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오늘은 일교차가 꽤 난대요. 어제도 낮에는 햇빛이 따갑더라구요. 오늘은 더 하겠죠. 하긴, 이제 오월도 중간 다 되어 가잖아요. 더워질 때도 될 거죠. 한 몇년 그래도 4월, 5월초 꽤 추웠어요. 그랬던 생각을 하니, 올해는 첫 추위도 빨리 오더니 첫 더위도 빨리 올 것만 같네요. 음, 그건 별로다, 그쵸.

 

 어제 나 무척 힘들었어요. 아침에 페이퍼 쓰고 자정 될 때까지 정신없었다니까요. 어제 일을 종이에 정리해서 써보면, 사실 별 일은 아니었어요. 어쩌면 한 십분 하면 되는 일이었을 수도 있겠죠. 근데, 그렇지 못했던 건 복잡한 이유에서 시작되었어요. 어떤 면에서는 내가 처음 보는 거라서 잘 못하니까, 또는 일이 잘 안 되려니까 시작부터가 문제를 안고 시작했다, 뭐 그렇게 되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해보고, 난 불필요한 일이 너무 많아, 싶기도 하고. 그냥 그래요 언니.

 

 어젠 설명서가 잘못 인쇄되어 실행할 수 없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아는 사람은 알고 전문가도 알고, 그리고 A/S받으면 되겠지만 그건 싫고. 저 성격 무척 급한 거 아시죠. 근데, 일이 잘 안되면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후딱후딱 될 것만 같은데, 잘 안될 때는, 그냥 그래요.

 

 **언니, 언니도 요즘 힘들지 않나요? 내가 알기엔 점심은 언니가 일하면서 잠깐 가질 수 있을 소소한 즐거움 아닌가요?  오늘은 지루하다 싶으면 맛있는 점심 먹고 기운 내세요.  전에 우리 같이 갔던 우동집은 주인이 바뀌었던라구요. 맛이 달라졌어요. 그 집 말로 새로운 집을 찾아야 할 거 같죠? 맛있는 점심 먹고, 저도 기운 내야겠어요. 아, 전 아직 아침 전이에요. 뭐라도 먹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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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주도학습 진로진학 사용설명서
윤기영.권용균 지음 / 지공신공 / 2013년 4월

 

알라딘 소개에서 본 글

공부는 무작정 참고 인내해야 하는 짐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 파악하고 정확한 방향성을 설정한 후, 올바른 방법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이때 효율적인 시간 관리와 학습 전략이라는 두 개의 페달을 함께 굴린다면 더욱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과정 전체가 바로 자기주도학습이다.

  사용설명서라는 단어 쳐서 이 책을 찾았는데, 이 말은 참 괜찮네요. 사실, 적용해보면 공부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그렇죠. 자기주도학습을 통해서 학원이나 인강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참 좋겠습니다.

 

 샌드위치가 필요한 모든 순간, 나만의 브런치가 완성되는 순간
지은경 지음 / (주)레시피팩토리 / 2013년 4월

 

 전문가가 고른 수십종의 샌드위치 중에서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요리로 변형, 실용적인 면을 고려하여 요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샌드위치, 브런치, 수프 샐러드 등의 사이드 메뉴와 홈메이드 음료도 함께 실려있어 활용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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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할 일이 밀렸어요. 당연하죠. 어제 그렇게 된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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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오늘은 좋은 하루 인가요? 아아, 그에 앞서... 어린이날은 무사히(?) 넘어갔나 모르겠군요. 흐음, 내일은 어버이날이라지요? (아아, 너무 미워하지 말아요. 내일은 그냥 5월 8일일 뿐이에요. 그리고 그 다음에는... 아아, 그래요, 그만할게요.)

 

 요즘 날이 정말 화사해요. 우리 집 근처엔 철쭉이 이젠 많이 피었어요. 어제 보니 길가에 고양이가 따뜻한 햇빛을 받으면서 눈을 감고 태닝(?)중이더군요. 해가 약간 가니까 그녀석도 약간씩 움직이는 걸 보니, 아무래도 그런 거 같아요. 덥고 춥고 스산하고 비오는 날을 빼면, 일년에 이렇게 좋은 날이 며칠 되지 않지요. 곧 더워질테니까요. 생각나면 이미 지나가버릴 그런 날들일것만 같네요.

 

 오늘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깼는데, 이건 조금 특별한 일이에요. 저는 잠을 못 자는 날은 많지만, 그렇게 일찍 일어나지를 못하는 편이거든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이면, 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눈만 감고있다가 아침에 일어나곤 했죠. 불안했을거에요. 지각할까봐.

 

 언니도 잘 알듯, 제가 시간약속 이유없이 기다리는 걸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약속 잘 지키려고 무척 신경써요. 사실, 누군가 진짜 사정이 있어 잠시 늦는다면, 그걸 제가 크게 뭐라고 하진 않는데요. 그냥 매번 늦는 사람은 저도 싫더라구요. 근데, 그 사람들 중에서 자기는 기다리는 거 잘 못하는 사람일 경우엔, 나 늦어 하는 연락 한 통 받으면서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저도 심기가 불편해져요.

 

 오늘 아침에 눈을 떴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크게 나쁠것도 없는 그런 인생이다, 뭐 그런 거요. 뭐든지 다 가지겠다고 하면, 그때부터 지옥이겠죠. 나만 불행의 골짜기에 사는 사람일 것만 같고, 내 걸 누군가가 가진 것만 같을테니까요. 근데, 그게 평소 마음으로 살기엔, 저는 그냥 평범한 세속의 사람인걸요. 그냥 하루하루 재미있게 사는 게 좋을것 같아요.

 

**언니, 내 이야기 듣고 있어요? 왠지 언니가 들으면 칭찬해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요.

 

 "**,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거 같은데...."

 

 하면서.

 

 언닌 지금까지 제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 비교하면 평균 기준 이상 너그러운 사람이었지만, 진짜 좋은 건, 말할 때  빈정거리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거에요.  누군가를 격려해줄 줄도 알고, 지금 불편하지만, 조금 뒤에 말할 수도 있는 사람이었구요. 근데, 저도 그런 사람이 아직 못 되고, 그리고 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요즘은 흔하지 않아요. 자기에겐 우회적으로 부드럽게 말해줄 것을 원하면서도, 막상 상대에겐 기분 되는대로 말하면서, 그게 쿨한 태도인척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식이 정확하게 말하는 거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요. 그러면서도 왜 그 사람 본인에겐 그렇게 말해선 안된다고 사사선건 강조하는 걸까요. 모두 날이 서 있다면 누군가는 베이는 순간이 올 수 있어요. 그러니 그게 요즘 사람의 최신 트렌드일진 몰라도 어쨌든 저는 좋아보이진 않아요. 아니 때로는 그런 게 무척 마음에 안 들어요. 제가 언니처럼 무던한 사람이 아니라서, 그게 그렇게 보이는 걸지도 몰라요.

 

 어쨌든, 지금껏 잘 버텼다. 싶은 생각이 들면, 저도 조금은 불안이 가시는 듯 해요. 어떤 사람은 돌아보지 않는다는 철칙을 가지지만, 저는 조금 달라요. 정말 힘들때면, 지금까지 걸어온 걸 돌아보고, 나 그래도 참 많이 걸어왔다, 하고 다시 앞으로 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앞에 도대체 뭐가 있을진 어쨌든 전 몰라요. 그래도, 앞으로 가야하죠. 우린 할인마트에 가면 있는 컨베이어 위에 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앞으로 가게 되는 걸요. 물론 그 안에서 난 그냥 서 있더라도, 그렇게 나이를 먹고, 시간을 살겠죠.

 

 언니, 지난 4월엔 언니가 참 보고싶었어요. 언니의 따뜻한 손을 떠올렸어요. 따뜻한 날이 올 수록 피는 꽃을 보면서도, 그 때 그렇게 꽃이 피었지 하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 걸 그립다고 하는 걸까요. 근데도 막상 언니 얼굴은 기억이 잘 안나요. 그래요, 우리 본 지 조금 오래 되었네요.

 

 오늘은 또다른 재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채워넣고 싶어요.

 담달에 시험이 있어 당분간 전 바쁘게 잘 지낼 거에요.

 바쁜 건 때로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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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근후 지음, 김선경 엮음 / 갤리온 / 2013년 2월

[eBook]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근후 지음, 김선경 엮음 / 갤리온 / 2013년 2월

 

 은퇴후에도 재미있고 충실한 하루하루를 살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저자의 목소리를 담은 책. 나이가 들었다고 할 수 없는것도 있지만,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일을 할 수도 있는 거고, 지금 삶에 충실하면 괜찮게 살 수 있다는 모든 사람 다 아는 이야기를,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에세이.

 

 행복을 불러들이는 아침 5시부터 습관
하코다 타다아키 지음, 최선임 옮김 / 스카이출판사 / 2012년 3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질적인 면에서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어쩌다 하루가 아닌, 그것이 매일 몇 년이라면, 상당한 차이가 될 수 있고, 꾸준히 하는 건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의 효과도 있다.

 

 매일 두 시간 정도로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시간을 쪼개서 쓰는 습관도 생각해볼 수 있으며, 일찍 일어난 시간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활용해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한 아침 시간활용 이전에는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하고 지각을 자주했던 저자가  시간관리를 바꾼 이후로 놀랍게 변하는 이야기도 쓰여있으니 참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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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제 어린이 되었다지,  흠, 너도 인제 좋은 날 별로 없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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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어제 시내에 다녀왔는데, 날이 무척 덥더라구요. 버스에서 에어컨이 나와요. 그러나 제가 사는 동네엔 여전히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게, 집 근처는 옷부터 달라요. 며칠 전에 제가 빵 사러 갔던 날, 있었죠. 이젠 따뜻해졌겠거니, 하면서 적당히 입고 나갔더니 ... 춥더라구요. ^^ 그래도 지금 저 사는 동네는 그냥 저냥 제가 살긴 좋아요.

 

 오늘 어린이날이라면서요? 저야 어린이 끝난지 좀 되었고, 지금 집에 어린이 없는 상태라서 주중 빨간 날 아님 별로 눈에 들어오질 않네요. 그치만 언니네 집은 일년중의 중요 행사를 앞두고 있겠군요. 언니네 **가 이젠 좀 커서, 어린이날인데 그냥 넘어가려고 하지 않을 걸요? 하긴, **이한테는 엄마아빠, 할머니할아버지(는 곱하기 2), 고모이모삼촌 있으니, 이번 어린이날을 무척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그러고보니, **이도 그 사이 많이 컸죠? 한참 전에 보고 못 봤으니, 전혀 절 기억하진 못할 게 틀림없어요. 이제 쬐금 큰, **이한테 "아줌만 누구에요?" 하는 소리를 들으면  음.... 전 어떤 반응을 보여줘야 할까요? 그냥 차라리 고모나 이모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구나, **아.

 

 얼마 전에 ##이네 집 할머니한테 들었는데요. 어린이날이라고 강아지 사줘요~ 고양이 기르게 해줘요~ 하는 집도 많대요. ##이네 집도 이번엔 막 졸라서 어른들이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강아지랑 고양이를 길러보고 싶어하는 애들이 요즘도 많은가봐요. 같이 사는 동물을 제대로 돌봐주지 않으면, 그 때부터 손가는 일들이 거의 다 엄마 차지가 되겠지만, 애들이 사달라고 조를 때는 그런 건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죠. 잘 돌봐주고, 산책도 시키고, 목욕도 시키고 다 할 수 있을거라고. 근데, 요즘은 애들도 바쁜데, 시간이 날까요? 전 그게 쬐금 궁금했어요.

 

 어렸을 땐 뭐든지 다 될 수 있을 것 같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미지의 가능성을 가진 작은 사람이었는데, 원하진 않았지만 어느 사이 큰 사람이 되고보니 현실로 구현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지요. 꿈도 줄어들고, 희망도 적어지고. 그래도 하루 하루 살 수 있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대요. 근데, 그거 가능하긴 한 걸까요? 요즘 여러 모로 참 어렵잖아요. 그래도 언니라면 느긋하게 볼 줄도 알고, 여러가지로 저랑은 많이 달랐을 것만 같아요. **언닌 평소에도 크게 화 안내고, 그다지 까탈스러운 사람이 아니라서 그럭저럭 웃으면서 잘 넘어갔지만, 전 그거 참 잘 안되요. 좀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큰 걸지도 모르고, 아님 전 아직 나이를 먹고 강제로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 마음은 어른이 되지 못했을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요즘 저는,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렇다고 자기자신을 위해서만 사는 사람이 되지도 않으려 하구요.(그렇게 소망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그렇게 살기도 어렵겠죠.) 가끔은 누군가를 위해 양보할 수 있고, 또 가끔은 남보다 내 생각을 좀더 할 수 있는. 그냥 그런 사람 정도만 되었으면 좋겠네요. 굉장한 사람이 되겠다거나 하는, 큰 욕심 부리지 않으려구요.

 

 ** 언니, 애들도 금방 크죠. 좀 지나면 만날 집에서 보는 엄마랑은 안 놀아줄 거에요. 걔들도 개인사가 바쁘거든요. 그러기 전에 좋은 기억이라도 남게, 어린이날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아, 누가되었든 좋은 선물, 이번에도 사 줄거다. 아마 고심중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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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닌자고 캐릭터 대백과
아이즐 편집부 / 아이즐북스 / 2013년 4월

레고 브릭마스터 : 닌자고
아이즐 편집부 / 아이즐북스 / 2012년 11월

 

애들은 요즘도 레고를 좋아하는 모양이군요. 어쩐지 5월 5일 알사탕 도서로 나온 이유도 그것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양이 카프카의 고백
카프카 글, 이우일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2010년 6월

 

 만화가 이우일의 집 고양이 이름은 카프카. 이 책은 만화가 집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의 이야기다. 같은 일이라도 고양이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어떻게 보일까? 고양이를 키우는 만화가의, 자기집식구와 고양이가 등장하는 카툰 에세이.

 

 

 

 

 

 

 

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 지음 / 걷는나무 / 2011년 4월

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 지음 / 걷는나무 / 2011년 4월

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6년 5월

 

 

 가장 오른쪽이 처음 나왔을 때의 표지. 그 이후 표지를 바꾸어 새로 나왔다. 가운데는 전자책이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 묻다> <심리학이 서른살에 답하다> 등을 쓴 정신과의사 김혜남님의 그 이전작이다. 이때는 그 '서른살 심리학'이 나오기 전이라, 지금보다는 유명하지 않은 책이었을 수도 있지만, 새 표지로 나온 것으로 봐선, 요즘도 사랑받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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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 아닌데, 고양이 기르면 안될까, 하다가 엄마에게 외면당한(?) 일이 얼마 전이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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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어젠 날씨가 그럭저럭 좋았죠. 얼마 전까지 입던 옷은 이제 빨아서 넣어야 될 거 같아요. 이제 그 옷을 입으려면 반 년은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하하, 벌써 그렇게 된 거예요. 계절은 마음이 급한 누군가가 담당이거나, 아님 늘 밀린 일을 처리하느라 바쁜 누군가가 담당하는 거 아닐까요. 지난 겨울도, 이번 봄도, 아무리 봐도 서서히 우릴 생각해가면서 바뀌는 건 아닌 것 같죠? 아무래도 그렇지 않아요?

 

 **언니, 오늘은 고민이 있어요. 요즘 저, 열심히 살고 있는 거 같지 않아서, 슬슬 불안해지는 거예요. 하루하루 충실하고 효율과 성과를 올리면서 산다는 거, 그거 모든 사람이 다 그럴 수 있는 걸까요? 난 열심히 살고 있다, 이런 것도 다 자기 기준이 다르니까, 객관적 수치와 다를 수도 있긴 하죠. 그렇지만, 언니가 날 본다면, "**, 요즘 조금 해이해진 거 같아." 라고 말할 것만 같은 생각을 하는 거죠. 말하자면 뭐, 그래요.  

 

 열심히 산다는 건 좋은 일이에요. 자기 인생은 한 번 뿐이니까. 누군들 치열하고 열심히 살고 싶지 않겠어요. 그냥, 지금 뭔가 쉬고 싶은 것도 아니면서, 지지부진 하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 거죠. 언니야 전부터 크게 화내는 일이 없는 온화한 사람이지만, 반면 전 변덕스럽기도 하고 불만도 많고, 이것저것 정신없는 그런 애였잖아요. 이 이야기 하면, 언닌 웃을 거야 아마.^^

 

 저, 담달에 시험보는 거 알죠? 이맘때면 죽어라 해야 하는 시기라는 거, 저도 알아요. 그럼요. 전 작년에도 이 시험을 봤어요. 떨어져서 다시 보는 거지만. 근데, 올해는 어쩐지 그냥 퍼져사는 거 같아서, 저 많이 괴로워요. 그렇다고 이런 얘길 엄마한테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 때부터, 문제는 더 나빠질걸. 가끔은 언니가 이전처럼 가까이 살면 좋겠다 생각해요. 힘들때, 칭얼거리듯 말하면, 언니는 그 이야기를 듣으면서 걱정해주기도 하고, 가끔은 맛있는 밥을 먹으러 가자고도 하고. 그렇게 도와주고 싶어했으니까요. 언니 손은 감촉이 좋고 따뜻해서 계속 잡고 있으면 어린시절 엄마 손을 잡고 걷는 느낌이었죠. 어떤 의미에선, 그 때도 그랬을 거예요.

 

 저기... 중요하고 심각한 얘길 하다, 이런 말 하긴 좀 그런데요...

 언니, 나 배고파요. 맛있는 거 먹고 싶어요.

 

 얼마전부터 저 배탈나서 오늘도 밥 제대로 못 먹고 있어요. 말 그대로 맘대로 먹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먹는 것만 보면, 시선과 관심이 집중되는 걸요. ^^; 언니 요리 솜씨 은근히 괜찮다는 소문 있던데...근데, 제겐 그 실력을 자랑 안 했을까요? 아이, 미안해요. 언니가 좋다는 델 우리 같이 가면 그 집 음식은 매번 맛있었는데. 근데도 난 왜 눈치를 채지 못했을까요. 그치만 그 겸손함 덕에 전 지금껏 한 번도 언니의 특별한 요리를 먹어볼 기회를 얻지 못했네요. ^^;  에이, 진짜 아쉽다!

 

 언니가 만든 음식엔 뭐가 들어가나요? 누군가 말하는 것처럼 꼭 들어가야 할 '정성과 사랑'은  빼고요. 설마 비법 양념이 다시다는 아니겠죠? 그건 우리집에도 있어요. 맛선생이나 산들애도 대용품으로 쓰지요. 제 친구는 진~짜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이 싫대요. 그치만, 우리 엄마는 이거 오늘도 쓰던데요. 반 숟갈씩 슬쩍슬쩍.

 

 저, 솔직히 말할게요. 이번에 시험 잘 봐야 해, 하고 부담스러워 지면, 그냥 도망치고 싶어요. 텔레비전으로 인터넷으로, 알라딘 서재로. 아님 다른 무엇으로도... 이럴 때, 이런 건 좋지 않아, 하고 말해주기를. 난, 그런 걸 기다리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젠 도망치고 싶지 않아요. 도망쳐도 도망쳐도 결국엔 시험장에 가야 되는 걸요. 아님, 내년에 또 봐야 되는 거구요. 그게 도망의 결과겠죠.

 

**언니, 오늘은 제가 좀 힘들었어요.

내일은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더 생각해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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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친 Kitchien 1
조주희 글 그림 / 서울문화사(만화) / 2009년 10월

 

 이 음식은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고, 누군가의 마음 속에 있던 이야기를 꺼내게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그 일이 추억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길지 않은 이야기는 세상 어딘가에 있을 누군가의 것이다. 엄마가 보내준 굴이, 된장찌개가, 마룻 바닥을 돌아다니는 꽃게도 지나고보면 추억이 되고, 그립기도 한 이야기가 되어 줄 거다.

 

 책은 컬러로 되어 있고, 연재시에 실리지 않았던 작가 후기가 군데군데 있다고 하니, 전에 봤더라도 보지 못한 이야기가 조금 더 있을 듯 하다.

 

 

 

 마음속에는 괴물이 산다
한덕현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3월

 

 불안의 콤플렉스에서 탈출하는 자신감의 심리학!!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인 스포츠 정신의학을 전공한 저자는, 오랜 임상 경험과 다양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하여 이 책을 썼다. 우리가 가진 불안과 두려움의 실체와,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모색한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은 극도의 긴장된 순간에서 맞이하는 승부의 순간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마인드 트레이닝을 하듯, 우리도 자신의 지금 모습을 통해서, 불안과 콤플렉스에서 탈출하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저자의 설명과 조언을 한번  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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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전 라면 잘 끓여요. 특히 컵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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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3-05-03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오래 썼어요. 처음엔 와서 로그인만 해 보겠어, 했다가 또 이렇다죠.^^

서니데이 2013-05-03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까지 그럭저럭 고민스러웠는데,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집니다. 내일 다시 생각해봐야겠어요.
 

 **언니, 어제 저녁에 빵 사러 잠깐 나갔는데, 길가에 철쭉이 피었더라구요. 벚꽃은 약간 남았나? 밤이라서 잘 보이지 않던데요. ^^; 오늘도 잘 지내고 있겠죠?

 

 아, 왜 그 저녁에 빵 사러 갔냐구? 밤이나 새벽에 먹으려구요. 얼마 전에 장염을 심하게 앓았는데, 그동안 못 먹은 게 아쉬워서 그런가 보죠. 아니, 아니, 난 원래 먹는 걸 좋아하잖아요. 사실, 장염이 다 나은 건 아닌데, 식탐이 더 강한 거죠. 에이, 뭐 그런 걸 궁금해하고 그래요,  새삼스럽게... 난 전에도 무게있고 볼륨감 있는 사람이었어요!!

 

 얼마 전에 끝난 주말연속극 제목이 <내 딸 서영이> 였어요. 언니, 이거 듣고 뭐 생각나는 거 없어요? 저는 피천득 <인연>이 생각나던데. 선생의 따님 이름이 서영이였지 아마? (아님, 안되는데... ^^; 그냥 우기자, 따님 이름이 아니면 집에 있는 인형이 서영이 였다거나 뭐라거나. ^^;)

 

 저는, 그 드라마 제목 봤을 때 어쩐지 이건 아버지 이야기 같았어요. 그런 건 사실, 시작도 하기 전에 생긴 알 수 없는 편견이라 해야겠지요. 그 전에 했던 드라마는 아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었을거야. 김남주와 유준상이 나오는 그 드라마를 엄마가 보기 시작해서 저도 보게 되었는데, 재미있었거든요. 근데, 연속으로 드라마를 본다는 게 약간은 죄책감(?)이 들어서... 라기 보다는 엄마의 눈이 무서워서 전 '서영이'는 안 봤지요. (우리 집에서는 넝쿨당은 김남주 드라마, 내딸 서영이는 서영이, 라고 간단히 불러요.) 그러나, 큰 소리로 거실을 점령한 그 드라마를 완전히 피할 순 없었어요. 그게 마치, 열심히 피하려고 해도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는 인연(?)처럼 우리집 거실에선 주말 절찬 상영중이었거든요.

 

 거기다 말이예요. 막 빈정거리고 시끄럽게 해가면서 그 드라마를 보는 우리 아빠 때문에, 사실 좀 불편하기도 하더라구. 우리 아빠도 그 드라마에 상당히 몰입해서 봤나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점에 대해선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데요. 어째, 아버지들 나오는 장면에서는 불만이 없으신 것처럼 보여서 그래요.)

 

 저는요, 어쩐지 서영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그 사람이 정말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며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것만 같아요. 서영이라는 사람은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으로 자라 행복한 자기 인생을 살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드는 건 아마도 <인연> 때문일지도 몰라요. 근데, 이렇게만 생각하면 안 될 게, 서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세상에 아주 많을 테니까요. ^^

 

 갑자기 <인연>을 꺼내 온 이유? 언니 혹시 그 책 가지고 있어요? 제가 언니한테 선물했던 그 책이잖아요. 그 해, 아마 이 책이 이 표지로 새로 나왔을 거에요. 알라딘에 뒤져보니, 날짜가 벌써 십년 전이네요. 그러니, 보다가 누군가 다른 사람 손으로 넘어갔을 수도 있겠다. 아님, 이사 다니다가 없어졌을 수도 있겠고.

 

 제 친구는 이 책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교과서에 나오는 사람같다고. 피천득님 글이 우리 교과서에 실려있었는지, 지금 와서야 크게 중요한 일이 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그런 사람도 있긴 하죠. 그 때의 기억과 마음이 오래 남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많은 것들은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전에는 싫었던 사람도 오래 지나고 보면 좋은 점만을 기억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꽤 친했던 사람임에도 어느 순간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이 책을 제가 선물 했을 땐, 그 책도 갓 나온 새 책이었겠지만, 이제 십여 년이 되어 누렇게 어딘가 표지가 변해있겠죠. 아무리 잘 보관해서 종이가 약간씩 변하는 일들이 생기곤 하잖아요. 그만큼 시간은 훌쩍훌쩍 가는데, 난 점점 느려지는 것 같아요. 저도 나이 먹는 게 그런건가 싶어요.

 

 **언니, 봄날의 밤은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동네에 산책가는 사람이 많았어요.

 이제 5월이에요.  곧 더워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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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2002년 8월

 

  영문학자이며 수필가인 피천득 수필집. 2002년 신판으로, 잘 알려진 <인연> 등을 비롯하여 80여 편의 수필이 실렸다. 이 책을 쓴 피천득 선생은 2007년에 세상을 떠났다.

 

 

 

 

 

 

 

 내 딸 서영이

2012년/유현기/이상윤|이보영|천호진|

 

  경제적인 어려움과 어머니의 죽음 이후 아버지와 단절된 채 살아가려는 딸과 그 딸의 주변에서 보고싶어 하는 아버지가 있는 한 가정. 사회적으로 부와 성공을 이뤘으나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소녀감성의 어머니와 그럭저럭 원만한 자식들이 있는 또다른 가정. 또는 갑자기 중년의 나이에 적성에 맞지 않는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보려는 아버지와 현실적인 어머니가  가끔 말다툼하는 적당히 잘 지내는 가정. 이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이 만나 다시 또다른 자신들의 가정을 만들기까지의 이야기. 가족은 가족은 남이 아니며, 싫다고 부정할 수 없는 사람이며, 대가와 보상을 통해 형성되는 인간관계가 아니기에, 끊을수도 버릴 수도 없는 사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주말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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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자기 직전엔 간식을 줄이라는 말, 그거 지키기엔 꽤나 어려운 거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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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5-02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천득 님의 따님 이름, 서영이 맞을거예요. 인형 이름은 '난영'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저도 참 좋아하는 수필이거든요.
봄날 밤의 산책은 근래에 해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강아지 운동시킨다고 낮에 주로 산책을 했는데, 말씀 들으니 이 봄 가기 전에 밤에 가까운 동네라도 꼭 산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니데이 2013-05-02 06:27   좋아요 0 | URL
따님이름, 서영이가 맞군요. (오, 다행이다.) 지금 책이 없어서, 맞는 것 같은데도 역시 자신이 없더라구요. 댓글 설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밤에 산책가는 걸 좋아하진 않는데, 어제는 오가는 사람이 많던데요.
어디선가 꽃향기도 나는 것 같고, 그냥... 좋았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