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검색하다가 생각이 났는데, 이런 책을 본 거 같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알라딘 검색을 해봤다. 근데, 굉장히 많이 나와서 나도 놀랐다. 이 단어는 그렇게 마력적 단어였던것인가. 과연, 그런 것인가? 어떻게 보면 흔할 수도 있는 일이긴 한데, 근데 책 제목에 그렇게 많을 거라곤, 전혀 상상하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기에, 이 결과에 놀라긴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 단어가 실은 그렇게 많이 쓰는 단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봤다.

 

 근데, 이 단어, 이 단어 라고만 해서, 도대체 이 단어가 뭐냐? 하실 분을 위해서.

 오늘의 페이퍼 그래서 이 단어 <...> 이 들어간 제목 찾기 검색으로 간다.

(그래서 오늘 페이퍼는 책 내용설명 없습니다.)

 

 

 

 

 

 

 

 

 

 

 

 

 

 

 

 

 

 

 

 

 

 

 

 

 

 

 

 

 

 

 

 

 

 

 

 

 

 

 

 

 

 

 

 <사용설명서> 라고 검색하면 제일 먼제 고미숙 저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가 제일 먼저 나온다. 아아, 혼란 스럽다. 사용설명서가 뭐였지?

 그럼 간단히, 저 책 들에서 사용 설명서를 제외한 단어들만 찾아보자면,

 나의 운명, 인생, 감정, 생각, 유머, 믿음, 기도, 마음의 힘 이다.

 이런 게 사용설명서라는 게 있었는지, 나는 처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하나도 없는데, 그럼 나는 사용설명서를 제대로 챙기지 않은 사람이 되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약간 이상해진다.

 그럼, 원래는 이 설명서를 읽어야 제대로 작동하는 거야? 그런 거야?

 

 

 

 

 

 

 

 

 

 

 

 

 

 

 

 

 

 

 

 

 

 

 

 

 

 

 

 

 

 

 

 

 

 

 

 

 

 

 

 

 

 

 

 

 

 

 

 

 

 

 

 

 

 

 

 

 

 

 

 

 

 

 

 사람 몸이 복잡하긴 한가보다. 이렇게 설명서가 다양할 줄이야. 내 몸 사용에 대한 설명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는데, 찾다보니, 이건 더 많다. 내 몸 , 애들 몸, 여자 몸, 남자 몸, 뿐만 아니라, 내 두뇌에 대한 사용설명도 있을 거 같더라니, 역시나 없지는 않았다.

 

 

 

 

 

 

 

 

 

 

 

 

 

 

 

 

 

 

 

 

 

 

 

 

 

 

 

 남편과, 아내, 엄마와 아빠, 남성과 여성, 생각해보니 이런 단어가 짝짝 맞는게 신기하다. 근데 찾긴 찾았는데, 아쉽게도 엄마 설명서는 못 찾았다.

 

 처음엔 호기심에 시작했으나, 의외의 결과에 당황한 나. 정신 차리는데 한참 걸렸다.

내 경우로 한정해서 보면, 사용설명서를 자주 발견하는 것은 전자제품 상자 속이거나, 아님 약 상자 안에 들어있는 거였는데!!  그래서 이건 거의 사용설명서 신세계라 아니할 수 없다. 너무 많아서 다 쓰기도 복잡하지만, 이건 아까워서 다음에 한 번 더써야 할 거 같다. (난 사실, 알뜰하다)

 

 근데, 사용설명서가 있다는 건, 그 설명서에 쓰여진 대로 쓰지 않으면 고장났을 때,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말로 들리는데? 아니면 이런 거? 케익 상자를 거꾸로 들지 마시오, 같은 거?

 

 내 몸에 대한 사용설명서가 그렇게 많은 거라고도, 내 마음에 대한 사용설명서가 그렇게 많을 거라고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나. 원래 내 몸과 마음도 사용하는 방식이 있었다는 소리가 되는데, 난 왜 몰랐지? 등등의 생각을 하게 되는 검색 결과였다.

 

 어쨌거나, 이 책들을 안 읽어본 나로서는 왜 저자가 이런 설명서를 첨부하게 되었는지 정말 궁금하다.  한번 찾기 시작하니까 사용설명서가 이렇게 많고 다양할 거라곤 생각도 안 했던 내게 계속 나타나는 사용 설명서들. (거기다 전부 유료다!) 이 의외의 결과를 두고, 처음엔 황당했고, 약간은 불안했으며, 시간이 지나자 알 수 없는 기분과 함께, 아주 조~금은 내 사용 설명서는 어디서 구할 수 있는 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알라딘 페이퍼의 상품사진 쉽게 배치하는 법은 현실적으로 쓸모있을 노하우라서 나도 알고 싶다. 검색과 이것때문에 시간 많이 걸린다. )

 

 근데, 나 궁금하다.  이 책 대로, 진짜 이대로만 쓰면, 고장 안 내고 계속 쓸 수 있는 걸까? 그거 맞는다고 믿어도 되나?

 

제목수정사항

첫번째 제목 : 사용설명서 필요한 이유. 주의사항을 무시하고 창의적 사용으로 인한 고장 발생시 수리가 곤란할 수 있음! 2013년 1월 2일

두번째 제목 : 진짜 이대로만 쓰면, 고장 안 내고 계속 쓸 수 있는 거예요? 그거 믿어도 되요?? 2013년 1월 3일

세번째 제목 : 진짜 이대로만 쓰면, 고장 안 내고 계속 쓸 수 있는 거예요? 그거 믿어도 되요?? (사용설명서 편) 2013년 1월 4일, 제목 일부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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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8-15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친구가 재밌다면, 나도 읽는 거다! 속편

 

 어느 책이 재미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서로 서로 다르다는 게 하나로 정리가 되지 않는 문제다. 그러나 누군가 이 책이 재미있었다고 말하면, 나도 읽게 되는 건 있더라.

 이번엔 인터넷으로 읽었던 만화 중에서 재미있었던 것을 모아서 정리하는 페이퍼다. 전에 읽어서 페이퍼를 썼던 만화는 전의 페이퍼를 읽으시면 좋겠고, 여기에서는 간단히 쓰겠다. (참고로 저는 이 만화를 책이 아닌 인터넷 연재분으로 본 사람입니다)

 

<이젠 그 변호사, 더이상 안 나온단 말인가!>

 전에 <신과 함께>를 읽고 상당히 재미있었다. 특히 첫번째 이야기가 그랬다. 다른 사람은 어떨 지 몰라도, 난 그 변호사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정의는 그렇다 치더라도,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기발한 것인가!! 근데, 아쉽게도 이 만화는 완결이 되었구나... 작가가 웹툰으로 그린 걸 봤는데, 아무래도 그 변호사는 다음에 안 나올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 다른 편도 이야긴 재미있었지만, 역시 그 변호사가...

 이 책에 대한 페이퍼는 이미 썼기 때문에 여기서는 간략하게만 쓰겠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제각기 다르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향한 우리의 생각도 모두 다르다>

 

 이 만화도 인터넷에서 연재되는 연재분을 봤다. 한 번에 몰아서 보느라 시간이 상당히 걸렸다. 한 회당의 이야기가 길어서 그런지 회수는 <신과 함께>보다 적었지만, 시간은 상당히 걸렸다. 그리고 대사가 많아서 건너뛰고 읽을 수도 없다.

 

  모 대학 학생인 홍설은 열심히 살고 있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애쓰고,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평범한 대학생이다.  그 학교의 다른 학년인 홍설의 학과 선배 유정은 호감가는 외모와 우수한 성적 등으로 대부분 사람들의 선망의 시선을 받는 사람이다. 이 둘이 처음 만나게 된 계기인 학과의 회식자리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사건이 생기며, 이들과 이들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는 누군가에 대한 선망과 질투, 또는 원망과 두려움, 그리고 의심과 가정까지 여러 가지가 얽혀서 복잡한 인간관계를 이룬다. 이들은 같은 학교의 수업을 들으면서도 경쟁하게 되고, 또 서로 비교하게 되며,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보이는 행동이나 방식도 제각기 다르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쉽게 구분되어 정리되는 것도 아니고, 이들의 여러 가지는 비슷한 면과 다른 면이 서로 겹쳐져 있다.

 현재 이 만화는 연재가 완료된 작품은 아니고, 읽다보니 연재분까지는 읽었는데, 다시 1월부터 연재된다고 하니, 다음 이야기를 읽어야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을 알 수 있을 듯 하다.

 

<우리도 첨이다. 어쩌다 미국가서 살아보는 거다!>

  전에도 소개했던 딩스 뚱스. 얼마 전에 연재분을 보니 얼마 뒤면 이 만화도 몇기분이 끝나고 잠깐 쉬는 모양이다. 이 만화 혹시 읽어보셨는지. 미국에 가서 갑자기 살게된 딩스와 뚱스 부부의 눈물없인 볼 수 없는(!) 이야기.근데, 눈물은 눈물인데, 약간 다르다는 건 이런 것일 듯! 외국가서 직접 겪는 그들 부부야 정말 힘들겠지만, 우린 편하게 정리된 이야기를 읽는지라 읽는 사람은 재미있기에 그렇다는 차이. 2인으로 출발해서 지금은 미국에서 딸인 땡스까지 딩뚱땡 세식구가 되었다. 얼마 전의 최신 연재를 보니 지금은 네덜란드로 남편 뚱스가 구직면접을 보기 위해 딩뚱땡 세 식구가 비행기 타고 가는 이야기 편이 나오고 있었다. 한참 재미있는데 잠깐 쉬는 듯 해서 읽는 사람은 좀 아쉽다.

 

 인터넷 연재만화의 좋은 점은 일단 한 주에 한 번씩 작가가 신작을 올린다는 점과, 찾아보기 좋다는 점 등이 있을 듯 하다.  그러나 작가분들도 얼마에 한 번씩은 휴재기를 가지니까 약간 아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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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는 새해가 되는 시각에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힘있게 종을 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 다시 한 해가 시작이구나. 그렇지만 탁상 위의 시계는 비슷한 방향으로 비슷하게 움직이는 게 심상치가 않습니다. 아무래도 올해나 작년이나 시간만큼은 변함없이 하던대로 하겠다는 고집을 느꼈습니다. 그 녀석은 건전지만 잘 챙겨주면 더 빨리도 더 늦게도 안 갈 것처럼 보였습니다.

 

 새해가 되면 이것저것 계획을 세우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성격이 그런건지는 몰라도 그냥 어쩌다보니 또 한해가 되었다는 건 싫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소원을 갖기로 했습니다.

 

 저는 다시 새로 시작하고 싶어졌습니다.

 

  인간의 극적인 변화는 일단 자기 과거의 서사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과거의 의미를 리셋하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현재의 의미를 만들 수 있고, 그것이 다시 과거의 사실들에 새로운 색을 입힐 수 있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난 다음에야 우리는 다른 길을 걸어갈 준비를 하며 미래를 예측하고 희망이라는 걸 가질 수 있다. 그것이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하는 과정이다. 최소한 철주에게는 그랬다. 그러기 위해서 30년 넘게 굴려온 자기 서사의 스토리텔링을 멈추고 일단 다 지워버리는 과정을 가져야 했다. 그 과정에서 주변을 돌아보고 챙길 여력은 없었다. 철주는 그렇게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며 소주 한 잔을 입 안에 털어 넣었다.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 하지현, 푸른 숲 2012년 10월 5일
 - 종이책 페이지 32에서

 

 새로 시작하는 건 어렵습니다. 다들 새로 시작하고 싶어하지만, 잘 안되던 일을 털어놓으면 비슷비슷합니다. 저도 생각해보면 얼마 전에도, 또 그 얼마전에도 새로 해 보겠다고 애를 썼지만, 결국 쉽지 않았던 것을 떠올려봅니다.

 

 하지만,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아있는 이상, 우리는 반드시 후회를 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어차피 후회를 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가능한 한 짧게 하는 게 좋다. 그래야 심리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짧게 후회하려면 '행동'해야 한다. 확 저질러버리는 편이, 고민하며 주저하다가 포기하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훨씬 건강하다. 후회가 오래 가지 않기 때문이다.

 시작도 하지 않고 포기한 일은 반드시 오래, 아주 집요하게 나를 괴롭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어른들은 결혼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한결같이 이렇게 이야기 했던 것이다. "하고 후회하는 편이,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고.
-페이지 40 중 에서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김정운, 쌤앤파커스, 2009

 

 

  전문가의 이런 설명을 듣고 나면, 어쩐지 눈 딱 감고 되도록 빨리 하는 게 좋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애매한 이 상황에 대한 불안만큼은 쉽게 해결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 누군가의 조언을 들어보고 싶어집니다.

 

 애매함으로 인해 생기는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하는 길은 새로운 도전과 방향성을 갖추는 일이다. 그러면 불안과 두려움을 관장하는 편도체가 두려움을 포기하게 된다. 무의식에 도사리고 있는 두려움을 주의를 요하는 의식적은 일로 대체하게 만드는 것이다. 애매함을 견디는 능력은 내공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그냥 안고 갈 수 있는 능력, 사실 판단해야 할 대부분의 일은 시간이 그냥 해결해주는 것이 참 많다. 애매함이 주는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섣부른 판단을 하기 쉽고, 시간이 니나 후회할 일이 생기곤 한다. 그것이 애매함에 대한 공포를 더욱 강화한다. 이를 억누르는 것이 바로 낙관적 자세로 애매함을 견뎌내는 능력이다. 우리에게는 애매함으로 인해 머리가 복잡해지기 전에 '생각을 멈추는 훈련'이 필요하다. 가끔 머리의 기어를 N이나 P에 놓고 공회전을 하는 것이 낫다. 오래 서 있어야 할 때에도 기어를 D에 놓고 브레이크를 밟고 있으면 기름만 낭비하고 힘만 든다.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 하지현, 푸른 숲 2012년 10월 5일
- 종이책 페이지 65에서

 

 그래서 다시 새로 시작하는 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번 만큼은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새로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한 이후에도, 이 선택을 두고 다시 망설이는 순간이 온다면 이 말을 다시 기억해야 할 듯 합니다.

 

 인간이라면 반드시 후회를 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어차피 해야 할 후회라면 짧게 하는 편이 낫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말까를 망설인다면 일단 저지르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다.

  새해가 되면, 모두들 많은 계획을 세운다. 한번 세운 계획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한다. 일이 원하는대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심리적으로는 성공하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이키가 옳다. 'just do it!'
 -페이지 42 중에서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김정운, 쌤앤파커스, 2009

 

  그리고 덧붙여 저의 실패담도 말해버리고 싶습니다.

 언제나 나를 바꾸고 싶어할 때도, 내 주변은 그대로입니다. 사람도 환경도. 그 사이에서 나만이 바뀌겠다고 결심한 이후에도 계속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로 누군가는 그에게 익숙한 나의 이전모습으로 되돌아갈 것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나랑 그 사람 둘 다 선택하게 되면, 제 경우에는 곧 이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바꾸는 건 어렵더니 돌아가는 건 금방! 이었습니다. 으악. (그 때 번번히 저는 그랬습니다만, 다른 사람도 그렇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그런 일이 생긴다면,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애쓰는 저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는 저는, 진심으로 이 순간부터 새로 시작해서 날 바꾸고 싶은 사람입니다.

 

  지난 가을부터 알라딘 페이퍼를 조금씩 써왔지만, 쉽진 않았습니다. 쓰고 싶은 말을 쓰고, 생각했던 그 말을 쓴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도 올 해도 조금씩이라도 페이퍼가 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발전하고 싶습니다.

 새로이 시작하는 이 한 해도 부족하지만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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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인터넷으로 강연을 보게되었다. 강연자마다 15분 전후의 강연을 하는 듯 한데, 강연자가 워낙 많아서 몇 명만 본 상태. 이유는 모르지만, 언젠가 봤던 TED강연이 떠올랐다. 그 중에서 소설가 김별아의 강연도 있었다. 그래서 오늘 페이퍼는 김별아의 책을 찾으러 간다!

 

우선 떠오르는 것은 <미실>. 참고로 아직 이 작가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지라 검색해봤다. 이미 이 시점에서 수십 여권의 책을 썼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많이 쓸 예정으로 보인다. 읽지도 않은 책을 다 찾는다는 건 시작부터 그냥 무리고, 그래서 강연에 나온 책만 잠깐 소개차 찾아보는 게 좋을 듯 하다.

 

<문학상 수상작, 베스트셀러 다시 출간>

이 책이 문학상 수상작이어서, 책 제목 만큼은 들었을지도. 근데 내가 아는 표지는 오른쪽인데? 검색결과, 올해 개정판이 나왔다. 한 번 책을 내고, 다시 그 책의 개정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 매우 부럽게 생각한다.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고, 많은 사람이 읽었으며, 그리고 아직까지 읽을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도 나왔던 그 미실을 주인공으로 하여 쓰여진 이 책은 동영상 강연에서도 언급된다. 미실이라는 인물의 삶과 그 인물이 살았던 동시대를 그리고 있다. 미실의 이름은 화랑세기에서 찾을 수 있는데, 아직 실존여부가 확실하지는 않은 인물이다.

 

<어느 집의 며느리였고, 누군가의 부인이었다. 그랬다, 과거에>

<미실>이후 작가는 다시 역사속 인물을 찾아간 모양이다. <채홍>의 주인공은 세종의 며느리였고, 문종의 세자빈이었던 순빈 봉씨. 당시로서는 상당히 문제가 되었을 왕실스캔들을 일으켜서 폐빈되었다. 역사책에는 간단히 서술되었을 이 인물에 작가는 주목하여 한 권의 책의 주인공으로 재탄생시켰다. 책의 제목인 채홍은 무지개이며, 이는 태양과 반대편에 서 있는 누군가를 의미한다는 내용이 강연에 있었다.

 

 

<열 여덟에서 여든 두 살이 되기까지, 그 시간을  살아온 누군가의 편지>

단종과 정순왕후는 청계천의 영도교에서의 헤어짐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단종은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하지만, 정순왕후 송씨의 행적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그 해 열 여덟이던 송씨는 여든 두 살이 되어 숨을 거두었지만, 그 시간이 평탄하지 않았음을 작가는 강연에서도 언급한다. 이 책은 그 시간을 살아오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편지처럼 쓰고 있다.

책제목이 위의 두 작품보다는 낯선데, 찾아보니 미실 다음에 쓰인 책이 맞는 듯 하다. 그러나 실제 역사의 시간순으로는 이 시기가 위의 채홍보다는 약간 이후이다.

 

 

 이날 강연에서 작가 김별아는 역사책에 자세히 언급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 같았다. 지나온 시간 속에서 누군가는 살아왔다. 이름없는 사람들도, 이름있었던 사람들도. 그 시절의 누군가도 이미 죽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약간의 기록을 통한 것이라면, 그것으로 그 시대를 잘 알 수는 없다. 그 사이에 살아온 많은 사람들에겐 이야기가 있었겠지만, 극히 일부만이 기록으로 남을 뿐이다. 그 기록 속에서 작가는 누군가를 찾아내고, 시간의 먼지를 털고 소설속의 세계에서 많은 부분의 상상을 더하여 그들을 되살려낸다. 누군가의 며느리였고, 아내였고, 딸이었을 그들도, 누군가의 무엇으로 남기 전에는 이름을 가진 한 사람이었을거다. 

 

오늘 페이퍼는 김별아 강연을 보고, 그 강연에서 소개된 책을 중심으로 하여 썼다. 그러므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세바시>의 김별아강연을 보시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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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매일매일 비슷하게 살아간다. 큰 변화가 가끔씩, 있다. 이렇게만 쓰면 무척 애매한 표현이라서, 이게 다행인건지, 나쁜 건지 모를 일이다. 변화는 우리를 다른 것으로 바꾸어 줄 것만 같고, 지금까지 살아가는 이 반복되는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켜줄 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감을 부추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알 수 없다는 것이 또한 불안을 자극하기에, 우리는 변화 앞에서 때로 몸을 움츠리고, 때로는 변화만이 살 길인 것처럼 기대한다.

 이번 페이퍼는 만화가 강경옥의 <설희>이다. 이 책이 현재 시점에서 강경옥 작품 중에서는 가장 신작이라 해도 될 듯 하다. 최근 이전의 작품이 다시 재발매 되고는 있으나, <설희>는 지금 작가의 연재가 계속 중이라서 이야기도 진행중이다.  

 

 

 

 

 

 

 

 

 

 

 

 

 

 

 

 

 

 

 

 

 

 

 

 

 

 

 

<알고보니 엄친딸이 아니었어?>

하루하루 사는 게 고단한 대학생 세라 앞에, 갑자기 낯선 사람이 나타난다. 자신을 엄마친구의 딸로 소개하는 그녀의 이름은 설희. 차 수리비를 핑계로 대고 세라와 함께 살기를 원하는 설희는 알고보니 엄청난 거액의 상속재산이 있었다. 세라의 눈에 비치는 설희는 매우 특이하고 알 수 없는 세계에서 온 사람처럼 보이면서도, 또한 가까워질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이었다. 설희를 만나게 되고부터 세라의 삶도 약간의 변화를 맞이하지만, 갑자기 주어진 선물 앞에서 세라는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여전히 이전에 살던 것처럼 이 선물에 대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머뭇거리면서 언제나 그래왔듯이 고민하면서 기회를 잡지 못하는데, 이런 세라를 잘 아는 것처럼 보이는 설희도 다시 한 번 더 선물하는 배려는 해주지 않는다. 때로는 자신과 비슷한 나이처럼 보이면서도, 때로는 오랜 시간을 살아온 것같은 느낌을 주던 설희는, 오랜 시간을 그 모습으로 살아왔던 사람으로, 세라의 친구에게서 무언가를 찾고 싶어한다. 그것은 바로 그 사람과 설희의 전생의 인연인데, 이 이야기를 통해서 세라도 설희가 살아온 시간을 조금씩 알게 된다.

 설희와 함께 지내면서 세라도 조금씩 이전과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말처럼 급진적인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 다만, 이런 세라를 보고 있으면 생각나게 되는 건 이 책을 읽는 나다. 어차피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도, 설희처럼 영원한 젊음을 갖지도 않았고, 부유하지도 않으며, 그리고 오랜 시간을 살아오지도 않았다. 그보다는 하루하루 걱정거리와 고단함을 안고 살고, 이 생활이 지긋지긋하다 해서 오늘부터 이건 땡!이다 하고 집어치울 수 있는 그런 대단한 결단력도 없다. 그리고 내가 바뀌라고 해서 바뀔 것도 별로 없는, 뭐 그냥 소심하게 사는 그런 나를, 여기에서도 설희가 아닌 세라의 모습을 통해서 보는 걸지도 모른다.

 

 갑갑하던 일상에 어느 날 변화가 찾아온다고 해도, 그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 입이 채 떨어지지 않아서 좋다는 말도 할 수 없었고, 어쩐지 실감나지 않아서 망설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 시간종료될 수도 있다. 타임세일만 만나도 시간내에 결정할 것을 고민하게 되는데, 갑자기 행운이 온다해도 믿기지 않으니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긴 할 것 같다. 그런데, 기회가 지나고 나서도 다시 친절하게 한 번 더 권해줄 지는 누구도 모른다. 어차피, 로또처럼 갑자기 나타나서 당황스러운 행운의 선물이었다면 더더욱 다음 기회를 약속하긴 어렵다.

 그래서 세라도 조금씩 바뀐다. 갑자기 설희를 따라 갈 수 있을 만큼, 무모해진 걸지도 모르고, 아니면 두 번은 권하지 않는 선물을 받기로 한 걸지도 모른다. 사실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면 어차피 이런 설희라는 사람의 설정부터도 소설과 만화속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나를 위해 찾아온 설희같은 친구는 대부분의 사람이 일생동안 거의 만나기 힘들다. 그러나 읽는 사람은 생각한다. 변화, 기회, 그리고 내 앞에 놓인 이 순간의 시간과 공간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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