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 지니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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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해동안 개인적으로 스트레스지수가 높은 일들이 몇가지 거듭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삶의 무게가 묵직하게 느껴졌다.

무게에 짓눌리면 사람은 둘 중 하나의 선택을 한다. 더 열심히 살아가거나 더 열심히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이 소설속 진이와 민주가 그런면에서 대칭적이었다. 하지만 진이도 본질을 외면하려 한 것은 민주와같았고 상황이 역전되면서 ‘그것을‘ 직시할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된다. 민주도 변화시킬 정도로.

우리 삶도 냉정하게 관조할 수가없다. ‘내것‘이기 때문이다.
-타자의 삶도 마찬가지-반면 소설 작품을 읽는것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객관적인 상황들을 반복해서 체화하다보면 불가능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 정성과 순도에 따라 학습량은 비례한다. 독서의 궁극적 가치다.

이 소설덕분에 삶은 유한하므로 순간순간을 마음을 담아 더 가치있는 인생을 살아야함을 되세긴다. 주어진 사명을 향해 단지 걸어가는것이 아닌 좀 더 분명하게 노력하기로.

‘운명이 명령한 순간이자 사랑하는 이와 살아온 세상, 내 삶의 유일무이한 존재인 나 자신과 작별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때까 오기 전까지, 치열하게 사랑하기를. 온 힘을 다해 살아가기를...‘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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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도서관 사서는 열람자를 적으로, 백수로(백수가 아니라면 그 시간에 일터에서 일을 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언제든지 도둑질을 할 수 있는 자로 생각하여야 한다.
- P256

말하기는 쉽다. 죽는게 내가 아니고 소크라테스라면, 그러나 바로 나 자신의 문제가되면 사정은 전혀 달라진다. 지금은 내가 여기에 있지만 얼마후에는 더 이상 여기에 존재하지 않게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아주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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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스트에게는 기적에서부터 믿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믿음에서부터 기적이 나오는 것이다. - P56

만일 내가 진료 시간을 잡기 위해 치과 의사에게 전화를걸었는데 그가 다음 주에는 단 한 시간도 비어 있지 않다고말한다면 나는 그의 말을 믿을 것이다. 그는 건실한 직업인이니까 바쁜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사람들이 나보고 학회나 토론회에 참석해 달라 하고 논문집을 감수해 달라 하고 글을 써달라 하고 학위 논문
심사 위원이 되어 달라고 할 때 내가 시간이 없다고 대답하면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내게< 허어, 이 친구보게. 자네 같은 사람이 왜 시간이 없어? 남아도는 게 시간아니야? >하는 식으로 말한다. 이렇듯이 사람들은 우리 같은인문주의자들을 건실한 직업인으로 여기지 않고 시간이 펑펑 남아도는 게으름뱅이로 여긴다.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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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이 문장을 말줄임표로 끝내는 것은 이야기가 계속될수도 있음을 나타내기 위해서이고(<이 점에 대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이야기가 많이 있을 듯하다. 그러나....> 하는 식이다), 문장 중간이나 문장과 문장 사이에 말줄임표를 넣는 - P114

것은 글의 일부가 생략되었음을 알리기 위해서이다(<나는어떤 미지의 여인에 관한 그 이상하고 선연한 꿈을 자주 꾼다......그 여인은 전적으로 똑같은 사람도 아니고 전적으로다른 사람도 아니다> 하는 식이다).
그에 반해서 비전문가들은 자기들이 사용하고자 하는 수사법이 지나치게 대담하다 싶을 때 말줄임표를 넣는다. 예컨대 <그는 몹시 화가 나 있었다. 마치... 한 마리 황소 같았 다>할 때처럼 말이다.
- P115

인간은 언제나 동물에게 무자비했다. 그러다가 스스로 못됐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동물을 다르게 대하기 시작했다.
모든 동물을 사랑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여전히 태연자약하게 동물의 고기를 먹고 있으니까 말이다), 적어도 동물에 대해서 나쁘게 말하지는 않게 되었다. 대중 매체와 학교와 공공 기관은 인간이 다른 인간을 상대로 저지른 많은 잘못에대하여 어떤 식으로든 변명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럴 때 동물의 선량함을 떠벌리는 것은 심리적이고 윤리적인 관점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 P236


그래서 제3세계 어린이들이 죽어 가는 것은 못 본 척하면서도 선진국의 아이들에게는 잠자리와 토끼는 물론이고 고래와 악어와 뱀까지 존중하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런 교육 행위 자체가 옳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교육을 위해 선택한 방법에 문제가 있다.
동물의 생존권을 존중한답시고 동물을 인격화하고 아이들의 친구 같은 존재로 만드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사람들은 어떤 동물이 본능에 따라서 잔인하게 다른 동물을 잡아먹을지라도 이 지구상에 생존할 권리가 있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러기보다는 그런 동물을 착하고 상냥하고 재미있고 너그럽고 영리하고 침착한 존재로 만들어 존중을 받게 한다.

그러나 나그네쥐는 경솔하고 고양이는 게으르며, 여름날의 개는 침을 많이 흘리고 새끼 돼지는 냄새가 고약하며, 말은 흥분을 잘 하고 자벌레나방은 아둔하며, 달팽이는 끈적거리고 살모사는 독이 많으며, 개미는 상상력이 빈곤하고 밤피꼬리는 음악적으로 창의력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런 동물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우리가 고래를 보호하는 것은 고래가 착하기 때문이 아니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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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게 산다 심플하게 산다 1
도미니크 로로 지음, 김성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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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시기에 필요한 책을 읽은 기분이다.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는 것, 소식하는 것 등 삶의 군더더기로 부터 해방되는 방법들을 담았다.
다 읽고 나자 영화 ‘와호장룡‘의 대사 한 마디가 떠올랐다.
‘주먹을 꼭 쥐면 아무것도 쥘 수 없지만 주먹을 펴면 모든것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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