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얼마 전부터 고민중이다. 이 책 살까 말까, 결정이 잘 안 나서.

 발단은 이렇다. 인터넷 검색하다 우연히 보고 나서부터.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합해 유명한 사람이 쓴 건 맞는 거 같은데, 하면서.  더구나 이 책의 기획이 <50>이라는 것도 약간은 끌린다. 나도 사실 처음 목표가 50개로 알라딘 서재에 쓰는 거였기 때문에.

 

 그래서 이 기회에 이 책에 실린 작가의 책들을 좀 찾아볼 생각으로 페이퍼를 쓰기로 했다.

 

 그 문제의 책은 <혈안>. 9인의 유명작가가 각각 단편을 썼다. 출판사 설명에는 미스테리라고 되어있지만, 이 작가들은 미스테리만 쓰는 사람들은 아닌 거 같긴 하다만.

 

 이 책에 수록된 미야베 미유키 단편이 <혈안>이라는데, 아마 그게 대표작인 모양이다. 그외, 작가진도 많이 유명한 사람이긴 한가본데, 모르는 사람 아는 사람, 그럭저럭 그렇긴 하다.

 

 

 

 

 

 

 

미야베 미유키

미야베 미유키

<혈안>

 

미야베 미유키 편은 전작이었단 <안주>, <흑백>과 비슷한 연장선에 있다는 소개가 맞다면, 이 이야기도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괴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야베미유키야 다들 아시는 <화차>나 <모방범> 등을 비롯한 유명 작품이 많이 알려져있고, 그 요즘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연작이 나오고 있는데, 권수가 상당히 많아서 다 읽기는 어렵겠다.

 

 

 

 

 

 

 

 

 

 

 

 

 

 

 

 

 

 

 

 

 

 

 

<아야쓰지 유키토>

 

 

 

 

 

 

 

 

 

 

 

 

 

 

 

 

 

 

 

 

 

 

 

 

 

 

 

 

 

 

 

 

 

 

 아야쓰지 유키토
<미도로 언덕기담-절단>

 여기 소개엔, 아야쓰지 유키토 라고 나왔지만, 약간 낯설어서 생각해보니, 이 사람, 관시리즈의 그 아야츠지 유키토다. 알라딘 검색에서도 아마도, 작가이름 넣으면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어쨌거나, 이 작가의 책은 전에 본 적이 없음에도 상당히 귀에 익은 것을 보니, 유명한 작품이 많이 있을 것 같긴 한데, 이 페이퍼 쓰려고 찾아보니 관 시리즈만으로도 많아서, 연관이미지를 다 올릴까 말까 약간 고민된다.

 

시마다 소지

시마다 소지
<신신당 세계일주-영국 셰필드>

 

이 작가는 <점성술 살인사건>이라는 책이 유명하긴 한데,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여기저기 찾아보니, 위의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와 비슷하게 분류가 되는 것 같긴 한데, 난 잘 모르겠다.


 

미치오 슈스케

미치오 슈스케
 <여름의 빛
>

 

<달과 게>가 아마도 나오키상수상작이라 잘 알려진 책일 듯하다. 근데 그 책이 미스터리였던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최근 작이 <광매화>다.

 

 모리무라 세이치

 

 

 

 

 

 

 

 


 

 


 모리무라 세이치
<하늘에서 보내 준 고양이>

 

 모리무라 세이치는 익숙하지 않았는데, 검색해서 나오는 증명 시리즈를 보니 아, 이 작가군, 싶다. 이 증명 시리즈 중에서 <인간의 증명>이 몇년전 드라마 <로얄패밀리>의 원작소설이었을거다. 원작이 오래된 것 같아서 찾아보니 1975년작이라 놀랍더라. 근데, 인간의 증명은 그 드라마 나올 때 신간이 한 번 나왔는데, 출판사를 달리해서 다시 책이 증명시리즈로 나오는 모양. 같은 책의 번역자가 다르면 약간 다를 거 같아서 이럴 경우는 두 권 다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같은 말이라도 약간의 차이가 있을 듯 해서.

 

아리스가와 아리스

 

 

 

 

 

 

 

 

 


 아리스가와 아리스
 <눈과 금혼식>

 

이 작가도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읽어본 적이 없는 거 같다. 그래서 찾아봤다. 아리스가와 아리스도 위의 아야츠지 유키토와 함께 신본격 류에 속한다고 하니, 대강 지금까지 나온 것만도, 아야츠지 유키토, 시마다 소지,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 활동시기가 비슷할 것으로 생각해볼 수는 있겠다.

 

 

 

 오사와 아리마사

오사와 아리마사
<50층에서 기다려라>

이 작가도 이름이 낯설다. 근데, 첫번째 <왕녀를위한 아르바이트 탐정>이 약간 익숙한 제목이긴 하다.

 

 

 

다나카 요시키

 

 

 

 

 

 

 

 

 

 

 

 

 


 

 

 

 

 

 

 

 

 

 

 다나카 요시키
<오래된 우물>

 

 다나카 요시키 책 중에서 제일 유명한 책은 역시 <은하영웅전설> 이겠지만, 그 외에도 찾찾아보면 상당히 많을 것이다. <은하영웅전설>은 15권으로 신간이 더 나올것 같지는 않고, 최근에 완전판이 발매되어, 전에 서울문화사판 보다 외전1권이 추가되었다. <창룡전>, <야쿠시지 료코>등의 책들의 경우, 일본 현지 원서는 잘 알 수 없지만, 일단 국내 번역출판본의 경우에는 완결은 아닌 듯 하다.

 

 요코하마 히데오

요코야마 히데오
 <미래의 꽃>

 

이 작가도 이름이나, 책은 이름이 익숙하긴 한데, 읽었을 가능성 높음에도 갑자기 생각하려니 잘 떠오르지는 않는다.

 경찰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많은데, 검색통해 알아보니, 가장 최근에 나온 <루팡의 소식>이 이 작가의 초기작이라고 한다. 사실, 검색해보기 전에는 당연히 <사라진 이틀>이 잘 알려져 있어서, 그 쪽이 당연히 신작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 살건가? 그게 본질적인 문제이긴 하다마는>

 이 페이퍼를 쓰게 된 계기는 이 책의 작가가  여러명이었기 때문. 그 중에서 이름은 그래도 많이 들어봤던 사람도 있었고, 그리고 이름은 잘 몰랐지만, 그 책을 읽어본 경우도 있고 다양하긴 했다. 잘 알려진, 미야베 미유키와 다나카 요시키의 책들이야 한두 권 읽어봤을 거 같아서 시작했지만, 이 작가들이 쓴 책을 합하면 정말 많다는 것이 놀랐다. 요즘은 책이 정말 많이 나오는 시대다. 그러다보니,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를 쓴 유명 작가의 경우라도 그 분들이 쓴 책들이 워낙 많아서 그 중에서 한 권 읽기도 사실 쉽지가 않다. 이 페이퍼 쓰면서도 너무 많아서 이미지 사진을 다 올릴 수 없을 정도였다. 

 

 책 한권 가지고 뭘 그렇게 고민하나 할지도 모르지만, 요즘 책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 다 사다가는 그야말로 문제다. 문제. 책 자주 사시는 분들을 어쩌면 이해하실지도 모를만한, 그런 문제일 거라고, 그냥 좋게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2013-01-04 오전 4:23:00 저장된 글입니다.- 이때는 앞부분 기획만 했을 시점.

정리를 위해서 거의 페이퍼를 쓴 것은 201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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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원래는 페이퍼나 리뷰에 태그를 달지는 않았습니다만, 어쩌다 한 번 하다보니, 페이퍼만 일단 대강 달았습니다. 책 제목이나 저자 등으로 클릭하면 나온다기에 시작했지만, 쉬운일은 아니더군요.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 문제. 세상에, 다음에는 안 할거다, 싶기는 하고 뭐 그렇습니다만, 다른 분들은 태그를 잘 쓰실 듯 해서 그것도 신경이 쓰이긴 합니다만. 근데 숫자로는 얼마 쓰지도 않았지만, 태그달려고 보니, 상당히 쓸 게 많네요. 무엇보다도 아직 알라딘 페이퍼를 쓰는게 익숙하지도 않은 게 역시  그것도 문제겠죠.

그럼 좋은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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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3-01-12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적은 태그를 보니 정말 많아서 다음에는 태그는 안 할까 생각중이긴 한데... 잘 모르겠군요. 근데 이렇게 많을 줄이야, 사실 저도 몰랐습니다.
 

 

 

 

 

 

 

 

 

 

 

 

 

 

 

 

 

 

 

 

 

 

 

 

 

 

 

 

 

 <몰락귀족의 딸, 남장하고 사립학교로 간 이유는?>

 몰락귀족의 딸인 가브리엘은 원래 가기로 했던 친구 제레미가 갑자기 죽자 그 대신으로 유명 사립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언제나 정체가 들킬 것이 불안하다. 그리고 귀족가 자제인 학교의 학생들과는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 집안환경의 차이가 있다. 수업 도중 화가나서 말을 죽이려는 조슈아와 다툰 이후로 학생들과 조금씩 가까워지게 되지만, 그들처럼 편히 학교를 다닐 입장은 아니다.

 친구 레이의 약혼자의 집에 가서 만난 사람이 그 정체를 알고, 부인에게 돈을 요구하려다 죽는 일이 생기고, 점점 제레미로 살기는 어려워진다. 그러는 사이 유안과 레이 형제는 제레미에게 끌리게 되고, 여러모로 돕지만, 누군가 계속해서 그를 죽이기 위해 사람을 보내고, 그렇기에 살기 위해서는 떠날 수 밖에 없다.

 제레미가 미국으로 도망치듯 사라진 직후 유안이 누군가의 총을 맞고 죽고, 레이는 형을 대신해서 억지로 살고 있지만 하루하루 힘겹다. 그 시간도 멈춰져있었다. 형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는. 그러나 그토록 보고싶었던 사람은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었다.

 

 이 이야기 속의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겪는 이유는 다르지만, 때로는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때로는 돈이 그리고 미움이 동기가 되어 움직이기도 하고, 움직이게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도 저마다의 방식은 제각기 다르다. 사랑받기를 원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원한다지만, 그 사랑의 대상이 그가 원하는 그 모습으로만 있어주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상처받고 상처주며, 괴로워할 수 밖에 없는 지도 모른다. 누군가 사랑했던 기억에 머물러서 살아가는, 마음은 그 시절의 소년으로 살아가는 삶도 힘겹고, 그런 그를 지켜보는 사람까지도 마음이 아프다. 

 

 때로 누군가의 상처는 그래서 마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그 문제로 인해 괴로워하다 결국은 마주하게 되는 것. 어머니의 죽음의 진실을 떠올리는 레이와, 정체가 들켜서 도망칠 수 밖에 없는 제레미가 아닌 가브리엘이 그렇듯, 꿈은 악몽이든 행복한 꿈이든 그대로 꿈속에서 살게 해주지는 않는다.

 

 누군가 떠나면 살아갈 수 없을 것만 같지만, 결국은 그 사람의 몫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되고 만다는 것. 형인 유안이 어이없게 총에 맞아 죽고나서, 레이는 형의 몫까지 열심히 살고 있기는 하지만, 하루하루 힘겹게 살고 있을 뿐이다.

 

 아픈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란, 실은 우리에게 선택이 주어지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 알지만, 레이가 그랬듯이 마음은 그 시간에 얼어붙은 물 속으로 잠겨버리는 것일지도 모르고, 또는 그의 아버지처럼 장남의 죽음을 지워버리고 믿으려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탓인지 시간이 흐른 다음의 레이가 형의 유안처럼 보였다.

 

 마지막에서 가브리엘과 레이가 다시 만나게 되지만, 둘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 함께 미국으로 떠나 다시 시작하기에는 이미 많은 것이 달라진 상태다. 그래도 지금까지 계속 만나고 싶어했던 그 사람을 만난 것만으로도 그들의 상처는 조금 아물었을까.

 

 알라딘에서 검색을 하다보니, 만화책도 이북으로 나온 책이 있었다. 노다메 칸타빌레가 그렇듯, 이현숙의 <새비지 가든>도  1권에서 4권까지는 이북으로 나와 있다. 네이버에서 이 책의 유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으로 아는데, 알라딘 이북에서 뒤의 책은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살아가면서 상처주고, 상처입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을거다. 그냥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도 없을 거고. 그러나, 그런 것을 알기에 좀더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허락된 시간은 길지 않다. 이 짧은 꿈이 사라지는 순간이 오기까지 시간은 알 수 없고, 그래서 더욱 불안하다. 언제나 정해진 확실한 길만을 걷기 원한다해도, 우리 생애의 변수는 정말 많을 거고, 그래서 우리의 미래는 복잡하고 다양한 가능성으로 알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도 어느 순간 이 여린 꿈이 어이없는 실수나 무성의함으로 인해 깨지지 않도록 조심히 다룬다. 조금이라도 더 이 시간을 살고 싶기에.

 

첫번째 저장 : 2013-01-11 오후 11:11:00 저장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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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세는 하느님과 세상 그리고 자기 운명을 원망하였다. 그는 광야로 나가 기도를 올리며 하느님께 불평하였다.

 "주여, 당신은 제게 왜 이토록 잔인하시니이까? 저는 당신께 언제나 충성스러운 종이었나이다. 그런데도 당신은 제게서 모든 것을 거두어가십니다. 당신이 정말로 계시다면 제게 당신의 선함을 드러내소서. 저를 로또에 당첨되게 하소서!"

 아무 응답이 없다. 다음날 모세는 다시 기도를 올렸다.

 "주여, 제게 기회를 주소서. 단 한번만 로또에 당첨되게 하소서."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다. 그의 머리 위로 하늘이 열리면서 거룩한 음성이 들려왔다.

 "모세야, 나는 네 불평을 일 년 동안이나 들어야 했다. 제발 부탁이니 이제 네가 나에게 기회를 다오. 어서 가서 그 빌어먹을 복권 좀 사거라!"

 

-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 박규호 옮김, 은행나무 2010년. 페이지 184 중에서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별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우리 나라에도 주말에 로또가 결정(?)이 나는 순간이 있긴 하니까요. 소망하는 사람의 자세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유머였습니다. 한편, 저는 드릴 것이 없으므로, 로또되신 분께는 저의 부러움을 솔직하게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책도 은근히 재미있어서, 다음에 또 찾아올 예정입니다.

 

 돌아오는 주말이 즐거운 주말이 되시길.

 

첫번째 저장 : 2013-01-11 오후 7:14:00 저장된 글입니다.

태그 추가 2013-01-12 오전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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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시 : 리쓰! 와주었구나...! 어제 갑자기 돌아가서 얼마나 걱정했다구.

 리쓰 :  ... 오랜만이야.

 히로시 : 오랜만이라니... 어제도 만났는데?

 리쓰 : 나는 계속 여기에 오지 않았어.

 

 리쓰 : 오늘 온 것은... 너의 어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야.

 히로시 : 응? 무슨 소리야? 엄마는 집에 있는데.

 리쓰 : 집도 이젠 없어졌어.

 리쓰 : ... 그후로 몇 년이나 지났어, 히로시!

 리쓰 : 변하지 않는 것은 너뿐이야. 너는 지금도 초등학생 모습이잖아?

 히로시 : 자기두 초등학생이면서!

 리쓰 : 나는 벌써 고등학생이 되었어. 너는 아주 예전에 ... 세상을 떠났다.  낚시하러 와서 강에 빠진 널 구해주려고 너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남편과 아이를 함께 잃은 너의 어머닌 정신이 나가시고 말았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네 친구로 생각하고 집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그런 일을 반복했기때문에 결국은 병원으로 가셨어. 할머니는 언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모르겠지만. 골방 항아리 속에서 백골로 발견되었다. 네가 죽은 뒤부터 그 집은 마치 귀신의 집처럼 변했어. 나는 어렸을 때 겁쟁이여서 그런 녀석들을 무서워했지만

 

무서운 것은 요마가 아니야. 집도 마음도 황폐해지도록 방치하고 요마에게... 너무나 쉽게 안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는 사람의 마음이 정말로 무서운 거야.

히로시 : 너는 내가 무섭지 않니?

리쓰 : 무섭지 않아.

히로시 : 그래야지.

 넌 날 무서워하면 안돼.

우린 친구니까.

 

 함께 있어줘.

 안돼, 어서 놔!

 안돼!!

 

 

 미안해!

 너무 외로웠어.

 미안해! 친구가 되어줘. 

 

 리쓰 : 네가 외로운 것은 언제까지나 그런 곳에 혼자 있기 때문이야. 이젠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돌아가.

 

히로시 : 벚꽃이 보고싶어... 다시 한 번 행복했던 시절의 벚꽃이 보고 싶어.

리쓰 : 벚꽃은 매년 피고 있는데도, 너는 자신의 외로움만 생각해서 보려하지 않았어.

히로시 : 보고싶어...

히로시 : 벚꽃이다. 정말 아름답다. 그치?

 엄마, 아빠...

 

이마 이치코 <백귀야행4> 제12화 눈길, 페이지 61-66 중에서 

 

 이 이야기 앞 부분, 리쓰는 매일 학교를 가긴 하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 학교에 가면 요마들이 말을 걸고, 아이들은 놀리기 바쁘며, 그리고 이 때문에 제대로 수업을 듣지도 못하고 성적은 엉망이다. 그 날도 아이들의 놀림에 시달리던 리쓰는 벚나무 앞 강가에서 히로시를 만나 친구가 된다. 히로시의 집에 다녀온 날, 리쓰는 갑자기 어머니와 함께 먼 여행을 떠난다. 위험한 자들이 그 두사람의 뒤를 따라오기에 이 여행은 다급하고 쫓기는 듯 어디론가 가기만 할 뿐이다. 알고보니 요마들이 리쓰와 어머니의 뒤를 따라왔던 것.

 그리고 다음 장면이 위의 이야기이다.

 

 백귀야행은 언제나 요마와 사람이 또는 귀신이 나오는 이야기로 채워진다. 이 편에서 리쓰의 첫 친구는 귀신이었다고 놀리는 아오아라시의 말처럼, 리쓰와 그 집 사람들은 자주 이런 일을 겪곤 한다.   시간은 흐르고 있다. 매년 꽃은 피지만 보지 않으려 했을 뿐이던 히로시, 그냥 이전처럼 살고 싶었던 그 마음도 이해가 간다. 히로시란 아이로 그대로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더이상 그 아이는 성장하고 살아갈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히로시의 눈에는 여전히 변함없는 초등학생으로 비치는 리쓰는 초등학생이 아니라 벌써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는 무서워하지도 않았고, 담담하다. 멈춰진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히로시가 원하는 것은 다시 한 번 행복했던 시절의 벚꽃을 보는 것이지만, 리쓰의 입을 통해서 나온 진실은 반대였다. 매년 꽃은 피었지만, 자신의 외로움만 생각해서 보려하지 않았다는 것.

 

 원하지만 한편으로는 원하지 않았던 히로시는 시간을 멈추고 그대로 있었고, 그리고 친구까지도 함께 그렇게 머물러있기를 바랐다. 리쓰가 찾아간 시간은 수 년이 흐른 뒤, 어머니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지만, 히로시는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는 하루하루 나이를 먹고 그만큼 살아가지만, 우리에게 행복했던 그 시간을 기억한다. 그래, 그 때 참 그런 일도 있었지, 하면서. 하지만 언제나 그 순간이 행복했지만, 그것을 억지로 잡아 둘 수가 없는 것은 그 이후에도 계속 꽃이 피기 때문인걸까. 또 봄이 오면 꽃이 피고, 다시 새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라서? 그렇다면 새로 시작하겠다. 나는 다시 새로 시작하고 싶었다. 오래 전부터.

 

아오아라시 : 눈을 보니까 생각이 나는 군...

네 첫번째 친구는 유령이었지~

 

- 그 후로 몇 년이 지나

아오아라시는 젓가락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나도 더이상

겁쟁이 꼬마가

아니었다.

 

-이마 이치코 <백귀야행4> 제12화 눈길, 66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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