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넋이 평정을 유지하도록 안간힘을 다 쏟게 하고, 그래서 마음속에 품은 것을 고스란히 드러나게 하는 데 필요한 자극은 놀라울 정도로적다. (…) 순간과 움직임을 한데 모아 조화시키는 데 필요한 재료는 잉크 몇 방울과 종이 한 장이면 족하다.

- 폴 발레리 Paul Valery,
 《드가 춤 데생 Degas Danse Desin) - P5

영원 속에서는 보이는 것이 전부다.

ㅡ월리엄 블레이크 william Blake - P5

로르샤흐 검사에 쓰이는 잉크 얼룩은 10가지, 오직 10가지뿐이다.
원본은 헤르만 로르샤흐Hermann Rorschach가 만들었고, 복제본은 빳빳한 종이 카드에 인쇄해 사용한다. 이 얼룩이 무엇인지를 떠나,20세기에 인류가 가장 많이 해석하고 분석한 그림 10개를 꼽으라면 바로 이 잉크 얼룩 10개일 것이다. 실제 검사 카드를 본 사람이 수백만 명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대개 광고, 패션, 예술에서 잉크 얼룩과 비슷한 무늬를 본 적이 있다. 로르샤흐 얼룩은 어디에나 있다. 동시에 철저한 비밀에 싸여 있다.
- P7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는 대부분의 로르샤흐 얼룩은 심리학계의 뜻을 존중해 모양을 흉내만 냈거나 바꾼 것이다.  - P7

잉크 얼룩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혼자서도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얼룩이 어떤 영향을미치는지는 혼자 힘으로 깨달을 수 없다.
- P9

성격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도 지능검사와 미네소타 다면 성격 검사에서는 문제를 감출 수 있을 때가 많고 주제 통각 검사에서도 꽤 억누를 수 있지만, 잉크 얼룩을 맞닥뜨리면 가면이 벗겨진다. 어쩌면 로르샤흐 검사는 어떤사람이 건강한 척하거나 아픈 척할 때, 아니면 일부로든 무심결에든 성격의 어떤 측면을 억누르고 있을 때 경보를 울릴 수 있는 유일한 평가일지도 모른다.
- P18

노리스를 검사한 지 11년 후, 그녀는 어느 심리 치료사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치료사는 빅터 노리스라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며 힐에게 몇 가지를 물어보고 싶어했다. 노리스의 이름을 듣자마자 힐은 대번에 그를 기억해냈다. 힐은 노리스의 검사 결과를 세세히 말할 권한이 없었지만, 주요 검사 결과를 설명해주었다. 놀란 치료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걸 로르샤흐 검사 한 번으로 알아내셨다고요? 저는 2년이나 상담하고 나서야 그런 결론에 이르렀거든요! 로르샤흐 검사가 진실을 알려주는 찻잎 점이었군요."
- P19

수십 년 동안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늘날 로르샤흐 검사는 미국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되고, 의료보험 회사에서 검사 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는 검사가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직무 평가, 양육권 분쟁, 정신과 진료에 이용된다.  - P19

청진기가 일반 내과를 상징하듯이 로르샤흐 검사는 심리학계를 상징했다 - P24

로르샤흐의 주변에서는 근대사가 폭발했다. 유럽에서는1차 대전이, 러시아에서는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다. 그리고 근대 심리학이 등장했다. 로르샤흐가 활동하던 시기에 스위스에서만 해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이 현대 물리학의 토대를 다졌고, 블라디미르 레닌Vladimir Lenin 이 취리히 시계 공장의 노조운동가들과 일하며 현대 공산주의의 기틀을 세웠다. 레닌의 취리히 이웃인 다다이스트들은 현대 예술의 씨앗을 틔웠다. 르코르뷔지에 Le Corbusier가 라쇼드퐁에서 현대건축의 기초를 닦았고, 루돌프폰 라반Rudolf von Laban 이 취리히에서 현대무용의 틀을 갖췄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be는 스위스에 머무르면서 〈두이노 비가 Duineser Elegie)를 완성했고, 루돌프 슈타이너 Rudor Stince는 바젤 근처에서 발도르프 교육을 창안했다. 예술가 요하네스 이텐ohannes litern은 따뜻한 봄색, 차가운 겨울색처럼 계절 이름을 붙여 사람마다 - P27

어울리는 색을 분류했다. 정신의학계에서는 카를 융Carl Jung과 동료들이 현대 심리검사를 만들었다. 융과 지크문트 프로이트 SigmundFreud는 신경증에 걸린 부유한 환자들과 환자들로 미어터지는 스위스 정신병원이라는 현실 세계 양쪽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경쟁적으로 무의식을 탐구했다.
이런 혁명들이 헤르만 로르샤흐의 삶과 경력을 관통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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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속담에 "병은 말을 타고 들어와서 거북이를 타고 나간다"는 말이 있다. 병은 걸리기는 쉬워도 고치기는 어려워 그만큼 많은 비용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예방이 훨씬 더 중요한 말일 것이다.
- P29

사람은뇌부터 늙어간다.
노화가 되면 뇌의 무게부터 줄어든다.
- P31

기초 대사율은 100%에서 84% 정도로 감소한다. 기초 대사율의 감소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기초 대사율이란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심장이 뛰는 것,호흡하는 것, 간에서 독소를 해독하는 것, 수명이 다한 세포를 - P33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것, 몸에 들어온 병균과 싸우는 면역 활동,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장의 활동, 소화를 돕는소화 효소 분비, 새로운 호르몬 생산, 소변 생성 등에 이용되는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 P34

나이가 들어 기초 대사율이 감소한다는 것은 100을 먹어도84밖에 사용이 안 되기에 나머지는 체내에 축적이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 뱃살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기초 대사율은 기초 체온과도 연관이 있다.
- P34

나이가 든다는 것은 체온의 저하이다 - P45

고령자의 37.5도는 미열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38도에 해당하는 고열이라는 것이다. 고령자의 체온을 측정한 뒤 37.5도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서 키튼/존 홀 지음<<의학생리학>>2012) - P45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의 80%가 물과 관련된 것이라고 보고한다. 아마도 우리 신체의 생애 주기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몸무게의 최대 80%까지 이르렀다가 점차 감소해 50~55%까지 감소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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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살점 하나 드시겠습니까, 부인?" 하고 그가 물었다. 부인 손톱만큼만, 아주 작은 조각을 잘라드리지요." 이 말을 듣자 감미로운 전율이 그녀의 몸을 뚫고 지나갔다. 새들이 노래를 불렀고, 시냇물은 세차게 흘렀다.  - P138

"머리 손질만 해도" 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아침 한 시간은 족히 잡아먹지. 거울 들여다보는데 또 한 시간, 코르셋의 안을 받치고, 레이스를 달아야 하고, 얼굴을 씻고, 분을 바르고, 실크 옷을 레이스로 갈아입고, 레이스를 꽃무늬 견직물 옷으로 갈아입고, 해마다 순결을 지켜야 하고…" 여기서 짜증이 난 그녀는 다리를 툭 차올리면서 종아리를한두 인치 보였다.  - P139

이제 그녀는 시의 영광만을 생각했고, 말로, 셰익스피어,벤 존슨, 밀턴의 위대한 시 구절들이 마치 올랜도의 정신세계라는 성당 탑 안에서 금으로 만든 종의 추가 금제 종을 때리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 P146

그가 말을 할 때 커다란 눈망울들이 툭 튀어나온 그의 두 눈에 고여서, 길고 야윈 양볼의 거친 골을 따라 흘러내렸다 - P160

그리하여 올랜도는 지체 없이 런던 사교계의 바다로 물과 거품을 튀기며 화려하게 출항했던 것이다. - P170

제독, 군인, 정치가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위대한 작가는 생각만 해도 흥분이 되어, 그가 보이지 않는 존재라고 믿을 만큼 믿음의 절정에 이르러 있었다. 그녀의 본능은 건전했다. 어쩌면 인간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만을 전적으로 믿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P175

만약 무장하지 않은 채로 사자 굴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무모한짓이라면, 노 젓는 배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것이 무모한 짓이라면, 성바오로 성당 꼭대기에서 한 발로 서는 것이 무모한 짓이라면, 시인과 단 둘이 자기 집으로 가는 것은 더욱 무모한 짓이다. 시인은 대서양과 사자를 합쳐놓은 것이다. 대서양이 우리를 삼켜버린다면 사자는 우리를 물어뜯는다. 사자의 이빨에서 빠져나온다고 해도 바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환상을 깨뜨리는 사람은 야수이고 홍수이다. 환상은 영혼에 대해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와 같다. 그 부드러운 공기를 걷어내면 식물은 죽고 빛은 사라진다. 우리가 걷고 있는 지구는 타버린 재가 된다. 우리가 걷는것은 이회토泥灰土 진흙이고, 뜨거운 자갈에 발바닥이 탄다. 진실은 우리를 파멸시킨다. 인생은 꿈이다. 깨어난다는 것은 죽음을
뜻한다. 우리에게서 꿈을 빼앗아가는 사람은 우리의 목숨을 빼앗아가는 사람이다 ㅡ (마음만 먹으면 이런 식으로 여섯 쪽은 계속할 수 있겠지만, 글이 지루하니 여기서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 - P180

우리는 마치 포프 씨의 혀가 도마뱀의 혀처럼 날름거리는모습을, 그의 눈이 반짝이는 모습을, 그의 손이 떨리는 모습을, 그가 사랑하고 거짓말을 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직접 본 듯이 알수 있다. 간단히 말해, 한 작가의 영혼의 모든 비밀이, 그의 인생의 모든 경험이, 그의 지성의 모든 자질이 그의 작품에 대서특필돼 있는데도, 비평가나 전기작가들이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어야한다.
전기문학이 터무니없이 번창하는 것은 오로지 사람들이 시
간이 너무 많다는 사실로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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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은 우리를 방해하고 구속하는데 비해, 무명은 우리를 안개처럼 둘러싸며, 무명은어둡고, 넉넉하며, 자유롭다는 것이다. 무명은 우리로 하여금 갈길을 거침없이 가게 해준다. 무명인의 머리 위에는 어둠의 자비가 풍족하게 내린다. 그가 어디로 가고 오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는 진리를 탐구하고,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있다. 그만이 자유롭고,
그만이 진실되며, 그만이 평화롭다. 그리하여 그는 참나무 아래서 조용한 기분에 잦아들 수 있었으며, 땅 위로 노출된 참나무의 단단한 뿌리가 그에게는 오히려 편안해 보였다.
- P94

늘 가고 싶었던 곳에서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은 내성적인 사람에게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준다. - P125

인간의 가슴속에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와 같은 생각을 갖게 하고 싶은 것만큼 큰 욕망은 없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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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엘리자베스 왕조였고, 당시의 도덕은 우리와 달랐다. 그들의 시인도, 풍토도, 심지어는 야채도 지금과는 달랐다.  - P27

그는 정원의 꽃만을 사랑하지는 않았다. 야생화, 심지어는 잡초도 항상 그에게는 매력이 있었다.
- P28

말로 듣는 이야기는 글로 쓴 것만금 세련되거나 각색된 것이 아니었다. - P29

도덕적인 이야기는 덮어두자 - P30

그 낯선 여인의 이름은 마루샤 스타니로브스카 다그마르 나타샤 일리아나 로마노비치 공주였고, - P37

사랑이란 그에게 있어 톱밥과 재에 불과했다. 그가 맛본 사랑의 맛은 극도로 진부했다. 하품도 하지 않고 어떻게 그것을 견뎌냈는지가 놀라웠다. 그녀를 바라보았을 때, 그의 진한 피는 녹았고, 혈관 속에서 얼음이 포도주로 변했기 때문이다.  - P38

그는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었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들었다. 황량한 겨울 풍경 위로 봄이 넘쳐났다. 올랜도는 남자를 느꼈다. 손에 칼을 잡고, 폴란드 인이나 무어인보다 더 대담한 적을 향해 돌진했다. 그는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어, 바위틈들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위험한 꽃을 보았다. - P38

"생애 최고의 날이 왔노라!" - P53

만약에 그것이 잠이라면 어떤 성격의 잠인가, 라고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잠은 치료를 위한 하나의 방편일까 더없이 화가 나게 하는 기억들, 인생을 망쳐버릴 것 같은 일들을 검은 날개로 문지르고, 가장 추하고 천한 것들마저 까칠한 부분을 문지르고 금박을 입혀, 광택과 광채가 나게 하는 최면상태인가? - P62

병은 고독한 올랜도를 맹렬하게 파고들었다. 밤이 깊어질 때까지 6시간씩이나 책 읽는 일이 있었고, 가축의 도살이나 귀리 추수에 관한 지시를 받으려고 사람들이 찾아오면, 그의 2절판 책을밀어놓고, 그들이 한 말을 알아듣지 못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 P68

일단 독서병에 걸리면, 몸의 기관이 약해져서 쉽사리 다른 재앙에 빠지게 되는데, 그것은 잉크 병 안에 숨어 있고, 깃털 펜 속에서 곪고 있는 것이다. 불쌍한 병자는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것은 가진 것이라고는 비가 새는 지붕 아래 놓인 의자 하나와 테이블뿐이어서, 잃을 것이 별로 없는 가난뱅이에게도 문제려니와,
집이 있고, 가축이 있고, 하녀들이 있고, 나귀들과 리넨이 있으면서 글을 쓰는 부자의 경우에는 그 입장은 참으로 딱하다. 이런 물건들을 즐길 수 없다. 
- P69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해괴한 농간을 부리는데, 이를테면어울리지 않게 우리를 진흙과 다이아몬드로 만드는가 하면, 무지개와 화강암으로 만들고, 그것들을 더없이 어울리지 않는 하나의 상자에 채워 넣는다. 그리하여 시인이 푸줏간 주인의 얼굴을 하고 있는가 하면, 푸줏간 주인이 시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 자연은혼란과 신비를 좋아해서, 지금도(1927년 11월 1일) 우리는 왜 이층으로 올라가는지, 왜 또다시 내려오는지 모르는 것이다. 우리의 가장 일상적인 동작들은 미지의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의 항해와도 같다.
- P71

사랑과 야망, 여인과 시인은 꼭 같이 허망된 것이었다. - P87

왜 할 말을 간단하게 말하고 그치지 않는가?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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