살짝 약해진 게 조금 안타깝습니다. 웹연재판에서는 우리의 순진한 아인즈님이 '외- 황제하고 친구 먹었어! 잘 해주고 많이 배워야지!' 라는 느낌이었지만 출판본에서는 멍청한 바드(웃음)가 황제를 어떻게 뜯어먹을까 하고 있어서 조금 다르달까, 아인즈님이 "오오 브라더! 이거 선물!" 하지 않아 아쉽달까 그렇습니다. 그 와중에 튀려고 슬금슬금 이동하는 모 여기사님이 깨알같이 모에. 그리고 왕비로 인정받은 알베도 축하해! 아인즈한테는 '계속 실패하고 있으니 일단 까고 보자'지만 지혜로 성을 다스리는 총희로 인정된 샤르티아도 축하!

 

아직 출간 1일째니 전국민이 로리콘인 모 나라나 본격적으로 확장에 나선 모장군님 같은 스포일러는 말기로 하고, 번역에서의 불만점을 한 가지만 들어볼까요. 오버로드 번역에서는 '노림수'라는 단어가 많이 나옵니다. 의미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 단어가 너무 반복된다는 느낌이 있어요.일상적인 활용도가 '목적'이라는 단어에 비해 높지 않다는 것도 조금 걸리는지라 7권에서는 지르크니프 황제의 '너의 노림수를 박살내주고 말겠다' 부터 조금 어색했었는데, 9권에는 이 단어가 더 많아져서 더 많이 어색합니다. 문법이 틀린 것도 아니고 개인 취향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일까요? 비슷한 건으로, 일본식 조어인 로리콘이라는 말보단는 소아성애자라고 썼으면 더 심각하게 느껴졌을 듯도 한데. 


모 기둥서방 전기와 함께 유이하게 질러대는 책인지라 이번 권도 꽤 만족스럽습니다. 깔끔하게 1부·완! 이면서 나자릭에 핵미사일이 떨어진다는 떡밥을 뿌려대는 솜씨가 멋지네요. 그래도 이야기가 완결됐으니 다음 권 기다리기는 어렵잖을 듯 합니다. ...7권 끝나고는 진짜 괴로웠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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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엔진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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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채찍질할 때였다.” 라는 엄청난 흡입력으로 시작하는 작품이다. 노인의 전쟁을 비롯한 존 스칼지의 작풍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당황할 수밖에 없는 방향성이지만, 이런 충격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한다!

 

신을 가둬 우주선의 엔진으로 사용하는 시대. 인간들의 신인 ‘주님’의 이름으로 패배한 신들을 봉인하고 고문하고 협박하여 배를 인간이 원하는 곳으로 데려가도록 하는 그 모습은 실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깊은 설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언듯언듯 많은 것이 숨어있음을 조금씩 드러내보이는 것도 재미있어서, 승리한 ‘주님’이 ‘패배한 신’들을 악마로 전락시키지 않았다는 점, 주교의 성소라 불리는 인류의 유일한 거주 행성, 인간의 무기는 여전히 창과 칼이며, 묘사가 없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우주선이 밀폐된 원통형 금속덩어리가 아닌, 신의 힘으로 공기와 동력을 지탱받는다는 것마저도 찾아 보면 안에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겨우 180페이지밖에 안 되는 짧은 책이라 처음 손에 넣었을 때 깜짝 놀랐지만, 그 안에 충격적인 서두부터 기-승-전-결이 멋지게 아우러지고 있다. 스포일러를 하자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였음에도 납득이 간달까.

할 수 있다면 이런 글을 쓰고 싶다.

 

전혀 관계없는 추신: 작중 등장한 드레드노트급 전함에 대해 역자가 각주를 붙이면서 ‘20세기에 등장한 전함의 형태’라고만 기계적으로 설명하여 “서브컬쳐에서 일반적으로 ‘드레드노트급’은 혁신적이고 강력한 전투함 또는 혁신적이고 강력하기에 곧 진부해질 존재를 의미한다”라는 사실을 빼먹은 것이 좀 안타깝기는 하지만, ‘진짜’ 드레드노트급을 띄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개인 무기는 창과 검과 달란트지만 배에는 단번에 도시를 날려버리고 전함과 싸울 수 있는 미사일이 탑재되어 있다는 점도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에 두근두근했던 마음을 다시 긴장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바실리스크 스테이션 외에 ‘가지 않은 길’이라던가 혼블로워 시리즈 등 온갖 작품들과 뒤섞는 것이 가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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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만 할게 1
다카다 산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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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다는 것은 성적인 느낌을 준다. 그 점을 극한까지 밀어붙인 이 음란한 만화는 정체모를 여주인공이 길가던 남자를 붙잡아 온갖 음식을 바치게 하고, 먹기만 한다. 진짜로 먹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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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패러독스 1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 여름언덕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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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입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에(참고로 전 사춘기가 서른살에 왔습니다) [19금 먹이고 못 보게 해 봤자 애들도 (안 읽어도) 내용을 뻔히 알고 다 보므로 몽땅 불태워버려야 한다!]는 헛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현대 사회와 정보의 구조는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어 진정한 지식인이라면 읽지 않더라도 내용을 알 수 있다는 과격한 주장은 수목학살 판타지들이 대부분 처음 두페이지랑 마지막 세페이지만 읽으면 내용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나도... 지식인...? 이라는 망상도 해 보게 합니다. 뭔가 한자가 틀린 지식인일 것 같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서, 책을 수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책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고 읽는 것에만 집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도 그런 타입인데, 그래서 전자책을 좋아하고 책의 주요 구절만 스크랩해 두는 등 지식을 콜렉팅하는 걸 좋아하죠. 그런 저에게 있어 이 책,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어야 진정한 독서가라는 것을 알려준 고마운 친구입니다.

 

...읽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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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숲의 아카리 7
이소야 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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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쓴 지도 참 오래간만입니다.  

저는 책을 좋아합니다.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토록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쓴 이야기를 읽을 때면 그것이 위선인 것만 같아 부끄러워지곤 합니다.  

책을 먹는 요괴에게 붙잡혀 강제노동을 당하는 (전) 소녀작가의 이야기, <문학소녀> 시리즈를 읽으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정녕 책을 좋아하고 책 속의 문구를 마법처럼 뽑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면 가볍고 내용 없는 책만을 찾아다니는 제가 속물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런 저라도 보다 책의 깊은 곳에 안내해 주기에 저는 이렇게 책을 사랑하는 이야기들을 미워하면서도 존경합니다.  

<서점 숲의 아카리>는 대형서점의 지방 체인에서 일하던 책 좋아하는 아가씨가 본점으로 올라와 직장 생활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너무나 책이 좋아 들어온 서점에는 너무너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책을 단순히 상품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오로지 책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더 많은 책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정작 자신은 책을 보지 못하고 책이 팔리는 숫자에만 신경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이라고는 읽어본 적 없지만 책을 파는 사람도 있고, 직원도 아니면서 책을 파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온갖 책들 속에서 뽑아낸 글귀로 장식한 이야기- 또는 온갖 책들 속에서 뽑아낸 이야기를 일상생활로 장식한 이야기. 그것이 <서점 숲의 아카리>입니다.  

이야기 속에서 나온 질문. “당신에게 영향을 끼친 책은 무엇입니까?” 

그러고보니 저는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 본 적이 없습니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영 취향이 안 맞았었죠. <전쟁과 평화>는 <서부전선 이상없다>에 밀려 창고 안쪽으로 밀려넣어졌습니다. 그러니 입사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제 답은 <로빈슨 크루소>였었겠지요. 199원짜리, 1976년 출판본의 작은 <로빈슨 표류기>는 겉표지 속표지가 떨어져나가고 누렇게 변한 책장이 나달거릴만큼 읽었습니다. 위편삼절이 종이책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증거가 될 만큼 읽었는지라, 이쯤 되면 뭔가 버리기도 아까워져서 아직까지 책장 한켠에 자리잡고 있지요.  

하지만 바로 지금 제가 영향받은 책은 <서점 숲의 아카리>입니다.  

리뷰를 쓴 지도 참 오래간만입니다. 그런 제가 오래간만에 리뷰를 쓴 것은 너무나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을 만났기 때문일 겁니다.  

자, “당신에게 영향을 끼친 책은 무엇입니까?” 

<서점 숲의 아카리>는 당신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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