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2차 대전에 관해서 가장 알고 싶지 않은 부분은 전범국인 일본의 상황이었다. 35년간 일제치하에서 고통받던 우리민족에대한 감정적 동요가 가장 큰 이유일텐데 물론 전범국,침략국이라고 해서 모두가 한마음 한뜻은 아니었을테고 펼쳐볼 수 없는 그들 개개인의 심연에는 모든 인간이 그렇듯 다양한 입장, 나름의 고통이 존재했을것이다. 



'반딧물의 묘'




'바다와 독약'은 그런면에서 일본 지식인의 양심과 혼란 또는 거기에 따른 괴로운 울부짖음으로 느껴졌다. 전쟁이라는 국가적 선택에서 개인의 양심이 어디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현재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만 보더라도 전쟁에 반대하는 일부 러시아국민들은 철저하게 분리,감금되고 통제된다. 전시상황에서 언론은 자국의 입장만을 대변할 것이고 왜곡된 정보만을 소비할 수 있는 시민사회는 다른 의견을 내세우기 쉽지 않다. 더구나 연합국들에 의해 거의 매일같이 공습을 당하던 2차대전 당시 일본시민들은 가족을 잃거나 불구가 되고 또 잿더미 속에서 아득한 흔적으로 사라져갔다.



더이상 공습경보도 경계경보도 울리지 않았다. 납빛으로 낮게깔린 구름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쾅쾅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고, 이따금 탁탁 콩이 여물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작년까지만 해도 나까스가 불탔느니 야구인 일대가 전소되었느니 하면서 환자나 학생 들이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요즘에는 어디가 불타는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았다. 누가 죽든 말든 걱정하지도 않았다. 학생들 대부분이 시내 곳곳의 구호소나 공장으로 보내졌다. p.47



의사 스구로는 2차대전 막바지에 당시 큐슈의 k시에 있는 모 의대병원에서 일하고 있었다. 결핵 환자들을 돌보던 그는 공습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병원내에 권력을 두고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빠른 동료의사 토다를 통해 알게된다. 그는 공습으로 가족을 잃고 하나 남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한 무료입원 환자를 살뜰히 챙긴다. 병원에서는 그녀에게 가망이 없다며 이왕 그렇게 된 김에 조교수의 수술케이스로 이용하려한다. 반면 특실에 머물던 젊은 환자는 하시모또 교수의 출세수단으로 수술스케줄이 잡힌다. 출세를 위해 살려야하는 환자와 죽어도 그만인 가난한 말기환자. 그러던 중 당연히 성공할것처럼 보이던 하시모또 교수의 수술이 실패하고 출세길이 막힌 하시모또 교수는 외국인 포로의 생체실험에 나서게 되는데.... 전쟁당시 실제 일본의 모 병원에서 이루어진 생체해부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수술에 참여한 사람들의 삶을 재조명하며 각자의 죄의식과 혼란을 들여다본다.



죽였다, 죽였다, 죽였다, 죽였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리듬에 맞춰 귓가에 계속 읊조려댔다. ‘나는 아무 짓도 안했어.‘ 스구로는그 목소리를 필사적으로 지우려 했다.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니까. 그러나 이러한 암시는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와 마음속에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다가 사라졌다. ‘맞아, 너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아주머니가 죽을 때도, 그리고 이번에도 아무 짓도 하지않았어. 하지만 너는 언제나 거기에 있었지. 거기에 있으면서 아무짓도 하지 않은 거야.‘  - P164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포로를 병원으로 유인해 마취시킨뒤 수많은 환자들의 목숨을 구할 실험이라며 합리화한다. 이 소설은 사람을 살려야하는 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오히려 생명경시의 공포와 명분없는 전쟁을 선명한 피와 해부의 이미지로 그려낸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어떤 식으로든 무뎌진다. 엔도 슈사쿠는 거기에 진정한 공포가 있음을 시사한다. 승자없는 전쟁의 포화속에 잊혀지는 존재들, 이름들. 독이 마음에 퍼지듯 죄의식과 고통에 무뎌지면서 타인에 대한 파괴는 또 다시 가능한 일이 되어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검붉은 피로 탁해진 액체에 담긴 이 암갈색 덩어리.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이게 아니라, 자신이 죽인 인간의 신체 일부를 보고도 거의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런 괴로움도 없는 이 섬뜩한 마음이다. - P170







더 읽어볼 엔도 슈사쿠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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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2-06-20 17: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반딧불의 묘는 ‘소하 몇월 몇일 밤, 나는 죽었다‘ 라는 첫 대사가 참 오래도록 남는 애니군요.

청아 2022-06-20 17:47   좋아요 3 | URL
네! 저도 그 첫 대사가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어요. 그말이 너무 슬프고 많은게 담겨있다고 느껴져서 많이 울었습니다.

독서괭 2022-06-20 17: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무거운 작품이네요.. ˝거기에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거야˝ - 방관자의 죄책감일까요. ㅠㅠ
반딧불의 묘도 전쟁 배경이예요? 엄청 슬프다는 말을 들어서 안 봤어요.

청아 2022-06-20 17:52   좋아요 4 | URL
엔도 슈사쿠의 작품에는 늘 죄책감,죄의식이 담겨있더라구요. 읽으면서 마음이 복잡하고 제 삶도 되돌아 볼 수 있었어요. 불편하지만 그런 점에서 좋은 작품입니다ㅠㅠ

반딧불의 묘도 2차대전당시 일본의 모습을 보여줘요 괭님! 어릴때 봤는데 첫 대사 때문에 잊지못할 작품입니다

coolcat329 2022-06-20 17: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기 겁나지만 북플님들 평이 넘 좋아서 저도 이 책 샀어요. 미미님도 읽으셨군요. 반딧불의 묘는 ㅠㅠ 넘 슬프죠

청아 2022-06-20 17:55   좋아요 2 | URL
여러 사람의 시선을 보여주는 것도 흥미진진하고요 아직까지 엔도 수사쿠 3권 읽었는데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쿨캣님 반딧불의 묘 눈물 많이 나는 작품이죠!

새파랑 2022-06-20 1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본이라는 나라를 좋아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는 나름의 죄책감과 괴로움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 이 책 읽고 나서 리뷰를 못쓰겠더라구요 ㅋ 역시 미미님은 척척딱딱~!! 저는 바보를 먼저 읽어보고 싶습니다~!!

청아 2022-06-20 18:10   좋아요 3 | URL
저도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이런 점들 때문에 엔도 슈사쿠가 더 좋아지네요. <깊은 강>은 맨 마지막으로 아껴두고, 다음에는 <내가 버린 여자>부터 읽어보고 싶어요(바보도 사두었지요ㅋㅋ)새파랑님 100자평 다시읽어도 완벽합니다👍

페넬로페 2022-06-20 20: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떤 나쁜 전쟁에서도 좋은 사람은 있을거예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갈등도 하고요. 막상 저한테 이런 일이 닥친다면 저 역시 불의에 맞서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어떻게 살 것인가?
매번 고민입니다^^

청아 2022-06-20 21:12   좋아요 3 | URL
그렇죠!! 페넬로페님. 전쟁이고 뭐고 당장 앞가림하며 살기에도 바쁘고 고달픈 사람도 있을테구요. 이런 소설들 덕분에 경험해보지 못할 상황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어 소설읽기가 더 값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mini74 2022-06-20 20: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본인들이 스스로 피해자라 생각하는것이 분노케하죠. 어느 프로였나 일본인들은 2차대전에서 자신들이 미국편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도대체 역사시간에 뭘 배운거지 하는 ㅠㅠ 하루키 등 양심적인 작가들이 고맙네요. 이 책도 읽고싶어요 미미님 *^^*

청아 2022-06-20 21:11   좋아요 3 | URL
아웅!! 역사를 오래도록 왜곡한 결과인가봐요. 김누리교수님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독일은 전범국가로서 철저한 자기반성을 하는데 비해 일본은 역사를 왜곡하면서 좋을대로 해석하니 미래가 어둡다고요. 양심적인 작가들이 그 와중에 반짝반짝 빛나는것 같아요 이책도 강추입니다 미니님*^^*

scott 2022-06-20 2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딧물의 묘‘
하야옹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애니메이션으로 엮었지만

이 만화를 보면 일본 전쟁 세대들은 가해자 입장을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아시아에 대해 별 관심이 없고
자신들이 저지른 과거 역사를 잘 모릅니다
보여지는 것, 감춰진 것 드러내보이는 것이
아주 많이 달라요 (일본 민족 )



청아 2022-06-20 23:35   좋아요 2 | URL
<침묵>이나 <사무라이>에서도
일본인의 그런 성향?을
간접적으로나마 조금 경험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특히 말씀하신대로 겉과 속이 다른면은
아직까지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특이한점으로 받아들여진다니 말다했죠.

바다로 둘러싸여 고립된 정체성에서 그러한 성향이 기인하는건지....
아직까지 이해할 수 없는 역사인식,역사왜곡!🤔

희선 2022-06-21 0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본에도 옛날에 자기 나라가 잘못했다 생각하는 사람 있겠지만, 그런 사람은 힘을 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역사를 제대로 알고 알려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아서 다행이다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역사 잘 모르면서 이런 말을... 잘못 알면 안 될 텐데 싶은 생각은 하지만...


희선

청아 2022-06-21 09:02   좋아요 2 | URL
희선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뉴스에서봐도 일본은 정부비판하는 시위도 극소수의 사람들 뿐이고 문화적으로도 다른 의견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들었거든요. 그래도 그런 환경에서 ‘아니다‘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참 다행이고
용기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돌이 2022-06-21 07: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다와 독약은 이런 내용이군요. 더더욱 관심이 가는데요. 올해 저도ㅠ엔도 슈사쿠를 피해가지 못할듯합니다. ^^

청아 2022-06-21 09:06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엔도 슈사쿠는 평이 좋아서 기대하고 읽었는데도 감동받았어요.(침묵,사무라이) 이 작품도 괜찮았지만 <사무라이>강추입니다*^^*

다락방 2022-06-21 1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책도 엔도 슈사쿠의 책이군요. 별수없이 사야겠어요. 슈사쿠 는 인간의 내면에 대해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글을 쓰는 작가네요. 너무 제 타입 ㅠㅠ

청아 2022-06-21 10:32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제가 연달아 엔도 슈사쿠만 리뷰 올리는것 같아서 다른 소설 먼저 잡았었거든요? 근데 뭔가
허전하더라구요. 앙꼬 빠진 찐빵?같은. 바닥까지 들여다보게끔 독려하는 그 무엇이 엔도의 문학에는 있다고 느껴집니다ㅠㅠ

그레이스 2022-06-22 09: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놓친 페이퍼네요
엔도 슈샤쿠의 이 책도...
일단 담습니다.
서재 엔도 슈샤쿠 바람의 근원지가 미미님이시네요^^

청아 2022-06-22 09:43   좋아요 3 | URL
스콧님 덕분에 <사무라이>사 놓았다가 새파랑님 따라 <침묵>부터 읽고 홀릭!! 자발적으로 홍보대사가 되었습니다ㅎㅎ강추입니다 그레이스님*^^*

scott 2022-07-04 21:59   좋아요 2 | URL
엔도 슈샤쿠 에세이 추천 합니다!

침묵은 신부님 이셨다가 현재
일본 어느 대학 교수님으로 계셨던 분 번역본 강추 합니다

노란색 표지 침묵은 원본 전체 완역 한것이 아닌것 ㅎㅎㅎ


청아 2022-07-04 22:13   좋아요 2 | URL
아앗 <침묵>다른 번역으로 찾아봐야겠네요ㅠㅠ

에세이는 지난번에 말씀해주셔서 대기중입니다*^^*

레삭매냐 2022-06-22 1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주변 피해국들에게 그래서
어쩌라구 식의 무대뽀 정신
이 그들과 거리를 두게 만
드는 핵심이 아닌가 싶습니
다.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
과 사과가 선행되어야 하
는데 시간이 너무 흘러 이
젠 그런 일이 있었나조차
모르는 이들이 부지기수
지요.

6년 전에 만난 책인데 격
이 다 가물가물하네요.

청아 2022-06-22 11:16   좋아요 4 | URL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가 이제 11명 뿐이라는데
사과는 커녕 망언도
잊을만하면 반복이죠.

사과하고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치유의 시작일텐데 거기서부터
서로간에 엇박자니 피해자들의 상처가 더 클거란 생각이듭니다. 제대로 후세에 알리지 않는등 역사 왜곡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보이고요.

레삭매냐님도 이 작품 읽어보셨군요! 엔도 슈사쿠는 죄다 소장각,재독각이네요*^^*

2022-06-22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2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2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2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여태까지 그런 사실을 별로 개의치 않았던 것이 무척이나 이상하게 느껴졌다. 지금 문을 열고 들어온 아이의 아버지도 전쟁 중에 사람 한두명쯤 죽였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고 아이를 야단치기도 하는 그 얼굴은 더이상 살인자의 얼굴이 아니었다. 트럭이 양복점 쇼윈도우를 더럽히듯이 무수한 먼지가 그들의 얼굴에 쌓여 있었다. - P30

‘모두 죽어나가는 세상 아이가 병원에서 죽지 않더라도 매일밤공습으로 죽어가는 거야.‘ 스구로는 토다가 오늘 오후 화난 듯이중얼거린 말을 떠올렸다. 회진이 끝난 뒤 공동입원실에서는 한바탕 헛기침이 울려퍼지고 환자들이 박쥐처럼 침대를 기어서 오르내리고 있었다. 스구로는 만일 인간의 죽음에 냄새가 있다면 그건 분명 이 어두운 방의 악취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 P46

더이상 공습경보도 경계경보도 울리지 않았다. 납빛으로 낮게깔린 구름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쾅쾅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고, 이따금 탁탁 콩이 여물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작년까지만 해도나까스가 불탔느니 야구인 일대가 전소되었느니 하면서 환자나 학생 들이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요즘에는 어디가 불타는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았다. 누가 죽든 말든 걱정하지도 않았다. 학생들 대부분이 시내 곳곳의 구호소나 공장으로 보내졌다. 연구생인스구로도 이제 곧 단기 현역으로 어디론가 끌려갈 것이다. - P47

사실 조국이 이기든 지든 관심도 없었습니다. 한밤중 눈을 떴을 때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요즘 들어 왠지 커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둠속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그저께 밤보다는 어젯밤이, 어젯밤보다는 오늘밤이 파도의 수런거림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제가전쟁을 느끼는 것은 이때뿐이었습니다. 커다란 북소리 같은 어두운 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높아짐에 따라 일본은 패망하고 우리는어디론가 끌려들어갈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 P106

‘우리는 사람을 죽이려 하고 있다. 갑자기 검은 구름이몰려오듯 불안과 공포가 엄습했다. 그는 수술실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때 문밖에 있던 군인들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또다시 들렸다. 그들의 모습이나 웃음소리는 도망치고 싶은 스구로의 마음을압도하며 빠져나갈 길을 막는 두터운 장벽으로 다가왔다. - P144

"석가모니께서 어느날・・・・・・ 한 제자를 문병하셨습니다. ・・・・・・ 제자는 자신의 똥오줌도 가리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 석가모니께서는 정중하게 문병하신 후, 너는 건강할 때친구를 간병한 적이 있느냐 하고 물으셨습니다. 이처럼 홀로 고통스러워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는・・・・・・ 네가 평생 다른 사람을 간병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는 지금 몸의 병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지만, 삼대에 걸쳐서도 다 끝나지 않는 마음의 병이 있다." - P150

그는 동료의 눈을 가리키며 수상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눈이 새빨개졌어."
하지만 눈동자가 빨간 사람은 손가락질당한 장교만이 아니었다.
다른 군인들의 눈도 희번덕거리며 보기 흉하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것은 정말이지 정사를 치른 후 눈에 핏발이 서고 기름기와 땀으로 얼룩진 얼굴이었다. - P163

죽였다, 죽였다, 죽였다, 죽였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리듬에맞춰 귓가에 계속 읊조려댔다. ‘나는 아무 짓도 안했어.‘ 스구로는그 목소리를 필사적으로 지우려 했다.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니까. 그러나 이러한 암시는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와 마음속에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다가 사라졌다. ‘맞아, 너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아주머니가 죽을 때도, 그리고 이번에도 아무 짓도 하지않았어. 하지만 너는 언제나 거기에 있었지. 거기에 있으면서 아무짓도 하지 않은 거야.‘  - P164

검붉은 피로 탁해진 액체에 담긴 이 암갈색 덩어리.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이게 아니라, 자신이 죽인 인간의 신체 일부를 보고도 거의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런 괴로움도 없는 이 섬뜩한 마음이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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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친구와 통화를 했는데 뜻 밖의 이야기를 내게 한다. 서울이 아닌 타지에 살고 있는 상황이 너무 싫다고.

언제든 그 생각을 깊게 파고들면 눈물이 터져버릴것 같다고. 평소에 하지 않던 이야기라 놀랐다. 우리는 아무데서나 꺼내 놓을 수 없는 긴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서로에게 늘 힘이 되어주곤 했는데 그럼에도 할 수 없는, 드러낼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그래. 나도 그런것들이 있지. 글로 쓰고 싶은데 써지지 않는 것들. 어디서 부터 설명해야할지 손조차 댈수없는 것들. 괜한 오해를 살까봐. 괜한 이미지를 만들까봐. 담아두고 덮어두고 모른척하는 것들. 



"마리안느, 그 일에 대해 글을 써보도록 해요. 그러지 않았다간 어느 날엔가 당신은 갑자기 존재하지 않게 될테니까."p.59


아이둘을 키우는 친구는 오랜만에 직장에 다니는 친구와 통화를 하고 기분이 이상해졌다고 했다. 직장다니는 친구가 '너는 좋겠다. 남편이 돈 벌어다 줘서. 일하지 않아도 되서. 집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할 수 있잖아. 걱정없겠다.'라고 말한것. 직장다니는 사람들이 바빠서 여유가 없다고 토로할때마다 늘 부러운 생각이 든다. 나도 일하고 돈벌고 싶으니까. 하지만 사정상 그럴수가 없다. 이런 사실은 되도록 피하고 싶은 주제가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없던 일이 되는것도 아니면서.



친구는 아이둘을 키우는데도 그런 소릴 듣는데 나는 아이가 없으니 더한 소리를 들어도 할말이 없어 그냥 듣고 넘기곤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나는 전혀 한가하지 않거든. 내가 제일 좋아하는건 책읽기인데 남들이 생각하듯 내가 한가하고 여유로운 사람이면 종일 책을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돌봄에 집안일에 이것저것에 치이다 보면 의자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어쩔땐 책을 연속해서 읽을 수 있는 시간을 타이머로 확인해본적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달랐지만 바람만큼 충분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것들을 일일이 토로해봤자 상대는 그런 사정들을 궁금해하지도 그러니 날 이해하지도 못한다. 차라리 일을 한다면 대가를 받고 거기에 따르는 성취감도 얻을 수 있을텐데, 일하고 있다는 명분, 아이를 낳아 키우는 명분 그런것들 바깥 경계에 내 삶이 있다. 


밝은 날 여인은 책상에 앉아 타이프라이터를 앞에 놓고 안경을 썼다. 그녀는 번역할 책을 매일매일의 분량으로 나누어 연필로 그날그날의 날짜를 적어 넣었다. 책 말미에 적힌 날짜는 봄이 한창인 어느 날이었다. 여인은 타이핑을 하다가 가끔 멈추고 옆에 놓인 사전을 펴보기도 하고 활자를 바늘로 소제하기도, 자판을 수건으로 닦기도 하면서 번역을 해나갔다. p.65


친구와 통화를 끝내고 내가 꺼낼 수 없는 것들을 우두커니 끄집어 내어본다. 나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정도 속도로 울 수 있으면 어디 극단에 들어가 연기도 할 수 있을것같다. 파트타임 배우는 없나.




어떤 주장들, 어떤 생각들은 사람들 가슴속에 우두커니 잠자코 있다. 누구는 용기를 내어 그걸 표현하고 누구는 영영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그것들이 바스라져 흔적없이 사라지도록 내버려둔다. 용기를 내어 표현하더라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잠자코 들어주는 사람도 있고 응원해주는 따뜻한 마음씨도 있지만 자기와 다른 생각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걸고 넘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까. 그럴때마다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도 그렇게 말할 용기를 잃어간다. 그런면에선 나도 가해자가 되보기도하고 피해자가 되어보기도했다. 그래도 피해자가 되어본 덕에? 어쩌다 욱해서 당한만큼 갚아주려고 가해하고 나면 마음이 좋지 않다. 오래 남는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건가? 생각날때마다 양심이, 신념이 찔린다. 그럴땐 내가 그나마 반성하는 인간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한다. 



여성들은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부터가 무능력의 요건하나를 가진 것이나 다름없다. 어디서도 '너가 여성이라는 사실자체로도 이미 무능력이야'라고 대놓고 말하진 않는다. 대놓고 까는건 그나마 덜 상처가 된다. 너무 뚜렷해서 뭐라도 해볼수도 있고(늘 그런건 아니지만)뭐라도 해볼 수 없으면 누구에게라도 속상했다고 털어놓을수 있다. 하지만 은근한 것들, 은근한 무시, 은근한 비난 이런 것들은 더 고통스럽고 더욱 신경쓰이는 법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느껴왔다. 여성을 향한 억압과 배제도 그런 형태를 띈다. 어떤 곳에서는 그나마 보란듯이 차별하는 일이 분명 줄어들었다. 남성들은 더욱 그렇게 느끼고 -역차별을 운운할 정도로-여성들은 조금 덜 그렇게 느낀다. 다만  남성들처럼 군대라는 공감대도 없고 사회적으로 타고난 성 자체로 지지받으며 성장하지도 못한다. 사회에서 성공한 엘리트들도 거의가 남성들이고 위인전 리스트만 봐도 여성 중에 본받을만한 위인은 역사적으로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것같은 그런 소외의 분위기는 여성들에게,남성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대 자신을 드러냈구나, 왼손잡이 여인이여!

혹은 내게 어떤 신호를 보내려 했는가?

나 어느 낯선 대륙에서 그대를 만나고 싶어

수많은 다른 사람들 가운데서

혼자 있는 그대를 만날 수 있으리

그대도 수천의 타인들 가운데서 나를 보고

우리들 끝내는 서로를 향해 다가가리라. p.108


하지만 언급되지 않는다고 없는건 아니다. 눈에 띄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건 아니다. 용기내어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지만 존재하는 것들이 있다. 주목받는 것들 사이에서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는 존재들이 있다. 이들이 없다면 결코 저들도 없을 것이다. 아직도 검열은 있다. 좀더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다수가 아닌 또는 다수임에도 약하고 예외적인 것들을 배제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럼에도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내야한다. 용기를 내서 쓰고 또 목소리를 내어 나를 살려내야 한다. 



여인은 별안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연필과 종이를 가져다가 자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의자 위에 올려놓은 두 발을 먼저 그리고 그 다음에는 그 뒤쪽 공간과 창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밤이 흘러감에 따라서 변해가는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그렸다. 그렇게 모든 대상들을 하나하나 그렸다. 힘차다고 하기보다는 차라리 떨리고 어설픈 획이었으나 이다금씩 단 한 번의 획으로 해서 힘찬 비상이 생겨났다. 몇 시간 동안이나 그린 다음 종이를 옆으로 비껴 들고 그걸 오래오래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p.136




작가로 하여금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게 하는 한,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소설가의 의도에 다가가게 하는 한, 어떤 방법도 옳고 모든 방법이 옳다. 이런 방법은 우리가 기꺼이 삶 그 자체라 부를 태세가 되어 있는 것에 다가가게 해준다는 장점을 지닌다. (중략)작가는 자신의 관심이 더 이상'이것'이 아니라 '저것'이라고, 오직 '저것'으로만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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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6-16 17:2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공감대 부분에서 생각이 많아지네요. 여자들은 결혼 후 친한 친구라도 이전처럼 매번 나누지 못하는 환경이 되는 게 있어서… 만난다 해도 친구는 아이가 있어 아이 이야기만 하고 저는 없으니 거리감이 생길 때가 많더군요. 성장에 대한 열망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속시원히 진지하게 얘기할 수 있는 인맥은 많이 주는 것 같아요.
써내는 용기. 미미님은 잘 하고 계세요~ 아자아자!!!

청아 2022-06-16 17:30   좋아요 9 | URL
저도 그래요!! 제가 읽으면서 공감하는 글들은 깊숙한 이야기들, 열망에 관한 내밀한 고백들인데 정작 저는 늘 피상적인 수준에 머문다는 생각이 가끔들어요. 친구이야기에 뜨끔하더군요. 같은 여성이라도 주어진 여건이란게 디테일에서 이리저리 갈려서...어쩜 또 그게 나름 각자가 가진 힘일 수 있다고보는데 항상 저는 용기부족입니다. ^^ 거리의화가님 응원에 충전되어 또 웃습니다~♡ 아자아자!!!*^^*

거리의화가 2022-06-16 17:35   좋아요 8 | URL
그러고 보니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알라딘 서재에서 지적 호기심 가득한 분들이 많아서 구경하는 즐거움~ 또 소통하는 즐거움도 생겨서 좋네요~ 여기 알라딘서재 많은 분들이 눌러앉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청아 2022-06-16 17:40   좋아요 9 | URL
그쵸?!! 저도 그래서
1년 넘게 출석하고 있어요. 어디가서도 이런 분들을 이만큼 만날 수 없을테니까요. 좋은 글들, 공감되는 글들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기쁨도 결코 적지않죠ㅎㅎ

다락방 2022-06-16 17:52   좋아요 8 | URL
거리의화가 님과 미미 님 모두 이곳에 눌러앉아 주시길 바랍니다. 꼭이요!!

청아 2022-06-16 17:58   좋아요 8 | URL
다락방님도 페미니즘 리더로 쭉 함께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공쟝쟝 2022-06-17 01:58   좋아요 4 | URL
눌러 앉아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이 한몸 낑겨 앉아 있겠습니다. 우리는 눌러 앉아서 계속 씁시다!! 글을 씁시다. - 방금 막 결성한 알라딘 글쓰기 운동본부장 (왓 나도 부장?) -

청아 2022-06-17 08:21   좋아요 4 | URL
네 본부장님!!ㅋㅋㅋ이대로 쭉 읽고 쓰고 눌러앉기-알라딘 글쓰기 운동 홍보팀장ㅋ

공쟝쟝 2022-06-17 08:42   좋아요 4 | URL
얽.. 팀장님...!! 방금 운동본부 결성했으니 회식합시다 ㅋㅋㅋㅋ (멤버 두명이면 회식ㅋㅋㅋ)

청아 2022-06-17 08:53   좋아요 4 | URL
팀장 장소 섭외중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6-17 10:41   좋아요 5 | URL
본부장님 팀장님... ㅎㅎ
회식 후기 기다립니다 ㅋㅋ

얄라알라 2022-06-17 13:06   좋아요 3 | URL
이 좋은 댓글을 스크롤 하며 읽어가다가 수하님 ˝회식‘ 그 단어에 사고가 깔대기 속으로 빠지는 듯

회식 좋아요 ㅎㅎㅎ

본부장님 팀장님 추진해보시어요

건수하 2022-06-17 13:21   좋아요 4 | URL
얄라알라님/ 회식은 공쟝쟝님이 먼저 얘기하셨는데.. 제가 후기 기다린다 하니 실제 상황처럼 되었나요 ㅎㅎㅎ

건수하 2022-06-16 17:4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평균의 마음>에서 조지 엘리엇 이야기가 나오면서

여성 작가의 경우는 거친 실패담조차 희귀할 만큼 주류 문학사에서 논외로 취급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책을 읽고 쓰는 행위는 총검술을 익히는 것만큼이나 남성적인 활동이어서, 고전이 즐거이 ‘여성성’을 이상화해도 이는 실제의 인간 여성과는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는 신화적 원형적 상징일 뿐이었다.

이런 부분이 있었는데요.

그동안 여러분이 읽고 쓰자고 하신게 더 새롭게 다가왔어요. 책을 읽고 쓰는 행위가 남성적인 활동이라니. 전 그렇게 생각 못했었거든요..

저도 안 썼지만, 제 주변엔 글을 쓰는 남성이 많지 않고, 국문과, 영문과엔 여성이 훨씬 많지 않은가… 그런데 작가는 남성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새삼 생각해보게 됩니다. 몇 백년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심했던 것 같아요.

제가 여성이고 왼손잡이 (지금은 양손잡이)이다보니 책에 관심이 갑니다. (뜬금없이) 언젠가부터 제가 기존 질서에 반항적인 성향을 가지게 된 이유가 성별과 왼손잡이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청아 2022-06-16 18:08   좋아요 7 | URL
<평균의 마음>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책을 읽고 쓰는 행위가 힘을 키워주는건 저도 느끼고 있는데 과거에는 그 자체가 남성적 활동으로 여겨졌었군요. 하긴 학문을 익히는것 자체에서도 여성을
배제했던 역사가 있으니
충분히 그랬을것 같아요.

이 책은 번역이 조금 아쉬우니 수하님 꼭 감안하고 읽어보시길 바래요.

최근에 <왼손잡이 우주>란
책을 샀는데 띠지에 ˝신이 왼손잡이라니!˝라고 써있었어요
저도 더 반항하고
더 많이 읽고 쓰고싶어요*^^*

건수하 2022-06-16 19:38   좋아요 5 | URL
<평균의 마음> 재밌어요. 전반적인 정서에도 공감하실 것 같아요. 다 읽으면 글 쓸게요 :)

범우사 책들이 좀 오래되어 그랬던 기억이에요. 그래도 거기만 있는 책들이 꽤 있더라고요.

신이 왼손잡이라니? 급 또 궁금해지고..

청아 2022-06-16 19:51   좋아요 6 | URL
수하님 읽고 계신 책들이 거의다 제 취향이라 믿고 담아놨어요. 마음만은 하루 한권이상 뚝딱뚝딱인데ㅋㅋ

<왼손잡이 우주>는 어렵진 않을거같은데 공식같은것도 좀 들어있어서
어떨지 모르겠어요. 저도 이건 읽어보고 추천드릴께요

그렇죠. 범우사 가격이 착해서 감안하고 읽었어요*^^*

건수하 2022-06-17 10:43   좋아요 4 | URL
저도 미미님 읽으시는 책 많이 담아뒀지요!
마음은 정말 하루 한 권 뚝딱뚝딱인데 22
출장갔던 때가 그리워져요.

오늘은 널부러져있지 말고 퇴근하고 책 읽어야지 ㅎㅎ

청아 2022-06-17 11:15   좋아요 5 | URL
일하는 사람은 늘 아름다운법인데 퇴근하고 짬을 내어 책읽는 사람은 더욱 눈부십니다ㅎㅎ

수하님 화이팅👍👍

2022-06-16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6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06-16 19:5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아이 둘 키우고 ‘공식적으로‘,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서 미미님 말씀 넘 공감됩니다. 미미님과 같은 고민에 외로울 때, 혹은 꿀꿀할 때 ㅋㅋㅋㅋㅋㅋ 제게 힘이 되었던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독서의 즐거움> 한 부분 놓고 갑니다. 쓰는 용기 멋져요, 미미님! 우리 멈추지 말아요!!

자, 저항하십시오. 앉아서 성찰하는 기쁨을 느끼십시오. 인간이란 생산력만이 아니라 이해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고집하십시오. 아침에 눈을 떠서 부엌을 청소하고 서류를 정돈하기 전에, 무엇보다 고전을 한 권 집어 들고 읽는 시간을 가지기 바랍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5-6쪽)


청아 2022-06-16 19:56   좋아요 8 | URL
와 단발머리님 댓글마저
위로고 감동인 알라디너의 품위를 이렇게 또 보여주시네요.
발췌문 제 마음에도 쏙 듭니다!! *^^*

역시 ‘공식적으로‘ ‘노는‘
미미 멈추지 않고 읽고 쓰겠습니다. 이곳에서 이렇듯 멋진 분들과 함께 뒹군덕분인지 ‘저항‘이란
단어가 이제 달콤하게 느껴집니다!!ㅋㅋㅋㅋ

건수하 2022-06-17 10:43   좋아요 6 | URL
음? <독서의 즐거움> 에 저런 내용이 있었던가요 ㅎㅎ
읽다 말았지만 분명 5-6쪽은 읽었는데... :)

집에가서 다시 펴보렵니다 ㅎㅎ

청아 2022-06-17 11:11   좋아요 6 | URL
보통 책 읽는것 자체를
귀찮아하는데 일독을 넘어 재독 삼독하게 만드는 이 아름다운 공간!!ㅎㅎ

페넬로페 2022-06-16 20:48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직장 다니고, 아이 키우고, 집안일 하는 여성들이 만약 시간이 많아진다면 책을 읽을까요?
아닐 것 같아요.
책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읽는 것이고
그런 사람은
시간이 많든, 시간이 없든
책을 읽습니다~~

청아 2022-06-16 21:03   좋아요 8 | URL
페넬로페님 우문현답입니다!!👍👍
그렇죠. 시간이 남아 책을 읽는 것이 결코 아니죠. 오히려 짬을 내 읽을때 한 문장 한 문장에 더 집중하게되고 북마크 끼워 덮으며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것 같아요.
고된 일상에 숨 돌릴 틈이 되어주고요.
역시 알라디너라 가능한 금쪽같은 진리입니다*^^*

2022-06-16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6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2-06-16 21:4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경계밖으로 내몰렸다는 느낌, 서로 다른 상황에 벽을 만드는 의식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청아 2022-06-16 22:13   좋아요 6 | URL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어렴풋이 느끼면서 그저 아닌척하려 애쓰고 살았어요. 친구와 이야기하다 뜨악했습니다. 친구와 저도 차이가 있지만 우린 다 나름의 경계밖에 있다. 친구에게 ˝적어도 그냥 인정하자˝고 결론지었어요. 그럼 오히려 가뿐해지지 않을까 싶어서요. 거기서부터 시작하자고요.*^^*

공쟝쟝 2022-06-17 02:1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는 흑인 페미니즘의 사상을 읽으면서 굉장히 인상적이 었던 부분인데 ‘무능력에 대한 인식‘을 언급하는 부분였어요.
쉽게 자신을 보편자, 동일자로 취하는 남성들은 보부아르 표현대로 기투하고 또 기투하면서 자기를 실현한 댓가로 (이제 막 시작한 개인 사업자인 저는 종종 사업병 걸린 남자들을 볼 때... 아... 진짜 내가 너무 소박하구나 내가 참으로 너무 소박해... 이럴 때가 있거든요. 물론 이 소박한 꿈은 나의 무기이지만 ^^) 크게 잃고 크게 망하거나 소수는 크게 잘되고 그런 것 같더라고요. 주식, 코인 이런 투기성 자산 불리는 방법들도요. 음... 아... 대체로 여자들은 안그러더라고요. 그게 너무 묶여있어서 울타리 너머를 상상할 수 없어서 그런걸까? 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는 데... 어떤 의미에서는 그건 현실 인식이 잖아요.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소극적으로 바라본다는 것. 은. 안타깝기도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매우 훌륭한 자질이라고 느꼈어요. 왜 훌륭한 자질인지에 대해서는 후에 차차 더 써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미님, 우리의 시선은, 우리의 이야기는, (우리의 주저함으로 인해서인지 모르겠지만) 하나도 써지지 않았어요. 아직 부족해요. 오천년치는 부족해요. 근데 그건 어쩌면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는 참 다행이라고 느껴져요. 너무 잘쓰려고 하지 말고 일단 썼으면 좋겠어요.
아 뭔가... 정리가 안되네요. 딱 생각 났던 정희진 샘 낯선시선 책 가져올게요.
˝(95) 오랫동안 약자였던 집단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세상은 이들에게 요구한다. 너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세련되고, 우아하게 말하라고. 네 주장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너의 존재가 무섭다고. 우리는 펜을 쓰는 데 너희는 칼을 쓴다고. .... 표현의 자유가 기존의 언어를 독점한 이들이 더 크게 떠들기 위한 구실이 아니라면, 근본적인 문제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 아니다. 표현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질문하는 것. 이것이 표현의 자유의 전제다.˝
요는. 저는 쓰지 않았더라면, 절대 제가 무엇을 원하는 지 몰랐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세련되게 아름답게 말하려고 했다면 절대 쓰지 못했을 거고요. 엘렌 식수는 그게 여성의 글쓰기라고 했어요. 돈을 버는 여성이건 돈을 벌지 않는 여성이건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건 아이를 낳지 못하는/않는 여성이건 주변에 있는 여성이건 중심에 있는 여성이건, 쓰지 않으면 모릅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예요. 당연히 이상한 말들과 글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잘 읽히지 않는 이상한 것들을 실컷 쓰시면서 독려하면서 공부하면서 살아갑시다. 삽시다. 그리고 씁시다. ^^ 용기 냅시다. 미미 곁에서 더 용감 무쌍하게 응원하겠습니다. (여기서 또 선동하고 있는 글쓰쟝쟝)

청아 2022-06-17 08:40   좋아요 6 | URL
이런 선동 너무 좋아요! 본부장님!!! 낯선시선 저도 읽었었는데 이런 문장이 있었군요(다시 읽어야할 필요성)역시 정희진!!!
피라미드를 계속 만들어내고 꼭대기 오르기를 반복하는 남성들의 세계를 보면서 여성해방은 저런것이 되어선 안되겠다 느낍니다.
우리가 서로 다름에도 말씀처럼 그 자체가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음. 여성이 각자 자기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이 원하는 정치를 말할때 그것이 지지받고 수많은 피라미드의 헛됨을 드러내길 바래요. 저도 한참을 헤매였는데 읽고 쓰면서 비로소 저를 조금이나마 알아가게 되더군요.(아직 더 꺼내고 키우고 알아내야하지만ㅋ)
이곳에는 쟝쟝님도 그렇고 용기있는 분들이 잔뜩있으니 계속 눌러앉아 읽고쓰다보면 저도 그렇게 될꺼라고 믿어요 -(글쓰기 운동 본부장 어깨 주무르고 있는 홍보팀장 미미)

공쟝쟝 2022-06-17 08:50   좋아요 6 | URL
아휴, 팀장님..!! 이제 막 결성한 운동본부의 대표를 모셔와야하는 데, 대표님께 제가 연락 넣어보겠습니다. (네....? 산다락방님?... 뭐라고요? 출근해서 바쁘시다고요? 다락방님.. 다락방님이 나한테 글쓰라고 했잖아요ㅋㅋㅋㅋㅋ 어쩔 수 없어요. 다락방님이 시작했으니까 자동 대표하세요 ~ㅋㅋㅋ 대표가 하는 일은 요? 작업실에서 아침에 글쓰시는 그거 하시면됩니다. 종종 캐나다뷰 책탑 사진이랑요 ㅋㅋㅋ)

얄라알라 2022-06-17 13: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정도 속도로 울 수 있으면˝
아! 이 표현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함축되어 있습니다...흑흑...

청아 2022-06-17 13:35   좋아요 5 | URL
사람마다 각자를 울컥하게 만드는 임계점같은 이야기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꼭 배우가 아니더라도 자기 마음을 아는것이 중요하단걸 새삼 느꼈습니다. 얄라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책읽는나무 2022-06-17 14: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공감,공감 많이 하고 갑니다.
요즘 나의 한계를 시험해 보려고, 공부 중인데...집안일, 애들 뒷바라지랑 병행해서 하자니 너무 피곤하고, 시간도 모자라 하루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더군요.
남들이 봤을 땐, 집에서 팔자 좋게 노는 아줌마라고 주변에 일 하는 친구들이 저한테 많이 놀리거든요.
근데 나도 하루종일 바쁘고, 피곤한데...난 너무 비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요즘 그런 고민들을 싸짊어지고 있는 형국인지라~~^^
암튼 나를 올곧게 세워서 잘 지켜나가려면,
많이 읽고, 사고를 확장시켜, 타인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내공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해집시다!!^^
강해지려면, 아무래도 뭐든 읽어야 겠죠?^^

청아 2022-06-17 15:02   좋아요 4 | URL
아 나무님 아이들을 키우는것은 이 세상 어떤 일 못지않게 어렵고 중요한 일임에도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많은 어머니들로 하여금 우울증,자존감하락을 불러오는것이 아닐까싶습니다. 저는 아이가 없지만 저의 어머니는 할머니를 대신해 손아래 형제들을 공부시키고 결혼시키고 키워내다시피 하셨거든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동생들이 저희 엄마를 살뜰히 챙기고 사랑한다는것을 제가 늘 느끼고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노는 것일까요. 충분한 보상,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일은 당사자로 하여금 공허와 무가치함을 느끼게 하는듯합니다. 하지만 우린 함께 페미니즘 공부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스스로 더욱 빛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믿고있어요. 이렇게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강해지는 것이라고요. 나무님
가족들 챙기고 끝이없는 집안일에도 공부를 멈추지 않는 모습 늘 너무 멋지고 아름다워요!! 덕분에 저도 힘을 얻고 있고요. 더더 강해지도록 계속 읽고 공부하고 또 함께 써주세요 나무님 댓글에 또 기운팍팍 나는 미미*^^*

모나리자 2022-06-17 14: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마다 입장이 있는 법인데..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많이 공감합니다. 하루가 얼마나 짧은지.. 시간을 붙잡을 수도 없고 집안 일 한가지 붙잡다 보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제일 좋아하는 걸 우선순위에 두어야죠. 그래야 조금이라도 읽고 쓰지요. 힘내시고 화이팅 하세요. 미미님.^^!

청아 2022-06-17 15:07   좋아요 4 | URL
집안일과 돌봄노동이란게 여차하는 순간 시간을 꽤나 잡아먹는것 같아요.
쉽게 지치게 만들고요. 우선순위!! 마음에 콕~ 새기겠습니다~^^♡ ‘좋아하는걸 최우선으로‘ 이 말 자체가 에너지 뿜뿜이네요. 모나리자님 감사해요. 오늘 하루도 빠샤빠샤!!*^^*

독서괭 2022-06-17 17:4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 멋진 글과 댓글들!!
저는 <왼손잡이 여인> 상당히 인상깊게 읽었는데, 인용해주신 타자기 치는 모습도요, 엄마 드렸더니 이게 뭐냐 재미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집에 머물던 여성이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이토록 분투하는데, 남편도 아들도 도와주기는 커녕 방해만 하고.. 아 넘 화나고 안타까웠어요.
친구분이 힘들어서 그런 말을 하셨겠지만, 미미님께는 상처가 되었겠네요. 저도 애들 키우며 일하는 사람이지만 이게 내 선택이었고 후회하거나 다른 이를 부러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건 맞는데, 대신에 얻는 것도 있지요. 저는 비혼자/비출산자는 (다른 돌봄이나 어려움이 없다는 전제 하에) 육아에 투입할 시간을 다른 데 써서 세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양육자와 비양육자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있고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로를 좀더 고맙게 여기면 좋겠어요.
미미님 앞으로도 눌러앉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청아 2022-06-17 18:24   좋아요 6 | URL
여성들이 남성위주의
역사에의해 공통적으로 배제되어왔음에도
개별적으로놓인 다양한 상황이 서로간에 간극과 묘한 갈등상황을 유발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문학적으로만봐도
이러한 ‘다름‘은 ‘특별함 ‘이
되어 독특한 빛을 구성하는 힘이 될수 있으니까 괭님 말씀처럼 서로를 더 이해하고 지지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습니까~♡♡
그걸 이곳에서 알라디너들이 몸소 실천하고 있으니 산 증인들 이겠죠ㅎㅎ 괭님도 이대로 쭉 같이 읽고 쓰며 눌러앉아 주시리라 믿습니다.*^^*

mini74 2022-06-17 19: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너는 좋겠다는 말 속엔 진짜 부러움보단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들도 숨어있는거 같아요. 전업과 직장맘 비교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데 은근히 만들어지는 대결구도. 실상은 사회문제인데 개인의 문제로 만들어 이간질하는 느낌 들어요. 그냥. 상사가 친구가 나쁜엄마로 몰아가서 슬펐던 때가 떠올라서 우쒸!! 했네요. ㅎㅎ

청아 2022-06-17 20:09   좋아요 5 | URL
그러게 말이예요!! 저도 우쒸~~!ㅎㅎ 친구는 저에게 말로는 괜찮다고하는데 직장다니는 친구가 통화할때마다 꼭 그런 얘기를하니 황당했을것같아요. 덩달아 제가 더 기분나쁘더라구요.ㅎㅎ그건 그거대로 고충이 있고 이건 이거대로 고충이 있을텐데...그래도 그 일 덕분?인지 자극이 되서 하고싶던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대요. 배워서 일을 할 수 있는거요.속상했던일을 오히려 삶의 자극으로 전환하는 모습이
멋있었어요*^^*

coolcat329 2022-06-17 2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댓글들이 엄청나네요. 든든한 알라딘 이웃들입니다. 👍
저는 미미님의 당당함이 참 좋더라구요. 화이팅!

청아 2022-06-18 09:34   좋아요 3 | URL
댓글만으로도 위로받고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이 공간을 알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복이네요.
쿨캣님도 함께 쭉 눌러앉아 주세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6-18 2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많이 덥지 않아서 좋은 토요일입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청아 2022-06-19 07:4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오늘도 날이 흐린대신에
많이 덥지는 않을것 같아요.
싱그럽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scott 2022-06-19 0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친구분은 저얼대 모르실 것 같습니다
미미님 알라딘의 셀럽,
사랑둥이
라는 걸!ㅎㅎㅎ

 ♡ ∧_∧ ♪
  (*˘︶˘*)  ♪
  ( つ つ
((  (⌒ __) ))
  し‘ っ
♪     ♡
 ♪  ∧_∧
  ∩(*˘︶˘*)
  ヽ  ⊂ノ
 ((  (  ⌒)  ))
    c 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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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H.밀러의 책 '우연한 생'에서 제인 오스틴의 '설득'을 알게되어 찾아 읽었다. 오스틴 특유의 '관계 들여다보기'는 이번에도 유쾌했고 느긋하게 우려낸 차를 마시듯 갈등상황을 거쳐 얻어지는 평온을 맛보는 즐거움도 만족스러웠다. 주인공 앤은 월터 엘리엇 경의 둘째 딸로 가장 총명하지만 가족과 친밀하진 않다. 아버지 월터는 책이라고는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준남작 명부만을 즐겨보는 속물적인 귀족인데다 잘난 자신의 외모에 자부심이 강한만큼 남들의 외모에 날카로웃 잣대를 들이대길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내가 죽고 난 뒤로는 외모나 성격이 자신을 쏙 빼닮은 첫째 딸 엘리자베스와만 절친처럼 지내며 나머지 딸에게는 애정도 관심도 없다. 맏이인 엘리자베스 역시 귀족적 허영의식에 사로잡혀 씀씀이가 커, 가세는 점점 기울어갔고 결국 큰 집을 세놓고 모두 이사해야 하는 형편이 된다.



앤은 아버지와 큰언니를 우선 이사보내고 당분간 살던 곳 근처의 먼저 결혼한 동생의 집에서 기거한다. 아버지만큼이나 자기밖에 모르는 막내가 몸이 아프다며 언니를 필요로 한 것. 그녀는 시댁과 바로 이웃해 거주했는데 그 가족들은 다행히 앤에게도 다정하게 대해준다. 앤에게도 과거에 결혼할 기회가 있었다. 프레더릭 웬트워스라는 해군 대령과 열렬히 사랑하는 사이였고 그들은 결혼까지 약속했었다. 하지만 돌아가신 엄마의 친구이자 앤을 누구보다 아끼고 귀하게 여겨주었던 레이디 러셀과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와 설득으로 앤은 파혼을 해야만했다. 그가 신분이 낮고 재산이 많지 않다는 조건 때문이었다. 앤은 웬트워스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레이디 러셀을 거역할 수 없었고 그와 헤어진 뒤 쭉 후회속에 살아왔다. 그녀는 조건 좋은 새로운 사람이 청혼해도 거절했다. 만일 그 때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더라면 여러 상황의 어려움 속에서도 그들은 행복했을 거라고 앤은 확신한다. 그런만큼 그를 잊지못하고 다른 누구에게도 웬트워스에게 했던 것만큼 마음을 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젊고 자신만만한데다 강한 의지를 지니고 있던 웬트워스는 앤의 배신에 고통스러워했지만 전장에 나가 여러차례 공을 세우고 부유해져서 고향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그는 하필이면 앤 동생의 시댁식구들과 가까워진다. 그 댁에는 결혼적령기인 딸 둘이 있었는데 가족 모두가 성격좋고 능력있는 웬트워스에게 반한 것이다. 그들은 앤과 웬트워스 두 사람의 과거를 몰랐다. 어쩔 수 없이 모두 함께 자주 어울렸는데 웬트워스와 앤은 서로 간단하게 할 말만 할 뿐 데면데면하게 지낸다. 웬트워스는 앤 동생의 시누이들중 한명을 아내로 삼을 듯한 분위기. 앤은 8년간의 긴 시간동안 그를 그리워했고 지금도 그 앞에 서면 얼굴이 붉게 물들고 할말을 잃지만 웬트워스의 마음이 어떤지는 이제 전혀 짐작할 수가 없다. 여전히 젊고 더 근사한 모습과 조건으로 돌아와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는 웬트워스와 후회와 슬픔때문인지 더 초라해진 앤은 어찌될지 궁금한 분들은 직접 읽어보시길. 



웬트워스 대령과 자신만큼 그렇게 상대방을 향해 마음이 열리고, 그렇게 취향이 유사하며, 그렇게 감정이 일치하고, 그렇게 표정이 사랑스러운 짝은 있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남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니, 남보다도 못했다. 서로 가까워지는 것이 영원히 불가능한 사이였으니까. 영속적으로 소원할 수밖에 없는 관계였으니까.- P97



사람들은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그럴때 스스로 결정하거나 타인의 도움을 받아 다른 선택을 하기도한다. 어떤 길로 가든, 가지 않은 길은 후회와 부질없는 그리움 같은 느낌으로 씁쓸함을 남긴다. 이 길이 아닌 저 길로 갔더라도 그런 씁쓸함은 따라왔을 것이다. 누구나 가지 않을 길에 대한 미련과 거기 담긴 가능성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남이 아닌 내가 한 결정이었을때 후회와 원망이 덜 하지 않을까. 내 의지로 하는 것, 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살아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특별하고 의미있는 삶이니까.




"우리는 언제나 다른 사람의 방식으로 행복해지기보다는 차라리 자신만의 방식으로 비참해지기를원한다." 해즐릿의 이 말은 프로이트를 연상시킨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행복이 아니다. "습관과 선호로인해 자신의 일부이고 수천 개의 회상, 결핍, 고통을 통해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된 자신의 취향과 역량에 꼭 맞는 행복을 원한다." - P80


과거는 때로는 색과 모양이 제각각으로 비치는 어지러운만화경으로, 때로는 흑백사진으로, 때로는 냄새로, 때로는 피부를 따라 흐르다 마음을 옥죄는, 어디서 밀려왔는지 모를 감정의파도로, 때로는 얼굴에 번지는 작은 미소로 다가온다. 역광을 받은 텅 빈 도로처럼 아주 선명하게 다가오는 경우는 드물다. 이것이 신이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을 등장시킨 덕에 당신은자신이 살아온 삶에 비현실적인 확신을 갖고, 당신이 살지 않은삶에 그보다 더 비현실적인 확신을 가질 수 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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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6-10 17: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오만년전에 읽고 ‘뭐야 오만과 편견하고 비슷하네‘ 이래서 딱히 별다른 인상 없었는데요, 그리고 우연한 생 읽을 때에도 그냥 넘겼는데요, 오늘 이 페이퍼 읽으니까 ‘아아 다시 읽어야겠다‘ 싶어지네요. 그래서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아니, 오늘 오전에 책을 한 박스 주문했는데.. 이러시면 곤란해요 ㅠㅠ

청아 2022-06-10 17:26   좋아요 3 | URL
아 저는 아마 다락방님 덕분에 읽은 <우연한 생>때문에 더 좋았던것 같아요!! (거기서 보자마자 주문함요) 그래서 가지않은 길에 대한 안타까움,쓸쓸함이 곳곳에서 느껴지더라구요. 막판에 겨우 드러난 진심때문에 저 녹아버릴뻔 했습니다ㅠㅠ

잠자냥 2022-06-10 17: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제 진짜 오스틴을 읽을 때가 왔나봅니다!

청아 2022-06-10 17:37   좋아요 3 | URL
기억에 남을만큼 뛰어난 문장이나 큰 사건은 없었지만 중간에 손에서 놓고싶지 않은 만큼 빠져들었어요. 앤의 아버지는 완전 시트콤 캐릭터예요*^^*

거리의화가 2022-06-10 17: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 요건 제가 얼마 전 읽은 <이성과 감성>과는 다른 느낌이네요~ 그래도 첫 번째 <오만과 편견>보다는 <이성과 감성>이 더 좋았는데 <설득>은 더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결말이 궁금해서 읽어야 하나 싶습니다!ㅎㅎ

청아 2022-06-10 17:50   좋아요 3 | URL
저는 <오만과 편견>만 읽어봤는데 비슷한 면도 분명 있지만 <우연한 생>을 읽어서 그런지 색다르게 다가왔어요!! 8년간 잊지못했다는것도 애틋했고요.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도
다 궁금해요ㅎㅎ

독서괭 2022-06-10 17: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미미님, 그 부분에서 끊고 궁금한 분들은 읽어보시길, 하시면.. 읽어보고 싶어지잖아요!! ㅋㅋ

청아 2022-06-10 17:51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아 괭님 저도 진땀흘린만큼 스포일은 안됩니다ㅋㅋㅋ

유부만두 2022-06-10 17: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스틴은 챕터 마다 기막히게 끊고 다음으로 넘어가죠?!!! 예상 가능한 데도 ‘설득’당하며 읽게 되죠. 미미님 ‘맨스필드 파크’ 읽어주세요! 재밌어요! 웃기기는 ‘노생거 애비’고요.

청아 2022-06-10 17:55   좋아요 3 | URL
오 다 읽어볼께요~♡♡ 네 저 가슴이 다 타버리는줄 알았어요ㅎㅎ 결말까지 끌어주는 긴장감이 요즘 드라마의 원조아닐까 싶더라구요^^*

유부만두 2022-06-10 19:56   좋아요 2 | URL
맞아요!!! 앤의 차분하지만 떨리는 심정과 그 언니랑 동생의 싹퉁바가지! 완전 드라마였어요.

페넬로페 2022-06-10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두 책 다 읽고 싶어지네요~~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읽고는 이 한 권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 책에서 또 수많은 아류작이나 영화가 파생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읽어보고 판단해야겠어요
찜 합니다~~

청아 2022-06-10 18:04   좋아요 5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최근까지 제인오스틴을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우연의 생>에서 보고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그리고 작품해설에서 오스틴의 삶에대해 알게되니 전작하고 싶어졌어요~♡^^♡

새파랑 2022-06-10 1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제인 오스틴 책을 세어보니까 이책 포함해서 5편 읽었더라구요 ㅋㅋ 미미님 리뷰보니까 책 내용이 언뜻 생각나네요. 언덕에서 떨어져서 다친(?) 내용이 있었던거 같은데 ㅋ 제인오스틴 글은 뭔가 초롱초롱 한거 같아요~!!

청아 2022-06-10 19:58   좋아요 4 | URL
오 역시 새파랑님 읽으셨군요! 네 방파제에서 루이즈?가 장난치다가 크게 다쳤어요(황당)
그 일이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죠ㅋㅋ요즘 작가들도 이만큼 쓰기 쉽지않을듯 합니다*^^*

건수하 2022-06-10 2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기서 끊으시다니…! 넘넘 궁금해지네요.

책도 안 읽고 싶을 정도로 피곤했던 한 쥬라 그림책을 집었는데.. 이 책 집앞 도서관에 있나 얼른 검색해봐야겠어요 :)

청아 2022-06-10 21:39   좋아요 3 | URL
수하님 피곤한 한주를 보내셨군요!ㅠㅠ

저도 힘들거나 심난할땐 동화책이나 짧은 시집을 찾곤해요. 궁금하게 해드렸다니 오늘 성공했네요*^^* 주말에 잘
쉬시고 컨디션 회복하시길요!

햇살과함께 2022-06-10 23: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읽었는데 결론이 기억이 안나는데(뭐 이 책만 그런 건 아니지만:;;) 미미님 글 보니 막 너무 궁금하네요? 찾아봐야겠어요 ㅋㅋ

청아 2022-06-10 23:56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저도 그럴때 종종 있어요ㅋㅋ워낙 이작품은 결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짧아서 더 그럴거같아요. 햇살님 좋은 밤되세요^^*

mini74 2022-06-11 2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나온 민음사군요 ㅎㅎ넘 궁금한데요. 저도 초라해진 앤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너무 잘 맞는 상대와는 책에선 운명이 혹은 주변이 꼭 훼방을 놓는거 같아요 ㅎㅎ 넘 재미있겠어요. 궁금도 하고 ㅠㅠ

청아 2022-06-11 20:48   좋아요 2 | URL
결론을 알고 읽었는데도
좋았어요 미니님~^^♡
앤은 집안 사정도 어려워지고 가족들과도 그닥 유대관계가 돈독하지 않아서 더 쓸쓸한 모습으로 비춰져요ㅠㅠ 언니,동생,아버지가 모두 시트콤입니다.ㅎㅎ
표지는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 닮은듯해요ㅎㅎ

희선 2022-06-12 0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말해서 뭔가를 결정하는 것보다, 잘 안 된다 해도 자신이 결정한 길로 가는 게 더 낫겠지요 제인 오스틴 경험도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어디선가 제인 오스틴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결혼은 못했다고 한 걸 봤는데...


희선

청아 2022-06-12 08:47   좋아요 2 | URL
네 희선님~♡ 이 소설 뒤쪽에 제인 오스틴의 삶과 작품에대해 해설이 있어 보니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던걸로 보여요. 그래서 이 소설이 그녀에게는 아마도 더 큰 의미였겠죠? ㅜㅜ
 
고 변호사의 씨네마 법정 - 현직 변호사의 영화 속 법률 쟁점 해석
고봉주 지음 / 지혜와지식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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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다닐때 민법에 관심이 있어서 친구들과 수강했었다. 전공수업이다 보니 각오를 단단히 하고 맨 앞자리에 셋이 나란히 앉았다. 한자도 많았는데 한자무식인 나는 일일이 음을 따라 적으면서 내 전공수업보다 열심히 임했다. (대체 왜 그랬을까...)타 학과 학생들이 그러고 앉아 열정을 보이니 교수님이 점수도 후하게 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때 공부하면서 민법이 굉장히 상식선에서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법은 상식의 최소한'이라는 말도 있듯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선에서 합법과 불법이 나뉘었다. 물론 졸업을 하고 뉴스를 통해 전해듣는 (민사,형사사건들의)처벌 수위는 상식을 벗어날 때가 적지 않아 실망스러울 때가 많았지만.



흔히 우리가 접하는 영화 속에는 갖가지 현실을 반영하는 문제들이 산적하고 그에 따른 법률 쟁점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영화에서는 그런 문제가 법적 문제로 붉어지기도하고 그냥 지나쳐지기도 하는데 영화 마니아인 고변호사가 자신의 직업을 살려 영화속 법률 쟁점들을 간단한 줄거리와 함께 담았다. 평소 영화를 보면서 '저건 법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을까?'의문을 가질 때가 종종 있었던 나는 읽는 내내 그런 면에서 해소도 되고 법률 상식도 쌓을 수 있어서 재밌고 좋았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이 대부분 보고 싶던 영화들이기도 해서 중간중간 영화를 찾아 보기도 했다. 특히 헐리웃 영화의 경우 미국과 우리의 법적 차이,처벌의 차이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저자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읽으며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 생각도 깊고 인간미도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 그는 '영화를 보는 것은 사회를 공부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고 말한다. 여러모로 공감이 가는 말이다.



기억에 남는 몇가지 법률상식


범죄가 되기 위해서는 편지, 일기장, 메모장, 계산서, 설계도, 안내도, 사진, 이메일, 휴대폰, 녹음테이프 등에 잠금장치나 비밀번호가설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편지나 일기장 같은 경우에는 봉투에넣고 풀로 붙이거나 서랍 속에 보관하면서 서랍을 열쇠로 잠그면 비밀장치를 한 것으로 인정하고 휴대폰 등도 비밀번호 설정을 해두면 비밀장치를 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따라서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연인이나 배우자,부모가 알아내서 풀거나 비밀장치한 전자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해서 그 내용을 알아내면 비밀침해죄가 되는 것이죠.- P58

-영화.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주거침입죄란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하면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여기서 주거에 해당하려면 사람의 기와침식, 즉 먹고 자는 일상생활을 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기와침식에 사용된다면, 천막집, 비닐하우스, 주거로 사용하는 차량 등도주거라고 인정되고, 주거가 꼭 적법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허가 주거, 임대차 계약 해지 후에 계속 거주하는 임차인의 주거에 침입해도 주거침입죄가 될 수 있어요.- P125 -영화.하울의 움직이는 성



자금세탁이라는 용어는 실제 세탁소에서 돈세탁을 하는 것에서 유래했어요. 1920년대 미국의 ‘알폰소 카포네‘라는마피아 조직이 도박이나 불법 주류 판매로 벌어들인 불법수익을 세탁소를 이용해서 세탁한 것이에요. 세탁소가 현금 유동성이 좋다는 것을 이용한 겁니다.- P151

-영화.시크릿 세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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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6-07 2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5. 차인표는 뭔가요? ㅋ 37. 레베카는 왠지 이해가 됩니다~!!
자금세탁이 저런 기원이 있다는건 첨 알았네요. 이 책 재미있어 보입니다~!!

청아 2022-06-07 21:53   좋아요 3 | URL
영화 제목이 차인표예요ㅋ레베카도 그렇고 줄거리 소개하는데도 영화를 찾아보고 싶을만큼 흥미진진해요. 도서관에서 빌려읽었는데 술술 읽힙니다ㅎㅎ

파이버 2022-06-07 21: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본 영화들이 몇개 있어서 더 궁금해지네요. 질문들이 보니 갑자기 궁금해지는 것들이 마구마구 생깁니다~

청아 2022-06-07 21:55   좋아요 4 | URL
저도 본 영화들은 그런대로 안본영화들도 안본대로 다 재밌더라구요. 딱딱할 수 있는 법률상식을 영화로 설명해서 참신했어요^^

건수하 2022-06-07 2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법 관련 과목을 들으셨다니… 저도 그런거 하나쯤 들어놨으면 좋았을거 같아요. <여성을 위한 법> 궁금한데 감히 엄두를 못 내네요 ^^

청아 2022-06-07 22:06   좋아요 4 | URL
그러고보니 책에서 성범죄에 대해서도 다루어서 영화 ‘밤쉘‘도 찾아봤어요. 지금은
거의 기억나지도 않아요ㅎㅎ
<여성을 위한 법>장바구니에 담았어요! 목차를 보니 너무 궁금해요 수하님^^

바람돌이 2022-06-07 2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밌을 듯요. 보관함에 넣어두고 챙겨봐야겠네요. ^^

청아 2022-06-07 22:29   좋아요 2 | URL
얇으니까 가볍게 한번 쓱 읽어보실만 해요^^* 관심없던 영화도 이 책보고 찾아보게 되더라구요ㅎㅎ

coolcat329 2022-06-07 2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비밀침해죄라는 게 있군요.
자금세탁이 실제 세탁소에서 돈세탁해서 생긴 말이라니 ㅋ 재밌네요. ㅎㅎ

청아 2022-06-07 23:02   좋아요 3 | URL
네! ^^그냥 재밌게 읽다보면 어느새 법률상식이 쌓이더라구요. 소소한 정보들이지만요. 분야별로 다루어줘서 지루할틈이 없었어요ㅎㅎ

페넬로페 2022-06-07 23: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이 책 재미있겠어요~~
영화와 법률의 접목이네요
목차중에 몇 개는 봤는데 아직 못 본 영화도 많아요
실제 법정은 드라마와 영화와는 또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청아 2022-06-07 23:25   좋아요 4 | URL
오! 분명 그런것 같아요^^* 영화에서는 극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선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들도 가능한것처럼 묘사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런것들도 짚어주어 더 좋았어요 페넬로페님~♡
이 책 시리즈로 계속 나오면 어떨까 싶어요ㅎㅎ

프레이야 2022-06-08 0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민법도 들으셨군요 오호! 목차에 본 영화가 제법 있네요. 법률 관련해 재미있게 읽히겠어요. 미미 님 땡스투유 찜! 시크릿 세탁소, 끝에 반전이 놀라웠어요. 실제 사건을 다루었다고 하더군요.

청아 2022-06-08 08:14   좋아요 2 | URL
프레이야님 저보다 많이 보셨을것 같아요*^^*
<시크릿 세탁소>도 꼭 봐야겠네요!!ㅎㅎ반전
에 실화소재는 놓칠 수 없죠.

다락방 2022-06-08 07: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특히 7번 영화 때문에 이 책 읽고 싶어졌어요. <러브, 개런티드> 넷플에서 봤던 영화거든요. 영화를 예로 들어 설명해준다니 너무 재미있겠네요. 장바구니에 담아갑니다. 후훗.

청아 2022-06-08 08:19   좋아요 2 | URL
아! 그 부분 보면서 다락방님의 글에서 읽은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각 영화 설명으로 흥미를 돋워주고 법률문제도 다뤄줘서 재밌게 읽었어요*^^*

거리의화가 2022-06-08 0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최신 책이네요~? 저도 법률 상식이 많이 없는 편인데 영화와 법률의 콜라보라니 뭔가 더 신선하고 재미나게 법률 상식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좋네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생각도 못했어요!ㅎㅎ 일단 도서관에 있는지 찾아봤는데 없어서 보관함에 담아놓아야겠어요^^ 흥미로운 책 소개 감사드립니다!

청아 2022-06-08 09:09   좋아요 3 | URL
도서관 신간코너에서 득템했어요. 영화 주제가 다양하다보니 역시 다룰 수 있는 쟁점들이 많기도해 장점인것 같아요!
계속 내주었으면 좋겠네요ㅎㅎ 형사처벌은 의외의 결과들도 있어서 재밌었어요*^^*

책읽는나무 2022-06-08 10: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호~~무척 흥미로운 주제의 책이로군요?
전 영화를 그다지 많이 보지 않는 편인데도 눈에 띄는 제목이 몇 개 보였어요ㅋㅋ
특히 전 <죽여주는 여자> 영화를 다 본 후, 윤여정 배우의 저런 살인이 정말 가능한가??? 한참 헷갈렸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런 소재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건지? 줄곧 아리쏭????
<윤희에게> 영화도 봤던 것 같은데 딸과 고모의 절도죄?? 뭐였지?? 기억도 안나고~ㅋㅋㅋ
<고양이의 보은> 왕자와 결혼??? ㅋㅋㅋ
봤는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 안나서 혼자 웃네요ㅋㅋㅋ
근데 책이 무척 재미나겠어요. 저도 일단 담아가겠습니다. 미미님덕에 대박 난 책이네요^^

청아 2022-06-08 10:55   좋아요 4 | URL
나무님*^^*<죽여주는 여자>보고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이 책에서 읽고 꼭 봐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고양이 보은>은 책 읽다가 궁금해서 가장 먼저 찾아봤고요ㅋㅋㅋ왕자 차에 치일뻔한거 살려주잖아요? 털면서 일어설때 너무 귀엽던데요?상상력ㅋㅋ <윤희에게>는 고모가 조카 편지를 허락도 없이 친구에게 보내는건데 그게 봉인하거나 잠금장치등을 하지않아 절도죄가 성립안된대요.(충격) 불법도박장의 돈은 불법적이지만 훔치면 절도죄가 되기도하고요. 평소 생각했던거랑 조금 달라서 더 재밌고 공부도 되었어요!
많이들 찾아서 2권 3권 계속 이어 출반되었으면 좋겠어요^^

페넬로페 2022-06-08 12:18   좋아요 5 | URL
저도 죽여주는 여자 봤는데 왜그리 그 영화가 슬펐던지요.
왜 사람들이 윤여정에게 그런 짐을 지어주는지도 모르겠고 사람이 착해 또 죽여주는 여자가 넘 안타까웠어요.
윤여정배우가 봉투를 불우이웃돕기 상자에 넣는게 또 왜 그렇게 멋졌던지요.
요즘 말로 진짜 개멋짐^^
미미님, 꼭 이 영화 보셔요~~

청아 2022-06-08 13:14   좋아요 3 | URL
네~♡ 꼭 볼께요!! 윤여정 배우님이 출연하신 이유가 있군요. 무거운 주제인데도 볼만하다고 변호사님도 추천하더라구요. 페넬로페님의 책,영화,드라마 안목을 믿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6-08 13:29   좋아요 2 | URL
<죽여주는 여자> 는 죽여줍니다^^
딴 영화들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죽여주는 여자는 강렬하여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노년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구요. 쓸쓸한 영화였어요.
한편으론 제가 우려했던 대목이 정말 저렇게 죽여 달라고 하여 생을 마감하는 노인들이 늘어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살인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도 되나? 혼자 허구와 현실을 구분 못하고 한동안 막 헷갈렸었어요.
전 한 번씩 드라마나 영화를 넘 인상깊게 보면 살짝 현실 세계랑 혼동하곤 합니다.ㅋㅋㅋ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서요. 그래서 전 재난 영화는 무서워서 못봐요ㅜㅜ 진짜 일어날까봐서요ㅜㅜ
전 윤여정 배우님 좋아해서 인터뷰도 챙겨 보는데 윤여정 배우님도 본인의 출연작 중 인상깊었던 영화 몇 개들 중에 <죽여주는 여자>를 꼽았던 걸로 기억 합니다.
미미님 꼭 한 번 보세요^^

청아 2022-06-08 13:37   좋아요 2 | URL
나무님 저도 그래요!!
어떤 영화들은 특별히 더 그런것 같아요.
재난영화는 되도록 안보려고해요. 현실에도 관심가져야할 재난이 너무나 많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 영화는 고령화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있는 느낌이네요. 윤여정 배우님 사고방식도 촌철산인 멘트도 늘 멋지더군요. 네!! 이 영화 꼭 보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6-08 13:53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말씀에 1000% 공감합니다 ♡♡♡♡♡
정말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예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2-06-08 18:41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전 그 영화 보고, 훗날 나도 늙어서 병 들면 죽여 달라고 부탁할까? 뭐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ㅋㅋㅋ

앗~미미님. 영화 보시기도 전에 제가 너무 스포했죠??
여적 들은 것, 읽은 것, 안 봤다~ 안 봤다~ 하시면서 영화 보셔요^^

mini74 2022-06-08 11: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전 예전엔 이모는 절도죄로 신고가능 삼촌은 불가했던게 인척외척 범위가 동일해지면서 바뀌었다고 들었어요. 아니!! 이모가 더 좋은데 ㅎㅎ 넘 재미있어요 미미님 *^^*

청아 2022-06-08 13:11   좋아요 4 | URL
저 이 책 읽으면서 미니님 좋아하실거 같다는 생각했었어요~^^♡
가독성이 좋아서 후루룩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이예요! 출판사에서 계속 고변호사님과 책 내주었음해요ㅎㅎ

mini74 2022-06-08 13:31   좋아요 3 | URL
아참. 이모 삼촌 아니라 처제랑 시동생 ! 예전 어느 책에서 본거라 가물가물하네요 ㅎㅎ

청아 2022-06-08 13:40   좋아요 3 | URL
미니님 저는 읽는 도중에도 앞부분 잊어버려요ㅎㅎㅎ저도 이모가 더 좋아요!!😆

가필드 2022-06-09 12: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영화를 두고 법관련 설명해주시니
더 이해가 잘 될듯 한데요 ^^ 장바구니로 쓰윽 ☺️

청아 2022-06-09 13:52   좋아요 3 | URL
그쵸?!! 고변호사님이 계속 책을 내주었으면 해요.ㅎㅎ 영화 이야기와 함께라서 더 재밌게 공부한 느낌이예요 가필드님도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2022-06-09 2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변호사가 쓴 영화속의 쟁점이라니. 목차를 보니까 다양한 사례가 등장하는 모양이네요.
교과서와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고요, 법조문을 찾아가면서 읽어도 좋겠네요.
잘읽었습니다.
미미님, 좋은 하루 되세요.^^

청아 2022-06-09 23:39   좋아요 3 | URL
생각보다 다양한 법률쟁점이 영화속에 등장한다는걸 알게되었어요^^* 이렇게 공부시킨다면 우리나라에 법조인이 더많이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ㅎㅎ
서니데이님 좋은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2-06-10 0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민사재판은 지리지리하다는 생각밖에...^^

청아 2022-06-10 10:39   좋아요 2 | URL
지루하다는 말씀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