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내가 만든 일터로 출근합니다 - 새로운 비즈니스로 세상을 바꾸는 여성 이노베이터 8인의 창직 스토리
홍진아 지음 / 북하우스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창업을 권하는 책이 아니다. 여성 8인의 창직에 대한 스토리다.자신만의 서사를 가지고 기존에 없던 판을 만들어 나가면서 지도 어딘가에 지금까지 없었던 길을 낸다면, 그것이 조직 안이든, 밖이든, 새로운 형태의 무엇이든, 내가 속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인터뷰 형식으로 읽기에 편하게 되어 있다.

    

 

차 례

이은의 변호사 여성을 위한 법과 제도를 위해 오늘도 나는 싸운다.

최하란 스쿨오브무먼트 공동대표 불의에 맞서는 여성들의 시대, 작은 힘을 보태는 움직임

안지혜 이지앤모어 대표 여성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권리가 필요한 이유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 돌봄이 필요한 찰나의 순간에 함께 하는 플랫폼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 "그림자노동'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가사 노동의 가치를 재정립하다

이민경 봄알람 공동 대표 페미니즘의 봄을 알리며 행동하고 기록하는 여성들의 공동체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 새로운 상식을 묻는 밀레니얼들의 미디어 커뮤니티

이수인 에누마 대표 세계 초고의 팀과 함께 모두를 위한 교육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다

 

 

일하는 여성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주위의 편견, 자기 안의 두려움을 뚫고 자신의 일터를 스스로

만들어 낸 기차게 멋진 여성들의 일하는 마음에 대하여

 

    

 

1.상사의 성희롱 문제를 제기한 후 사내에서 불이익을 겪고 회사를 상대로 송사를 벌여 4년간의 싸움 끝에 승소해 '삼성을 상대로 싸워 이긴 최초의 여성이 됀 이은의 변호사는 서른여덟 살에 로스쿨에 진학하여 41살에 변호사가 되었다. 주로 성폭력 관련 사건을 다룬다고 한다.

 

2.스물여섯 살이 되던 해, 몸에 이상 증세가 찾아왔다.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요가를 배웠고 그것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한다. 최하란 대표가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한 일은 학원에서 중학생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국어와 논술을 가르쳤는데, 요가를 하면서 스쿨오브무브먼트라는 회사를 남편과 같이 하고 있다. 여성들에게 셀프 디펜스나 호신술을 가르치는데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사회를 바꾸는 것이다.

 

3.아시아 이주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며 여성 문제에 대해 눈뜨게 됐다는 안지혜 대표는 "생리대 가격이 비싸다" 는 말에 문제를 비지니스적으로 해결하고 싶어 '이지앤 모어'를 설립했다. 국내 최초로 '페미사이클'이라는 월경컵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획득하여 수입했다. 직접 개발한 월경컵인 '블랭크컵'은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 모든 여성들이 건강하게 여성으로서의 생애주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4.김희정 대표 대학과 대학원에서 6년간 경영학을 공부하고, 국내 화장품 회사, 의류 회사를 거치며 브랜드 마케터로 커리어를 쌓아갔다. 첫 아이를 낳은 후, 일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했다. 20169월 아이 돌봄 서비스 '째깍악어'를 창업했다. 대한민국 부모들의 외로운 돌봄 노동을 곁에서 든든하게 돕는 기업을 꿈꾼다. 째깍악어는 피터팬에 나오는 캐릭터인데 후크 선장이 가장 무서워하는 대상이다. 사업하면서 딸에게 물어보고 정한 이름이라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내가 없어도 누군가가 안전하게 우리 애를 맡아줬으면 좋겠어'라고 바라는 부모님들 모두가 째깍악어를 알고 계시면 좋겠다. 취약계층이신 분들도 경제적 부담 없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했으면 좋겠다.비혼모이거나 장애아를 키우거나, 부모가 장애를 가졌거나, 조손 가정이거나 하는 등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곳이 너무 많다. 그런 마음에서 현재 취약계층 할인을 하고 있지만, 지금 시행 중인 취약계층 할인은 그냥 우리 운영비에서 30퍼센트를 제하는 방식이다.(p141)

 

5.연현주 대표 세 아들을 키우며 일과 가정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12년 차 워킹맘, 다음커퓨니케이션, 엔씨소프트에서 전략, 기획 업무를 담당했고 카카오에 입사해 이모티콘 스토어를 만들어 유료 이모티콘 서비스의 바탕을 다졌다. 2017, 마음이 맞는 직원들과 함께 카카오를 퇴사하고 '생활연구소'를 창업하고 '청소연구소'서비스를 시작했다.

 

생활연구소가 청소라는 집안일의 한 영역에서 사회의 변화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포착했듯,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들 역시 드러나지 않았던 노동에 전문성과 가치를 매기는 일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들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조금 더 편한 일상을 선물받게 될 것이다. (p185)

    

 

6.이민경 대표 2016년 벌어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남모를 공포와 일상적 차별에 시달리던 여성들이 연대하여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여성의 입을 막는 혐오와 무지의 막말들로부터 여성의 마음을 지켜주고 입을 트이게 해줄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봄알람' 의 시작이다. 출판이라는 형식을 통해 지금 이 시대 여성들이 겪는 문제를 드러내고 그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며' 우리의 승리'를 만든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7.조소담 대표 2016'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새로운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미디어 '닷페이스'를 창업했다. 닷페이스는 기성 언론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주제, 이를테면 성 소수자 문제, 청소년 성매매 문제 등 우리 사회의 금기 아닌 금기를 정면으로 건드리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사회에 던진다.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밀레니얼 세대의 이야기를 해온 조소담 대표는 저출산고령사회원회의 민간위원으로도 활동중이다. 국가가 저출산 현상과 고령사회로의 전환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위원회에서 조소담대표는 최연소 위원이자 유일한 20대이다. 그는 그 자리에서 우리 세대, 그 중에서도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자기만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며 저출산, 고령사회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이끌어가고 있다.(p 247)

 

8.이수인 대표 엔씨소프트에서 게임 디자이너로 일했다. 게임업계에서 즐거운 성취를 만끽하며 일하던 중 첫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진단을 받았다. 자신의 아이처럼 기존의 교육 방식으로는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2012년 실리콘밸리에서 남편과 함께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를 창업했다. 계급, 지역, 장애 등으로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더 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벽한 날들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마음산책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완벽한 날들/메리 올리버

 

   

시와 산문을 겸한 에세이 책이다. 메리 올리버도 소로우처럼 자연을 좋아하는 거 같다. 책을 통해 시인 워즈워스를 알게 해주었다. 워즈워스는 영국 낭만파 시인이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읽으면 마음이 풍요로워지며 힐링이 될 거 같다. 

 

 

 

저자 메리 올리버Mary Oliver

 

시인. 1935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났다. 14살 때 시를 쓰기 시작하여 1963년에 첫 시집 항해는 없다 외(No Voyage and Other Poems)를 발표했다. 1984미국의 원시(American Primitive)로 퓰리처상을, 1992새 시선집(New and Selected Poems)으로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서문

 

시인들도 읽고 공부해야 하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몸을 기울여 속삭이고, 소리치고, 춤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니면, 옛날 책들을 그대로 베끼는 게 낫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우리의 오래된 세상에는 늘 독보적인 표현을 할 수 있다고 느끼는 새로운 자아가 헤엄쳐 다니니까. 중요한 건 그것이다. 촉촉하고 풍성한 세상이 우리 모두에게 새롭고 진지한 반응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세상은 아침마다 우리에게 거창한 질문을 던진다. “너는 여기 이렇게 살아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이 책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완벽한 날들은 프로빈스타운 주변의 자연과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동반자였던 몰리 멀론 쿡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과 자신을 이루는 모든 것, 평소 하던 생각과 그 안에서 깨달은 것들이 담긴 음악과도 같은 산문을 통해 우리는 시인의 삶을, 의식을 어렴풋이 느낀다. 그 가운데 시 몇 편이 담겨 있는데 올리버는 이를 작은 할렐루야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그 시들은 그저 책갈피에 앉아 숨만 쉰다라고 말한다.

    

 

 

균형 잡힌 삶을 사는데는 습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앙심 깊은 사람들은 문자 그대로 습관을 옷처럼 입고 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요한 일보다는 사소한 일에 습관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다. 더 심각하고 흥미로운 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더 복잡한 일은 하루 더 기다리는 경우가 많지만 단순한 문제들은 바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습관을 통해, 그 현명한 도움을 통해 스스로를 아주 훌륭하게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습관은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기보다는 우리를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 상상할 수 있니?

 

예를 들어, 나무들이 무얼 하는지

번개 폭풍이 휘몰아칠 때나

여름밤 물기를 머금은 어둠 속에서나

 

겨울의 흰 그물아래서만이 아니라

지금, 그리고 지금, 그리고 지금 - 언제든

우리가 보고 있지 않을 때,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나무들은 그저 거기 서서

우리가 보고 있을 때 보이는 모습으로 있다는 걸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나무들은, 조금만 여행하기를 소망하며,

뿌리부터 온 몸으로,

춤추지 않는다는 걸,

갑갑해하며 더 나은 경치, 더 많은 햇살,

아니면 더 많은 그늘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나무들은 그저

 

거기 서서 매 순간을, 새들이나 비어 있음을,

천천히 소리 없이 늘어가는 검은 나이테를,

마음에 바람이 불지 않는 한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음을

사랑한다는 걸,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인내, 그리고 행복, 그런걸.

 

 

지금 나는 시인 워즈워스를, 어느 날 밤 그가 겪은 이상한 일을 생각한다. 그가 여름과 밤을 사랑하는 어린 소년이었을 때의 일이다. 그는 호수에 가서 작은 배를 '빌려' 노를 저어 물 위를 나갔다. 처음엔 달빛과 고요한 물을 가르는 노 소리가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졌다. 그러다 갑자기 가까이 있는 친근한 산봉우리가 그의 마음과 눈에 섬뜩한 유연성을 보였다. 우뚝 솟은 험하고 육중한 바위 봉우리가 그를 인식하고 물을 향해 기울어져 그를 뒤쫓는 듯했다. 그는 겁에 질려 정신없이 노를 저어 도망쳤다. 그러나 그 체험을 통해 하나의 조화이자 생각의 친절한 매개인 미에 대한 단순한 심취에서 자연의 더 심오하고 불가해한 위대성에 대한 깨달음을 나아갈 수 있었다.

 

   

너새니얼 호손 '주홍글씨' 소설이 1850년대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주홍글씨는 간음한 헤스터에게 가슴에 붉은 낙인 A를 새겼다.

 

 

호손보다 더 섬세한 표현력을 지닌 작가는 없다. 그의 기교에는 지성의 가벼운 요소에 속하는 사려 깊음이라는 매력이 들어 있다. 또한 그는 도덕적 목적의 엄숙함도 지니고 있다. 우리는 그의 확고함에서 [미를 추구하는 예술가]의 오언 워랜드를 발견한다. 미의 수수께끼를 푸는 게 아니라 미의 정신적 요건에 헌신하는 처절한 노력을 기울일 때만 살아 있음을 느끼는 예술가.

 

- 아침 산책

 

감사를 뜻하는 말들은 많다.

그저 속삭일 수밖에 없는 말들

아니면 노래할 수밖에 없는 말들

딱새는 울음으로 감사를 전한다.

뱀은 뱅글뱅글 돌고

비버는 연못 위에서

꼬리를 친다.

 

솔 숲의 사슴은 발을 구른다.

황금방울새는 눈부시게 빛나며 날아오른다

사람은, 가끔, 말러의 곡을 흥얼거린다.

아니면 떡갈나무 고목을 끌어안는다.

아니면 예쁜 연필과 노트를 꺼내

감동의 말들, 키스의 말들을 적는다.

 

 

나는 먼 내륙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건 상관없다. 나는 1960년대에 처음 프로빈스타운을 보고 이곳의 주민이 되기로 결심하며 여기 아무리 오래 살아도 날마다 푸른 망망대해를 바라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도시에 온 지 벌써 43년이 되었다. 올해는 모든 도시들에게 힘겹고 고통스러운 해였다. 그래도 여전히 사과는 아삭아삭하고 단단하다. 내가 매일 아침 걷는 솔숲에는 버섯이 풍년이고 그 버섯들은 반짝이는 바늘 같은 소나무들 사이에 독창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나는 버섯을 따서 저장한다. 겨우내 우리의 식량이 될 것이다. 야생 크랜베리도 구불구불한 늪들에 지천으로 열려 반짝거린다. 케이프코드 위쪽은 들판들이 길고 넓고 새빨갛다.

 

산문시 - 어느 겨울날

 

오늘 부빙들이 왔어. 밀물과 함께 위풍당당하게 다가왔지. 서두름 없이, 그러나 예정된 것처럼. 물이 빠지자 부빙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구름처럼 해변에 남았어. 사내아이들이 부빙에 기어 올라갔어. 부빙이 흰 배라도 되어 바다로 실어다 줄 수 있기라도 하듯. 갈매기들과 솜털오리들도 부빙이 즐거움을 주기 위해 왔다고 느끼는지 그 빛나는 봉우리에서 쉬었지. 아직 물속에 있는 부빙들은 섬에 불과하지만 해변에 남겨진 것들은 거대한 몸집을 다 드러내어 조각품처럼 근사했어.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행운의조각품. 갈라진 틈들이 푸르게 빛났어. 그것들은 영혼들이었을 거야.

 

 

 

 

옮긴이의 말 - 민승남

 

메리 올리버는 소설가 김연수의 단편소설[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 시[기러기]가 실려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지만 작품집이 정식으로 번역, 소개되긴 이 책이 처음이다. 우리는 힐링이 온 국민의 화두가 될 만큼 아픈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작품집에 실린 올리버의 시와 산문이 우리 독자들의 마음을 치유의 손길로 어루만져주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경우는 다르지만 나도 아파 본 사람으로 소설을 읽어나갔다. 책 페이지를 넘기기가 힘이 들었다. 저자는 아내 카린의 상태 하나 하나 안 놓치고 자세하게 메모를 하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어떻게 살아갈까. 아내를 잃고 어린 딸을 키워야 하는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만나보기로 하자.

 

    

 

저자: 톰 말름퀴스트Tom Malmquist

스웨덴의 시인,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 대중음악가. 시집으로 갑작스러운 죽음아버지의 젖이 있다. 자전적 이야기를 소설화한 첫 소설 데뷔작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은 아내 카린을 급성 백혈병으로, 뒤이어 아버지를 암으로 잃고 아이를 돌보며 보낸 고통의 시간을 기록한 작품으로 전 세계 20개국에 판권 계약이 이루어졌으며, 스웨덴에서 4개의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북유럽의 맨부커상으로 불리는 노르딕 카운슬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유럽 소설의 새로운 목소리로 평가받았으며, 2017[파이낸셜타임스], 2018[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올랐다.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임신 33주 호흡곤란이 왔다. 고열과 기침을 하여 독감인가 하고 병원에 도착 했던 아내 카린은 급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긴박한 순간에 제왕절개로 조산한 카린의 상태는 점점 악화된다. 톰은 카린이 있는 특수 병실과 딸이 있는 인큐베이터를 오가며 둘을 정성껏 돌보지만 결국 카린은 세상을 떠나고 만다.

 

간호사는 뉘그렌이 기계들을 향해 조금 딱딱한 태도로 다가가며 불러주는 말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있는 것 같다. 환자는 0552분부터 심장무수축 상태이며, 칼륨이 증가하고 있고, 젖산 수치는 28 유지, 에크모 회전수는 분당 55백에서 변화 없음. 기계를 통과하는 혈액량은 5.1리터. 생명의 지속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제 호흡기와 에크모의 전원을 차단한다. 기계들의 소리가 모두 멎자 방이 조용해진다. 뉘그렌이 자신의 손목시계를 확인하고 말을 덧붙인다. 환자의 사망시각은 0631. (P108)

 

리비아 출산일은 5월이어서 그전에 결혼식을 올리려고 하였다. 그러기 전에 혼인신고라도 해놓지 너무 무모했다는 생각이 든다. 스웨덴의 사회복지 정책이 어떤지 모르겠다. 아기 엄마인 카린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혼인신고서가 10년의 동거 기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친자 확인보다 보호자 자격을 얻는 편이 더 빠르다는 것이다.

 

카린은 비단 천으로 안경을 닦아서 쓰고 자신의 손톱을 멍하니 들여다보기 시직한다. 옛날에 뇌출혈을 일으킨 적이 있어. 스물한 살 때. 지금도 완전히 건강하다는 판정은 받지 못했어. 카린이 말한다.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카린은 나의 대답이나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을 잇는다. 병원에서 천사를 봤어. 카린은 협탁에서 화장지를 가져와 혀로 적신 뒤 바지의 얼룩을 문지르기 시작한다. (P201)

 

리비아가 햇빛과 함께 깨어나 일어나 앉는다. 내 이름은 이제 아빠다. 아이가 또 나를 부르고 있으니 내게는 생각에 잠길 시간도 뭔가를 느낄 시간도 없다. 너처럼 리비아도 삶의 작은 것들을 눈에 담는다. 이를테면 쏟아진 기름의 다양한 색깔, 빗자루 손잡이 끝에 붙어 있는 벌레, 내 팔꿈치의 긁힌 상처,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의 크리스털 공들 사이에 걸쳐 잇는 거미줄 같은 것들. 심지어 녹슨 병뚜껑조차 리비아에게는 마법이 된다. 아이는 네 사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그 사진들을 침대의 내 옆자리에 두고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건네기 때문이다. 아이가 사진을 만질 때면 이렇게 말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이제 터득했다. 리비아, 아빠가 슬픈 건 네가 뭘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야. (P373)

 

유럽의 새로운 목소리가 탄생했다

전 세계 독자들을 울린 한 남자의 자전소설

 

아내가 죽고 1년 정도 흐른 어느 날, 톰은 한시도 손에서 떼어놓지 못했던 딸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자신도 다시 일을 하며 일상을 찾아가기로 한다. 아빠가 오히려 더 불안해하던 잠시의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어린 딸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개 꺾인 너여도 괜찮아
안 이카르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날개 꺽인 너여도 괜찮아

 

이 소설은 화자 안이 지적 장애인 5살 터울인 오빠 필리프에게 이야기 하는 형식으로 써 내려간 자전적 소설이다. 안은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같은 처지의 장애인 여동생 이야기를 보며 밀려든 후회와 자책, 현재의 자부심, 구원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오빠를 곁에서 돕는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안 이카르Anne Icart

1968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현재 기업 법률 전문가로 일하며 창작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첫번째 작품인 날개 꺾인 너여도 괜찮아2010모나코 피에르 대공 재단 문학상을 수상했고,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두번째 소설 내가 그녀들에 대해 네게 말해줄 수 있는 것으로 2013메오카뮈제 소설상을 수상했다. 2015년 세번째 소설 내 기억이 맞다면을 발표해 비평가와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다른 아이들보다도, 나보다도, 훨씬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그러니 내가 오빠인 너한테 잘해줘야 한다고, 늘 너를 보살펴야 한다고. 그때 내 귀에 들어와 박힌 말은 네가 영영 낫지 않으리라는 거였어. 그러니까 너는 영웅, 나의 영웅이 아니라는 거였지. 내가 어둠이나 문어같이 생긴 외계인을 무서워할 때 나를 안심시켜줄 든든하고 다정한 오빠가 아니라는 얘기였어.

    

네 날개가 꺾인 그때부터. 아울러 나의꿈도 꺾였지. ! 하고 폭발하며 허망하게 스러지는 지옥 같은 지구의 환영이 눈앞에 어른거렸어. 세상 모든 것이 불길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대혼란. 아무도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어. 난 절망감을 혼자서만 간직했어. 마음속 깊이 꼭꼭 숨겨놓았지. 난 아주아주 상냥하게 굴려고 애썼어. 오빠 너를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어. 외려 그 반대였지.

  

사실 오빠 너의 꺾인 날개를 혼자서 짊어지는게 여간 버겁지 않았거든. 거추장스럽고 성가시고, 때로는 지긋지긋했어. 젠장, 하필 왜 나냐고? 난 널 평생 달고 다니지 않을 거야. 나도 좀 있으면 열다섯 살이고 앞으로 할 일도 무진장 많거든. 연애도 하고 싶고, 파트리크 푸아브르 다르보르처럼 여덟시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도 되고 싶단 말이야. 정말 간절하다고, 아니면 TV 드라마 <착한 경찰>의 주인공인 아니 지라르도처럼 여자 수사반장이 되든가.

    

너는 천신만고 끝에 태어났다고 엄마가 말씀하셨어. 정상적으로 분만할 수가 없었대. 산통이 48시간 동안 계속되었지만 자궁문이 열리지를 않았던 거야. 1960년대 초반만 해도 아무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검사를 한다거나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거든. 부아시외 의사 선생은 자연분만을 고집하며 버텼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았어. 넌 출구를 찾지 못하고 엄마 뱃속에서 이리 채고 저리 채었지. 결국 제왕절개를 했지만 너무 늦었어. 넌 이미 손상을 입었던 거야 당장은 눈에 띄지 않았어. 아직은 넌 울어댔고 아프가 테스트도 이상 없이 마쳤어 아빠와 엄마는 아들을 얻은 것에 마냥 행복해하셨지.

 

엄마는 부엌에서 눈물을 흘리셨어. 부엌에서 우는 시간이 점점 잦아지고 점점 길어졌지. 난 엄마를 위로할 수 없었어. 엄마 눈엔 내가 보이지 않았으니까. 당시엔 아직 엄마의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어느 정도로 실의에 빠졌는지 알지 못했어. 아빠도 마찬가지였고.

 

너의 이웃들은 널 '성가시다'고 여겼어. 대체 네가 왜 마주칠때마다 인사를 한답시고 한 손을 내밀며 자기들에게 다가오는지 이해하지 못했지. 네가 마주치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다는걸 알 리 없었으니까. 네 천성이 사교적이라는 걸, 사교적이다 못해 귀찮게 달라붙는 타입이라는 걸, 특히 여자애들한테는 더 그런다는 걸 말이야. 아무튼 넌 얼핏 보기에도 장애인이었으니, 겁을 집어먹은 거였지.

 

네가 인사말을 제대로 못하고 어버버거렸을 테니 분명 거친 사람으로 여겼을 거라고. 그들이 부동산중개인에게 불만을 표했고 부동산 중개인이 집주인에게 연락을 취했어. 네가 이사가기를 바라는 거였지. 아빠가 분노하셨어. 그토록 노발대발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어. 고소도 불사할 태세였지. 아빠의 단호한 태도에 그들도 단념했어.

 

다운증후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했어. 혼자 집에 누워서. 늦은 시간이었지. 이런 종류의 다큐멘터리가 항금 시간대에 방영되는 일은 극히 드문데 말이야. 정말 멋진 사람들이었지. 그들 중 하나에게 여동생이 있었어. 기다란 갈색 머리의 매우 예쁘고 고운 아이였어. 그 아이가 자기 오빠에 대해 이야기를 해. 아주 오랫동안, 그리고 울어. 아주 많이. 나도 그 아이의 말이 한마디 한마디 끝날 때마다 함께 울어. 침대에서 홀로. 그애가 말하는 모든 것, 나도 그대로 할 수 있는 말이거든.

내가 구원을 받은 게 바로 그날 밤이었던 것 같아.

 

고마워, 나의 필로, 네게 쓴 내 글을 모두 이해해줘서.

그렇다는걸 내게 너무도 멋지게 표현해줘서

고마워, 프랑수아즈, 이 이야기가 필리프를 다시 영웅이 될 수 있게 해줘서.

"필로, 내가 글을 썼는데, 어쩌면 그게 진짜책이 될지도 몰라."

"."

"서점에서 파는 진짜 책 말이야...잘됐지, 안 그래?"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의 신
마쓰오카 세이고 지음, 김경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의 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밤 책 한 권씩 독서감상문을 웹에 게시하는 장대한 북 내비게이션 프로젝트 센야센사쓰千夜千冊5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 최초의 에디토리얼 디렉터로서 편집의 방법적 가능성을 확대시키는 한편, 수많은 프로젝트와 연구모임을 통해 연구자와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독서법 책을 여러 권 읽어보았다. 나만의 독서를 하며 이 책을 만났다. 저자는 매일 한 권의 책을 읽고 웹사이트에 올리고, 개인 장서로 5,6만 권 정도 된다고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공통점일까. 저자도 책 선물을 받으면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하였다. 나 역시 책을 선물로 받거나 새 책을 대출했을때 기분이 좋고 가슴이 두근 거린다.

 

 


 

독서는 패션이다

독서란 어떤 옷을 골라 입는 것과 비슷합니다. 독서는 패션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죠.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매일 갈아입는 옷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많은 옷을 입고 벗고 하면서 성장해 왔지요. 책도 그처럼 매일 입고 벗고 하는 겁니다. 옷에는 바지가 있는가 하면 양복도 있고 학생복도 있기 마련이지요. 또 스웨터에는 물이 들어 있는 것도 있고 팔꿈치 부분이 닳은 것도 있습니다. 책도 그런 옷들처럼 매일 반복해서 입고 벗는 것으로, 독서는 전혀 특별한 행위가 아닙니다

 

 

책은 반드시 두 번 읽는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시선이야말로 독서력에 필요하고, 그러한 시선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책을 '오늘의 시점'에서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인생에서 책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라

어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책이라고 해 봐야 일 년에 한 번 두 권씩이니까, 그것은 차라리 '무엇인가와의 만남'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어머니가 별 의미 없이 책을 사다 줘도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뻐하게 되었지요. 언제나 책을 받으면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그것은 마치 '초여름이면 나팔꽃이 피고' '꽈리가 나는 계절에는 집에서 꽈리를 보내준다'는 것과 비슷한. 뭐랄까 어머니가 사 주는 책이 저의 계절감을 자극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독서는 누군가와의 인연이다

저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나 배우고싶은 사람의 책은 반드시 읽습니다. 이것도 다독의 요령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상대방을 알고 있고 그 사람과 만날 기회가 많다면, 소홀이 읽을 수 없다는 생각이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책과 거리감이 줄어들고, 책 내용 중에서 모르는 것은 상대방에게 물어볼 수 있는 등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대각선으로 책을 읽다

한때 저는 이나가키 다루호에게 홀딱 빠져 있었습니다. 교토의 모모야마에 있는 그의 집을 자주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훈도시 차림이었고, "물리학이나 천문학이 가장 초월해 있어. 멋있잖아!"라고 자주 말씀하셨죠. 저는 그의 말에 큰 영감을 얻었습니다. 말하자면 '훈도시를 입은 우주론'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래서 "좋아!<유> 물리학과 민속학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를 마치 대각선으로 연결하는 것처럼 함께 다뤄 보자." 라고 생각했고, 이것을 편집 방향으로 결정했습니다.

 

  

  

 

잡지 독서에 다독술의 길이 있다

출판 분야에서 잡지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잡지는 정말 특이한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 권 안에 컬러 화보도 있고, 가십도 있고, 심각한 르포르타주도 있고, 웃음을 주는 기사도 있습니다. 취재 기사, 논문, 칼럼이 섞여 있습니다. 매달 한 권의 잡지에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고 있는 것이지요. 한 호가 다음 호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사람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한 권 혹은 여러 권의 잡지를 읽어 나가면 다독성을 획기적으로 기를 수 있습니다.

 

차례 독서 3분이 독서의 운명을 좌우한다

, 이제부터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초조해 해선 안 됩니다. 우선은 차례 페이지를 펼칩니다. 이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책은 차례에 그 책의 윤곽이 가장 잘 나타나 있습니다. 차례는 겨우 2~4쪽에 불과합니다. 먼저 이것을 제대로 읽어야만 합니다. 사실 저는 서점에서 책을 손에 드는 순간,책장을 팔랑팔랑 넘기기 전에 반드시 차례를 먼저 읽습니다. 사느냐 사지 않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겨우 1분에서 3분에 불과한 시간입니다만, 3분 정도의 짧은 순간에 차례를 읽어 두었는지 아닌지가 그 뒤의 독서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책은 이미 텍스트가 들어 있는 노트이다

우선은 읽으면서 단어나 용어나 마음에 드는 문장에 표시하는 습관을 몸에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표시하다가 조금 익숙해지만 표시하는 방식을 여러 가지로 정해 두면 좋습니다.

그럼 왜 표시하면서 읽는 게 좋을까요? 하나는 책 읽는 데에 철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집중하기 쉽습니다. 또 하나는 다시 읽을 때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표시하면서 읽는 법'의 유쾌한 점입니다. , 책을 노트로 보는 겁니다. 책은, 이미 텍스트가 들어 있는 노트입니다.

 

독서는 ''이기도 하다

책은 바이러스이기도 하고, '극약'이기도 합니다. 모든 책을 대중요법처럼 읽으려고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 그런 독서는 불가능합니다. 독서란 원래 위험 요소를 동반합니다. 그것이 독서입니다. 따라서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이 자신을 응원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때로는 배신도 하고, 뒤통수를 때리기도 합니다. 부담을 지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이 독서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독서가 재미있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