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패턴 - 이언 스튜어트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수학의 세계 사이언스 마스터스 8
이언 스튜어트 지음, 김동광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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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먼저 ’어려움’과 ’두려움’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사람들에게 ’수학’이 ’어려움’이나 ’두려움’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 그 자체이며 ’재미’와 ’호기심’이라는 것을 알려주고자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수학’의 진짜 존재 이유가 무엇이고
수학이 무엇에 쓰는 용도인지,
수학의 대상은 무엇인지,
자연의 패턴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명체와 수학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앞으로 수학은 어떤 부분이 재미있을지
차분하게 알아볼 수 있다.
(저자의 의도와 달리 수학용어가 적지않아 읽기 어려울 수도 있음...^^)
 
’방정식’, ’로그’, ’미적분’, 행렬’, ’기하학’까지 생각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늘 그리워하고 우리를 늘 편안하게 만드는 것들을 생각해보자.
창문 가로, 차창 사이로, 나무 가지 아래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
쏟아지는 비와 비 사이에 드러나는 아름다운 구름...
비가 갠 하늘에 예쁘게 걸쳐지는 무지개...
이 무더운 여름에 생각나는 눈송이...
달마시안, 얼룩말, 호랑이와 표범의 줄 무늬와 얼룩 무늬...
강릉 경포대와 변산반도 격포의 파도...
사하라사막의 모래언덕...
꽃과 꽃잎과 나무와 가지...
밤 하늘을 밝게 비추는 달과 별들...
업무와 약속에 긴장해 있다가도 그것을 바라보거나 그것들을 생각하면 문득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 모든 자연(자연현상)은 하루하루 일상에 찌들어 있는 우리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준다.
 
’수학’은 인간이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수(Number)’를 창조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1,2,3,4,.....
엄밀하게 말하면 ’수’는 실체가 없다.
’수’는 인간의 집단 지성이 만들어낸 개념이고 정신이고 문화이다.
’수학’ 역시 마찬가지이다.
달과 별, 눈송이, 무지개, 물방울, 구름, 꽃과 나무, 파도...
자연은 스스로 온갖 형태를 갖추면서 인간을 유혹하고 인간을 감동하게 한다.
기원전부터 인간은 그런 형태, 즉 패턴에 대한 개념을 조직하고 체계화시키는 과정에 ’수학’을 이용하면서 엄청난 비밀을 발견해 왔다.
그 비밀이란 자연의 패턴이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면서 우리의 칭송만 받는 대상이 아니라,
자연 현상과 과정을 지배하는 규칙들을 알아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는 사실이다.
 
그런 단서들에서 출발해서 그 속에 내재한 법칙과 규칙성을 연역해내는 과정 자체에도 아름다움이 깃들여 있다.
그리고 자연의 패턴들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유용하다.
우리가 기본적인 패턴을 식별하는 방법을 배우기만 하면, 그런 배경에서 벗어나는 예외들은 두드러지게 드러날 것이다.
 
이 책은 < 섹스의 진화 >, <원소의 왕국>, < 마지막 3분 >, <인류의 기원>, <세포의 반란>, <휴먼 브레인>, <에덴의 강>에 이어 -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 - 의 여덟 번째 책으로, ’수학의 세계’를 주제로 삼았다.
 
1. 수학의 질서
-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종류의 패턴을 배운다.
  인류가 프랙털과 카오스라 불리는 두 가지 패턴을 처음 인식하게 된 것을 불과 30년 전이었다.
- 한마디로 말하자면, 구름의 모습이 프랙털이고 날씨의 변화가 카오스다.
- 피보나치 수열은 해바라기 씨앗을 포함한 자연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 무지개는 제각기 다른 색을 띠는 원들의 집합이다.
- 구름은 물이 기체에서 액체로 ’상변이(phase transition)’을 일으킬 때 생성된다.
 
2. 수학의 쓸모
- 공학자의 본능은 자연계와 인공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자연과학자의 본능은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계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수학자의 본능은 분명하게 드러나는 세부적인 부분들을 관통하는 보편성을 찾아서 이해의 과정을 구축하는 것이다.
- 수학은 자연에서 관찰되는 패턴이나 불규칙성 뒤편에 숨어있는 법칙과 구조를 찾아내는 체계적인 방법이다.
  그런 다음에 그 법칙과 구조를 이용해서 거기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하는 것 역시 수학이다.
- 문화적 측면으로 보면, 수학은 실용적인 방법들에 대해 우려와 불안감을 가지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그들로 하여금 그 방법들이 유효한 근본적인 이유를 파고 들어가도록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 단기적 관점에서 보면, 수학자들이 미적분의 논리적 타당성에 대해 만족하는가 여부는 별반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러한 내적 차이에 대한 의구심을 좇는 과정에서 얻어진 새로운 사상과 개념들은 외부 세계에 무척 유용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어 왔다.
- 달팽이가 껍데기를 만드는 방식에는 유전학과 화학이 관여한다.
  여기에서 수학은 달팽이의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화학 반응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자적인 부기를 만든다.
  즉, 수학은 달팽이 껍데기에 사용되는 분자들의 원자적 구조를 기술한다.
  그리고 달팽이의 약하고 부드러운 몸체에 비해 단단하고 질긴 껍데기의 특성을 기술한다.
- 사실 수학이 없다면 우리는 물질이 실제로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지, 그리고 원자들이 어떤 배열을 하고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없다.
  유전에 관여하는 물질인 DNA 분자구조의 발견은 수학적인 실마리가 없었다면 이루어지기 힘들었다.
- 수학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예측이다.
  천체의 움직임에 대한 이해를 수학으로 설명한 후에 천문학자들은 일식과 월식현상, 그리고 혜성이 주기적으로 지구 근처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태양과 지구와 달의 상대적인 위치 변화로 인한 밀물과 썰물. 그를 통해 과학자들은 몇 년 앞서 조수간만을 예측할 수 있었다.
- 그 밖에 수학은 비행기의 최적화 경로, 비행기 레이더 화상을 제공하는데 사용되는 신호처리 방식, 텔레비전의 3차원 기하학, 인공위성을 이용해서 텔레비전 신호를 전송하는 부호와 방법, 인공위성의 궤도 운동을 가능케 하는 방정식 등에 사용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새로운 수학이 바로 금전적인 이득과 연결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
  수학적 개념이 공장에서 생산되거나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무언가로 바뀌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 ’호기심에 의한 연구’라는 말 자체가 상상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관료들이 그런 유형의 연구를 의도적으로 깍아내리기 위해 극히 최근에 만들어낸 말이다.
  확실한 단기 이익을 주는 깔끔한 프로젝트를 향한 그들의 열망은 지극히 어리석은 것이다.
  목표지향적인 연구는 예상 가능한 결과물만을 내놓기 때문이다.
- 진정 중요한 돌파구는 항상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나오게 마련이다.
  전혀 새로운 방법과 접근 방식이 의미를 갖는 이유가 바로 이 예측 불가능성이다.
 
3. 수학의 대상
- 수학의 대상은 가장 기본적으로 ’수(Number)’다.
  ’수’는 자연수, 정수, 유리수, 무리수, 실수, 복소수로 이루어진다.
- 그 다음 대상은 연산과 함수(Function)다.
- 그 다음은 증명...
  전문적인 수학자는 어떤 사실이 논리적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전혀 없음이 입증되지 않는 한 어떤 진술도 참이라고 간주하지 않는다.
 
4. 변화의 상수
- 카오스와 복잡성(complexity)의 과학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역명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것은 "변화가 법칙을 생성한다"는 것이다.
- 달:지구:태양으로 이루어진 계의 운동을 흔히 ’3체 문제(three-body problem)’라고 부른다.
  뉴턴 이래 3세기 이상의 기간에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학자들는 아직도 3체 문제에 대한 만족할 만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 1994년 3체로 이루어진 계는 적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리고 그런 계가 아르놀드 확산이라는 신기한 현상을 나타낸다는 것도 증명되었다.
  아르놀드 확산이란 상대적인 궤도 위치에서 극도로 느리고 임의적인 드리프트(흐름)을 일으킨다.
  그런데 이 드리프트는 실제로는 임의적이지 않다.
- 그것은 오늘날 카오스라고 알려져 있는 행동 유형의 한 보기이다.
  ’카오스’란 순수하게 결정론적인 원인에 의해 나타나지만 겉으로는 임의적인 것처럼 보이는 행동을 말한다.
- 수학자들은 오늘날 공식으로 포착할 수 없는 풀이에 정성적인 측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늘날에는 운동의 주된 정성적인 측면들을 직접적이고 훨씬 정확하게 다룰 수 있는 이론을 통해 답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정성적인 이론을 향한 이 움직임은 퇴행이 아니라 크나큰 진보이다.
- 역사상 처음으로 수학자들은 패턴들을 그 고유한 모습 그대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5. 바이올린에서 비디오까지
- 텔레비전은 순수수학과 응용수학이라는 수학의 두 측면이 한데 결합해서 두 분야가 독자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고 중요한 결과를 낳은 본보기이다.
- 텔레비전의 발명은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것은 바이올린의 현의 진동에 얽인 문제에서 시작된다.
- 바이올린의 현의 진동은 파동방정식을 이끌어냈다.
  그 파동방정식은 정확하게 ’편미분방정식’이다.
- 전자기방정식은 전기장과 자기장의 변화 사이를 네 가지 미분 방정식으로 설명한다.
  그 전자기파가 무선전신으로 이어지고 결국 레이더, 텔레비전, 비디오테이프의 발명까지 이르게 되었다.
- 수학은 단순한 예를 보편화시켜서 실세계의 복잡성에까지 확대할 수 있게 해준다.
 
6. 대칭붕괴
- 대칭은 우리의 시각에 강력한 호소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우리가 느끼는 미적 감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완전한 대칭은 반복적이고 예측이 가능한 한편 우리의 정신은 놀라움을 좋아한다.
  구로 우리는 종종 불완전한 대칭 겨시 정확한 수학적 대칭 만큼이나 아름답다고 느낀다.
- 자연계 속에서 무수히 발견되는 두드러진 패턴들은 모두 대칭이다.
  다른 한편으로 자연은 지나친 대칭성에 대해서는 불만을 갖는 것 같다.
  자연 속의 거의 모든 대칭적 패턴들은 실제로 그 패턴들을 만들어내는 원인에 비해 덜 대칭적이기 때문이다.
- 자연의 대칭은 소립자의 구조에서부터 거대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모든 규모에서 발견된다.
  메탄 분자는 중심에 하나의 탄소 원자와 그 주위에 4개의 수소 원자들을 가진 사면체 구조이다.
  벤젠은 정육각형으로 이루어진 6겹 대칭이다.
  버크민스터풀러렌 분자는 60개의 탄소 원자로 된, 끝이 잘린 20면체이다.
  생물을 구성하는 세포의 깊숙한 내부에는 중심체라를 구조가 있다.
  중심체의 구조는 대칭적이고 그 내부에는 중심립이라는 두 가지 구조가 서로에 대해 직각 방향으로 들어있다.
  각각의 중심립은 원통 모양이고 27개의 미소관으로 이루어진다.
  이 미소관들은 세로 방향으로 3개씩 완전한 9배 대칭을 이루고 있다.
  유행성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나선형이다.
- 자연은 바이러스의 여러 가지 형태 중에서 이십면체를 가장 선호한다.
  그 보기로는 포진, 수두, 사마귀, 개에게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간염, 순무에서 일어나는 황색모자이크병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이다.
- 우리가 자연 속에서 관찰하는 대칭성은 대량 생산된 우주의 광대한, 보편적 대칭성이 붕괴되고 남은 흔적이다.
  잠재적인 의미에서 우주는 가능한 상태들의 방대한 대칭적 계들 중 어느 하나든지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주는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과정에서 우주는 관찰 불가능한 잠재적 대칭성을 위해 일부 대칭성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의 대칭적인 패턴의 대부분은 이러한 보편적인 메커니즘의 부분적인 변형으로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 대칭 붕괴의 수학은 일견 전혀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하나로 통합시켜 준다.
  대칭 붕괴의 보편성은 생물계와 무생물계가 많은 패턴을 공통적으로 갖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생명 그 자체는 대칭 창조-그리고 복제-의 과정이다.
 
7. 생명의 리듬
- 자연은 리듬 그 자체이다. 그리고 그 리듬은 무수히 많고 다양하다.
  자연의 리듬은 표면에 드러나지 않으면서 스스로 유지된다.
  거기에는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계속 작동하는 정해진 패턴이 있다.
  그러나 필요할 때 작동해서 즉각적인 요구에 자신의 리듬을 맞추는 복잡하고 정교한 제어 메커니즘도 있다.
- 이런 종류의 제어가능한 리듬들은 보행 동작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다리를 가진 동물들에게서 의식적인 제어가 작동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지정된 운동 패턴을 보조(gait)라 한다.
  동물의 개체에서 나타나는 생물학적 상호 작용은 집단에서 일어나는 그것과 상당한 차이를 갖지만, 그 밑에는 수학적 통일성이 내재하고 있다.
- 생물학적 주기 뒤편에 숨어있는 조직원리는 진동자(oscillator)라는 수학적 개념이다.
  진동자란 자연적인 역학이 그 동일 패턴을 끝없이 반복시키는 단위이다.
  생물학은 상호 작용을 통해 복잡한 행동 패턴을 만들어 내는 진동자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회로(circuit)’를 설명하는 학문이다.
- 왜 계들은 진동하는가?
  그것은 가만히 있고 싶지 않거나 가만히 있을 수 없을 때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일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 동물의 보행과 동기화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자연의 리듬이 종종 대칭적으로 연결되며,
  그때 나타나는 패턴들은 대칭 붕괴의 보편 원리에 힘을 빌려 수학적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가 흔히 수학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자연의 여러가지 측면들을 수학이 보여준다는 점이다.
 
8. 신과 주사위
- 아이작 뉴턴이 남긴 지적인 유산은 우주가 그것이 탄생한 시점부터 작동을 시작해,
  그 이후 충실한 기계처럼 미리 정해 준 홈을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작동해 온 시계장치라는 상(像)이다.
- 양자역학이 가장 작은 미시 규모에서 나타나는 불확정성에 대해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과 공간의 거시 규모에서 우주는 결정론적 법칙을 따른다.
  이런 현상은 ’결어긋남(decoherence)’이라고 불리는 효과의 결과이다.
  이 효과는 충분히 큰 규모의 양자적 계가 거의 모든 불확정성을 상실하고 뉴턴적 계와 비슷하게 행동하도록 만든다.
-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은 현상과 실험을 예측 불간응한 무엇으로 바꾸어 놓는다.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의 과학적 용어가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다.
  그 때문에 초기 조건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는 계를 ’카오스적’이라고 한다.
  카오스적인 운동은 결정론적 법칙에 따른다.
  그러나 그 움직임이 너무 불규칙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의 눈에는 거의 임의적인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카오스는 분명 복잡하고 겉보기로는 아무런 패턴을 갖지 않는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단순하고 결정론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 앙리 푸앙카레는 처음으로 위상공간을 발명해냈다.
  위상 공간은 어떤 동역학적 계의 가능한 모든 운동을 나타내는 수학적 가상 공간이다.
  푸앙카레의 이대한 혁신의 결과로 동역학이 끌개(attractor)라 불리는 기하학적 형태로 시각화될 수 있었다.
- 카오스의 발견으로 그동안 법칙과 그 법칙들이 만들어 내는 움직임 사이의 관계(인과관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근본적이 오해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는 결정론적 원인이 반드시 규칙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했는데 익숙해 있었지만,
  이제는 결정론적 원인이 자칫 임의성으로 잘못 해석될 만큼 불규칙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단순한 원인이 복잡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도....
  그리고 우리는 법칙을 이해했다고 해서 미래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 카오스는 임의적인 것이 아니다.
  ’겉보기로는’ 임의적인 움직임인 것 같지만 엄밀한 법칙에 의해 나타나는 움직임이다.
  카오스는 숨겨진 질서의 한 형태이다.
- 카오스에 관해 최종적으로 풀리지 않은 문제는 양자라는 불가사의한 세계일 것이다.
  초끈이론은 종래의 양자역학과 마찬가지로 ’끈의 진동’의 불확정성을 순전히 임의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만약 양자적 불확정성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 수 있다면,
  초끈 이론의 유리한 특성들을 가지면서 동시에 내부 변수가 카오스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구조를 새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9. 물방울, 동역학 그리고 데이지꽃
- 인류의 주류 이론은 뉴턴의 역학,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만물의 이론(the theory of everything)으로 이어져 왔다.
- 최근 들어 종전까지의 방법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법이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복잡성이론(complexity theory)’이다.
  복잡성 이론의 중심 개념은 무수한 구성 부분들의 상호 작용에서 대규모적인 단순성이 창발된다는 것이다.
- 그 사례로는 물방울의 형태, 동물 집단의 동역학적인 움직임, 식물의 꽃잎과 연관된 기이한 수비학적 패턴이 있다.
- 물방울이 수도꼭지에서 떨어질 때 취하는 형태는 매우 특이하다.
  물방울이 분리되기 전에 길쭉한 뜨개질 바늘과 같은 모양이 생겨난다.
  점성도가 높아지면 두 번째 뜨개질 바늘이 생겨나고 거기에 동근 오렌지가 매달린 모습이 된다.
  점성도가 점점 높아지면 세 번째 뜨개질 바늘이 생겨난다.
  계속 점성도가 높아지면 계속 가느다란 실이 무한히 증가하게 된다.
- 동물의 집단 동역학(population dynamics)을 ’셀룰러 오토마톤(cellular automaton)’으로 실험하면,
  (셀룰러 오토마톤이란 일종의 수학적 컴퓨터 게임과 비슷하다.)
  중간 규모의 토끼 집단의 동역학의 94%가 4차원 위상 공간 속의 카오스적 끌개에서 나타나는 결정론적 운동으로 설명될 수 있었다.
  즉, 겨우 4개의 변수를 가진 미분 방정석이 토끼 집단의 동역학의 주요 특성들을 단지 6% 오차로 포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실험에 대한 속 깊은 의미는 간단한 대규모적인 특성들이 복잡한 생태 게임의 미세한 구조를 창발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 꽃잎의 숫자...
  식물에서 나타나는 수는 여러 가지 수학적 규칙성을 보여준다.
  그 규칙성들이 이른바 피보나치 수열의 시초를 형성한다.
  이는 문제의 숫자가 임의적인 유전 명령보다 수학적인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 메커니즘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식물의 성장 과정에 작용하는 일종의 동역학적 제약일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피보나치 수열이 나타나는 것이다.
  꽃잎의 수는 모든 원시 세포 사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동역학적 상호 작용의 결과이다.
  그 수는 황금각을 통해 우연히 피보나치 수열로 연결된다.
 
저자는 책의 후기에서 자신이 꿈꾸는 ’형태수학(morphomatics = morphology + mathematics)에 대해 설명한다.
그 파편들은 동역학적 계, 카오스, 대칭 붕괴, 프랙털, 셀룰러 오토마톤 등이다.
그것은 자연의 패턴이 ’창발적인 현상(emergent phnomena)’라는 메세지라 정의하면서 시작된다.
그 패턴들이 자연이 지닌 심오한 단순성의 간접적인 산물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
그리고 인류가 그 패턴의 창발성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과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제 새로운 수학이 꽃피울 시기가 무르익었다.!!!! "

















 

 [ 2010년 8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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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 3
김광수경제연구소 엮음 / 프라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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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연구소의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 시리즈 3권 중 마지막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노무현 전대통령이 집권하던 2006년 참여정부의 각종 정책과 관련하여 한국경제의 현실을 분석하고 ’변화’와 ’개혁’에 대한 이론적, 실천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참여정부 정책의 공과를 공부하고자 하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2006년에 발간된 책이지만, 2006년 이후 현재까지 한국의 사회경제 분야에서 제대로 된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후퇴한 현실을 고려하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한국경제의 현실과 이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무릇 ’개혁이란 미래 개방경제 하에서 질적 성장패러다임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결코 과거 폐쇄경제 하에서의 양적 성장패러다임을 보전하기 위해 거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개혁이란 미래의 선진 한국경제 건설을 위한 ‘투자’를 의미하는 것이다. 개혁이 투자인 이상 계층간 이해상충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 등의 위험부담이 동반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맹목적인 진보니 보수니 하는 시대착오적인 이념적 대립으로 개혁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위험부담이 너무 커지는 것이다. 개혁의 가시적 성과 없이 위험부담만 너무 커지게 되면 개혁에 대한 무기력증이나 거부감 그리고 공동체의식의 붕괴와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도 발생하게 된다. 이런 부작용이 커지게 되면 미래의 선진 한국경제 건설을 위한 개혁은 좌초되고 극단적인 집단이기주의와 자기방어적 주장만이 넘쳐나게 된다.
저자는 2006년의 한국정치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유감스럽게도 작금의 한국사회는 시대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정부와 정치권이 문제해결 능력을 상실하여 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계층간 갈등이 확대되고 공동체의식마저 붕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은 갈수록 깊어가는 위기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p.111) 
이제 앞으로 11개월 후면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되고 1년 5개월 후면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 국민들이 막연하게 생각하면서 ’정치 게임’을 즐기는 자세로 총선과 대선에 임한다면, 정책과 방향을 집어내지 못하고 당리당략과 개인적인 호불호, 인맥이나 학맥을 기준으로 정당과 후보자를 평가하게 되면 한국사회와 한국경제는 절대 나아질 수 없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과 후손들은 우리보다 더 심각한 위기와 조건 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의 어떤 부분이 잘 구성되어 있고 어떤 부분이 잘못 구성되어 있는지, ’성장이냐 분배냐’라는 이분법적인 흑백논리가 아니라 21세기 한국경제 현실에서 ’성장을 위한 패러다임’이 어떤 것인지 알고나서 성장과 분배에 대한 국민들 개개인의 이해와 선택이 있어야만 올바른 여론이 형성되고 정당정책과 정부정책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 책은 독자 개개인이 한국경제의 중요한 부분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입장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각 정당과 시민단체, 연구기관들의 개혁정책의 세부내용과 동 연구소의 개별정책 제안을 교차하여 비교,검토하면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제1편 [부동산투기 대책]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부동산정책의 철학과 비전 / 2장 공영개발 영구임대주택 사업의 이론적 모델 / 제3장 부동산정책을 둘러싼 오류 비판 :
 
저자는 1장에서 2005년 부동산 대책으로 판교개발을 추진하던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전혀 없음을 비판한다. 부동산 투기 발생의 원인은 제도적 미비, 주택수급의 불균형, 투기적 심리, 정책당국의 무능과 도덕적 해이라고 분석하면서 판교신도시 개발방향(토지분양, 채권입찰제, 저가분양)이 결국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국가가 취하여 주거생활 안정에 투입해야 할 개발수익을 건설회사와 일부 분양자에게 몰아주게 됨을 비판한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주택정책은 주택시장에서 공영부문과 민간부문의 역할분담을 명확히 구분하여 공공부문은 저렴한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민간부문은 거래투명성과 보유세 합리화를 현실화시킨다는 전제하에 민간 자율에 맡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실제 주택공사는 판교신도시 개발에서 토지분양으로 5조원의 개발이익을 취했고 일반 분양자들 역시 5조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두어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직접, 간접적으로 실행, 조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자는 1장과 2장에서 판교신도시 개발사례를 이용하여 영구임대주택의 사업성 모델을 분석한 후 제시한다. 그 결과는 판교신도시를 영구임대주택으로 조성하여 무주택자에게 공급할 경우 원칙적으로 사업성도 확보하면서 동시에 저렴한 임대료의 임대주택을 제공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임대주택 사업성 시뮬레이션을 검토해보면, 사업성은 토지공급가격과 공사비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 하지만, 연구소의 임대주택사업 시뮬레이션에서 검토할 부분은 공익사업자 내지 공공자금 투입시 ’투자수익율’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임대주택을 현가화시키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3장에서는 2005년 재경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대해 문제제기하면서 정부가 ’실질주택가격’을 추정하는데 심각한 오류를 저지르고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정부 관료들과 언론이 검증되지 않은 무책임한 ’사이비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하여 자신들의 정책을 옹호하면서 스스로의 전문성을 제고하지 않고 무능함과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있는 현실을 우려하면서 현재의 정부관료들이 과연 한국경제를 제대로 운영하고 관리해나갈 능력이 되지 못함을 개탄한다.
 
제2편 [성장패러다임의 변화와 개혁]은 7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4장 성장패러다임의 변화와 개혁 / 제5장 일자리 위기에 관한 논쟁 / 제6장 인구변화와 일자리 창출 / 제7장 국민연금의 근본적 개혁 방안 / 제8장 공교육의 이상 - 천재론과 기회균등론 / 제9장 선택의 기로에 선 한국의 대학개혁 / 제10장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지주회사 제도 :
 
4장에서 저자는 ’잠재성장율’의 개념적, 요소별 분석을 통해 한국의 장재성장율과 실질성장율이 모두 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에 있으며 IMF 사태를 계기로 급격한 시장개방, 제조업의 전통업종에서 IT업종으로의 급속한 구조변화, 대중국 투자의 급증, 자본집약적 성장에서 기술집약적 성장으로 전환 등 성장패러다임의 변화가 발생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그 결과 2000년대 이후 한국경제는 투자와 고용 증가를 동반하지 않는 경제성장이라는 성장패러다임 전환기에 나타나는 성장패턴을 보이고 있다.




성장패러다임 변화의 증거는 기술개발 특허출원 추이 분석, 제조업 업종별 생산비중 변화 분석, 고용의 서비스업 종소기업화 현상 심화, 제조업 국내총생산 증감율 추이를 통해 확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러한 성장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개혁이란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가는 과정에서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결국 이것은 IMF 이전의 자본집약적 양적 성장패러다임 하에서의 게임의 규칙을 21세기 기술집약적 질적 성장패러다임에 맞는 새로운 게임의 규칙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게임의 규칙은 "철학적으로는 인권존중, 사회적으로는 모두가 더불어 사는 열린 공동체 실현,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발전,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의 효율성 극대화, 환경적으로는 자연과의 공존에 기여하는 것"(p.162)이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시급한 것은 정치개혁과 정부개혁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참여정부의 개혁 실패가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할 정부관료들이 오히려 개혁추진의 주체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예고되었음을 의미한다.







 
5장에서 저자는 2006년 3월 KBS 스페셜 <이해의 충돌, 일자리의 위기> 프로그램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자본의 파업(특히 해외로의 공장 이전)’을 극단적인 이윤극대화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만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를 비판하면서 현실적으로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의사결정이 큼을 지적한다. 그렇지만 한국 재벌그룹의 ’순환출자구조’에 의한 기업지배방식은 스스로를 옭아매는 올가미가 되었음을 비판한다. 기업들이 ’출자총액제한’ 때문에 고용창출을 위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으며 오히려 재벌들이 극히 낮은 지분을 보유한 오너의 대물림 상속을 하려고 하기 때문임을 지적한다.
저자는 IMF 이후 실업자와 비정규 노동자의 급격한 증가가 급속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기업과 노동자의 적응 실패로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대응책을 수립,집행하지 못한 정부의 안이한 정책과 태도를 비판한다. 특히 한국의 기업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만 비정규직을 증가시키는 것은 결국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스스로 저해하는 결과가 초래되어 부메랑이 될 것임을 주장한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동일노동’에 대해 차별적인 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정규직 노조의 강성화만 부추기게 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KBS 프로그램이 제안하는 노사간의 신뢰 회복, 일부 강성노조의 양보와 타협, 생산성 향상, 노동자의 교육 강화 등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경제가 경제발전과 기업성장을 통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추구하려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기업과 노동자, 국민 모두가 다시 한 번 성찰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기술집약적 성장패러다임으로 변해가는 과도기에서 어떤 방식으로 고용안정과 임금소득, 배당소득 증대를 달성하는 것이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한국경제 현실에 가장 적합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동일노동에 대한 차별을 두지 않을 때 비로소 경제발전과 기업성장의 자기순환적 확대재생산이 가능"함을 당부한다.(p.193)

 
6장에서 저자는 한국, 미국, 일본의 인구추이와 고용구조의 변화, 창업동향, 계층간 취업과 소득격차, 자살과 범죄의 급등 등을 분석하면서 고용구조의 양극화와 소득구조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처럼 한국사회가 하위소득 계층의 빈곤 탈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이른바 ’빈곤의 대물림’ 현상이 고착화되고 사회적 좌절감과 계층간 갈등 심화 등 공동체 붕괴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일자리 창출의 기본방향으로 중소기업상생기금 출연 등을 통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 벤처창업 촉진방안,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도시근로자 귀농방안, 문화관광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생계형 서비스업의 전략적 육성방안을 제시한다. 











 
7장에서 저자는 국민연금제도가 강제저축의 적립방식, 즉 소득발생에 대해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1년 전의 합산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정해놓고 강제적으로 저축을 하도록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연금가입자들의 불만과 원성이 높음을 문제제기한다. 이에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한,미,일 3국의 비교를 통해 미국의 조세방식, 일본의 세대간 급부방식, 한국의 적립방식을 장단점을 비교 검토한다. 결론으로 기존의 적립방식+확정기여형 국민연금제도를 강제징수+확정급여형 기초연금과 직립방식+확정기여형 민간연금제도의 이원화된 구조로 개혁해나갈 것을 제안한다.
또한 국민연금 적립금의 연금운용에 있어서도 개혁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동시에 사회보장 제도로서의 연금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행정개혁이 병행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첫째는 기존의 동사무소(지역주민센터)와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산재보험 별도의 조직구조와 서비스 조직을 단일화하여 지역주민들의 사회복지 서비스를 일원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연금료와 보험료 징수를 국세청의 세금징수 업무로 통합할 것도 제안한다.


 
8장에서 저자는 "현재 한국사회는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가진 자들의 ’천재론’과 없는 자들의 ’기회균등론’식의 이분법적 주장이 난무하는 천민 자본주의의 공교육 논리로는 21세기 한국경제를 이끌어 나갈 유능한 인재를 절대로 키워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대학도 모자라서 초중고등학교마저도 외국 유학을 가야만 된다면 한국의 공교육 정상화와 대학의 경쟁력 강화는 기대할 수 없다"(p.291)는 것이다.
공교육의 현실은 일류대, 특목고, 자사고 등 불과 몇 백명, 몇 천명의 우수학생 선발을 위해 매년 수 십만 명의 학생들이 이러한 사교육의 상업적 들러리가 되고 있으며 비교육적 경쟁논리의 희생양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사교육은 공교육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형태로 서로 역할분담과 교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사교육을 무조건 부정적이고 비판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교육의 순기능적 역할을 하루빨리 정립하여 교육서비스 산업의 활성화와 건전한 발전을 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한국의 공교육의 역사를 검토하면서 70년대 중반 박정희 정권의 준비없는 무리한 ’고교평준화’를 추진하여 문제사학을 양산하고 학교에 자질부족 교사가 넘쳐나게 만들었음을 지적한다. 거기에다가 80년대 초 전두환 정권의 대학입시제도 개악(졸업정원제, 본고사 폐지, 학력고사 실시, 고교내신제 도입, 과외금지)로 대학을 부실화시키고 전국의 대학을 점수에 따라 서열화시켜 버렸다. 박정희와 전두환은 사립중고교와 사립대학의 ’사업성’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켜 주었다. 여기에 김영삼은 대학설립을 자유화시켜 학업 능력이 없는 대학생 수와 간판뿐인 대학수만을 늘리고 말았다.
무모한 대학설립 자유화는 시간강사 수만 늘리고 2000년대 저출산 시대에 들어 대학생 수가 감소함에 따라 대학의 부실이 가속화되고 등록금만 천정부지로 오르게 만들었다.
저자는 결론으로,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학교의 투명성 강화, 특목고 개혁(당초 도입 취지대로 운영), 대학의 개혁(대학간, 교원간 경쟁체제, 국립대학의 특성화/평준화/통폐합, 시간강사와 전임교원의 차별 처례, 등록금 감액 등), 영어교육 개혁을 제시한다.



 
9장에서 저자는 한국 대학의 양적, 질적 문제점을 검토, 분석하면서 항간에 주장되는 ’이공계 위기론’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10장에서 저자는 과거 한국 재벌들이 금융사업 실패 처리과정에서 공통적으로 한결같이 극심한 도덕적 해이와 무책임을 드러냈음을 지적하고 국가의 공적자금이 투자되어 살아났음을 상기시킨다. 특히 한국의 재벌 소속 금융사들이 재벌 계열사를 위한 자금원으로 왜곡되었음을 밝히면서 한국에서 금융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재벌그룹의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하루빨리 분리하여 상호 견제 기능이 작동될 수 있독 해야 함을 주장한다.
저자는 미국과 일본의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 독과점 금지,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역사적 진통을 이야기하면서 한국의 기업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특히 가장 국가적,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삼성의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분석하면서 삼성의 그룹 계열사를 금융지주회사와 산업지주회사로 분리하고 오너 일가가 한 곳으로 지분을 집중토록 하며 지주회사 전환과 동시에 순환출자를 해소하도록 해야 함을 제안한다.

 
제3편 [농업정책의 기본방향]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1장 농업경쟁력 강화 - 현장조사 사례 / 제12장 농업경쟁력 강화 - 농협 개혁 / 제13장 쌀시장 개방과 농업경쟁력 강화 전략 : 2004년 3월 동 연구소에 충남테크노파크의 본부장이 찾아와서 "새로운 시각에서 한국의 농업문제를 객관적으로 연구해야만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2004~2005년 연구용역을 통해 한국 농업의 현실과 방향을 분석했던 것이다.

 
11장에서 연구소는 한국의 농기업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의하면서 가족형 농기업 및 귀농협 창업 사례, 벤처기업형 농기업 사례, 농업 후계자형 농기업 사례, 민간영농조합형 농기업 사례를 조사,검토,분석한 결과를 보여준다.
 
12장에서 저자는 지역 농협 및 사업소의 운영 사례를 조사, 분석한 후 여러가지 농협의 개혁방안을 제시한다. 이는 2004년 정부의 농업정책 개혁 및 농협법 개정안에 상당부분 반영되었다고 한다. 개정안에는 농협 중앙회장을 비상임으로 전환, 이사회 내에 대표이사가 소관별 소이사회 설치, 조합장 비율을 2/3에서 1/2로 줄이고 회계,유통 전문 사외이사 확대, 신용/경제사업 분리 추진, 조합장 선거를 선관위에 위탁, 시군별 1구역 1조합 원칙 폐지, 상임이사 도입, 조합장 연임 제한 등이 담겨있다.
 
13장에서 저자는 쌀시장 개방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을 인정하고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그동안 정부의 농업정책에 있어서 문제점은 데이터 농업의 부재와 장기 비전과 전략의 부재, 가격 경쟁력 부재와 패배주의의 만연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1995년 우루과이 쌀시장 개방 정책 결정 이후 쌀의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추곡수매제도에 의해 생산농가에 대한 쌀 수매를 전량 보전하면서 산업적인 측면에서 쌀 정책을 운영하지 못했다. 또한 정부가 시행 중인 ’농업관련 소득보전 직불제’는 농가소득 안정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전면적인 쌀 개발에 대비하여 쌀 가격 예상 시나리오, 소득직불제 효과 시뮬레이션 분석, 경작면적별 전업농가 소득직불제 효과 시뮬레이션 분석 등을 통해 (정부와 일각에서 주장하는)쌀 농업의 경쟁력 강화가 규모화만으로 절대 해결할 수 없음을 지적한다. 쌀 농가의 소득안정을 위해서는 먼저 수급불균형을 해소하여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방지해야 하고 쌀소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결론으로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응하여 한국 농업으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은 데이터 농업의 구축, 가공기업농의 활성화, 가격경쟁력 확보, 인프라 정비라고 제시한다.
 
 

2011년 현재 한국사회는 변화와 개혁을 향한 거대한 흐름과 이에 편승하려는 흐름, 그리고 이를 막아내려는 흐름이 공존하면서 서로 대립하고 있다.
첫 번째 흐름은 한국현대사 전 과정에서 억압받고 고통받아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민중들과 정의, 평등, 평화, 인권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고자 하는 노동자,농민과 시민세력과 지식인과 학생, 진보적인 정치조직과 일부 관료들과 개인들로 이루어져 있다. 두 번째 흐름은 첫 번째의 거대한 흐름이 자신들의 뱃지를 거두어갈 지 모른다고 위협받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치인, 기회주의적인 지식인과 시민단체와 언론인과 정부관료, 기타 영특한 정치세력과 개인 등이다. 마지막 흐름은 거대한 흐름에 자신들의 기득권을 빼앗길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 극우세력, 정부관료, 사법관료, 재벌, 사학재단, 언론, 보수적인 교수를 비롯한 지식기사들, 투기 자본가와 1%의 기득권자들, 오세훈과 같은 교묘한 정치인, 자신의 존재를 망각하고 보수언론에 길들여져 있는 관변단체와 일부 노인계층이다.
 
1987년 이후 한국의 10년은 해방 후 40년간 억눌려 왔던 민중들, 시민들의 기본적인 정치사회경제적 ’인간 선언’이 정착되는 시기였다. 그 기간 동안 군사독재와 기득권층게게 빼앗겨 왔던 국가와 사회의 주인으로서, 정당하게 헌법적 권리를 누려할 국민으로서의 권리가 미약하게나마 법과 제도로 세워졌지만, 1987년 김대중/김영삼의 ’양김 분열’과 1990년 김영삼의 ’3당 합당’은 더 이상의 개혁과 진보를 가로막았다. 민주개혁,진보세력은 분열하였고 상당수는 좌절하였다.
노태우와 김영삼은 최소한의 변화와 개혁을 진행하면서 기득권층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였고 탐욕과 폭력을 기반으로하는 기득권층은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고 IMF 사태를 불러왔다. IMF 사태는 1987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에게 또 다른 계기와 기회가 되었다.
 
한국민들은 1997년 IMF를 일으킨 기득권 세력에게서 벗어나고자 1997년 김대중, 2002년 노무현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개혁세력을 지도자로 선출했다.
새로운 정부는 10년 동안 4대 보험을 전국민적으로 적용하여 ’사회적 안전망’의 기초를 세우고 과거 근현대사 기간 동안 국가의 부정과 불의를 바로잡고 지역갈들과 빈부격차를 어느정도 해소하고 언론, 사상, 집회, 결사, 학문의 자유를 신장시키고 남북대결 구조를 완화시켜 대화를 시작하고 재벌경제구조 개혁과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전략,정책이 부족하고 분열되어 있던 민주진보세력은 10년 동안 지연되었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뭉치지 못했고 민중들과 지지세력과 함께하지 못한채 대통령 따로, 집권당 따로, 진보세력 따로, 민중 따로 각자의 길을 걸었다. 개혁의 질과 깊이, 속도와 강도는 필요한 만큼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외적 경제성장과 사회 각 분야의 민주화는 계속 이어졌지만, 그 성장의 열매는 민중들과 국민 대다수가 아닌 기득권층에게 집중되었고 경제의 양극화, 사회적 양극화, 실업자와 비정규직 양산, 사교육 팽창, 경제구조의 부실 등 문제는 더 커지기만 했다. 그래도 그나마 10년 동안 민주개혁세력은 최소한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민주화와 평등을 위한 개혁을 이루었다.
 
급기야 분열과 실망은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을 통해 이명박을 정점으로하는 사이비 성장주의자가 국가권력을 차지하도록 만들었고 이명박과 한나라당, 관료와 기득권층은  ’10년간 이룩해놓은 소중한 정치사회경제적 민주화’를 빠른 속도로 무너뜨렸다.
 ’부자감세’를 통해 기득권층에게 수십 조원의 현금이익을 돌려주고 4대강과 각종 토목,건축공사로 재벌 건설회사를 살찌우게 했다. 재벌과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설 자리를 없애고 무능하고 비리로 가득한 사학재단을 보호했다.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 집회, 결사, 학문, 경제적 자유와 민주화를 후퇴시키고 공공 방송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고 극우언론에게 선물로 선사했다.
지금 한국은 수출 재벌기업을 위해 온 국민은 물가상승을 감내해야 하고 ’부동산 버블’은 차기 정권에게 ’폭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 일자리는 빠르게 감소하되 부당해고는 빠르게 늘어나고 빈곤층은 빠르게 늘어나되 기득권층은 더 빨리 소득이 증가했다. 자살자는 OECD의 몇 배나 늘어났고 출산율은 OECD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심지어 사상 유례없는 검찰의 부정한 ’사법권 행사’는 노무현 대통령을 자살로 몰아갔다.
 
이명박정권이 들어서고 얼마되지 않아 국민들과 민주진보세력은 자신들의 잘못을 뼈저리게 느끼기 시작했다.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전국에서 수 백만명의 촛불시위가 일어났고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계기로 또 수 백만명이 반성하고 추모하고 분노했다.
그런 결과는 야권 연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2010년 5월 전국지방선거에서 야당의 승리를 가져다 주었고 2011년 6월 보궐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올해 10월에도 보궐선거가 예정되어 있고 내년에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4월, 대통령 선거가 12월로 예정되어 있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야권이 단합하고 연대하게 되면 한나라당에게 패배를 안겨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승리를 안겨다줄 것이다. 그 결과는 오로지 현재의 민주당과 진보개력세력(진보정당, 시민단체)과 국민들의 선택과 노력에 달려 있다.
 
그럼에도 1997년~2007년 민주개혁세력의 집권과정과 그 이후 4년을 돌이켜보면 단기적인 선거 승패 여부를 떠나 장기적으로는 아직도 ’한밤중’인 것 같다. 기득권 세력의 국가권력 장악을 막아내는 것은 1차적인 목표이지만 장기적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아님은 분명한데 민주당이 그 태생과 과정, 구성원들의 수준을 고려할 때 제대로 된 ’개혁’을 이루어낼 것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책내용과 그간의 과정으로만 보았을 때 ’개혁’에 더 적합한 진보개혁세력은 국민들로부터 수권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아직 서로 분열되어 있고 민중들과 호흡하기 보다 자신들의 이념과 논리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보정당 역시 ’아래로부터 유기적으로 호흡하는 정당’이기 보다 진보적인 상층 인사와 간부들의 노력이 크기 때문에 언제든지 보수화하거나 자기논리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
진보개혁세력의 집권은 그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과 ’동전의 양면’으로 작용할 것이다.
 
[ 2011년 7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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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아시아 - 새로운 백년을 이끌 거대한 도전
스티븐 로치 지음, 이건 옮김 / 북돋움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미국은 2007년 기준으로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72%(9조6천억달러)에 이른다.
나머지는 저축 1.5%와 인프라 등 투자와 수출이 16.5%다.
미국인들은 20세기 말부터 그 많은 소비자금을 부동산 대출과 신용대출로 마련했다.
그 자금은 미국의 재무부 채권을 세계시장에 발행하여 조달했고
미국 재무부 채권의 주요 구매자는 아시아, 중동 국가들이다.
저자는 저축이 부족한 상태에서 미국의 GDP를 유지하고 미국인의 소비를 이어가기 위해서 미국은 외국의 잉여저축을 들여와야 했고 
그래서 자본을 끌어들이려면 막대한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적자를 일으킬 수 밖에 없다는 것...
역으로 미국의 이런 정책은 수출 주도로 성장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정책과 결합되면서 완벽하게 보완이 되었다.
 
세계경제 분석과 관련한 ’탈동조화(Decouling)’라는 용어가 있다.
한 나라, 일정 지역의 경제가 세계경제 흐름이나 특정 국가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아시아 각국의 내부거래 규모가 늘어나고 미국에 대한 무역규모가 줄어들면서 아시아 경제가 미국경제로부터 서서히 독립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다.(유럽도 마찬가지...)
이 말은 외형적인 규모만 보아서는 그럴듯해 보인다.
2007년 기준으로 세계 전체 GDP에서 미국이 20%, 유럽이 20%, 중국과 인도만 합해도 21%나 되기 때문이다.(일본이 6%)
하지만 아시아 주요 국가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중국은 2007년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41%나 되고 41% 중 미국이 21%나 차지한다.
(한국은 GDP에서 수출이 36.7%, 그 중 미국이 13.3%를 차지한다.)
아시아 전체로 보면 아시아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45%까지 급증했다.
대신, 아시아의 내수(소비) 비중은 1990년대 말 57%에서 2007년 47%로 줄어들었다.
45% 중 아시아 역내 교역이 급증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부품 교역으로써 완제품으로 조립된 다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으로 수출된다.
즉, 아시아 수출에서 미국과 선진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나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비를 통해 성장하려는 정책이 드디에 한계에 봉착했다.
미국은 개인 소득과 저축을 초과하고 보유자산까지 이용해서 소비를 너무 늘려왔다.
미국은 2007년 하반기 서브프라임으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발생하였고 그에 따라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이 동시에 금융위기에 봉착했다.
2007~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위기는 신용위기와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미쳤고
미국은 2008년 마이너스 성장까지 감수해야 했다.
미국의 소비와 성장이 정체되면 그 여파는 미국에 대한 수출로 먹고살던 아시아, 중동 등 세계 각국의 성장에 결정적으로 타격을 준다.
 
2010년 현재, 중국과 한국은 세계경제의 침체를 위한 임시방편으로 재정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은 2008년 11월 인프라 중심의 6,000억달러 규모의 재정지원책을 채택했고
한국의 MB정부는 3년짜리 22조원에 달하는 ’4대강 살리기’ 인프라를 채택했다.
그리고 미국은 2008~2009년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자금을 투입한 이후
무역수지 회복을 위해 수출을 장려하고 대외 무역수지를 줄이기 위해 미국에 대해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무역상대국을 압박하고 있다.
저자가 미국 경제학자로서 시장경제와 세계화를 신봉하고 살리고자 애쓰고 있는 반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목을 매고 있는 한국의 정부와 정치권, 경제연구소와 학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역시 사람들을 극심한 최악의 상황을 통해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정녕 변하지 않는 것인지...
 
저자는 이러한 각국의 정책이 세계경제 구조를 악화시키고 5~10년 후 더 큰 대규모의 경제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 이유는 세계 주요국가의 경제구조의 문제점은 ’균형’이기 때문...
미국은 저축이 부족하고 소비가 과다한 것이 결정적인 문제이고
아시아 각국은 저축과 수출이 과다하고 내수(소비)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경제가 선순환이 되기 위해서는 저축과 투자, 수출과 소비가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결국, 세계경제가 선순환 구조로 개선되고 각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서로 악영향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는 ’균형회복’이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중국경제가 결국 ’균형회복’으로 나아갈 것이며,
중국 중심으로 아시아 경제가 통합되면서 19세기 유럽, 20세기 미국에 이어
아시아가 21세기 세계경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거시경제 지표로만 분석하고도 미국의 2007년 금융위기를 경고한 경제학자가 있다.

저자는 2007년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미국에서 근무할 때부터 미국 경제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저자는 아시아에 관한 한 낙관론자로서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아시아의 앞길에 숨겨진 기회와 도전, 위험을 탁월한 통찰력으로 분석한다.
그는 이 책에서 아시아와 세계화의 과거, 현재, 미래를 꿰뚫어보며 19세기 유럽, 20세기 미국에 이어 다가오는 백년을 이끌 ‘아시아 세기’라는 꿈과 희망을 실현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큰 그림을 제시한다.

이 책은 저자가 각종 신문사나 경제지, 의회 청문회에서 발표한 원고를 주제별, 일자별로 엮은 것이다.
따라서 지겹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곳곳에서 중복된 주장과 수치와 자료를 만나게.
이 때문에 한 편으로는 짜증도 났지만,
저자의 집요한 주장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문제제기하고 싶은 것들...
1. 왜 중국경제가 미국과 달리 ’균형회복’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하는지...
   책 속에서 저자는 중국의 경제주체에 대해 자주 불안감을 표출했다.
   특히,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외형과는 달리 ’성’ 단위로 경제가 운용되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지시하고 통제하는 금융정책과 경제정책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데...
2. 거시경제의 ’균형회복’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닌지...
   이 책에서 주로 거론되는 미국, 중국, 인도, 아시아, 중동국가들은 모두 ’지니계수가’가 아주 높은 국가들이다.
   즉, 빈부격차가 극심한 상황이고 더 좋지 않은 것은 그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수(소비)’가 늘어나는 것 역시 그 ’양’에 못지않게 ’질’도 중요할 것이다.
   빈부격차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이 안정되지 못한 것이고 실질임금이 저조하다는 것이고
   결국 부자들의 소비에 끌려간다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저축률이 50%에 달하는 것이 사회안전망이 부족해서라면,
   한국은 사회안전망이 훌륭한 편인데 왜 저축률이 부족하고 내수(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것일까?
3.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근본적인 문제는 아닐까?
   21세기는 한 국가의 정책이 경제주체, 특히 자본가들과 투자가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세계경제가 흔들리고 미국에 금융위기와 경제위기가 발생해도 미국 내 자본가들과 주요 투자가들의
   수익율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는 것이 그 반증이 아닐까? 
 

* 저자 소개 : 스티븐 로치(Stephen S. Roach)

30년 넘게 월가의 선구적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현재 모간스탠리 아시아 회장으로 홍콩에서 근무하고 있다. 경력 기간 대부분을 모간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로서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파리, 토교, 홍콩, 싱가포르의 유력 경제팀을 이끌며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코노미스트’라는 평판을 얻었다. 2007년부터 모간스탠리 아시아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세계화, 중국과 인도 신흥 시장의 부상, 세계 경제 불균형이 자본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초점을 맞춘 분석을 내놓으며 아시아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스티븐 로치의 견해는 세계 유수 언론에 널리 보도되고 있다. 그는 미국 의회에서 증언하기도 했으며, 세계 주요 정부와 기관, 정책 입안자들에게 자문을 하고 있다.
그는 신용에 기반한 미국의 과잉 소비와 아시아 경제의 과도한 수출의존도에서 야기된 ‘글로벌 불균형’이 결국 자본시장의 위기를 초래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논리로 세계 금융위기를 예견하는 등 대표적 신중론자로 분류된다. ‘W자형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더블 딥(Double-Dip)’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기도 했다.
1982년 모간스탠리에 합류하기 전에 그는 모간개런티트러스트와 워싱턴 D.C. 연방준비위원회에서 근무했다. 뉴욕 대학(New York University)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코네티컷에 사는 가족과 아시아 8개국 사이를 오가며 시차를 극복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 2010년 9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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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국제자원 쟁탈전 - 에너지의 새로운 지정학
Michael T. Klare 지음, 이춘근 옮김 / 한국해양전략연구소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지난 화요일 공보모임에서 교재로 삼아 세미나를 진행한 책이다.
이전 세미나에서 앤서니 기든스의 <기후변화의 정치학>을 공부한 후, 21세기 인류에게 닥친 에너지 문제와 에너지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노력과 갈등, 위협과 대안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다.
 
서울 주유소 대부분의 휘발류 1리터 가격이 2,000원대를 기록한지 한참 되었다. 물가인상과 고유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정부에서 정유사들을 압박하여 유가를 내리려다 실패한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생색내기’에 치우친 정부 관료들의 모습에 헛웃음도 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에너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실행하지 못하는 정부의 한심한 모습에 우울한 기분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사회문제화되지 않았고 정책의 우선순위에도 오르지 않았지만, 에너지 문제는 20세기 후반기부터 전세계 각국의 초미의 관심사이자 각국의 정책에서 최우선 순위라 할 수 있다. 중동 분쟁,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란에 대한 봉쇄, 아프리카 다루프루 사태, 중국과 일본의 동지나해 영유권 분쟁, 미국과 중국의 갈등, 중동 민주화 투쟁에 대한 서구국가들의 상이한 대처 등 현재 많은 세계의 갈등과 분쟁의 이면에 에너지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지구상 주요 국가들이 현재의 석유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석유 및 천연가스는 물론 광물자원들을 획득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그러한 노력들이 지구상에 어떠한 불안정과 분쟁을 야기하고 있는지, 그리고 세계의 안정과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는 ’자원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 * 마이클 클레어는 누구인가? ----------------------------
미국의 안보전문가이자 군사전문가이다. 1963년 컬럼비아 대학에서 석사, 박사(68년) 학위를 받고, 워싱턴에서 1977년부터 1984년까지 워싱턴 D.C의 정책연구소에서 군사와 비무장에 관해 연구하였으며, 1985년부터 PAWSS(Peace and World Security Studies)의 책임자이다. ------------------------
 
저자는 책을 9개의 장으로 나누어 에너지 문제를 다루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2005년 ’유노컬 사건’을 통해 석유 및 에너지 자원 구입문제는 이미 순수한 상업 거래의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유노컬 사건’이란 중국의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Limited)가 115년 역사의 미국 석유회사인 유노컬을 185억달러에 인수하려하자 CNOOC보다 적은 입찰가를 제시한 미국의 세브론사의 치밀한 공작과 미국 내 정치권과 언론 등이 나서서 이 문제를 ’국가 안보’ 문제로 이슈화시켰다. 20세기 하반기부터 미국이 전세계에 퍼뜨리기 시작한 ’자유무역’의 원칙은 오간데 없이 사라졌다. 결국 CNOOC는 유노컬 인수를 포기하였다. 일부 분석가들은 ’유노컬 사건’이 미국과 중국 관계의 분기점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제1장 [달라진 세상]에서 저자는 20세기 후반 냉전시대가 종료한 이후 에너지 문제가 각국의 정책에서 최우선 순위로 올라서면서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세계질서가 ’신국제 에너지 질서(New International Energy Order)’로 재편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새로운 국제 에너지 질서에서 국가들은 이제 군사력이 아니라 에너지가 있는 나라와 부족한 나라로 구분되고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로 재편되게 된다.
민간 석유회사들이 전세계 석유 생산량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석유회사들이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극복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 지도자들은 에너지 획득 문제를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이는 결국 ’에너지 민족주의’ 또는 ’자원 민족주의’로 정의될 수도 있다.



제2장 [늘어나는 석유 수요량, 줄어드는 석유 부존량]에서 저자는 ’석유 정점(Peak Oil)’을 둘러싼 여러가지 주장과 의견을 소개하면서 21세기 내에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이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석유와 천연가스 뿐 아니라 석탄, 우라늄, 구리, 보크사이트, 백금 등 산업생산에 필요한 대부분의 광물자원 역시 뒤이어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저자는 석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광물의 생산량 감소에 따라 에너지 문제가 정부의 우선순위가 되고 ’비경제적인 자원’의 활용이 늘어남으로써 지구 기후변화 문제가 정책의 순위에서 밀려남과 동시에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됨으로써 지구와 인간의 환경이 지금보다 더 열악해질 수 있음을 우려한다.
 
3장에서 7장까지는 에너지 문제를 둘러싼 주요 국가들의 모습과 카스피해, 아프리카, 중동지역의 에너지 갈등 문제를 설명한다.
제3장 [친디아의 도전]에서는 20세기 중반 이후 중국과 인도의 산업화 과정과 폭발적인 성장, 그에 따른 엄청난 자원 사용문제를 이야기한다. 중국과 인도의 엄청난 산업 성장은 블랙홀처럼 전세계의 에너지 자원을 소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중국과 인도 정부는 전세계에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자원보유 국가들과 협력과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그러한 노력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과 일본 등 기존 경제강국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게 된다.

제4장 [러시아 에너지의 파괴력]에서는 1990년대 초 소련 제국의 멸망 이후 러시아의 정치경제 흐름을 살펴본 후 푸틴 대통령이 어떻게 러시아의 정치경제 권력을 장악했는지,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 회사를 발전시켰는지 설명한다. 푸틴과 가즈프롬은 러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러시아의 대외적 국력과 강제력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가즈프롬을 통해 시베리아 석유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경쟁, 해외 민간기업의 배제와 통제하는 모습을 통해, 그리고 카스피해의 자원개발과 관리를 둘러싼 러시아 정부와 가즈프롬의 공격적이 행보를 통해 드러난다.


제5장 [고갈되는 카스피해 연안의 석유] 카스피해 주변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그루지아, 아르제바이잔, 키르키즈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에는 소련이 방치한 자원이 상당량 존재한다. 저자는 카스피해의 자원을 둘러싼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유럽국가들의 경쟁적인 모습을 이야기한다.
미국은 소련 제국 멸망 후 1970년대부터 정치군사적인 이유로 카스피해 지역에 접근하기 시작했으나 1990년대 이후부터는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아르제바이잔, 그루지아, 키르키즈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키르키즈탄과 우즈베키스탄(일시적)에는 미국 군사기지가 있다.
러시아는 자원이 부족한 국가는 아니지만, 정치군사적인 이유와 더불어 카스피해 지역의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 소련 영토인 카스피해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과거 소련 영토 내의 국가들과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를 구성하여 카스피해 국가들을 관리하고 있다.
중국은 1996년 테러 방지와 안보협력을 위해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단, 타지키스탄과 함께 ’상하이 기구’를 설립하여 협력하기 시작했다.(나중에 우즈베키스탄 참여) 이를 통해 중국은 카스피해에서 자원을 개발하고 획득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석유 수립의 중가는 더 강력한 독재정권과 일치하며 통치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엘리트들에게 일정부분 나누어줌으로써 통치자의 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경제 및 정치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지연되고 있다"고 말한다. 석유로 인한 부가 소수에게 집중됨으로써 부에서 소외되고 가난한 대중들의 욕구 불만과 분리주의는 개별국가와 지역의 불안정을 촉발시키게 되고 불안정은 외부세력의 개입을 초래할 수 있다. 



제6장 [아프리카의 사활적 자원을 향한 지구의 총공격]은 아프리카 자원의 특성과 ’아직도 유럽의 사냥터인 아프리카의 현실’을 이야기한 후, 20세기 후반 이후 자원을 목표로 하는 미국의 진출과 중국의 적극적인 공략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프리카 자원국가들의 모습은 ’자원의 저주’를 받은 카스피해 지역의 국가들과 비슷하거나 더 열악한 상황이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자원을 둘러싼 갈등과 불안정성은 카스피해 지역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7장 [미국의 호수를 향한 공격] 중동의 ’페르시아만’은 1950년대 이후 ’미국의 호수’라고 불리운다. 그만큼 석유자원을 중심으로하는 중동지역에 대한 대한 미국의 경제,군사적인 지배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0년대 냉정이 해체된 이후 중동지역의 자원을 둘러싼 새로운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은 국내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외교,군사,자원 거래에서 미국 의존도로부터 벗어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추어 러시아와 중국, 유럽과 일본, 인도 등의 공략이 진행되고 있다. 



제8장 [문턱을 넘다]에서 저자는 자원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경쟁과 갈등이 결국 ’위험한 선’을 넘어서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양상이 더욱 노골화될 것을 우려한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은 중동, 카스피해, 아프리카의 자원을 지배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무기를 공급하고 있고 필요한 경우 ’함포외교’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유라시아 지역에서는 ’상하이 기구’를 중심으로하는 중국과 러시아 대 미국과 일본이 등 과거의 냉전을 방불케하는 새로운 ’블럭’을 형성되고 있다. 
자원 경쟁을 위한 에너지 민족주의와 블록 형성이 지정학적 충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제9장 [재앙을 피하기 위한 방안들]에서 저자는 21세기에 자원 갈등으로 인한 세계적인 대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이 두 국가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고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으며 ’G2’라 불리울 정도로 서로 무시할 수 없는 국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국과 일본이 에너지를 둘러싼 갈등과 분쟁을 확산시키지 않도록 하는 협력과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동시에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개인적으로는 산업적인 생산방식과 ’성장’, 그리고 ’경쟁’만을 고집하는 현대의 국가사회시스템으로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류는 ’경쟁’이 아닌 ’협력’과 ’공생’을 통해 미래 재앙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고 개인과 집단, 사회와 인류의 ’성숙’과 ’행복’을 이루어낼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거의 대부분의 인류가 산업 생산양식과 성장, 경쟁을 ’종교’처럼 받들고 피튀기는 경쟁을 계속하는 상황에서는 현실적인 상황에 맞추어 문제에 접근할 수 밖에 없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저자는 에너지의 고갈 문제, 에너지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갈등, 그리고 현실적인 분쟁들과 미래의 재앙의 위협에 대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저자의 구체적인 사례 제시와 원인분석을 통해 20세기 후반부터 지구상의 각종 사건을 둘러싼 내면적인 요인들 중에서 에너지를 이유로 한 ’국가안보’가 가장 크게 부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막연하게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제시하지도 않았고 또 무조건 절망적이라고 포기하지도 않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위협과 재앙으로부터 가장 크게 고통받게 되는 사람들은 결국 약소국의 민중들이고 지구상에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임을 확신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저자가 차갑고 논리에만 충실한 이론가이자 따뜻한 마음을 지닌 지식인임을 느낄 수 있었다.
 
책 속에서 거론되는 세계적인 ’자원쟁탈전’은 분명 심각한 재앙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미 인류는 자원과 시장을 둘러싸고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치루었고 그로 인해 수 많은 인명이 살상되었다. 전쟁에서 패배한 국가  뿐 아니라 승리한 국가도 수 십년간 그 고통을 치유한 바 있다. 세계대전에서 가장 큰 이익을 냈고 피해가 적은 집단은 바로 자본가 세력과 관료들이었다.
두 번의 세계대전은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에게 치명적인 파괴와 인명피해를 가져다 주었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일본 제국주의로 인한 피해가 국가와 사회 곳곳에 아직도 남아 있다.
우리나라는 강대국들이 침을 흘릴 수준의 자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잘 느끼지 못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에는 강대국들의 자원쟁탈전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강대국들은 겉으로는 자유와 평화, 인권과 민주주의를 외칠 뿐 자원을 가져가기 위해 자원보유국 정부가 군사정권이든, 독재정부든, 자국의 국민들을 학살하든, 인권을 탄압하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자원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그런 독재정부를 지원하고 학살과 탄압을 요구하기도 한다.
가슴아픈 일이고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고통받고 굶주리는 약소국 민중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가 않고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수도 없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대안으로 제시한 ’미국과 중국의 협력’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이다. 소위 선진산업국가 중에서 가장 국가이기주의가 극성이고 약소국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국가가 바로 미국이다. 그리고 일당독재를 통해 13억 인구를 통치하면서 ’국가의 부’를 하루빨리 증대시켜야 하는 중국 역시 중화민족주의가 거세다. 두 국가 모두 이성이나 인류 전체 차원에서 에너지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국가가 아니다.
내가 판단컨대, 미국과 중국은 국민들의 이해와 요구가 올바로 수렴되고 집행되는 체제가 아니다. 미국은 자본과 기득권에 둘러쌓인 정부이고 중국은 일당독재 국가다. 중국 뿐 아니라 미국 역시 진정한 민주주의 체제는 아니다. 일본과 인도, 러시아도 마찬가지... 그런 면에서 서유럽과 북유럽 정부체제는 민주주의 면에서는 다소 진보적인 국가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유럽의 역할에 좀 더 기대하는 편이다.(하지만, 국가를 통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국가 이외의 정치세력에 대해서는 거의 거론하지 않았다. 21세기 들어 서구 국가들에서 관료와 자본의 힘은 커지고 정당의 힘은 약화되고 있다. 정당은 보통 자본과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정당과 민중과 진보,민주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나누어져 있다. 대신 NGO와 같은 시민단체들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세계 각국의 진보적,민주적 정당들과 시민세력의 공동대응이 불가피해지는 구조가 될 것을 예고하는지도 모르겠다.
 
[ 2011년 7월 0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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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진화 - 대니얼 데닛이 들려주는 마음의 비밀 사이언스 마스터스 9
대니얼 C. 데닛 지음, 이희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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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한 번쯤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한다.
누군가의 마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 수 있을까?
남자가 된다는 게 어떤 건지 여자는 알 수 있을까?
태어날 때 아기는 어떤 경험을 할까?
태아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경험일까?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의 마음은 어떤 상태일까?
말도 생각을 할까?
왜 대머리수리는 동물의 썩은 사체를 먹으면서도 메스꺼움을 느끼지 않을까?
사람을 제외한 모든 동물은 정말로 마음이 없는 로봇에 불과한 것일까?
어느 험상궂은 사람이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는 것일까?
 
이 책은 < 섹스의 진화 >, <원소의 왕국>, < 마지막 3분 >, <인류의 기원>, <세포의 반란>, <휴먼 브레인>, <에덴의 강>, <자연의 패턴>에 이어 -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 - 의 아홉 번째 책으로, ’마음의 비밀’을 주제로 삼았다. 
 
인지연구센터 소장으로서 인공 지능 로봇 코그(Cog)의 개발에 지대한 공헌을 한 저자는 진화론의 개념을 적극 활용하여 철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세계적인 철학자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품어 보았을 마음에 대한 질문들을 하나하나 철학적, 과학적으로 정제된 언어로 소개한다.
 

마음은 신비하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철학자와 과학자를 사로잡아 온 질문이다.
그들은 무수한 질문을 던지고 무수한 해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마음의 수수께끼를 속 시원하게 풀지는 못했고 대개의 경우 형이상학적 말놀이에 그쳤다.
현대 신경과학과 인지과학 그리고 뇌과학의 엄청난 발전은 기존의 철학자들이 내놓은 형이상학적 해답을 헛소리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마음의 물리적 기초를 밝혀내는 데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신경 네트워크, 시냅스, 신경 전달 물질, 뇌의 구조가 MRI 같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 하나둘씩 그 정체가 밝혀짐으로써 우리 인류는 마음이라는 거대한 미지의 대륙으로 한 걸음 발을 들여 놓았다.
그러나 현대 뇌과학도 마음과 마음 사이에 있는 벽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마음의 본질에 대한 온전한 설명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경 세포 사이의 전자 불꽃과 신경 전달 물질의 이동을 분석해도 왜 인간은 동물과 다른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까?
어떻게 해서 인간은 자신의 행동과 생각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리고 우리가 만든 기계는 마음을 가지게 될까?
하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한다.
 
저자는 독특한 가설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그것은 ’생산’과 검증의 탑’이라는 모형이다.
유기체가 미래를 생산하는 양식과 그것이 현실에서 검증되는 양식의 다양성을 검토하면서
그는 진화론적 발전 단계에 따라 유기체를 다윈 생물, 스키너 생물, 포퍼 생물, 그레고리 생물로 구분한다.
가장 하등단계에 있는 다윈 생물은 회로가 닫혀 있다.
스키너 생물은 학습 능력을 가지고 있다.
포퍼 생물은 사전 예측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레고리 생물은 외부 환경을 내부환경에 옮겨 놓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그레고리 생물로 발돋움한 것은 언어라는 강력한 마음의 도구를 발전시켜 외부 환경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기 때문이다.
그레고리 생물은 세상에 대한 표상을 내부 환경 안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생물이다.
 
저자는 마음의 종류, 마음 연구의 방법론, 마음의 진화적 역사, 몸과 마음의 관계, 의식적 사고, 생각의 탄생 등 마음 연구의 모든 영역을 흥미로운 사례와 신선한 물음으로 알기 쉽게 개괄하면서
철학적 문제틀과 진화생물학 및 현대 뇌과학의 최신 성과들을 종합하여 오랫동안 철학자들이 다루어 왔지만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던 ‘마음의 본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모색한다.
이 책은 마음의 문제를 둘러싼 형이상학적 철학의 공허함과 자연과학의 단편성을 극복하려는 시도이며 자연과학의 도전에 대한 철학의 응전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알 수 없는 것’이라는 불가지론과 맞서려 한다.
우리는 동물과 의사소통할 수 없기 때문에 동물에게 우리와 같은 마음이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 마음이 있는 존재와 마음이 없는 존재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마음의 존재 유무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는 생각 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단순하게 자기를 복제하는 데 급급한 세균에서 자기 행동의 일거수일투족을 의식하고 신경 써야 하는 인간까지 마음이 어떤 식으로 진화되었는지, 몸과 마음의 관계는 무엇인지, 언어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마음의 진화와 도구 사용 또는 문자(상징)의 상호 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하나하나 설명해 나간다.
 
저자가 철학과 첨단 뇌과학을 이용하여 인간 마음의 진화와 구조를 분석하려는 시도는 신선하고 훌륭했으나, 실제 그 결과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것 같다.
책 속의 철학과 뇌과학은 매끄럽게 결합되지 못하였고
다양한 이론과 연구결과를 소개하는 수준에 그친다.
몇 가지 자신의 가설과 주장을 설명하는 내용이 기억에 남기는 하지만,
그것들이 명확하고 구체적, 논리적으로 독자에게 설득되지는 않아 보인다.
그만큼 21세기 과학자와 철학자들에게 인간의 마음에 대한 연구와 분석은 어려운가 보다.
 
- 기억에 남는 조사 결과(226쪽) :
자주 관찰되는 현상은 아니지만 집을 떠나 병원에서 지내게 된 노인들은 육체적으로는 더 없이 편한 대우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불이익을 당하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 그들은 노망기를 보이기도 한다.
음식을 먹고 옷을 입고 몸을 씻는 기본적인 할동조차 제대로 해 내지 못한다.
그러니 더 큰 흥미를 나흔 활동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런데 막상 집으로 돌아가면 혼자서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 나간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은 집이라는 환경 안에 너무도 낯익은 표지, 몸에 밴 행동을 유발하는 자극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디에 음식이 있고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하며,
전화기는 어디에 있는지 등을 일깨워 주는 신호를 투여해 온 것이다.
새로운 종류의 학습을 하기에는 뇌의 기능이 둔화되었지만 노인은 그처럼 지겹도록 낯이 익은 세계에서라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
그런 노인을 집 밖으로 내모는 것은 사실상 마음의 주된 영역에서 그를 단절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 잠재적 충격파는 뇌수술에 버금갈 것이다...  

 
[ 2010년 9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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