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대화
마르셀루 글레이제르 지음, 김명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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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인문학의 반목이 인류에게 가하는 위기에 대하여 저자는 이 두학문의 협업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그 두 학문의 지성인들을 대담을 엮었다고 한다.

그런가 ? 나 같은 일반인은 그런 심각성을 사실 잘 모른다. 그만큼 두 학문은 우리에게 실제적으로 어려운 부분에 속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성들이 말하는 주제들을 읽다보면 “ 어라 생각보다 멀지 않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과학의 편견과 인문학의 지루함을 깨우는 주제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다.


또한 8가지 주제들속에 우리가 매번 걱정하고 있는 세계관들이 세세하고 다양한 각도로 이야기되어져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과학의 역사, 인문학의 역사 그리고 철학의 역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다.

내가 가장 관심있고 재미있었던 부분은 2장- 실재의 본질과   3장 지능의 미래 - 인간 , 기계 ,외계 생명체 에 대한 천문학자와 철학자의 대화 부분이었다.


2장 실재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중에서 뇌에서 일어나는 것 중에서 과학의 논리로 펼치수 없는 것들 , 사랑, 마음 , 떨림 등등의 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다룬다.

 불교학자와 이론 물리학자의 대담 인데 , 정말 재미있으면서 근본적인 실재라는 것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이었다. 


어떻게 의식과 같이 놀라운 것이 자극에 반응을 일으키는 신경 조직의 결과로 생길 수 있는지는 알라딘이 램프를 비빌 때 지니가 나타나는 일만큼이나 불가능하다.  페이지 154 토머스 헉슬리 



3장에서는 어릴적 혹성탈출을 보면서 두려워했던 고릴라가 인간을 지배하는 이야기가 이제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바뀌어가고 현상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인공지능 개발을 계속 연구해야 하는가 ? 하지말아야 하는가? 또는 어디까지 발전시켜야 하는가? 등등에 많은 논란이 있다.  이 장에서는 논란의 옳고 그름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외의 생명체에 대한 인식부터 시작해서 우리 인간및 포유동물이 가지는 세포의 특이성들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다.

그렇게 우리는 특별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서로를 죽이는 (프랑켄슈타인)보다 더 끔찍한 괴물인 존재일 수 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런 인간이 만드는 인공지능에게 필요한 것이 과연 무엇일까? 인간 보다 더 뛰어난 존재 그 안에 담겨진 도덕적 논리와 인간적 함양, 인간처럼 외부와 내부의 환경을 동시에 적용하는 학습이 가능하냐는 결국 그것을 만드는 인간의 본성에 달려있음을 말한다.

그러므로 어쩌면 과학에 뛰어난 기술, 지능의 미래에 꼭 담아야 할것은 인문학적 소양임을 잊지 않는 것일것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뇌의 수많은 뉴런들의 역할등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막연한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주는 요소이다. 


그외에도 과학과 종교 , 시간, 그리고 트랜스 휴머니즘 -인간과 기계의 결합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가지 현상들, 지구환경의 위기 , 그리고 마지막에 인간이란 무엇인가? 다다른다. 


호모사피엔스가 점점 성장 발전하면서 지구위기를 가하는 암적인 존재로 역사에 기록될것인가 ? 아니면 테라 사피엔스 - 자신의 활동을 지구의 자연주기와 우아하게 통합하는 방법을 배운 종이 될것인가? 라는 자조적 물음에 다다른다. 테라사피엔스의 길의 첫번째로 우리스스로 이런 많은 대화를 하고 그것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이런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고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돌릴수 있도록 인문학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마무리를 맺는다. 


인문학자들은 능수능란한 이야기꾼들입니다. 그들은 소설과 예술적 창의성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정의인지, 왜 인간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이야기합니다. 이 새로운 내러티블를 창조하려면 (과학과 인문학)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지 396 인간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과학과 인문학의 협업, 그것은 단순히 지성함량이 아닌 우리 미래의 생존에 달린 도덕적 기술적 문제임을 자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과학은 깊은 진실이 담긴 다른 모든 심오한 이야기라는 구절처럼 이 책에 담긴 과학을 이야기하는 인문학의 모습처럼 , 우리 미래의 심오한 과학적 인문학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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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코코 샤넬 - 코코 샤넬 전기의 결정판
앙리 지델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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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청담동며느리룩, 마릴린먼로NO .5 , 트위드쟈켓 등등 수많은 수식어로 이루어진 샤넬 .

이 많은 수식어뒤에 정작 코코 샤넬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는다.

실제로 샤넬 입을 수 있느냐 , 아니냐가 더 중요한 세상의 가치관에서 코코 샤넬에 대해 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코코샤넬의 영화를 잠깐 봤던 적이 있었는데 뚜렸하게 어린시절에 대한 묘사가 없어서 , 그닥 와닿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번 책은 오랜 자료조사와 방대한 고증등등을 통해 그녀가 감추고 싶었던 어린시절과 코코 샤넬애칭이 만들어진 이야기와 함께 그녀의 사랑과 일을 촘촘하게 그려냈다. 

코코 샤넬이 살아생전 자신의 회고록을 펴내면서 어린시절 수녀원에서 자랐고 술집등에서 노래를 부르며 가수생활했던 그시절을 감추려고 했던 이야기를 통해서 누구보다 당당했던 그녀가 아주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여성의 인권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했던 시절, 엄마의 죽음이후 자신들을 짐짝취급하며 수녀원에 버리고 자취를 감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생계를 위해 노래를 했지만 그것마저도 즐겨했던 그녀의 청춘기, 그리고 사귀는 남성들을 도움을 받아 의상실을 시작하면서 성공하게 된 계기를 보면서 지금 이렇게 유명해진 그 밑바닥에 고아소녀의 두려움을 통해서 그리고 평생 사랑하는 사람과 연결되지 못하고 홀로 삶을 이어왔던 강인함이 샤넬이라는 이름을 꽃피웠음을 알게 된다.


현재는 가장 여성스러운 옷으로 통하던 그시대에 오히려 가장 여성스럽지않은 밋밋함의 대명사로 불리웠던 샤넬의 옷이라는 것이 아니러니하다. 


마른몸매에짧게자른까만머리, 

눈이부실정도로강렬한눈빛, 

예측할수없이튀어나오는

신랄한말투와재치



그시대의 여성과는 다른 샤넬이라서 오히려 그녀가 만들어내는 옷이 더욱 특별해보였던 것은 아닐까? 

수긍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은 그 시절에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일화, 셈이란 풍자화가가 (진짜멋쟁이와 가짜 멋쟁이)라는 삽화를 그리면서 그당시 샤넬이 사귀고 있던 폴로 선수 아서카펠의 몸에 안겨 샤넬의 대명사였던 모자박스를 손에 든채 매달려가는 모습을 그려놓았다. 이작품은 젊은 의상 디자이너를 세상에 알리는 한몫을 하기는 했지만 , 그녀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역할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상황에 자신에게 긍정적인 면을 살피고 , 풍자화가 셈을 칭찬하며 잘 지냈다고 한다. 



특히 그녀가 1차대전과 2차대전을 겪은 전쟁세대이며 그 시기에도 패션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에 1차대전과 2차대전의 다른 양상이 생생그려져있다.

1차대전에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던 프랑스는 전쟁시기에 오히려 귀족층에게 패션이 더 중요한 화두였음을 보면서 약간 어이가 없었다. 그당시에 오히려 샤넬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더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2차대전에는 파리가 독일에 점령되고 폭격당하면서 전쟁의 시기에 샤넬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고 또한 한때 사겼던 독일장교로 인해 전쟁이 끝나고 프랑스에 있지 못하고 스위스로 떠나있기도 한다. 하지만 그와 달리 다른 의상디자이너들은  전쟁기간동안 직물산업을 통해 부를 챙겼다. 


전쟁이 계기가 되어 샤넬은 14년동안 메종 샤넬을 닫고 향수산업에서 나오는 돈으로 삶을 이어가던 중 일흔 한살에 다시 복귀를 하게 된다. 

내가 알던 샤넬은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 유명했던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책을 통해 일흔한살의 복귀로 인해 현재의 샤넬이 있게 된 밑거름이 된것을 알게 되었다. 

젊음을 지나 노년의 나이 모든 것을 정리하는 나이라고 특히 요즘같은 백세시대도 아닌 1950년대에 일흔한살에 복귀를 꿈꾸고 이루어내고 성공했던 그녀의 이야기에 놀라움과 감동을 받았다. 


샤넬 하나 없고 샤넬 브랜드에 관심은 없지만 가격이 오를수록 오픈런이 되는 그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는. 코코 샤넬에 꺽이지 않는 용기, 도전, 요즘 우리세대들이 말하는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느낀다.  


특히 샤넬 그녀도 책덕후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구절을 보면서 왠지 동질감이 들었다.

책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어 이러면서 , 


수백 권에 이르는 책이 응접실의 벽면들을 채우고 있었다.

그녀가 책을 사는 것은 읽기 위해서이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가브리엘의 표현에 의하면 책들은 그녀의 “ 가장 좋은 친구들” 이었다. 

그녀에게 독서는 피난처였다. 아주 어릴 적부터 바렌의 다락방에서 얼마나 많은 소설을 탐독했던가 ? 

페이지 350 중에서 


이미지로 판단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늘 이미지로 편견을 만들게 됨을 느낀다. 여성미, 청담룩,등으로 폄하했던 것은 샤넬이 만든 이미지가 아닌 샤넬을 비하하는 사람이 만든 거짓 이미지임을 알면서 그것에 동조했던 것을, 샤넬의 브랜드안에는 그녀의 외로웠던 자신의 삶을 고독속에서 몸부치면서 이루어낸 성과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낀다.  그래서 샤넬 백보다 (비싸니까) 샤넬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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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암실문고
브라이언 무어 지음, 고유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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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소설이 추구해야 할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하퍼 리(『앵무새 죽이기』작가)엄청난 데뷔작.

1955년에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여전히 신선하고 가슴 아프게 읽힌다.
-존 밴빌(「바다』작가)


이렇게 완벽히 표현된 캐릭터, 혹은 이렇게고통스러우리만치 현실적인 캐릭터는현대 소설에서 거의 만나 볼 수 없다.
-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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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킴의 거침없는 중국사 - 신화시대부터 청나라까지 영화처럼 읽는 중국 역사 이야기 썬킴의 거침없는 역사
썬킴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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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역사적 사건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라는 책머릿말을 중국의 역사를 읽고 나니 이해가 된다.

왜 남의 나라 역사를 알아야지, 라는 바보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이 담긴 책이다.

우리나라와 붙어있고 오랫동안 우리나라역사에 자주 출연했고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와 긴밀한 역사적 관계를 맺어야하는 중국의 역사, 어쩌면 선택이 아닌 당연한지식이어야 할 것 같다.


중국의 신화시대 역사부터 시작하는 썬킴의 역사적 이야기는 어릴적 세계사시간에 외웠던 연대의 어려움과 그많은 나라들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한나라의 탄생과 멸망 그리고 그뒤에 담긴 진짜 역사와 야사를 구별해주는 스토리텔링에 반하게 된다. 

진시황의 만리장성이 사실은 명나라에 다 지었졌다는 이야기, 명나라의 멸망 밑거름에  임진왜란이 있다, 삼국지의 오랜된 유비, 관우, 장비 의 도원결의는 사실 야사라는 것등 ,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은 중국의 오랜 역사적 사실에 따른 모방이었다는 이야기등등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한 나라의 탄생과 멸망뒤에는 왕이되고 나서 초심을 잃어서 , 또는 집안의 내분, 즉 많은 형제들과의 권력다툼 그리고 왕들의 환락에 따른 결과임을 중국의 오랜 역사적 사실을 통해 보여준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기만 하는 내용이 아니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자성어나 야사로 알고 있는 이야기의 진실을 재미있게 풀어내면서 역사가 주는 교훈적인 중요한 핵심을 놓치지 않는다.


역사적 연대를 먼저 나누어 주요 사건과 왕그리고 그들의 분열과 멸망을 촘촘히 이야기하고 그 시대에 유명했던 인물들을 이야기해주면서 왜 그들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주위 나라들의 연관관계까지 알 수 있도록 섬세함도 놓치지 않았다.




또한 책인데 , 강의를 듣고 있는듯한 말투 문장과 적절한 비속들어들을 구사하면서 재미와 지식을 둘다 잘 배분했다. 그리고 한시대가 끝나면 그시대를 묘사한 영화들중 한편을 소개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눈으로 읽고 영상으로 다시 한번 채득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했다. 




자금성의 탄생, 만리장성에 담긴 중국왕의 슬프고 치욕적인 역사, 결국 한족이 아닌 오랑캐라고 칭했던 부족이 마지막 청나라를 만든 이야기등을 읽고 나서 중국여행을 간다면 “ 아 성이네, 아 만리장성이네” 하는 단순한 감탄사가 아닌 건축물에 담긴 그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여행이 될것 같다. 그럴려면 역사책이 아닌 재미있는 역사책을 읽어야 가능한데 썬킴의 중국사는 그런 감동적 스토리텔링이 있다. 중국의 역사를 통해 우리역사와 이웃나라들 그리고 정치에 대한 여러가지 감정이 일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적 요소가 가득하다. 야사와 참된 역사를 꿰뚫어 볼줄 아는 재미있는 역사서라는 생각이 든다. 몇번이나 갔면서도 한번도 중국에 대한 이해와 감정이 들지 않았던 그 이유과 나의 역사에 대한 무지함을 일깨우게 만든 역사책이었다. 알고 나면 달리 보인다는 말, 이책이 딱이다. 


그냥 지나쳤던 베이징 자금성도 이제는 불타는 베이징을 바라보며 자결을 한 명나라 마지막 황제의 울부짖음과 함께 보일 겁니다. 그냥 관광을 가셨던 홍콩도 이제는 홍콩 앞바다에 몸을 던진 남송의 어린 마지막 황제의 울음처럼 보일 겁니다. 페이지 263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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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임 머신 -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
캐시 오닐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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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의 주요 목적은 순응하기를 강제하는 것이다. 

순응은 꽤 문제가 있는 단어라고 본다. 줏대 없는 태도, 고분고분한 행동,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순응하는 집단의 관습에 결함이 있거나 부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페이지 12 


비만, 약물중독, 빈곤, 외모 이 네가지 단어만 들어도 수치심이 몰려오는 경험을 한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난 또한 여러가지 면에서 수치심을 겪은 적이 있는데, 항상 나는 수치심을 당한 피해자이지 가해자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 저자는 우리들이 겪는 아주 일상적인 네가지 주제를 통해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우리들을 이용해 정부나 정치인 또는 기업들이 어떤식으로 수치심을 악용하고 사업적으로 이용해왔는지를 낱낱이 파헤친다.


우리는 특히 비만인을 보면서 “ 쯧쯧 게을러서 ”라는 잣대를 들이대면서 개인의 노력으로 치부한다. 나또한 비만까지는 아니더라도 몸무게가 불어났을때 내 자신을 자책하면서 채직찔하고 남자 동료들이 우스게 소리로 비하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큰소리 치지 못하며 남몰래 수치심이 생기곤 했다.

그래서 어릴적 우스개 소리로 살을 빼려면 연애대상에게 충격적 수치심을 받으면 저절로 된다는 이야기를 사실로 받아들이곤 했다.

하지만 저자는 비만을 개인의 노력이 아닌 유전자, 타고 난 몸의 생태로 받아들여서 그것을 수치심으로 연결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자신의 건강이며 그것이 남에게 해가 되는 것이 아닌데 늘 의사나 주변 지인 심지어 부모님까지도 개인의 노력으로 판단하며 수치심으로 내몬다고 말한다.

그 수치심을 이용한 다이어터 산업이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TV 다이어터 프로그램에서도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면 살을 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의 노력이 아닌 시간안에 여러사람이 돌아가면서 한사람을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이 끝난 몇년 후의 그들이 전보다 더 심하게 요요현상으로 인생 최대의 몸무게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고 말한다.

차근 차근 계획하지 않은 수치심을 이용한 개인의 희생에 따른 기간이 끝나며 실생활로 돌아간 그들은 옆에 운동파트너 ,식단 관리사, 지켜보는 눈이 없는 이상 힘들어짐을 보여준다.

그런 상황을 가지고 그것이 한개인의 노력의 실패로 또다른 수치심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약물중독, 빈곤, 외모들에 가해지는 수치심의 논리들은 우리가 당연히 여기던 개인의 문제가 아닌 환경적 ,유전전 요인을 가지고 개인들에게 큰 짐을 지우고 그들에게 수치심을 주면서 나는 안그러니까 라는 동조적인 움직임을 주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특히 마시멜로 실험에 대한 이야기에 관점을 달리하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됨을 알수 있었다.

오랜 전 우리나라 예능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했던 마시멜로 참기 실험을 통해 참을성과 미래 판단하는 것은 처음 부터 아주 잘못된 실험을 임을 이책을 통해 알수 있다. 


의심스러운 과학에 근거한 이 자족적인 분석은 현상 유지를 도와주고 빈곤층에게 수치심을 불어넣는다.

그렇지만 마시멜로 실험의 결론은 더 엄밀한 연구로 무너졌다. 2018년에 연구자들이 이 실험을 열 배 규모로 실시하면서, 부모의 소득과 교육수준을 통제했다.

실험 결과, 아이들이 마시멜로를 집어 먹게 한 그 어떤 요인보다도 부모의 부와 교육 수준이 아이의 장지적인 성공과 훨씬 더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빈곤 - 가난한 자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중에서 페이지 109 


이처럼 우리가 당연히 여겼던 논리들과 생각들 그리고 오래전 알던 잘못된 지식들이 이책을 읽는 동안 낱낱이 부서진다. 약물중독자를 대하는 논리들, 일하지 않는 가난한자들을 도와서는 안된다는 논리, 인종차별을 역이용해 역차별이라고 논리들 , 그동안 어쩌면 쉽게 동조하고 나는 거기에 안들어가니까 빠져나왔으니까 라는 해이한 마음으로 수치심을 주는 행동들을 방관해왔음을 느끼게 되었다. 


잘나가는 연예인이나 방송인들이 한순간의 실수로 나락에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의 잘못이니까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는 정의로움이 아닌 사실은 그들이 수치심의 늪에 갇혀있기를 바라는 맘에 동조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는 수치심이 나쁜쪽으로 더 악용안되기 위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제시하기도 하지만 가장 저변에는 개인이 가지는 “존엄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쩌면 정상적이고 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다 실수한 누군가를 같이 끌어내리는 것이 아닌 안타까워하면서 그들을 존엄하게 대하는 마음이 우리가 좀더 나쁜 사회로 가지 않는 기본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수치심 체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사람들 스스로가 모두 실수하는 존재라는 점 그리고 우리 주볌에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고 속죄해야 한다. 하지만 그 잘못 때문에 영원히 수치심의 늪에 갇혀야 하는가에 대해선 재고할 필요가 있다.  페이지 299 . 


이책은 정말 우리시대에 혐오와 수치라는 개념을 몰이해하는 세대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다.

읽으면서 내가 가했던 수치심과 받았던 수치심을 기억하면서 돌이켜보니 받았던대로 다시 돌려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함께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내용들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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