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최고의 요리비결 2 : 김막업 선생님 편 - 쉬운 설명, 깊이 있는 팁, 딱 떨어지는 맛! EBS 최고의 요리비결 시리즈 2
김막업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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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최고의 요리비결

 

 

 

 

 


 

TV 시청에 그다지 취미가 없었지만 "EBS 최고의 요리비결"만큼은 빼놓지 않고, 빼놓았다면 재방송으로라도 꼭꼭 시청했었다. 부드러운 남자의 전형 박수홍이 앞치마를 두르고 진지하게 요리보조에 진행까지 척척 해내는 모습도 흐뭇했지만, 무엇보다 배워가는 게 많은 요리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김막업 선생님의 요리스타일도 <EBS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소탈하게 조근조근 박수홍과 대화하듯 설명해주는 대로만 따라하면 뚝딱뚝딱 얼추 비슷한 차림이 나오는 게 신기했다. 레서피가 책으로 나오면 온라인 검색 없이도 부엌에서 맛내기 참 편하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살뜰히 엮어 책으로 나왔으니 독자로서 반갑고 고맙다.

김막업. 아직 이 분의 이름이 생소할 이를 위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대한민국 한식 1세대 요리선생님, '요리 외길 인생 40년'의 요리장인이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요리를 위해 유학을 다녀오거나 본격 수업을 받지는 못했다고 하다. 그래도 고향 삼천포에서 자라면서 어깨 너머로 어머니의 손맛을 유심히 관찰하고 맛보고 묻고 따라 만들어 본것이 오늘의 김막업 선생님을 있게 했단다



 

<EBS 최고의 요리비결>은 여느 요리책처럼 계량법이니 육수만드는 비법을 소개하며 시작된다. 차별점이 있다면, '영양소금' 만드는 법도 보너스로 알려준다는 점. 늘 죽염만 요리용 소금으로 써왔는데, 다시마와 미역을 활용한 영양 소금도 한 번 만들어봐야 겠다.



 

 

눈썰미가 있는 독자라면 <EBS 최고의 요리비결>에 소개된 100여 품의 레서피에 아울러 그 음식을 담고 있는 그릇에 눈이 갈 터이다. 바로 '광주요' 작품들이다. 김막업 선생님과 인연이 깊은 광주요 도자기에서 협찬해주었다. 음식마다 어울리는 빛깔과 두께감의 그릇을 보니, 눈요기만으로도 푸드 스타일링의 공부가 되는 듯 하다.







 

<EBS 최고의 요리비결>에서는 7가지로 크게 묶어 요리법을 소개한다. "정성 담은 매일 밥상," "최고의 국물 요리," "최고의 김치와 장아찌," "손맛보양식," "추억이 담긴 밥상," "손맛 담은 별미 요리," "최고의 손맛 비법 & 손님상 차림"의 7가지. 100여품의 레서피를 하나 하나 공부하는 마음으로 자세히 살폈다. 아무래도 "장아찌"류는 가장 도전하기 엄두가 안나는 종류였다. 그래도 김막업 선생님이 '한번 배워두면 다양한 재료로 활용 가능한 만능 레서피'로 '깻잎장아찌'를 추천한 만큼, '깻잎장아찌'만큼은 시도해봐야 겠다. 이제까지 내게 익숙한 레서피와 사뭇 다르다. 된장 양념을 팬에다 보글보글 끓이고 깻잎은 소금물에 무려 2주나 절여서 사용한다. 그 정성들인 양념을 보니, 결코 사먹는 장아찌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 맛을 보게 되리라고 김막업 선생님이 장담할 만도 하다.



 

100여 품의 레서피 중에서 한파의 겨울 저녁에 눈에 확 들어온 것은 바로 '불고기 버섯 전골'. 냉장고를 뒤져서 '미나리 대신 쑥갓'을 넣고, 새송이 버섯 대신 팽이버섯을 넣어 얼추 비슷한 흉내를 내었다. 김막업 선생님이 결코 빼놓지않는 멸치다시마 육수까지 따라했다. 살짝 거칠었지만, 따뜻한 국물요리덕택에 마음까지 훈훈. 다음 번에는 반드시 '김치말이 쇠고기'를 넣어 제대로 만들어 보아야 겠다.



 

 

 

김막업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맛내기의 비결

1. 신선한 식재료가 '맛보장'의 가장 기본적 요건!

2. 양념은 조금씩 2~3회에 걸쳐서!

3. 자신의 요리에 애정을 갖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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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 - 유인경 기자의 더 생생하게, 즐겁게,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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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


지난 12월에 읽은 <중년의 철학>. 종교 철학교수 크리스토퍼 해밀턴이 38세에 충격적인 가족사의 베일을 벗겨지자 소나기를 맞듯 중년의 습격을 당한 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평범한 이들이라면 정신과 상담을 청하거나 소위 '고주망태 꼬장'이라도 부려서 떨쳐내야할 충격을 철학과교수답게 고상하고도 학술적인 성찰로 풀어낸다.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은 그 문체와 수다의 속도감에 있어서 <중년의 철학>의 극점에 있는 에세이라고나 할까. "50년 넘게 너무 많은 말을 해왔으니 혀를 깨물고라도 남의 말을 경청하겠다"는 유인경 기자. 얼마나 속사포쏘듯 폭포처럼 말을 쏟아내며 살아왔을지를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을 읽으니 가히 상상히 된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이 인정한 달인 수준의 "뻥 &구라"를 구사하는 유인경 기자. 그녀의 수다는 시원스럽고 재미있고 통찰을 담고 있다. 50대에도 '귀엽다'라는 찬사(?)를 들을만 하며, 매일 점심 약속이 수첩에 빼곡할 만큼 친구가 많기도 하겠다.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을 읽고 나니, 나역시 그녀와 수다 떨 기회가 생긴다면 두손 들어 환영하고 싶어졌으니까.



유인경 기자는 6남매중 막내이다. 고등학교 3학년 친구들이 아침을 콘플레이크로 때우고 등교할 때 친정 아빠의 극진한 사랑으로 아침부터 서대문 도가니탕집 순례를 마치고 등교했단다. 사랑 많이 받고 자란 막내의 기질의 그녀의 글에서 묻어난다. 그녀는 자신감에 충만하다. 자신의 매력과 삶의 방식에 대한 자신감에 충만하기에 그녀의 수다스러움은 당당한 기풍을 담는다. 스스로 '굵고 짧은 체형'이라거나 셀룰라이트를 언급하지만 심지어는 외모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있다. 그 자신감이 삶에 대한 열정과 활기와 뭉뚱그려져 뜨거운 열기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삶에 지치고 무료한 중년들이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을 읽으면 정신이 번뜻 들 정도로.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에서 유인경 기자는 평균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현대 사회에서 50은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딱 좋은 나이라면서 인생 장거리 마라톤의 운동화 끈을 다시 죄인다. 잘 달려서 1등해보겠다고, 폼나는 죠깅 포즈로 남들 부러움좀 받아보겠다고가 아니라, 이번에는 달리면서 주위 경관도 돌아보고 숨도 고르고 천공이 열려 하늘의 기운과 소통하는 대자유를 맛보고 싶다고......

30대인 내게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는 몇 가지 이유에서 무척 참신했다. 우선 그녀는 한국의 3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빠져있는 '착한 엄마, 완벽한 엄마되기의 신화'에서 발을 빼고 있다. 주위의 지인이나 육아서의 화자들은 온통 '자식의 행복 = 내 행복, 가족의 미래'식으로 이야기 하며 육아의 질과 성공도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던데 유인경 기자는 해탈했다. 자식성공, 남편 뒷바라지에 연연하는 데서. 나이가 들수록 삶의 반경이 좁아지는 대게의 중년여성들은 온통 자식 자랑, 남편 자랑 혹은 흉보기로 소일하기 쉬운데, 유인경 기자는 기자 직업이 준 혜택으로 화려한 사회적 관계망을 자랑한다. 조영남. 이외수 정운찬 총리, 김정운, 장미희, 피천득 등 많은 사회 명사들과의 에피소드를 전한다. 단순히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적 자원에서 배운것, 나눈 것, 감동받은 점들을 솔직하게 늘어놓는다. 독자 역시 거기서 배우게 된다.

둘째,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을 읽다보면, 유인경 기자가 바쁜 시간을 쪼개어 얼마나 깊이 있는 독서를 해왔나 알 수 있다. 어마 봄벡과 나딘 스테어의 시를 병렬 배치해서 50찬송을 전하고,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에 대한 자신의 분석도 곁들인다. 책을 쓰기 위해 자료를 인위적으로 수집한 것이 아니라, 유기자의 풍요로운 지식의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독서의 흔적이 문장 사이사이에서 올라온다. 이런 열정적이고 자기 확장을 즐기는 50대라면 필경 10년 20년 후에는 멋진 사건 하나 칠 것 같아. 유인경 기자 역시 잠재의식속에 사건을 일으키고 싶다는 욕망이 있는지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의 마지막 페이지에 '65세에 전재산 탕진하고도 치킨 소스 비법을 팔러 돌아다니다 KFC체인점을 연 커넬 샌더스' '74세에 <인간학>을 집필한 임마뉴엘 칸트> 96세까지 강연과 집필활동을 해온 피터 드러거 등의 이름을 열거하였다. 10년 후 유인경 기자가 어떤 유쾌한 사고를 칠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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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것이 몸에 좋을까? - 365일 24시간, 우리가 잠든 동안에도 쉬지 않는 생명시스템의 비밀
고바야시 히로유키 지음, 전경아 옮김 / 김영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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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이 몸에 좋을까?
 
 
"김연아 선수와 아사다 마오의 결정적 차이," 솔깃해 지는 이 문구는 <! 이것이 몸에 좋을까?> 의 한 소제목에서 가져왔다.  저자 고바야시 히로유키 "김연아 가 멈추어 서서 손가락을 튕기는 동작(p. 52, p. 168)' 에서 그 답을 찾는다. '뭐야? 타고난 예술성과 훈련, 스포츠정신 외에 고작 손가락 튕기는 동작에서 결정적 차이를 찾는다고?' 김연아의 팬들이 항변할 만하다. 하지만 일본에서만 50만부의 판매 기록을 세운 <! 이것이 몸에 좋을까?>의 고바야시 히로유키에게도 나름의 논리가 있다. 바로 김연아 선수가 손가락을 튕기면서 심호흡에 의한 자율 신경 콘트롤을 한다는 것이다
 
'자율신경 컨트롤' 이야 말로 고바야시 히토유키가 가까운 미래의 의학과 건강의 상식이 되리라고 자신있게 제안하는 새로운 건강법이다. 의사인 그는 30대로 접어들면서 급격히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심지어 월요병 증상까지 겪는다. 럭비선수로 활약했을 만큼 건강했었기에 이에 의문을 품은 고바야시 히토유키는 '남녀 연령대별 자율신경 측정 데이터'를 분석한다. 분석 결과, 놀랍게도 부교감신경의 활동성은 남성은 30을 넘기면서, 여성을 40을 넘기면서 급격히 하강했다.
 
 
 
 
쉽게 설명해보자.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이른다. 전자가 몸을 지배하면 몸은 활성화되고, 후자가 몸을 지배하면 휴식상태에 들어간다. 밤에 감성적이 되고 몸이 편안히 쉬는 상태가 되는 건 밤에는 부교감 신경이 우세하기 때문이란다.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자율신경의 작용이 활발하고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현대인은 교감신경이 극도호 흥분했거나 부교감신경의 작용이 극히 저조하여 병을 앓고 정신적으로도 불행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여 자율신경의 균형을 이룰 것인가? 저자가 제시하는 '비법'들은 의외로 대중적이며 일본적이다. 일본에서 유행하는 체온 면역건강법을 연상시키는 체온 높이는 생활 습관, 물을 자주 마실 것, 아침형 인간이 되어 능동적으로 아침 시간을 활용할 것, 화를 내는 대신 심호흡 하며 '느리게'의 미학을 실천할 것 등을 구체적으로 설득력있게 제안한다. 변비과를 담당하고 있는 의사지만, 뇌호흡 명상 등 초과학적인 건강법의 메카니즘을 소개하니 이색적이지만, 설득력이 있어서 왠지 따라하고 싶다. '화내지 않고, 천천히 느린 호흡으로 살아가면 절로 자율신경이 균형을 이룬다'는데 왜 실천하고 싶지 않겠는가?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예를 들어 저자는 평소보다 늦잠자서 온 신경이 곤두선 아침에, 되려 평소보다 양치질을 2분 더 길게 하면서 호흡을 다듬으라고 한다. 깊은 호흡과 정신 건강, 몸 건강의 중요성을 평소 체험하고 있는 나로서는 <왜! 이것이 몸에 좋을까?>의 논지에 귀가 솔깃해진다. 보너스로 실려 있는 자율신경 조절의 4가지 동작부터 매일 매일 실천해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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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나쁘다고 말하지만
가야노 도시히토 지음, 임지현 옮김 / 도서출판 삼화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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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나쁘다고 말하지만  

 

 

2012년,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그 어느 때보다 '통합'을 강조했으며,  '국민 대통합'이란 수사에 국민의 마음은 뜨겁게 물결쳤다. 투표함도 뜨겁게 달아올랐고 '통합의 박당선인'이 탄생했다. 통합을 강조하는 시각의 이면에는 '갈등과 균열'을 통합의 대극점에 놓고 부정시하는 관점이 공존한다. 마찬가지로, 안정이니 균형을 우선하는 시각에서는 폭력은 타파해야 할 악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와세대 대학 출신으로 파리에서 철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신예 가야노 도시히토는 '폭력을 나쁘다'라고 보는 통념에 물음표를 던진다. <폭력은 나쁘다고 말하지만>이라는 저서를 통해서.

 

 

일본식 강압통제 교육법 '관리교육'의 전성기에 문제아 낙인 찍혀서 체벌받으며 폭력의 불가항력성에 의문을 품어온 가야노 도시히토. 그는 <폭력은 나쁘다고 말하지만>애소 폭력을 '나쁜가? VS 좋은가?'의 이분적 단순화의 대상이 아닌, 생물로서의 인간 존재의 필요조건으로 파악한다. '나쁜 폭력'VS '좋은 폭력'의 프레임은 폭력을 독점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을 정당화하는 기제일 뿐. 예를 들어, 아동성폭력범을 사형하자는 여론은 '살인강간(=범죄로서의 나쁜 살인)' VS '정의로운 살인 (사형)'의 틀거리에 기반한다. 국가가 바로 이 '좋은 폭력'을 '합법'이라는 이름하에 독점적으로 행사하게 된다. 예를 들어16세기 말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무기몰수령'이야말로 민중이 가진 자치력, 즉 '폭력의 권리'를 규제하여 통치 권력에 통합시키는 기제 였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국가는 폭력의 행사를 통해 폭력을 단속하는 폭력의 기구이다. 세금징수야 말로 국가가 독점하는 합법적 폭력이다. 광장에서 사형수를 능지처참하는 스펙테클로서의 폭력이 아닌, 보다 교묘하고 우아한 방식의 폭력.

 

 

그렇다면 국가의 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이 것이 <폭력은 나쁘다고 말하지만>가 던지는 마지막 화두이다. 국가를 해체하면 답이 될까? 저자는 NO.라며 국가해체주장의 논리적 오류를 지적한다. 국가를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은 역설적이게도 반드시 또다른 폭력기구를 동원하게 되므로. 또한 국가가 해체된다 할지라도 인간 사회에서는 폭력 자체가 사라지지 않으므로, 필연적으로 폭력의 문제에 대처해야만 한다. 문제는 '어떻게 how'. 저자 가야노 도시히토는 '폭력을 거부할 게 아니라 관리 대상으로 삼아 관리한다'라는 답으로 책을 맺는다. 프랑스의 위대한 철학자 미셸 푸코까지 인용하면서. 하지만 가야노 도시히토가 푸코를 '권력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를 자신의 과업으로 삼았다'라고 하는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푸코는 권력을 소유할 수 있거나 행사, 이양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그물망에서 나오는 개념으로 보았다. 과연 푸코가 권력을 제어하자고 했었던가? 푸코는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고찰하고 예의주시해왔다고는 할 수 있으나 권력을 제어하는데 천착했는지는...글쎄...잘 모르겠다. 가야노 도시히토가 <폭력은 나쁘다고 말하지만>의 논의를 보다 정교하게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권력'과 '폭력'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밝히고, 이것이 푸코나 여타 인용한 학자들의 권력/폭력 개념과 어떻게 변별되어 독해되는지를 언급했어야 할것이다.

 

 

 

 

전작에서 <돈과 폭력의 계보학>, <권력을 읽는 법> <오늘 날 철학이란 무엇인가?>, <국가와 정체성을 묻는다> 등의 저작을 통하여 정치권력을 철학적 관점에서 해부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그의 전작을 전혀 읽은 바는 없지만 <폭력은 나쁘다고 말하지만>은 새로운 연구를 알리는 일종의 연구프로포잘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혹은 그가 꾸준히 관심 갖고 진행해온 연구주제를 대중을 위해 대중적인 언어로 쉽게 풀어썼다는 인상. 연구주제도 참신하고, 논지를 전개하는데도 확신이 실려 있으나 그가 배치하는 자료들이나 그 분석의 깊이에는 '애매하다'는 평이 앞선다. 놓친 부분이 있나 다시 한 번 읽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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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해, 우리 - 함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레아.여유 지음 / 시공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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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해, 우리

세례명 레아, 큰 딸 호적상의 이름도 레아, 1974년생, 대학 사진동아리에서 첫 인연시작된 남편은 4세 연하인 1978년생, 155cm의 단신, 취미는 사진촬영, 현재는 두 아이의 엄마. <따뜻해, 우리>를 읽으며 알게된 작가 레아이다. 아니, 그녀에 대해 더 알게된 것도 같다. 학창 시절 왠지 순정만화에 푹 빠져지냈을 것 같은 감수성, 4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방귀 내가 뀐게 아니라'며 남편 앞에서 대성통곡 할 수 있는 엉뚱함, <어린왕자>의 장미를 연상케 하는 '나 좀 봐줘요.'하며 애정을 재차 확인하려는 습성, '나 행복해' '나 우울해' 자신의 감정을 소우주 삼는 롤러코스터 여행자, 남편에게 사랑받는 여자, 남편 구깃한 와이셔츠 입혀보냈다고 미안해져서는 울 수 있는 여자.레아는 그런 여자이다.

짐작컨데, 사진찍고 기록 남기기 좋아하는 레아가 둘째를 임신해서 장기출장간 남편의 공백을 글로 메꾼 것이 바로 이 <따뜻해, 우리>가 아닐까 싶다. 임신 호르몬의 영향인지 감정의 기복이 가파르고 오로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자신의 감정 외에 보이는 것이 적어진 한 여성이 행간에 드러난다. 자기 감정만 보고 어루만저 달라는 목소리에 살짝 피곤해지기는 하지만, 그것이 레아의 매력아니겠는가. <어린왕자>의 장미와 같은...책의 가장 후반부에는 예쁜 아기가 분만실에서 '앵'하고 울며 탄생하는 사진과 더불어 '이제는 네 식구' 라는 레아의 말이 함께 한다. 정말 축하해주고 싶다. 방귀 내가 뀐 게 아니라고, 왜 팥빙수 말고 다른 걸 사오나며 또 다시 앵앵 울것도 같은 레아지만, 그래도 남편에게 내내 사랑받으며 행복할 것 같다.

<따뜻해, 우리>를 읽으며 가장 부러운 것은 레아의 사진 사랑, 사진 속 아이가 너무도 예쁘다. 죽을 손으로 퍼먹는 모습. 까치발 하고 있는 모습, 처음 팬티를 선물 받은 날의 리틀 레아, 쿨쿨 자고 있는 모습, 사랑스럽다. 엄마 레아도 아이의 예쁜 모습에 황홀경에 빠져 버렸다. 작은 몸집이지만 헌신적인 모성의 화신으로 거듭 난 엄마 레아의 다부짐이 느껴진다. 임신한 와중에 이렇게 사진 기록들을 남기고 글을 쓸 수 있었던 그녀의 부지런함과 일상에의 관심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 녀 덕분에 나도 좀 더 부지런히 기록을 남겨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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