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구멍 속의 비밀 마음을 간질이는 개그 그림 동화
김혜원 글.그림 / 머스트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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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구멍 속의 비밀
 
 
청소년 비행과 범죄율의 급증을 패스트푸드일색으로 변해가는 식생활과 연결짓는 주장을 접하고는 일리가 있겠다고 생각했었지요. 화학조미료가 많이 첨가된 음식, 정크푸드나 청량 음료가 사람을 난폭하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데요.  가히 "무엇을 먹는지가 네 자신을 말해준다."라는 말처럼 '부모가 어떤 식습관을 형성시켜주느냐가 아이의 인성과 미래를 방향짓는다'라고 할만 합니다.
 
 
 
 
<똥구멍의 비밀>은 개그그림 동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독자를 포복절도하게 만들만큼 기발하게 재미나지만, 먹거리에서의 불평등 문제를 짚고넘어가게 하는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답니다. 제목의 가벼움과 달리, 생각할 거리는 무겁게 던져주어서 책을 덮고나서도 여운을 남겨주네요.
 

 단편만화를 각색해서 <똥구멍 속의 비밀>로 새로 태어나게한 1984년생 김혜원 작가 (작가의 개인 홈페이지 www.erasingwoman.com ) 는 똥, 털, 코딱지, 방귀를 좋아해서 작품에 많이 등장시켜왔대요.  제10회 나혜석 미술대전 서양화 부문 수상자답게 <똥 구멍 속의 비밀>에는 그림 속에 더 많은 이야기를 숨겨놓는 작가만의 장치를 쓰고 있답니다.  예를 들어, 깔끔 떨고 차분한 성격의 주인공 소녀가 짝꿍을 소개하는 이 한 페이지의 그림에는 많은 내용이 압축되어 있어요. 해는 중천에 떠있고요, '드르륵' 교실문을 여는 아이의 손톱은 영양불균형으로 깨져있어요. 네번째 손톱에 그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고 이 손의 임자가 소녀를 짝사랑함을 유추할 수 있지요.
하지만 정작 소녀는 전혀 이 소년, 지남이에게 호감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너무 '지저분'한데다가 세상에서 제일 지독한 방귀를 뀌어대거든요. 아래 일러스트레이션을 보면, 그 지독한 똥방귀의 근원이 궁금한 소녀와 아랑곳 않고 짝짝이 실내화에 구멍난 양말을 신은 쩍벌남 지남이의 모습이 대비됩니다. 소녀의 가방조차 방독 마스트를 쓰고 있네요. 아이들의 가방을 고양이와 개에 빗댄 작가의 귀여운 장치에도 감탄하게 됩니다.
 
 
소녀 생각에 지남이의 똥방귀에는 왕대포나, 난지도 쓰레기 하치장, 아님 저승사자가 살고 있는 것 같대요. 지남이의 방귀는 사람 뿐 아니라 꽃과 나무도 시들게 하고 스컹크도 울고 가게 만들거든요.

 



 
 결코 가까워질 것 같지 않던 지남이와 소녀가 지남철처럼 서로 끌리게 되는 계기가 생깁니다. 바로 소풍날 말입니다.진부한 '깡패 VS 흑기사'의 구도가 등장하는가 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똥구멍 속의 비밀> 그림을 보다보면 작가의 재치와 숨겨놓은 이야기에 계속 감탄하게 되거든요. 김밥을 먹는 소녀의 이마에 딱총을 날려대는 다른 학교 남학생들, 우리의 지남이가 한방에 물리쳐주었습니다. 바로, 바로, 방귀 딱총으로말입니다! 초콜렛, 도넛, 콜라 등을 폭풍흡입하더니 방귀로 즉석 배출했거든요. 그 지독한 냄새에 쓰러지지 않은 이는 우리의 주인공 소녀 뿐이었습니다. 반했거든요. 지남이의 돌발 똥방귀 흑기사로의 변신에.....
 

 
엄마가 싸주신 김밥을 내미는 소녀, 지남이네 엄마는 바쁘셔서 김밥같은 걸 챙겨주시지 못한답니다. 평소에도 라면, 짜장면, 햄버거를 주식 삼는대요. 이제야 밝혀지는 지남이 똥구멍 속의 비밀. 왕대포도 쓰레기 하치장도 저승사자도 아닌, 패스트푸드의 화학작용이 그 비밀의 답이었군요. 지남이를 놀리고 싶어지기보다는 왠지 마음이 쨘해져오네요.

 
 
소풍이 끝난 다음날, 지남이는 여전히 짝짝 실내화에 구멍난 양말에 지독한 방귀 냄새를 풍기고 등교하지만 소녀에게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짝꿍 지남이와 나눠먹을 도시락을 준비해왔거든요.  고양이 가방이 환하게 미소짓네요.
 
 
부록으로‘방귀쟁이 짝꿍과 함께 먹는 학교 모양 도시락 만드는 법’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어요. 8세 5세 아이에게 물었어요. "너희도 소풍가서 과자만 싸오는 친구 있으면 김밥 도시락 나눠줄거야.?" 물론 나눠주겠답니다. 단, 친구도 자기에게 과자를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호혜성 교환을 주장하네요.  

 
<똥구멍 속의 비밀>을 읽다 보면, '집밥' 보다는 '외식'에 '배달 음식'에 익숙해져가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요즘 현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고 식습관이 바뀌다보니 아이들 역시 집밥보다는 패스트푸드를 더 자주 먹게 되지요. 어려서의 이 식습관이 결국, 소아 당뇨, 소아비만, 위장병에 변비로 이어지고 아이들 평생 건강까지 위협하게 되지요.  지남이의 똥방귀 이야기에 웃더라도, 그 뒤에 작가가 전하고 싶어하는 메세지를 꼬마독자들이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영양과 정성이 가득한 집밥을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 친구들을 보면 따스하게 이해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불평등의 문제가 아이들 먹거리에서부터 심각하다는 생각에 책장을 덮으며 마음 한켠이 묵직해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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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 다투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얻는 32가지 대화의 기술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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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참으로 온갖 것을 자본화 삼는 시대이다. 화술, 화법, 이미지 메이킹, 대화를 통해서 적 만들기도 미연에 차단하고, 아군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여 그 비법을 익혀야하는 세상. 어쩌랴. 이 삭막한 세상, 남들도 대화법을 자원 삼는다는데 넋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어떤 전략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는지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을 읽어보았다.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의 독자로서 받은 저자 이기주에 대한 인상을 별명으로 표현하자면 '거리의 대화 헌터(hunter)'라고 할까? 그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과 공공장소에서 늘 코끼리의 팔랑귀 수준으로 귀를 열어둔다. 일상에서 보통 사람들이 (누군가가 주의깊게 엿듣고 대화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방심하여) 편하게 내뱉는 말들을 수집한다.  치매 할머니와 중년 아들의 대화도, 스파이더맨 복장의 꼬마를 저녁 식사로 유인하는 엄마의 전략적 화법도, 초등생 아들의 말 허리를 계속 끊어내더 고압적인 어머니의 대화도 다 수집한다. 그 채집된 언어들은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의 사례로 배치되었으니, 행여 그 대화의 주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깜짝 놀랄지도 모를 터이다.
 
 
 
 
이기주가 제안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대화법의 핵심은 진심, 요즘 많이 쓰이는 단어로 표현하자면 진정성에 있다. 그는 '말'을, '섬'과 같은 존재인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교각에 비유하고, 그 교각의 재료를 '진심'이라고까지 한다. 이 진술을 연장해 해석해보자면, 이기주는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이 기능적 처세술 서적으로 읽히길 원하지 않는 듯 하다.  비즈니스 맨이나 오피니언 리더만을 위해서만이아니라, "가슴 속에 꼭꼭 숨겨 놓았던 진심을 상대에게 (p. 8)" 전달하고 싶어하는 보통 사람들을 더 염두해 쓴 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고아한 언품을 가꿀 수 있을까?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의 독자마다 저마다의 관점에서 팁을 취하겠으니, 내게 가장 크게 울리는 이기주의 팁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진심으로 들어야 진정성 있게 말할 수 있다." 영문학을 오래 공부하고 미국과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쳐본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한국 사람들은 의문형에 야박해.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의문형은 잘 안쓰는 것 같아. 자기 이야기 하기 바쁘고, 자기 표현하기 바쁘지 남의 이야기에는 정말 궁금한게 아니거든. 그러니까 질문을 던질 이유도 없지." 친구의 말이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을 읽으며 계속 생각났다. 진심으로 경청하자. 들어주는 그 침묵도 좋은 대화가 된다.
 
TIP 마음을 얻기 열기 위한 대화법 10계명
 
 
TIP 마음을 닫게 만드는 10가지 언행

 

베스트셀러였던 샘혼의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Tongue Fu!>(2008년)와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2013년)두 권을 모두 읽은 이가 눈살을 찌푸린다. 후자가 전자의 전반적 구조며 심지어는 인용한 사례까지 너무 겹치게 집필했다고 말이다. 아직 샘혼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제목에서는 저자 이기주가 샘혼의 저서를 의식했음이 역력하게 드러난다. 샘혼은 '적을 만들지 않는' 차원의 대화법을 제안한다면, 자신은 이를 넘어서 '적조차 친구로 돌리는 대화법'을 제안하지 않겠다는가? 시간을 두고 샘혼의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Tongue Fu!)>을 읽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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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 - 풍수 인테리어를 이용한 정리와 배치의 기술 내 손으로 하는 풍수 인테리어 시리즈 1
이성준 지음 / 예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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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
 
 
 
 
 
 
인테리어 도서의 맹점은, 볼 때는 '아하'하며 자극을 받지만 책 덮으며 잊게 되거나 따라하기 어려운 데 있다. 제대로 실전에 응용하지 못하는 자신의 게으름과 솜씨 없음을, "에이! 책에 소개된 집들이야, 수천만원씩 들여 전문가가 개조한 모델하우스 격 집인데 뭘. 가재가 어찌 게를 따라가겠어."하며 애써 덮어두게 만든다. 하지만 <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은 정녕 내 집을 바꿔보고픈 욕구를 꿈틀이게 한다는 점에서 여타 인테리어책들과 차별된다. 이 책의 저자 이성준은 전통 풍수학과 현대 건축을 접목한 ‘풍수 인테리어’를 처음으로 대중에 소개했던 대한민국 풍수 1인자로 통한다고 한다. 그가 2000년부터 꾸준히 집필해온 풍수 인테리어 책들은 총 25만여부나 판매되었다니, 가히 이 분야의 달인답다. <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을 읽어보니 그의 책들이 스테디셀러인 이유는, 이성준이 일반 독자에게는 골치아픈 풍수 이론이나 방위론 대신 실제 활용가능한 풍수인테리어의 핵심을 시집가는 딸에게라도 전수하듯 쉬운 말로 쓴 점이 아닌가 싶었다. 
 
 
마침 함께 읽었던 박성혜 박사의 <풍수 인테리어>와는 사뭇 다른 문체와 접근 방법이다. 전자가 앞 서 말했듯, 일반 대중에게 전달력 강한 쉬운 언어로 풍수 인테리어 그 자체에 집중했다면, 박성혜의 저서는 풍수 외적인 여러 주제어를 학문적 뉘앙스로 녹여내어 전달한다는 인상이다. 이 둘을 보완적으로 읽으니 올 가을 '풍수 인테리어'에 가망이 보이는 듯 했다.
 
 
제목 속에 숨어 있는 10cm가 시사하듯이, <잘 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은 금전운과 시험운, 애정운을 높여서 어쩌면 운명까지도 바꿔줄 풍수의 비밀을 "10cm"에서 찾는다.  어렵지 않다. 가구를 벽에 바짝 붙이는 것은 풍수 인테리어의 금기.  식탁, 전자레인지나 냉장고, 침대 등의 가구는 최소 10cm 띄어서 배치한다. 예를 들어 침대를 벽에서 10cm만 띄우면 부부 애정운이 높아지고 몸의 개운해진다며 이성준은 실제 사례를 들어서 설명해준다. 화초 역시 가장의 키보다 10cm 작은 화초까지만 인테리어에 허용한다.
 
풍수 인테리어 강의를 일부러 찾아 수강했어도 그다지 도움 받지 못했던 일인으로서 <잘 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은 신기하게도,  절로 수긍이 가고 또렷하게 기억되는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어 큰 도움을 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풍수 인테리어의 핵심을 꼽아보라면, '조명의 적절한 활용,' '현관은 무조건 밝고 깨끗하게,' '화초로 집안에 생기를 더하기' 등을 꼽겠다. 얼핏 들으면 굳이 '풍수'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일상의 상식인 이야기들이라 하겠지만, <잘 되는 집안의 10cm 비밀>에서는 "왜" 그래야하는지의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쉽게 말해 기(氣)테크야말로 행복하고 건강한 삶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잘 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의 예비 독자들을 위하여 먼저 이 책을 읽은 독잘소서 기억나는 풍수 인테리어 팁을 몇 가지 적어본다.

 

* 남편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 화장실에 빨간 선인장이나 붉은 꽃을 꽂아둔다. 화장실 조명을 밝게 쓴다.

 

* 남편은 침실 대각선에서 가장 먼 자리에서 자는 것이 좋다. 머리는 출입문과 먼 쪽으로 두기를 권한다.

 

* 침실에는 추상화나 누군가가 응시하는 초상화는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침실에는 꽃을 두지 않으며 욕실이 딸린 침실이라면 취심시에는 문을 닫아 둔다.

 

* 현관에는 레저기구, 골프채, 우산 등을 두지 않는다. 조명을 밝게 유지하며 신발장의 청결을 확인한다. 현관문에는 소리나는 인테리어 소품(풍경)을 배치한다.

 

*공간의 생명력은 조명이 높여준다. 집안을 밝혀라! 전기세 아낀다고 부분조명하거나 조명을 꺼두는 것은 금물. 작동하지 않는 조명은 즉시 교체하라. 거실 귀퉁이나 집안 곳곳의 어두워지기 쉬운 곳엔 보조조명을 활용한다. 특히 거실에는 키가 큰 플로어 램프를 설치한다.

 

*아이들은 현관 왼쪽 방, 노인들은 현관 오른쪽 방을 배치한다. 아이에게 안방을 내주는 일은 없도록 한다.

 

 



 
 이성준은 풍수 인테리어를 친근한 말, "도리도리'와 "곤지곤지"로 정의한다. 땅의 이치와 세상의 도리를 깨치는 것, 즉 풍수란 집의 건축 요소, 가구, 가전제품 등을 자연의 이치에 맞게 배치해 기의 흐름을 순조롭게 터주는 기테크이다. 그는 집과 인간이 서로를 소외시켜왔다면서 화해를 제안한다.
 
풍수 인테리어는 로또 복권이 아니다. 소외시켰던 집과 화해하고 집을 알뜰 살뜰 돌보는 그 마음가짐이 곧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갈고 닦고, 타인을 대하는 마음가짐이기에...... 결국 풍수 인테리어에 정성을 쏟는 이가 운명을 좋은 방향으로 개척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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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 - 텃밭채소, 제철재료로 만드는 비바리의 192가지 국물요리
정영옥 지음 / 경향BP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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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
 
 
 
 
진솔한 프롤로그를 읽고 나니 저자 정영옥 (비바리)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화려한 특수 조명 아래, 일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최고급 광주요에 담은 요리를 배치하여 찍은 후 보정된 사진 이미지가 가득한 요리책에 눈이 길들여져서 처음엔 '촌스럽다'고 생각했으니까.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의 이미지 사진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마땅한 테이블도 없고, 별도의 조명기구도 없는 상태에서 짬짬히 그것도 혼자만의 작업(p.5)"으로 이 한권을 알차게 담아냈다는 이야기에 최초의 경솔한 반응은 경탄으로 바뀌었다. 
 

 
 
저자 정영옥은 제주도 여자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밥 당번을 죽어라 시키신 어머니 (p. 6)'덕분에 쌓인 내공과, 건강한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는 둘째 언니의 영향으로 몸과 마음을 살리는 건강 밥상차림에 일가견이 있다.
2006년부터 운영한 블로그 ‘비바리의 숨비소리 http://blog.daum.net/solocook/ ’에 꾸준히 친환경 재료와 천연양념으로 맛을 내는 요리 비법을 소개해 왔다고 한다. 그렇다. 비바리 정영옥은 파워 블로거이다. 하지만 책의 행간을 통해 느껴지는 그녀의 인품은 소박하며, 블로그를 운영하는 마음에도 욕심이 없다. "그 누군가의 건강한 식탁 차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의 소박한 바람으로 <우리집은 친환경 반찬을 먹는다>에 이어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를 출간하였으니.
 
 
"무엇을 넣고 만들어야 맛있을까를 생각하기 보다는 무엇을 넣지 말아야 하는지를 우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비바리 장영옥은 최소한의 양념으로 재료 본연의 참 맛을 살리는 요리를 선호한다. 따라서 신선한 재료가 그녀요리의 핵심이다. 그녀는 마트 가공식품이나, 마트에 얌전히 누워있는 채소가 아니라, 자신의 텃밭에서 난 재철 채소에 각종 천연양념과 천연가루를 쓴다. 그녀의 이웃도 친구도 아니지만 그녀의 찬장에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을 천연가루의 가짓수만으로 보건데, 장영옥은 참 부지런한 여인이다. 단호박 가루와 백년초 가루로 색을 낸 수제비를 끓이고 생강가루로 매운탕의 비린 맛을 잡으니 말이다. 그녀를 따라 건조기 하나쯤은 꼭 구입해야 겠다는 생각!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에 소개된 국요리는 크게 다음의 6가지로 분류된다. 일상 맑은국, 별미국, 찌개, 탕과 전골, 냉국, 해장국과 보양국. 소개된 국이 총 192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재료의 참신한 활용에서 우선 한 수 배우고 간다. 늘 곤드레비빔밥으로만 먹었더 곤드레로 된장국을 끓일 수 있구나!  심지어는 곤드레김치며 곤드레 장아찌도 담글 수 있다고 한다.
 
 
 
가을이면 자주 먹는 배추 된장국에도 느타리 버섯을 넣을 수 있구나! 물론 국물은 멸치와 다시마로 낸다.
 


 
 
 
 
저자가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만큼 제주도의 향취가 느껴지는 요리들도 여럿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고기국수, 고사리 육개장, 그리고 오분자기뚝배기는 제주사람들이 많이 먹었던 음식이라며 소개한다. 요새는 제주도 오분자기 구하기가 어려워 전복으로 대신한다던데, 본문 사진 속 요리는 우도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자연산 오분자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조리법은 길어야 6단계, 무척 간략하다. 첨가물을 많이 넣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다 보니, 조리법이 복잡해질 이유도 없다. 본문 하단에는 재료의 특징 및 재료 다루는 법에 대한 노하우를 실고 있어, 요리 초보로서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192가지 레서피 중에는 별미 야외요리도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캠핑 김치찌개,'300만 캠핑족을 위한 정영옥의 특별 레서피이다. 김치와 채소에 집에서 만든 수제 어묵을 넣었다.


 

 

 
 

 
 
따라하고 싶은 국요리가 한가득, 비록 나만의 텃밭은 없지만 신선한 재철 재료로 부지런히 비바리의 요리법을 따라해보아야 겠다. 날씨가 선선해지니 탕종류부터 도전,  우선 토란주문부터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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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3개월은 거짓말 - 암 전문의사의 고백
곤도 마코토 지음, 박은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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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3개월은 거짓말

 

 

 

유리병을 소독하다 손등에 화상을 입은 적이 있다. 피부과를 들락이며 처방해준 밴드를 한 열흘 교체해가며 상처에 붙였다. 이후 화상은 다 나은 것 같은데도, 이상한 피부 알러지 반응에 다시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새로운 처방전을 또 내주었다. 밴드의 금속 성분이 피부 알러지를 일으킬 수 있으나 치료받으면, 2-3주면 가라앉는다고......  결국 화상 치료 열흘에 밴드 부작용으로 인한 가려움증과 한 2-3주쯤 싸웠다. 곤도 마코토의 <시한부 3개월은 거짓말>을 읽다보니 생각난 에피소드이다. 30년동안 일본 게이오 대학병원 방사선과에서 암치료에 헌신해온 저자는 고발한다. '암 자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암 치료'라고!

 

 

곤토 마코토는 이제껏 본 내부고발자(insider) 중에서도 돋보이게 무모하리만큼 용감하고도 소신있다고나 할까.  본인이 의사이면서 정작 채혈도 30년 이상 한 적이 없고, 정확한 자신의 체중과 혈압도 모른다고 한다. 그는 '노화에 저항하는 것은 강물의 흐름을 거역하는 것 (p.216)'이라며, 암도 마찬가지로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사이좋게 공생하라고 권한다. 진짜암 (무한 증식할 수 있는줄기세포의 암, 진행암)의 경우, 제 아무리 의술이 발달했어도 결코 이길 수 없다고 단언한다. 심지어는 암과 싸우는 행위를 '패전을 예상하고도 반드시 적을 쏴죽이겠다며 죽창, 특공대, 인간 어뢰까지 동원하며 무모하게 싸움을 계속하는 것과 닮아 있다(p.103)'고 까지 과격하게 비유한다.

 

 곤토 마코토의 강경한 충고를 전해드렸더니 한 어르신은 대뜸, "요샌 암 걸려도 다들 산 속 깊은 곳 들어가면 살던데 뭘......."하시며 한 귀로 흘려들으신다. 그도 그럴 것이, 대중매체나 '카더라' 통신에서는 말기 암에서도 기적적으로 삶의 세계로 온전히 두 발 다 옮겨놓은 이들의 실화를 전하니까. 하지만 곤토 마코토는 이런 기적에 냉소적 반응이다. 그것들은 애초에 '진짜 암'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기적의 암완치'라고 떠들지만 실상은 애초부터 위협적이지 않던 '유사암'이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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