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그립다 4
(김정한)
언제 어디서나 간절히 밀려오는 그리움
비가 내려야 온몸이 젖는 것도 아닌데
또 다른 그 무언가에 전신이 젖을 수 있는 나
축복일까 저주일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날 붙들고 매달리는 어둠 속의 수목처럼
네가 있는 곳을 향해
긴 목을 쭉 빼고 기다리는 따뜻한 그리움
취하지 않고는 비틀거리지 않고는
어둠을 가르고 너에게 갈 수 없는 나
갈대처럼 전신을 너에게로 뉘어도
쓰러지는 파도 같은 큰 울음에 마음은 허하다
그대만이 아름다움이고 목숨이 된 시간들......
왜 난 널 부여잡고 비틀거리다가도 끌어안고
넘어지다가도 널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혼자서 발버둥 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가을
다시 찾아온 축복의 선물을 껴안고
더 이상 취하지 않고 비틀거리지 않고
넘어지지 않고 너에게로 가고 싶은데
망설이고 애태우고 기다리다
작아지는 심장만 타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