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전 11시 43분, 바깥 기온은 0도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어제 낮에는 조금 따뜻한 느낌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했어요. 그 전날인 토요일에는 미세먼지가 많았고(아주 많았지요.;;) 그리고 기온이 높게 나오지만 따뜻한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어제 낮에 햇볕이 잘 드는 길을 걸어오면서 따뜻한 느낌이 좋았는데, 저녁이 되기 전부터 기온이 내려가면서 차가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같은 시간 기온이 6도 정도 낮습니다. 0도니까 추운 건 당연하지, 하는 느낌인데, 추운 게 왜 당연하지? 하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0도는 추운 거지만, 이 시기가 왜 꼭 많이 추워야 하는 건지, 불만이 생기는 모양입니다. 지난 토요일이 22일 동지였는데, 동지를 지나고 나면 많이 추워지는 거라고 해요. 그리고 성탄절에는 눈이 내릴 때도 있으니까 따뜻한 날보다는 추운 날이 많은 것 같은데, 이제 동지를 지났으니까, 밤이 더 길어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낮은 너무 짧고, 금방 지나가고, 그리고 추운 날이라서 요즘 하루하루가 더 빨리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내일은 크리스마스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과 내일은 교회와 성당을 다니는 분들에게는 크리스마스 행사가 이어집니다.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지만, 종교적인 의미와 상관없이 이 시기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캐롤이 들리고, 좋은 선물을 나누기도 하는 연말의 좋은 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의 선물이 오는 날도 크리스마스이고, 어린 시절을 지나고 나서 사라질 것 같지만, 다시 그 다음의 아이들에게 이어지는, 그런 것들이 계속되면 설과 추석과는 또 다른 좋은 기억이 있는 날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는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과 지내는 날이라고 하는데, 우리 나라의 명절에 해당되는 날일 것 같습니다만, 우리 나라는 그런 문화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하긴 공휴일은 맞지만, 명절은 아니네요. 3일 쉬지 않잖아요.^^;

12월 4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겨울엔 보기 힘든 초록색 잎과 진한 주홍색의 열매가 보이는데, 밖은 차가운 계절인데, 초록 잎이 보이면 덜 추운 시기의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 나무는 12월과 1월에 열매가 열리는 나무라고 하니까, 그런 걸 알고 나면 앗, 추운 시기 같은데, 같은 생각이 들 지도 모릅니다. 알고 보면 다르게 보이는 건 여러 가지 많지만, 추운 날과 덜 추운 날을 이 사진만 보아서는 알 수 없을거예요. 어쩌면 알고 보아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일지도요.^^;
내일은 크리스마스인데, 사실 내일보다는 오늘이 더 좋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것과 이미 온 것. 어느쪽이 더 좋은지는 매번 다르지만, 크리스마스는 전날이 늘 좋았던 것 같아요. 그건 금요일 저녁이 좋은 것과 비슷한 느낌일수도 있겠는데, 금요일은 매주 돌아오지만, 크리스마스는 일년에 한 번 찾아오니까, 일상적인 날들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냥 비슷비슷하고 추운 월요일 같은데요. 어제보다 조금 더 추운 월요일인데, 내일이 더 추울 것 같은, 그러니까 성탄절을 맞아 추위를 어제부터 선물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이러다 눈이 오면 어쩌지, 같은 생각도 들만큼 날씨가 차가워졌어요.
이제는 산타클로스의 선물 받기에는 나이가 적지 않지만, 그래도 선물을 받고 싶은 마음은 아직 남은 것 같아요. 아이들인 시절은 짧고, 어른인 시절은 긴데, 그래도 어린 시절의 기억은 오래 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좋은 기억이 더 많이 남고, 좋은 기억을 더 많이 남기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제 수업에서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때, 가서 따뜻한 물에 목욕하고 쉬라는 말이 친절하기는 하지만 그 말만으로는 도움이 될 수 없을 때, 그보다는 주머니 속의 작은 돈으로 김밥 한 줄을 사서 나누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비유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친절한 말이 절실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러한 말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 것인데, 그동안 친절한 사람도, 김밥 한 줄 나눌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지만, 두 가지 모두 잘 할 수 있는 사람도 많이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힘들 때, 누군가는 친절한 말을, 또 누군가는 작은 김밥을 나누어주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 건 그런 것들이 남긴 자리에서 자라는 것이겠지요. 그 생각을 하니까, 좋은 기억과 좋은 기억을 만들어준 사람들이 생각나서, 그 분들은 산타클로스는 아니지만, 그 날의 그 순간에는 제게 산타클로스였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2000년도 더 전의 일이지만, 매년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을 맞습니다.
그래서 오래 전에 오셨지만, 지금도 매년 오시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좋은 일들과 기쁜 일들 가득한 성탄절 보내세요.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