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평전
안도현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인이 들려 주는 시인의 이야기는 어떨까? 책의 서문에서 시인 안도현은 백석 시인의 평전을 쓰는 작업을 이렇게 회고하고 있다.

"'평전'이라는 형식으로  백석의 생애를  복원해 본다면 이것 역시

 그를 직접 만나는 방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했다."

스무 살 무렵 백석을 알게 된 후 30년 동안 짝사랑 했다던 안도현 시인의 사심이 들어나는 대목이다. 시인이 사랑한 시인, 백석은 시인 안도현의 애정이 뭍어나는 시선과 끊임 없은 고증을 통한 사실들을 한 편의 영화 속 주인공으로 탄생 시켰다.

자, 지금부터  1930년, 경성으로 떠나보자.

#평범한 평전은 가라!

청년 백석을 직접 만날 수 는 없지만, 우리는 《백석평전》을 통해 백여년전 한 세상을 풍미 했던 시인 '백석'과 마주 할 수 있게 되었다. 백석은 1912년 평안북도 출생으로 평안도 방언을 사용한 토속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언어로 노래한 여러 시와 소설작품을 남겼다. 《백석평전》이 다른 평전과 다른 점은 '시인의 눈으로 바라 본 시인'이라는 것이다. 으레 인물의 생애를 연대기 순으로 나열한 평전과는 다르게 《백석평전》에는 '이야기'가 살아 있다. 철저한 고증과 대상에 대한 애정이 없고서는 불 가능한 일이다. 안도현이 말하는 백석은 책 속에서 숨 쉬며, 살아 있는 인물로 그려져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게 독자들과 만남을 주선해고 있다. 백석'을 주인공으로 주변 조연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쉽고, 친절히 그 시절의 상황들을 역추적 해간다. 책을 읽다보면 마치, 그 시절을 다 보고 있노라는 착각에 빠지게 하는게 바로 《백석평전》의 매력일 것이다.

 

▲일본 아오야마학원 유학 시절의 백석.​

#백석을 노래하다!

백석은 당대 최고의 패셔니스타 였다. 많은 여인들과의 스캔들 또한 백석의 인기를 실감케하는 사건 중 하나일 터. 백석의 모던한 외모와 깔끔한 성격과는 달리 그의 시는 향토적 색채가 강하고, 특히 평안북도 방언을 사용 한다는 점이 오묘한 매력을 배가시킨다. 겉모습 뿐만 아닌, 일본 유학을 통한 탁월한 언어실력 또한 (일본어 특히, 영어에 능통) 모두가 부러워 하는 '모던보이'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장본인이였다.

백석은 외모만  '모던보이'가 아니었다. 일본 유학시절 습작기부터 그는 '가장 모던한 것'과 '가장 조선적인 것'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중략) 그러나 백석은 단 한 편도 일본어로 된 시를 발효하지 않았다. 그는 모더니즘적인 시를 탐독하고 시론을 받아들였지만 조선 사람의 언어를 지키는 시인이고자 했다. 

p 51 ​

하지만 그 시절 민족주의적 성향을 드러내는 시인들 틈에는 백석은 최소한의 자존심을 내세웠다. 백석의 시라면 늘 등장하는' 평안도 방언' 은 향토주의에 매몰된 결과물이 아닌, 준비된 창작방법론이며 의도된 기획에서 나온 것이었다. 백석은 겉과 속이 다른 인물이였다.

 

 

 #아름다운 문학를 읽다!

안도현 시인의《백석평전》 의 재미는 책 속에 숨어 있는. 백석의 작품들일 것이다. 「사슴」,「가즈랑집」,「여우난골족」,「정주성」,「사생첩의 삽화」등 많은 작품들이 나오기까지의 배경과 상황을 이야기로 풀어써주어. 갑자기 시를 접했을때 느끼는 감정이입의 어려움을 덜어준다. 자연스럽게 백석의 생애를 따라가다보면, 이 작품이 나오게 된 계기와 버물어져 백석의 작품을 접하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제치하와 한국전쟁의 역사 속에서 느꼈을 청년의 백석의 고뇌와 시련의 아픔을 백석은 작품으로 승화하고 있다. 월북 후 향년 85세로 생을 마감할 때 까지 수 많은 문학작품을 남긴 시인 백석! 누가감히 그의 삶을 재조명하고 평할 수 있을까? 아직도 재조명되고 연구되고 있는 '백석학'의 정점은 바로 '시인이 말하는 시인의 이야기' 로써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대상에 대한 사랑과 심도 있는 고증, 조각나 있는  삶을 한조각 한조각 정성스레 맞춰 세상에 백석을 완전체로 복원 시켜준 안도현 시인의 뚝심! 안도현 시인이 아니였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책이다.

대한민국의 격동의 시절을 살다간 모던보이 '백석'의 삶과 지인들, 문학작품이 궁금한 독자에게 추천한다.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욱 생생하고 감동적이며, 긴 여운으로 남을 그 시대의 주인공 '백석'이 책 속에서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뱀발> 백석의 ​작품 모음집《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궁금한 분들은 클릭 http://blog.naver.com/doona90/602117618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심 - 조심하라, 마음을 놓친 허깨비 인생!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심》은 2012년에 펴낸 《일침》에 이어 4자성어로 쓴 1백 편의 글을 모아 펴낸 책이다. 저자인 '정민'교수의 책 중 《오직 독서뿐》과 《우리한시 삼백수》이 두권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를 떠올려 보면,  한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어느정도 해소시켜 주는데 일조했던 책! '한시란 본디  저장해 놓은 곶감을 먹듯이 하루에 한수 씩 곱씹어 읽어야 제맛!' 이라는 정민 교수의 한시 사랑이 기억에 남는다. 7언 절구의 한시와  선조들의 독서법에 이어 이번엔 4자성어로 또 한번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몇 천년전 인생사 이야기들이 요즘에도  닮아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면, 예나 지금이나 인간사는  변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상 속에 ​4자성어의 뜻을 대입해 보면, 얼추 맞아 떨어지는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서문에서도 밝힌바와 같이 세상은 전혀 변하지 않았고, 사람들은 해답을 알고 있으면서 실천하지 않는다. 정민 교수와 함께 어지러운 세상에서 마음의 중심을 잡아 보자!

조심(操心)은 마음을 잘 붙들어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되라는 말이다. ​1부는 '몸가짐과 마음공부', 2부는 '시비의 가늠', 3부는 '세정과 속태', 4부는 '거울과 등불'이란 제목으로 나뉘어 있다.

# 책 속에서 밑줄 긋기

 

요즘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지만계영(持滿戒盈)'은 공자가 노나라 황공의 사당을 구경 했을때 나오는 이야기에서 나오는 한쪽이 비스듬히 기운 그릇에 관한 4자성어이다. 즉 비면 기울고, 중간쯤 차면 바르게 서고, 가득 차면 엎어지는 그릇인 것!

지만계영(持滿戒盈)!

가득 찬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가?(지만持滿) 넘치는 것을 경계하라(계영戒盈).

 더 채우려 들지 말고 더 덜어내라.                                                                                                                                                           ​P31

 

 

환공은 이 그릇을 좌우에 두고 그것이 주는 교훈을 곱씹었다. 고개를 숙여 받을 준비를 하고, 알맞게 받으면 똑바로 섰다가, 정도에 넘치면 엎어진다. 바로 여기서 중도에 맞게 똑바로 서서 바른 판단을 내리라는 상징을 읽었다. 가득 차 엎어지기 직전인데도 사람들은 욕심사납게 퍼 담기만 한다. 그러나다 한순간에 뒤집어져 몰락한다. 가윽참을 경계하라. 차면 덜어내라.

​-본문 중에서-

​어지러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일을 단 4마디로 규정 짓는다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다만, 혼란스러운 마음 속에서도 태풍의 눈을 찾아 고요함을 유지 할 수 있는 기본기를 닦아야 한다. 《조심》은 주변을 잘 살피는 것 보다 더욱 중요한 '내 마음의 중심 잡기'를 할 것을 권한다.

 미쳐날뛰는 세상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야할 덕목은 바로 '내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

 마음 속 허깨비를 항상 조심하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
사쿠라기 시노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먼저 <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해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2013년 제149회 나오키상 수상한 여성파워 '사쿠라기 시노' 책은 처음 접해 보았기 때문이다. 어떤한 편견도 없이 소설집 <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를 읽기 시작했다.  

책​ 총  일곱편의 소설이 묶여 있는데, 남성들은 결여되어 있고,  여성들은 강한 존재로 묘사 되어 있다. 소설 속 주 무대는 작가의 고향 '훗카이도'의 지명들로 채워져 있다.  훗카이도는 혹독한 겨울로 유명하다. 눈을 치워도 치워도 쌓이는 설국 중 하나. 살기 위해 눈을 치워야 하고 ,그 속에서 자신도 모를 강인함이 길러지게 된다. 경제활동이 쇄퇴한 곳이 많아 황량한 지역이다. 퇴락한 지역의 쓸쓸함과 그저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런  '훗카이도'의 날씨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유독 낮은 삶(스트립 댄서, 농장일꾼, 치기어린 패기만 가득한 예비 저널리스트, 위태로운 회사의 경리)의 인간군상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책의 표지 , 대단히 인상 깊다.  굳게 앙 다문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게 많은 소녀. 아래에서 위로 치켜 뜬 시선, 소녀는 <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의 일곱편의 이야기에서 해답을 얻어 보라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보인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작가 '사쿠라기 시노'의 소설집 <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를 통해 연약한 겉 모습과 달리 강한 생명력을 내 뿜어 내는 잡초 처럼, 다듬어 지지 않았지만 그 속에서 미세한 정렬의 문체를 발견 하였다.
 

의뭉스러움을 간진 한채 책장을 덮게 되는 열린 결말이 끝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단편이 아닌, 장편으로 이야기를 좀더 들여주지 않음이 아쉬웠다. 아마 결말을 맺어 주지 않는 건 우리의 삶이 계속해서 진행형인 것 처럼, 끝나버리지 않고 놓아버리지 않는 삶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는 아닐지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분 BOOn 3호 - 2014년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 편집부 엮음 /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월간지)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지금은 잡지 시장이 많이 무너졌지만, 1990년대만 하더라도 별별종류의 잡지들이 있었고, 영화를 좋아했던 나는 씨네21부터 스크린, 맥스무비, 무비위크 등등 많은 잡지들을 모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종이 컨텐츠(신문, 책, 잡지등)은 멸종될 것 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아직은 책과 신문은 간신히 살아 남았지만.  유독 '마니아'층을 이루고 있는 '잡지'라는 매체는 그 시장성이 많이 축소 되었다. 요즘은 지하철이나 편의점 가판대에 진열대가 아예 없는 곳도 허다하다. 이동하는 짬짬히 잡지를 읽던 시민들의 모습은 이제 추억속의 한장면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그런데 며칠전  목마름을 채워 준 잡지를 만났다. 바로 ​《BOON》.(1,2호도 읽어봐야겠다)

제목 'BOOn'이란 '유쾌한'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 '文​化'의 일본어 음독인 '분카'에서 '분(bun)'이라는 발음만 차용하여 표기한 것이다. 따라서 《BOON》은 '유쾌한 일본문화 읽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본문에서)

​말그대로 '일본 문화에 대한 세세한 정보와 자유기고자들의 의견'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일본문화콘텐츠 전문잡지!

 

 

 

그동안 일본문화는 한국사회에서 금기시 되어 있는 영역 중 하나였다. 허나 일본문화개방을 계기로 음지에서 쉬쉬하면서 즐기던  대중들은 이제 제대로 된 일본문화 즐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일본 문화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접 할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일본 영화'에 매료되어 극장 혹은 비디오로 많이 보았던 기억이 난다.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의 문화는 우리가 생각 했던 서양의 문화보다 좀 더 강력하며, 독특하고, 중독성 있는 것 들의 향연이였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권쯤은 소장하고 있다는 일본의 대표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미 일본을 넘어,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문호다. 우리나라에도 이 '하루키'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숭배시하는 독자들이 많은데.(그 중 필자 포함) 이번 호에서는 드디어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특집글을 다뤘다.  인기있는 일본작가들이 많이 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 요시모토 바나나, 무라카미 류, 에쿠니 가오리 등등) 하루키 만큼의 위상과 인기를 갖지 못한다. ('하루키즘'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나지 않았는가)

 

 

 

첫째 , LGBT로 본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

둘째, 그를 읽었는데 그가 읽었네

         -무라카미​ 하루키와 독자 그/그녀

셋째, 순례하는 나르키소소의 트라이앵글 ​

​<작가를 읽다>코너에서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작가 '하루키'에 대해 다뤘다.  특히 그의 소설 속 늘 등장하는 ' 자극적인 성관계'를  LGBT의 시각으로 본 해석이 무척 흥미로웠다. 그러한 질문에 어느 인터뷰에서 하루키는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는데.

"성적 활동은 외부 세계와 자신의 내면을 연결하는 중요한 인간의 행위입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의 한 형태이자 사람 사이의 축제로 볼 수도 있죠. 즉, 다른 곳(세계)으로 갈 수 있는 중요한 길 혹은 방법 입니다."

참, 무심한 듯 쿨한 그의 성격과 맞는 대답이 아닐 수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즐겨 있는 독자라면 쏠쏠한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집>의 '오타쿠의 생태학'은 오타쿠라는 단어의 창시국인 일본의 여러 오타쿠의 소개와 단어의 기원, 변형,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소토코모리'(해외 히키코모리 족)에 대해 다뤘다. 그들이 생기게된 배경과 원인, 변형과 발전되어 국가가 무너지고  새로운 공동체가 생기는 시대의 초국가성에 대해 소개해주었는데, 새로운 일본 젊은이들의 문화에 대해 충격과 함께 공감이라는 양분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밖에 <문화 산책>의 '아베고보: 전쟁과 식민지가 낳은 아방가르드 문학'과 <연재소설>, <서평-침묵의 거리에서 ,또 하나의 일본>, <오사카 즐기기> 등 짧지만 간결하고 깔끔하게! 얇지만 강렬하고 충실하게 알찬 구성이 매우 만족 스럽다.

일본문화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있는 작가라면 ​《BOON》을 정기구독하는 방법도 추천할만하다. 결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것 같다. 매우 알차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1년 정기구독료: 45,000원

2년 정기구독료: 85,000원 ​ (*격월 1회 15일 발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고향의 맛.멋
이재인 지음 / 멘토프레스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맛과 멋이 모두 충족되는 여행은 모두가 꿈꾸는 여행 중 하나 일 것이다. 저자 '이재인'씨는 이 모두가 부러워 하는 여행의 주인공으로, 우리나라 20여개 지역을 돌아다니며, 명소와 명사 소개 그리고 여행의 정점을  '먹방'으로 마무리 하는  맛.멋 여행의 행복한 가이드를 자처하고 있다.

저자는 '잃어버린 고향의 맛을 찾아서'​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전국을 여행한다. 광시, 공주, 논산, 단양, 대전, 덕산, 보령, 부여, 목포, 수원,안동, 옥천, 익산, 장성, 인사동, 천안, 청주, 청양, 해미, 홍성을 돌아다니며 그곳의 맛과 정취를 즐겼다. 해당 지역의 토박이 음식, 특산물의  만찬을 즐기는 저자가 부럽기만 하였다.

​20여 곳의 명소 중 '인사동'편을 소개한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고 외국인과 내국인이 뒤섞인 곳, 인사동은 맛집들이 많은 동네로 유명하다. 저자는 조선 시대의 인사동의 위치와 위상이 높았음을 일러주고, '천상병'시인의 자취를 따라 그의 시와  인생,  아내가 운영 하였던 찻집 '귀천'에 대해 소개한다. 정처 없이 구경을 하다보면 배꼽시계가 울린다. 그러면 늘 그 지역 명사의 추천 식당을 들르는데, 그 중 '박영대 화백'이 추천하는 마늘 양념생강 비법이 담긴 '인사동 수제비' 찾는다. 마늘과 생강의 효능과 우리나라에 전해지게 된 유래 등 '음식' 하나를 먹더라도 구체적인 배경까지 습득하게 하는 재미난 입담이 먹는 재미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너무 토속적인 음식점을 소개하다 보니. 젊은층은 쉽사리 공감을 얻지 못할 것 같아 아쉽다. 애초 서문에서 밝힌 것과 같이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잠시, 잊었던 고향을 다시 떠올릴 것이고, 단 한 번도 고향다운 고향을 가져본 적 없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달려가고픈 마음의 고향을 더러 꿈꿔보기도 할 것이다"​ 라고 적어 놓았으니, 연령대가 좀 높은 독자는 전자를 젊은 독자는 후자의 느낌으로 읽어 내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다시, 고향의 맛.멋》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검색만 하면 쏟아져 나오는' 파워 블로거의 맛집 정보'보다 ' 검증된 맛집'이라는 점일 것이다.  전국 곳곳에 포진해 있는 저자의 지인들이 소개하는  추천 맛집들은  일단 맛은 합격점! 그곳의 정취는 후식이 될터이니!  맛깔스러운 맛.멋기행이 되기 충분하다.  이번 휴가 해외도 좋지만, 전국의 향토유적 탐방과 맛집 기행도 특별하게 기억될 휴가로 손색 없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